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껏 멋을 부렸다. 꽃의 사명이 매개체를 유혹하여 결실을 맺는데 있다지만 독특한 자태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꽃잎을 젖힌 모습은 넋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봄 곁이 숲 숲이르다 깊숙히 들어오는 이른봄에 피는 봄꽃치고는 제법 키도 크고 꽃도 크면서도 과도한 몸짓을 하는 이유가 있을텐데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신비의 세계다.


얼레지라는 이름은 두 장의 다소 큰 잎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잎은 녹색 바탕에 자주색 무늬가 있는데, 이 무늬가 얼룩덜룩해서 얼룩취 또는 얼레지라고 부른다.


햇볕을 좋아하는 얼레지는 아침에는 꽃봉오리가 닫혀 있다가 햇볕이 들어오면 꽃잎이 벌어지는데, 불과 10분 이면 활짝 피고 오후가 가까워지면 꽃잎이 뒤로 말린다. 꽃 안쪽에는 암자색 선으로 된 'W'자 형의 무늬가 선명하게 나 있다.


가재무릇이라고도 하는 얼레지는 숲에서 홀로 고고한 자태를 한껏 뽑내는 모습에서 비롯되었는지 '질투',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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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벚꽃놀이'
날이 적당하여 밤길을 나섰다. 한낮 더위도 가시고 춥지도 않은 밤이다. 옅은 구름이 드리운 밤하늘에 달무리 거느린 달을 벗 삼아 구비구비 섬진강을 따라 간 길이다.


꽃보다 더 많을사람들 틈바구니에 시달리는 것이 엄두가 나지않아 낮엔 꿈도 못꾸던 그 길이다. 그렇게 몇해를 망설이기만 하다 조금은 여유로울 것 같은 시간을 택해 벚꽃십리길 화계장터에서 쌍계사 가는 그 길에 들어섰다.


만개한 벚꽃과 조명이 어울리며 만들어내는 운치가 좋다. 길을 걷는 사람들 얼굴에는 미쳐 다 피지못한 벚꽃이 미소로 피어나고 있다. 꽃 빛이 사람의 가슴에 스며들어 얼굴에 미소로 피는 꽃을 보는 것, 그보다 더 큰 꽃놀이가 있을리 만무하다.


달빛 아래 모두가 꽃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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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4-08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진님 조명과 벚꽃의 조화가 참 아름답네요^^: 멋진 사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봄이 오면'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녁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앵두꽃이 피기 시작했다. 김윤아의 노래 '봄이 오면'이 저절로 흥얼거려 진다. 비로소 봄 속으로 들어온 셈이다. 작은 나무에 가지 끝에서 피어 안쪽으로 꽃이 가득 피는 동안 봄은 무르익어 갈 것이다.

앵두꽃빛 닮은 하늘에 햇님이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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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04-09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윤아의 저 노랫말 참 좋아해요.
앵두꽃, 저렇게 가까이 처음 봅니다. 봄꽃들은 어쩜 저리 명랑할까요^^

무진無盡 2017-04-09 12:49   좋아요 1 | URL
끝에서부터 시작하여 안으로 가득 피어갑니다 ~^^
 

'부끄러움의 깊이'
-김명인, 빨간소금

저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누군가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이야기를 통해 책을 선택했다. 그 선택을 하게 만든 첫번째 이유는 '부끄러움의 깊이'라는 책의 제목이다. 제목이 이끌어 가는 포인트에 저절로 관심 갖게 만들었다.

'부끄러움' 자신을 중심에 두고 안과 밖으로 행하는 소심하면서도 적극적인 감정과 의지의 발현이다. 밖으로 향하는 마음과 안으로 파고드는 마음 사이 간극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방점은 내면으로의 성찰에 찍고 싶다.

그 부끄러움에 대해 깊이를 이야기 한다. 도대체 타인이나 스스로를 만나는 자신의 감정과 의지에 대해 어디까지 파고들었기에 부끄러움에 대한 '깊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런 제목의 책을 내 저자 김명인에 대해 궁금증이 책을 선택한 두번째 이유다.

제목이 주는 매력이 글의 깊이로 이어지리라는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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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춘삼월暮春三月
봄이 저물어 가는 음력 삼월을 일컫는 말이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삼짇날도 지났으니 이젠 그 춘삼월의 품으로 들어간 것이다. 봄앓이 하느라 서툰 봄맞이가 무르익어간다는 말이기도 하니 들어서는 봄 보다는 여문 봄에 방점을 찍는다.

하루걸러 내리는 봄비에 사방은 푸른기운으로 넘치지만 뭔지 모를 아련함이 머무는 가슴 한구석이다. 흐린 하늘이 잠깐 틈을 보여준 허공에 버들강아지 피어 날고 있다.

만화방창萬化方暢 여물어가는 봄, 
그대, 봄 한가운데에서 우뚝 선 꽃으로 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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