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리엄
로렌 올리버 지음, 조우형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이 없는 세상이란, 있을 수 있을까.인간의 감정 중에서 '사랑'만 배제되고 나머지 감정만 허용이 된다면,아니 그런 세상이 있기나 할까. 하지만 그런 세상이 미래에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대공습 이후 지구는 전쟁과 폭격으로 폐허가 되고 그후 새로 들어선 정부는 인간의 감정 중에서 '사랑'을 질병으로 취급하여 치료약을 만들기도 하고 평가를 통하여 진로및 함께 할 상대와 미래까지 결정해 준다. 사랑이는 감정이 배제된 가운데 결혼을 하고 직장을 얻어 함께 사는 사람들,진정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하지만 지금 도시의 사람들은 그런 삶은 '안정'된 삶이라 여기고 완치자가 되길 원한다. 완치가 되지 않는 사람들은 몇 번에 걸쳐 다시금 치료를 받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엔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미래다. 감시인이 따라 붙기도 하고 병자 취급을 받는 그야말로 완치자가 되어야 할텐데.

 

해나와 레나는 평가를 남겨 놓고 있는 17세 소녀들이다. 해나는 모든 것을 가진,부자인 부모님에 모자란게 없는 아이이기 때문에 레나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 못한다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들은 둘도 없는 친구다. 둘은 해변을 따라 달리기도 잘하고 몰래 해나의 집에서 만난 놀기도 한다. 그런데 그녀들앞에 있는 '평가일' 은 정말 고민이고 걱정이다. 정말 평가가 끝나고 치료가 끝나면 남들처럼 평온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아니 그것이 행복일까.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만 해도 감염되었다고 하여 감시자가 따라 붙고 모두가 병자 취급을 하는 세상, 레나의 엄마는 레나가 여섯살 때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에 자살을 선택했다. 레나가 2살 때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엄마는 아버지의 유품과 같은 악세서리를 목걸이로 착용을 하고는 살다가 세번이나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가 되지 않아 자살을 하고 말았다. 뒤에 남겨진 레나와 언니인 레이첼은 이모에게 맡겨져 이모네와 함게 살게 되었다. 언니는 치료를 받고 결혼을 하여 잘살고 있지만 레나는 늘 걱정이다. 자신의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은데 자신의 속에서는 무언가 자꾸만 꾸물꾸물 일어나고 올라온다. 그것이 무얼까.

 

사람들은 도시와 평야를 국경선으로 막아 놓았다. 그곳엔 전기가 통하기도 한다. 치료되지 않은 병자들은 평야에서 살기에 도시인들은 평야를 병자들이 하는 곳으로 간주한다. 완치자들이 생각하는 그런 병자들이 평야에게 살고 있을까.온전하지 못한 병자나 그외 생각으로 점철해볼 수 있는 사람들이 평야에서 사는 것일까. 레나가 평가를 받던 날 연구소는 소떼들의 습격을 받게 되고 그고에서 뜻하지 않게 레나는 한남자를 만나게 되고 알렉스로 인해 레나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연구소에서 일하는 알렉스,그는 완치자도 아닌 그렇다고 도시인도 아니다. 평야에서 온 모두가 병자 취급하는 병자인데 그런 그와 레나가 만나고 있고 질병으로 취급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그들은 휩쓸리고 만다.해나 또한 금기시 하는 음악을 듣고 모두가 함께 하는 불법음악모임에 참여를 한다. 인간은 참으로 이상하다. 억제를 하면 더욱 더 하고 싶고 몰래 하고 싶은게 인간 본연의 모습인가. 사랑이라는 감정이 금지되고 음악 또한 맘대로 들을 수가 없다.거기에 통금이 있고 감시인이 따라 붙는 세상이라면 좋을까,아니 그 모든것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모든 것을 어기며 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궤도를 이탈한 젊은이들, 레나와 해나 그리고 알렉스 그들은 이 세상이 맘에 들지 않는다. 자살을 했다는 레나의 엄마 또한 감옥과 같은 병동에서 그동안 갇혀 있다 탈출을 했다.그렇다면 그녀가 갈 수 있는 세상은 어디일까.엄마의 실존이야기를 듣고 레나는 더욱 이 세상에서 살 수 없음을,자신이 선택한 삶을 위해 행동을 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녀의 언니와 이모와 이모부들 모두가 그녀가 평가를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지만 그녀가 제일 사랑하는 그레이스와 알렉스 해나의 도움으로 이 지긋지긋한 세상에서 벗어나 평야라는 병자들을 세상을 택하는 여전사가 되지만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알렉스는 그녀를 따라 평야로 돌아올 수 있을까.그렇다면 해나의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된 이야기다. 시리즈물이라는데 이 작가의 다른 책인 <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을 읽었는데 스토리텔링작가인가 책이 무척이나 두껍다. 이 책 또한 페이지가 있는데 읽다보면 금방 읽게 된다. 그리고 한번쯤 내가 사는 세상이,지금 현재의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다른 감정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중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는 세상은 정말 있을수도 없지만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들은 모두 평온하고 성숙하고, 마치 얇은 얼음에 둘러싸인 것처럼 함부로 할 수 없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치료자들에게서 느끼는 겉모습,그게 행복이고 안정감일까.앞으로 이어질 이야기가 더 기대되면서 정말 이런 세상이 온다면? 어떻게 보면 조지 오웰의 <1984>와 비슷한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감정까지 조절당하는 사회,그런 사회가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지금 그대 행복한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Soul Support Book - 당신의 영혼에 용기를 주는 책
뎁 코프만 지음 / 베이직북스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가슴에서 머리'라고 했다. 머리에서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마음에서 받아 들이지 않느다면 그 반대로 가슴에서는 받아 들이고 '된다' 해도 '머리에서 '안돼,할 수 없어' 라고 하면 움직이지 않게 된다.용기란 때론 머리를 가슴이 이겼을 때 발생하기도 하지만 마음을 누르고 머리가 먼저 실천할 때 용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가 끝입니다' 라고 하는 푯말이 있다고 하자.그러면 정말 거기가 끝일까? 돌아서서 가면 다시 '시작점' 이 될 수 있는데 '끝'이라는 것을 각인시켜 놓으면 '이젠 정말 끝인가보다' 라고 생각이 들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다. 얼마전에 읽은 '열여덟 너의 존재감'이란 책에서는 쿨샘은 사춘기 아이들에게 '생각과 마음'의 다른 점을 이야기 해주고 '마음일기'를 써 보라고 한다.마음일기, 마음일기를 쓰면 무엇이 좋을까.도대테 마음이란 것이 무엇인데 마음일기를 한 줄이 되어도 좋으니 써보라고 할까? 그러다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고 쿨샘과 아이들은 마음을 열어 보게 된다. 서로의 마음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길래, 마음이란 녀석이 무엇일길래 그렇게 변화할 수 있을까.

