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없는 동물
집 화분에 감자를 심었다
비록 작은 화분이지만
흙과 물이 있으니
감자가 열릴 것이라
감자 씨눈에서
시간이 지나 줄기가 올라와
감자가 열었으려니
아, 구슬만큼 작은
감자 세 알
이르쿠츠크와 몽고 여행을 하는데
차창 밖으로 자유롭게 노니는
말, 소, 양, 염소가 보인다
이들에게 경계는 없다
우리가 없다
자유롭게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동물들
순간
떠오른
반도라면서 섬이 되어버린
곳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보이지 않는 우리에 갇혀 사는
우리들
화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