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블리치>가 완결이다.

완결된지는 쫌 되었지만 이제야 74권 완결판을 읽었다. 처음이었다. 1권부터 시작해서 74권까지 만화책을 구입해본 것도. 이렇게 만화에 푹 빠져 지냈던 것도.

 

처음 블리치를 알게된 건 티비에서 영화를 보게된 게 시작이었다. 한참 일본어에 관심이 있던 때였고 애니를 좋아하는 탓에 찾아보니 진작 티비로 방영된 것도 있고. 그렇게 시작된 블리치 사랑은 사신과 인간세계라는 독특한 소재도 재밌었고 각 인물들이 담고 있는 사연도 재밌었다.

 

이 만화를 즐겨보면서 애니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따가운 신랑의 시선도 받아야했지만. 어쩌랴 좋음을. 그 일편단심 흐르는 마음과 뚝심과 그 어벙함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렌지' 글을 쓰면서도 큭큭 웃음이 나는데 이런 나이에 애니를보고 캐릭터를 보고 설레일수 있음에 감사해야하는건지. 속도없이 좋다고 자책을 해야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캐릭터를 무척 좋아했다.

 

다른 주인공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어떤 일이든 뚝딱 해내고야 마는 천재적인 소질을 갖고 있는것에 반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실력이 늘어나고 거기다 비상한 머리와는 머나먼 실수 투성이에 덤벙대는 모습이 귀엽던. 그러나 여자에게만은 일편단순의 순정파였던 그 캐릭터가 왜그렇게 좋던지. 그래서 모으게 되었던 책들. 1권부터 오래된 책들은 온라인 중고서점과 알라딘 중고서점을 열심히 팔품 팔아 구입하다가 지쳐서 50권째 부터는 새책을 구입해서 받던 그 즐거움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거기다 공식 캐릭터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구입하고자 중고샵을 들쑤시며 벌건 눈으로 찾아헤메던 그 시간도 잊을 수 없다.( 아 그러고보니 작년에 알라딘 통계상으로 내가 사랑한 작가로 쿠보 타이토 였다 ~^^)

 

만화가 실로 대단하다고 느껴졌던게 하나의 세계를 구축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어시스트와 협업으로 이뤄낸 성과겠지만, 각양각색의 캐릭터들과 변주되는 이야기의 세계가 참 신기하고 재밌기도 했다. 물론  죽어라고 죽지않던 캐릭터들이 자꾸 업데이트되어 이야기가 길어지는 부분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도 받았더랬지만. 어찌보면 그 역시 작가가 들려주고 싶던 하나의 긴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마음도 있더랬다. 어쨌거나 한 세계의 이야기가 끝났고 내가 바라던, 두 손 모아 꼭 빌던 커플이 결혼에 이르기까지 결과도 좋아서 꽤 오래 기억속에 남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볕좋고 기억이 조금씩 희미해지던 날 1권부터 다시 정주행하며 그 추억을 불러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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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7-03-20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리치..ㅎㅎ 추억의 만화네요..ㅎㅎ 재미있죠..ㅎㅎ

해피북 2017-03-22 02:13   좋아요 0 | URL
네~^^ 무척 재밌게 읽었어요 김영성님두 추억의 만화라시니 반갑네요~^^

단발머리 2017-03-20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74편이라니... 정말 대단하네요.
이런 만화를 펴낸 사람들도 대단하고, 끝까지 완독하신 해피북님도 대단하세요.
저는 10권인가요, 12권인가요. 원수연의 풀하우스가 저의 유일한 만화였어요.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ㅎㅎㅎㅎㅎㅎ

해피북 2017-03-22 02:16   좋아요 0 | URL
ㅎ 저두 처음이었어요~~ 일본의 원나블이라구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라는 삼대 장수만화중 하나인데요 스토리가 신선했고 등장인물 중 좋아하는 캐릭터가 생기니 어느새 마지막 권까지 왔더라구요 ㅋㅋ그리구 저두 풀하우스 알아요! 당시 그림이 너무 예뻐서 인기도 참 많았던거 같아요~~ 드라마로도 대박일 정도로 여전한 인기라죠 ㅋㅂㅋ

2017-03-20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2 0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3-20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만화의 강점이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빈틈없을 정도로 뛰어난 스토리텔링입니다. 직접 만화를 읽어보면서 만화의 세계관을 이해해보면, 정말 여러 번 감탄하게 됩니다. ^^

