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이한
주연 : 감우성, 최강희 외

사실 이 영화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인물이 있다면 그것은 정일우가 아닐까 싶다. 이건 결코 칭찬은 아니다. 미안한 얘기지만 정일우는 참 스크린 안에서 끊임없이 왕자 포즈만을 고집한다. 도무지 연기할 생각을 안하고 난 멋진 왕자야! 스스로 도취된 듯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표정만을 지으려 하는 것이다. 이런 캐릭터 정말 왕짜증이다. 말하자면 이 영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시나리오가 그렇다는 것이다. 배역들 하나 같이 싯적인 언어만을 구사하려고 한다. 좀 더 일상적이고 그래서 정말 아, 그래! 하는 그런 언어를 웬만해서 구사하지 않는다. 그냥 대사를 들으면 나쁘진 않은데 과연 저런 언어 스크린 밖에서도 쓰나? 싶다. 물론 안 쓸 것이다. 뭐 그래서 영화 아니겠어?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래. 예쁘게 잘 만들어진 영화!   

예를들면, 이 영화는 지하철 기관사로 나오는 감우성이 직접 지하철을 운전했다고 해서 관심을 모았는데 죽은 옛 애인을 잊지 못해 지하철 2호선만을 줄곧 운전하다가 인사 이동 때 3호선으로 옮기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는다. 그때 그는 4차원의 표정으로 읊조리는 대사, "거기 가면 성수역이 있을까요?" 하면서 이후에 나오는 대사 보면 정말 신파란 생각이 든다. 홀로 최루성을 남발하는 정일우의 대사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래도 구성이나 영상은 나름 흠잡을 데가 없어 보인다. 나는 이런 영화가 좋다. 주인공 두 명 정도가 설정되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 사람들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것 보다 8명쯤 구성 되어서 어느 장면에선 이 커플의 이야기를, 저 장면에선 저 커플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교차시키고 퍼즐 맞추듯이 맞추듯 한다. 그것은 작년에 재밌게 보았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던가?)을 연상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완성도로 치자면 그 영화가 훨 낫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단연 압권은 우리의 4차원 소녀 최강희의 연기다. 어쩌면 그녀는 4차원에 살면서 감우성과 그런 예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애인의 생일을 위해 객차를 투명 색연필로 꾸며놓고 행려병자의 실수로 객차에 불이나고 그안 갇혀 죽어 가는 최강희의 연기는 찡하다. 그리고 그것을 3년 전을 회상하며 감우성의 현재와 과거를 잘 직조해 냈다.   

영화는 다분히 최루적이다. 너무 예뻐서일까? 등장하는 남자들 넷. 감우성을 비롯해 정일우, 엄태웅, 류승룡까지(아, 우리의 최강 카리스마 류승룡이 이렇게 착하게 나온 건 이 영화가 처음은 아닐까 한다) 하나 같이 남성적 근육질은 없고 뭔가 말랑말랑 하면서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인물로 나온다.  

외국에서 개기일식 날 옛 애인을 만나기 위해 귀국한 엄태웅은 '프리 허그'를 무언으로 외치며 자꾸 안아 주겠다고 징징대질 않나, 감우성은 죽은 애인을 잊지 못해 찔찔대고, 난 좀 눈치 없는 착한 왕자야라고 말하는 정일우는 말할 것도 없고, 최강 카리스마 류승룡도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해 이성에게 마음을 못여는 그리고 누가 자기의 철옹성을 비집고 들어올라치면 화부터 내는 버럭남이었다. 이런 남자들 여자들이 볼 때 어떤가? 그들의 하나 같은 공통점은 옛 애인을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자꾸 이런 남자 괜찮지 않아요? 라고 들이대는 것 같다. 그러나 여자의 입장에 이 여자 저 여자 찝적대는 남자도 싫지만 못지 않게 이런 남자도 싫다. 더구나 요즘 초콜릿 복근 때문에 남자의 야성미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고 있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그런 야성남이 옛 애인을 잊지 않는 순진 정의파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추노'의 대길이처럼. 또는 여자를 끝까지 지켜주는 송태하처럼 말이다. 이런 남자라면 여자는 깜빡 넘어간다! 신 초콜릿 복근남 만세!   

