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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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균,쇠', '문명의 붕괴'를 읽으며,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박식함과 세계를 바라보는 통찰력에 놀랐다. 어느 원주민이 '당신은 많은 화물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왜? 그러지 못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하기 위해서 '총, 균, 쇠'라는 책을 썼으며, 문명이 붕괴하는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위해서 '문명의 붕괴'를 썼다. 이제, 지구의 많은 문제로 인해서 인간의 문명이 붕괴할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지구문명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또다시 거대한 책을 집필했다. '대변동'이라는 책은 어떠한 책일까?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우리에게 어떠한 통찰을 전해줄까?

 

1. 핀란드를 통해서 한국사를 생각해본다.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무엇이 떠오르는가? 교육강국! 우리가 배워야할 작지만 강한 복지국가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밀떡(밀리터리 덕후)들에게는 "겨울전쟁"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1939년 강대국 소련과 약소국 핀란드의 피흘리는 혈투 속에서 당연히 소련의 쉬운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소련은 핀란드를 강제병합하는데 실패했다. 핀란드는 그 이후 "계속전쟁"을 거쳐 독립을 유지했다. 그 댓가는 참혹했다. 당시 인구 370만명 중에서 10만명의 국민이 죽고, 9만 4000명이 장애인이 되었으며, 3만명의 과부, 5500명의 고아, 61만 5000명이 집을 잃었다. 연꽃이 진흑탕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이, 핀란드는 "겨울전쟁"과 뒤이은 "계속전쟁"을 거치며 핀란드가 존속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

  "핀란드는 정치적 독립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 경제적 독립과 표현의 자유를 조금 희생하더라도 소련의 신뢰를 얻는 것이란 사실을 직시한"다. 일명 "핀란드화"가 진행된다. 생존을 위해서 소련의 눈치를 보면서 소련의 요구에 언론의 자유도 제한한다. 서구의 눈에는 핀란드의 모습이 비굴해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핀란드의 입장에서는 국가의 생존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핀란드가 살기위한 고육지책이다. 이러한 핀란드의 모습은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의 역사를 반추하게한다.

  강대국 옆의 약소국은 강대국의 무리한 도전을 피하고 그들을 예의 주시해야한다는 재레드 다야몬드의 주장에 세나라가 떠오른다. 첫번째로 고구려가 떠오른다. 동북아시아의 강대국 고구려는 중국중심의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수나라와 당나라와 기나긴 전쟁을 시작하였다. 고구려와 수나라와의 전쟁에서 고구려는 수나라를 물리쳤다. 무리한 토목공사와 고구려원정은 수나라 내부에 반란을 유발시켰다. 결국 수나라는 멸망했다. 그러나, 수나라의 뒤를 이어 성립한 당나라는 고구려에 도전한다. 안시성 싸움에서 패한 당태종은 "요동(고구려)을 공격하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그러나 당 고종은 선왕의 유언을 무시하고 고구려를 정복하여 중국중심의 세계질서를 구축한다. 고구려중심의 세계관과 중국중심의 세계관의 충돌에서 중국중심의 세계관이 승리하고 동북아시아는 중국중심으로 재편된다.

  우리는 고구려의 선택을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고구려와 중국과의 전쟁을 통해서 어떠한 교훈을 얻어야할까? 휘어지느니, 차라리 부러지겠다는 정신을 가져야할까? 가장 중요한 생존을 위해서 부러지지 않는 유연성을 배워야할까? 만약, 국가의 생존이 가장 우선 순위라는 명제를 받아들였다면, 고구려는 생존할 수있었을까? 그리고 고구려에게서 핀란드화의 해법을 찾을 수 있었을까?

  불행히도, 고구려에게서 핀란드화의 해법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영양왕의 뒤를 이은 영류왕은 대당유화책을 시도한다. 고구려의 봉역도를 당나라에게 넘기고, 수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한 탑인 "경관"을 허물어 뜨린다. 이러한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당나라는 고구려 침략에 유용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연개소문의 정변을 핑계로 고구려 침략을 단행한다. 고구려 중심의 동아시아질서와 중국중심의 동아시아 질서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고구려가 굴욕적이라할 만큼 중국에 굴복하지 않는 이상 당나라는 고구려 침략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고구려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구려는 핀란드와 같은 약소국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구려를 보고 무엇을 배워야할까? 서서죽을 지언정, 무릎은 꿇지는 않겠다는 정신을 배워야할까? 고구려의 땅을 당나라에 넘기고 고구려인을 당나라의 노예로 만든 신라의 유연성을 배워야할까? 생존이라는 절대 명제 속에서 쉽지 않은 선택을 강요받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까?

  두번째로 떠오른 나라는 조선이다. 임진왜란의 폐허속에서 나라를 재건해야하는 광해군은 떠오르는 청나라(후금)과 지는 태양 명나라 사이에서 절묘한 중립외교를 진행한다. 조선은 고구려와 같은 강대국이 아니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섣부른 선택은 재앙을 초래한다. 광해군은 명나라의 요구대로 군대를 파병하지만, 투항한 강홍립이 조선의 사정을 후금에 자세히 알린 덕분이 전쟁의 참화를 막았다. 그후에도 명의 추가 파병요구를 현명하게 거절하며 조선의 안전을 도모한다. 그러나, 국제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인조를 중심으로한 서인세력은 반정을 일으킨다. 어리석은 인조와 서인세력은 친명배금정책을 추진하여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초래한다. 현명한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교훈을 얻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인조정권은 임진왜란에서도, 정묘호란에서도, 심지어는 병자호란에서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다. 그의 아들 효종은 이룰수없는 북벌을 외치며 조선을 새롭게할 수 있는 에너지를 낭비한다. 정신승리만을 강조하는 인조정권에서 루신의 소설속 주인공 "아Q"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세번째로 북한이 떠오른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미국이라는 초강대국들 틈바구니 속에서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 벼랑끝 전술을 사용하는 나라이다. 북한은 약소국이다. 고구려와 같은 강대국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라는 거인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들여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한다. 그 거인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려하지 않으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아올린다. 때로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대국을 불러들여 미국을 견제하려하기도한다. 미국의 군사력에 전국토가 폐허가 되어버린 역사를 통해서 북한은 핀란드와 같은 교훈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고구려를 소환했다. 고구려와 같은 강대국이 아니면서도 고구려의 전술을 사용해서 미국이라는 거인을 상대하고 있다. 북한은 핀란드화를 받아들여야할까? 아니면 부러지더라도 굽힐수는 없다는 고구려의 정신을 이어받아야할까? 핀란드가 소련이라는 강대국의 비위만 맞추며 생존을 보장받았다면, 북한의 주변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다. 절묘한 줄타기 외교와 강력한 벼랑끝 전술로 생존을 도모하고 있는 북한에게 우리는 어떠한 조언을 해야할까?

  우리역사속에서 "핀란드화"가 필요했던 시기는 임진왜란 이후의 조선이었다. 동북아시아 패권의 변화를 신속히 파악하고, 전쟁을 예방하는 외교전술이 필요했다. 이를 잘해나가던 광해군 정권이 어리석은 인조를 비롯한 서인정권에 의해서 무너지면서 조선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지금,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하고 있다. 아직 미국을 상대하기에는 힘이 부족한 중국과 늙은 호랑이이지만, 아직도 기력이 남아있는 미국 사이에서 우리는 어떠한 전략을 선택해야할까?

