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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심리 -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김현수 지음 / 에듀니티 / 2019년 3월
평점 :
초임교사시절, 경력이 쌓이면 교사생활이 더 쉬워질 것이라 생각했다. 밖에서 보는 여유로운 교사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이하는 일이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내가 하는 일이라는 진리를 깨닫는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초임교사는 몰라서 힘들고, 경력교사는 경력은 쌓이지만, 시대가 변해서 힘들다. 변화하는 교실환경! 갈수록 더해져가는 가정 해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회!! 아직도 학교에서 버티고 있는 꼰대 교장들!! 상식밖의 학부모!! 갈 수록 학교는 녹녹치 않게 변해가고 있다. 오늘을 힘있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상황에서 '교실 심리'라는 책을 꺼내들었다.
1.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
가정해체라는 말을 많이듣고 있다. 이혼하는 가정, 편모, 편부 가정, 조선 가정을 비롯해서 가정에 서 이뤄지는 학대와 방임이 학생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신체적 방임, 정서적 방임, 범죄 경험, 가족의 자살시도 혹은 만성 우울과 만성적 정신질환, 가족의 상습적인 알코올과 마약 복용, 엄마에 의학 폭력, 이혼, 별거의 과정에서 방임 등이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주며, 아동기 부정적 경험이 4개 이상인 아이들은 학교생황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문제아는 없다. 문제 학부모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진리임을 교실현장에서 체감한다. 문제아의 학부모를 상담하면 문제아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때로는 이러한 부모 밑에서 살아있는 학생이 너무도 대견해보기이도 한다. 이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때도, 이혼 가정의 청소년들이 얼마나 큰 정신적 충격을 겪는지를 알기에 이혼을 접었을 때가 많다. 문제아를 만들기 싫다면 부모부터가 문제부모가 되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나부터가 문제 부모가 되지 말아야한다.
2.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담임교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극한 상황까지 치달은 학부모가 극한 대립을 할 경우, 이를 중재해야하는 담임교사는 교직에 대한 회의감까지 느낀다.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이전에,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이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면,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담임 교사가 자주 교실에 가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문제학생과 피해가능학생을 자주 면담하며 이상징후를 미리 알아내야한다. 기존에 내가 해오던 학교폭력 예방방법이다. 그러나 이것은 2000년대 이전의 방법이며, 2000년 이후에는 평균적인 아이들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저자 김현주는 학교폭력예방을 위해서, 평균적인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동조를 거부하고 참여와 고발하는 대열에 선다면, 인기 있는 아이 그룹이나 거부당한느 공격적인 그룹이 교실에서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 말한다. 보통의 침묵하는 다수의 행동이 중요함을 교실에서 다시 확인했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에서 나치가 수많은 유대인을 아우슈비츠에 보낼 수 있었던 이유를, 유대인 위원회의 협조라고 고발했다. 다수의 침묵하는 독일인과 나치에 협력했던 유대인 위원회가 수많은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냈다. 잘못된 것에 대해서 용기있게 "아니오"라고 외치지 못한다면, 악마의 행진에 당신도 동참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이 학교현장에도 벌어지고 있었다. 침묵하는 다수의 학생들이 용기 있게 "아니오"를 할 수 있는가? 침묵으로 동조하는가?에 따라서 우리 교실 모습을 달라질 수 있다. 생각하라! 행동하라! 침묵하면 당신도 악마가 될 것이다!!
3. 교사가 힘든 학교의 학생은 행복할까?
D고등학교에서 어느 교감이 "교사가 힘들면 학생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너무도 보수적인 학교현장에서 이에 반박하는 용기있는 교사는 없었다. 강하게 새로운 일을 만들고, 이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며 교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관리자들 밑에서 일반 교사들의 불만은 높아만 갔다. 교사는 신경질적으로 변해갔고, 그 여파는 학생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Y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금은 운동화끈을 조여맬때입니다."라고 말했던 교장의 말에 초기에는 교사들이 협조했다. 그러나, 운동화끈을 조여매기만할뿐 풀어주지 않았기에 교사들의 불만은 높아만 갔다. 연구학교 신청 찬반투표에서 협조적인 교사들이 반대표를 던지기 시작했다. 학교장의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에 교사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사들 사이의 신경질적인 모습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교사를 먹이지 않으면 교사는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라는 미국 교장 메뉴얼 제목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사가 즐겁지 않으면, 학생이 즐거울 수 없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으면 자녀가 행복할 수 없다. 강하게 밀어 붙이면, 교사를 쥐어 짜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꼰대들! 교사는 일하기 싫어하는 존재라며 강한 채찍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개구리적 생각못하는 올챙이들!! 그들이 우리 교육을 좀먹게하고 있다.
4. 교사여 연대하라.!!
"외롭고 상첯 받은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이고 협력이고, 연대이다."라는 김현주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과거 학교현장은 반강제적인 회식으로 어쩔 수 없는 단결을 강요받았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하나'라는 의식을 주입받았다. 김영란법 이후, 학교 현장은 회식문화가 급속도로 줄어줄었다. 그 이전에도 있었던 회식문화 감소현상이 드디어 김영란법으로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과거의 강요된 연대가 사라지고 새로운 연대의 문화가 학교 현장에 정착되어야한다. 이전의 문화에 젖어 있는 교사는 학교의 정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강요된 연대는 참된 연대일 수 없다. 개인주의적 문화가 학교에 널리 퍼질 수록 외로움도 강해진다. 33평 교실에서 홀로 서야하는 교사는 연대해야한다. 서로를 보듬고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연대해야한다.
교실에서, 학교에서 서로를 보듬는 연대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서로를 보듬는 연대도 절실하다. 교직원 노도 가입율이 낮다. 특히 신임교사의 경우, 교직원 노조에 가입하는 비율이 적다.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유대인들이 나치에 희생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정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지적했듯이, 우리 학교 현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교사는 사회적 연대를 해야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신문기사에 비춰지는 교사는 여유롭고 할일 없이 갑질하는 존재로 비춰진다. 그러나 현장은 그렇지 않다. 어느 장학사가 연수에서 들려준 이야기이다. 교사가 학생을 때리는 동영상이 어떻게 촬영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을 하고는 동영상 촬영 방법을 알려주었다. 학생들이 마음에 안드는 교사를 정하면, 한학생은 평소보다 불손한 태도를 보이며 이를 다른 학생이 촬영한다. 교사가 순간적인 감정의 폭발로 폭력을 행사하면 이를 촬영해서 교사를 협박한다. 이를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는 협박에 교사는 굴복하고 그 두 학생은 1년 동안 편안하게 지낸다고 한다. 학교 현장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을 사용한다면 그 순간 교사는 약자로 전락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 들려준 이야기이지만, 나에게는 너무도 큰 회의감이 밀려왔다. 파도가 거세게 밀려온다고 파도에 휩쓸려갈 수는 없다. 학생이 변하고, 학부모가 변했다고, 교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학교현장을 떠날 수는 없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교실 심리'를 한편에 들고 학교 현장으로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