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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교봉에서 1,2,3.4,5천원 균일가 전을 한다. 아주 좋아 보이는 건 아니지만 쓸만한 책이 제법 눈에 띈다. 특히 뤼팽 시리즈는 확실히 탐이난다.

장난삼아(?) 눈에 띄는 책이 있어 장바구니에 담아 본다. 배송비 2천원을 더해도 책 8권에 3만원도 나오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책구매는 알라딘 외에 해 본적이 없는데 확실히 놓칠 수 없는 강력한 뽐뿌질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난 인내의 여왕이므로 강력한 뽐뿌질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질러버리지는 않는다. 12월 31일까지라니 여유는 있다만, 그렇다고 안 지를 나도 아니니 이건 거의 시간문제라고 봐야하야 할 것이다. 이게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도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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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ephistopheles > 열광했던 TV 시리즈들의 음악.

요즘이야 좀 뜸하지만 옛날에 TV드라마 시리즈를 즐겨 봤던 시기가 있었다.
물론 국내 드라마 보단 외국 (주로 미국) 유명  TV 시리즈 물은 가급적 빼지 않고 꼬박꼬박 봤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그 시리즈 물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작할때 흘라나오는 메인테마들은 꽤 잘 만들어서
그런지 귀에 쏙쏙 박히는 경우가 대부분이 아니였나 싶다.

옛날부터 거슬러 올라가 비교적 최근까지 즐겨봤던  TV 시리즈 물의 메인테마 디벼보자...

1.내용은 거의 기억은 안나지만 테마만큼은 귀로 기억하는 시리즈물.

Saint라는 TV 시리즈는 옛날에 봤던 기억이 나지만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난다. 다만 극을 시작할 때.
나오는 졸라맨 몸매의 머리에 동그라미(천사의 그것)을 달고 있는 캐릭터가 열심히 왔다갔다 하면서
흘렀던 메인 테마는 참 신선했다.

Hawaii 5-0 이건 주로 AFKN이라는 채널을 통해서 접했었다. 형사 두명이 하와이 해안을 누비면서
범죄를 소탕하는 내용이였는데 음악도 신났고 무었보다도 아름다운 하와이의 경치를 실컷 볼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스타스키와 허치...마이애미 바이스..등의 두명의 형사가 짝을 이루는 TV 시리즈물
의 거의 초창기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2. 제 5전선 (Mission impossible)



톰 크루즈가 설쳐대는 무려 3편까지 나온 영화 말고 TV 시리즈 원작을 말하고자 한다.
사실 영화는 3편을 안본 시점에서 2편은 정말 쓰레기..가 아니였나 싶다. 2편은 완전 톰 크루즈가 후까시
와 가오로 범벅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후까시=겉멋, 가오=폼 : 페이퍼의 재미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썼습니다. 양해 바랍니다..호호호)
백발의 대장이 녹음 테잎을 받고 명령을 지시받고 언제나 그렇듯이 마지막 내용은
`니들이 잡혀도 난 몰라...니들은 누구.?? ' 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면서 테잎에 불이 붙으면서 시작되는
메인 테마는 영화에서도 재편집되어서 쓰였으며, 그리고 각종 코미디 영화에서도 여러번 쓰였을 정도로
명곡이 아닌가 싶다.

3. 블루문 특급 (Moonlighting)



아직 머리카락이 많이 남은 젊은 시절의 브루스 윌리스를 볼 수 있었던 TV 시리즈 물이였으며, 정말
재미있게 봤었던 기억이 난다. 시리즈 중간중간에 나왔던 패러디부분에선 방바닥을 굴러다니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특히 `카사블랑카'의 패러디 편에서 험프리 보가트역으로 나온 브루스 월리스가 자기 술집의
샘에게 ` 그 노래는 연주하지 말라고 했지..!!' 하고 윽박을 지르자 소심한 샘은 불쌍한 표정으로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했던 장면은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다. 메인 타이틀 뿐만이 아니라 들어있는 곡들 자체가
워낙 좋아서 한장을 사도 버릴 것 하나 없는 OST로 구성되어 있다.
.