 

2. 가깝지만 먼나라, 일본을 생각하다.

  일본은 흑선의 공포에서 벗어나 끊임 없이 서양을 배우며 근대화를 완성한다. 메이지유신이 성공한 이유는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서구의 모델 국가에게 배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 비결을 그들은 쉽게 망각한다. 1930년대 젊은 장교들은 밖의 세계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다. 초강대국 미국의 힘을 몰랐고, 정신력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망상을 갖게 된다. 결국 계속된 침략전쟁은 일본을 패망의 길로 내몰았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의 성공비결을 아직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지적했듯이, 과거사를 반성하고 주변국의 신뢰를 얻어 통일을 이룬 독일은 그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다. 무형의 자산인 신뢰는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고 세계사회의 일원으로서 도덕적 책무를 다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를 직시하고 있지 않다. 일본이 먼저 근대화한 서구 국가를 모델로 메이지 유신을 완성했듯이, 2차세계대전의 전범국이면서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국가가된 독일의 사례를 일본은 모델로 삼고 있지 못한다. 이것이 일본의 위험요소이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날카로운 지적에 일본은 답해야한다.

  그러나,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가 일본의 성공요인과 위험요인을 분석하면서 빼놓은 위험요인이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재앙은 전지구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우선, 일본은 도쿄의 일부지역까지 고농도 오염지역으로 사람이 살기에 매우 부적합한 땅이 되어버렸다. 오스트레일리아 방송에서는 일본은 거대한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할정도로 일본의 방사능 오염은 심각하다. 김익중 교수는 일본에서 "모든 일본인이여 이민가라"라고 강의했다고 한다.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과 오염된 땅에서 재배된 채소와 오염된 풀을 먹고 자란 동물들의 먹어야만 하는 일본은 서서히 병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후쿠시마 사고는 처리가 가능한지도 불투명하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는 일본의 위험 요소로 "후쿠시마 핵사고"를 첫번째로 꼽아야만했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일본만의 위험요소가 아니다. 후쿠시마의 오염수는 태평양으로 방류될 것이다. 태평양이 오염되고 있다. 일본의 외교전에 굴복한 주변국들이 일본의 수산물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쿠시마 핵사고"의 위험은 전지구적 위험요소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일은 후쿠시마 핵사고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 인류의 어리석음이다. 핵발전소는 안전하다는 프로파간다에 속아서 핵발전소를 짓는 어리석은 짓을 아직도하고 있다.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세계적인 석학 "재레드 다이야몬드"교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핵원자로 사고의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비롯되는 공기 오염으로 매년 수백만명이 사망한다는 '확실성'과 비교해봐야한다.'-501쪽

 

  이명박의 말이 아니라,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말이다. 한번의 핵사고로 태평양이 오염되고, 일본 국토의 70%가 방사성 세슘에 오염된 일본의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말을 할 수가 없다. 핵발전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핵연료를 10만년 동안 어떻게 보존할지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핵발전소를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로 고려해야한다는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주장은 매우 우려스럽다. 핵사고의 후유증을 은폐하고 무리하게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아베를 떠올리며, 후쿠시마는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다는 아베의 거짓말에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도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생각이든다.

 

3. 미국답지 않은 미국을 생각한다.

  어린시절, 학교와 언론에서 미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배워야하는 나라였다. 미국의 제도와 민주주의의 역사는 흠결없는 완벽한 것이었다. 이책의 저자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는 '완벽한 미국'에 많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강조되는 것은 대화와 타협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요소가 미국에서는 사라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 정부 관리 임명 동의안이 2년 이상 의회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하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는 다양한 뉴스 채널이 만들어지면서 서로 다른 정보를 통해서 세뇌된 좌우의 민중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타협하지 않기를 바면서 빚어진 비극이라고 말한다. 뉴스의 다양화라는 긍정적인 모습이 좌우익의 극한 대립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안타까운 이유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종편을 비롯한 편향된 정보만을 접하는 노년층들이 극우적인 발언과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극단적 좌우의 대립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을 한다. 더욱이 우리는 친일-독재에 뿌리를 둔 세력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지 않은가! 자기당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북미대화를 총선전에는 하지말라"고 미국 정치인들에게 말하는 야당지도자도 있지 않은가!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 말한다. 민주주의 국가로 생각되는 선진국의 투표제도를 보면, 우리의 선거제도가 얼마나 선진적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유권자 사전등록을 당연히 정부가 해야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은 정부가 하지 않는다. 1965년이 되어서야 유권자 등록을 위한 영문 독해 시험이 불법이 되었다. 그 이전에는 미국 시민권자라해서 투표권이 자동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2004년에는 유권자 등록을 위해서 정부가 발행한 사진을 부착한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선거를 독려해야하는 정부가 오히려 선거를 어렵게 만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민주주의 선진국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한글자도 틀리지 말고 투표용지에 적어야만한다. 미국과 일본은 선진국인가? 선진국이라면, 우리가 그들의 선거제도를 배워야할까? 그렇지 않다. 선거제도는 우리가 최고였다.

  재레드 다이야몬드의 미국에 대한 애착이 이책 곳곳에 묻어난다. 1부에서 개인의 위기 극복 사례를 제시했다면, 2부에서는 6개 나라의 위기 극복사례를 개인의 위기 극복 방법으로 분석했다. 3부에서는 일본과 미국이 새로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3부에서 2개장이 미국에 대한 서술로 채워져있다. 미국인인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옮겨가고 있다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을 재레드 다야몬드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중 가장 강력한 이유는 중국은 독재국가이고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란다. 미국의 성공요인인 민주주의가 미국에서 침몰하지 않기를 바란다.

 

4. 칠레를 생각하다.

  민주적인 정권이 갑자기 쿠데타에 의해서 독재국가로 변모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 없을 것이라 말할 것이다. 그러나,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생각은 다른다.

 

  "칠레도 민주적 전통이 굳건 했지만 정치적 분위기의 양극화와 타협의 실패는 결국 폭력과 독재로 종결되었다. (중략) 미국에도 이같은 시대가 닥칠 수 있을까?"-218쪽

 

  한국에도 쿠데타에 의해서 독재국가로 퇴행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박근혜정권을 거치면서 역사는 퇴행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계엄령 문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역사가 퇴행할 수도 있음을 암시해준다. 우리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퇴행시키지 않게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폭력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과 어떠한 것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더 필요할까? 칠레의 아예데 정권은 조급한 정책과 세밀하지 못한 공상적 정책을 실시함으로서 대중의 지지를 상실해갔으며, 보수파의 준동을 자극했다. 개혁을 위해서는 사자의 용기와 여우의 꾀가 필요하다. 민주정권이 수립되었다할지라도 민주세력이 유능하지 않다면, 언제든지 민중은 지지를 철회하고 독재세력의 편에 설 수 있다. 칠레의 역사는 이것을 말하고 있다.

