늦가을에 거두었던 늙은 호박들이 방 한켠에서 노랗게 익어간다. 아직 덜 익은 큰 것 2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8개를 차에 실었다. 건강원에 가지고 가서 늙은 호박을 달여 즙으로 먹기 위해서다.
여기에 대추와 생강도 보탰다. 강삼조이(薑三棗二)라는 말이 있다. 한약재를 달일 때 생강3에 대추2 비율로 함께 달여주면 약의 독성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생강대추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비염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오래전에 사두었다 여태 쓰지못하고 남겨둔 구기자도 추가했다. 너무 오래된 것이라 조금 찝찝한 마음이 들었지만 곰팡이같은 것은 안 핀 것 같아 사용하기로 했다(다소 불안하긴 하다 ㅜㅜ;).
초겨울내 까먹었던 귤의 껍질도 잘 말려두었다 함께 달였다. 귤피는 향도 좋아 먹을 때 기분을 좋게 해줄 것 같다. 금화규 뿌리 말린 것도 몇 개 추가했다.
이렇게 건강원에 가져가니 한 솥에는 못 달이고 두 솥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왕 만드는 거 많이 달여서 주위 사람들과 나눠먹으면 더 좋겠지.
올해는 마트에서 구입한 재료가 많지만, 내년과 그 이듬해에는 집에서 모두 길러낼 수 있는 것은 길러내도록 해야겠다. 구기자와 대추나무는 병충해만 잘 관리하면 충분히 수량을 확보할 수 있을듯하다. 올해는 벌레들이 다 먹어치웠지만 말이다. 생강은 올해 심어봤는데 밭 토양과는 잘 맞지 않은듯하여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도라지를 잘 길러서 추가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