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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 - 월스트리트의 투자 귀재 짐 로저스의 미래투자전략
짐 로저스 지음, 이건 옮김 / 이레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워런 버핏의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한학생이 "선생님 주식투자 하실려구요? 하지 마세요. 망해요."라고 말했다. 웃으면서 학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계적인 투자자들에게는 그들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다. 난 그 통찰력을 배우고 싶어 그들의 책을 읽는 거란다." 그학생은 짐 로저스의 책을 읽는 나에게 다가와서 비슷한 말을 다시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대답을 해주었다. 경제학 서적을 읽으면 주식투자,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려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얻는 것이다. 워런 버핏의 "워런 버핏 라이브"를 통해서 버핏이 가진 통찰력을 보았다면, 이 번에 읽는 짐 로저스의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를 통해서는 어떠한 통찰력을 얻게 될까? 워런 버핏과 짐 로저스의 세계관은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1. 무엇을 공부해야하는가?
워런 버핏은 11살에 도서관에 가서 투자와 관련된 서적을 모두 읽었다. 그리고 가치 투자에 대한 서적을 읽으며 그만의 투자 철학을 확립했다. 워런 비핏의 친구인 찰리 멍거는 "재산을 복리로 늘리는 일뿐만 아니라, 아이큐를 복리로 늘리는 일에도 노력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끊임 없는 공부가 투자의 기본이라고 행동과 말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짐 로저스는 우리에게 무엇을 공부하라 말할까?
옥스퍼드 학생이 무엇을 공부해야하느냐라는 질문에 짐 로저스는 "철학을 공부하고 역사를 공부하라"라고 말했다. 여기에 "부자가 되고 싶은면 농부가 되어야 한다."는 조언도했다. 철학을 통해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역사를 통해서 세계 변화의 트렌드를 알아야한다는 뜻이다. 철학과와 역사학과는 대학에서 인끼가 없다. 취업이 안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짐 로저스는 철학과 역사학을 공부하라고 말하고 있다. 보석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면 보석을 하찮은 돌덩어리일 수밖에 없다. 보석을 알아보는 사람에게 보석은 가치를 발휘한다. 철학과 역사학도 마찬가지다. 철학과 역사학을 과거 철학자들이 한 말과 과거의 사실들을 암기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자들은 철학과 역사학을 쓸모 없는 것들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철학을 배우는 목적이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하는데 있으며, 역사학을 배우는 이유가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을 파악해서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다는 사실을 아는 자라면 철학과 역사의 쓸모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탁월한 투자자는 남다른 해안을 가지고 있다. 그러하기에 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짐 로저스가 "부자가 되고 싶으면 농부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세계사의 변화와 우리 현실의 변화를 고려한 판단이다. 세계적으로 농부가 고령화되고 있으며, 농업 종사자가 줄어들고 있다. 기후변화 속에서 작물 재배에 위기가 닥친다면, 우리는 고가에 농산물을 사야한다. 일명 "에그 플레이션"이 시작될 수도 있다. 물론, 기존의 소농위주의 농업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기 IT 기술을 농업에 접목시켜 새로운 혁신 농업을 창조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녀를 농대에 보내라는 어느 경제학자의 주장이 빈말로 들리지 않는 대목이다.
그가 세상의 지혜를 얻는 가장 큰 방법은 "여행"에 있다. 그는 22개월 10만 마일을 여행했다. 6개 대륙 50여 개국을 여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라는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자동차로 15만 20000만 마일을 달리며 116개국을 돌기도했다. 이러한 그의 여행이력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워런 버핏이 주로 책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면, 짐 로저스는 여행을 하면서 암시장과 교통 시스템, 국경지역 부패정도를 체크하며 투자정보를 얻는다. 단순히 저자에 의해서 걸러진 정보를 얻기 보다는 직접 현장을 찾아서 정보를 얻는다. 막대한 돈과 충분한 시간,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정보 획득방법이다. 정적인 성격이 강한 독서를 즐기는 워런 버핏과 역동적 성격의 여행을 즐기는 짐 로저스의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 정보를 획득해야할지를 생각해본다.