4. 맥가이버 (Macgyver)



한국에서 빅토리아녹스(스위스칼)의 판매량에 엄청난 영향을 줬던 TV시리즈 물..
총기류를 혐오하고, 고소 공포증이 있으니 천재적인 머리로 과학에 의거한 위기탈출과 사건해결의 모범을
보여줬던 시리즈 물이 아니였나 싶다. 어렸을 땐 열광하면서 봤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역시나 미국만세!
라는 드라마가 아니였나 하는 씁슬함이 남아 있다. 그당시 멋진 리처드 딘 앤더슨의 활영상으로 도배편집이
되어진 오프닝에서 흘렀던 곡으로 아마도 이 연주곡을 모르면 당신은 간첩..? 일지도...

5. 에어울프(Air wolf)



벨에서 나온 시제품 헬기에 영화적인 요상망측하지만 그럴듯한 장비를 덕지덕지 붙여서 슈퍼헬기라고
사기를 쳤던 TV시리즈 물...
내 중딩때 나왔던 이 시리즈물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잔 마이클 빈센트 라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의 인기는 엄청 대단했던 기억이 난다. 호숫가에서 홀로 첼로를 독주하면서 수면위를 날라가는
독수리의 모습을 쫒는 고독한 주인공의 시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6. 스타트랙 (STAR TRAK)



이 시리즈는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던 기억이 나지만, 미국의 경우 마니아가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 물이다. 오죽하면 본편에 이어 스핀오프 격인 시리즈가 두개가
더 나왔으며 각각 독립된 에피소드를 가지고 만든 영화도 여러편이 될 정도였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별로.....암흑의 우주에서 광속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가 지나가면서 나오는 메인테마는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진다.

7. 엑스파일(X-file)



무슨말이 필요 있겠는가. 음모론의 큰 굵은 가지를 가지고 연장에 연장을 해왔던 최고의 시리즈물.
멀더역과 스컬리 역을 맡은 데이빗 듀토브니와 질리안 엔드슨을 스타로 끌어올린 시리즈물.
국내에선 주인공 역활을 맡았던 성우들의 인기도 하늘을 찔렀다.
음산스러운 듯한 메인 타이틀은 극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 떨어졌다.

8. 트윈픽스(Twin peaks)



뇌구조가 일반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데이빗 린치의 TV시리즈 스릴러 물로 국내에서 방송되었을 땐
여기저기 보이지 않는 가위질을 많이 당했지만, 고집스럽게 끝까지 봤었던 기억이 난다. 보는 내내 찝찝한
기분과 함께 몽환적인 내용을 고수했으며, 마지막 결국 악령은 제거되지 않았다는 후딱 깨버리는 결말이
기억에 남는다.  시리즈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지는 환몽적인 테마.

9. 엘리맥빌(Ally mcbeal)



보스톤 사이코(?) 변호사들의 좌충우돌 인생이야기.
처음엔 정말 재미있게 봤으나, 갈수록 용두사미격으로 떨어져버린 시리즈물이 아니였나 싶다.
시리즈편마다 우정출연격으로 나왔던 헐리웃 스타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신선했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노래를 이렇게 잘 부를 줄 몰랐다는.)
내용은 재껴두고라도 시리즈 내내 나왔던 음악만큼은 10점 만점을 줘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

10. CSI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 시리즈 물은 설명이 필요없으리라고 본다.
오죽하면 CSI신드롬이라는 단어가 백과사전에 기입이 될 정도로 이 시리즈물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라스베가스 본편의 인기에 힘입어 마이애미, 뉴욕의 스핀오프 시리즈가 두편 나와있는 상태로 계속되는
시즌을 이어가고 있는 초특급 인기 시리즈물..
이색적인 것은 3편 모두 오프닝의 곡은 `THE WHO' 라는 락그룹의 음악을 편집해서 사용했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그반장님보다는 호반장님이 더 멋지다. (요즘 마이애미 시즌을 봐서 그런건가.?)
뉴욕시리즈는 게리 시니즈라는 배우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들만큼 카리스마가 보이진 않는 듯 하다.

