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시대의 중국 - 중국은 과연 세계의 지배자가 될까
사토 마사루 지음, 이혁재 옮김, 권성용 해제 / 청림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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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시진핑의 미국 방문은 모든 해외 언론의 초유의 관심사였다. 아마도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때서야 시진핑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언론의 압도적인 관심을 받은 까닭은 무얼까? 그건 그가 장차 중국의 최고 통치자인 주석이 되어 정해진 임기 10년 동안 중국을 다스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그러니까 올 해 가을 현 주석인 후진타오에 의해 부주석이 될 예정이고, 다음 해 2013년에는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주석이 될 것이 가장 유력시 되는 인물이다.(이렇게 확률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후진타오 때 까지 이어졌던 전임자의 지명으로 주석으로 뽑는 제도가 시진핑 때에 이르러서는 투표로 선출되는 것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중국은 여전히 일당 체제 이므로 그 수반이 되는 주석의 권력은 실로 막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중국은 학자들이 장차 언제 미국을 넘어설 것인가 그 시기를 점치고 있을 만큼 가장 강력한 국가의 하나다. 그러니 시진핑의 미국 방문은 언론의 관심을 받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우리나라의 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거기다 지정학적 위치 상 아무래도 중국의 정세 변화는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정치와 경제 모두에 있어 시진핑 시대의 중국에 도래할 변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데 지금 말하려는 이 책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바로 정확히 그것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이 책의 저자 사토 마사루로 그는 일본경제신문의 정치부 기자다. 정치부 기자로서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특유의 정치 감각과 4년간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했던 경험이 더해진 탓에 이 책은 중국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현실적이면서도 상세한 모습을 그리고 풍부한 취재를 통한 가장 직접적인 목소리들을 담을 수 있었다.) 그것을 총 6장에 걸쳐 설명한다.

 

 

 

  먼저 저자는 중국이 가진 모델로써의 독특성에 주목한다. 그는 중국이 지금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는 세계정치경제로서는 상당히 독특한 모델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정치적으로는 권력이 집중된 일당독재가 모든 걸 지배하고 경제적으로 관 주도의 국가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권력이 국가에서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는 요즘 중국은 오히려 국가가 여전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므로 독특한 모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그로인해 아직 중국의 민주화가 천안문 사태가 일어났을 때와 비교해서 별로 진척되지 않았기에 우려스럽다. 사토 마사루는 2010년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일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류샤오보에 대해 중국 당국이 어떻게 행했는지를 밝혀 중국의 민주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밝혀준다. 그러니까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인 류샤오보가 노벨상 시상식장에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류사오보에게 상을 준 것은 중국을 공격하기 위한 서방의 술수라며 공격 했고 아예 다른 나라 인사들 역시 그 시상직장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많은 나라에 압력을 넣기까지 했던 것이다. 이는 중국의 민주화가 얼마나 중국에게 있어 예민한 사안인지 드러내는데 이로써 거꾸로 중국의 민주화가 스스로도 밖으로 감히 드러내지 못할 만큼 낮다는 걸 반증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만큼은 여전히 평균 7%대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또한 일당체제의 효과적인 정책 결정과 수행과정(통칭 이것을 거버넌스라고 부르나 중국에서는 '집정기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에 의한 것이기도 해서 악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중국 모델에 대한 평가를 어렵게 만든다.

 

 

 

  때문에 시진핑 이후에 중국 모델이 어떻게 변할지 더욱 관심이 높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안으로는 13억 인구 56개 민족의 분화와 민주화의 압력에 경제적으로는 극심한 빈부 격차에 대한 감소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후진타오 총리는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 체제의 큰 틀거리는 변화시키지 않는 차원에서 당 내부의 민주화를 점진적으로 감행했고 경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서민 정치'를 표방하여 보다 많은 이들에게 그 열매가 돌아가도록 했다. 하지만 시진핑은 공공연히 그러한 후진타오의 정책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것은 후진타오와 시진핑이 서로 다른 중국 정치 내부의 파벌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 후진타오는 공청단파, 즉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을 시진핑은 중국 고위 간부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청단파는 대부분 정치계 인사들로 구성된 반면 태자당은 재계의 인물들이기 때문에 후진타오가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는 서민 중심의 경제 정책은 그들에게 있어 환영해 줄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토 마사루 역시 예측하는 바이지만 시진핑 시대에 이르면 후진타오의 경제 정책 만큼은 이제 부자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정치체제에 있어서는 대부분 기업주나 고위 간부의 2세들이 그러하듯 조금 유동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시진핑의 입지상 일당체제 자체 만큼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 마사루는 예측한다. 그런데 만일 그렇게 되면 현재 오로지 하나에 권력이 집중됨으로써 생겨나는 부작용들을 해결하기가 곤란할 것이라 한다. 현재 중국의 부정적인 모습(사토 마사루는 이것을 '부채'라 표현한다. 책에서 그는 대차대조표에 근거하여 중국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은 점점 심화되는 빈부의 격차, , 민주화의 억제, 언론 통제, 높은 부패지수 그리고 지방 정부가 토호들과 결탁해 개발을 빌미삼은 땅 투기로 서민들을 몰아내는 것(이건 지아장커의 영화 '스틸 라이프'에서도 나온 바 있다.)등 인데 이러한 문제들은 일당체제가 있는 한 해결하기가 참으로 곤란한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저자 사토 마사루는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장차 시진핑의 중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 풍부한 자료와 통계 그리고 인터뷰를 통하여 보여준다. 그리고 그 모은 자료와 취재를 토대로 지극히 현실적인 시각으로 예측한다. 예측이란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 중국은 한 일본 대사의 말을 빌면 6개월만 공백이 생겨도 중국의 오늘을 전혀 알 수가 없다라고 말할만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시진핑 시대의 중국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그 정확한 답을 내어놓기는 어렵다. 해서 사토 마사루는 자신이 이러이러 할 것이다 하고 확실한 예측을 내어놓는 대신 가급적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선별해서 독자 스스로 그 답을 찾아가도록 만든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일본에서 보통 이런 책들은 대부분 주 소비층이 샐러리맨들인지라 그들이 가장 많이 책을 읽는 장소인 지하철에서 읽을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므로 그렇게 복잡하고 흔들리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대로 이 책 역시도 이해에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더구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책의 내용을 정리한 도표들까지 나와 있다. 해서 얼마든지 자기만의 예측도를 그려볼 수 있다.