2. 짐 로저스의 키워드 - "변화"와 "혁신"
짐 로저스가 세상을 바라보는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다. 그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고 세계 변화의 트랜드를 냉철히 분석한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서 현장을 확인한다. 역사가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증명해준다. 역사를 전공한 짐 로저스이기에 그의 말에 더 힘이 실린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열정과 도전정신이 필수적이다. 그러하기에 그는 나무통에 몸을 묶고 바다에 뛰어들어 플로리다 해협을 건넌 쿠바인을 만난다면 그를 고용하겠다고 말한다. 용기, 열정이 있었기에 나무통에 몸을 묶는 모험을 할 수 있었으며, 똑똑하기에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고 짐 로저스는 말한다. 시리아 난민을 꺼려하는 우리와 대조적으로 짐 로저스는 난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시야가 넓고 깊다. 난민 처럼 주어진 현실을 새롭게 개척하려는 사람만이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짐 로저스는 우리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내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다른 사람 말에도 귀 기울이지 마라. 투자에 성공하려면 자신의 지식이 풍부한 분야에만 투자해야한다."-69쪽
자신이 잘아는 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는 분석과 탐구를 통해서 결론을 얻었다면, 타인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나무통에 자신을 묶고 바다로 뛰어든 쿠바인 처럼 현실의 바다에 뛰어들라는 조언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짐 로저스는 변화와 혁신에 필요한 도전과 열정에 대한 당부도 빠뜨리지 않는다.
"보수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기 전에 그 일이 자신에게 맞는지, 그 자리가 자신에게 적합한지부터 판단하라. 적합한 자리에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한다면, 돈은 따라오기 때문이다. 장담하건대 돈이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52쪽
'찾아오는 직업인 강연'에서 강사가 해당직업에 대해서 설명하고 질문 시간을 가졌다. 한 학생이 '연봉이 얼마에요.'라는 질문을 했다. 강의를 마친 강사에게서 씁쓸함이 내비쳐졌다. 짐 로저스가 말했듯이, 그 직업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지 고려하고, 열정을 불태우길 기대했던 강사는 연봉을 먼저 따지는 요즘 학생들의 '똑똑함(?)'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짐 로저스는 말한다.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라! 그 직업이 자신에게 맞다는 말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다는 말이고 그러하기에 자신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는 말이다. 워런 버핏이 "시장의 하인이 되지 마라. 당신이 시장의 주인이 되라"라고 말했다면, 짐 로저스는 '일(직업)'의 하인이 되지 마라. 일에 주인이 되라고 말한 셈이다. 연봉만 바라보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직업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짐 로저스의 조언을 우리는 명심해야할 것이다.
3. 간판과 장부를 믿지 마라.
워런 버핏은 경영 대학원을 추천해달라는 주주의 질문에 경영 대학원에서 배울 것은 없다고 말한다. 현실에 맞지 않는 이론을 가르치며, 현실을 100%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을 어렵게 가르치며 배우는 곳이 경영 대학원이라 말한다. 특정 이론이 99% 현실을 맞추지만 1% 틀릴 때가 있다. 워런 버핏은 바로 이때 돈을 번다. 이러한 워런 버핏의 생각은 짐 로저스도 동의한다. 경영대학원에서 배우는 것보다 월가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짐 로저스는 주장한다. 또한 기존 학자와 기존 투자자에게도 비판적인 로저스는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지 못한다는 해안을 제시한다. 변화하는 현실을 가르치지 못하는 경영 대학원이라는 알에 갖힌 독수리는 푸른 창공을 날 수 없다. 알을 깨고 현실로 나와야한다. 그리고 기존 투자자가 만든 새로운 알까지도 깨고 현실을 바라볼 것을 짐 로저스는 주문한다.
워런 버핏은 회계 장부를 믿지 않는다. 회계장부에 당연히 비용으로 잡혀야하는 비용을 비용에서 제외하고 이를 주석으로 알린다. 현금 흐름표를 비롯한 다양한 회계장부의 부도덕성을 날카롭게 비판한 워런 버핏의 관점을 짐 로저스도 가지고 있다. 마스트리흐트조약에 의하면 "회원국 한해 적자가 3% 초과하지 못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그런데 프랑스는 연금 채무를 올해 지급하지 않고 내년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계 조작을 했다. 선진국으로서 모범을 보여야할 나라에서 버젓히 이뤄지는 부도덕한 회계조작을 짐 로저스는 개탄한다. 숫자를 믿지마라! 회계장부는 마싸지가 가능하니까.... 순박한 우리는 숫자에 놀아날 수가 있다.