뱀꼬리1 : 이메일 간만에 확인들 한번 해보세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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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영화가 도스토예스프키를 인용하는 방식

미국의 영화평론가 '조너선 로젠봄과의 대화'를 읽어보기 위해 '씨네21'(06. 05. 10)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전영객잔' 코너에서 김소영 교수의 흥미로운 칼럼을 발견하게 되어 옮겨온다. 원제는 '계급 상승 욕구와 취향 맞추기'이며, '<매치포인트>와 <달콤, 살벌한 연인>이 도스토예프스키를 인용하는 방식'이 부제이다. 부제에서 드러나지만 최근 개봉작 두 편에 대한 리뷰 성격의 글인데, 물론 나의 관심은 '도스토예프스키를 인용하는 방식'에 더 가 있다. (아직 비디오로 출시되지 않은) 두 편의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탓에 내가 덧붙일 말은 별로 없을 것이다.

 

 

 

 

-중1 때 학교 백일장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뭐, 그렇겠거니 했다. 그런데 담당 선생님이 불러서 하시는 말씀이 곧잘 썼는데 조숙한 내용인데다 (도스토예프스키) 표절 의혹이 느껴져 일단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이후로도 대상이라고는 받은 적이 없다). 말하자면 조숙해서 장려해야 할 대상이던 나는 그 뒤에도 소설 습작에 몰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깊이 감명받아 누구에게나 해가 되는 “하찮고 보잘것없는” 사람을 살해하는 이야기를 썼다.  

-그런데 하필이면 내 첫 번째 소설의 독자가 바로 어머니가 (몰래) 되는 통에 내 윤리적 성향을 의심받아 대단히 고생했다. 나의 도스토예프스키 모작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을 유난히 강력하게 상기시켜주는 두편의 영화가 있으니 <달콤, 살벌한 연인>과 <매치포인트>다.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교양의 척도이자 살인 지침서로 등장한다. 굳이 제목에서 생각하자면, 어떤 살벌함을 가리키는 인덱스다.

-<매치포인트>에서도 도스토예프스키는 교양의 척도이자, 소포클레스와 더불어 인생의 살벌한 비극을 가리키고 있다. 두 영화에 모두 도스토예프스키가 등장한다고 지적하고 그래서 두편을 함께 쓴다고 하는 것은 반쯤 진담이지만, 둘 다 계급 상승이나 신분, 취향이라는 문제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사례를 제공한다. 그리고 두 영화에는- <매치포인트>엔 도스토예프스키만이 아니라 스트린드베리, 베르디 등이 그리고 <달콤, 살벌한 연인>엔 몬드리안, 고흐 등이 등장한다― 대단히 통속화된 고급예술과 아직은 약간 접근 불가능한 예술 작품을 계급성의 중요한 참조물로 활용한다.

욕망과 행운으로 대치된 <매치포인트>의 도덕적 판단

-<매치포인트>라는 제목의 의미는 승패를 좌우하는 마지막 1점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매치포인트를 필요로 하는 것은 주인공인 크리스(조너선 리스 마이어스)다. 그는 아일랜드 출신의 전직 프로 테니스 선수였으나,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런던으로 와 테니스 교습을 시작한다. 미래가 불투명한 어려운 처지다. 그러나 그는 영국 상류층의 한량인 톰(매튜 구드)을 만나 오페라를 좋아하는 자신의 고상한 교양을 말한 덕에 톰의 가족이 사용하는 로열오페라하우스의 관람석에 앉게 된다. 그러다가 톰의 여동생인 클로에(에밀리 모티머)의 눈에 든다.

-한편 톰의 연인이자 크리스가 한눈에 매혹되는 노라(스칼렛 요한슨) 역시 사실 매치포인트가 필요하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 출신으로 여배우가 되려 하지만 불행히도 오디션에는 실패하고 남자의 눈길을 끄는 데는 성공한다. 그녀에겐 몇년 대학을 다닌 고전적 아름다움을 가진 언니가 있지만 마약에 빠져 있고, 아버지는 가족을 두고 떠났으며, 직업을 전전하던 어머니가 있다.

