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려 주세요 세계동물환경회의 2
마리루.이안 지음, 고향옥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의 원전사태를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그닥 전기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하지 않는걸

보면 정말 무뎌지긴 무뎌진 감각인가보다.

 

하지만 해마다 기온이 달라지는걸 피부로

느끼고 있는 만큼, 환경에 대한 생각을

함께 하고 나눠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번에 읽어본 <지구를 살려주세요>는

이안과 마리루 라는 부부가 함께 만든 책인데

부부가 함께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 부럽기도 하다.

 

세계 각국의 동물들이 모여

<지구 살리기>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로 꾸며진 책은 전기와

전기와 먹을꺼리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부분은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나라들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먹거리에 관한 고민을 다뤘다는 점이다.

 

'전기를 아끼자'라는 표현을 넘어서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생활 용품들이

어떻게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고 있는지,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기 없이 생활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이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힘들게 지내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들이 인상적이다.

 

또 대다수 선진국에서 공해의 주범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였다. 우리나라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우리나에서 발생되는 매연과 에너지들, 또 넘쳐나는

일회용품도 문제가 되고 있음을 느껴보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고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책에서 좋았던 부분.

 

 

앞에서 다뤘던 이야기의 요점을 다시 보여주는 장면이

참 좋았다. 앞 부분에서 놓쳤거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배려가 인상적이다.

 

 각 나라별 에너지 사용량을 설명하는 그래프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혜택을 누리는 만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부분이였다.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분들을 읽으며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고, 이외에도 어떤 방법들이

있을지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9-22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 가족 납치 사건 그림책이 참 좋아 30
김고은 글.그림 / 책읽는곰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잔혹동시가 나올만큼 아이들도 아프고,

어른들은 바쁘다. 서로에 일에 부대끼며 살아가느라

가족들의 마음을 어루 만져줄 시간도 여유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럴때 이런 납치를 당한다면 어떨까?

 

아침 출근길 3-1 일해역에 서서 전철을 타기위해

기다리던 전일만 씨가 사람들에게 떠밀려 전철을

타지 못했는데 느닷없이 가방에서 다리가 나와

전일만을 꿀꺽 삼켜 어디론가 떠난다.

 

또 바쁜 아침 아이를 깨워 밥을먹이고,

서둘러 화장을 하고 설거지를 끝낸 엄마

성실해씨가 출근을 하려고 하자 치마가

 훌렁덩 엄마를 보쌈하고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풀지못할 수학문제 앞에 시름을 하고 있던

전진해양은 수업 끝종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풍선처럼 부풀었던 머리에서 숫자들이 빠져나오며

어디론가 날아가버린다.

 

이 가족도착한 곳은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

이 가족은 이곳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정말 원시적인 기쁨을 느끼는데

이런 납치라면 한번쯤 원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즐거움으로 읽게된 동화책.

 

지은이 김고은님은 어느날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이 지하철이 자신을 멀리 데리고 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런 마음을

아이들의 시선에 덧데여 표현했다고 한다.

 

밥 한끼 식사도 마주할 수 없는 바쁜 현대사회에

이 책을 기회로 가족과 소통하며 가족들의 역할

을 격려해주고 함께 이야기나눌 수 있는

책이 되길 희망해본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에서 부터 유쾌함이 묻어나는

그림중에서 아래는 좋았던 그림들이다.

 

< 전일만씨의 전투적인 출근길.

유독 머리가 야자수같은 사람이

전일만씨다 ㅋㅁㅋ>

 

엄마 성실해씨가 아침 출근길에 자신의

치마에 보쌈되어지는 장면. 코믹했다.

 

 

 

보통 잘 모르는 문제를 만나게되면 '머리가 터질것 같아!'

라고 소리치는데 작가는 그런 마음을 풍선으로 비유해

머리에서 숫자가 빠져나가게 했다는 점이 참 코믹했다.

아마도 아이들은 이 부분에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지

않을까?

