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용헌 살롱
조용헌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강호동양학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세상읽기다. 강호동양학이라는 것은 아직 제도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의 고유한 풍취를 느낄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풍수와 한의학, 그리고 명리학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전에 내놨던 <방외지사>나 그밖의 책들과 많이 겹쳐있는듯 하다. 그 전체 줄기가 말이다. 물론 방외지사와 같은 제도권 밖의 인물들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전통을 고수해오며 의나 효, 충과 같은 도리를 충실히 지켜온 또 다른 제도권 속의 인물들이나 가문이 나오기는 하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물론 지금의 나의 처지와 입장이 주는 관점때문에 두드러지게 보여지는 부분일 것이다. 그 부분은 바로 <산 입에 거미줄 치랴> 정도로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
책 속에 나왔던 일화 중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것 하나를 소개하면, 한 어른이 빈둥빈둥 놀고 있는 젊은이를 질책하는 부분이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충고하는 어르신. 왜 열심히 일해야 하죠. 그래야 재산을 불리지. 재산을 불리면요. 부자가 되는 것 아닌가. 부자가 되서는요. 그럼 편하게 놀고 먹으며 지낼 수 있지 않겠는가. 어르신 지금 저는 편하게 놀고 먹고 지내고 있는 걸요.
살아가는 방식은 여러가지다. 꼭 지금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다른 양식의 삶을 살 수 있다라고만 생각할뿐 도저히 과감히 현재를 정리하고 새로운 현재를 만들 용기를 가질 수 없다. 하지만 또 방외지사로 분류될 수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보자. 뭐 굶어줄을 운명이면 굶어죽겠죠.
아, 얼마나 간략한가. 단 한명도 굶겨죽이지 않았다는 지리산의 영험함보다도 더 강렬한 한마디다. 내 마음 속에 강렬히 새겨두어야 할 한마디다. 세상 밖의 세상을 겁내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