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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모르고 있는 사이 훌쩍 2013년이 가버리더니 어느새 신간 평가단도 마지막 신간 추천 시간이 도래했군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6개월이란 시간, 참 빨리 흐르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하루 보내는 건 길어도 1년 보내는 건 순식간이다.'라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네요. 특히나 이번 신간평가단은 너무 부진했던 것 같아서 바로 코 앞에 마지막을 앞 둔 지금 그저 아쉬움만 그득합니다. 그러한 미련의 긴 그림자를 달고서 신간평가단 마지막 신간 추천을 해 봅니다.
12월의 추천이라면 단연 이 책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이 책의 출간으로 이 땅에 볼라뇨의 팬이 제 생각 이상으로 많다는 걸 분명히 느꼈습니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볼라뇨의 팬을 자처하시는 분들을 뜻하지 않게 많이 만나게 되었으니까요. 아무튼 볼라뇨의 유작이자 결정판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그것도 아주 근사한 외관으로!
볼라뇨가 아니고서는 누구도 이렇게 쓸 수 없다는 이 소설을 이 겨울이 다가기 전에 꼭 읽어두고 싶네요.
소네 케이스케는 '코'로 처음 만났던 것 같습니다.
참으로 섬뜩하면서도 호러 작품으로의 완결성도 똑 부러지게 보여주어 깔끔한 맛을 더했던 단편이었는데 그 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그와는 또 전혀 다른 하드보일드 풍이어서 '어, 이 작가 은근 변신의 귀재로군.'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이번에 나온 '침저어'는 이전과 또 다르게 첩보물이로군요. 호오, 또 어떤 새로운 변신된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되는데 에도가와 란포상까지 수상했다고 하니 그 기대감이 더욱 부채질하게 됩니다.
데이비드 미첼의 소설을 꾸준히 발간하고 있는 문학동네에서 그의 소설을 또 한 편 발간했네요. 늘 정체성의 문제에 천착해왔던 그가 이번엔 아예 자전적인 소설로 돌아왔습니다. 별다른 기교도 없이 자전적 경험이 한껏 우러난 한 소년의 내면을 숨김없이 드러낸다고 하는데 어쩌면 데이비드 미첼이 가진 정체성의 심장부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 도대체 이 작가의 머리 속엔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었기에 저로서는 금방 탑승해버릴 것 같네요.
디어 라이프를 읽고 팬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앨리스 먼로의 책이 또 한 권 나왔군요.엘리스 먼로가 지었다면 다 읽어보고 싶은 저에게는 역시나 놓쳐서는 안되는 단편집입니다.
나서서 대놓고 깃발을 흔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으로는 꾸준히 응원하고 있는 '피니스 아프리카에'서 '87분서 시리즈'가 또 한 권 나왔네요. 87분서 시리즈 두번째 작품이라서 더욱 관심이 갑니다.
살인의 쐐기, 킹의 몸값 등. 저를 87분서 시리즈에 환호작약하게 만들었던 작품들이 모두 시리즈 초기 작품들이었으므로 당연히 노상강도도 엄청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 순서대로 읽으면 그 맛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느끼기에 처음 읽으시는 분들은 '경관혐오자'부터 시작해서 '노상강도' '살인의 쐐기' '킹의 몸값' 이렇게 나가는 것도 좋겠네요. 이런 순서로 '87분서 시리즈'를 처음 만나시는 분들이 카뮈가 장 그르니에의 '섬' 서문에서 말했듯 너무 부럽습니다.
이것으로 마지막 신간 추천도 끝이로군요. 후반기에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더욱 잘 활동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만 크게 드네요. 아무튼 이제 또 하나의 좋은 추억으로 간직해야겠죠. 신간평가단 소설 파트 여러분들도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파트장으로 너무 미진한 활동 보여드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끝까지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부디 2014년엔 참아야 하는 일보단 하고 싶은 일들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또 바라는만큼 이루시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