 

 

이 가족이 머물게된 무인도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고

자유롭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의 메세지

'그래도 별일 없었어요'라는 글이

많은 가족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슬비 2015-09-2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림들이 귀여워요.
해피북님도 그림책을 읽으시고 참 다양한 독서를 하세요.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되면 조카랑 함께 읽어봐야겠어요. ^^

해피북 2015-09-24 09:31   좋아요 0 | URL
ㅎㅎ 그림이 진짜 재밌더라구요!

저희 엄마 말씀을 빌리자면 제 수준이 애들수준이라서
동화책 좋아한고 자꾸 구박을 ㅋㅋㅋ
동화책보면 재밌는 그림도 많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그림으로 만날때는 울컥 할때도 있고해서 전 즐겨보고 있답니다^^
기회되신다면 조카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세요 쿄쿄쿄~~@@

단발머리 2015-09-23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근 길, 전일만씨 찾는 재미 솔솔하네요.
제목을 외워두고 꼭 찾아 봐야겠어요. ^^

해피북 2015-09-24 09:34   좋아요 0 | URL
ㅎㅎ 찾으셨어요?
야자수 머리에 다크서클로 곧 줄넘기할 수 있을것 같은 사람을요 ㅋㅋㅋ
 

땡스북 11호의 주제는 '땅'이다.

그 옛날부터 탐욕에 의해 끊임없는 전쟁과

살육의 장소가 되어야 했고, 현대에 이르러도

들끊는 욕망의 변주가 되고 있는 '땅'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삶의 터전이자 노력과 결실의

보물이 되어주는 땅에 관한 땡스북의

이야기는 참 좋았다.

 

먼저 펄벅의 소설 <대지>의 소개가 좋았는데

 

' 오늘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이란 주어진

땅을 자신이 바라는 땅으로 일궈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를 위해서 사람들은 밤낮으로

땀을 흘리며 일하는데, 여기에는 자아실현이라는

그럴듯한 꼬리표가 붙어 있다. 만일 누군가 이런

노력들을 향해 코웃음을 친다면, 그는 두 발을

땅에 딛고 있지 않은 사람이거나, 매우 무례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땅에 사람들은

자신의 전부라고 할 만한 것들을 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간의 기쁨은 땅에서

수고하는 데 있지 않은가?

그러나 한 사람의 최종적인 꿈이 땅 자체에서

멈춘다면, 그의 꿈이든지 꿈이 된 자아든지

땅과 함께 묻히게 된다. 펄벅(pearl buck)

은 이러한 순간을 그의 소설 <대지>의

마지막 장면에서 잘 포착한다' p12

 

일평생 땅을 목숨으로 여긴 주인공 왕룽이

두 아들에게 땅을 절대 팔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지만, 아버지 뒤에서 두 아들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는데p13 그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무시하면서 어떤 일을 벌이게 될까.

또 그 일로 인해서 어떤 침몰을 경험하게

되는것일까. 삶과 죽음, 사랑, 질병, 전쟁과 혁명

질투의 대서사시라는 문구 역시 인상적이라

검색해보니 제법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설임을 알게되었다.

이제라도 빨리 읽고 싶은 소설!

오! 거기다 번역가가 안정효님이신데!

하는 뒷북 독서를 계획중이라는!!

아직 만나본적 없는 작가분이지만 워낙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계셔서 빨리

만나야겠다.

 

 

 

 

 

 

 

 

 

 

 

 

 

 

이외에도 빠질수 없는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는 유시민 작가가 그의 책에서

여러번 읽었던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해 만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던 소개가 기억이 난다.

아마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읽었던거 같은데 이후에 읽어보려고 준비

했지만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 책인데

뒷북 독서 목록에 올려본다.

요즘은 만화로도 나왔던데

만화도 함께 찾아 읽고 싶다.