-크리스와 노라가 만난 계기는 영국 상류층 올드 머니의 ‘미덕’을 가진 휴잇 집안의 혼기가 닥친 톰과 클로에의 각각의 파트너로서다. 크리스와 노라는 둘 다 인생의 게임에서 1점이라도 더 필요한 사람들이라 서로를 금방 알아보지만, 크리스의 기회주의적 섹스 이후 둘은 헤어진다. 톰은 노라를 떠나 자신의 집안이 승인할 수 있는 여자와 결혼한다. 반면 휴잇 집안은 크리스에게 그에 걸맞은 직책을 구해준 뒤 딸과 결혼시킨다. 여기까지 스코어를 보자면 크리스는 계급 무한 상승 이동 가능한 점수를 얻었고, 노라는 잃었다. 그러나 문제는 크리스가 템스 강가의 호화 아파트의 삶 외의 무엇인가 다른 것, 말하자면 애욕이라고 알려진 것을 노라에게 투사하면서 일어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문제는 크리스에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노라에게 일어난다.

-노라는 그녀의 말처럼 남자들이 그녀와 잠을 자면 뭔가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유혹하기 때문에 상대가 톰이건 크리스건 사실 별 관계가 없다. 톰이 잘생기고 그녀에게 선물 공세를 하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크리스에게 말했지만, 초반의 호기심 말고는 사실 노라가 왜 크리스와 관계를 하는지는 그녀의 말대로 모호하다. 처음 만났을 때 노라는 크리스가 대단히 공격적인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영화에서 가장 격한 장면은 둘이 호텔에서 나와 다시 노라의 아파트로 가 정사를 벌이는 부분이다. 노라는 크리스의 넥타이를 풀어 그의 눈을 가리는데, 크리스는 여기서 처음으로 흥분한 모습을 보인다. 이제까지 그는 냉정하고 계산된 발언을 했었다. 상류층의 별장이나 런던의 팝, 음식점 그리고 테이트 모던 등을 우아하게 보여주던 카메라가 이 부분을 정면에서 잡기 때문에 관객은 거의 날것처럼 이 장면을 불현듯 응시하게 된다. 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성적 에너지는 상당히 높다. 또 노라가 뒤에 있기 때문에 관객은 흥분하고 만족해가는 남자의 몸을 직접 마주한다.

-<매치포인트>는 계급 상승 욕구의 실현이라는 것 말고도 크리스의 육체적 흥분과 쾌락의 충족을 보여준다. 관객이 그의 성적 흥분을 날것처럼 느끼게 구조화되어 있는 셈이다. 이 장면은 영화의 종결부 크리스가 노라에게 가하는 모종의 끔찍한 무엇과 기묘한 대구를 이룬다(스포일러를 피하고 있음). 이 영화에서 질리는 부분은 노라의 일기장의 진술마저도 크리스의 그저 행운으로 충만한 사회적 건재를 훼손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유령의 저주도 크리스의 비윤리적 행운을 앗아가진 못한다. 굳이 그 의미를 구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상층 계급, 건재의 비밀이 자본가로서의 능력이 아니라 상당 부분 운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이다. 영화는 도덕적 망설임없이 그 부분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또 도스토예프스키와 소포클레스의 사유를 씌운다. 하지만 사실 영화는 크리스의 살갗 벗겨진 욕망과 상류층의 옷으로 덧씌운 욕구의 변주에 다름 아니다. 또 그것은 노라의 삶의 포인트를 제거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이 영화가 유사한 이야기를 다룬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소설 <아메리카의 비극>이나 영화 버전인 <젊은이의 양지>(1951)와 다른 점은 남자주인공이 사형과 같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다른 차이점은 위 작품들에선 먼저 가난한 여자와의 관계 중에 부자인 여자를 만나는 설정이지만 <매치포인트>는 계급 상승을 가능하게 해줄 대상과 성적 욕망을 일으키는 대상을 거의 동시에 등장시킨다. 바로 그러한 동시성으로 상승하려는 욕구와 성적 충동에 대한 욕망은 서로 경합하면서 영화에 응축된 긴장과 에너지를 더한다.

