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소클럽'에는 솔로부대 유대장이라는 코너가 있다. 가끔씩 그의 말을 듣다보면 웃음과 더불어 공감도 하게 되는데, 어제는 이런 말을 했다.
"솔로들의 좋은 점이 뭐냐. 휴일날 하루 종일 퍼질러 자도 아무도 뭐라 안그래."
그렇다. 휴일날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솔로의 특권이 아닐까.

이번 일요일, 아침에 운동을 다녀온 걸 제외하면 난 정말 하루종일 쉬었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퍼져 있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지 한달, 하루를 그렇게 쉬고 나면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일요일이 그렇게 지나갈 무렵, 갑자기 '청연'이 보고 싶어졌다. 스페인 미녀가 그 영화를 재미있다고 한 게 생각났기 때문. 난 인터넷으로 상영시각을 알아봤고, 하고픈 걸 다 할 수 있는 솔로의 특성을 살려 극장으로 달려갔다. 아니 달려가려 했다.
"어디 가냐?"
어머님이 물으신다.
"영화보고 오려고요."
"싸우는 영화니?"
"아니요. 비행기 조종사 얘긴데요, 청연이라고."
어머니는 그 영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서, 같이 가잔다. 일요일 밤에 처연하게 혼자 보는 것보다 어머니랑 보는 게 훨씬 좋은 법, 난 어머님이 옷을 다 입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극장에 갔다.
"10시 20분 거 두장이요."
연인들로 가득한 극장에서 엄마와 있는 건 아직도 쑥스럽다. 사실은 효자도 아닌데 그렇게 오인받는 것 같아서.



영화의 초반부는 지루했다. 박경원이라는 여자가 비행사가 되고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자, 이제 나머지 시간은 뭘로 떼울 거지? 하지만 갑작스러운 반전이 일어나고, 영화는 그 제목처럼 처연하게 끝난다. 비행 장면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뭐 아주 재미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그런 영화. 엄마에게 여쭌다.
"영화 어땠어요?"
"너무 재미있었어! 끝나면 어쩌나 초조하게 봤는데, 그 새 두시간이 지나가더라고."
엄마라도 재미있었다면 그걸로 난 만족한다. 그러니까 '청연'은 좋은 영화다.

'너는 내운명'을 같이 본 이래 어머님은 난데없이 "니가 장가갈 때까지 너랑은 영화 안본다."라는 '홍대앞 선언'-우리집 있는 곳이 홍대앞이다-을 하셨고, 그걸 쭉 실천해 왔는데, 새해가 되면서 마음이 또 바뀌셨나보다. 마초영화 말고 엄마도 볼만한 그런 영화가 나온다면 또 엄마를 꼬셔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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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1-1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종찬 감독이 장진영을 꽤 신뢰하나 봐요. 혹시 <소름> 보셨어요? 그 영화 괜찮았는데... 아무튼 저도 보도록 노력해 볼게요.

마태우스 2006-01-1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소름 봤어요. 거기서 장진영이 미녀란 생각 한번도 안해 봤는데... 나중에 다른영화에서 보고 놀랐어요. 저렇게 이뻤어??

moonnight 2006-01-1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효자 맞아요. ^^ 청연 저도 보고 싶어요. 올해 아직 <왕의 남자>밖에 못 봤네요. -_-; 장 진영. 참 매력있죠? ^^

Mephistopheles 2006-01-1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가 다작을 한다고 명배우가 되는 건 아니긴 하지만...장진영씨는 작년 대종상 여우주연상 받기 전과 받기 후의 출연 영화수가 너무 차이가 나더군요..수상 후에는 오히려 본업보단 CF쪽에서 발군의 발전을 보인 듯 한 아쉬움이 남는 배우기도 합니다.

이네파벨 2006-01-1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저렇게 클로즈업해도 이쁘기만한 장진영의 미모가 부럽습니다.

모1 2006-01-1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일 하셨어요. 아빠는 액션, 엄마는 멜로..두 사람의 공통점 자막읽기 싫어서 한국영화라는 것인데요. 보통 표 끊어드릴때..한번씩 번갈아 가면서..해요.

커피우유 2006-01-1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마태님 어머님... 맑스의 공산당선언 이래 가장 쇼킹한 선언을 하셨네요..
장진영의 작년 출연작수가 줄었던건 아마 [청연] 촬영에 올인하느라 그랬을듯...저게 거의 3년 가깝게 제작된 작품이라 하더만요.

