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된 생각들 - 어느 날, 그림 속에서 피터가 말을 걸었다
전현선 글.그림 / 열림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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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신랑과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가 시립 미술관이 보여 들어가게 되었다. 미술관 입구를 따라 올라가는 길에 문득 신랑이 오른편에 있는 조각상을 보며 이야기 했다. " 재는 디게 혼났나보네. 그리고 재는 많이 혼나서 삐졌나봐"라고.

 

 

 

신랑의 시선을 쫓아 조각상을 보니 나도 신랑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한테 혼났을까?"" 재는 얼마나 삐졌길래 저렇게 앉아 있을까"등 좀 유치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하게 되었다. 예술은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작품을 바라보며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유대감이 생기고 더 나아가 다양한 이야기 거리로 발전 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립 미술관이 덕수궁과 마주하고 있어서 인지 건물이 운치 있어 보이는데 이날의 주제는 < 미묘한 삼각관계전> 으로 한중일 예술품이 한 자리에 모인 모양이였다. 함께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보게된 또 하나의 조각상. 문득 신랑은 어떻게 보았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어 무얼 표현한거 같냐고 물었다. 한참을 골똘히 생각해본 신랑은 글쎄? 라는 미묘한 답만 내놓을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책이 텍스트로 전하는 예술이라면, 미술은 그림이나 조각상등의 시각적인 형체로 전하는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작가의 내면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때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독자와 작가간에 '공감대'가 얼마나 형성될 수 있는가에 따라 좋은 작품으로 혹은 '글쎄'와 같은 미묘한 작품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입구에서 봤던 조각상을 보고 바로 느낌을 표현했던 것은 독자와 작가간의 공감대가 잘 형성되어지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작품을 만든 작가의 의도가 달랐다고 해도 받았던 느낌이 남았다면 그것만으로 멋진 작품이 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계단에서 봤던 작품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미지의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예술을 보는 안목을 지니지 못한 독자가 작품을 감상한다는건 이렇게나 어려운 일일까. 특정한 주제로 표현된 내면의 세계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세계에 대한 특정한 지식이 없어서 일까. 정말 그렇기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까?

 

 

 

전현선 작가의 책 『그림이 된 생각들』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분명 작가는 책을 통해 독자와의 소통을 하고 싶었던 것일텐데 왜 나는 그런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것일까를 생각하다보니 지난번에 다녀왔던 미술관이 떠올랐던 것이다.  '어느날 그림속에서 피터가 말을 걸었다'던 부제를 통해 피터라는 인물은 누구인지, 어떤 그림들을 만날 수 있게 되고, 그림과 연관된 이야기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읽게된 책. 피터는 전현선 작가가 좋아하는 '피터 도익'이라는 화가의 이름에서 따왔고 표지의 피터는 어린 시절 큰삼촌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에서 유래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익살스런 표정의 큰삼촌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피터라는 아이로 재탄생 되었다고 했다.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지나온 삶을 통해 겪었던 경험들, 받았던 인상들, 느낌들, 생각들의 조각을 하나 하나 묶어 그림으로 완성시키며 독자에게 자신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 풀어놓았다. 솔방울에 관한 이야기, 어린시절 연극부에서 받았던 영감들, 평소 버리지 못하고 애착을 갖는 물건들의 이야기가 한 편의 추상화가 만들어진것.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왜 이 책의 부제가 '피터가 말을 걸었다'라고 하는지에 대한 명료함을 찾을 수 없고, 극히 주관적인 생각들이 한편의 그림들이 되고 그림에 담긴 작가의 생각을 읽어내지 못하는 지극히 유아적 안목을 지닌 내가 작품을 이해하기엔 부족함을 크게 느끼게 되면서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니까 다시 생각해보자면, 이런 내면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특별한 지식이 필요하는지, 아니면 내게 작품을 대할때 느낄 수 있는 심미적인 안목이 크게 부족한 것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였고,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한 책이다. 앞으로 꾸준히 생각해볼 문제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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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4-1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미술은 정말 어려워요. 사실 미술하는 사람들도 어려워해요. 대학생 시절에 회회과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학생들도 현대미술을 어렵게 생각하더군요.

