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눈이 왕창 내렸던 날,

 저는 이 음반을 들었습니다.

 

 

 (제 사진은 아니고 역시 밥 딜런은 LP로 들어야 제 맛인 것 같아서 다른 분의 사진을 일부러 찾아서 가져온 것입니다.)

 

 가사가 좋아서인지 밥 딜런은 언제 들어봐도 좋습니다.

 이 음반에서 특히나 인상적인 곡은 역시 'HIGHWAY 61 REVISITED'이죠. 총 5명의 화자가 나와서 각자에게 닥친 문제를 61번 간선도로에서 해결한다는 내용인데, 이 노래의(이 61번 간선도로는 바로 밥 딜런의 고향이기도 한 미네소타의 둘루스로 이어지는 도로이며 이 도로는 또한 흔히들 락의 창시자로 일컫는 로버트 존슨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락을  얻었다는 교차로가 있는 49번 도로와 이어져 있기도 합니다. 미드 '슈퍼내추럴' 에서 주인공 형제가 악마와 접선하던 곳으로도 나왔던 그 교차로 말이죠.) 5절, 그러니까 마지막 부분엔 지루해진 끝에 다시금 세계 대전을 일으키려는 도박사가 나오죠. 그는 자기를 도와줄 프로모터를 만나는데 그는 이런 일은 해 본적이 없지만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61번 도로에서 표백제를 햇볕에 말려보자고 제안합니다. 물론 이것은 은유죠. 다음의 대전이 인종 차별로 일어날 것이라는 은유 말이죠. 갑자기 서두를 이 노래로 시작하게 된 것은 바로 움베르토 에코의 신작 때문입니다. 그 작품을 보자 그 노래가 바로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무려 6년만이네요.

   움베르토 에코의 신작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소설은 비록 19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은 오늘날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에코의 직접적인 발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유대인의 증오로 똘똘 뭉친 주인공이 거짓으로 만들어낸 문서 하나가 민족 대학살로 이어지는 소설의 이야기는 그야 말로 점점 보수화 되어가는 유럽에서 지금 횡행하고 있는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차디 찬 비판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믿고 있는 차별의 근거가 사실은 오로지 증오에서 비롯된 거짓 산물일지도 모름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그러면서 에코는 궁극적으로 과연 우리가 무엇을 알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우리는 과연 상식이라고 여기는 것들,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이 과연 거짓이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말합니다. 그가 사람들이 흔히들 가지고 있는 진리의 확신을 이처럼 공격하는 것은 바로 그 확신 위에서 모든 인종차별의 정당성이 마련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확신이 사실은 우리의 아집적 환영에 불과함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에코는 이 소설에서 오로지 주인공만 허구의 인물로 만들고 그 외 모든 인물과 상황은 역사적 사실 그대로 재현해 버립니다. 허구와 사실을 얼룩말 무늬와도 같이 어느 것이 본바탕인지 구분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죠. 그렇게 하여 독자들이 지금 읽고 있는 것이 허구인지 또는 사실인지 분간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 혼미한 진실과 허구의 감각 속에서 독자들 스스로 과연 내가 진실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자문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프라하의 묘지'가 가진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합니다. 그 자문을 통하여 당연시하게 여겼던 인종차별주의적 믿음 역시 까놓고 보면 그 내부엔 오로지 근거 없는 증오 밖에는 없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러니까 자문은 자기 사유의 촉발이며 '프라하의 묘지'는 무엇보다 스스로 사유하도록 유도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금 증오의 시대가 시작된 요즘, 무분별한 증오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자기만의 사유로 판단을 내리는 것 밖에는 없으니까요. 유럽만큼이나 우리나라도 서서히 증오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증오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증오가 없이는 변화의 노력 또한 없으니까요. 하지만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현명한 증오 뿐입니다. 소문이나 선동에 휘말리지 않고 스스로의 치밀한 사유로 찾은 분명한 증오의 이유로 증오할 때 우리는 그것을 현명한 증오로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현명한 증오로의 길을 여는 이 '프라하의 묘지'는 우리에게도 제 때에 나와준 것 같네요. 그래서 추천합니다.

