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던 시간

 


 

이제는 멈춘

 

능내역에서

 

한 잔의 막걸리를 마시다

 

문득 왜 능내지

 

능 안이라니, 이런,

 

하며 양수역까지 걸어가

 

전철을 타고 오는 길

 

서빙고

 

얼음역에 도달하기 전

 

차가 얼어붙었다

 

사고가 났다고

 

60년을 살았던 시간이 얼며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얼려

 

전철 안에서

 

기다리던 시간

 

남은 시간을 다른 사람

 

시간으로 가려 하는가

 

얼음역에서 능 안으로 가려 하는가

 

내 시간을 능 안에서부터 얼리려 하지 말라고

 

누군가가

 

대신 자신의 시간을 얼려버렸던가

 

꽁꽁 언

 

이제는 녹일 수 없는 시간을

 

경험하라고

 

우리들 시간도 잠시 얼려두었던가

 

언 시간이 얼마나 힘든지,

 

그 시간을 잘 녹여 쓰라고

 

그렇게 온몸으로 알려주려 했던가.

 

능내에서 서빙고역으로 오던 길

 

순간 멈췄던 시간

 

순간 얼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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