해피북 2015-04-21 22:03   좋아요 0 | URL
그쵸~~ 정말 어려운거 같아요. 그림도 알고 싶고 감상하고 싶은데 현대 미술은 특히나 어떻게 감상해야할지 참 난해한점이 많더라구요. 큐레이터분들의 설명을 듣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거 같아요^~^
 
올드독의 제주일기
정우열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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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대로라면, 그동안 책으로 갈고 닦은 내공으로 신랑에게 제주도 가이드를 해주며 한 달간의 여행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계획은 빗나갔고, 나는 다시 제주도 관련 책들을 찾아 읽고 있다. 내가 '계획'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마다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그게 짐케리 주연의  '브루스 올마이티'인지 스티브 카렐 주연의 ' 에반 올마이티'인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무튼 이런 장면이 있다. 잔디밭에 물을 주고 있는 신과 마주한 주인공 자신의 계획대로 삶을 살고 싶은데 신은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주인공은 '내 인생의 계획대로 되지 않자나요'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 했던거 같다. 그랬더니 신이 껄껄껄 아주 호탕하게 웃으며 " 계획이라고? 인간이 세운 계획이라고, 이 세상에 인간이 세운 계획 따위가 있을거 같냐'는 식의 이야기를 했던 장면.

 

 

내 계획이 틀어질때마다 이건 신의 농간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수없이 쌓아 올린 계획의 파편중에 제대로 맞은게 하나도 없는걸 생각하면 그리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여행은 계획하지 말고 즉흥적으로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도 있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엔 항상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가방이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어쩌면 그렇게 하는게 신을 속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도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가방을 챙겨 놓을까 하고 신랑에게 물으니 진정하라는 강력한 눈빛에 그만 풀이 죽어버렸고, 도서관에서 빌렸던 『올드독의 제주일기』를 꺼내들었다.

 

 

블로그 사이에선 제법 인기있는 작가인가 본데 나는 처음 접한 작가다. 첫 시작을 '소리에게' 라는 달달한 글귀가 눈에 띈다.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헌사인가 싶은 생각을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십년을 함께 보내 소리라는 강아지에 대한 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주에서 지내는 동안 하늘나라로 떠난 소리에게 애뜻함을 전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제주도에서 지낼 생각을 하게 된것일까 살펴보니 어느날 문득 물을 좋아하는 강아지들과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여건이 맞지 않아 궁리하던 중 떠오르는 곳이 제주였다고. 무작정 내려가 집을 알아봤는데 처음 본 집이 마음에 들어 덜컥 계약했고 그렇게 일사천리로 키우던 강아지들을 데리고 제주도로 안착하게 되었다고 한다.(그러니까 진짜 여행에서 계획 따위는 필요없는가가 보다고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였다.) 물을 좋아하는 강아지들에게 제주는 그야말로 지상낙원. 제주도에서 생활한 2년 동안의 기록을 아주 소소하고 담담하게 적어놓은 글이 참 인상적이면서도 약간의 소외감을 느꼈다.

 

 

제목부터 다시 들여다보자면 '제주일기' 그러니까 일기 형식으로 씌여진 글이다. 일기라 하면 허레허식 없이 씌여진 글이다 보니 앞뒤잴것 없이 당시의 상황을 포착해내듯 적어놓은 글이다. 그러면 뭐가 문제냐고 묻는다면 아까 이야기했다 싶이 나는 처음 접한 작가라 부연 설명도 없이 씌여진 하루 일과는 작가를 잘 아는 이들에겐 친근감을 선사하고, 나처럼 처음 접한 사람에겐 은근한 소외감을 주는 그런 책이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특성에 대해 잘 모르고, 방정맞은 도날드 덕의 목소리를 잘 모르며 보노보노의 아저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나같은 소외감을 맛보리라.(털썩) 그렇다고 책을 이해할 수 없냐면 그건 아니다. 책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저자의 남다른 그림 솜씨로 적절한 상황을 유머있게 담아놓아 소소한 재미는 있다.

