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볕의 사명'
튼실하다. 겨울 찬바람과 땅 속 온기가 힘을 모아 만들었다. 화려한 꽃으로 피어날 것을 이미 알기에 조급한 마음으로 애를 태우지도 않고 마냥 느긋하다.


오월 어느 날, 모란으로 필 때를 향하여ᆢ. 볕 좋은 봄날을 골라서 겨울이 키워낸 그 힘으로 하늘 보러 나오는 중이다. 열렸으니 활짝 기지개 켜는 일만 남았다.


얽히고설킨 복잡함으로 굳게 닫혔던 마음의 빗장도 그렇게 열린 것임을 안다. 이제, 봄 볕에게 기댈 일만 남았다.


드디어 봄 볕의 사명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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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색'
묘한 자연의 이치를 새삼스럽게 생각해 본다. 색과 모양에 바람따라 하늘거리는 움직임까지 모두가 예사롭지 않다. 봄을 기다려 너를 만나는 이유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비교적 이른 봄인 3~4월에 꽃이 피는데 홍자색, 청색, 연한보라색 등 다양하고 오묘한 색이 난다. 모양 또한 특이해 마치 입술 모양의 앞쪽 모습에 길다란 꼬리쪽엔 꿀주머니를 달고 있다.


자주 볼 수 있는 종류로는 잎이 대나무 잎 같으면 댓잎현호색, 잎에 점박이 무늬가 있으면 점현호색, 잎이 잘게 나뉘었으면 빗살현호색, 꽃에 날개가 달리면 갈퀴현호색, 작은 것은 애기현호색, 왜현호색 등 다양하다.


땅속 덩이줄기가 검은색이고 중국의 북쪽 오랑캐가 사는 곳에서 주로 난다고 해서 현호색(玄胡索)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현호'라는 이름은 마치 입을 벌리고 웃는 입술 모양에서 입술부분의 색이 돋보이는 데서 온 이름이고 '색(索)'이라는 표현은 꽃이 가지런하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꼬여 있는 듯이 보여서 붙여진 것이라고도 한다.


생긴 모양에서 비롯된 듯 '비밀', '보물주머니'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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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달이다
새벽 선잠깬 것은 네 빛이 내게와 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달이 다하지 못한 마음이 남아서일까 하늘에 걸려버렸다. 이미 반은 내어주었고 남은 반마져도 더 주지 못한 안타까움인 게다.


달 그림자가 기울어지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 투영되 닿고자 하는 마음의 무게로 인한 것이리라.


높다란 가지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까치는 달을 향한 그 마음을 알았나 보다. 까치는 달따라 떠났고 보금자리는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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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
비슷하다고 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양과 색에서 산수유보다 더 깊고 두터운 봄의 맛을 전해주기에 충분한 멋을 지녔다. 하여, 봄의 빛이라고 주목하는 산수유보다 한 수 위로 본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3월에 잎보다 피며 노란 색의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뭉쳐 피며 꽃자루가 짧아 가지에 촘촘히 붙어 있다. 꽃이 필 때 짙은 향내가 난다.


잎이나 가지를 꺾으면 생강 냄새가 나서 생강나무라 부르며, 산동백나무라고도 부른다. 연한 잎은 먹을 수 있다. 꽃은 관상용이고, 열매에서는 기름을 짠다.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김유정의 단편 소설 '동백꽃'의 동백이 바로 생강나무이다. 빨간 동백나무 꽃과 달리 ‘노란 동백꽃’이라고 되어 있고, ‘알싸한’ 냄새가 풍기는 데서 생강나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는 마음을 대변하듯 '매혹', '수줍음', '사랑의 고백'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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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으로 피다'

간밤에 그 곱던 달빛은 차마 봄으로 밀려가지 못하는 겨울의 차가운 기온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미처 더 밝지 못한 달의 아쉬움이 남아 아침 꽃으로 피었다.


때론, 몰라서 참으로 다행인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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