짐 로저스는 몇년 동안 소송에 휘말렸다.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소송이 하나의 산없이 되다보니 미국에서는 무분별한 소송이 이뤄진다. 상대편 변호사는 적절히 타협을 종용한다. 힘든 소송을 참으며 짐 로저스는 타협하지 않고 마침내 승리했다. 짐 로저스는 미국의 소송산업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의료비 지출이 압도적으로 높은다. 그 이유는 의료비 절반이 소송방지 비용이기 때문이란다. 간디 자서전에 소송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변호사 생활을 할 수없어서, 변호사를 그만둔 간디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소송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변호사들이 소송을 종용하고 소송을 위한 소송이 만연해졌다. 당시 인도와 지금의 미국은 너무도 닮았다. 지난한 소송을 거치면서 짐 로저스는 주름과 흰머리가 늘어갔다. 그러면서 미국도 늙어가고 있다.
대학간판과 회계장부를 믿지 말고 산업화된 소송이 우리사회를 안전하게 해줄것이라는 환상을 버려라. 겉모습만 보고 현실을 믿지 않고, 그 내면에 들어가서 꼼꼼히 현실을 바라볼 것을 짐 로저스는 당부하고 있다.
4. 가치투자자 버핏과 도전적 투자자 짐 로저스
워런 버핏은 미국의 미래를 긍정저긍로 바라본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긍정은 장기적인 가치투자로 이뤄졌다. 버크셔 해서워이 주주 총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다. 반면 짐 로저스는 미국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부채의 증가, 외교 정책의 무책임함, 뉴욕시 재정의 무절제함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그 결과 워런 버핏은 미국에 남아 있고, 짐 로저스는 미국을 떠나 싱가포르에 정착했다. 보수적 투자자 버핏과 도전적 투자자 짐 로저스의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의 차이가 너무도 극명하다.
두사람의 관점 차이는 투장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공매도에 대해서 워런 버핏이 부정적인 입장인데 반해서 짐 로저스는 긍정적이다. 공매도가 시장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높여 준다고 주장이다. 이러한 짐 로저스의 모습 때문에 그를 '어둠의 투자자'로 보기도한다. 주식시장에서 개미를 죽이는 행위를 하는 공매도를 어찌 정당화시킬 수 있느냐는 주장을 개미투자자들은 말하고 있다.
더욱이 짐 로저스는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에서 일했다. 그의 첫번째 아내가 그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이혼하기도 했다. 가치투자를 하는 워런 버핏의 롤스의 '무지의 장막'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공언했다. 반면 짐 로저스는 이책에서 자신의 부를 사회와 함께 나누는 방안을 말하지 않았다. 이러한 짐 로저스의 모습은 워런 버핏과 대조를 이루며 그를 차가운 투자자로 인식케한다.
짐 로저스를 냉혹한 투자자로 인식케하는 말이 있다. 그는 우주 비행사 프랭크 보먼의 말을 인용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파산 없는 자본주의는 지옥 없는 기독교와 같다. (Capitalism Without Bankrupty Is Like Christianity Without Hell)"-153쪽
부실기업, 부정기업에 파산이라는 단죄를 주어야한다는 그의 말은 차가우면서도 매우 정의롭다. 빌게이츠가 어느 대학 강연에서 '현실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가 현실의 불공평함을 직시했다면, 짐 로저스는 현실의 냉혹함을 직시했다. 그의 냉철함이 그를 더욱 차갑게 느끼게 한다.
워런 버핏과 짐 로저스!! 두면의 거인을 만났다. 가치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과 시대의 변화를 정확하게 읽고 능동적으로 시대에 적응하는 짐 로저스!! 이 두사람 사이에서 우리는 어떠한 위치를 점유해야할까? 정답은 정적인 면이 강한가, 아니면 동적인 성격이 강한가에 달려있다. 즉 내가 역동적 변화를 추구하는 도전적 투자자에 적합한 사람인가, 아니면 가치있는 기업을 발굴해서 가치투자하는 정적인 사람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제에서 부터 시작해야한다.
짐 로저스! 역사를 배운 사람들이 흔히, 과거에는 이랬는데, 지금은 왜 이러하지 못하는가라는 식으로 현실을 비판하는 도구로 역사를 사용한다. 그러나 짐 로저스는 역사의 중요한 키워드 "변화"를 읽어 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삶에 반영했다. 역사는 끊임 없이 변화한다. 그 변화를 읽지 못한다면, 우리는 낡은 퇴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짐 로저스의 통찰력은 바로 '변화'를 읽는 역사적 관점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