 

 

다만 나 처럼 제주도에 정착했던 리얼 생활기, 더 깊은 제주도 속살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부족한 책이 될거 같다. 이건 진짜 일기를 들여다 보는듯 깊은 맛은 없으니까. 다만 제주도가 무지 무지 더워서 전기료가 15만원이 나왔던날 한전에서 걱정스런 마음에 전화를 했다는것과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선 차마 볼 수 없는 희귀 곤충들이 집안으로 깜짝 출몰 한다는 사실을 입수한 상태. (벌레를 정말 싫어하는 나로써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볼 수 없는 하귤 이야기, 서핑 이야기와 해녀 학교 이야기 (해녀 학교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제주도의 야생초 효월 이기영 선생님이 계시다는 사실도 알게 되어 수확이 아주 없지만은 않다.

 

 

책 중간 중간 담아놓은 강아지 사진들에 눈길이 자주 간다. 너무 귀엽고 앙증맞은 강아지들. 비록 소리는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풋코가 그 자리를 메우며 지내고 있겠지 싶은 마음에 흐믓하다. 그리고 무척 부럽기도 하다. 나는 언제쯤 그곳 제주에서 소식을 전해볼 수 있을까 하고. 한번 떠나본 사람들은 언제든지 다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올드독 그도 언젠가는 제주를 떠나 또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이야기를 들고 찾아올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는 '일기'라는 형식의 글 보다는 나처럼 무지한 독자에게 은총을 베푸는 글로 돌아와 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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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04-16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소리가 하늘나라고 떠났군요. 전편의 책을 읽고 좋아했었는데...

해피북 2015-04-17 21:09   좋아요 0 | URL
아 보슬비님은 올드독님을 아셨군요^~^ 강아지 이야기로 책 쓰셨다는걸 어렴풋 알게되었는데 ㅎ
십년을 함께 지낸 강아지 말만 들어두 마음 아픈데 말이죠 올드독님은 집에가면 소리 생각날까봐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셨더라구요 그래두 풋코가 있어 다행이예요

어느 글에 보니 십년을 강아지와 살아봐서 십년은 혼자 살아보고 싶다던 이야기 읽었는데 제생각엔 아마 몇년 못가 다시 강아지 키우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혼자 책 읽는 시간 -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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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을때 가슴이 벅차 올라 '정말 미칠것 같아!'라고 외칠 때가 제겐 종종 있습니다. 읽는 글자마다 가슴에 박혀 자꾸만 제 생각 속으로 파고들어 지나온 일들을 끄집어 내며 그 글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때, 말 할 수 없는 전율을 느끼며 노트에 베껴 쓰곤 하는데 당신의 책이 그랬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라는 표지의 글귀부터 시작해서 '책은 삶속으로 들어가는 도피처'라던 글귀가 알알이 박혀들며 저는 2005년의 어느 여름날 속으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예후가 좋은 병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제 목 전체에 퍼진 갑상선암은 제겐 예후가 좋지 않다라던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저는 스물여섯이라는 제 나이를 떠올렸습니다. 7시간의 수술, 수술 후 한동안 잃어버린 목소리, 부종, 방사선 치료, 허리의 통증등 제 삶은 어두운 먹구름으로 뒤덮여 버렸습니다. 2006년 재발 수술과 이어지는 방사선 치료로 인해 제 미래는 더욱 어둡고 음습했습니다. 그때 문득 '내가 죽는다면 주변 사람에게 어떻게 기억될까'라는 주제로 깊은 고민에 빠져 들기도 했습니다. 학업 성적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원도 아닌 그저 그런 평범한 삶. 아니 평범하단 색채조차 표현할 수 없는 제 삶에서 제가 사라진다고 해도 어느 누구하나 기억해줄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이 가장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열정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었고,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고. 주변 사람들과 멋진 추억으로 장식하며 어느날 거짓말 처럼 제가 사라져 버린다고 해도 그들의 기억속에 멋진 사람으로 남아주길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찾아 읽고, 학교를 다시 다니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 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던 그 시기가 깊이 깊이 떠올랐습니다.

 

준비가 되었다. 보랏빛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다는 말이다. 오랫동안 책은 내게 다른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삶의 기쁨과 슬픔과 단조로움과 좌절감을 어떻게 다루는지 내다보는 창문이 되어 주었다. 그곳에서 공감과 지침과 동지 의식과 경험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나는 왜 살아갈 자격이 있는가'라는 무자비한 물음에 대한 '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책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p47

 

 니나 당신은 언니 마리의 죽음으로 부터 삶의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했습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라는 주제로 깊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1년 동안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삶에 대한 성찰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각기 다른 아픔이였지만, 제 아픔과 당신의 아픔이 하나로 만나는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책 속에서 길을 찾고 방황했던 시간들이 당신의 이야기와 만났습니다.