  쿠데타의 핵심세력도 아니었던 그가 17년 동안 독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피노체트에 대한 CIA의 평가는 조용, 온화, 상냥, 근면, 성실, 종교적, 너그러움으로 가득차있다. 우연히 최고지도자가 되어 쿠데타 계획에 참여하지도 않은 그가 악날한 독재자가 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나와있는 아이히만이 근면하고 자상하며 성실한 아버지이자 정부관리였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근면 성실함이 선함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지시에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면, 언제나 우리는 악마의 하수인이 될 수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깨어있는 시민"만이 독재를 막을 수 있다.

  피노체트가 정권을 잡자, 미국은 피노체트 정권을 지지했다. 그리고 경제가 성장했다. 무자비한 살육과 고문을 저지른 정권을 떠받치는 요인은 경제였다. 배고픈 소크라테스 보다 배부른 돼지가 되려는 인간들이 많이있다. 그리고 그 돼지에 기생하는 인간들이 많다. 피노체트 정권에 대한 자유투표에서 42%가 피노체트를 지지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박근혜를 지지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있다. 깨어있는 시민이 되자! 깨어있는 시민이 되자! 깨어있지 않는다면, 악마의 노예가 될 수 있다.

 

5. 정체성을 생각하다.

  역사가 짧은 많은 나라들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호주는 영국의 죄수들이 세운나라이다. 아직도 유니온 짹이 호주 깃발에 남아있고, 영국 여왕을 명목상 국가 수반으로 명시하고 있다. 영국이 싱가포르를 포기하고, EU에 가입하면서 호주는 부모를 떠나 보내야하는 사춘기 소년의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호주의 늦은 사춘기를 보면 안타가운 생각이든다.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에 가깝지만, 자신들을 유럽인으로 생각하는 그들! 그러나 어머니국가인 영국에게 내팽겨쳐지는 애처러운 그들! 호주는 어떠한 국가 정체성을 형성할까?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까?

  인도네시아는 다민족,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1945년~1949년 독립 투쟁을 강조하고, 공산주의자의 쿠데타를 강조한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때도 있었으나, 인도네시아와 호주를 보면서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없는 우리가 행복하다.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피를 흘려야하는 고통을 감내해야하기에 이미 형성된 국가 정체성은 가치있어 보인다.

  때로는 개인도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하기도 한다. 68 혁명을 일으킨 독일의 세대는 부모를 부정했다. 나치에 협력한 부모에 대한 적개심은 적군파와 68혁명으로 표출되었다. 스스로 부모가 만들어 놓은 족쇄를 풀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독일의 자녀들은 부모의 족쇄에 잠들기 보다는 부모의 족쇄를 과감히 부서버리고 부모와 다른 정체성을 형성했다. 한국의 친일파 후손들이 부모의 친일을 미화하고 친일적 발언을 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이를 아시아 해방전쟁으로 역사를 미화하는 일본의 전후 세대와도 대조를 이룬다. 부모의 품을 떠나지 않는 자녀는 스스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일본의 전후세대와 한국의 친일 독재의 후손들이 언제 부모의 품을 떠나는 68혁명을 일으킬지 기대를 하게한다.

 

  '문명의 붕괴'라는 책에서 이스터문명의 붕괴를 통해서 한문명이 어떻게 붕괴될 수 있는지를 재레드 다이야몬드교수는 말했다. 태양계에서 지구는 이스터섬과 같은 존재이다. 외부의 도움없이 이 문명을 지켜야한다. 자원고갈을 비롯한 지구온난화라는 전지구적 문제에 지구인은 지금이라도 현명하게 대처해야한다.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도 같은 맥락에서 전지구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의 고언이 다이아몬드 이상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음을 모든 사람들이 알길 바란다. 그리고 재레드 다이야몬드 교수와 함께 지구문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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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자 아빠의 기막힌 넛지 육아 - 어린 뇌를 열어주는 부드러운 개입
다키 야스유키 지음, 박선영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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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넛지"라는 말은 매력적인 단어이다. 부드러운 개입으로 상대를 자발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넛지'는 가지고 있다. 그 힘을 교육에 적용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서부터 하고 있었다. '넛지'관련 경제학 서적은 많았지만, 이를 일선 교육의 현장에 적용시킨 책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뇌과학자 아빠의 기막힌 넛지육아"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넛지'를 교육에 적용시킬 첫걸음으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이들었다. 육아에서 시작해서 학교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부드러운 개입'의 힘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1. 호기심이 핵심이다.

  뇌 의학박사 다키 야스유키는 "호기심을 계속 키워 나가면 언젠가 반드시 성적도 오르게 된다"라고 확신한다. 장난감 부수기 놀이를 하는 자녀를 당신은 어떻게 양육했는가? 장난감을 부수는 공격적인 행동이 대인관계로 이어질 것을 염려해서, 혹은 비싼 장난감을 부수는 것이 화가 나서 자녀에게 부수기 놀이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는가? 대부분의 부모가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장난감 부수기 놀이를 격려한 부모의 양육방식이 자녀의 호기심을 계속 키워갈 수 있었고 아이는 무궁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나의 관점에서, 부모의 관점에서 호기심을 키워주려 노력하기 보다는, 자녀의 입장에서 자녀가 지니고 있는 호기심을 격려하는 양육방식이 '넛지육아'이었다.

  어떤 부모는 말한다.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의 학력을 결정한다라고..... 다키 야스유키는 "본질은 '호기심의 차이'"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라"라는 다키 야스유키의 말은 부모가 자녀를 학원에만 보내며 닥달하기 보다는 가족체험 혹은 가족 여행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키워주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가족의 행복이 찾아오고, 자녀의 뇌도 무한한 성장을 할 것이다. 행복한 가정이 행복한 뇌를 만드는 법이니까.

 

2. 음악이 영어 실력을 키운다.

  예체능을 싫어했던 나는 영어를 공부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예체능이 뇌발달에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으나,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겠는가?'라는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음악이 영어 실력을 키운다는 다키 야스유키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음악과 언어를 배우는 뇌부위가 같고, 음악의 리듬감이 외국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내가 영어를 배우는데 힘들어 한 것도 음악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일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쏠로시절, 남자아이가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 '피아니스트가 될 것도 아니면서 왜? 피아노를 배울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피아노를 배우는 것 자체가 뇌발달에 상당히 유용했다. 양손으로 각기 다른 음을 치는 피아노 연습은 좌우 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발달시킨다. 머리로 생각하면서 동시에 손을 사용하는 활동은 뇌와 손 근육을 연결하는 추체로라는 신경네트워크 발달을 촉진한다. 나는 음악의 힘을 낮춰보고 있었다. 학부모들이 피아노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이유가 있었다. 단순히 피아노뿐만 아니라, 자녀가 즐길 수 있는 악기를 다룰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자녀의 뇌발달과 인생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넛지'를 제공하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음악의 힘을 낮춰보지 말자.

 

3. 뇌의 비밀을 풀어 내다.

  "뇌는 뒤에서부터 만들어지고 앞부터 망가지는 것이다." 다키 야스유키의 말은 충격적이다. 우리의 뇌는 후두엽에서 측두엽으로 두정엽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전두엽이 발달한다. 뇌의 쇠퇴는 이 반대로 일어난다. 그런데, 우리의 사교육은 어린 아이들에게 무리하게 전두엽을 발전시키는 교육만을 해왔다. 각시기에 맞추어 부모가 해야할일을 무시하고 사교육에 휘둘려 어려서부터 전두엽을 혹사시키는 교육을 한다면 아이의 뇌에는 절망을 주고, 학부모에게는 헛된 믿음만을 심어준다. 아는 만큼 제대로 키울 수 있다!! 부모는 부모교육을 받지 않고 부모가 된다. 잘못된 상식과 추측으로 자녀를 헛된 곳으로 이끌기도한다. 그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부모는 끊임 없이 배워야한다.

