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Frankenstei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허리우드표가 다 그렇지. 눈을 사로잡는 마력은 있더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이조부 2010-11-0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옆에 있는 4단 서재에서 지성에서 영성으로 없어졌네요.

요즘에 그 책을 읽고 있어요.

모임에 나갔다가 그 책을 두고 와서 후배한테 소포로 부치라고 했는데 이 녀석이

차일피일 미루네요 ㅋ

stella.K 2010-11-03 15:22   좋아요 0 | URL
ㅎㅎ 가끔 님은 전혀 상관없는 란에 댓글을 다세요. 여기는 영환란인데.ㅋ

그책은 저도 감명 깊게 읽은 책이어요.
그렇게 부족할 것없이 완벽할 것만 같은 어르신에게도
말 못할 아픔이 있었다는 게 너무 공감이 가고,
다시 한 번 이 분의 지성이란 상당한 경지구나 싶어요.
지성을 통과해야만 영성이 보인다는데 공감은 가지만,
그렇게만도 얘기할 수 없는 게 영성이고, 신앙 같아요.
한마디로 오묘한 거죠.
 
청춘 - Plum Blosso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곽지균
주연 : 김래원, 김정현, 배두나

배두나가 '무릎팍 도사'에 나와 그런 말을 했다. 봉준호 감독이 자신을 발견해 줬고, 곽지균 감독이 연기란 무엇인가를 알게 해줬다. 나 뭐라나. 그리고 곽지균 감독 얘기가 나오자 그녀의 큰 눈에 눈물이 글썽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곽지균 감독은 올봄에 타계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그녀가 그렇게 말하는 바람에 호기심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배두나가 이 영화에 큰 의미를 두는 것과 나의 호기심이 무슨 상관이라고 이 영화를 봤을까? 싶다. 그녀가 특이하게 연기를 잘하긴 하지만 내가 그녀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로맨스 영화의 대부라던 곽지균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볼만한 이유가 없는데 봤다는 것.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면 그가 죽었기 때문이었을까? 그가 죽지 않았더라면 보지 않았을 영화다. 

 

영상은 아름답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늘어지고 암울하다. 무엇보다 감독의 영화를 거의 보지 않았지만 그리고 2000년에 만들어진 영화라지만, 내내 보면서 드는 생각은 감독은 자신의 영화적 화법을 극복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일부러 그것을 고수하려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전자에 더 혐의를 두긴 하지만.  영화는 어찌보면 옛날 방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도 그런 게, 김자효(김래원 분)와 이인수(김정현 분)이 번갈아가며 뇌까리는 "섹스"라는 단어가 진부하고 권태롭다는 느낌이 든다. 과연 우리의 "청춘"으로 대별되는 단어가 (슬프게도) "섹스"라는 단어 밖에는 없었던 걸까?  어찌보면 이 영화는, 세상이란 자기가 느끼고, 보고, 체험하는 것 그 이상을 넘어가지 않는다는 다소 자조적인 것을 보여 주기도 하는 것 같다.  

보통 우리는  성인이 되는 싯점을 고등학교 졸업 전후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때가 되면 성인이 됐기 때문에 술도 먹고, 담배도 피우며, 섹스를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지점이 가장 취약한 싯점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때야 말로 누구를 만나느냐,무엇을 경험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세계가 결정되는지도 모르니까. 자효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3학년 그 싯점에서 섹스의 첫 경험을 그렇게 하지만 않았더라도 그의 인생이 조금은 나았을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정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그 당황스러움과 혼란스러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첫 경험의 상대였던 정하라(윤지혜 분)는 그가 보는 앞에서 투신 자살을 하고 만다. 정하라 역시도 섹스의 첫 경험을 책임져 줄 줄 알았던 자효가 자신을 피하고 싫어하니 수치와 복수심으로 그같은 무모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니 자효가 성인이 되서 섹스 좀비가 된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싶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풋풋했던 자효와 수인이 대학을 다니게 되면서 벌써 뭔가에 쩔어있다. 이 비포와 애프터의 연기를 김래원과 김정현은 너무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동시에 방황하는 청춘을 나름 잘 연기했다. 하지만 나도 벌써 기성세댄가? '대학이라고 기껏 들어갔더니 저 짓거리 밖에 할게 없군'이란 우리네 부모 세대들이 했던 말을 그대로 뇌까리고 싶어졌다.  