 

 

책을 읽는 행위가 삶으로 부터 멀어지는 도피가 아니라,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라던 글귀를 읽을땐 한동안 책을 넘길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책을 찾아 읽으며 고독하게 지나온 시간들에  왈칵 눈물이 쏟아질것 같았습니다. 고작 스물 여섯의 나이였습니다. 인생에 대해 논하기엔 너무 부족한 시간이였습니다. 그리고 살아가고 싶은 날들이 많은 나이였습니다. 원망, 아픔, 미련 , 슬픔, 고통, 좌절이라는 덩어리가 뭉떵거리며 누구에게도 표현해 보지 못했던 아픔에 당신의 손길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힘들어 하는 당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마음 아파하고, 슬퍼하고 고통의 시간 속에서 마리 언니에 대한 기억으로 그리워하는 당신에게 당신의 언니 앤 마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였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언니의 모습. 버스를 잘 못탄 당신을 구해줬던 때, 함께 추리소설을 읽으며 책을 권했던 때, 휴가를 함께 보내던 때, 다리가 아픈 당신을 대신해 서점에서 책을 찾아다 주고 함께 병원에 가던 때, 우아했고 다정다감 했으며 똑똑했던 언니에 대한 모습을 기억해주는 당신과 가족이 있기에 언니 마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당신의 책을 읽기 전까지도 추억이란 한때의 순간들이 모여 무지개빛으로 떠오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여행을 가거나 어떤 특별한 순간들이 모여 추억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삶을 더욱더 특별히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지도 모릅니다. 주변 사람들이 저를 기억할때 어떤 특별한 일들이 떠오를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책을 읽으며 추억이란, 삶의 공기처럼 일상적인 것들이 모여 기억을 이루고 추억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툰 젓가락질로 놀림을 받을때. 책을 읽다가 안경을 쓴채로 앉아 잠이 들던때, 웃을때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던때, 첫 지하철을 타며 긴장하던 때 등 주변 사람들이 알고 있던 제 모습들이 모두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는 당신의 말처럼 전적으로 내게 달려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언제든 좋다. 무엇이든 좋다. 모든게 다 좋다. 내 반응은 내게 달려 있다. 적절한 종결이란 삶이 그에게 무엇을 주는가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삶이 빼앗아 가는 것에 관해서는 뭐라고 해야 하나? 언니를 잃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갈까. 그 반응 역시 전적으로 내게 달려 있다p246

 

제게 달렸습니다. 하루 하루를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기 보다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말할 수 없는 위안과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기뻤습니다. 십년을 맞이한 지금까지도 고민스러웠던 일들이 그리고 더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한 조급했던 마음들에 평화가 깃들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책을 읽으며 하고 싶은 목록에 하나 더 추가 되었습니다. 저도 당신처럼 하루에 한 권 책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한 권이란 계획을 세우려면 저도 당신처럼 일과 독서 시간을 배분하고,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책을 선별하고, 좋아하는 책과 싫어하는 책들을 분류하고, 난감하게 선물받거나 권유 받은 책들에 대해 적절한 이야기를 생각해내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한번 노력해 보겠습니다. 더욱더 열정적으로 책을 읽고 당신처럼 깊이 깊이 느낄 수 있는 그날을 위해서 말입니다.

 

내가 책에서 발견한 내 기억과 얽혀 있는 것들을 공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읽은 것들을 글로 쓰려고 한다. 그것은 내 노력을 기록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내가 빠져든 책들의 마법을 나의 '하루 종일 책 읽기' 사이트에 들른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p65

 

나는 규울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계획에 따르면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 운전하는 시간, 청소, 요리, 장보기 등에 필요한 시간도 배분 되어 있고 그러면서도 도피와 배움과 즐거움이라는 목표도 달성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고 싶어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독서가 주는 단단함과 책 한 권을 들고 내 보랏빛 의자에 앉는 즐거움을 고대하고 있었고 그것을 일이라 규정했다. 일이라 부름으로써 그것을 신성하게 만들었다.p50

이제 이런 책을 읽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 할 수 있다. 온갖 종류의 경험을 목격 한다는 것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만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 규정하는 것, 누가 중요하고 왜 중요한지를 규정하는데 그것은 필요하다.p177