  우리 뇌의 놀라운 능력중에 하나는 '범화'이다. 한가지 능력이 자라면 그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분까지 능력이 향상되는 성질을 범화라고 한다. 한가지 잘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도 뇌 전체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희망적이면서도 충격적이다.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는 학부모의 양육방식이 얼마나 무지한 양육방식인지를 뇌의 비밀을 풀어낼 수록 더 강하게 알게 된다. 자녀가 흥미 있어하는 것 하나를 깊게 팔 수 있도록 도와주자.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하자. 자녀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펼칠수 있도록 베려할 수록 자녀의 뇌는 살찌워질 것이다.

 

 똑 같은 생활을 하는 수녀들이 노후 건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한 결과가 있다. 어떠한 요인이 수녀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까? 놀랍게도 어린시절 가정경제가 수녀님들의 노후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자녀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자녀의 식단에 신경을 쓸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라는 단어가 아니다. "관심"이라는 단어다. 헛된 관심 헛된 경제적 지원은 자녀의 건강과 뇌를 망가 뜨린다.  자녀에게 관심을 갖고 자녀가 흥미있어하는 호기심에 집중하며, 자녀의 뇌발달을 위해서 부드러운 개입을 할 때에 자녀는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 다키 야스유키는 치매를 예방하는 요소 세가지를 제시한다. 운동, 커뮤니케이션, 취미와 호기심이 바로 그것이다. 어린시절 했었던 운동, 어린시절부터 키워진 취미와 호기심, 어린시절 부모와 친구들과 나누었던 커뮤니케이션이 노년의 건강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어릴 때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떤 생활 습관을 가지고 살아왔는지가 큰 영향을 미친다."라는 다키 야스유키의 말을 우리는 명심해야한다. '뇌과학자 아빠의 기막힌 넛지 육아'라는 책은 단순히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하는지에 대한 해답만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린시절 뇌발달을 위해서 했어야할 것들 중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 부터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호기심을 갖고, 음악을 즐기며, 꾸준히 운동을 하자. 그리고 나의 가족과 대화를 하자. 우리의 노년이 달라질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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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심리 -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김현수 지음 / 에듀니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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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임교사시절, 경력이 쌓이면 교사생활이 더 쉬워질 것이라 생각했다. 밖에서 보는 여유로운 교사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이하는 일이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내가 하는 일이라는 진리를 깨닫는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초임교사는 몰라서 힘들고, 경력교사는 경력은 쌓이지만, 시대가 변해서 힘들다. 변화하는 교실환경! 갈수록 더해져가는 가정 해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회!! 아직도 학교에서 버티고 있는 꼰대 교장들!! 상식밖의 학부모!! 갈 수록 학교는 녹녹치 않게 변해가고 있다. 오늘을 힘있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상황에서 '교실 심리'라는 책을 꺼내들었다.

 

1.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

  가정해체라는 말을 많이듣고 있다. 이혼하는 가정, 편모, 편부 가정, 조선 가정을 비롯해서 가정에 서 이뤄지는 학대와 방임이 학생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신체적 방임, 정서적 방임, 범죄 경험, 가족의 자살시도 혹은 만성 우울과 만성적 정신질환, 가족의 상습적인 알코올과 마약 복용, 엄마에 의학 폭력, 이혼, 별거의 과정에서 방임 등이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주며, 아동기 부정적 경험이 4개 이상인 아이들은 학교생황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문제아는 없다. 문제 학부모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진리임을 교실현장에서 체감한다. 문제아의 학부모를 상담하면 문제아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때로는 이러한 부모 밑에서 살아있는 학생이 너무도 대견해보기이도 한다. 이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때도, 이혼 가정의 청소년들이 얼마나 큰 정신적 충격을 겪는지를 알기에 이혼을 접었을 때가 많다. 문제아를 만들기 싫다면 부모부터가 문제부모가 되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나부터가 문제 부모가 되지 말아야한다.

 

2.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담임교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극한 상황까지 치달은 학부모가 극한 대립을 할 경우, 이를 중재해야하는 담임교사는 교직에 대한 회의감까지 느낀다.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이전에,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이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면,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담임 교사가 자주 교실에 가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문제학생과 피해가능학생을 자주 면담하며 이상징후를 미리 알아내야한다. 기존에 내가 해오던 학교폭력 예방방법이다. 그러나 이것은 2000년대 이전의 방법이며, 2000년 이후에는 평균적인 아이들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저자 김현주는 학교폭력예방을 위해서, 평균적인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동조를 거부하고 참여와 고발하는 대열에 선다면, 인기 있는 아이 그룹이나 거부당한느 공격적인 그룹이 교실에서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 말한다. 보통의 침묵하는 다수의 행동이 중요함을 교실에서 다시 확인했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에서 나치가 수많은 유대인을 아우슈비츠에 보낼 수 있었던 이유를, 유대인 위원회의 협조라고 고발했다. 다수의 침묵하는 독일인과 나치에 협력했던 유대인 위원회가 수많은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냈다. 잘못된 것에 대해서 용기있게 "아니오"라고 외치지 못한다면, 악마의 행진에 당신도 동참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이 학교현장에도 벌어지고 있었다. 침묵하는 다수의 학생들이 용기 있게 "아니오"를 할 수 있는가? 침묵으로 동조하는가?에 따라서 우리 교실 모습을 달라질 수 있다. 생각하라! 행동하라! 침묵하면 당신도 악마가 될 것이다!!

 

3. 교사가 힘든 학교의 학생은 행복할까?

  D고등학교에서 어느 교감이 "교사가 힘들면 학생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너무도 보수적인  학교현장에서 이에 반박하는 용기있는 교사는 없었다. 강하게 새로운 일을 만들고, 이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며 교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관리자들 밑에서 일반 교사들의 불만은 높아만 갔다. 교사는 신경질적으로 변해갔고, 그 여파는 학생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Y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금은 운동화끈을 조여맬때입니다."라고 말했던 교장의 말에 초기에는 교사들이 협조했다. 그러나, 운동화끈을 조여매기만할뿐 풀어주지 않았기에 교사들의 불만은 높아만 갔다. 연구학교 신청 찬반투표에서 협조적인 교사들이 반대표를 던지기 시작했다. 학교장의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에 교사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사들 사이의 신경질적인 모습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교사를 먹이지 않으면 교사는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라는 미국 교장 메뉴얼 제목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사가 즐겁지 않으면, 학생이 즐거울 수 없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으면 자녀가 행복할 수 없다. 강하게 밀어 붙이면, 교사를 쥐어 짜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꼰대들! 교사는 일하기 싫어하는 존재라며 강한 채찍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개구리적 생각못하는 올챙이들!! 그들이 우리 교육을 좀먹게하고 있다.

 

4. 교사여 연대하라.!!