2017-03-22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0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2 0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팽이개미 2017-03-25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4권....!! 오와....>.< 어떤 만화책인지 관심지수 급급급 상승중이에요~~~^^

해피북 2017-03-26 18:03   좋아요 0 | URL
사신과 인간세계가 묶인 이야기인데 하나의 스토리가 있어서인지 저는 재밌게 읽었어요. 그치만 이 책은 호불호가 있더라고요. 나루토나 원피스를 좋아하셨다면 괜찮을테지만요. 제 동생은 만화말구 애니로 보여줬는데 별로 안좋아하더라고요 ㅋㅋ
 
어제 뭐 먹었어? 2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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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1권보다 2권이 더 재밌게 읽었다. 특히 토마토로 국을 끓인다던지, 뿌리채소로 국을 끓여내는게 어떤 맛일까 싶은 호기심과 잘 접하지 못했던 오크라,양하,폰즈소스,명랑전샤워크림딥 등에 궁금증이 생긴다. 그리고 조금씩 먹을 양만큼 반찬을 만드는 일본식 문화를 보며 또 반성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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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개미 2017-03-25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성을 하게 만드는 요섹남들~흥미로워요 ㅎㅎ

해피북 2017-03-26 18:00   좋아요 0 | URL
ㅋ 정말 요섹남이예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거같아요. 지금 4회 읽어야하는데 자꾸 아껴 읽고싶어지는거 있죠? 달팽이개미님두 기회되실적에 함 만나보시길요^~^
 
어제 뭐 먹었어? 1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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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서관에서 발견한 요리만화책.설레이는 마음으로 보다가 남자들에 이야기라는게 조금 놀랐지만, 읽을수록 함께 살아가는 사람사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거기다 퇴근 후 싸고 신선한 재료로 장을 봐다가 뚝딱거리며 음식을 만들어내는 솜씨에 감탄과 반성이 되더라는. 한가지 반찬도 힘겨운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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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 10인의 작가가 말하는 그림책의 힘
최혜진 지음, 신창용 사진 / 은행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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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놀라면 몸이 움직이지 않고 너무 좋아도 말이 솟아 나오지 않는 것처럼 이 책을 읽고 좋은 부분이 많아서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를 두고 몇 날 며칠을 고민했더랬다. 수없이 쌓여가는 태그를 적어가며 한쪽 방향으로 쓰자니 다루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아쉽고, 또 모두 다 정리해볼까 하는 야심찬 생각을 갖자니 그러자면 너무 긴 이야기가 될 거 같다는 고민들. 그렇게 고민되는 이유가 제목만 살펴보자면 그림책 작가들에 관한 그림책 이야기로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책을 펼쳐 읽어보면 그곳에 삶이 있고 그 삶이 한 권의 책과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열 명의 각기 다른 작가들의 인터뷰임에도 그들의 생각은 한결같다는 걸 발견하면서 인생이란 지름길이나 샛길 없이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야 하는 성실한 영역임을 깨닫는다. # 공감, 창의력, 육아, 꿈, 희망, 끈기, 도전, 편견, 상상, 놀이, 학교, 교육, 부모, 인생등 실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들과  함께 고뇌하고 부딪치고 넘어지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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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후에 두 아이가 저를 좋은 엄마였다고 회상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은 엄마 이전에 자기만의 삶을 가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아무리 음식을 잘하고 뒷바라지를 잘한다고 해도 그 안에서 엄마의 열정과 영혼이 안느껴진다면 아이는 껍데기 엄마와 만나는 겁니다. 뭔가에 열정을 지닌 살아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표를 모으거나 봉사활동을 다니거나 정원을 가꾸는 등 그 대상은 무엇이 되어도 상관 없어요. 엄마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요.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나 자신의 행복을 디자인해가는 과정과 그리 멀지 떨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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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해보고, 감탄하고, 실패하고, 수정하고, 배우고 다시 해보며서 변화하는 존재가 사람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거짓말이에요. 그 말좀 믿지 마세요. 아이에게든 어른에게든 산다는 건 예측 불가능한 난관을 통과하는 과정이고, 우리는 언제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수정하고 진화 할 수 있습니다"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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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생소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몽상에 빠진다는 것은 그 아이의 주의력이 산만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아이가 동시에 여러 곳에서 존재할 수 있음을 뜻한다'(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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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책에 질문을 많이 넣습니다. 하지만 답은 절대 적지 않습니다. 인생의 본질이 그래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하는 상황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정답은 아무도 모른채 나아갑니다. 우리를 발전하게 만든는 건 인생의 그 모호함 입니다.'(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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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속에서 어떤 감정이나 장면이 쉽게 넘겨지지 않아서 자꾸만 되새김질 하고 곱씹어보게 된다면, 혹은 일을 하는데 숙련되지 않은 과제가 주어져 자신을 긴장 시킨다면 그건 좋은 신호다. 경계를 깨고 관점을 바꾸는 것들은 ' 모호하다' 그리고 '결코 편하지 않다' 안에르보에게 창의력이란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불편과 막막함을 견딘 자세를 의미했다"(p220)