-우디 앨런은 예술·상류 계층의 문화와 날것 그대로의 욕망을 정교하게 혼합해 살인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는 텍스트의 내재적 논리를 만들어내고, 영국사회의 세습적 부의 완고함과 자비로움을 우아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 영화에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을 <아메리카의 비극>의 1920년대 미국이나 <젊은이의 양지>의 1950년대와는 달리 어느 정도 시대착오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매치포인트>가 위의 작품들과 결정적으로 갈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는 텍스트가 관객에게 주입하려는 이런 충동, 유혹과 달리 이 영화의 여성과 일하는 계층, 그리고 노인에 대한 혐오는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의 흔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스처이지 텍스트를 가볍게 태울 정도는 아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통속적 인용 <달콤, 살벌한 연인>

-이 영화의 두 장면에서 나는 사실 포복절도했다. 그 하나가 영화의 마지막 즈음, 헤어진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다른 사람들은 연인이 좋아하던 음악을 들으며 느낀다거나 하는데, 황대우(박용우)는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되면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 나는 사실 토요일 저녁, 달콤한 무드를 가장하고 있는 연인들 틈에 끼어 멀티플렉스 복도 끝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었다(처음에 들어섰을 때 둘씩 앉은 연인들이 매우 동정어린 눈길을 던졌다. 시사회에서 볼걸…). 그래서 원한 것만큼의 박장대소를 연출하지는 못했으나 모처럼만에 보는 엉뚱하고 웃기는 코미디다.

-이 영화는 거의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것에 버금가는 몬드리안 그림을 놓고도 누군지 모르고 도스토예프스키도 생판 초면인 한 여자 미나(최강희)가 대학 영문과 강사인 남자를 만나 취향 갖추기를 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 시체를 묻을 구덩이를 파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 영화는 취향을 통한 계층간, 성별간 구별짓기의 풍속도이면서 또한 그러한 고급 취향의 통속화 과정이다. 대학 영문과 강사와 혈액형으로 상대를 파악하는 ‘유치’한 여자간의 취향의 조정 과정 말이다. 동시에 순애보적 사랑이나 그 사랑의 대상으로서의 청순명랑 타입의 여성에 대한 가벼운 해체적 시각이 있다. 이웃집 청순 명랑 처녀가 블랙 위도로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롭다.

-두 번째로 웃긴 장면은 미나/미자의 도스토예프스키 인용과 해석이다. 예의 그 하찮고 보잘것없는 사람을 죽인다는 구절 말이다. <매치포인트>의 도스토예프스키 인용보다 통속적이고 웃기는 코드로 사용되었지만 오히려 이러한 참조가 덜 느끼하다. 이렇게 가볍게 날이 선 영화, 또 농담이 상당히 마이너한 감성인 영화를 저예산으로 만들어 주류영화의 배급망 속으로 올려놓은 것은 앞으로도 흥미로운 벤치마킹의 사례가 될 것 같다.

06. 0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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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라주미힌 > 연애시대의 결말, 난 이런걸 기대했다..

니도 좋고, 니도 좋으니

다함께 살자꾸나

 

ㅡ..ㅡ;

 

남의 불행을 씹어 삼켜서 자신의 행복으로 살찌울 순 없잖어... ㅎㅎㅎ

모두다 해피 한 것 아닌가.. ㅡ..ㅡ;

 

 

아니면 원흉.. 감우성만 죽던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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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5-2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09
이런 드라마의 경우는 실제로 일어나기 쉽지 않죠. 하지만 이럴수도 있지 않느냐에 저는 공감하는데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감우성이 손예진에게 그러잖아요, 이대로 시간이 흘러버리면 그땐 이 시간을 뭐라고 할 것 같냐고. 이미 지나가버린 걸 돌이킬 수 없다고 하지만 후회 좀 하면 어떠냐고 주절주절 떠들어대던 장면이요.
그렇게 되기까지 전후맥락이 없다면 감우성뿐 아니라 손예진도 나쁜뇬인데, 남이 얼만큼 불행한가는 당사자만 알아요. 그러므로 남의 불행을 씹어 자신의 행복으로 살찌운다는 건 라주미힌님 주관적인 해석일테죠. 행복도 그들의 몫이고 불행도 그들의 몫이죠. 너무 이분법적으로만 본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미안.
- 2006-05-24 15:12 수정  삭제
 