  "외롭고 상첯 받은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이고 협력이고, 연대이다."라는 김현주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과거 학교현장은 반강제적인 회식으로 어쩔 수 없는 단결을 강요받았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하나'라는 의식을 주입받았다. 김영란법 이후, 학교 현장은 회식문화가 급속도로 줄어줄었다. 그 이전에도 있었던 회식문화 감소현상이 드디어 김영란법으로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과거의 강요된 연대가 사라지고 새로운 연대의 문화가 학교 현장에 정착되어야한다. 이전의 문화에 젖어 있는 교사는 학교의 정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강요된 연대는 참된 연대일 수 없다. 개인주의적 문화가 학교에 널리 퍼질 수록 외로움도 강해진다. 33평 교실에서 홀로 서야하는 교사는 연대해야한다. 서로를 보듬고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연대해야한다.

  교실에서, 학교에서 서로를 보듬는 연대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서로를 보듬는 연대도 절실하다. 교직원 노도 가입율이 낮다. 특히 신임교사의 경우, 교직원 노조에 가입하는 비율이 적다.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유대인들이 나치에 희생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정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지적했듯이, 우리 학교 현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교사는 사회적 연대를 해야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신문기사에 비춰지는 교사는 여유롭고 할일 없이 갑질하는 존재로 비춰진다. 그러나 현장은 그렇지 않다. 어느 장학사가 연수에서 들려준 이야기이다. 교사가 학생을 때리는 동영상이 어떻게 촬영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을 하고는 동영상 촬영 방법을 알려주었다. 학생들이 마음에 안드는 교사를 정하면, 한학생은 평소보다 불손한 태도를 보이며 이를 다른 학생이 촬영한다. 교사가 순간적인 감정의 폭발로 폭력을 행사하면 이를 촬영해서 교사를 협박한다. 이를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는 협박에 교사는 굴복하고 그 두 학생은 1년 동안 편안하게 지낸다고 한다. 학교 현장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을 사용한다면 그 순간 교사는 약자로 전락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 들려준 이야기이지만, 나에게는 너무도 큰 회의감이 밀려왔다. 파도가 거세게 밀려온다고 파도에 휩쓸려갈 수는 없다. 학생이 변하고, 학부모가 변했다고, 교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학교현장을 떠날 수는 없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교실 심리'를 한편에 들고 학교 현장으로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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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 - 월스트리트의 투자 귀재 짐 로저스의 미래투자전략
짐 로저스 지음, 이건 옮김 / 이레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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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한학생이 "선생님 주식투자 하실려구요? 하지 마세요. 망해요."라고 말했다. 웃으면서 학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계적인 투자자들에게는 그들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다. 난 그 통찰력을 배우고 싶어 그들의 책을 읽는 거란다." 그학생은 짐 로저스의 책을 읽는 나에게 다가와서 비슷한 말을 다시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대답을 해주었다. 경제학 서적을 읽으면 주식투자,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려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얻는 것이다. 워런 버핏의 "워런 버핏 라이브"를 통해서 버핏이 가진 통찰력을 보았다면, 이 번에 읽는 짐 로저스의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를 통해서는 어떠한 통찰력을 얻게 될까? 워런 버핏과 짐 로저스의 세계관은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1. 무엇을 공부해야하는가?

워런 버핏은 11살에 도서관에 가서 투자와 관련된 서적을 모두 읽었다. 그리고 가치 투자에 대한 서적을 읽으며 그만의 투자 철학을 확립했다. 워런 비핏의 친구인 찰리 멍거는 "재산을 복리로 늘리는 일뿐만 아니라, 아이큐를 복리로 늘리는 일에도 노력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끊임 없는 공부가 투자의 기본이라고 행동과 말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짐 로저스는 우리에게 무엇을 공부하라 말할까?

  옥스퍼드 학생이 무엇을 공부해야하느냐라는 질문에 짐 로저스는 "철학을 공부하고 역사를 공부하라"라고 말했다. 여기에 "부자가 되고 싶은면 농부가 되어야 한다."는 조언도했다. 철학을 통해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역사를 통해서 세계 변화의 트렌드를 알아야한다는 뜻이다. 철학과와 역사학과는 대학에서 인끼가 없다. 취업이 안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짐 로저스는 철학과 역사학을 공부하라고 말하고 있다. 보석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면 보석을 하찮은 돌덩어리일 수밖에 없다. 보석을 알아보는 사람에게 보석은 가치를 발휘한다. 철학과 역사학도 마찬가지다. 철학과 역사학을 과거 철학자들이 한 말과 과거의 사실들을 암기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자들은 철학과 역사학을 쓸모 없는 것들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철학을 배우는 목적이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하는데 있으며, 역사학을 배우는 이유가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을 파악해서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다는 사실을 아는 자라면 철학과 역사의 쓸모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탁월한 투자자는 남다른 해안을 가지고 있다. 그러하기에 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짐 로저스가 "부자가 되고 싶으면 농부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세계사의 변화와 우리 현실의 변화를 고려한 판단이다. 세계적으로 농부가 고령화되고 있으며, 농업 종사자가 줄어들고 있다. 기후변화 속에서 작물 재배에 위기가 닥친다면, 우리는 고가에 농산물을 사야한다. 일명 "에그 플레이션"이 시작될 수도 있다. 물론, 기존의 소농위주의 농업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기 IT 기술을 농업에 접목시켜 새로운 혁신 농업을 창조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녀를 농대에 보내라는 어느 경제학자의 주장이 빈말로 들리지 않는 대목이다.

  그가 세상의 지혜를 얻는 가장 큰 방법은 "여행"에 있다. 그는 22개월 10만 마일을 여행했다. 6개 대륙 50여 개국을 여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라는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자동차로 15만 20000만 마일을 달리며 116개국을 돌기도했다. 이러한 그의 여행이력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워런 버핏이 주로 책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면, 짐 로저스는 여행을 하면서 암시장과 교통 시스템, 국경지역 부패정도를 체크하며 투자정보를 얻는다. 단순히 저자에 의해서 걸러진 정보를 얻기 보다는 직접 현장을 찾아서 정보를 얻는다. 막대한 돈과 충분한 시간,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정보 획득방법이다. 정적인 성격이 강한 독서를 즐기는 워런 버핏과 역동적 성격의 여행을 즐기는 짐 로저스의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 정보를 획득해야할지를 생각해본다.

 

2. 짐 로저스의 키워드 - "변화"와 "혁신"

  짐 로저스가 세상을 바라보는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다. 그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고 세계 변화의 트랜드를 냉철히 분석한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서 현장을 확인한다. 역사가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증명해준다. 역사를 전공한 짐 로저스이기에 그의 말에 더 힘이 실린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열정과 도전정신이 필수적이다. 그러하기에 그는 나무통에 몸을 묶고 바다에 뛰어들어 플로리다 해협을 건넌 쿠바인을 만난다면 그를 고용하겠다고 말한다. 용기, 열정이 있었기에 나무통에 몸을 묶는 모험을 할 수 있었으며, 똑똑하기에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고 짐 로저스는 말한다. 시리아 난민을 꺼려하는 우리와 대조적으로 짐 로저스는 난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시야가 넓고 깊다. 난민 처럼 주어진 현실을 새롭게 개척하려는 사람만이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짐 로저스는 우리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내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다른 사람 말에도 귀 기울이지 마라. 투자에 성공하려면 자신의 지식이 풍부한 분야에만 투자해야한다."-69쪽

 

  자신이 잘아는 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는 분석과 탐구를 통해서 결론을 얻었다면, 타인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나무통에 자신을 묶고 바다로 뛰어든 쿠바인 처럼 현실의 바다에 뛰어들라는 조언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짐 로저스는 변화와 혁신에 필요한 도전과 열정에 대한 당부도 빠뜨리지 않는다.