 

 

 

  굳이 이렇게 사토 마사루의 예측에 구애받지 말고 자기만의 예측도를 그리라고 말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저자 사토 마사루가 가지고 있는 분배 형평과 복지에 비판적인 시장주의적 입장과 그보다 더 문제인 일본 중심주의적 입장 때문이다. 이 책은 장차 일본이 시진핑 시대의 중국에 어떠한 전략적 입장을 취할 것인가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것이다. 그러므로 오로지 일본 입장에서 중국의 문제를 바라본다. 일례로 2010년 9월 일본 오키나와 앞 바다에서 일어난 일본 경비정과 중국 어선 충돌 사건의 경우 사토 마사루는 지극히 일본의 입장에서 중국의 고압적인 태도를 비판한다. 여기에 대한 글을 읽다보면 혹시 우익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그렇게 사토 마사루는 장차 동아시아의 지배권을 두고 다투게 될 중국과 일본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하면 거기서 일본이 좀 더 나은 위치를 점유할 수 있을까를 위해 썼기 때문에 정작 우리 한국에 대한 것은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작 한국에 장차 어떤 파급이 닥칠까를 알기 위해 이 책을 잡았다면 그러한 사토 마사루의 시각에 물들지 않아야 하고 그를 위해 스스로가 책의 논지에 객관적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자기만의 예측도를 그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러한 사토 마사루 자체에서 근거하는 위험성을 논외로 한다며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가장 현실적인 시각으로 모든 방향에서 상세히 그것을 검토하게 함으로 정보적인 측면에서 효과가 상당하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앞으로 더욱 긴밀해질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한 번 읽어 둘 가치는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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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3-10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이야기만 나오면 머릿속이 핑핑 돕니다... 특히 중국은 싫어요. 그냥 싫기도 하고, 역사를 따져보면 더 싫구. 후후... 그리고 시진핑이 누군지 일단은 모르겠답니다.

ICE-9 2012-03-11 18:18   좋아요 0 | URL
사실 미국 방문까지는 전혀 일반인이 모르는 이름이었죠^ ^
일 때문에 정보를 좀 얻을까 해서 읽었던 책이랍니다. 중국에 대해선 저 역시도 딱히 좋은 감정은 없지만 어쩌겠어요, 동아시아에서 중국에 대해 완전히 모르쇠하기는 쉽지 않은 나라인 걸...^ ^

맥거핀 2012-03-11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 주위의 강대국들, 특히 남북문제와도 밀접하게 얽혀있는 중국의 향후 행보에 대해 어느 정도의 우려섞인 관측을 할 수 밖에 없어 보이는데, 현재 MB 정부의 대중 외교력은 거의 낙제점 수준이니 걱정이 됩니다. 또 (어느 정부가 되었던) 새로 정권을 잡게될 사람들에게도 이 대중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될텐데, 현재 국민정서도 중국에 대해 상당히 나빠져 있는 상태이고 보면, 어떤 묘한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좋은 내용 전달과 더불어, 책을 읽을 때의 주의해야할 점까지 말씀해주셔서 향후의 독서에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ICE-9 2012-03-11 18:24   좋아요 0 | URL
말씀 감사합니다. 맥거핀님. 제 생각엔 MB 자체가 별로 외교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아마도 그저 미국에 기대어 해결할 생각 뿐이 아닐까 싶네요. 강정 해군기지 문제도 사실 그와 같은 MB의 사고가 깔려 있는 것이겠구요. 로버트 길핀은 패권국가가 바뀔 때 그 계기는 전쟁 뿐이다라고 했는데 정말 그 길핀 말대로 중국과 미국이 전쟁이라도 치른다면 MB는 지금 해군기지라는 빌미를 참으로 잘 제공한 셈이 아닌가 싶어요. 그 짧은 견식 때문에 구렁비가 저리도 참혹하게 파괴될 것을 생각하니 더 안타깝네요. 시진핑은 이전 주석들과 그 출신과 선정에 있어 많이 차이나기도 하고 지금 후진차오와는 전혀 반대의 성향을 가진 인물이기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김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구요. 시진핑의 중국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더 나을 것 같지는 않기에 더욱 답답한 심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