늦었지만 마태님과 알라딘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줄리 2006-01-1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할머니는 안모시고 가셨어요? 할머니도 좋아하셨을 영화같은데...

stella.K 2006-01-11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좋다는 말도 있고, 생각보다 아니라는 말도 있고 한데...그래도 마태님 말씀이라면 믿어 볼게요. 그래도 이 영화는 안방극장에나 상륙해야 볼 수 있을 듯...ㅜ.ㅜ


클리오 2006-01-1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왜 싱글이어야 쉬는 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죠. 사람만 잘 만나면 둘다 빈둥대며 마음대로 하면서 살 수 있답니다.. (뭐 그렇다고 결혼을 권하는게 아니라, 결혼한 사람도 휴일에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거죠.. ^^)

2006-01-11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1-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님 말씀 일리 있네요. 하지만... 사람을 잘 만나는 게 겁나게 어려우니 그런 게 아니겠어요...님같은 분은 정말 드물게 봅니다.
스텔라님/어맛 제 글을 잘못 읽으셨군요. 전 그저 그랬는데 엄마가 재밌다고 하셨다구요....
진주님/할머니가 그날 지방 갔다오셔서 피곤하다고 일찍 주무셨거든요...가면서 마음이 좀 불편하긴 했답니다.
커피우유님/제작비 때문에 제작사가 바뀌고 그랬다지요 아마. 초반부 연기는 좀 오버였던 것 같지만, 멋진 화면만 봐도 돈이 아깝진 않았답니다.
모1님/님이야말로 진정한 효녀시군요.
이네파벨님/그러게 말입니다. 근데 저거 뽀샵 좀 한 거 같지 않습니까.
메피스토님/뭐, 성룡은 일년에 하나씩만 영화 찍었잖습니까. 이쁘니까 이해해 줍시다^^

마태우스 2006-01-12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그럼요 장진영 참 매력있죠. 싱글즈 보면서 어찌나 웃었는지. 로맨틱 코메디가 아주 잘 어울리는 배우인 듯...

2006-01-26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릴 적 본 ‘킹콩’은 악의 화신 그 자체였다. 그는 타도해야 할 괴물이었고, 킹콩이 인간인 여자를 사랑하는 건 주제를 모르는 행위였다. 그랬던 킹콩이 피터 잭슨에 의해 다시 만들어졌고, 그는 괴기영화의 일종인 킹콩을 계급을 뛰어넘은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로 훌륭히 바꿔 놓았다. 원래 볼 생각은 없었지만 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칭찬에 밀려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보기를 잘했다. 세시간이 전혀 지겹지 않은 이 영화에 난 과감하게 별 다섯을 주련다. 줄거리를 나열하는 것밖에는 킹콩에서 받은 감동을 전달할 길이 없기에, 스포일러를 무릅쓰고 내용을 써본다.


[노비 신분인 킹콩은 대감마님의 부인을 감히 사랑했다. 남몰래 사모하는 것만으로는 욕망을 주체하기 힘들었던 킹콩은 어느날 부인을 납치하고, 그녀에게 극진히 함으로써 환심을 사려고 한다. 대감마님은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킹콩에게 자기를 헤칠 의사가 없다는 걸 알게 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신분상의 격차를 극복하긴 힘들었다. 미모가 뛰어난 그녀를 비싼 값에 팔려는 밀매꾼들의 도전을 킹콩은 온몸을 던져가며 막아내지만, 그녀는 결국 자기를 찾으러 온 남편과 함께 도망치고 만다.


결국 킹콩은 유부녀 납치 및 희롱죄로 감옥에 갇히고, 잔인한 형벌을 받는다. 그래도 자기를 사랑했던 사람인지라 그걸 보는 마님의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게다가 남편이란 작자는 자기체면 때문에 자기와 사는 거지, 그 노비처럼 강렬하게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구사일생으로 감옥을 탈출한 킹콩, 그는 뒤늦게 자기의 사랑을 받아들여준 마님에게 달려가고, 그녀와 더불어 한때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갖은 죄를 저지른 킹콩을 그냥 놔두는 것은 법질서로 보나 대감의 체면으로 보나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우리를 이대로 놔둬 달라는 마님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관군들이 쏜 화살은 킹콩의 가슴을 꿰뚫고, 킹콩은 서서히 죽어간다. 죽어가는 킹콩의 손을 꼭 잡아주는 마님, 그래서 킹콩은 죽는 순간이 외롭지는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일이 다 끝난 뒤 남편이란 작자가 달려오고, 둘은 껴안는다. 하지만 남자의 등에 감겨있는 여자의 손톱엔 날이 서 있다.]