 

  "보수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기 전에 그 일이 자신에게 맞는지, 그 자리가 자신에게 적합한지부터 판단하라. 적합한 자리에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한다면, 돈은 따라오기 때문이다. 장담하건대 돈이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52쪽

 

  '찾아오는 직업인 강연'에서 강사가 해당직업에 대해서 설명하고 질문 시간을 가졌다. 한 학생이 '연봉이 얼마에요.'라는 질문을 했다. 강의를 마친 강사에게서 씁쓸함이 내비쳐졌다. 짐 로저스가 말했듯이, 그 직업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지 고려하고, 열정을 불태우길 기대했던 강사는 연봉을 먼저 따지는 요즘 학생들의 '똑똑함(?)'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짐 로저스는 말한다.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라! 그 직업이 자신에게 맞다는 말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다는 말이고 그러하기에 자신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는 말이다. 워런 버핏이 "시장의 하인이 되지 마라. 당신이 시장의 주인이 되라"라고 말했다면, 짐 로저스는 '일(직업)'의 하인이 되지 마라. 일에 주인이 되라고 말한 셈이다. 연봉만 바라보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직업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짐 로저스의 조언을 우리는 명심해야할 것이다.

 

3. 간판과 장부를 믿지 마라.

  워런 버핏은 경영 대학원을 추천해달라는 주주의 질문에 경영 대학원에서 배울 것은 없다고 말한다. 현실에 맞지 않는 이론을 가르치며, 현실을 100%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을 어렵게 가르치며 배우는 곳이 경영 대학원이라 말한다. 특정 이론이 99% 현실을 맞추지만 1% 틀릴 때가 있다. 워런 버핏은 바로 이때 돈을 번다. 이러한 워런 버핏의 생각은 짐 로저스도 동의한다. 경영대학원에서 배우는 것보다 월가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짐 로저스는 주장한다. 또한 기존 학자와 기존 투자자에게도 비판적인 로저스는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지 못한다는 해안을 제시한다. 변화하는 현실을 가르치지 못하는 경영 대학원이라는 알에 갖힌 독수리는 푸른 창공을 날 수 없다. 알을 깨고 현실로 나와야한다. 그리고 기존 투자자가 만든 새로운 알까지도 깨고 현실을 바라볼 것을 짐 로저스는 주문한다.

  워런 버핏은 회계 장부를 믿지 않는다. 회계장부에 당연히 비용으로 잡혀야하는 비용을 비용에서 제외하고 이를 주석으로 알린다. 현금 흐름표를 비롯한 다양한 회계장부의 부도덕성을 날카롭게 비판한 워런 버핏의 관점을 짐 로저스도 가지고 있다. 마스트리흐트조약에 의하면 "회원국 한해 적자가 3% 초과하지 못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그런데 프랑스는 연금 채무를 올해 지급하지 않고 내년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계 조작을 했다. 선진국으로서 모범을 보여야할 나라에서 버젓히 이뤄지는 부도덕한 회계조작을 짐 로저스는 개탄한다. 숫자를 믿지마라! 회계장부는 마싸지가 가능하니까.... 순박한 우리는 숫자에 놀아날 수가 있다.

  짐 로저스는 몇년 동안 소송에 휘말렸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소송이 하나의 산없이 되다보니 미국에서는 무분별한 소송이 이뤄진다. 상대편 변호사는 적절히 타협을 종용한다. 힘든 소송을 참으며 짐 로저스는 타협하지 않고 마침내 승리했다. 짐 로저스는 미국의 소송산업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의료비 지출이 압도적으로 높은다. 그 이유는 의료비 절반이 소송방지 비용이기 때문이란다. 간디 자서전에 소송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변호사 생활을 할 수없어서, 변호사를 그만둔 간디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소송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변호사들이 소송을 종용하고 소송을 위한 소송이 만연해졌다. 당시 인도와 지금의 미국은 너무도 닮았다. 지난한 소송을 거치면서 짐 로저스는 주름과 흰머리가 늘어갔다. 그러면서 미국도 늙어가고 있다.

  대학간판과 회계장부를 믿지 말고 산업화된 소송이 우리사회를 안전하게 해줄것이라는 환상을 버려라. 겉모습만 보고 현실을 믿지 않고, 그 내면에 들어가서 꼼꼼히 현실을 바라볼 것을 짐 로저스는 당부하고 있다.

 

4. 가치투자자 버핏과 도전적 투자자 짐 로저스

  워런 버핏은 미국의 미래를 긍정저긍로 바라본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긍정은 장기적인 가치투자로 이뤄졌다. 버크셔 해서워이 주주 총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다. 반면 짐 로저스는 미국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부채의 증가, 외교 정책의 무책임함, 뉴욕시 재정의 무절제함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그 결과 워런 버핏은 미국에 남아 있고, 짐 로저스는 미국을 떠나 싱가포르에 정착했다. 보수적 투자자 버핏과 도전적 투자자 짐 로저스의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차이가 너무도 극명하다.

  두사람의 관점 차이는 투장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공매도에 대해서 워런 버핏이 부정적인 입장인데 반해서 짐 로저스는 긍정적이다. 공매도가 시장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높여 준다고 주장이다. 이러한 짐 로저스의 모습 때문에 그를 '어둠의 투자자'로 보기도한다. 주식시장에서 개미를 죽이는 행위를 하는 공매도를 어찌 정당화시킬 수 있느냐는 주장을 개미투자자들은 말하고 있다.

  더욱이 짐 로저스는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에서 일했다. 그의 첫번째 아내가 그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이혼하기도 했다. 가치투자를 하는 워런 버핏의 롤스의 '무지의 장막'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공언했다. 반면 짐 로저스는 이책에서 자신의 부를 사회와 함께 나누는 방안을 말하지 않았다. 이러한 짐 로저스의 모습은 워런 버핏과 대조를 이루며 그를 차가운 투자자로 인식케한다.

  짐 로저스를 냉혹한 투자자로 인식케하는 말이 있다. 그는 우주 비행사 프랭크 보먼의 말을 인용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파산 없는 자본주의는 지옥 없는 기독교와 같다. (Capitalism Without Bankrupty Is Like Christianity Without Hell)"-153쪽

 

부실기업, 부정기업에 파산이라는 단죄를 주어야한다는 그의 말은 차가우면서도 매우 정의롭다. 빌게이츠가 어느 대학 강연에서 '현실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가 현실의 불공평함을 직시했다면, 짐 로저스는 현실의 냉혹함을 직시했다. 그의 냉철함이 그를 더욱 차갑게 느끼게 한다.

 

  워런 버핏과 짐 로저스!! 두면의 거인을 만났다. 가치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과 시대의 변화를 정확하게 읽고 능동적으로 시대에 적응하는 짐 로저스!! 이 두사람 사이에서 우리는 어떠한 위치를 점유해야할까? 정답은 정적인 면이 강한가, 아니면 동적인 성격이 강한가에 달려있다. 즉 내가 역동적 변화를 추구하는 도전적 투자자에 적합한 사람인가, 아니면 가치있는 기업을 발굴해서 가치투자하는 정적인 사람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제에서 부터 시작해야한다.

