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우물
김명인
한 두레박씩 퍼내어도
우물을 들여다보면
덜어낸 흔적이 없다
목숨은 우주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한 두레박의 물
한 모금씩 아껴가며 갈증을 견디지만
저 우물 속으로
두 번 다시 두레박을 내릴 수는 없다
넋을 비운 몸통만
밧줄도 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일 뿐
깊이 모를 우물 속으로
어제 그가 빈 두레박을 타고
내려갔다
*김명인 시인의 시 '우물'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아는지 모르는지도 알 수 없는 우물 하나씩 곁에 두고 산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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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