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둑을 걷는다. 아직 깨어나지 못한 이슬이 발목을 잡아 더딘 발보다는 눈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두리번거리며 발밑을 살피고 마음을 사로잡는 꽃에 주목한다.
벗풀, 물달개비, 사마귀풀, 수염가래꽃, 쥐꼬리망초, 한련초, 누운주름잎, 닭의장풀, 새팥, 새콩, 고마리
잠깐 사이 눈맞춤한 식물들이다. 수염가래꽃은 첫 눈맞춤이다. 이 다양한 식물이 꽃 피워 빛나고 있는데 외면할 것인가.
몸도 마음도 바쁜데 짬을 내어 여유를 부려본다. 연휴의 첫날을 이렇게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