  짐 로저스! 역사를 배운 사람들이 흔히, 과거에는 이랬는데, 지금은 왜 이러하지 못하는가라는 식으로 현실을 비판하는 도구로 역사를 사용한다. 그러나 짐 로저스는 역사의 중요한 키워드 "변화"를 읽어 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삶에 반영했다. 역사는 끊임 없이 변화한다. 그 변화를 읽지 못한다면, 우리는 낡은 퇴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짐 로저스의 통찰력은 바로 '변화'를 읽는 역사적 관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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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소셜 - 사피엔스에 새겨진 ‘초사회성’의 비밀
장대익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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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엔스가 지구의 주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유발 하라리는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을 믿는 능력이라 말했다. 또한 이 능력을 이용해서 민족, 국가 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을 생산해냈고, 이를 통해서 효율적으로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를 비롯한 여타 경쟁자들을 지구상에서 박멸시켰다. 사피엔스의 엄청난 공격성은 지구의 주인에서 그치지 않고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는 책에 대척점에 서있는 책이 바로 장대익 교수의 '울트라 소셜'이다.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의 주장에 대해서, 과학자인 장대익교수는 어떠한 주장을 전개할까?

 

1. 부당한 현실에 원숭이도 분노할까?

  조국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다시 평등과 정의에 대한 이야기가 대두되고 있다. 평등추구는 비단 인간만의 욕구가 아니다. 원숭이를 상대로한 실험에서도 똑같은 일을 했는데도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 다를 때는 원숭이도 화를 낸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원숭이의 경우,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서만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인간은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안다. 장대익 교수는 이것이 바로 원숭이가 가진 공정성과 인간이 가진 공정성의 차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당한 부당함에만 분노할 줄 알지, 타인이 겪은 부당함에는 무관심한 것이 원숭이의 한계라면 인간은 타인이 겪은 부당함에도 분노할줄 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러하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오히려 교묘하게 타인의 부당함을 탓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부당함에는 침묵한다. 조국에게 분노를 느끼는 젊은이들은 올바른 말을 해오던 조국에게서 오는 배신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조국은 구조적으로 기득권층에게 유리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이용했을 뿐이다. 그것도 그가 아니라 그의 자녀가..... 어쩌면 법무부 장관을 사퇴하는 조국이 굳지 사과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당시에는 부모의 덕으로 논문 저자로 올라가고, 외고를 통해서 의대로 진학하는 것이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모습이었으니까... 심지어 모 대학교의 총학생회장도 논문저자로 이름을 올려 합격했다는 것은 조국에게 분노하는 그들에게 과연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그를 비판하는 정치인들 중에 일부는 자녀가 부정입학했다는 의혹을 받기도했다. 자녀 입학을 전수조사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야무야하는 현실을 보며, 과연 그들이 조국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든다. 자신이 누리는 특권은 침묵하며 타인이 누리는 특권에만 비난을 하는 그들은 어쪄면 원숭이보다 못한 도덕성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제를 수행하지 않은 원숭이게는 포도를 주고, 과제수행을 한 원숭이에게는 오이를 주었더니, 수행실패 및 보상 거부 비율이 90%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서 장대익 교수는 "무위도식하는 금수저 옆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짜증스러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라고 표현한다. 믿었던 조국의 자녀가 합법의 태두리 안에서 누린 가진자들의 특권에 대해서 젊은 이들이 분노하는 것도 일면이해된다. 그러나, 불법의 태두리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으며, 마약을 소지하거나 마약을 투약한 특권층의 자녀가 버젓이 거리를 활부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서는 조국에게 보였던 분노를 터트리지 않는 것에 더 큰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우리 사회는 절대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선함부터 절대악이 존재할 뿐이다. 조국이 절대선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의 환상일 뿐이다. 조국에게 걸었던 절대선의 믿음이 붕괴되어 허탈감에서 그를 돌던지려는 사람에게 한마디하고 싶다. 당신이 돌을 던져야할 대상은 조국이 아니라 "절대악"이라고.... 그래도 조국은 검찰을 개혁해서 사회를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려했으며, 자신의 가족이 누린 특권에 대해서 사과했다. 그러나 "절대악"의 세력은 자신의 자녀가 누린 불법에 대해서 사과하지도 반성하지도 않았다. 원숭이의 세계보다 인간 세계는 복잡하다. 분명한 선악의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절대선을 추구하지만, 현실에서는 최악을 피하는데 우리가 주력해야한다. 그래야 오늘 한발짝 진보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거울신경 세포계(mirror neuron system)는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기 전에 이미 내 뇌에서 저절로 작동하는 공감회로이다. 거울신경 세포계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자폐증의 원인이 된다. 타인의 관점에서 그의 고통에 슬퍼하고 그의 기쁨에 기뻐하는 것이 거울신경 세포계가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초사회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는 거울신경 세포계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지위가 높을 수록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지 못한다. 안전장치를 만들면 아까운 생명을 살릴 수 있음에도 돈 몇천만원이 아까워 안전장치를 하지 않고 살인적인 노동을 시키다가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모 제철소와 모 발전소를 예로들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것은 어찌 설명해야할까? 울트라 소셜에 반하는 지위가 높은 자의 행동이 어찌하여 지위가 높은 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날까? 진화에 반대되는 행동이 유독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일까?

  '구조의 모순'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경제학에서 개인으로서는 현명한 선택이 거시경제학적 입장에서는 불행한 행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개인이 소비를 줄이고 절약한다면 가정경제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현명한 행동이 국가경제의 입장에서는 소비를 위축시켜 국가 경제의 위축을 가져온다. 타인의 불행에 측은지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능력이 국가의 입장에서는 위해한 일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돈을 벌 수 있다. 타인을 밟고 자신이 일어설 수 있다. 조국사태를 통해서 우리는 깨달아야한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젊은이 들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조국과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과 재단비리 의혹을 받으며, 기존의 검찰특권을 지키려 무리수를 두는 사람중에서 어느쪽이 거울신경 세포계가 살아있는 사람인지 알아야한다. 자신의 몸에 똥이 묻었음에도 겨묻은 자를 비난하는 자와 자신의 몸에 겨는 묻었으나, 사회의 똥을 치우려는 사람 중에서 누구에게 응원을 보내야하는지를 깨달아야한다.

 

2. 인간은 고독을 두려워해야하는가?