그런데 차츰 보면서 드는 생각은, 흔히 하는 말로 남자는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맞는 말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아가 그것은 그저 사랑없이 섹스한 것에 대한 자기 합리화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란 말이다. 그에 비해 여자는 사랑이 먼저고 후에 섹스라고 말한다. 이것도 알고보면 내 여자는 순결해야 한다는 고전적 사고방식이 나은 유언비어는 아닐지? 이심전심이랬다고, 남자가 그렇게 말한다면 여자 역시도 그럴 수 있다. 요즘 자유연애라하여 여성에게 있어 섹스는 예전 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 박수도 손뼉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방탕한 자효가 진짜 사랑을 만날 수 있을런지는 알 수가 없다. 물론 영화의 엔딩은 긍정적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지만, 자효가 섹스만 하고 상처 받을 것을 두려워해 사람에 대해 마음을 열지 못한다면 영화 이후에도 자효는 여전히 방탕한 삶을 살 확률은 여전히 높다. 즉 이말은 그렇게 섹스와 사랑이 별개라고 말하는 이상 누구에게든 진짜 사랑은 오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그것은 자효와 수인의 자취방에서 그 둘이 나누는 말 그대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늙어도 오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상 자신의 배우자는 여전히 섹스의 상대자며 익숙한 집안 식구중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데 남자들은 그렇게 섹스와 사랑을 별개라고 말하면서 마음 저편엔 구원의 여인상을 동경하기도 한다. 그것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인수에게서 보여진다. 그는 고등학교 때 만난 선생님을 잊지 못해 동정의 몸을 나름 꽤 오래도록 유지(?)하고 살았다. 하지만 그 역시 미숙하고 어리석어서 선생님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아무와 섹스를 하고 그덫에 걸려 버린다. 나중에 선생님과 하룻밤을 지내게 되지만 그땐 이미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살을 하고 만다.  

가끔 영화나 문학은 아는 누가, 그것이 가족이든, 친구든 죽음을 목도하면 자아를 깨닫고 성숙해지는 것으로 표현을 하곤 하는데, 인수의 죽음이 그동안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던 자효에게 그것을 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는 것은 다소 억지스러운 결말처럼도 보인다. 그것도 사실 자신 스스로가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다. 인수의 죽음과 자효를 좋아하는 서남옥(배두나 분)의 적극성이 가능하게 해 준 것이다.  그렇게 자효의 소극적인 태도로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가지는 못할 것이다. 더구나 섹스란 잣대 하나만 가지고 이 세상을 어떻게 잴 수가 있단 말인가? 이렇게 청춘을 사랑 그것도 섹스에만 국한시켜 보여주려 했던 감독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몸은 여전히 청춘인데 20대와 함께 정신은 이미 40대 중후반의 권태로움을 보여준다. 사실 어쩌면 청춘은 뭔가 대단할 것 같아도 별 것 아닐 수도 있다. 그냥 인생의 한 과정으로 흘려보내는 것일 뿐. 그런데 자효와 인수는 뭔가 대단한 게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주저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린 꽃 같다.

여기서 '무릎팍 도사' 때 배두나가 말했던, 곽지균 감독에게서 로맨스 연기의 정서를 배우게 되었다는데 과연 무엇을 두고 그런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빈번히 보여지고 있는 정사 장면은 오히려 저렇게까지 친절할 필요가 있을까? 짜증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그녀는 그 프로에서 정사 장면의 곤혹스러움을 얘기 했었다. 수치스러움은 물론이고,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고, 자신이 앞날도 걱정스럽다는 것 까지. 그러면서도 그녀는 일에 있어서의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서의 나는 필요 이상의 정사 장면을 보여 준다면, 그것이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떠나서 그것도 일종의 착취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감독은 어떻게 하면 베드신을 많이 보여 주느냐, 배우는 얼마나 벗는 영화에 참여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능력과 예술에 이바지한 정도가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길동의 후예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생각했던 것 보다 재밌다. 성동일은 확실히 신뢰감을 주는 연기자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0-09-2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동일은 절대 주연 안 맡겠다고 말했다더군요.
그래야 오래, 수명이 길다구요.ㅎㅎ
현명하고 유머러스한 사람 같아요.