그래도 이 영화 결말은 또 얼마나 근사한가? 이렇게 옛 사랑을 있지 못해하는 사람들이 새 사랑도 진실되고 멋지게 하는 법이라구. 하면서 말이다. 거기엔 반드시 멋진 여자가 있기에 가능한 거야. 뭐 이렇게 셈셈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다. 꼭 권하는 것은 아닌데 봐도 손해 봤다는 느낌 안드는 그런 영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해, 말순씨 - Bravo, My Lif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박흥식
주연 : 이재응, 문소리

이 영화는 마치 나와 대화하면서 보는 영화 같다. 말하자면, 나의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는 말이다. 

우리가 지난 날을 돌아 본다는 건 그리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아쉽고, 그렇다고 꼭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리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옛 시절은 아릿하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광호는 중학교 1학년이다. 그리고 영화는 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고'를 광호가 접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이 된다. 하지만 광호는 정작 '유고'란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머니에게 물어 보지만 어머니 말순 씨(문소리 분) 역시 그것의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한다. 광호는 자신도 모르면서 오히려 어머니가 그것도 모른다고 면박을 준다. 돌이키면 웃기는 상황이지만 확실히 그 상황에선 물어보는 사람이 오히려 당당할 수 있다. 그땐 그럴 수 있다.  

광호가 그것을 정작 알게된 건 학교에 가서다. 그렇다. 나도 그날 까만 동복 교복을 입고 학교엘 갔더랬다. 난 그때 이미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알았고, 그 전날에도 아무런 일 없이 어제 같은 날이 오늘도 시작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그날 아침 난 다소 침통한 표정으로 교실에 들어섰다. 그랬더니 몇몇 아이들은 훌쩍 거리고 있었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죽었다는데 감수성 예민한 소녀들로써 어찌 울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그때 아직 울지 않았었다. 그러자 어느 키 큰 여자아이가 "너도 울지 않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 같이 아직 울지 않는 아이들이 또 있단 말인가? 그때 난 꼭 그 아이에게 그렇게 반응할 생각은 없었는데 "울긴 왜 안 울어!"하고 톡 쏘아 붙였다. 무안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다른 아이들과 훌쩍거리며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땐 미처 몰랐다. 그것이 기나긴 민주화 항쟁의 첫날이란 걸. 영화는 이렇게 처음부터 나의 아릿한 기억들을 하나 하나씩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런데 광호네 반 아이 몇 명이 대통령 서거 날 축구(?)를 했다고 담임한테 단체로 작살이 난다. 그러고 보니 나도 그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난 그 시절 카톨릭에 막 귀의를 해서 친구 따라 학생회에도 다니곤 했었다. 어느 날, 나를 인도한 친구가 갑자기 성당으로 나오라고 하는 것이다. 그날이 토요일쯤 됐던 것 같다. 다음 날, 주일 미사를 위해 약간은 샤프하게 생긴 고등학교 오빠의 지휘로 졸지에 성가 연습을 하게된 것이다. 그 오빠는 나름 진지하게 우리를 이끌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초로의 성당 주임 신부가 갑자기 들이 닦쳐서는 산통을 깨놓은 것이 아닌가? "국장이야. 국장!" 소리를 치면서. 난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그 신부님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국장 때 성가 연습을 하면 안되는 것일까? 박정희 대통령이 큰가? 하나님이 큰가? 국장은 국장이고, 크신 분께 경배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국장이라고 미사를 안 드리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예수님도 세금을 두고 가이사는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 신부님은 아마도 성가 연습을 핑계삼아 아이들이 성당에 모여 희희덕대는 것을 용납하고 싶지 않았을 게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그것이 진정 믿음의 행위였는지 아니면 정말 그 신부님 생각대로 성가연습을 핑계삼은 연애작당이었는지. 하나님만 아실 것이다. 그날 국장이라고 남녀간의 운우지정도 금했을까?         

