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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시간 빠르게 가는군요. 어느새 또 이렇게 신간 추천의 시간이 닥쳐오다니...

벌써 7월이란 말입니까? 날짜보고 그새 그렇게 시간이 흐른거야 문득 깨닫게 되네요.

요즘은 그냥 영화 모던타임즈에서 콘베이어 벨트 위에 쉴새없이 들어오는 물건의 나사를 죄던 찰리 채플린 같습니다.

이것 처리하면 저게 들어오고 또 저걸 처리하면 이제는 이게 '메롱~'하듯이 들어오는...

더위 먹은 강아지마냥 헥헥 거리는 게 할 수 있는 전부 같은 날들이에요.


무, 어쨌든 푸념은 이 정도에서 각설하고 인문 신간 추천이라는 본 게임에 출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집에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6월에 나온 인문 시간을 휘리릭 둘러보는데 반가운 신간이 좀 보이네요.


그 중에서도 가장 반가운 책은 단연 이것!


 네, 프랑코 모레티의 '공포의 변증법' 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학자입니다. 저는 이 학자를 오래전에 주은우의 글을 통해 만났습니다. 그러니까 교수 되기 전에 문화과학인가 아무튼 어떤 계간지에 발표한 글이었는데 거기서 프랑코 모레티의 드라큘라와 자본론에 대한 것을 쓴 적이 있죠. 처음 그 글을 읽는데 굉장하더군요. 자본의 속성을 흡혈로 파악하고 그것을 드라큘라로 풀어내다니. 세상에 이렇게 참신하게 분석하는 작가도 있구나 진심 감탄했었습니다. 그 때부터 프량코 모레티를 찾아 읽었죠. 그런 점에서 대학 도서관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원서도 얼마든지 찾아 읽어볼 수 있었으니.

아무튼 그 때 소개된 책이 바로 이 '공포의 변증법'이었죠. 정말 오랜 시간이 흘러 드디어 번역본으로 나왔네요. 참 반갑고 개인적으로 추억이 돋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로서는 단연, 첫 추천을 할 수 밖에 없구요.

프랑코 모레티는 제게 피그말리온을 연상시킵니다. 새로울 것이 없는 고전들을 그만의 독특한 분석으로 피와 살이 도는 생생한 존재로 되살려 주거든요. 그런 경험을 가득 안겨주는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 '공포의 변증법'은 원제가 Signs Taken for Wonders 로 프랑코 모레티의 진가를 알린 대표작이기도 하거든요. 추억의 책이라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네요.^ ^;  


 검색해보니, 지금까지 나와있는 프랑코 모레티의 책은 이것밖에 없군요. 이중 '세상의 이치'는 소설이고 '근대의 서사시'는 절판되었습니다.












 솔 크립키의 '이름과 필연'도 새로이 번역되어 나왔네요.

 역시나 반가운 추억 속의 책입니다.

 크립키의 이 책도 빼놓지 말아야 할 책 중의 하나죠.












 얼마전에 윤여일이 쓴 '사상의 번역'을 읽었습니다. 거기서 일본의 학자 다케우치 요시미가 바로 루쉰을 통해 자신의 학문적 정체성에 대해 새로이 눈을 뜨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 다케우치 요시미 같은 존재가 있다면 그건 바로 왕후이일 것입니다. 그 역시 루쉰을 통해 진정한 학문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던 존재이니까요. 그런 왕후이의 루쉰에 대한 책이기에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역사와 민족 그리고 상황이 다른 개인들이 루쉰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 비교해 읽어보는 것도 참으로 흥미로울 것 같군요. 그러면서 저의 루쉰은 또 어떠한가 되새겨보고 싶습니다.







 연달아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빠뜨릴 수 없는 책이 또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토머스 메츠거의 '곤경의 탈피'

 막스 베버 이후로 굳어진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정면에서 반박하여 유명해진 책.

 그동안 중국의 성장을 외재적 요인으로 설명하던 것에 비해 토머스 메츠거는 거꾸로 성장의 요인은 어디까지나 내부에 있었음을 밝혀 중국 성장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려 했습니다. 그것도 중국 사상의 핵을 이루는 유학을 가지고 말이죠. 현대에 들어와 특히 경제성장과 관련하여서는 유학은 득보다 실을 많이 가져온 학문으로 많이 인식되었는데 이 책은 그 정반대의 인식을 가져다 주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건 사실 우리나라와도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한 총리 후보가 일본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했었죠. 뉴라이트가 내내 내세우고 있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동일한 발언이었습니다. 조선이 문제가 많았는데 일본 덕분에 근대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하는. 그 대표적인 게 바로 성리학이었습니다. 잦은 당쟁이 조선의 성장을 가로막은 대표적인 것으로 흔히 꼽기도 했었죠. 과연 저들의 주장대로 외재적 요인이 그렇게 강력한 것인지, 성리학이 그렇게나 큰 문제였는지 비록 중국의 케이스지만 제대로 검증해 볼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발전은 어디까지나 내재된 힘, 그렇게 자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오면 닥치고 읽는 피에르 바야르의 새책입니다.

 그의 전작들을 읽으면서 도대체 얘는 어떻게 자라왔길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 했었는데 드디어 알 수 있는 기회가 왔군요. 다른 이의 텍스트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과거를 텍스트로 삼는다니! 읽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발터 벤야민 선집을 읽다보면 가장 궁금해지는 것이 바로 그것을 기획하고 지속적으로 번역하고 있는 최성만 교수가 바라보는 발터 벤야민입니다. 과연 그가 그리고 있는 발터 벤야민의 초상은 어떠할까 한번쯤 제대로 육성으로 들어보고 싶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가 찾아왔네요.

목차를 보니 발터 벤야민이 거의 전 저작을 다루고 있는 듯 한데 발터 벤야민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아주 좋은 기회가 될 듯 합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걸신들린 듯 달려들어 먹어치우고 싶네요^ ^








 아, 참! 하나를 빠뜨렸네요.

 '축구의 세계사' 서점에서 봤는데 재밌더군요. 아주 두텁긴 했지만...

 축구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아 사족처럼 추천해 봅니다.












 이번엔 이렇게 신간 추천을 합니다. 와, 그런데 너무 무덥네요. 모두들 이 더위에 몸 상하지 마시고 보다 더 시원하고 쾌적하게 잘 보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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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7-0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프랑코 모레티를 읽긴 읽었는데 어디서 읽었는지 모르겠던데, 주은우 하니깐 저도 아마 주은우가 번역한 글을 통해 접한 것 같군요. 하여튼... 이분 분석이 매우 독특합니다.그나저나 비야르 책도 이번에 나왔네요?! 허어,, 이거 참....

ICE-9 2014-07-08 20:08   좋아요 0 | URL
와, 저와 프랑코 모레티를 알게 된 경로가 비슷하셨군요. 저도 정말 독특하다고 느꼈고 다른 작품들을 읽을 때 꽤나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거기 있어서는 바야르도 비슷한데 함께 나왔더군요.^ ^ 읽을 책이 마구 늘어나는데 읽는 시간은 왜 이리 줄어드는 것인지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