전에 만들어진 몇편의 킹콩에 비해 유독 이 영화가 슬픈 건, 영화 속에서 킹콩과 여자간의 즐거운 시간을 영상으로 그려낸 덕분이다. 킹콩의 수줍은 모습과 여자의 오버하는 모습이 절묘하게 앙상블을 이룬 그 장면들은 두고두고 추억 속에 남을 것 같다. 피터잭슨,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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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lady 2005-12-26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못 생긴 남자주인공은 싫어요-

하늘바람 2005-12-2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킹콩앞에서 재주부리는 여 주인공의 모습 기억에 남네요

비로그인 2005-12-26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넘 보고 싶은데 ㅠ.ㅠ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더 슬퍼요.

그림자 2005-12-26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터 잭슨의 브랜드란 것만 알고 영화 봤는데 킹콩 때문에 울었어요^^;;
영화보고 나오는데 `킹콩같은 남자 어디 없어` 하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들리더라구요^^

2005-12-26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5-12-2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 역시 예전의 고질라처럼 오직 사이즈를 가지고 설치지 않을까 싶어서 보지 않았는데...생각보다 괜찮은가봐요?^^ (으음. 아까 한 질문의 답이 여기 있군요.)

모1 2005-12-26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든 킹콩의 미녀에 대한 연정보다는 부모같은 그런 것도 있다고 하더라는..

가시장미 2005-12-2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어제 킹콩 보려고 했는데 매진이라서 못봤어!!! ㅠ_ㅠ 에엥에에에에엥!!!
형.. 그렇다고 슬퍼서 죽으면 안돼! 잘 먹고 잘 살아야죵 ㅋㅋㅋ =_=

깍두기 2005-12-26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쓰신 시놉으로 영화 다시 한편 찍읍시다.
(그리고 제 댓글에 "제가 좋아하는 깍두기님이다!"말고 다른 댓글 좀 달아봐요!)

마태우스 2005-12-27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언제는 그 말 들으면 하루 피로가 풀린다고 하셔놓고선...변덕쟁이!
가시장미/이말을 빼먹었구나. 예매는 필수!
모1님/글쎄요 부모맘 같은 것은 못느꼈는데..
플라시보님/글쎄 저도 그런 선입견을 가졌더랬지요^^
그림자님/킹콩같은 남자도 괜찮지만, 사슴같은 남자도 나름 매력있어요. 사슴뿔을 단 사람을 찾아보세요^^
어머 고양이님/님이랑은 얼마든지 다시 볼 용의가 있다구요!!
하늘바람님/진짜 갭이죠^^
스노우드롭님/그래서 님이 저를 그리도 피해다니시는군요 흑


비로그인 2005-12-2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를 안는 여자의 손톱에 날이 선 까닭,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알 것 같은 마음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1-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피터잭슨의 가장 유쾌한 영화는 데드 얼라이브라고 우기고 싶습니다...^^(음...저는 변태일지도 모릅니다..허허허)
 

*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읽으시면 안됩니다!

 

늘 말하지만 난 서사가 없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스토리 자체에서 웃음을 이끌어내는 게 아니라, 빈약한 스토리를 억지스러운 상황과 대사로 커버하려는 그런 영화, <작업의 정석>은 바로 그런 영화였다. 그래서 난 이 영화에 별을 두개 이상 줄 수가 없다. 대부분 남자들의 로망인 손예진이 나왔다고 해도.




송일국과 손예진은 모두 작업의 선수들, 영화는 이 선수들끼리 밀고 밀리는 대결을 그리고 있다. 이들의 원칙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이렇다.

“뻔한 얘기 말고, 상대로 하여금 도전 이식이 생기게끔 하라.”

