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방송에서 소개하고 있는 <세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라는 서점은 정말 파리를 가게 된다면 꼭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노트르담 성당이 보이는 인근에 위치한 이 서점은 영화 <비포선셋>에서 두 주인공이 재회하는 곳으로 등장한다. 1919년 서점이 오픈했을 때는 세익스피어의 희곡과 시 등의 희귀판본을 판매했다고 한다. 나치 치하에서 문을 닫고 1950년 지금의 자리에 조지 휘트먼이 다시 재오픈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서점의 매력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티 타임'과 '텀블위드'라는 제도다. 티 타임은 작가와의 열린 대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작가와 함께 차를 마시며 시를 낭송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자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텀블위드는 매일 1권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서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 누구에게나 숙식을 제공해주는 제도이다(조지 휘트먼이 살았던 집에서 잠을 잘 수 있다). 작가 지망생, 작가, 책을 좋아하는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파리에서 무료로 거주하면서 서점의 매력에 푹 빠져지낼 수 있다. 이외에도 페미니스트 전문 서점, 중세 전문 서점 등 프랑스 곳곳의 독립서점을 소개하고 있다. 백년이 넘는 고서점은 물론 10년이 안되는 서점들까지 모두 각자의 독특한 색을 지니고 있다.
<백 투 더 북스>1화, 2화를 보면서 언뜻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 각 면 단위에 이런 독특한 서점들을 문화복지 차원에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이런 서점을 중심으로 시골의 아이들(읍 단위가 아니라 면 단위여야 하는 것은 모든 것이 도시 중심에 쏠려 있어 사람들을 흡수해버리기에, 조금이나마 블랙홀같은 흡수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에겐 소통과 창의력의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인들에겐 서점 여행의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다. 문화적 공간으로서 관광지가 전국 각 면단위에 생긴다면 시골의 삶도 보다 풍성해지지 않을까. 섣부른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