나는 독서를 하나의 규율로 정해두려 한다. 독서에는 즐거움도 있는 줄은 알지만, 그래도 스스로 어떤 일정에 맞출 필요가 있다. 그렇게 몰두하지 않으면 삶의 다른 부분들이 슬금 슬금 침범해 들어와 시간을 훔쳐가버릴 수 있다. 읽고 싶은 만큼 읽지 못할 수도 있다.p43

하지만 내 삶의 의미는 결국은 내가 그런 기쁨과 슬픔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연대와 경험의 빗장을 어떻게 만드는가, 또 제각기 다양한 구불 구불한 존재의 길을가는 동안 어떻게 손을 뻗어 사람들을 돕는가에 따라 결정된다.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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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4-15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니..해피북님 스토리인지 책이야기인지..절묘하게 엮어놔서..^^

해피북 2015-04-15 18:40   좋아요 0 | URL
워낙 와닿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거 같아요 ㅎㅎ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있는 저녁식사 하세요^~^

Juni 2015-04-15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는 행위가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라는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해피북 2015-04-15 18:42   좋아요 1 | URL
저두 그 부분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어쩜 같은 책이라는 텍스트를 읽으면서도 이런 문장을 만들어 내는지요 참 신기한거 같아요 저녁식사 맛있게 하세요^~^

cyrus 2015-04-15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서민 교수의 칼럼을 읽으면서 독서는 삶을 도피하는 행위라기보다는 내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행위라는 걸 확신했어요. 아마도 해피북님이 읽으신 책의 저자도 그런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

해피북 2015-04-15 23:13   좋아요 0 | URL
`타인의 삶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행위` 참 좋은 구절이예요^~^ 책을 읽다보니 책을 가까이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언제들어봐도 울림이 있고 힘이있는거 같아요^^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꿀밤 되세요

둘리마미 2015-04-15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때˝를 보고 책을 골랐답니다 와닿는 부분도 많고 그렇게 의식하지 못하고 했던 부분도 있고해서 공감이 많이되는 책이네요~

해피북 2015-04-15 23:15   좋아요 0 | URL
저두 둘리마미님 말씀처럼 많은 공감을 받았어요 다른 독서 에세이 집과는 다르게 실제 생활에서 깨닫게된 이야기들이라 더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던거 같아요^~^말씀 감사합니다 꿀방 되세요^~^
 
한 글자 -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정철 지음, 어진선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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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은 모두 한글자로 되어있다는 저자 정철님은 카피라이터라는데 박웅현 저자처럼 삶에 대한 감각이 참 남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같은것을 봐도 다른 생각으로 끌어내는 능력은 분명 생활의 관찰력이 남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

 

예를 들어 요즘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을 보면 참 예쁘다 아름답다 라는 생각만 들뿐이다. 하지만 관찰력이 남다른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꽃은 아름다움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아름다움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p19

 

라는 글귀로 강한 충격을 선사한다. 나는 이런 글귀가 참 좋아한다. 예상 가능한 글귀들을 읽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글의 반전을 경험했을때의 생경함. 짜릿함 그리고 전율을.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일상에서 쉬이 만날 수 있는 단어들에서 생경함을 경험하고 짜릿함과 전율을 선사 받으며 저자의 부탁대로 쉬이 장을 넘길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 전부가 내 마음속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개중 몇개씩 마음에 들어왔지만 아직 내 마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순간은 이것 뿐이라는 사실을.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다시 펼쳐들게되면 또다른 생경함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을 갖게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사람은 읽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햇빛에 노릇하게 잘 익어 하얀 속살을 떨궈낼 잘 익은 벼를 바라보며 겸손한 마음의 사람을 생각해내는 정철 저자는 같은것을 봐도 다르게 생각해낼 수 있는 능력은  『소설가의 일』의 김연수 저자도, 『여덟단어』의 박웅현 저자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님도 모두  사물을 관찰할때 생소한 것을 보듯 유심히 바라봐야 얻을 수 있다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일상이 무료하고 따분하다고만 생각되었다면 나는 일상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은근슬쩍 아무 단어나 막 뱉어놓은것 같지만, 요리조리 잘 뜯어보고 들여다보면 은근슬쩍 독자를 질책하는것 같다. 같은 일상을 살고 같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왜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살았냐는듯이 말이다.