광호와 친구들이 극장에서 성에 관한 행위로 쑥덕거리고 있을 때, 나 역시도 그 시절 어느 날 같은 또래 친구들과 성에 관한 이야기를 읊조렸던 기억이 난다. 뭔가 맞지 않는 그 알량한 성지식으로 말이다. 그때 내 몸은 얼마나 후끈거리고 오금이 저렸던지.  

광호와 친구들이 봤던 영화는 왕년의 청춘스타 정윤희, 신성일이 나오는 낮 뜨거운 영화다. 그 시절 금지된 영화를 보는 건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그들은 나름 뜨거운 가슴으로 봤겠지만, 난 정윤희란 배우가 인기 절정에 있었을 때 그런 벗는 영화에 나온다는 게 마땅치 않았다. 신성일도 잘 생겼다기 보단 느끼한 늑대라고 생각했었다.    

그것이 그들이 봤던 첫 영화였을까? 그것은 알 길이 없다. 내가 생애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는
<챔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같았으면 결코 극장에서는 보지 않았을 영화다. 스포츠(권투) 영화고, 영화는 다분히 최루성이다. 자기 아빠가 권투 하다가 죽었다고 저 꼬마 어찌나 우는 연기가 사실적이던지 나도 울컥했다. 보고나서 이래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구나 했다.  

지금은 게을러진 건지, 영화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영화를 볼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해져서 그런지 웬만해선 극장에 잘 가지 않는다.  

영화는 또, 광호네 아랫방에 세 들어 살던 은숙이(윤진서) 마당에서 머리 감을 때 광호가 수건을 가져다 주면서 은숙이 가슴을 넘겨다 보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남자아이들만 여체를 탐하는 것은 아니다. 여자 아이들도 어떤 방식으로든 남자의 육체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땐가? 나는 학원에 다닐 생각이 없었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친구와 친구 엄마랑 학원을 쫓아 간 적이 있었다. 학원에 뭔가 문의할게 있다고 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무슨 짖궃은 발동이 났는지 그때 원장인지? 상담실장인지 하는 남자의 양복 입은 사타구니를 빤히 쳐다 볼 생각을 했다. 딴뜻은 없었고, 내가 그렇게 빤히 쳐다봐도 그는 모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만일 그가 나와 눈을 마주친다면 그가 아는 것이니 마치 난 유령놀이라도 할 요량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는 한번도 나와 눈이 마주치지 않았다. 그런 것으로 보아 내가 그의 사타구니를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라고 단정하고 마음껏 봐주고 나왔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영화는 나의 잃어버린 옛 시간을 찾도록 해 주었고 놀라우리만치 70년대를 정교하게 복원해 내고 있었다. 빨강과 녹색으로 대비되는 거리에 우뚝 서있는 우체통. 당시의 만만한 간식거리로 누룽지를 기름에 튀겨 설탕을 솔솔 뿌린 누룽지 과자를 쟁반에 바쳐들고 은숙의 방에서 함께 만화책을 보던 광호. 당시 금성사에서 처음 나온 탈수기가 따로 달린 세탁기. '아모레'와 '쥬단학'으로 대별되는 방문판매 하던 묵직한 직사각형 가방. 난 그 가방을 볼 때마다 하도 무겁게 생겨서 저걸 어떻게 여자들이 들고 다닐까 어린 마음에도 한숨이 절로 나왔다. 방문판매는 그렇게 화장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난, 그 시절 우리집을 방문했던 보따리 장수들로부터 사과도 사고, 미역이나 다시마 심지어 내가 입을 노랑 나팔바지를 샀던 엄마를 기억한다.  