누가 송일국의 차를 뒤에서 박았다. 짜증을 내려는데 상대 운전자가 여자고, 겁나게 예쁘다. 그러면 남자들은, “아유 뭐 그럴 수도 있지요.” 하면서 나중에 차라도 한잔 하자고 한다. 작업은 그런 상투적인 대사를 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하는 법, 송일국은 목을 쓰다듬으면서 “내일 병원으로 오라.”고 얘기한다. 손예진 역시 선수인지라, 송일국이 만들어준 스파게티를 맛보며 “너무 맛있어요.”라고 헤벌래 하는 대신 “사과식초 쳤지요? 저 그거 못먹는데.”라고 일침을 가한다. 쉽게 넘어오는 상대보단 버티는 상대일수록 도전의식이 생긴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런 것 같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작업에는 정답이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자기가 가진 자원과 환경을 이용해서 어느 길이 좋을지를 파악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 어느날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왜 난 여자들에게 이렇게 인기가 많은 건지. 그 기원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생긴 외모 때문에 숱한 수모를 당하면서 난 점점 수줍은 아이로 변해갔고, 고등학교 때는 여자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대학 입학 직전에 한 첫 미팅에서 난 두시간 동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물론 차였다). 거기서 좌절했으면 아마도 난 조그만 가게에서 타이어를 팔며 아내와 자식들을 거느리고 살았겠지만(패밀리맨의 패러디에요), 난 그 역경을 유머와 귀염성으로 극복해 나갔고, 결국 수백억을 주무르는 펀드매니저가 될 수 있었다.


물론 그건 ‘작업’은 아니었다. 난 그때 정말 여자가 두려웠고, 가진 게 없다보니 수줍었으며,  ‘여자처럼 굴기’ 말고 달리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여자가 덜 두렵지만, 그간의 패턴이 몸에 배어 여전히 수줍어한다. 어떻게 한번 해보려는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인지라 구석에 수줍게 앉아 테이블만 보고 있는 남자는 희소성을 가지며, 여자들 중 일부는 거기서 매력을 느낀다. 혈기왕성한 시절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내 연애사를 돌이켜볼 때 먼저 손을 잡는 사람은 대부분 여자였고, 그들 중 몇몇은 먼저 입술을 요구한 것은 그냥 놔두면 내가 몇 달, 심지어 몇 년간 아무 진도도 나가지 못하리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본다면 방구석에 거미줄을 쳐놓고 나비가 오기만을 기다린 나는 여자를 두려워한 게 아니라 유혹한 걸 수도 있으니, ‘작업의 정석’에 나오는 선수들보다 내가 한 수 위가 아닐까? 물론 이건 외모라는 자원이 부족한 내 경우에 국한된 거니 다른 이에게 이 스타일을 권유할 마음은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사람에겐 자기 자신의 매력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걸 찾는 길이 ‘작업의 정석’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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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2-25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류소설인줄 알고 카테고리 확인했어요.

야클 2005-12-25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위가 강한 나도 끝까지 읽어내기가....-_-;;

하이드 2005-12-2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설마 오늘도 야근중이신가요?

야클 2005-12-2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오늘은 출근 안하고 뒹굴뒹굴 중입니다.^^

2005-12-25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사춘 2005-12-25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과 야클님 댓글... 너무 웃겨요.

하늘바람 2005-12-25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댓글도 모두 재미나요

협객 2005-12-26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펀드매니져셨어요?
전 연구실에 계신줄 알았는데.. ^^;

sooninara 2005-12-26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전 볼만하던걸요. 그리고 웃기도 많이 웃고..
(제가 일국님 팬이라서가 아니라..ㅠ.ㅠ)

마태우스 2005-12-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님/님과 제가 영화적 취향이 약간 틀리더라구요. 마파도에서도 그랬죠아마?^^
협객님/어, 그니까.... 연애업계에서 펀드매니저란 뜻인데....^^ 원래 이해하신 거 다 알아요!
하늘바람님/호호 특히 댓글이...
산사춘님/제말이....
야클님, 하이드님/사적인 대화는 비밀글로 해주세요
야클님/님은 비위를 더 기르셔야 해요
하이드님/님은 의심을 버리셔야 합니다.

2005-12-26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5-12-2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진정한 작업남이셨군요. ^^ 마태우스님의 수줍음과 필살애교라면 공략하지 못할 여성이 없을 듯 한데요. ^^

마태우스 2005-12-2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그, 그게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작업은 작업이 아니란 판결이 나와 있거든요...

모1 2005-12-2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자기 자랑??? 하하..

Mephistopheles 2006-01-0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잘생기고 이쁜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식상할지 몰라도 매력이 있는 사람은 옆에 있어도 즐겁습니다..(말은 이렇게 하면서 읽는 내내 명동교자에서 칼국수 먹을 때 딸려나오는 마늘 잔뜩 들어간 김치 생각했습니다.)

마태우스 2006-01-0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매력과 마늘 들어간 김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그 김치를 먹으면 저도 매력이 생길까요??
모1님/머 그렇다기보단.... 딩동댕.

