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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평가단 인문 파트는 이번이 처음인데

 그 때문일까요? 선정 타율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추천한 책들 중 딱 두 권만 선정되었네요. 흑흑...


 그렇다고는 해도 선정된 책들에서 실망감은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뭐 이런 책이 다 왔나?' 하다가도 읽다보면 '오오! 의외로 괜찮은 걸!' 하게 될 때가 많았습니다.

 이런 걸 집단 지성의 힘이라고 하던가요?

 아무튼 이번엔 또 어떤 책이 선정될 지 모르지만 무슨 책이 되든 좋은 책이리라 믿고

 제가 추천하는 책들을 얘기해 보렵니다.



 첫 스타트는 역시 스티븐 핑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입니다.

 '빈 서판'을 읽고 단번에 매료된 작가(저는 하물며 기독교를 믿는데도 영혼을 부정하는 이 책에 설득되었습니다. 의식과 영혼에 있어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다 준 책의 저자인지라 아무래도 그 사유의 발전을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군요.)인지라 신간이 나오면 읽어보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마음 역시 그저 진화론의 산물이라 여기는 무신론자가 이 책에서는 인간성에 대한 강한 긍정을 설파했다고 하니 지금까지 내가 스티븐 핑커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호기심이 가득 생기네요.


 문득 레베카 솔닛의 '이 폐허를 응시하라'가 생각납니다.

 이 책 역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다 준 책이었죠.

(너무 많이 받았다구요? 원래 귀가 얇은 편입니다^ ^;)

레베카 솔닛은 우리가 가진 인간성 자체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흔히 재난 영화를 보다 보면 인간성에 실망감을 가득 느낄 때가 많습니다. 닥쳐온 위기 앞에서 이타심 보다는 이기심을 더 많이 드러내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영화적 상상이 아니라 세상의 진실이라 여깁니다. 지금 우리 윤리의 리얼리티를 재현하고 있다고 보지요. 하지만 레베카 솔닛은 이러한 우리의 시각을 철저히 부숩니다. 그녀는 수많은 재난 현장을 돌아다녔고 생생한 취재와 연구를 통해 재난 현장에서 인간이 전혀 다르게 행동하고 있음을 아주 설득력있게 보여줍니다. 한 마디로 사람들은 영화적 재현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했던 것입니다. 레베카 솔닛은 당당히 주장합니다. 사람은 어려울수록 더 많이 협력하고 타인을 위해 움직이며 질서를 유지하려 든다고. 원래 인간의 위기 대처 방식이 그렇게 진화되었다고 합니다. 협력을 중시하게끔 말이죠. 이번 세월호 참사 때도 아이들은 순순히 지시에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더구나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이들도 많았죠. 누구는 우리 교육의 부작용이다라고 말을 하는데 원래 인간이 그런 것입니다. 그랬기에 세월호 선장과 선원의 대처에 더욱 분노하게 되는 것이죠. 어차피 거짓 번명이겠지만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말하는데 사실 혼란을 일으킬만한 그 무엇도 없었을테니까요. 분명 아이들은 무질서 없이 피난 지시에 따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왜 그런 짐작을 했던 것일까요? 레베카 솔닛은 그것이 바로 UPPER 계급들이 심어준 악의적 환상이라고 말합니다. 영상 매체를 통해 재난 때마다 무질서한 군중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어 각인시킴으로써 엘리트들의 통제만이 유일한 구원임을 믿게 만든다는 것이죠. 즉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등을 통해 익히 접해온 재난 시의 군중 모습은 모두 사회 엘리트 계층들이 자신들의 존립을 튼튼히 하고 군중 스스로를 못 믿게 만들어 통제를 손쉽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타인의 모습을 곡해하고 결국엔 우리 자신마저 못 믿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 또는 인간성 자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시각들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즉 이것은 순도 100%의 진실은 아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편집하고 왜곡하여 주입한 것도 상당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레베카 솔닛의 책은 그런 왜곡된 타인과 인간의 모습을 교정시켜주는 책이었습니다. 아마 스티븐 핑커의 이 책도 그럴 것 같네요. 레베카 솔닛이 현실을 토대로 이야기했다면 스티븐 핑커는 과학에 기반하여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겠죠. 어쨌든, 새로운 시야를 접하게 해주는 것만은 틀림없는 듯 하여 읽어보고 싶습니다. 




 '후지와라 토모미' - '폭주 노인'


 요즘 저의 관심사는 '노인'입니다.