광호는 은숙이나 친구 엄마에게선 좋은 냄새가 나는데 왜 엄마에게선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느냐고 짜증을 부린다. 나도 한때 그걸 아쉬워 했던 적이 있었다. 왜 우리 엄마한테선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 걸까? 세월이 흘러 내가 그때의 엄마 나이쯤이 돼서야 알았다. 냄새가 안 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아마도 남들은 엄마에게서 나는 냄새를 맡을 것이다. 그러나 늘 살을 맞대고 사는 사람들에게선 그것을 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엄마의 자식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광호는 애꿎게도 엄마에게서나는 화장품 냄새를 싫어 했다. 그걸 보면서 나도 어린 시절 집앞 시장을 예쁘게 꽃단장을 하고 나가는 엄마를 보면서 야릇한 의문을 가졌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엄마는 언제부턴가 몇 십년 전부터 시장에 나가실 때 화장을 하지 않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런 은밀한 의문 같은 건 갖지 않는 건데 그랬다. 이렇게 우리 엄마는 무식하고 평범해 미칠 것 같고, 남의 엄마는 왜 그토록 근사해 보이는 걸까? 영화는 그 허를 잘도 찔러 준다.  

이 영화에서 발견한 건 문소리의 재발견이다. 영화에선 어쩌면 그리도 부지런하면서도 평범한 아줌마 역활을 잘 해 내던지! 동네 아줌마를 집에 불러다 놓고 집에서 한판 춤판이 벌어졌을 때 건강한 기운마저 느껴졌다. 맞아, 저게 바로 아줌마 기운이라는 거야! 내남 가리지 않고 스스럼 없이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아줌마. 남들은 그걸 오지랖이라고 하지만 그건 바로 건강한 아줌마 기운이라는 것을 감독은 잘 살려냈다.  

하지만 그런 엄마도 시간이 흐르면 곧 영원속에 박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건강해 보이는 어머니 말순 씨가 폐결핵으로 저 세상으로 간다. 그뿐인가? 당시 유행했던 '행운의 편지'는 정말 신통력을 발휘하기라도 하듯 광호 곁에 있었던 사람들을 하나씩 떠나가게 만든다.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 나와 관계 되었던 모든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난다는 것을 또 다르게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틸컷의 저 조그만 여자아이 아직 엄마의 체취가 남아 있는 옷을 붙들고 하염없이 울고 있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것은 엄마가 아직 살아 있을 때 엄마에게서 좋은 냄새가 안 난다고 짜증을 부렸던 광호의 대칭일 터. 정말 가슴 찡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나도 언제가 때가 되면 엄마를 보내 드려야 할 텐데 그 시간이 아득하다. 

물론 가끔 영화가 오버하고 있지는 않은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말순 씨가 폐결핵으로 죽는다. 영화의 설정은 70년대 말이다. 그때쯤이면 폐결핵으로 죽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법도 하다. 또한 요즘엔 다운증후군이라고 해서 보건소에서 사람을 잡아 가지는 않는데, 과연 그 시절 과연 그런 사람을 잡아가고 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이 영화, 나의 잊고 있었던 옛 시절을 생각나게 만드는 가슴 따뜻한 영화다. 스토리가 정말 그 시절에 사춘기를 보냈을 누군가의 추억담을 듣는 것 같다. 누구의 이야길까? 작가? 감독? 아니면 제3의 누구? 아무튼 강추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0-02-03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추천 3개 드리고 싶어요.
축하합니당~
이 영화 저도 오래 전 봤는데 광호 역할의 저 배우 참 독특한 느낌이란
생각을 했더랬어요. '국가대표'에서도 약간 어리버리 딱 그 스타일로 ㅎㅎ
문소리는 참 연기 잘 한다 싶은 진짜 배우^^ 저 아모레화장품 유니폼..
근데 님의 추억담이 더 재미나요.^^

stella.K 2010-02-03 20:18   좋아요 0 | URL
오, 프레이야님! 고마워요.
이 리뷰 정말 열심히 썼는데 댓글 하나 못 받고 얼마나 외롭던지...
솔직히 당선도 당선이지만, 전 이렇게 지인의 댓글이 더 받고 싶은데
그걸 이루어 주는 지인이 없더라구요.ㅜ
프레이야님은 그런 점에서 저의 은인이십니당.
전 님의 댓글 받는게 더 좋아요!ㅎ~

