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참 예쁘다. 첫회부터 흥미롭게 보고 있는데, 어제는 내가 본 중에 가장 압권이었던 것 같다. 이름하여 이동진과 정윤수의 와인바에서의 대결씬.
남자들이 의외로 단순하고 비합리적여서 낄 때나 안 낄 때나 가리지 않는다.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면 이동진과 정윤수 만나서 좋을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도 그 의협심이라는 게 뭔지? 나중엔 정윤수의 처한테까지 무릎을 꿇지 않는가? 그래도 그것이 진실을 낳는다. 사랑의 진실.
솔직히 가끔 이런 비합리적인 뭔가에 가끔 꼭지가 돌고 화도나지만 이런 씬이라면 감동 안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여자들 남자 귀찮고 싫다고도 하지만 그 무서운 경찰서에서 그렇게 찾을만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좀 외로운 인생아닌가?
감우성이 귀엽다. 지나치게 잘 생긴 것도 아니고 똥폼만 잡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속물스럽고 능청맞으며 진실스럽다. 오히려 우리 세대엔 현빈 보다 이 사람이 낫지 않을까?
이 책을 원작으로 했다는데, 다들 원작 보다 극작이 훨씬 낫다고 한다. 원작자는 남자인데 반에 우리나라 극작자는 여자. 아무래도 여자가 잘 쓰긴 하지.
어제 또 하나의 압권은, 은호의 헬스 트레이닝을 받는 간간히 나오는 뚱보총각의 말이 인상적이다.
살이 빠진 것에 은호가 격려를 하자 그 뚱보총각,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자신이 너무 뚱뚱하다는 것을 알고 그래, 한번은 나에게 잘 해 줄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살을 뺄 생각을 하게됐다고. (아, 이거 맞나? 돌아오는 주일날 재방송 봐야겠다) 암튼 이것이 은호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국 잘 안되긴 했지만.
가만히 그 말을 음미해 보니 나에게도 적용하고 싶어진다.
누구야? 이렇게 대본 잘 쓰는 사람이...!
그나저나 이 드라마 끝나면 뭘 보지?
아, 근데 궁금해요. 그 뚱보 총각이 뭐랬는지 누구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 있나요? 댓글 좀 달아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