 

 

Open your Heart.마음을 열어 보세요.

거기엔 물론 머리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마음만 움직이고 머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용두사미가 될까. '마음'이란 무엇이길래? 정말 의문을 갖게 만든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용기를 가질 수 있기도 하고 용기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닫고 혹은 잠근 사람도 더러 있다. 자신이 어떤 마음인지 자신조차 헤아리지 못하고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그게 기필코 용기는 아닐터인데 자신은 용기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살짝 자신의 마음의 빗장을 풀어 놓고 들어와 보게 하던가 내 마음을 남에게 보여줘보라 세상은 바뀔 수 있다. 아니 또 다른 세상을 보거나 만날 수 있게 된다.용기가 없던 거에서 용기가 샘 솟아 날 수 있고 새로운 세상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 있고 자신이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빗장을 꼭꼭 걸어 잠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내가 지치고 힘들고 아프다고 그것을 마음 문 안에 넣고 닫아 놓으면 다른 누군가는 아무도 모른다. 내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말을 해야만이 지치고 아프다는 것을 지금 몹시 힘든 시간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집도 가끔씩 문을 열어 새로운 공기로 환기를 해 주어야 좋듯이 마음 또한 그렇다. 빗장을 조금 풀어 놓아도 다른 이들이 들여다 볼 수 있을만큼 열어 놓아도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

 

 

It's not what it is... It's what it inspires in you.

그게 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걸 보고 맘속에 무엇이 떠오르는지가 중요해요.

똑같은 사물이나 풍경 그외 것을 보더라도 모두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다. 모두가 다 다른 생각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한이불 속의 부부라고 해도 '동상이몽'이라고 하지 않는가.쌍둥이라고 똑같은 꿈을 꾸지는 않는다. 자신의 꿈을 가지고 목표를 향하여 부단히 노력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한번에 정상을 밟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목표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방향이 중요하고 노력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할터인데 그저 정상을 밟을 생각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부부 또한 마주보기 보다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이라고 했다. 결혼생활이란 마주보고 있으면 서로의 단점만 보일 뿐이다. 연애시절에는 장점만 보이던 것이 가까이서 마주보고 있으니 단점을 찾아 서로 아웅다웅 싸우기 바쁘다. 하지만 마주보기가 아니라 손잡고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 본다면 나아갈 길이 보일 것이다. 단점 없는 사람 없고 완벽한 사람 없는 것이다. 서로에게 맞추어 어디를 보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듯 하다.

 

In the middle of all the stuff... Spot a precious moment.