 

 

 

 

 

 

 

 

 

 

 

 

 

이 외에도 지리, 지구, 귀농에 관련된

책들이 소개되어 있어 키워드로 찾아가는

얼개코너를 살펴보면 '땅'과 관련된

책이 참 많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번 11호에서 가장 인상적인 글은

<책으로 크는 아이들>의 저자 백화현 선생님

의 글이다. 한때 교직생활을 하시다가 책을 

읽지않고, 본인만의 주관이없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며 독서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학교를

그만두고 다양한 저술 활동과 강의를 하신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였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의 원인을 아이들에게

찾을것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는 부모에게

또 교사들에게 있음을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말씀에 옛날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하루는 약속시간 보다 일찍 도착해 건물안에 들어가

있었는데 그 건물이 학원 건물이였나보다.

내 옆에는 초등학생 2~3학년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와 엄마가 실랑이 중이였다.

가만히 지켜보니 아이는 영어수업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였는데

엄마가 하는 이야기에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너 이 영어수업 안들으면 밖에서 자야해.

폐지줍고, 신문지 덮고 노숙자처럼 살아야한다고

너 그렇게 되고싶어?"

라며 으름장을 놓는 부모.

과연 옳은 교육방식일까.

 

아직 아이가 없는 나라서 교육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마음의 텃밭을 가꾸고 있는

부모라면 그렇게 으름장 놓듯 아이를 다그치진 않았을성

싶다고 생각한다.

 

백화현 선생님의 말씀처럼 모든 문제는 어른들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그 부모님이 알고있다면 적어도

자신의 모습을 조금쯤 되돌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 원래 교사 학부모 독서모임을 먼저 진행했어요.

어른이 바른 철학을 가지고 있으면 스스로 균형

감 있게 살 수 있고 아이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철학이 없어요.

인생의 기준이 되는 철학이 없다보니 자녀의

미래를 불안해하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지

못합니다. 그렇게 남들이 하는 대로 아이들을

몰아가는 거죠. 재직 당시 교사, 학부모 독서모임을

함께 진행했지만 특별히 부모님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부모는 기본적으로 자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의식을 바꾸고 각성 시키면

더 빨리 방향을 돌이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p31

 

 

' 선생님께 ' 책'이란 무엇입니까?

 

땅 같은 존재 입니다. 우리는 땅에서 나는 것을 먹고,

땅에 기대어 살아가잖아요. 땅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노력한

만큼 소산물을 얻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 성을 갖고

있어요. 책도 그냥 있으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내가 읽고 소화하고 결합해내는 과정을 통해 온갖

것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p35

 

만약, 그 부모에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땅과 같은 존재의 책이 있었다면 어떤

모습으로 아이를 다독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살며시 하게 되었다.

 

신경숙 작가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기까지의 3개월동안

일절 바깥 출입을 안하시고 한국문학전집을

독파하며 마음의 텃밭을 가꾸셨다고 한다.

그 시간들이 결실이 되어 세월에 풍화되지

않고 지낼 수 있다는 글을 보며 책을 읽고

마음의 텃밭을 가꾸는 일이 내 삶을 단단히

다져주는 일임을 느끼기도 했었다.

 

삼척 소달초등학교 교사 권일한 선생님의

글을 만날적마다 팬임을 알게모르게

내비치며 지나칠 수 없게 되는데

이번에 소개해주신

<내 영혼의 따뜻한 날들>을 보니

동생이 떠올랐음을 고백한다.

 

한번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여러번

읽는 동생은, 때론 좋아서 , 읽을 책이

없다는 핑계로, 생각이 나서, 읽고 싶어져서 라는

이야기로 벌써 여러번 그 책을 읽으며

누구보다 그 책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내게 책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며 반성하게 된다.

그냥 좋아서 읽고, 호기심에 읽으며 

빨리 읽고 치워버릴려는 내 속셈속엔

어떤 텃밭이 가꿔지고 있는지.