 

 

 

한번 알에서 깨어 나온 새는

다시 알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성장이란

더 넓은 세상에 홀로 놓인다는 뜻이다

부딪쳐야 할 게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조금 더 외로워진다는 뜻이다. p291

 

 

 

이 책을 읽고나니 내 삶에 한글자로 표현하자면 뭐가 될까를 곰곰히 고민해봤더니 '無'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남들보다 뛰어난 스펙도 없고, 돈도 없고, 명품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그런 뜻에서 없을 무가 떠오른다. 그런데 그래서 더욱이 '없다'라는 단어에 애착심이 생긴다. 없기 때문에 앞으로 생길 무한한 가능성이 많다는 뜻을 품어볼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랄까.

 

 

모르는 것을 묻는것은 챙피함이 아니라 했다. 모른것을 아는 척 넘어가는 일이야 말로 진짜 챙피한 일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많은것이 없다는 것은 챙피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어본다.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삶이야말로 진짜 챙피한 삶이라고 다독이면서 말이다. 저자 정철 님의 처음 알게된 책이지만, 이런 시선을 갖은 저자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어떤 책들이 있는지 하나 하나 알아가는 시간을 갖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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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무를 보다 - 전 국립수목원장 신준환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화두
신준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참나물 씨앗>

아무리 많은 욕심으로  씨앗을 뿌린다 한들 때가 되지 않으면 새싹을 만날 수 없다.  어두운 흙속에서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 조금씩 잠에서 깨어나 새싹으로 돋아나기 까지 흙, 물, 시간이라는 박자가 맞아야 한다.

 

< 미니 토마토 새싹>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자신보다  무거운 흙을 힘겹게 뚫고 나온 새싹은

흙 깊숙이 뿌리를 뻗으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서는 움직일 수 없는 곳에서

사람이 주는 물과 비료만을 가지고 순리에 적응하며 생활한다.

 

 <스위트 바질>

 

적당한 햇빛, 적당한 물, 적당한 비료.

넘쳐서도 안되고 부족해서도 안되는 '적당한' 박자.

욕심을 부려 주는 물과 비료는 죽음으로 내몰고

방치하다 싶이 키운 마음은 볼품 없는 결과를 만들어 놓는다.

그래서 항상 순리에 거스르지 않는 '적당함'이 필요하다.

 

<방울 토마토 꽃>

 

<오이 꽃>

 

<방아 꽃>

 

<방울 토마토 열매>

 

 

<미니오이>

 

그렇게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는 적당함 속에서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으며 결실을 보여주는 식물을 베란다에서 키우다 보면 삶 속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욕심부리지 않고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배우게 된다.

 

 

『다시, 나무를 보다』의 신준환 저자의 책을 읽으며 순리에 순응하는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평생을 나무연구로 살아오셔서 인지 나무를 통해 일상을 들여다보는 성찰들이 좋았고, 나 역시도 식물을 키우며 치유되었던 마음들이 낯설지 않게 다가와 친근하게 읽을 수 있었던거 같다.

 

특히나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곧은 나무는 하나도 없다라는 말씀이 참 인상적이였다. 구부러지고 꼬아지고 휘어지며 볼품 없어 보여도 그것이 바로 '잘 살아내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 이라는 글귀를 읽는 순간 강한 충격을 받기도 했다.

 

나무는 여러 기관이 각자 할일을 하면서도 서로 협력하여 동시에 한 나무가 된다. 온몸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그늘에 있는 나뭇잎도 이런 원리를 안다. 햇빛이 숲 지붕을 통과 할 때 청색광과 적색광은 주로 흡수되고, 원적색 광이 많이 도달하기 때문에 밑에 있는 잎의 색소 단백질이 이를 감지하면 곁가지는 발달을 억제한다. 그러니 나무 모양이 이상하다고 나무라면 안 될 것이다. 그 모양은 그때 그때 그곳에서 가장 잘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이다'p153

 