그 모든 일들 가운데에서...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누구가 지금 자신이 처한 시간이나 상황이 나만 왜 라며 생각할 수 있다. 내게만 이런 일이... 남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고 걱정이 없을 듯 하고 슬픈 일이 없는 듯 행복한 웃음만 웃고 따듯한 곳에서 여유롭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희로애락의 순간은 다 있다. 그것이 내가 처하면 크게 느껴지지만 남에게 닥치면 아주 작게 보일 뿐이다. 그렇다고 그 순간 순간이 소중하지 않을까. 인생에서 어느 한 순간 소중하지 않은 시간은 없다.훗날 내 지나온 시간들을 뒤돌아 보았을 때,아무것도 없이 밋밋한 길보다는 가시덤불이며 오솔길을 걸어 온 사람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더욱 많은 것이다. 그런 가시덤불을 헤치며 걸어 왔기에 지금 이 순간이 그리고 더욱 소중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노력하거나 땀을 흘리지 않고 거머쥔 행복이나 행운은 금방 손가락 사이를 빠져 나가게 되어 있다. 자신의 노력의 땀방울을 흘려가며 힘들게 쟁취한 성공이나 행운'은 결코 내게서 쉽게 도망치지 않는다. 지금 비록 힘들다고 느끼고 있지만 먼훗날에는 그것이 자신을 위한 소중한 영양분이 되어 다시금 자신을 살찌울 자양분이 될 수 있다.'지금,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말기를'

 

Honor every moment.매 순간을 영광스럽게 생각하세요.

Accept who you are in this moment.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세요.

지금 '승리자'가 되지 못했다고 다음에 또 승리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번에 이긴 사람은 다음엔 질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다면 매 순간 자신에게는 영광스런 시간들이다. 지금 시간에 패배자라고 해서 자신의 본모습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나락에 빠져 있다면 영영 일어날 수가 없다. 바닥을 정확하게 짚었다면 일어날 힘을 얻을 수 있지만 바닥을 짚지 않기 위하여 바둥바둥 한다면 그 시간에 힘을 모두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인정해라,지금 자신의 모습을. 지금 그대로 받아 들이고 나면 홀가분해지고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새로운 방법과 길이 보일 수 있다. 받아 들이지 못하면 '지금이 세상 끝이야,암흑이야'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암흑의 터널을 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광명의 세상을 만날거야'라고 받아 들이고 나면 편안해 지고 여유로워지면서 자신이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도 있다. 현실에서 직시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서서히 수면으로 떠 올라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희망을 가져다 분다. 우린 받아 들이기 보다는 '누구 때문에' 라는 핑계로 자신을 보호막을 치려 한다.

 

Everything happens in its own time.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랍니다.

Notice what makes sense now.지금 이 순간, 의미 있는 것이 뭔지 생각해보세요.

꽃도 저마다 피는 시기와 시간이 다 다르다. 꽃이 피는 시가가 모두 같았다면 세상은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면 정말 재미없는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한번 우루룩 피고 진 꽃으로 인해 볼거리가 사라진 세상,하지만 그게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이다.누구는 이른 나이에 빛을 볼 수 있지만 누구는 좀더 늦은 나이에 자신의 빛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다. 모두가 꽃이 피는 시기가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린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남과 비교하며 닥달을 하거나 몰아친다. 그러다보면 탈이 날 수 있고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 '기다림' 인간에게 기다림이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어느 책에서 '인간은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산다'라는 구절을 읽은 듯 한데 한참 생각해보니 그것이 맞는 것 같다. 기다림이 없었면 '내일'이 올 수 없고 기다림이 없다면 '희망'이라는 것도 가질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때를 위하여 '지금' 이 순간에 소중한 것을 생각하고 행한다면 분명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꽃이 피는 시가가 다르기 때문에 세상이 아름다운 것이다. 지금 그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보지 않으려는가.

 

 

