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안도현 지음, 정문주 그림 / 실천문학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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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밤하늘의 별에다 이름을 붙여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은, 밤마다 같은 자리에서 반짝이는 이름난 별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별똥별, 아니면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낯선 별에 남다른 호기심을 보내는 사람이 시인이지요.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보다 어린이의 눈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 시인입니다. - 안도현(시인)

북한에 나무 보내기나 숲가꾸기와 관련해 안도현시인을 접했었는데 그가 이렇게 동시집을 낸 건 의외였다. 그런데 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그의 말처럼 정말 어린이의 눈을 가지고 있는 시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꼽시계를 가지고 4행시를 짓는 듯하더니 '꼽'을 '꼬'와 'ㅂ'으로 나눠 5행시로 바꿔버린다던지 호박꽃을 노래하면서 '호호호호', '애애애애'의 리듬이나 풋살구로 '풋, 풋, 풋...살구, 살구, 살구' 등 리듬과 언어로 즐거운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오래된 동시들에서 느껴지는 아름답고 정겹기는 하지만 지금 아이들의 정서에 다가갈 수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을 '위층 아기'나 '모자' 등의 시를 통해 표현하였다. 목가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자연을 노래하는 시들 중간중간에 '공터'에서처럼 텃밭을 가꾸며 도시에서 자연을 접하는 모습이나 '우리 마을 공터에 놀러 온 귀신고래'에 나오는 검은 비밀 봉지를 얘기하며 우리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교훈을 거부감없이 전달하는 시인의 시들이 재미와 교훈을 함께 한 좋은 시집이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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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4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4-25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집 사서 몇 편 읽고 놔두었어요. 그림도 시도 참 좋더군요.
특히 그림이 마음에 들었어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똥떡 국시꼬랭이 동네 1
박지훈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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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에 있는 친척집에 갈 때면 화장실 가기가 겁나서 며칠씩 참기도 했었습니다. 냄새도 냄새지만 대충 나무판자 몇개 대놓은 화장실이라 중심을 잡기도 힘들어서 시골 갈 때면 화장실 가는 일이 제일 고역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재래식 화장실에 아이들이 빠졌던 나오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속설에 대한 액막이 차원으로 떡을 하기도 하고 한번 죽었다 살아난 것을 다행으로 여겨 이웃과 기쁨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차원에서 떡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지만 자그마한 일로 가족과 이웃간에 서로 정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각박해진 도시에서만 살아 온 사람에겐 부럽기만 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앞으로 이런 경험을 해볼 기회는 거의 없겠지만 자그마한 일에 서로 사랑과 정을 나누는 조상들의 여유를 배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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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4-2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이 '도덕'책을 '똥떡'책으로 고치던데 그건지 알았어요. :)

비로그인 2007-04-23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아프님땜에 살 수가 없어요!!! 정말 ㅋㅋㅋㅋ

홍수맘 2007-04-24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우리 홍/수가 좋아해서 자주 읽어줘요. 중성적 이미지의 '뒷간귀신'의 모습이 좀 으스스 하긴 하지만, 전 그림에도 만족스러웠답니다. ^ ^.

마늘빵 2007-04-2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 내가 멀. ('' )( ..)
 
숲자연학교에 가자!
이미지 지음, 이상규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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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돼도 공부와 각종 학원 다니랴 바쁜 세자매에게 유일한 낙은 부모님 몰래 컴퓨터 게임 하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고모와 함께 찾아간 숲속 학교에서 몽당쌤과 봇대쌤을 만나고 숲에 피어있는 꽃들과 열매 그리고 각종 나무들과 만난다. 시냇물에 풍덩 몸을 던지고는 우리나라의 시냇물에 사는 다양한 물고기도 만나고 밤에는 낮에 차들이 지나다니던 도로에 누워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보고 반딧불이와 각종 곤충들과도 만나는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어른인 나도 도시에서만 자라서 아이들이랑 동네 뒷산에 가도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나무나 꽃이 몇가지 안된다. 더군다나 시냇가에 물고기가 보여도 겨우 피나미라는 얘기나 해줄 수 있을지? 아이들에게 숲이 좋다, 자연이 좋다는 얘기는 해주지만 정작 그곳에 나가선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니 벌써부터 진땀이 난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뒤덮인 길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아파트에 살고 밤이면 하늘의 달과 별보다 더 환한 조명 아래에서 우리는 자연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막상 그런 자연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면 우린 그자연을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

책 뒷장에 가까운 자연학교들의 소개가 있던데 올 여름 방학때는 온가족이 숲속 학교를 찾아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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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간 꼬마 하마
이호백 지음 / 재미마주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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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커다란 입만이 그리고 그 큰입으로 한입에 음식을 먹는 이들만 인정받는 하마들의 마을 '하마촌'. 1년에 한번씩 벌어지는 운동회에서 커다란 입을 가진 하마들은 메달을 받고 편안히 놀고 먹을 수 있다는 도시로 갈 기회가 생긴다. 모든 엄마가 아이들의 성공과 편안한 삶을 위해 자식들의 입을 키울려고 노력하고 아이들은 메달이 주는 유혹으로 큰입을 가질려고 노력한다.

입작은 꼬마 하마는 문득 그렇게 도시로 간 입큰 하마들의 어떻게 사는지 보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고 싶어 도시로 떠난다. 도시로 간 하마들은 놀고 먹기는 하지만 인간들의 괴롭힘과 울타리 속에서 자유도 잃어버리고 계약에 메여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한다.

이모습을 보며 우리가 사는 모습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소질과 적성이라는 건 무시하고 오로지 공부라는 하나의 잣대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배워서 무엇이 될지 어떤 사람이 될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보다는 몇등해서 어느 학교에 입학하는게 유일한 삶의 목표가 돼 버리는 시대.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비가 엄청나 허리가 휜다는 부모들의 하소연이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책에서처럼 한둘의 깨임으론 해결되기 힘든 우리 사회라 더 암담하기만 하다.

부모도 자녀도 왜 공부를 해야하고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케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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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비룡소의 그림동화 60
아나이스 보즐라드 글.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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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라는 제목과 어두운 표정을 하고 나뭇가지에 걸터 앉은 소년의 모습. 그때문이었는지 애들에게 읽어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종은이가 읽어달라고 해서 마지 못해 책장을 넘긴 순간 그모든 선입견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빨강나라와 파랑나라는 끊임없는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고 다쳐 군사가 80명씩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왕들은 전쟁이라는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빨강나라의 왕자 쥘은 그의 아버지 세대의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해 왕자들간의 대결을 통해 승부를 결정짓자고 하지만 파랑나라의 왕자 파비앙은 뭔가 다른 방법으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누리길 바란다.

왜 싸우는지도 무엇때문에 상대를 죽여야 하는지도 모른체 끊임없이 전쟁 속에서 상대를 미워하고 죽이려 들지만 파비앙의 지혜로 인해 두나라 사람들이 서로 다르지 않고 똑같은 사람임을 알게 된다.

지금도 우리가 사는 지구 이곳저곳에 포성이 끊이지 않고 전쟁으로 인해 죄없는 아이들과 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 있다. 아이들에게 전쟁에서 이기는 훌륭한 장군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좋지만 진정 전쟁보다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평화가 있음을 알려주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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