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회의를 준비하다가 급한테 스테이플러 알이 떨어졌다. 회의를 마치고 스테이플러 알을 가는데 문득 광식이가 생각이 났다. 영화가 참 무서운 게, 쉽게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벌써 오래 전에 본 것인데 스테이플러 알을 갈 때마다 광식이가 생각이 난다.

 

"고만한 상자에 스테이플러 알이 5,000개나 들어있는 거 알아요? 5,000. 근데 집에서 아무리 호치키스를 많이 쓴다 해도 일년에 알 100개 쓸까말까 할테고, 그럼 이번에 5,000개 들이 알을 새로 샀으니까 다음에 새걸 사는 건 50년 후의 일이라는 거에요. 어쩌면 죽을 때까지 다시 호치키스 알을 사는 일이 없을지 모른다는 거죠. 근데 지금 이렇게 오빠한테 반을 줬으니까 난 25년쯤 뒤 할머니가 돼서 한 번은 더 호치키스 알을 살 일이 생기겠죠. 그때 오빠 생각날 수도 있겠다."

 

생각보다 스테이플러 알을 많이 사용하는 나는 25년이 아니라 훨씬 짧은 시간 안에, 훨씬 더 자주 광식이를 생각할거 같다. 그리고 세월이 가면이라는 노래와 싱글즈와는 다른 모습의 김주혁도 생각이 날 것이다.

 

그냥 심사가 복잡한 아침에 쓸데없는 소리 끄적여 본다.

 

사족: 한국에서는 호치키스로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스테이플러이다. 호치키스는 제조회사에서 기관총을 만든 호치키스의 이름을 자사 제품에 붙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기관총과 스테이플러가 비슷한 느낌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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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4-0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무실에서 스테이플러 사용할 때마다 광식이 생각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너무 신기함. 그러면서 저는 반박하죠. ‘나는 이 많은 알을 몇 년내에 쓰는 게 가능하다!‘ 하고요. 이요원의 말은 틀렸어! 하고 말입니다. 후훗.

saint236 2017-04-07 14:50   좋아요 0 | URL
전 1년이 안걸려요...영화 중에서 광식이가 열심히 스테이플러 알을 방바닥에 쏘아대는 장면은 정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