Mephistopheles 2006-01-05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끼함을 개운하게......물론 섭취후 껌은 필수..입니다...
(여기 서재 둘러봐면 마태님의 매력있으신 분 같은데요..^^)
 

 

 

 

 

영화는 재미있었다. 하지만 두시간 반이 넘는 상영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견디는 게 나로선 힘들었다. 주로 혼자 영화를 보는 나는 의자 서너개의 팔걸이를 모두 올리고 비스듬히 누워 영화를 보곤 했다. 그런데 해리포터 같은 인기영화는 그럴 수가 없었고, 그래서 난 보는 사람이 안스러울만큼 자세를 이리저리 바꾸면서 괴로워했다. 물론 보람은 있었지만.


해리 포터의 뛰어난 점은 해리가 뛰어난 마법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마에 상처가 있고 혈통이 좋다는 것 말고 해리가 잘하는 건, 마법이 아닌 ‘의리’와 ‘생명존중 사상’이다. 1편에서부터 한결같이 해리는 문제를 마법으로 풀지 않으며, 이번 시리즈에서도 마법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남을 돕고자 하는 착한 마음이 빛을 발해 트리위저드 게임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1편을 볼 때만 해도 해리가 자기 안에 숨겨져 있는 대단한 마법을 구사하기를 기대했었지만, 이제는 그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헤쳐 나가는지를 기대한다. 하긴, 마징가제트처럼 모든 걸 다 녹이는 회오리바람으로 적을 물리친다면 해리포터는 그저 진부한 영웅담 정도에 그쳤을 거다.


트리위저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프랑스 여학생들은 온갖 귀여운 척을 다하면서 호그와트에 입장한다. 같이 본 분은 그게 유치하다고 했지만, 난 그네들이 나올 때마다 넋을 잃었다. 요즘도 난 길을 걸을 때 그들이 입었던 하늘색 옷만 보면 가슴이 뛴다. 해리가 한눈에 반했던 중국계 배우는 출연 시간도 짧았지만 외모가 영 내 타입이 아니다. 귀여운 아이였던 헤르미온느는 소녀로 자랐고, 영화의 무도회 장면에서 어여쁜 드레스를 입고 숙녀 티를 한껏 낸다. 그녀가 성숙미를 뽐내는 배우로 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역시나 내 타입은 아니다. 난 배우들 중 ‘론’이 가장 좋다. 키가 훌쩍 자란 론은 이 영화에서도 여전히 귀엽고, 삐지는 모습 역시 얄밉진 않다. 내 타입이다.^^


무도회에 갈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해리와 론이 허둥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학 때 생각을 했다. 1학년 때인가 당시 유행하던 쌍쌍파티(일명 카니발)를 갈 기회가 있었지만 여자가 없어 가지 못했고, 나이트 클럽을 빌려서 뭔가를 했을 때 난 남자랑 가야 했다. 영화 속 해리의 심정이 난 그래서 절실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은 분들은 책이 더 재미있다는데, 여전히 나는 해리포터가 애들 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통해서만 그를 만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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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0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해리포터를 볼 때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참 좋았어요. 하지만 이제 영화속 아이들이 너무 커서 ^^

2005-12-08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5-12-0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러 가야 되는데 ...훌쩍 커버린 해리랑 헤르미온느 봐야 되는데....

가시장미 2005-12-0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론'이 누구야? 나랑 스타일이 비슷한가봐? 나도 봐야겠엉 ㅋㅋㅋ

마태우스 2005-12-0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론을 모르다니!! 글쎄다. 비슷한가?^^
파비아나님/론은 관심 밖이신가요?^^
속삭이신 분/네, 아이들이라면 힘들지 몰라요. 내용이라도 이해하면 덜 지루할텐데...
하늘바람님/그러게 말입니다. 너무도 커버려서요... 만화 캐릭터와 달리 실제 애들은 자란다는 게 문제... 저같은 사람을 해리로 기용했다면....

책읽는나무 2005-12-0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화도 보고 싶고..책도 읽고 싶은데...ㅡ.ㅡ;;
5편부터 안읽은 것같군요...쩝~

진/우맘 2005-12-08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ㅋㅋㅋ '론'이 제일 마음에 드신다구요? ^^;;;
전 얼마 전 혼혈왕자를 읽고 대성통곡을 했습니다만..... 주변에 해리포터 안 읽는 사람들은 <동심을 잃어버린 자>라고 놀려주곤 하는데, 흠...마태님도 동심을 잃은 자 였단 말입니까? ^^;;

깍두기 2005-12-08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론을 좋아해요. 해리보다는 론이 내 타입....
하지만 마태님이 론을 '내 타입'이라고 하시다니...님의 정체성을 의심해야 합니까?=3=3=3

2005-12-08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weetmagic 2005-12-0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빅터요 ....