  '마키아벨리적 지능 가설(Machiavellian intelligence hypothesis)'이 있다. 영장류의 고등 인지가 일차적으로 그들이 처했던 사회생활의 특수한 복잡성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겼다는 주장이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 복잡성 때문에 두뇌를 더욱 발전시켰다는 주장이 진실이라면, 인간은 '소외'를 두려워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뇌에 있는 '배측 전대상피질'은 신체적 고통과 사회적 고통 모두를 담당한다. 사회적인 '소외'를 하면 신체적 폭력을 당한 것과 같은 고통을 우리는 느끼게 된다. 눈으로 보이는 육체적 고통과 눈에 안보이는 정신적 고통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인간은 집단에서 소외 당했을 때 육체적 고통과 같은 고통을 당한다. 그래서 동조현상이 일어나는 지도 모른다. 명백히 잘못된 대답을 주변사람들이 하는데도 그 무리에서 소외되기 싫은 개인은 주변의 행동에 동조하게 된다. 집단에서 배척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에게 거짓을 말하게 한다. 전체주의 국가, 집단의 문화가 강한 곳에서 이러한 동조현상이 잘 나타난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과 스탈린 치하의 소련, 일본제국주의 치하의 조선과 일본, 박정희 치하의 대한민국에서 동조현상이 많이 나타났다. 이중에서 일본제국주의 치하의 일본은 미국에 의해서 벗어났고, 박정희 치하의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인에 의해서 벗어났다. 외부에서 주어진 민주주의와 내부의 힘으로 이뤄낸 민주주의는 순응하는 일본과 스스로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대한민국으로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핵발전소가 폭발하고 제대로된 제염작업을 추진하지 못하면서도 후쿠시마 주민들을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조치하고 있는 일본과 촛불혁명을 통해서 정권교체을 이뤄낸 대한민국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용기 있게 "NO"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가 진행한 추가 실험에서도 "NO"를 외칠 수 있었던 사람이 있는 경우, 자신의 주장을 용기있게 말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순응적인 성격이어서 가장 통치하기 쉬운 일본인에 비해서, "아니오"를 외칠 수 있는 대한민국사회가 더 밝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용기를 내야한다. 기래기들이 조국가족에 대한 악마적 기사를 쏟아낼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한다.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법개혁", "검찰개혁"이라고.... 내주변에 나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이 없다할지라도 용기 있는 나의 행동이 침묵하는 수많은 개인을 일깨울 수 있음을 명심하자. 고독을 즐기며, 다수의 침묵하는 개인을 깨우자!

 

3. 과학의 힘으로 인간을 완벽히 해석할 수 있을까?

  과학과 종교는 서로 다른영역이라 말한다. 과학과 종교는 서로 다른 영역이기에 종교로 과학을 설명하려하지 말고, 과학으로 종교를 말하려하지 말라!! 라는 말이 상식처럼 회자되었다. 그런데, 과학이 종교를 분석하고 해석하려하고 있다. 종교를 '정신 바이러스'로 보는 견해부터 '감시자 역할', '인지 적응의 부산물', '진화적 적응'으로 해석하려하고 있다. 이제 과학의 힘이 종교를 앞도할 것인지 흥미롭다.

  과학은 더 나아가서 인류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에도 과학이라는 매스를 들이댄다. 아라비안 노래꼬리치레의 보초 역할을 근거로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들이 번식 성공뉼이 더 높아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짝짓기의 성공을 높이기 위해서 인간은 행동 한다.'라는 관점에서 '윤리적 소비'를 해석한다. 그러나, 자신의 선행을 평생 드러내지 않는자가 있다. 충남대학교에는 '정심화홀'이 있다.  김밥을 팔며 살아온 이복순 할머니가 자신이 모은 전재산을 충남대학교에 기증했고, 이를 기리기 위해서 충남대학교는 '정심화 국제 문화회관'을 만들었다. 정심화 이복순 할머니의 선행을 '진화심리학'적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을까? 단순히 자신의 생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선행을 한다는 일차원적 해석으로는 풀리지 않는 숭고함이다. 개인의 생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인류애적 숭고함이 정심화 이복순 할머니의 선행을 이끌어 냈다고 설명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자살 폭탄 테러'를 과학에서는 어떻게 설명할까? 장대익 교수는 밀그램의 실험을 예로들며 권위에 복종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권위에 복종해서 자살 폭탄 테러를 한다면, 일제강점이 '가미카제 특공대'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 일어나는 '자살 폭탄 테러'를 설명할 수는 없다. 그들은 권위에 복종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자살 폭탄 테러를 하고 있다. 그들은 종교적 신념(?)이든, 개인적 원한이든 스스로 자살 폭탄 테러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를 실행했다. 자신의 자녀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팔레스타인 할머니가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적이 있다. 그 할머니의 사진을 보며, 타인에게 복종했다는 생각이들지 않았다.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분노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버려가면서 보복을 하려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한 장대익 교수의 설명은 너무도 허술하다. 자살 폭탄 테러의 일부를 설명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나머지 전체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종교, 윤리적 소비,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불완전하다. 시간이 지난다면 이부분도 명백히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이 모든 부분을 설명하는 것이 아름다워보이지는 않는다. 우리에게는 신비로움이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4. 사피엔스가 침펜지와 다른 길을 걸었던 까닭은?

  유발하라리는 사피엔스가 지구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을 '이야기'에서 찾는다.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을 스스로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통의 이야기가 있어야한다. 그러면서 신화가 만들어진다. 민족이라는 신화, 자본주의라는 신화 말이다. 장대익 교수도 이야기의 중요성을 말한다. 이야기는 가치판단을 공유하고 삶을 예행연습한다. 한국인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쾌락을 줄뿐만 아니라, 각자의 삶에 힌트를 주기도 한다.

  사피엔스가 침펜지와 다른 길을 걸었던 또다른 큰 이유는 '남으로 부터 지식과 지혜를 끊임 없이 전수 받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교육 시스템은 지식의 축적과 다음 세대에게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현대 문명의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20년이 넘도록 학생들을 학교에 가둬 놓고 인류의 지식을 전달한다.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을 정복한 댓가는 가혹하다. 학습의 기간도 시간이 지날 수록 늘어가만가고 있다. 이제는 평생학습이라는 말이 유행한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탄생했다. 지적인 능력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섰다. 그렇다면 인간은 학습을 포기할 것인가? 인간이 학습을 포기한다면 인간은 AI에게 지적 종속될 것인가? 자율 주행차에게 운전대를 넘긴다면 인간은 안락해질 것이다. 그러나 지적 운전대를 인공지능에게 넘긴다면 인간은 행복해질까? 스타이넷이 인류를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은 나만의 공상일까?

 

 

  "인류가 초사회성을 진화시켜 지구의 정복자가 되었다."라고 장대익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타종족을 박멸하며 지구의 정복자가 되었다.'라는 유발하라리와 대비되는 주장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장대익교수와 유발할리의 주장은 동전의 양면처럼 보인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는 초사회성을 발휘하지만,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에 대해서는 배척과 침략, 파괴를 자행한다. 이 양면중에서 인류는 초사회성의 범위를 끊임 없이 넓혀갔다. 인종과 신분을 뛰어 넘어 일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지구 환경보호와 생물 다양성 보호로 그 관심사가 넓어지고 있다. 이것이 사피엔스의 위대성일 것이다. 물론, 초사회성의 범위를 넓혀가려는 노력에 야유와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현명한 인류는 이를 넘어설 것이다.

  이글을 마치며 장대익 교수의 글을 소개하겠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싶은가? (중략) 그 사람이 보는 곳을 보라,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은가? 그 사람의 동공을 보라. 마음이 흔들렸다면 동동에도 지진이 일어났으리라."-29쪽

 

  초사회성의 범위를 넓히려는 노력에 야유와 비난을 하는 사람에게 초사회성을 발휘한다면 인류는 그 높은 벽을 넘어 설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에 닥친 위협을 넘어설 열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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