강풍에도 끄덕 없는 기름진 토양에 텃밭이 되는지

여러 작물은 자라지만 비실비실하며

작은 바람에도 후두둑 떨어져내리거나,

쓰러져버리지는 않는지 살펴보며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나는

<내 영혼이 따뜻한 날들>을 볼때마다

떠올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땡스북에 항의 아닌 항의를 해야겠다는!!

어찌 "땅"을 주제로 이야기하는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가 빠질 수

있느냔 말이지 하는 생각!!

땡스북도 다른 잡지책처럼 소감이나

생각을 적어넣을 수 있는 엽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부디 개선되기를!!

 

그외에 읽고 싶은 책.

 

  아버지의 직업은 도살꾼.

  로버트 뉴턴 펙은 자신의 어린 시절 아버지를 회상하며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는데, 아버지 몸에서 늘 퀘퀘한 냄새

  가 풍겼지만 그 냄새마저 사랑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날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

  이라고 하는데 애정과 존경,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이 소설을

  읽으며 점점 서늘해지는 마음에 온기를 채우고 싶다.

 

 

 

 

 

 

 

 콩고인 욤비씨가 한국에 와서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인데 나는 우리나라가 ' 난민 협약국'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난민으로 살아간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리아 난민에 발길질을 해서 넘어트린

 여기자의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9-22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4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때 헤르만 헤세에게 푹 빠져지낼때가 있었다.

<데미안>과 <크눌프>그리고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에서 보여준 사랑스런 문체와

삶의 깊이를 아우르는 문장이 너무 좋았다. 또

시를 향한 어린시절의 열정으로 학교를 나오고

자살을 하고, 시계공장 견습공으로 지내다 서점에서

일하게되면서 본격적인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얼마나 컸길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했을까

하는 혼자만의 짐작으로 그를

빛내며 더욱더 흠모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헤르만 헤세의 사랑>(베르벨 레츠, 자음과모음)

을 읽으며 내 생각이 상당 부분 잘못되었음 깨달았다.

 

 

 

헤르만 헤세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는

글이 아니라  '첫사랑에 대한 실패' 때문이였으며,

그가 3번의 결혼생활 동안 첫번째 부인과

아이들에게 많은 상처를 안겼다는 사실로,

그가 크눌프처럼 얽매이는 삶을 싫어했고,

여러 여성들에게 사랑받기를 원했으며,

아이 울음소리를 끔찍이 싫어해서 막내를

다른집으로 보내야 했고, 그 행동으로 인해

아이들과 첫번째 부인 마리아가 받은 정신적

신체적 상처가 컸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 작가로써 자신의 내면세계에 침잠하여

많은 것들을 글로 써내고, 세상을 두루두루

여행하며 보고 느낀것들을 아름답게 표현한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다. 그러나, 한 가장의

아버지로써 그가 보여준 행동은 그의 글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 힘든 부분이 되었다.

'자신에게 이르는 길'로 속삭이는 작가의 삶이

지극히 이기적이고 주관적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고민하기도 했다.

 

 

 

이런 고민속에서 정여울 작가의 <헤세로 가는길>을

도서관에서 발견했을때 잠시 미소짓기도 했다.

그동안 헤세에게 갖고 있던 감정이 정여울 작가의 글로

잘 추스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거 같다.

그러나, 이런 간절한 마음은 몇장 읽기도 전에

삐걱거리게 되었다.

 

' 두번의 이혼과 국적 변경, 부인과 아들의 정신질환으로

고통 당하다 자신도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끊임없이

정신적 방황을 하는 동안 깨달은 것은 바로 자기 안에서

구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 - 프롤로그-

 

여기서 '고통 당하다'라는  지극히 피해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책을 읽는동안 껄끄럽게 느껴졌다.

정여울 작가는 지극히 헤세의 입장에서 가족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했지만, 나는 가족의 입장에서 헤세를 바라보며

그를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임을 느끼게되면서.

관점의 차이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느끼게 되었다.

 

내게 작가의 삶이 뭐가 중요하는가,

작품으로 평가받아야하는것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물론 그 이야기도 맞다.