stella.K 2010-02-03 20:30   좋아요 0 | URL
아, 그리고 말씀하신 광호는 정말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아요.
유승호에 가려 빛을 못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전 잘 생긴 배우 보단 연기 잘하는 배우가 더 좋습디다. 문소리도 그렇고.^^

hnine 2010-02-03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페이퍼 읽었었는데 두 영화 모두 제가 못본 영화라서 뭐라고 댓글을 못달겠더라고요 흑흑...

stella.K 2010-02-03 20:57   좋아요 0 | URL
ㅎㅎㅎ 괜찮아요, 에치나인님.
보세요. 보시고 우리 얘기해요.^^
 
에비타 - EVIT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알란 파커
주연 : 마돈나 (Madonna), 안토니오 반데라스

전기 영화가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많은 물량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저 그런 범작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무엇보다도 뮤지컬 영화가 아니던가? 뮤지컬 영화를 이토록이나 졸면서 본 건 이 작품이 처음인듯도 하다. 아, 물론 그렇다고 내가 뮤지컬 영화라면 사족을 못 쓰는 그런 류는 아니다. 그냥 보면 흥겨워서 보게 만드는 구석이 있어 보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내가 이 영화를 졸면서 봤다고 해도 한숨지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왜 알란 파커는 이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 생각을 했을까? 어쩌면 이 작품도 <시카고>처럼 뮤지컬로 나왔다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진 참사 장면도 나름 신선하다. 어떻게 뮤지컬 영화에 이 장면을 도입할 생각을 했을까? 군무씬도 나름 멋지다. 무엇보다 그 시대를 재현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이 박수를 쳐 줘야 할 것 같다. 1950년대 의상, 화장법 등이 말이다. 영화와 드라마가 꼭 같을 수는 없다고는 하나 가끔 드라마 보면 배경은 옛날인데 주인공은 현대적이라는 것이 못마땅하게 다가올 때가 많다. 특히 요즘 관심있게 지켜보는 <추노>를 보면 특히 여자 주인공이 떠도 너무 많이 뜬다는 생각이 든다. 이 페이퍼는 <추노>를 비판하기 위한 페이퍼는 아니니 더 이상의 언급은 안 하겠지만, 여자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 오도카니 예쁘게만 꾸며 줄려고 하는 제작진들은 이런 영화보고 반성 좀 하면 좋겠다. 에비타 역을 맡은 마돈나. 난 솔직히 그녀의 등장에 조금은 놀라웠다. 얼마나 촌스럽던지. 하지만 그 시대에선 그것이 나름 최고의 패션 브랜드였을 것이다. 그것을 이해 못할 관객들이 어딨겠는가?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배역에 최선을 다했다(그녀는 정말 한마디로 대단한 여자다). 

 