stella.K 2010-09-27 11:41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이 사람은 그 나름으로도 빛을 발하니까.
솔직히 이 영화에서도 주연 못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이조부 2010-09-2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별로일것 같았는데 의외로 좋은가 보네요~

나른한 오후 일요일 이 가는것을 아쉬워 하면서 봐야겠어요 ㅋ

stella.K 2010-09-27 15:4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별로 기대 안하고 봤는데 의외로 볼만했어요.
특히 저 성동일의 연기가 일품이었죠.
나중에 한번 보세요. 나른한 일요일 날.^^

양철나무꾼 2010-09-2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들은,
"엄마,액션이 지대루야~"
이러면서 낄낄거리던데요~

시험기간에 공부 대신 영화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해피한 일이겠죠.

stella.K 2010-09-28 10:02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아무리 시험기간이라도 재밌는 걸 못 본데서야
감히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국민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ㅋㅋ

lo초우ve 2010-09-2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며칠전 티뷔에서 추석특집으로 봤어요
아 이거야 원.... 파일로 소장하고 있는데 티뷔에서 보여주다니.. ㅡ,.ㅡ;
어쨋든 모 재미있게 봤답니다 ^.^

stella.K 2010-09-28 09:59   좋아요 0 | URL
사실은 저도 티뷔에서 봤답니다.
제가 코믹쪽에서는 눈이 좀 높은 편인데 모처럼 재밌게 봤어요.^^

카스피 2010-09-28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아쉽게 못봤는데,그래도 신민아가 나오는 구미호에도 무척 코믹하게 나오던데요^^

stella.K 2010-09-29 10:46   좋아요 0 | URL
앗, 성동일이 그 드라마에도 나오나요?
글면 그 드라마를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군요.ㅎ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 Sex, Lies, and Videotap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독 : 스티븐 소더버그
주연 : 제임스 스페이더, 앤디 맥도웰

이 영화를 보려고 나름 애를 썼는데 여간해서 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또 이렇게 포기하고나니 생각보다 쉽게 보게 되었다. 뭐든지 때가 있다더니 그 말이 맞는가 보다.  원래 영화 볼 줄 안다는 사람들 의 영화목록표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영화가 이 영화일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영화를 볼 줄 안다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저렇게 섹스를 노골적으로 제목으로 단 영화는 취미가 없다. 하지만 왜 영화 볼 줄 아는 사람의 영화목록표에 이 영화가 빠지지 않는가? 그것이 알고 싶을 뿐이었다.   게다가  내가 스티븐 소더버그를 아주 좋아하느냐면 그런 것도 아니다.   