책의 마지막 장에 나온 '끝은 단지 다른 무언가의 시작일 뿐이다' 라는 말이 참 인상 깊게 남는다. 끝이라는 말을 가만히 보면 참 많이 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순간에도 '너랑은 이제 끝이야' 라고 하던가 아니면 어떤 물건과도 '이젠 끝이다' 라며 다른 것으로 관심을 옮기기도 한다. '끝'이란 정말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점이될 수 있다.오늘의 끝에 서 있다면 내일의 시작 지점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은 생각을 비우고 다시 비운 생각에 무언가 희망과 생각이 가득한 것을 채우게 해 준다. 밝은 색으로 그려진 웹툰을 보면서 가만히 한 페이제 정지해 있다 보면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여러 장의 그림이 나열 된 그림을 보면 처음엔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조금씩 다 다른 그림을 만날 수 있고 그 그림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여 얼른 글을 찾아 읽게 만들면서 생각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그런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한다. 살면서 긴 문장이나 긴 글이 또한 한 권의 책이 용기를 가져다 줄 수도 있지만 '짧은 문장'에서 혹은 간단한 그림 한 장에서 무언가 용기를 충전할 수 있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틈을 다른 이의 생각 속에서 그 행간을 읽어내며 삶의 희망을 가질 수도 있다. '이젠 끝이야'라고 하는 사람에게 '아니 또 다른 시작이야'라고 역발상의 기회를 준단면 그 속에서 희망을 충전할 수 있는, 그런 책을 만나고 싶다면 한번 아무 페이지나 펴고 보라. 그 속에서 당신의 마음을 읽어보라.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여덟, 너의 존재감 르네상스 청소년 소설
박수현 지음 / 르네상스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어느 시인의 싯귀처럼 이름을 불러 주면 비로소 그 존재감이 더욱 도드라지는 것이 있다. 물론 들이나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들도 그러하겠지만 우리가 자주 만나고 스치는 인연에게도 이름을 불러주면 남다른 의미로 내게 다가온다. 요즘 아이들은 누구나 다른 누구보다도 내가 더 특출나거나 '존재감'이 정말 뛰어나 '미친 존재감' 이 되길 원한다. 그런데 바꾸어 생각해 보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 아니고 모두가 그렇다면 그런 추세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서로의 이름을 자주 불러 줘야하겠지만 교실안의 사정은 그리 원만하지 않다. 우리네 교육 시스템이 경쟁을 부추기고 승리자와 패배자로 점점 갈라 놓고 있으니 친구라 해도 적이고 남을 밟고 올라서야지만 내가 드러날 수 있다. 서로 돕고 서로의 존재를 느끼기 보다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하여 타인의 존재감에 불이 들어 왔다면 커버려야 하는 세상이다.

 

그런 각박한 경쟁시루속에서 친구들의 눈치를 보면서 떠들거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하는 아이들, 말은 안해도 서로의 고민은 비슷비슷하겟지만 나보다 더 잘났다고 나보다 더 대단하다고 느끼는 불안감에 휩싸여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아니 남의 마음을 들여다보길 원하지 않고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다. 그런데 여기 서로의 생각이 아닌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쿨샘과 나락고 2학년 3반 '이년들아' 의 정말 쿨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이년들가 욕일까 욕이 아닐까. '하이고! 언제부터 이년이 욕이셨어요? 내숭 떨기는. 시끄러, 이년아!' 정말 입에 짝짝 달라붙는 이 칼칼하면서도 청양고추를 씹었을 때의 그 후끈후끈한 맛이 느껴지는 맛깔난 말로 '이년들아'을 외치며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볼 기회를 준 쿨샘이 등장하신 것이다.

 

아이들은 그냥 보기엔 정말 아무 문제없고 별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쿨샘은 개개인의 마음에 언제 들어갔다 나왔는지 마음 속이 곪아 터지고 있음을 감지한 것일까,마음일기를 쓰라고 한다.도대체 듣도 보도 지금까지 써 본 역사가 없는 '마음일기'는 어떻게 쓰는 것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이야. 성적을 올리며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도 못 딸아갈 판인데 운동장에 나가서 체육이나 하고 뛰어 놀라니,그리고 아침밥을 굶었으면 도시락이라도 까먹으라니. 이런 샘이 존재하긴 한걸까? 말 한마디로 완존히 '존재감'을 드러낸 쿨샘,그 정체가 정말 궁금하다. 마음일기를 써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그러면 댓글을 달아 어쩌겠다고.그렇게 하여 마음읽기를 하면 마음이 다스려진데.

 

정말 교실에 존재했었나 할 정도로 조용했던 이순정, 그녀의 한마디에 강이지는 벌벌 떨게 되었다. 그녀들의 왜 그렇게 소리 지르고 벌벌 떨게 되었을까? 상처가 곪게 된 그 속사정 속을 마음읽기를 통하여 점점 아이들 마음 속으로 들어간다. 그런 마음을 알 듯 말 듯 그저 한 줄 댓글로 담하는 쿨샘은 그들의 모든 사정을 꿰뚫어 보고는 그녀들의 마음 치유에 나선다. 이순정, 엄마와 아빠가 고등학교 대 서로에게 반해 순정을 다 바쳐 낳았기에 순정이라지만 아빠는 순정을 낳고 3개월 후에 도망을 갔다.정말 후덜덜이다.아니 왜 도망을 가는가.그리고 지금까지 어디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그런 아빠를 버리지도 못하고 찾아 헤매듯 삶이 엉망인 엄마,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시골에서 할머니와 살다가 올라 왔지만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은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강이지 그녀는 왜 큰소리만 나면 벌벌 떠는가? 그녀의 속사정 또한 집안에 문제가 있는 것, 엄마 아빠는 툭하면 기물파기를 하며 싸우고 소리지르고 이혼을 한다고 남발을 한다. 남동생에 쌍둥이 동생들까지 그 시간은 악몽이다. 정말 나락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하여 학교에서는 오지랖 넓게 이것저것 참견하며 밝은 척을 했던 강이지,마음읽기 시간에 '넌 요즘 어떠니..?' 이 한마디에 그동안 마음에 맺혔던 봇물이 툭 터지고 만다. 자신의 아픔에 귀 귀울여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그렇게 쿨샘의 프로그램에 의해 서로의 마음에 쌓여 있던 이야기를 꺼내며 서로를 용서하고 이해하고 감싸안을 줄 알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정말 확실하게 드러낸 친구들.

