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이 당연이 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가야 했던가

양심적 병역거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파야 했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했던가

삼성반도체 산업재해 인정 보상 권고


얼마나 많은 긴장과 공포가 있었던가

남북이 상대방을 겨눈 포문 닫기

공동경비구역에서 총기 소지 포기


얼마나 오랜 시간이,

얼마나 많은 좌절이,

얼마나 많은 죽음이 있었던가

일제 징용자에게 배상 판결을 내기까지


당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도 끔찍하지만

당연이 특별이 되는 사회는 더 끔찍하니

특별이 당연이 되기까지

견뎌야 했던 시간들


이제 그냥 당연은 당연

특별은 특별인 사회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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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0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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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0 12: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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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


위로 올라가기 위해

얼마나 많이 내려가야 했던가

거침없이 내뻗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뚫어야 했던가

잎과 가지, 열매를 맺기까지

한발 한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어디에도 없는 길을 찾아

힘들게 나아가는 뿌리

몸통을 중심으로

처절한 대칭을 이루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것을 위해

제 일을 하는 뿌리

흙을 단단히 움켜쥘수록

없던 길을 내며 갈수록

더 많은 잎,

더 많은 가지

더 많은 열매가

있음을,

땅 속에서

하늘을 꿈꾸는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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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宇宙)


책상 위

물 한 방울

넓게 넓게

팽창을 하면

존재는 공(空)으로,

공(空)은 무(無)로,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유(有)는 무(無)고

무(無)는 유(有)임을 증명하는

책상 위

물방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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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 노릇7


  ‘선생 똥은 개도 먹지 않는다’ 왜 하필이면 개도일까? 욕하면 으레 그 대표로 쓰이는 개도 먹지 않는다는 선생 똥, 하, 선생 똥 누기는 더 힘들어. 왜 이렇게 됐을까?


  자라의 꾐에 속아 용궁에 가 간을 빼앗길 뻔한 토끼, 속고 속았지만 그래도 간만은 빼앗기지 않고 무사히 돌아왔는데, 그 때 놀란 간이 회복되지 않았는데, 이 놈의 자라들이 왜 이리 많은지, 간이 뱃속에서 조용히 있을 날이 없는데……


  사람에게 불을 주었다는 까닭으로 독수리에게 툭 하면 간을 쪼이는 프로메테우스를 보더니, 그래도 난 저 지경은 아니지……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토끼보다도 약한 선생은, 프로메테우스처럼 매일 간을 쪼이고 있으니, 그 찌끼가 괜찮을 턱이 있나. 그러니 선생 똥은 개도 안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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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0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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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1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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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러나 작은


키 큰,

큰 것

높은 것

우리는

위만, 큰 것만 보도록

배웠다.


크다는 것, 높다는 것엔

어느덧

좋다는 의미가 들어 있었다.


작은 것, 키 작은

행동들이

진실로 사람답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일으킴을 잊고 있었다.


우린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큰 것이 좋은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

이 커다란 시대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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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3 0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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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3 1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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