ㅎㅎ

마태우스 2005-12-0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앗 빅터는 마초 기질이 다분하지 않나요?????
속삭이신 분/제가 못하는 걸 님이 해주시니 사실은 고마웠어요. 그죠? 프랑스 여학생들 참 아름답죠^^
깍두기님/제 정체성은 알라디너 중 깍두기님을 가장 좋아하는 건데요^^
진우맘님/전 잃은 게 아니라 원래 부터 없었다는...그나저나 님 댓글을 예서 보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책나무님/4편까지는 읽으셨군요. 으음... 책을 보면 실제로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영화를 보고싶어질 것 같습니다.

瑚璉 2005-12-09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혀 쓸데없는 사족을 붙이자면 마징가 제트가 내뿜는 회오리바람에는 루스트 허리케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그런데 왜 마징가 제트의 입은 안녹을까?

sweetmagic 2005-12-0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들이고 싶어서요 ㅎㅎㅎㅎ

클리오 2005-12-09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 이젠 10대가 이상형이시라니... 엉엉...

가시장미 2005-12-11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론이 누군지 알았어. 이제는 어린 남자로 이상형이 바뀐거야? 그런거야? @.@
 

 

 

 

폭력으로 얼룩진 영화가 폭력에 대한 욕구를 대리만족시킴으로써 사회 평화에 기여하는가, 아니면 폭력을 더 부추기는가. 무술영화를 보고 밖에 나가면 나도 한번 무술실력을 발휘하고픈 마음이 든 적도 있고, 영화 속의 폭력이 너무도 지나쳐 평화롭게 살고픈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로라 공주’는 최소한 내게는 전자에 속하는 영화였다. 친일파는 물론이고 가공할 국가테러에 대해 책임져야 할 애들이 응징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면서, 그리고 용서와 어설픈 봉합으로 점철된 우리나라의 드라마들에 짜증이 나던 터에, 악은 언제나 응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오로라공주’에게 어찌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겠는가.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어떤 말도 스포일러가 될 터이니 두가지만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키스씬.

이 영화에서 대단한 것은 극중 조연이 엄정화와 키스씬을 한 것이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햄버거’로 나오는 뚱뚱하고 안생긴 남자배우가 그 주인공인데, 남자 주연이 여자 조연과 키스씬을 벌이는 일은 흔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할만하다. 게다가 엄정화가 좀 섹시한 여배우인가? 그 장면을 보면서 “조연도 할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둘째, 때린 후 묶자.

‘네트’라는 영화에서 배에 탄 산드라 블록은 자기를 죽이려는 남자를 술병으로 후려쳐 쓰러뜨린다. 그 다음에 그녀는 선실로 들어가 디스켓을 찾는데, 당연한 귀결이지만 그 남자는 다시금 일어나 그녀를 괴롭힌다. 한번 때려서 남자가 쓰러진다 해도 그건 진정으로 쓰러진 건 아니다. 몇 번은 더 쳐야 다시 못일어날 테지만, 그게 너무 잔인하게 느껴지면 손과 발을 묶기라도 해야 한다. ‘오로라공주’에서 엄정화는 골프채로 남자의 머리를 가격하는데, 그 후 방심하다가 남자에게 역습을 당하고 만다. 남자 역시 엄정화를 쓰러뜨리고 전화를 거는 여유를 보이다 치명적인 일격을 당하는데, 도대체 왜 상대가 일어날 것을 예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때리고 묶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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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5-11-07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글을 남기긴 처음이네요.
너무 우스워서 하하하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때리고 묶자" 명언입니다.

마태우스 2005-11-0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안녕하세요? 호호, 리뷰 쓰고 허섭해서 어쩌나 싶었는데 웃어 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코드도 맞는 거 같으니 앞으로 친하게 지내도록 해요.

하루(春) 2005-11-07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저기다 저 책을 넣으셨어요? 인상적이었던 스틸을 넣어주세요.

다락방 2005-12-0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리고 묶자, 에 올인.

마태우스 2005-12-0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홋 다락방님, 님도 꼭 그렇게 하세요. 사진이 정말 잘나왔네요^^
과일님/호호 그렇죠?
하루님/그게요...다 제 귀차니즘 때문이죠.

하늘바람 2005-12-0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리고 묵자 너무 웃겨요. 그런데 저 이영화 보고팠는데 놓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