 

십대란 어떻게 해도 정말 힘든 시기다. 어린이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현실이 행복한 것도 아니고 미래가 확실한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샌드위치속에 낀 양파처럼 자신의 껍질을 벗기고 벗겨도 알 수 없는 시기이다. 어른인 부모님의 일에도 참견해 보지만 그렇다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다.딸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어른인척 하지만 깊이가 깊지 않다. 저희들의 잣대로는 뭐든지 고쳐 놓을 수 있고 어른들이 잘못했다고 하지만 자신 또한 그 위치에 이른다면 어떨까? 자신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혐오하던 그 범주를 벗어난 있을까.가르치는 입장과 가르침을 받는 입장은 분명 다르다. 그 속에서 아이들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아니 모든 것이 획일적으로 진행이 되고 개인의 아니 99%의 민주주의는 사라졌다. 그러지 않아도 가정문제고 마음이 곪은 아이들이 또 다시 학교에서 곪고 있으니 언젠가는 터질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등을 쿨샘이 '토닥토닥' 다스려주고 있다. 아니 마음이 나갈 수 있는 방향의 길잡이와 같은 등대가 되어 아이들이 바르게 가게 인도해 주고 있다. 그 속에서 진정 자신을 보게 되는 아이들,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 가는 아이들의 따듯한 마음이 가슴 뭉클하게 한다.

 

'이년들아, 부수고 망가뜨리지 좀 마. 그러지 말고 이 일기나 써. 아무 때나 쓰고, 아무 때나 나한테 가져와. 한 줄도 좋고, 반 줄도 좋으니까 써 보란 말여. 날마다 써서 날마다 제출하면 더 좋고. 검사받는다,생각하지 말고 그냥 나랑 일대일로 얘기한다고 생각해.'늘 공부와 시간에 쫒기다보니 정작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정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기 보다는 원칙적인 문제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원인을 파헤치고 들어갈 선생님이나 그런 상담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자신의 마음을 열지 못한 아이들이 간혹 선택을 잘못하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 것을 보면 비단 그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데 경쟁을 부추기기 보다는 인격이나 품성에 좀더 중점을 두는 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스팩이나 승리자 위주의 교육에서 꿈나무들이 시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나 또한 딸들이 이와 비슷한 나이라 좀더 그녀들의 삶 속으로 일상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으로 읽게 되었다.딸들이 집에 오면 '엄마, 나 요즘 어떤지 물어봐줘..?' 하던 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들의 마음과 그들의 소리에 밑줄을 그어보는 시간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2-05-10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란님, 십대를 돌이켜보게 되네요.
십대의 가운데를 지나려는 작은딸과의 소소한 마찰도 생각해보게 되구요.
리뷰 마지막 문장이 참 와닿고 좋습니다.^^

서란 2012-05-10 20: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희도 지금 아이들이 힘든 시간에 놓여 있는 시기라 좀더 생각해 보게 만드네요..
 
개 같은 날은 없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1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정이 평화로워야 사회 문제도 덜 발생을 하는 것 같다. 요즘은 특히나 학교폭력이다 청소년폭력이다 하여 점점 갈수록 아이들이 폭력적이고 앞 뒤 가리지 않고 행동을 하여 안팎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가르치는 것이 힘들다. 나 또한 청소년기의 딸들을 키우고 있지만 내 의견을 내세우기 보다는 녀석들을 의견을 들어주고 맞추어 준다고 생각하는데도 녀석들에겐 늘 부족한 부모로 저희들과 세대차이가 나는 엄마로 간주될 때가 있다.하지만 내 경우에도 비추어보면 한 집안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온전한 관계,평화롭거나 아이들 앞에서 이미지만 행복한 부부가 아닌 정말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또 그렇게 생활하는 집의 아이들은 삐뚫어나가는 경우가 드문 듯 하다. 가정이 곧 단란하다는 것이다.