사실 그는 미국 비주류 영화계에서는 내로라하는 영화감독이다. 누구는 그가 천재라고까지 칭송을 한다. 하지만 난 주류든, 비주류던 '미국적인 걸'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역시 이 감독이 천재인지 아닌지엔 별로 관심이 없다. 물론 그의 영화(들)를 아주 미치도록 좋아한다면 그 말에 동의하는데 주저함이 없겠지. 단지 내가 소더버그를 싫어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건 그의 독특함, 주류에 섞이지 않는 그만의 세계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보여준다는 점에선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 여성학 강의를 들으면서, 결혼이 갖는 여러가지 특징 가운데 하나는 섹스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사실 내가 이 강좌를 들은 건 20세기니, 작금에 들어와서 이 말이 얼마나 구식으로 들릴지 안 봐도 비디오다. 누구는 그러겠지, 섹스는 꼭 결혼이 아니어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고.  결혼 보다 더 우선시 되야하는 것은 사랑과 신뢰가 아니겠냐고. 결혼해서 자기 배우자와 섹스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거기에 사랑과 신뢰가 있는지 없는지 어찌알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누구는 섹스는 배설 또는 이완가 같은 것이란 좀 더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 사고관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21세기에 섹스를 결혼에만 국한 시킨다는 건 얼마나 시대착오적 발상이겠는가? 하지만 이런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 신문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수적인 시각은 여전히 공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섹스가 보수적이어서 인간이 불행하다고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 누구는 섹스가 보수적이어서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섹스 리스 부부는 또 얼마나 많은가? 비근한 예로 오래도록 같이 살아 온 부부는 꼭 오누이지간 같아서 섹스할 맛이 안난다고 한다. 아니할 말로, 오빠와 또는 누이동생과 섹스하는 사람 봤냐고 오히려 반문을 하는 것이다.  섹스는 그런 것이다. 영화에서 앤과 존처럼. 앤은 말하지 않는가? 꼭 부부라고 해서 섹스를 해야 하는 것이냐고? 그리고 자신은 한번도 남편과의 섹스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했노라고 말 하기도 한다. 또 실제로 존도 그것을 인정하지만 특별히 불만은 없는 '척'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섹스는 짜릿할수록 좋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찾아 나서길 주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존은 아내 대신 처제인 로라와 대범한 섹스를 하지 않는가? 물론 대부분의 로라의 유혹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또한 로라는 형부에게서 성적 희열을 느낀다.  한마디로 이는 마치 서로 먹고 먹히는 사슬처럼 얽혀있다.  그런데 이 같은 세 사람의 관계에 우연인지 필연인지 끼어들게 된 것은 존과 대학을 같이 다닌 그레이엄이다. 하지만 독특하게(?)도 그는 성불구자다. 대신 그는 섹스에 관한 인터뷰를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하는 일을 한다. 일종의 연구 프로젝트의 한 과정이다.  

그런데 이 비디오 테이프를 앞에 놓고 벌이는 각 등장인물의 진실 게임이 만만찮게 흥미롭다. 형부에게서 희열을 느낀다는 로라는, 알고 보면 언니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형부와 섹스를 하는 것이며, 언니인 앤이 남편과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은, 섹스에 흥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실은 동생과 남편이 섹스를 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레이엄이 성불구라는 것도 거짓말이다. 그것은 대학 때 존이 그레이엄의 애인을 건드렸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상처로 성불구를 자처했을 뿐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인터뷰에 응한 앤과 인터뷰 도중 비디오 녹화를 중단하고 섹스를 하게된다. 그후 앤은 존에게 이혼을 결심하고,  그 때문에 화가 난 존은 모든 것이 그레이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에게 화를 내지만, 아내와 그레이엄이 섹스한 사실 때문에 그는 절망한다. 그리고  대학시절 존이 그레이엄의 애인을 건드렸던 건, 그레이엄이 사랑을 온전히 지켜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완벽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찌보면 섹스는 눈이 멀었기 때문에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에도 '끌리는 걸 어떻게 하냐'고 말하지 않던가? 하지만 그렇게 무책임한 말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섹스의 짜릿함만을 쫓다 결국 패가망신의 전형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누구는 섹스는 자유롭게 말해지고 표현되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지 못해 부작용의 사례를 들이대면서. 하지만 섹스를 얼마나 많이 말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만큼 잘 말하느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말주변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도덕성, 순결성을 말하는 것이다. 영화에서나 상업성의 논리로 마치 섹스는 출구를 잃은 것마냥 마구 무분별하게 다뤄지고 혹사당해 왔다.  물론 이 영화는 섹스에 대한 보수적인 계몽 영화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섹스의 도덕적인 측면과 부도덕적인 측면을 함께 다루었다는 점에서  탁월하게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0-09-25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언니, 영화 참 많이 보시네요.
저희 집에 보려고 구매한 DVD가 한아름인데, 저는 거의 못보고 있어요.
머하고 사는건지......... ㅠㅠ

이 영화를 저도 보려고 참 무던히도 애썼지요. 기억을 살려주네요.
남자 주인공 얼굴을 다시 보니, 너무 익숙해서 인터넷을 뒤졌네요.
아하, 스타게이트의 주인공 남자네요. ^^

stella.K 2010-09-25 21:14   좋아요 0 | URL
나도 많이 못 본다우. 나도 볼 영화가 한아름인데
아마 죽기 전에 다 못 보겠지 싶소.ㅎㅎ
맞아요. 남자 주인공 낮이 익다 싶었는데 그 영화였군!
이 사람 지금 뭐하며 사는지 모르겠어요.^^

2010-09-25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0-09-25 11:27   좋아요 0 | URL
이 영화가 만들어졌을 당시는 그랬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헤이해진 부분이 있어 놀랄 것도 없겠죠.
그래도 저 위의 가위 가지신 분은 문제로 삼을 겁니다.
성범죄자를 위한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가 좀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양철나무꾼 2010-09-2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도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아~이 리뷰 참 맘에 들어요.