사실 역사상 일개의 창녀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 영부인이 된 경우는 에비타가 전무후무 하지 않나 싶다. 또한 그녀는 아르헨티나 민중들에겐 성녀였다. 창녀와 성녀. 확실한 아우라를 지닌 인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를 그런 시각으로 보는 것도 어찌보면 지극히 남성 중심의 시각은 아닐까 싶다. 하긴 이 여자가 철저하게 남자를 이용해서 개과천선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보는 것도 당연한 시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인물에 대한 좀 더 다각적인 연구 노력없이 그저 뮤지컬이란 장르 안에 박제시킨 건 아쉬움이 크다. 더구나 에비타의 인기가 절정에 오르고 그녀의 정적들이 부통령의 자리를 노린다고 생각할 즈음 갑자기 병을 얻어 죽는다는 것은 클리셰란 생각이 들어 작가가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참 무책인 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적의 어떠한 갈등없이 갑자기 신병을 들이 민다는 건, 정적들에겐 손 안 대고 코 푸는 식인데 과연 이런 설정이 가능한가? 아무리 뮤지컬이라고 하지만. 그래서도 이 작품은 뮤지컬로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도 우리가 아는 건 에비타는 진정으로 민중을 사랑했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과연 이 시대에 이런 인물이 또 과연 한 나라의 정치사에 등장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알겠지만 정치를 좌지우지 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초특급 엘리트들이다. 사실 가방 끈이 길다고 누구나 정치 잘하는 것 아닌데도 국회는 늘 가방 끈이 긴 사람들의 전유물이요 놀이터로 인식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좀 더 나은 국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똑똑한 사람을 모아 놨더니 피터지게 싸우느라 하향평준화한 꼴 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똑똑한 사람이 나라를 살리는 것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준다. 민중을 사랑하는 정치인만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에비타는 기억될만한 존재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더구나 여자로써 말이다. 그래도 아쉽다. 누군가는 이 여자의 전기를 다시 써 줬으면 하고, 누군가는 이 작품을 다시 만들어줬으면 바랄 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0-01-25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참 감명깊게 보았는데, stella님 리뷰를 찬찬히 읽어보니 저는 너무 감상적으로만 보았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긴 그때 제가 좀 그럴만 하기도 했지만요.
이 영화에 실린 노래들도 무척 좋아해서, CD를 지금도 수시로 듣는답니다. 대부분 노래가 슬프지요.

stella.K 2010-01-25 14:19   좋아요 0 | URL
그래요. 음악은 정말 좋았어요.
알란 파커, 나름 좋은 영화 만드는 감독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작품은 많이 아쉽더라구요.ㅜ

릴케 현상 2010-01-2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었는데 못보고 지나간 영화네요^^ 스텔라님덕에 늦었지만 봐야겠어용~

stella.K 2010-01-26 10:50   좋아요 0 | URL
오, 산책님, 오랜만이세요. 잘 지내시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 The Chronicles of Narnia: The Lion, the Witch & the Wardrob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앤드류 아담슨
주연 : 조지 헨리, 스캔더 킨즈

 말로만 듣던 '나니아 연대기'를 이제야 보았다.  

개봉 당시는 <해리 포터>시리즈만은 못해도 나름 관심이 높지 않았나?  

어차피 어린이용이었고, 판타지는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안 그래도 극장은 잘 안 가는데 일부러 찾아 가게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우리의 C.S 루이스옹의 원작이라니 관심을 아주 저버릴 수는 없었다. 

그런데 CG는 나름 볼만했지만 스토리가 좀 엉성하다. 원작도 그럴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너무 CG에 매달리고 시간의 제약에 붙들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원작엔 충실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 이야기는 알겠지만 기독교적 사고관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아슬란이 예수님의 다른 인물이라고 봤을 때 애드먼드를 위해 죽는 것은 나름 이해는 가지만 그의 부활 장면은 좀 어딘가 모르게 엉성하다. 하긴 원래 부활이란 게 신비스러운 것이라 표현하기가 좀 애매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이야기의 중심축은 눈의 여왕과 아이들과의 대결 또는 아슬란과 눈의 여왕과의 갈등 내지는 위기였을 텐데 그것의 표현 역시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을 남긴다. 

그래도 영화속 4남매에겐 정말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디즈니가 원래 그렇긴 하다만 동물의 의인화가 지나치게 인간적여 오히려 부조화가 느껴진다. 동물조차 인간적이면 뭐 때문에 하나님이 동물을 만드셨겠는가? 이건 확실히 좀 오버다. 



악마를 아름답게 그리는 경우는 드문 것 같긴 한데 여기에선 나름 매력적으로 그리고 있다. 틸다 스윈튼이라는 배우라는데 낮이 익다.  

원작으로 읽으면 이 작품에 대한 아쉬움이 좀 채워지려나?  