 

 

프랑스 아동문학의 살아있는 고전이라 불리는 클로드 퐁티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고정관념에 관한 이야기를 묻자 그는 이렇게 꼬집어 낸다.

 

 ' 부모들 중에서 핑크색 치마를 입은 공주 인형을 보며 폭력성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분은 그리 많지 않아요.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드는 그런 류의 인형도 폭력의 일종 아닌가요?'라고

 

그러고 보니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며 나는 줄곧 교복으로 치마를 입어야 했다. 몸이 좋지 않거나 쌀쌀한 날에 체육복 바지라도 입고 있을라치면 선생님들의 매서운 질타가 쏟아지던 기억이 사뭇 떠올랐다. 여자는 왜 여성이라는 이유로  치마를 입고 등하교 해야 했던가 라는 질문을 나는 여태껏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셈이다. 그냥 선생님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교칙이라는 이유로 뒤집어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남자는 바지, 여자는 치마. 남자는 왕자, 여자는 공주, 남자는 파랑 여자는 핑크 어릴 적부터 고정된 관념은 지금껏 한번도 나의 생각을 흔들어 균열을 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미치자 이 고정관념이라는 게 얼마나 단단하고 무서운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규범, 규칙, 질서라는 정해진 틀을 흔들어 볼 수 있는 힘, 그런 힘을 기를 수 있는 건 역시 책을 읽으며 나아갈 수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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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3-17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 아기옷을 남자는 분홍, 여자는 파랑으로 찍은 사진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네요. 아기옷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것도 괜찮은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해피북님,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해피북 2017-03-17 08:39   좋아요 1 | URL
ㅎㅎ남자아이들 분홍색 세트로 입히면 무지 귀엽고 이쁘더라고요 사진 찍으신 부모님은 센스쟁이신거 같아요~ 서니데이님두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17-03-17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9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팽이개미 2017-03-25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다 읽고 너무 좋은 부분들을 어찌 정리해야하나 고민했었던 기억이 나요 ㅎㅎ 결국 작가별로 사진과 글을 블로그에 쭉...나열해 놓았어요 ㅎㅎ 거의 필사(?)나 다름 없었지만 그게 또 넘 좋았답니다 :)

해피북 2017-03-26 17:58   좋아요 0 | URL
ㅋㅋ 정말 이상하죠? 너무 좋으니까 하고 싶은 말이 많을것 같은데 왠일인지 쓸수가 없게 되더라구요 ㅎ 아마도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다 들어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했어요 ㅋ 좋은 글은 블로그에 올리기만 해도 좋고요 ~ 지난번 달팽이개미님 블로그에 방문해서 읽었던 기억이나요^~^
 
무릎딱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12
샤를로트 문드리크 지음, 이경혜 옮김,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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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표지, 붉은 쇼파에 고개를 떨군채  붉게 상처난 무릎을 내려다보는 아이의 모습이 참 강렬하게 다가오는 동화책 <무릎딱지>의 첫 구절 ' 오늘 아침에 엄마가 죽었다'는 빨간 표지 만큼이나 아프게 다가온다. 곁을 지켜주던 등나무 같던 엄마의 죽음이 어린 아이에게는  커다란 상처와 고통이었을텐데도 혼자가 된 아빠를 걱정하며 애써 고통을 치유하려 노력하는 아이의 마음이 뭉클하고도 아프게 다가오는 동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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