가슴 한켠이 뻐근해져요.

stella.K 2010-09-25 15:21   좋아요 0 | URL
으쓱 으쓱~ㅎㅎ

프레이야 2010-09-25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오래전 보았던 영화에요. 기억이 가물가물ㅎㅎ
지금 이 나이에 보게 되면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저 자신도 궁금해지네요.^^
오래전 읽었던 책을 세월이 지나 다시 읽게 되면 다른 생각이 드는 것처럼요.
스텔라님의 영화리뷰가 날로날로 좋아요.
그러니 당연 추천이야요!!

stella.K 2010-09-25 19:09   좋아요 0 | URL
오, 프야님, 부끄~ 고워요.^^

oren 2010-09-26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여기까지 왔는데,
오래전에 봤던 영화여서 님의 리뷰글을 끝까지 읽게 되었네요.
문득 오늘 어떤 책에서 본 '합리화'가 떠올라 덧붙여봅니다.
******
영화「새로운 탄생(The Big Chill)」에서 제프 골드블럼은,
"합리화는 섹스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친구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그는 이렇게 묻는다.
"한 번도 합리화를 하지 않고 일주일을 보낸 적이 있는가?"

stella.K 2010-09-26 15:5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오렌님.
일주일은 고사하고 하루라도 합리화 안 할 수만 있어도...ㅋ
 
꼬마 니콜라 - Little Nichola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기대했던 것만큼 아주 재미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충분히 키득대며 볼 수 있는 영화임엔 틀림없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배경은 요즘이 아닌 듯하다. 6,70년 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저 니꼴라의 엄마와 아버지가 생각 보다 늙어 보인다. 요즘에 니꼴라만한 아이를 둔 부모가 저 정도일리는 없다. 아주 늦게 결혼한 것이 아니라면. 요즘으로치면아이가 적어도 중학생 이상이 되야하지 않을까? 옛날엔 뭐든지 지금 보다 나이들어 보였다. 그건 만국공통 같다. 그리고 니꼴라의 부모가 보여주는 심리도 어딜 가나 똑같은 것 같다. 이를테면, 처음엔 사장 부부를 초대해 좋아라 하다가, 막상 초대하려니 이것도 걸리고, 저것도 걸리고 그래서 취소하자고 했다가 남편이 옷도 사 주고 보석도 사 주자 열심히 식사를 준비를 하는 것.을 보면. 그 놈의 있어보여야 한다는 강박이란. 

또한 봉이 김선달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여러가지 잡다한 것들을 섞고 이 물을 마시면 기운이 좋아진다고 허위 광고로 아이들을 현혹시키고 삥뜯기를 하는 니꼴라와 소위 그 일파들. 확실히 아이 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그중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니꼴라가 엄마가 동생을 가졌을 거라고 믿음 때문에 벌이던 만행들. 거기엔 위에 기술한 내용도 포함이 되어있다. 돈을 벌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매번 실수와 불발로 끝난다. 이것은 니꼴라의 친구가 동생을 얻었기 때문인데 그로인해 부모님의 사랑을 더 이상 받지 못할 거란 강한 믿음을 니꼴라에게도 전해줬기 때문이다. 가장 큰 불발은 그 친구가 막상 동생을 얻고보니 나쁜 거 보단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어렸을 때는 많은 혼란 가운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도 보면 어렸을 때 그랬던 것 같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행동 거지를 바로 가르치기 위해 여러가지 상상력을 동원했었다. 왜냐하면 그래야 효과가 강력하니까. 예를들면, 어른들은 문지방에 서지 마라고 가르쳤다. 거지가 된다는 것이다. 하긴, 옛날에 거지들은 남의 집 문지방에 서서 먹을 것을 얻기까지 꼼짝하지 않았다. 그러니 역으로 그런 가르침을 줄 밖에. 또한 한숨 쉬지 말라고도 했다. 엄마 죽는다고. 그도 그럴 것이 엄마의 입장에서 우리가 커서 한숨 쉬는 인생이 될까 봐 걱정되어 미리 방패 교육을 시킬 참이었는가 보다. 그러니 니꼴라가 그런 상상을 주입받고 그런 만행을 저지르는 걸 보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가 동생을 보지 않는 것은 자기가 살기위한 굉장한 미션이었으리라. 더구나 동생이 태어나면 아버지가 자신을 숲속에 버릴거란 믿음 때문에 숲으로의 소풍만큼은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막상 숲에 도착하지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문을 잠궈버리지 않던가?  

