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게꽃나무

꽃을 보기 위해 매년 같은 시기에 오르는 지리산 세석평전을 지나 능선을 걷는다. 오를 때와는 다른 느긋함이 있다. 좌우를 기웃대면서 걷기에 좋은 길이다.

목적지에 도착했으나 때가 일러서 보고자 했던 꽃은 보지 못하고 고개 들어 돌아보니 낯선 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다. 언듯 여기에 특이한 나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떠올라 그 나무 앞에 섰다.

부게꽃나무다. 생소한 이름인데 단풍나무 집안이라고 한다. 높은산에 사는 탓에 쉽게 보지 못하는 나무 중 하나다. 이름의 유래는 북어의 강원도 사투리가 '부게'라고 하는데 꽃 모양이 덕장에 말린 북어를 떠올리게 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손바닥 모양의 잎은 단풍나무 닮았고 노랑색의 꽃이 모여 나는 원뿔모양의 꽃이 가지 끝에 달린다. 이 모습이 특이해서 기억하기 쉽겠다.

때가 되면 다시 그곳에 오를 것이고 그때마다 나무 앞에 서서 첫만남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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