 

 

 

 

 

 

 

 

 

 

 

 

 

 

 

 '심문'과 '밤의 기억들'로 이미 우리에게 소개되었던 작가 토머스 H 쿡. '붉은 낙엽'은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토마스 H 쿡의 장기는 무엇보다 치밀하고도 섬세한 심리의 묘사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두고 심리 스릴러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가 이렇게 심리에 치중하는 까닭은 범죄소설이 흔히 그러듯이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구원 혹은 치유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토마스 H 쿡의 소설들은 단적으로 말하면 구원을 향한 여정입니다. 그건 우리에게 소개된 '심문'과 '밤의 기억들'을 보면 바로 드러납니다. '심문'은 진실을 추구하려는 자와 은폐하려는 자 사이에 벌어지는 심리 게임이라 할 수 있는데 거기서는 진리의 확보가 바로 구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뒤이은 '밤의 기억들'은 '만일 그 진리가 오히려 구원이 아니라 고통만을 안겨준다면 그래도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것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그렇게 쿡의 작품들은 진정한 구원을 찾기 위한 탐색의 여정입니다. 소설 속에서 진행되는 미스터리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죠. 즉 주인공이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주인공의 자기 치유인 것입니다. 시놉을 보니 '붉은 낙엽' 역시도 이러한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하니 그가 천착하고 있는 주제가 이번엔 어느정도로 정교하게 깊이있게 만들어졌을지 기대가 되네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87분서 시리즈의 또 다른 작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는 닥치고 추천합니다. 뭐, 이미 많은 분들이 좋은 추천의 말을 써 주셨으니 저는 요 정도만 쓸게요^ ^

 

 

 

 

 

 

 

 

 

 

 

 

 

 

 

 

 소개글에서는 오시이 마모루의 '이노센스'가 언급되고 있지만 사실 영화를 많이 본 분들이시라면 릴라당의 '미래의 이브'에서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한 번 만들었을만큼 SF 고전인 그 영화가 바로 '미래의 이브'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 때문이죠.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를 봤을 때 부터 한 번 꼭 보고싶었던 작품이었는데 드디어 나와주었네요. 최근에 기계가 되려는 인간의 이야기 '머신맨'도 나온 것 같은데 같이 읽어보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마지막은 일러스트 이방인 입니다.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은 알베르 카뮈 때문이 아닙니다. 정말은 일러스트를 담당한 호세 무뇨스 때문입니다.

 강렬한 흑백 명암의 대비로 프랭크 밀러의 '신시티'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 대가급 작가라고 할 수 있는 호세 무뇨스. 하지만 그러한 위치와 명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나라엔 전혀 소개되지 않았던 작가였습니다. 이 '일러스트 이방인'은 국내에 소개되는 호세 무뇨스의 유일한 작품이라는 데 더 큰 의의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많이 팔려서 '신시티'의 원조가 되는 ALARK SINNER'도 소개되면 좋겠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13-02-07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딘가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가 잘 보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붉은 낙엽> 보신 분 글을 보니 괜찮다고 하더군요
구원과 치유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니, 그런 스릴러도 있군요
<일러스트 이방인>은 책이 크네요 그림 아주 잘 볼 수 있겠습니다


희선


에일로이 2013-02-08 01:40   좋아요 0 | URL
와, 역시 '붉은 낙엽' 평이 좋은가 보군요. 저도 빨리 읽어봐야겠어요^ ^ 토마스 H 쿡이 원래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라서 미스터리라도 그런 방향으로 쓰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일러스트 이방인의 크기엔 저도 깜짝 놀랐어요. 이번에 별로 추천을 못 받아서 선정될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구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