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 -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정철 지음, 어진선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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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은 모두 한글자로 되어있다는 저자 정철님은 카피라이터라는데 박웅현 저자처럼 삶에 대한 감각이 참 남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같은것을 봐도 다른 생각으로 끌어내는 능력은 분명 생활의 관찰력이 남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

 

예를 들어 요즘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을 보면 참 예쁘다 아름답다 라는 생각만 들뿐이다. 하지만 관찰력이 남다른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꽃은 아름다움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아름다움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p19

 

라는 글귀로 강한 충격을 선사한다. 나는 이런 글귀가 참 좋아한다. 예상 가능한 글귀들을 읽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글의 반전을 경험했을때의 생경함. 짜릿함 그리고 전율을.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일상에서 쉬이 만날 수 있는 단어들에서 생경함을 경험하고 짜릿함과 전율을 선사 받으며 저자의 부탁대로 쉬이 장을 넘길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 전부가 내 마음속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개중 몇개씩 마음에 들어왔지만 아직 내 마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순간은 이것 뿐이라는 사실을.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다시 펼쳐들게되면 또다른 생경함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을 갖게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사람은 읽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햇빛에 노릇하게 잘 익어 하얀 속살을 떨궈낼 잘 익은 벼를 바라보며 겸손한 마음의 사람을 생각해내는 정철 저자는 같은것을 봐도 다르게 생각해낼 수 있는 능력은  『소설가의 일』의 김연수 저자도, 『여덟단어』의 박웅현 저자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님도 모두  사물을 관찰할때 생소한 것을 보듯 유심히 바라봐야 얻을 수 있다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일상이 무료하고 따분하다고만 생각되었다면 나는 일상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은근슬쩍 아무 단어나 막 뱉어놓은것 같지만, 요리조리 잘 뜯어보고 들여다보면 은근슬쩍 독자를 질책하는것 같다. 같은 일상을 살고 같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왜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살았냐는듯이 말이다.

 

 

 

한번 알에서 깨어 나온 새는

다시 알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성장이란

더 넓은 세상에 홀로 놓인다는 뜻이다

부딪쳐야 할 게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조금 더 외로워진다는 뜻이다. p291

 

 

 

이 책을 읽고나니 내 삶에 한글자로 표현하자면 뭐가 될까를 곰곰히 고민해봤더니 '無'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남들보다 뛰어난 스펙도 없고, 돈도 없고, 명품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그런 뜻에서 없을 무가 떠오른다. 그런데 그래서 더욱이 '없다'라는 단어에 애착심이 생긴다. 없기 때문에 앞으로 생길 무한한 가능성이 많다는 뜻을 품어볼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랄까.

 

 

모르는 것을 묻는것은 챙피함이 아니라 했다. 모른것을 아는 척 넘어가는 일이야 말로 진짜 챙피한 일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많은것이 없다는 것은 챙피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어본다.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삶이야말로 진짜 챙피한 삶이라고 다독이면서 말이다. 저자 정철 님의 처음 알게된 책이지만, 이런 시선을 갖은 저자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어떤 책들이 있는지 하나 하나 알아가는 시간을 갖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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