 

강민 강수 두 형제를 키우며 있는 가스배달을 하는 아버지는 집에서 툭하면 폭언에 큰아들인 강수와 치고 박고 싸우기 일쑤이다. 그 화는 고스란히 강민에게 내려오고 강민은 애꿎은 찡코에게 되풀이 된다.그러다 정말 강민이 일냈다. 그날도 형이 오토바이 사고를 내고 들어와 아빠와 치고 박고 싸우는 소리에 강민의 화 게이지는 점점 올라고 둘을 정말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서 나가려고 문 손잡이를 잡으려는 찰나 찡코가 팔을 물었다. 아니 자신에게 대들었다. 화가 난 상태에서 개가 그러니 녀석은 개에게 분풀이를 하듯 개를 때리고 던지고 그렇게 하여 찡코는 급기야 움직이지도 않고 피범벅에 죽고 말았다. 거실에서의 싸움은 찡코의 죽음으로 인해 조용해졌지만 난 뭐냐고,왜 내가 찡코를 죽여야 하는가.찡코는 피부병이 심해 누군가가 버린 강아지를 주워다 강민이 키운 것이다. 그 또한 우여곡절 끝에 집에서 키우게 되었는데 자신이 죽였다고 해도 이 집에서 자신 편인 것은 찡코 밖에 없다. 녀석이 그립다.

 

강민이 집 밖에서나 공원에서 찡코를 학대하는 것을 본 미나는 옆집에 사는 누나다. 폭식증에 외삼촌 광고회사에서 일하지만 그녀 또한 지금의 거대한 몸이 되기까지는 '오빠' 와의 문제가 있었다. 맞벌이 엄마와 아빠 때문에 늘 오빠에게 맞고 폭력을 당하고 그렇게 하여 그녀 또한 오빠와의 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 그런 이유로 그녀는 지금의 자신이 되었다고 본다.그런 그녀가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책상위에 놓인 찡코의 사진을 보면서 찡코의 알 수 없는 신호를 받게 되면서 옆집 일에 끼어 들게 된다. 왜 깡마른 녀석은 찡코를 죽여야만 했을까? 그리고 왜 그집은 날마다 싸움이 끊이질 않을까? 강수와 강민 형제 사이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형제가 낯설게 행동하는 것에 그녀는 궁금하다.

 

말 못하는 '개'라고 하여 주인이 일삼는 폭력의 주범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들 또한 감정이 있고 무언가 우리에게 말을 하고 있다. 독특한 캐릭터인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것을 내세워 동물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 좁게 파헤쳐 들어가면 형제간에 아니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력에 대하여 다르고 있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인간과 동물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저마다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의 가슴에 뭉친 '화' 를 풀어 주는 역할을 한다. 아니 화가 생기게 된 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그 원인을 들여다 보게 된다. 그러면서 살짝 강민의 일상에서 가정폭력은 학교폭력으로 불거질 수 있음을 이야기 힌다. 가정폭력은 바로 사회문제로 커질 수 있는 것, 쉬쉬 덮어버렸던 문제들이 결국에는 곪아 터져서 더 큰 문제로 발전하여 사회를 좀먹을 수 있는 것이다.

 

