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게꽃나무

꽃을 보기 위해 매년 같은 시기에 오르는 지리산 세석평전을 지나 능선을 걷는다. 오를 때와는 다른 느긋함이 있다. 좌우를 기웃대면서 걷기에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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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도착했으나 때가 일러서 보고자 했던 꽃은 보지 못하고 고개 들어 돌아보니 낯선 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다. 언듯 여기에 특이한 나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떠올라 그 나무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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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게꽃나무다. 생소한 이름인데 단풍나무 집안이라고 한다. 높은산에 사는 탓에 쉽게 보지 못하는 나무 중 하나다. 이름의 유래는 북어의 강원도 사투리가 '부게'라고 하는데 꽃 모양이 덕장에 말린 북어를 떠올리게 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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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모양의 잎은 단풍나무 닮았고 노랑색의 꽃이 모여 나는 원뿔모양의 꽃이 가지 끝에 달린다. 이 모습이 특이해서 기억하기 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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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다시 그곳에 오를 것이고 그때마다 나무 앞에 서서 첫만남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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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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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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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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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레박씩 퍼내어도

우물을 들여다보면

덜어낸 흔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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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은 우주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한 두레박의 물

한 모금씩 아껴가며 갈증을 견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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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우물 속으로

두 번 다시 두레박을 내릴 수는 없다

넋을 비운 몸통만

밧줄도 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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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모를 우물 속으로

어제 그가 빈 두레박을 타고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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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인 시인의 시 '우물'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아는지 모르는지도 알 수 없는 우물 하나씩 곁에 두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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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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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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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꽃보다 꽃이 담고 있는 사연에 주목한다. 그늘진 곳에 피지만 그 화사함이 돋보여 뭇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다. 무더운 여름 한철 그렇게 사람들의 안타까운 마음에 속에서 더 붉어지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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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다는 것으로 하여 서로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이름도 상사화相思花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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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진자리에 잎 나고, 그 잎의 힘으로 알뿌리를 키워 꽃이 피어날 근거를 마련한다. 숙명으로 받아 안고 희망으로 사는 일이다. 어찌 그리움에 안타까움만 있겠는가. 만나지도 못하면서 서로를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것, 사랑이 이러해야 함을 스스로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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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렵다는 사랑으로 살아 더 빛나는 일생이다. 한껏 꽃대 올렸으니 이제 곧 피어나리라. 잎이 준 사랑의 힘으로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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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라지만 때를 거스르진 못한다.

바야흐로 상사화의 계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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鶴 학
人有各所好 인유각소호
物固無常宜 물고무상의
誰謂爾能舞 수위이능무
不如閑立時 불여한입시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는 바가 있고
사물에는 원래 항상 옳은 것은 없느니라
누가 학 너를 춤 잘 춘다고 했나
한가롭게 서 있는 때만 못한 것을

*백거이白居易(772-846)의 시다. 크게 덥다는 대서大暑에 장마철에 들어 이름값을 못하고 넘어갔다.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도 좋을텐데 이번엔 많은 비가 걱정이다.

쏟아지는 빗 속을 걷는 것 처럼 요동치는 세상에서 중심을 잡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그러하니 그 요동에 너무도 쉽게 휩싸이게 된다. 말이 많아지고 시류에 흔들리는 몸따라 마음은 이미 설 곳을 잃었다.

긴 목을 곧추 세우고 유유자적 벼 사이를 걷는 학의 자유로움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숲 속의 꿩도 그 이치를 안다는듯 고개를 곧추 세웠다.




비와 비 사이의 시간은 짧기만 하고 우기를 건너는 시간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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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7-25 0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꿩의 다리

무진無盡 2023-08-08 19: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털중나리

초여름의 숲에서 붉디붉은 미소를 건넨다. 붉은 속내를 보이는 것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왕지사 얼굴 붉혔으니 하늘 봐도 될텐데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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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중나리'는 산과 들의 양지 혹은 반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며 위쪽에서 가지가 약간 갈라지고 전체에 잿빛의 잔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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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6~8월에 황적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달려 핀다. 안쪽에 검은빛 또는 자줏빛 반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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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전체에 털이 덮여 있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에 '털중나리'라고 한다. 뒤로 젖혀진 꽃잎 중간까지 점이 있고 줄기에 주아의 유무로 참나리와 구분하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한국특산식물이고 환경부지정 희귀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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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지고 나서 여름꽃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알려주는 듯 나리꽃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핀다. '순결', '존엄', '진실'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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