식물을 키우다가 모나고 곧게 뻗지 않은 잎사귀들은 정리해 예쁜 모양으로만 만들려고 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단지 모나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잘라내고 꺽어내며 예쁘고 곧은 모습만 추구했던 내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된다.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생각해본다. 늘 도전과 용기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삶이야 말로 곧고 예쁜 삶이라던 나의 편견은 지금의 내 모습을 잘라내고 꺽어내 곧게만 만들려고 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남들과 똑같은 모습은 아닐지라도 순리에 순응하며 구부러지고, 꼬아지고, 휘어지는 모습이진짜 내 모습이고 함께 어울어져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나무도 흔들린다. 아무리 큰 나무도 흔들린다. 큰 나무는 더 많이 흔들린다. 밑에서는 모르지만, 바람이 불 때 나무 우에 올라가보면 큰 나무가 멀미가 날 정도로 많이 흔들린다. 나무는 흔들리지 않아서 강한것 이 아니다. 서로 어울려서 강하다. 숲을 이루기 때문에 강한 것이다.p153

 

매사 평온한 삶은 없다. 고민도 생기고 아픔도 생기고 고통도 생겨난다. 그렇게 살아가는 삶만이 견고해지고 단단해진다. 덩치큰 나무라고 해서 고통이 없진 않다. 때론 모진 바람에. 건조한 날씨에, 무심코 버린 불씨에, 흥건한 폭우로 끊임없는 시련 속에놓여 있다. 그런데 나무는 움직일 수 조차 없다. 평생을 그 자리에서 박혀 인간의 해꼬지에, 자연의 재앙 속에 살아가지만 꾸준히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며 좋은 공기와, 맑은 에너지를 뿜어주며 조금씩 성장해 간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하나의 축복이다.

 

이 책을 읽은 후 길가의 나무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하나같이 비슷한 모습인거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양각색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횡한 가지 사이로 꽃을 먼저 돋아내는 나무, 다른 나무들은 화사한 벚꽃잎을 돋아내는데도 죽인듯 고요히 때를 기다기는 나무, 조금이라도 더 햇빛을 받아볼 요량으로 줄기를 더 길게 뻗어 휘어져 버린 나무까지 살피다 보면 어쩜 이리도 인간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하나 다른점이라면 놀라운 생명력으로 어느 순간에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진 않는다. 삶을 포기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절벽끝에 매달려 있는 나무라 할지라도.

 

 

책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저자가 학문은 넓지만, 식견이 많아 보이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체화되지 못한 문장과 용어들에 가끔씩 책을 읽다가 꾸벅거리며 졸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딱딱하지 않게, 전 국립 수목원장으로 지내셨을 시간속 이야기들을 더 살뜰히 써주는 책이 다음 권으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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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04-0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나물씨앗도, 미니 오이도 참 좋아요...
미니 오이 한입 물면 아삭하고 쉬원할것 같아요. ^^

해피북 2015-04-10 00:33   좋아요 0 | URL
미니오이 정말 아삭이고 맛났어요^~^
다이소에서 천원에 흙하고 함께 씨앗 한개 담겨진거 사다 키운건데
요거 뭐..피클용이라고 하는데 그냥 베어먹기도 참 좋고 잘만 키우면 좋겠더라구요 ㅎ 작년에 키웠던 건데 꽃 조절을 잘못해서 열매 한개만 수확했었거든요.ㅎㅎ

cyrus 2015-04-09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꽃과 나무를 쉽게 소개한 이유미 씨의 글을 좋아해요. 아마도 이유미 씨가 식물원장으로 활동한 적이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요즘 저술 활동이 뜸한 것 같아요. 식물도감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요. 생각해보니 집에 식물도감 한 권도 없군요. 어머니 읽으라고 산나물 도감을 산 게 전부에요. 한 권 장만하고 싶은데 내용 구성이 좋은 식물도감은 가격이 좀 비싸요. ^^;;

해피북 2015-04-10 00:38   좋아요 0 | URL
앗!! 저 이유미 원장님의 ` 광릉 숲에서 보내는 편지`라는 책 읽어봤는데 넘 좋더라구요^^ 말씀처럼 쉽고 재밌게 씌여 있어서 재밌게 읽은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cyrus님의 독서편력 대단하세요 ㅎ 저도 몇달 전까지 식물도감 가지고 있었는데 비싸더라구요 그런데 비싸고 두꺼운거에 비해 저는 활용도가 좋지 못해서 중고로 처분하고 말았답니다 ㅜㅅ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