나에게도 비슷한 가족에 대한 상상이 있다. 예를들면, 우리집은 공교롭게(?)도 2남2녀였는데, 그래서 그럴까? 이담에 크면 언니는 오빠와 결혼을 해야하고, 나는 내 동생과 결혼을 해야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다른 집도 우리와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또한 내가 동생과 소꿉놀이를 같이했던 영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뿐인가? 내가 자랄 무렵엔 TV에서 방영해 주는 만화영화들이 우리나라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의 거의 90%가 일본에서 들여 온 것인 줄 알았을 때의 그 당혹감이란. 그때 당시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만화는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와 도날드 덕과 더불어 '철인28호'와 '아톰' 그리고 그 유명한 '요괴인간'이라는 것이다. 특히 요괴인간은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긴 하지만, 주인공 소년이 정의롭고, 용감해서 신뢰감을 주지만 안타까운 건 알고보면 흉측한 요괴라는 것. 그래서 나는 한동안 나의 가족들도 사실은 알고보면 요괴는 아닐까? 상상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이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최대한 그들이 요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으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의 가족들을 대할 때 자연스러움이 지나쳐 부자연스러움으로 나타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는데, 그러면 나의 가족들, 특히 오빠와 동생은 대번에 나의 연극스러움에 "너 왜 연기하냐?"고 대번에 머리를 주워박곤 했다. 사람이 살기 위하여 자연스러워지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고나 할까? 참, 80년 대 중반에 'V'란 미드가 방영했을 때 나는, 이는 필시 제작진들이 '요괴인간'을 보고 본땃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믿거나 말거나한 소리지만. 

어쨌거나, 이 영화는 친구가 막상 동생을 보고나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떠버리는 친구의 말에 니꼴라도 생각을 바꾸게 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한다. 하지만, 모르긴 해도 가족 구성원에게서 받는 혼란스러움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엄마는 결국 니꼴라의 동생을 낳았는데 그 친구처럼 남동생일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막상 니꼴라의 동생은 여자였다. 그것 때문에 또 얼마나 머리가 혼란스러워지던가? 우리가 현실과 상상을 일치시킨다는 것이 결국 성숙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그것은 내 뜻대로만 되지 않더라는 것의 또 다른 일면을 보는 과정과 같은 것은 아닐까? 어렸을 땐 자신의 상상에 현실을 꿰맞출려 했다면, 점점 커 가면서는 현실을 상상에 맞출려다 깨져버리는 과정으로 옮겨 가는 것은 아닐지? 그런 의미에서 니꼴라는 여전히 좌충우돌이고 ing인 것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0-09-2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소설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영화 개봉하면 코알라랑 보려고 했는데 결국 놓쳤네요.

저두저두... 일본 만화라는 것을 알았을 때, 엄청 충격받았던 기억이 나여.
그 왠수라고 배운! 일본의 만화들을 우리에게 보여주다니! 하면서. ^^

stella.K 2010-09-24 11:03   좋아요 0 | URL
그때의 충격이란...!
그러고 보면 그대와 내가 동병상련이었구려.

영화 괜찮아요. 나중에 코알라랑 dvd로 같이 봐요.^^

2010-09-24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4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9-2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책 뿐만 아니고 영화에 관한 취향도 잡식성이시네요.
도무지 깊이와 넓이를 종 잡을 수 없습니다여.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stella.K 2010-09-25 15:20   좋아요 0 | URL
앗, 이건 그냥 생각나는대로 썼을 뿐인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