 그냥 지금 제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서 이해하려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이미 일본은 '무연사회'라 불릴 정도로 고령화 사회가 가져오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노년의 고독과 무력감이 사회 전반에 많이 팽배해있다고 하더군요. 동시에 노년의 분노 표출도 상당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추세를 담은 것인데 왜 노년의 폭력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지 탐색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의 분노 표출은 일종의 자기 증명이 아닐까 합니다. 끝도 없이 얇아져만 가는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한 반발이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이겠죠. 저는 최근 우리나라의 노년층의 투표도 이와 연장선상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념이나 정책이 아닌 자신의 존재 증거의 일환으로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그들을 위해 신경쓰는 정당에 아낌없이 투표한다는 것으로 말이죠. 뭔가 그런 흐름 같은 것이 보입니다. 이번 영화 '명랑'의 성공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1700만 관객에 대한 계층 분석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분명 이번 '명랑' 흥행은 노년층(50대 이상을 의미하는 것인데 '노년'이란 단어에 너무 구애받지 말 것을 부탁드릴게요^ ^;)이 주도한 것 같습니다. '이순신'에 대한 흠모 같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전성 시대에 가장 널리 알려졌던 인물로, 일종의 향수 같은 것이 주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즉 자기 존재 가치에 대한 긍정 같은 것을 가져다 주었기에 '명랑'이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죠. 물론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아무튼 분명 이 세대의 영향력은 날로 고령화사회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더욱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늦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브루스 왓슨, 프리덤 서머 1964


 미국이 가장 혼란스러웠던 1960년대. 가장 첨예한 갈등의 현장으로 모든 것을 각오하고 신념을 위해 싸우러 나간 '행동하는 젊음'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신념과 이상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던졌던 영혼들의 이야기.

 요즘 이런 것이 그리워요. 지그문트 바우만이 그러더군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하다. 한 순간이라도 인간답게 사는 것이 그저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자본주의 이전에는 그런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지금 우리가 가진 수명에 대한 집착은 자본주의가 만들고 주입시킨 것에 불과하다.'

 정확한 인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이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지금 대부분은 벽에 똥칠할 때까지 오래 사는 걸 좋다고 여기고 있죠.

 생존을 위해서는 귀머거리 3년, 봉사 3년, 벙어리 3년 하듯이 꾹 참고 살아야 한다고.

바우만은 그런 생의 무조건적 집착이 소심과 삶의 수동성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그저 오래 사는 게 좋은 것일까 생각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먹고 사는 거,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프리덤 서머, 1964'를 읽으면서 거듭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폴 콜리어, '엑소더스'


 동생이 이주학을 전공하고 있어서 저도 덩달아 관심이 생기는군요.

 앞으로 이주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원래 '출애굽'을 뜻하는 엑소더스는 제목 그대로 대규모 국제 이주를 다루고 있는 책이더군요.

 무엇보다 그 원인으로 세계 불평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사회 곳곳에 더욱 많이 도래할 이방인들과 어떻게 별 탈없이 융화할 것인가를 이 책으로 사전 탐색 같은 것을 해보고 싶네요.

 






 '라캉과 지젝'


 지젝 현상에 대하여 한국의 소장 연구자들이 '전문가적 안목으로 진지한 탐문과 논쟁을 시도'했다고 하네요. 한국의 지젝 연구 현주소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포스트모더니즘, 마르크스주의의 비판'


 마르크스주의적 입장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비판한 아주 유명한 책이죠.

 예전에 한 번 읽어 본 것도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지금 읽어보면 와 닿는 게 더욱 많을 것 같기도 해서 벗해보고 싶습니다.  






















 키스 토마스, 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맙소사! 이 책이 나왔네요. 발견하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오는 전환기인 16세기와 17세기 영국 마술 문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거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 가을에 시간이 나야 할 텐데요...





 노마 필드, 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일본 전체주의에 어떻게 저항했는가를 보여주는 꽤나 유명한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멘발의 겐' 같은 만화를 보면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도 점점 전범국가화 되어가는 일본에 저항하는 일본인들이 존재했었음을 알 수 있더군요. 이건 오카자키 겐조의 투쟁을 다룬 하라 가즈오의 '가자가자 신군' 같은 다큐멘터리를 봐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모두가 신변의 안전이 두려워서 '예'를 외치던 순간에도 상식과 자신의 신념에 따라 '아니오'를 당당하게 외치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죠.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프리덤 서머, 1964'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읽고 느껴보고 싶습니다.



여기까지가 이번 제 추천입니다.

과연 이번의 타율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벌써 추석입니다. 고속도로는 벌써부터 귀성 행렬로 붐빈다네요.

어디서 보내시든 즐겁고 좋은 추억 많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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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9-09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캉과 지젝, 단연 돋보입니다...

에일로이 2014-09-14 23:33   좋아요 0 | URL
저도 얼른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