서로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강수에게는 엄마가 없는 대신에 자신이 강민에게는 엄마이기도 하고 아빠이기도 한 보호자였던 것이다. 자신의 삶이 없다.늘 어린 동생을 챙겨야 했던 그 시간 속에서 자연적으로 폭력이 행사되기도 했던 것인데 그것이 아버지와의 마찰로 인해 더욱 겁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고 악은 악을 낳는 '악순환'을 가져 온 것이다. 아버진 엄마 없이 크는 강민이 불쌍해서 늘 감싸고 돌았는데 그것이 강수에게는 안 좋게 비춰진 것, 그들은 서로간에 대화를 하여 풀거나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폭언과 욕설로 악을 계속적으로 나으며 지금 이 순간까지 온 것이다. 그것이 강민이 찡코르 죽이게 되고 학교 친구인 근수와 싸우게 되고 점점 너울은 커지게 되고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는 아버지, 서로간에 소통과 교감이 없었던 것.그들은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한 집에서 살고 있지만 남보다 못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를 잡아 먹지 못하여, 아버지는 큰아들을 큰아들은 동생을 물어 뜯으며 살고 있었던 것,그것이 단지 엄마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일까? 엄마 없이도 잘 크는,잘 되는 가정이 얼마나 많은데. 서로를 이해하고 들여다보려 하지 않은 것,역지사지라고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본다면 답은 간단하다. 하지만 서로의 목소리만 키우려고 했지 상대의 목소리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그렇다면 지금,바로 이 순간이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타인의 아픔과 문제를 들여다보면 비로소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미나' 씨, 그녀 또한 엄마와도 오빠와도 언젠가는 풀어야 하는 '매듭' 이 있다. 강민네 일을 겪으면서 자신의 문제를 비로고 보고는 자신 또한 지금 이순간 매듭을 풀어야 함을 알게 되는 미나씨, 그렇다면 찡코는 죽었을까 안 죽었을까? 강민과 강수 그리고 아버지가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하여 그들은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고 역할극을 통해 문제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를 한다. 정말 바람직한 방법이다. 문제를 알면서도 회피하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강민의 아버지처럼 문제를 파악하고 도망가려하지 않고 모두가 참여를 하여 부딪히려는 자세가 너무 좋다. 그리하여 처음부터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어가는,회복되어가는 화목한 가정,아니 교감과 소통이 있는 가정으로 변모를 한다. 나 또한 사춘기의 딸들과 애견을 11년을 키우고 있어서 몇 번이나 눈물이 글썽글썽,가슴 뭉클하던지. 감동이 있고 가족의 문제를 어느 누구 혼자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서서 풀어나가는 자세가 너무 좋았고 결말이 해피엔딩,완전한 가족으로 거듭나서 좋았다. 오월은 가정의 달, 가족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한 달이기도 한데 한 권의 책에서 진한 감동을 전해받고나니 나 또한 딸들에게 전화를 하여 목소리를 듣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석파란 - 제1회 황금펜 영상문학상 금상 수상작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류서재 지음 / 청어람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돌 사이에서 피는 난인 '석파란', 조선시대 난 그림으로 알아주는 이로 주로 흥선대원군을 꼽는다. 학창시절 그의 난그림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고 나 또한 잠시 몇개월 동양화를 배운다고 붓을 잡아 보았던 시절 난과 대나무를 그려 보았었는데 머리속에는 온통 흥선대원군의 묵란이 존재하고 내 그림은 시원치않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묵란,쉬운듯 해도 자신이 스스로 그려 보면 정말 힘든,들숨도 날숨도 정말 어느 때에 쉬어야 옳을지 모를 정도로 숨을 참게 만드는 그런 자신과의 노력 덕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또한 묵란인듯 하다. 그 묵란의 대가다운 묵란 밑에 자신의 야심을 숨기고 시대를 내다보며 자신이 꿈을 키워 나갔던 이하응,고종의 아버지. 자신의 뜻을 이룰 기회는 없었지만 둘째 아들 재황이 강화도령 철종의 뒤를 이어 왕이 되면서 그야말로 자신의 숨겨 두었던 야심을 펼쳐나가는 왕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 소설은 고종이 왕이 되고 그가 어린 아들 대신 섭정을 하면서 왜 '쇄국정책'을 펼쳐 나가는지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처음에 소개되는 묵란에는 바위가 없다. 그냥 난이 하나 둘 당당하게 자신의 의지를 펼치며 화선지 안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완벽한 균형미를 발휘하며 그렇게 도도하고 고고하게 드러나 있다. 자신이 누구보다 도드라지면 많이 모여 있는 것보다는 홀로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그렇게 고고함을 드러냄이 난에 더욱 어울릴 것이고 이하응 또한 왕족이었지만 벼슬도 없고 달리 힘이 될 수 있는 버팀목이나 그외 아무런 것들이 없다. 하지만 오백년 이씨 조선은 지금 강화도에서 나무나 하고 살던 강화도력을 왕으로 안쳐 놓았지만 왕을 이을 세손도 없거니와 철종 또한 위태위태하다. 그런 속에서 장남 재면과 둘째 재황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이하응은 장남은 집안에서 왕처럼 키운다. 그런가 하면 둘째는 장남과는 정반대로 키우는 이하응의 집에 어느 날 갑자기 총소리와 함께 총에 맞아 죽어가는 '최갑수'라는 인물이 들어오게 되고 노비가 그를 잘못하여 죽이게 됨으로 하여 이하응은 '동학' 이란 것을 접하게 된다.

 

그의 말처럼 지금 조선은 삼각관계에 놓인 것이다. 이씨 조선이 바탕을 두고 있는 성리학에 중국을 통해 들어온 '서학'과 최제우와 그외 인물들이 들고 일어난 '동학' 그렇게 삼각관계 속에서 세계 열강들이 자꾸만 조선을 넘본다. 그의 친구인 김병학은 안동 김씨 세력을 등에 지고 한양의 세도를 쥐락펴락하기도 하고 이하응을 이빨 빠진 호랑이 취급을 하며 알아주기도 않는다. 그런 속에서 이하응은 최제우를 만나 동학을 접하고 지방의 서원들이 한양에 왕이 존재하지만 지방에서는 왕처럼 군림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안동 김씨 세력들이 들끓는 가운데 자신 또한 친구 김병학에게 돼지 취급을 받으면서 그는 바위 사이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도도함을 키우 나가는 '석파란' 을 그리며 혼돈의 시절을 이겨내고 있다.

