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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것이 혼날까 뒷걸음치는 강아지 같은 눈이다. 어제밤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내린 눈이 기다리는 마음을 안다는듯 흔적만이라도 남기고 싶었나 보다.

디딤돌 따라 조심스럽게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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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다. 올 겨울 보기에도 귀한 눈이 내리고 눈발이 제법 굵어지나 싶더니 딱ᆢ이만큼 오다가 말았다. 발자국도 남기지 못할 정도로 겨우 흔적만 남겼지만 그것도 어딘가. 이제 시작했으니 한동안 모두를 공펑하게 감싸줄 눈은 곧 볼 수 있을 것이다.

좋다 말았지만 눈은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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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잠깐 보여준다. 이내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달이 많이도 아쉽지만 그나마 다행이라 위안 삼는다.

"달의 향내 흩뿌려진 꽃그늘 아래 
아무래도 오늘밤 
진달래술 한 잔마저 기울이면 

저 높은 산 가슴 어디에 
보름달 눈부시도록 솟아나겠습니다"

*노창선 시인의 '보름달'이라는 시의 일부다. 굳이 시인의 마음에 기대지 않더라도 이미 달을 보는 마음 속은 그와 다르지 않다. 붉은 진달래술이 아니면 어떠랴 술잔에 든 달 속에 맺힌 그리운이의 붉어진 눈망울 보는 것만으로 좋을데ᆢ.

혹여라도 다시 눈맞춤할지도 모를 달 때문에 긴 밤이 더 길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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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빌리는 자, 빌려주는 자"

"나도 가끔 남의 冊을 빌려 온다. 약속한 기간을 넘긴 것도 몇 권 있다. 그러기에 冊은 빌리는 사람도 도적이요, 빌려주는 사람도 도적이란 서적 윤리가 있는 것이다. 일생에 천 권을 빌려 보고 9백9십9권을 돌려보내고 죽는다면 그는 최우등 성적이다. 冊을 남에게 빌려만 주고 저는 남의 것을 한 권도 빌리지 않기란 천 권에서 9백9십9권을 돌려보내기 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빌리는 자나 빌려주는 자나 冊에 있어서는 다 도적이 됨을 면치 못한다."


*이태준의 "冊과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책을 아끼는 사람 모두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또 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조선 후기 때 사람 이덕무다. 그는 열 살이 넘게 차이가 나는 이서구와 벗으로 지내면서 책을 많이 빌려 보았다. 이덕무의 책 빌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세정석담 歲精惜譚'에 담아 두었다.


"만 권의 책을 쌓아두고도 빌려주지도 읽지도 햇볕에 쪼여 말리지도 않은 사람이 있다 하자. 빌려주지 않는 것은 어질지 못한 것이고, 읽지 않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것이고, 햇볕에 쪼여 말리지 않는 것은 부지런하지 못한 것이다. 군자는 반드시 독서를 해야만 하는 법이니, 빌려서라도 읽는 것이다. 책을 묶어두고 읽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다양한 이유로 책과 사람 사이가 멀어지는 시대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책은 읽어야 한다. 쌓아두고 읽지 않는 책은 빌려주기라도 해야한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막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애서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 주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과의 거리를 좁혀보자.


책 읽는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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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2-22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진님 서재인가요? 멋진 서재입니다^^:

무진無盡 2016-12-23 22: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시골로 터전을 옮기면서 마련한 서재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6-12-24 0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좋은 글과 여러 꽃들과 문화행사를 소개해 주셔서 감시합니다. 무진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무진無盡 2016-12-25 23: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해피투게더~~^^
 

산을 넘는 아침해가 늦장을 부리는 가운데 구름기둥의 힘찬 기운이 그대로 전해진다. 저 구름 뚫고 비출 햇살의 눈부심이 기다려진다.

아침의 맑고 찬 기온으로 비로소 겨울의 개운함을 가슴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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