라주미힌
드라마라서 드라마처럼 얘기했는데...
무슨 얘긴지 모르겠어욤. 흐흐
타인을 이해할 수 없으니 자신에게 충실하자 뭐 그런건가요?
뭐가 이분법인지도 모르겠고... 쩝쩝쩝
주관적인 해석과 객관적인 해석의 차이도 모르겠어욤.. 나 머리 나쁜가봐요 ㅎㅎㅎ - 2006-05-24 15:21
 
stella09
뭐 그럴수도 있겠죠. 근데 드라마에서 감우성의 부인이 편지 써 놓고 나가잖아요. 내가 어떤 결정을해도 너의 생각은 변하지 않을거라구 또 주절주절대던 내용. 거기에도 상당한 키가 있다고 봐요. 물론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거죠.
솔직히 사랑의 문제는 서로의 이해와 양보가 있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처음엔 손예진이 양보하려고 했죠. 그 심리학 교수로부터 시작해서 이동진의 결혼까지.
그런데 이동진이 기차안에서 은호를 위해 자신이 양보하고 희생하려고 해요. 은호는 대성리에서 내리라고 하는데 안 내리고 춘천까지 가잖아요.
그 사이 공준표가 동신의 처를 설득하죠.
마지막엔 동진처가 양보하고 희생하죠. 그런 식으로 양보하고 희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게 사랑이겠죠.
내 사랑만 강조하면 세상 살벌해서 어찌살아요. 당장 드라마도 어제로 종영 못할껄요.
- 2006-05-24 15:27 수정  삭제
 
라주미힌
그런데 왜 여자들이 서로들 희생하고 양보를 해야하죠... 11부터 안봐서 모르겠네욤.
주제치고는 좀 진부한 것 같아요. 여성들의 희생으로 사랑을 완성한다... 남자는 어부지리로 주워먹고..

이 드라마가 실패한 이유는 핑퐁이 너무 많았음.. 결국 이렇게 될걸...
전희가 너무 길고 지루했다고나 할까... 절정의 순간을 놓쳐버림.
그러니 마무리는 나레이션으로 도배를 하지않았나 싶어요. - 2006-05-24 15:36
 
stella09
좀 그렇긴 하죠? 남자도 희생할 수 있는데. 흐흐. 아무래도 극본이 여자라서 그런가 보죠. 그래도 전 예쁜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연출도 좋았고. 만족도 99%면 너무 잘 주는 건가? 그럼 90% 정도로 하죠.^^ - 2006-05-24 15:37 수정  삭제
 



이 영화 생각보다 꽤 괜찮다.

사실 아픈 사람이 등장에서 그 사람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변인물들의 움직임을 보는 것 또한 관객으로서 쉽지 않다.

오래 전, 최진실과 박신양이 나왔던 <편지>던가?(기억도 가물 가물하네) 그거 보면서 결국 나도 울긴했지만 평단은 반응은 안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영화도 얼핏 그 영화를 떠올리게 해 안 볼려고 했다. 그런데 배종옥이 나온다지 않는가? 그래 좋아. 봐주자.

역시 배종옥의 연기에 믿음이 간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건 단연 박지빈의 연기.

언젠가 쉬리의 김윤진이 에릭의 연기를 보고 자신은 정말 너무 힘들게 연기를 하는데 에릭은 너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런거 보면 연기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끼는 정말 무시 못하는 것 같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박지빈이 그렇지 않을까? 너무 천진난만하게 연기를 한다. 아, 자라지 말았으면. 자라더라도 끼를 언제나 발산해 줬으면. 이런 끼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끼를 잘 보존하지 못하고 뜨자마자 지는 별로 남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시나리오의 공력이 보인다. 무작정 관객을 울릴려고 작삼한 것이 아니라 적당히 동화적 이미지를 차용한다. 이름하여 박지빈이 명령한 타잔 아저씨 등장씬.

말미에 형의 생과 촌놈 친구의 엇갈린 생과사의 씬도 그런대로 무난한 설정 같이 느껴진다.

촌놈 친구가 좋아하는 옥동자의 출연은 병마와 싸우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는가? 특히 촌놈 친구의 장래희망이 옥동자 같은 개그맨이라고 했을 땐 더 하겠지.

그러므로 누군가 닮고 싶은 사람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는 건 부담스럽긴 하지만 희망을 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사람은 역시 희망의 사람이 되면 좋을 것 같다.

평단은 별 세 개 주던데, 세 개 반 줘도 무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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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05-19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 질 질 짜면서 봐서..히힛..맞아요..박신양과 최진실 나왔던 편지도 넘 슬퍼서 질 질 짜고...헹..둘다 넘 슬퍼요..아이들의 연기도 참 좋았고요..

2006-05-19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5-2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편지 보다 훨 나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