 

민자영, 훗날 고종의 아내이며 명성황후가 되는 자영은 이하응의 아내 민씨를 통하여 이하응의 집에서 수양딸처럼 성장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어린 자영을 보며 그녀의 넘쳐나는 힘을 익히 보게 된 이하응은 그녀를 딸처럼 대한다. 이하응의 '묵란'을 누구보다 정확히 읽어낸 자영, 그녀는 김병학과 이하응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묵란이 어떻게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그 역할을 하는지 제대로 보여 준다. 최제우 또한 이하응을 보는 순간에 그의 미래를 보았는가 하면 자영이 심부름하던 묵란을 김병학의 집에서 본 수녀 또한 그림 주인의 됨됨이를 알아 보았던 것이다. 숨 죽이고 있는 호랑이, 김병학은 호골주며 그외 호랑이에 관계된 것들로 자신의 힘을 나타내려 했지만 실제 호랑이와 같은 힘을 숨기고 있었던 것은 '이하응'이다. 그가 아들들을 어떻게 교육을 시켰으며 훗날 큰아들이 아닌 둘째가 왕이 되는,아니 그런 일까지 내다보고 있었다는 놀라운 통찰력이 또한 발휘 되기도 하는데 사랑방에 앉아 교교히 묵란을 치던 이하응은 묵란을 그리며 훗날 자신의 꿈을 담금질 한 것은 아닌지.

 

홀로 혹은 두어개로 그려지던 묵란은 뿌리를 드러낸 그림으로 그려지기도 하다가 시간이 흐르고 난 밑에는 '바위'가 그려진다. 땅에 의지하던 난은 땅보다 더 단단한 바위 사이에서 흐드러지게 피어 그 눈매가 매섭게 빛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이하응 그가 지금 그런 존재로 숨을 죽이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꿈을 잘못 드러내면 동학과 서학 성리학의 삼각관계와 안동 김씨의 세력이 판을 치는 곳에서 자신들의 삶 또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글의 처음에 등장하는 '조대비' 또한 안동 김씨 세력에 밀려 뒷방늙은이로 늙어 가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도 못해보고 시든 꽃이 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아직 그 성정은 죽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 철종이 죽고 왕위 계승에 큰 힘을 발휘하는 조대비,그녀에 의해 이하응의 둘째 아들이 왕위에 올라간 것이다. 친구이지만 늘 이하응을 개 돼지 취급을 했던 김병학,안동 김씨 세력을 등에 지고 쥐락펴락하며 자신의 위세를 떨치던 그와 이하응의 삶은 하루아침에 바뀐 것이다. 바위 사이에서 늘 숨 죽이고 언제 필까 세상을 지켜보던 석파란이 드디어 활짝,그 모습이 너무도 당당하게 핀 것이다.

 

왕손이면서 정치인이며 예술가였던 이하응, 정치인이 먼저 일까 예술인이 먼저일까? 자신의 야망은 크고 높았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순간 꽃도 피지 못하고 뿌리채 뽑히고 말지도 모른다는 세상을 너무도 잘 읽고 그 야망을 '묵란' 밑에 숨겨 두고는 조용히 아니 미친놈 취급을 받아 가며 살아 남아야 했던 이하응은 어쩌면 진실로 그 시대에 미치지 않고 날카롭게 현세를 읽을 줄 알았던 인물임에 분명하다. 한 번 붓을 들여 펼히며 난 하나를 그리듯 남자의 기세 또한 높았던 인물이며 그가 쇄국정책을 펼쳐야만 했던 이유는 '조선' 조선을 지키기 위하여,지금까지의 조선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하여 그가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그려진다. 김병학은 난세에 대처하기 위하여 일본의 '총'을 가지고 집안에서 '왕'을 노릇을 했지만 이하응은 '은장도'를 가지고도 그 밑에는 누구보다 강인한,호랑이보다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달도 차면 기울기 마련이다. 오르막길이 때에는 오르는 일만 생각하면 되는데 권력의 정점에서는 내리막길을 생각해야 한다. 완벽하면 어딘가 균열을 생각하고 행복하면 멀리 숨어 있는 불행이 두려웠다.' '나는 조선의 사대부들과 싸우는게 아니오. 나는 내 몸의 이상理想과 싸우는 중이오.' 자신의 이상과 싸워 그 이상을 이루어낸 이하응,묵란을 통하여 그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어찌보면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 하기도 한 '석파란' 을 통해 이하응을 다시 들여다보기 할 수 있는 기회이며 여러 인물들을 통해 서로 다른이상과 삶 속에서 역사의 한 단면을 재밌게 볼 수 있다. '내가 조선의 법이니라... 이제부터 쇄국이다' 그 한마디를 꾹꾹 눌러 묵란에 담아 숨겨야 했던 이하응, 글을 통해 그의 묵란을 다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