하지만 지금껏 읽은 책들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작가의 삶이란 글과 무관하지 않고,

않아야 한다고. 짐승같은 살인마가 아름다운

글을 쓴다고해서 아름답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정여울 작가를 비난하는것은 아니다.

다만 한 작가의 생각에 함몰되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헤르만 헤세를 사랑한 작가가 자취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은 누가 뭐래도 아름다웠다.

사진과 아름다운 글 ,그리고 <수레바퀴

아래서><나르치스와 골드문트><데미안><싯타르타>

작품에 관한 심도있는 이야기도 깊이 읽게 되었고

어서 찾아 읽고픈 마음도 생기게 되었지만,

정말 헤세를 사랑한다면 한쪽으로 치우치는 마음보다

그를 더 중립된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릴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정여울 작가에게

띄워볼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2015-09-2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어느 모로 본다면
˝작가네 식구들 눈길˝로 여행을 하고 삶을 돌아보는 발자국을 살피면
그야말로 아주 다른 이야기가 나올 테지요..

해피북 2015-09-24 09:49   좋아요 0 | URL
숲노래님 말씀이 맞는거 같아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나 화가들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작품만큼에 아름다움은 없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아마 그것만 따로떼서 글을 써도 재밌을거 같다는 생각이 ㅎㅎㅎ

cyrus 2015-09-22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발자크가 일찍 죽지 않고, 한스카 부인과의 결혼 생활이 길어져서 자식을 가지게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봤어요. 제 개인적 생각이지만, 발자크의 성격이라면 자식과 한스카 부인을 버리고 딴 여자를 만났을 것 같아요. 저는 발자크의 작품을 꾸준히 읽고 있는 중이라서 그의 작품이 대단하다고 느껴지지만, 그의 사생활은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를 가장 딱하게 여기는 때가 유년 시절, 그리고 무명 작가 시절이에요.

해피북 2015-09-24 09:52   좋아요 0 | URL
크~ cyrus님의 내공이 정말 부럽습니다.
작품과 작가의 삶을 따로떼어 생각할 수 있다는게
왠만큼 생각으로는 잘 안되는거 같더라구요.

저는 헤르만 헤세의 `사랑`이란 책 읽은후엔 그의 작품을 잘 찾아읽지 않게
되는게 제가 좀 편협한 사람이라는걸 느끼게 되었거든요 ㅎㅎ
저도 cyrus님처럼 작품과 작가를 따로 떼어 볼수있는 마음과
안목을 길러야겠습니다 ㅎㅎㅎ
 

징글맞던 더위가 한풀꺽이고 시끄럽던 매미 울음소리가 사그라들면, 간간하게 불어오는 찬 바람과 속삭이듯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가 정겹고도 반갑게 느껴진다. 높디높고, 맑디맑은 청명한 가을 하늘은 지난계절 굼뜬마음을 씻어주는듯, 주변을 산책하고 싶은 마음을 일게하는 마력이 있다. 청명한 하늘과 풀내음 가득한 가을 바람에 이끌려 나온 산책길에 이름모를 꽃들과 잡초들이 정말 싱그러워 보인다.

 

 

 

견물생심!(見物生心). 눈으로 보니 마음이 일어난다는 뜻의 사자성어만큼 가을에 딱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봄 못지않게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들과 작은 바람결에도 우수수 떨궈내는 낙엽비는 가을이 아니고선 감상하기 힘이든데, 우리네 시선은 늘 작은 휴대폰속에만 머물고 있으니 어찌 가을의 정취가 마음속에 깃들 수 있을까!

그래서 서정주 시인은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이면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했는지 모른다. 한바탕 꿈같이 잠시 왔다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이렇게 담아두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푸른날 -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그리운 사람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보니 문득 부모님의 얼굴이 그리워진다. 또 한 사람 한 사람 떠올려보니 지난 계절 무심했던 이들이 떠오른다. 그들에게 오늘 편지 한통 보내고 싶다.  이 눈부신 계절에 그대 오늘 행복했느냐고 정채봉 시인의 시를 빌려 묻고싶다.

