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셉을 창문 쪽으로 데리고 가서 아메리카 전시관의 중•정을 내려다본다. 조셉과 나는 지금 월 스트리트 파사드를 통해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내 옆에 서 있는 이 사람과 편안한 유대감이 느껴지고 그 벅찬 마음이 내 판단력을 흐린다. 나는 평소에는 부끄러워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을 신념들을 말하 - P177

기 시작한다. 빠른 말투로 이 일에 내가 얼마나 헌신적인지를 토•로한다. 영원히 경비원으로 일하고 싶다고, 다른 일을 할 이유를•찾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너무도 단순하고 직관적인 일이고, 뭔가를 계속 배울 수 있고, 무슨 생각이든 전적으로 자유로이 할수 있는 일이라서 그렇다고 이유를 덧붙인다. - P178

내가 경비원근무복 아래 비밀스러운 자아를 숨겨오고 있었던 것일까? 흠, 물론이다. 경비원이라면 누구라도 어두운 푸른색 근무복 아래 슬쩍 숨겨둔 비밀스러운 자아 하나쯤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다른•경비원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그 사실을 조금씩 깨달아간다. - P191

동료 경비원들이나 관람객들과 나눈 짧은 소통에서 찾기 시작한의미들은 나를 놀라게 한다. 부탁을 하고, 답을 하고, 감사 인사를 건네고, 환영의 뜻을 전하고... 그 모든 소통에는 내가 세상의 흐름에 다시 발맞출 수 있도록 돕는 격려의 리듬이 깃들어 있다. 비탄은 다른 무엇보다도 그 리듬을 상실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잃고 나면 삶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고, 한동안 그 구멍 안에몸을 움츠리고 들어가 있게 된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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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한지 4년 차에 접어든 어느 날 아침, 출근해보니 신입 경비•원들이 빈 예술품 운송 상자들이 쌓여 있는 주변에 엉거주춤 줄지어 서 있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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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관찰 도구로 삼기위해 부릅뜬다. 눈이 연필이고 마음은 공책이다. 이런 일에 그다・지 능숙하지 않다는 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사람・들이 입고 돌아다니는 옷과,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와 손을 잡거나 혹은 잡지 않는 몸짓에서, 머리를 다듬고, 면도를 하고, 내 눈 - P152

을 마주하거나 피하고, 얼굴과 자세에서 기쁨이나 조급함, 지루함이나 산만함을 보이는 방식들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내가보는 대부분의 것에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확실한 의미를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저 이 장면에 깃든 눈부심•과 반짝임을 바라보며 기쁨을 만끽한다. - P153

입원해 있는 톰을 방문한 후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던때를 기억한다. 누구라도 심술을 부리거나, 실수로 부딪힌 다른승객에게 쏘아붙이면 그게 그렇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편협하고 무지해 보였다. 우리 모두 그럴 때가 있는데도 말이다. 오늘밤은 운이 좋다. 낯선 사람들의 피곤하거나 어떤 생각에 빠져 있는 얼굴들을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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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B구역 대장에게 내키는 만큼나를 특별전에 배치해달라고 말한다.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 그는 수락했고 그렇게 4개월 남짓한 기간에 200시간은 거뜬히 피카소의 드넓은 머릿속을 누비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 P130

메트는 매년 거의 7백만 명의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이건 양키스, 메츠, 자이언츠, 제츠, 닉스 그리고 네츠의 관중을 모두 합친것보다 더 많은 수다. 자유의 여신상이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당의 방문객보다도 많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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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우 위대한 예술품은 뻔한 사실을 우리에게 되새기게하려는 듯하다. ‘이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하는 게 전부다. 나도지금 이 순간에는 고통이 주는 실제적 두려움을 다디의 위대한작품만큼이나 뚜렷하게 이해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내 그 사실을 잊고 만다. 점점 그 명확함을 잃어가는 것이다. 같은 그림을 반복해서 보듯 우리는 그 현실을 다시 직면해야 한다. - P51

"진짜 대단한 게 뭔지 알아? 살아 있는 모든 것, 그러니까 무당벌레, 세쿼이아나무, 마이클 조던, 녹조류 할 것 없이 살아 있는 건모두 단 하나의 세포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이야. 하지만 그보다도 더 대단한 게 뭐게?" 톰의 동생은 그게 뭔지 몰랐다. "바로 그단 하나의 세포." 당시만 해도 우리는 톰의 왼쪽 다리에 있던 세포 하나가 변이를 거쳐 군대를 일으키고 그를 포위하게 되리라는 걸 알지 못했다. - P57

"형." 내가 말한다. "형." 나는 별 필요도 없는 긴 이야기를 시작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말하면서 길게 끈다. 어느 누구보다도 형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고, 형도 그걸 너무좋아하고, 나도 그걸 매우 즐기기 때문이다.  - P59

친근하고 익숙한 형, 한때는 거대하고 활기 넘치던 몸의형이 있었지만 이제 온화하고 우아한 몸을 가진 형이 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잠시 후면 내가 형을 옆으로 눕히고, 주먹 쥔 손으로 아픈 허리를 문지를 것이고, 형은 신음을 하면서 작은 목소 - P63

리로 고맙다고 할 것이다. 그런 다음이면 다시 정적이 찾아온다.
그리고 나는 형이 숨 쉬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 P64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커봐야 한다. 자신의 눈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흡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건 좋다‘, ‘이건 나쁘다‘ 또는 ‘이건 가, 나, 다를 의•미하는 바로크 시대 그림이다‘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이상적 - P112

으로는 처음 1분 동안은 아무런 생각도 해선 안 된다. 예술이 우리에게 힘을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 P113

박력 넘치는 조각상의 주위를 돌며 나는 예술가가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감탄할 뿐이다. 예술의 위대한 기적이 행해졌고 아름다움의 새로운 모습이 세상에 더해졌다. 감탄스러울 뿐만 아니라 감동적이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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