추운 날 봐서 그런가? 이 영화가 더 추워 보인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10-01-14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 많은 환타지 영화가 나와서 영화 관람객의 기대치가 높아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뭐 크게 나쁘지는 않지마 그렇다고 좋아보이지도 않더군요^^

stella.K 2010-01-14 14:53   좋아요 0 | URL
그래요. 딱 아이들이 보면 좋아할만한 수준으로 잘 만들었더군요.
그런데 저 사자 너무 잘 생기지 않았나요?ㅎ

전호인 2010-01-15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니아연대기 다운받은 것이 있는 데 여지 껏 감상을 못하고 있습니다. 리뷰를 발판삼아 꼭 한번 봐야 겠네요

stella.K 2010-01-16 10:42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놋북에 다운받아 놓고 안 본 영화가 두 편이나 됩니다. 편하게 TV로 봐야지 다운은 잘 안 보게 되더라구요.흐흐
 
시카고 - Chicag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롭 마셜
주연 :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 존스

 

그러고 보니 내가 이 영화를 두 번 보았다.  

다시봐도 이 영화는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리도 영화의 실제 장면과 뮤지컬을 잘도 조합했는지? 

뮤지컬 장면에서 보면 인간 마리오네트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은 정말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물론 마지막 저 엔딩 장면도 좋긴하지만. 

배우들이 정말 혼신의 노력을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캐서린 제타존스야 더 말할 필요가 없지만 저 르네 젤위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찌보면 백치미면서, 약간은 촌스러운 듯 하면서도 자기 개성을 뚜렷히 가지고 배우.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연기력은 정말 인정 받을만 하다.  

재즈풍이라 그럴까? 약간은 어두운 이미지면서 자유분망하면서 화려하다. 매력적인 영화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르헨 2010-01-1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개봉한 <나인>은 보셨나요?
궁금하긴 한데 주변 평이 그냥 그래서요.^^
시카고는 저도 잼나게 봤어요.

stella.K 2010-01-12 13:5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평이 좀 그래서 저도 볼 생각은 없네요.
포스터 봐서는 꽤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
지금 공연하는 동명 뮤지컬은 어떨지 궁금해요.^^

Tomek 2010-01-12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뮤지컬을 보고 영화를 봐서 그랬는지 '영화'라는 매체에 그다지 적합한 영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표현한 뮤지컬 장면은 뮤지컬에서 '그대로' 가져왔거든요.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영화가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뮤지컬을 그대로 따라한 것은 원작을 정말로 존중하거나, 아니면 재능이 없어서라 생각합니다.
물론 캐스팅과 계속 흥얼거리게 하는 넘버는 뛰어났지요. ^.^

stella.K 2010-01-12 16:31   좋아요 0 | URL
흠...그렇군요. 뮤지컬을 봐야하는데...
그래도 정말 음악 하나는 끝내줘요. 그죠?^^

hnine 2010-01-12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것 10년 쯤 전에 뮤지컬로 봤는데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의상과 무대와 노래가 화려하고 말씀대로 자유분망한 분위기였다는 것, 흠, 이 기억을 되살리기위해서라도 영화라도 다시 봐야할까봐요.

stella.K 2010-01-13 11:52   좋아요 0 | URL
영화로 보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네요.
영화만 본 저로선 나름 좋았는데.^^

카스피 2010-01-13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노래 부르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뮤지컬 영화라고 하나요.이 작품도 재미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오드리 헵번의 마이페어 레이디가 무척 재밌더군요^^

stella.K 2010-01-13 11:51   좋아요 0 | URL
흠, 저도 그 영화 오래전에 본 것 같긴한데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암튼 전 뮤지컬 영화는 다 좋습니다.^^

비로그인 2010-01-1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것 찍을 당시 존스는 임신중이었다죠. 그래서 무척 통통하게 나왔다고 살짝 불만이었다는데 전 르네 젤위거보다 존스가 훨씬 더 좋아요(개인적인 호불호의 감정이죠)
그런데 카메라 앵글은 1층 오른쪽 귀퉁이에서 찍은 듯한 앵글이 자주 나와서 참...

stella.K 2010-01-13 13:09   좋아요 0 | URL
예리하시군요, 주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