 

' 오늘 - 정채봉'

 

꽃밭을 그냥 지나쳐 왔네

새소리에 무심히 응대하지 않았네

밤하늘의 별들을 세어보지 않았네.

친구의 신발을 챙겨주지 못했네.

곁에 계시는 하나님을 잊은 시간 이였네.

오늘도 내가 나를 슬프게 했네

 

 

 

사랑하는 그대, 지난계절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따사로운 가을볕에 바짝 말렸는가. 그대 저기 저 가을 볕에서 피고지는 이름모를 꽃들이랑 눈인사 나눴는가. 그대 하늘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따라 고민이랑 아픔이랑 흔들어버리고 눈속에 마음속에 마음껏 담아두었는가 라고. 누가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 했는가. 나는 그냥 가을. 가을이고 싶다.

 

 

 

 

   이 시집은 이경철 저자가 중앙일보에서 연재한 72편의 시를 묶어놓은 것이다. 적막해진 마음에 시를 한 모금 마시며 하루를 맑고 향기롭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별된 시들이 인상적이다. 시는 정제된 언어의 결정(結晶)과 같아서 풀어쓴  문장과는 격이 다르며, 시가 가진 절제미와 압축미야 말로 문장이 갖춰야할 최고의 선'이라던 조경국저자(소소책방 책방일지)의 이야기 마져 떠오르게 만들던 시집이였지만, 이경철 저자가 시에 곁들여 놓은 이야기들이 가끔 시의 의미를방해하는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아래에는 좋았던 시를 더 담아놓는다.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가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 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 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 앞에 있다.

                               

' 오수(午睡) - 김춘추 '

 

청개구리

토란 잎에서 졸고

해오라기

깃털만치나

새하얀 여름 한 낱

고요는

수심(水深)보다

깊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5-09-2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맨 위 사진 속의 저 꽃이 말씀하셨던 ˝꽃범의 꼬리˝ 인가요?
점심 먹고 산책까지 잘 마치고 와서 제 식구들은 지금 저만 제외하고 수심보다 깊은 오수를 즐기고 있는 중이랍니다 ^^

해피북 2015-09-24 09:36   좋아요 0 | URL
네! 저번에 말씀해주신 `꽃범의 꼬리`가 맞는거 같아요!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똑같은거 같더라구요 ㅎㅎ
그런데 hnine님은 어쩜 그렇게 잘 알고 계세요?

점심 먹고 즐기는 오수! 정말 꿀맛이죠! ㅋ
어서 주말이 왔으면 좋겠는데 이번 주말은 추석이라서
오수를 즐길수있는 시간은 없을거 같아요 ㅎㅎㅎ

후애(厚愛) 2015-09-2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 꽃이 볼수록 예쁘고 볼수록 기분좋아집니다!!!!^^
코스모스 꽃말이 궁금해서 검색하니 `순정`이에요. ㅎㅎ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해피북 2015-09-24 09:37   좋아요 0 | URL
오홋!! 코스모스 꽃말이 순정이였군요^^
햇님을 향한 순정일까요?
가을을 향한 순정일까요 ㅎㅎㅎ
이쁘네요 순정,
비오는 목요일이지만, 후애님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보슬비 2015-09-22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와 자연...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조합 같아요. ^^

해피북 2015-09-24 09:39   좋아요 0 | URL
캬~ 그렇쵸. 시와 가을은 찰떡 궁합인거 같아요.
호숫가를 걸어도 절로 시심이 일어나고 ㅎㅎㅎㅎ
저는 아무래도 가을뇨자인가봐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햇살이 좋고, 하늘이 좋고, 나무가 좋고,
자연이 좋아지는걸 보니 말이죠 ㅋㅋㅋ
어릴때 엄마가 나무나 꽃보고 감탄하면 저는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더라구요.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가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