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슬립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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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는 아빠가 가끔 읽는 고전 시리즈란다. 많이는 읽지는 않았지만, 아빠가 읽었던 책들은 다들 괜찮았어. 번역도 나름 잘 되어 있는 것 같았고 말이야. 그래서 간혹 살펴보곤 한단다. 이번에 읽은 레이먼드 챈들러라는 처음 보는 사람의 <빅 슬립>이란 책은 먼저 책 표지가 끌렸단다. 고전을 소개해주는 시리즈에 한 남자가 권총을 멋지게 뽑아 들은 그림이라니책 소개를 읽어보니 하드보일드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하드보일드라면 폭력이 난무하고, 중절모를 이들이 담배를 머금고 총 싸움하는 장면이 먼저 떠오르는구나.

지은이 레이먼드 챈들러라는 사람이 쓴 소설들은 나중에 누아르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구나. 이번에 읽은 <빅 슬립>은 그의 대표작으로, 아주 오래 전에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는구나. <카사블랑카>로 유명한 험프리 보가트. 엄마가 <카사블랑카>를 너무 좋아하셔서 알게 된 영화와 배우란다. 영화 <빅 슬립>에서 험프리 보가트의 상대 배역인 로렌 바셀이었는데, 둘이 실제로 결혼하기도 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나이 차이가 25살 차이이고, 험프리 보가트는 세 번째 결혼이라고 하네. 더 깊은 사연을 찾아볼 생각은 없었고, 거기까지… <빅 슬립>을 인터넷 검색해 보니,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서 그냥 이야기해보았단다.


1.

주인공은 필립 말로. 사설 탐정이야. 스턴우드라는 퇴역 장군의 의뢰를 받고 그의 집, 아니 저택을 갔단다. 스턴우드 장군은 늦게 딸들을 얻었는데 오냐 오냐 하면서 키워서 그런지 버릇없이 자라 말썽만 피우곤 했어. 첫째 딸은 비비언, 둘째 딸은 카멘. 비비언은 러스티라고 하는 전직 밀수업자와 결혼을 했어. 밀수업자라고는 하지만, 스턴우드가 신임을 갖고 있던 사위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단다.

스턴우드가 필립에게 의뢰한 것은 어떤 협박 편지를 조사해 달라는 것이었단다. 돈을 뜯어 내기위한 협박 편지였어. 그 협박 편지를 보낸 사람으로 알려진 가이거를 추적해 보았어. 가이거는 서점을 운영하는데 평범한 서점은 아닌 것처럼 보였어. 그의 집을 살피고 있는데, 안에서 들려온 총소리. 그리고 성급히 도망가는 누군가의 발소리. 필립은 그 집으로 들어갔는데, 그 안에는 예상치 못한 장면이 있었어. 가이거는 총에 맞아 죽어 있었고, 카멘이 그 집안에서 마약에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단다. 스턴우드의 말썽쟁이 둘째 딸 카멘 말이야. 필립은 카멘을 우선 집에 데려다 주고 다시 가이거의 집으로 왔어. 그런데 가이거의 시신이 사라졌어. 아니, 어찌된 일이지?

다음 날 알고 지내는 검찰 지검장인 올즈의 전화가 왔어. 스턴우드의 차가 강에 빠져 있다고 말이야. 그곳에 가보니 차 안에 젊은 흑인이 죽어 있었단다. 살해당한 것인지, 자살한 것이지 아직 몰랐어. 그는 오웬 테일러라는 사람으로 스턴우드의 운전사로 밝혀졌단다. 의문의 살인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데 그것이 협박 편지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스턴우드의 첫째 딸 비비언이 필립을 찾아왔어. 누군가로부터 또 편지를 받았다고동생의 나체 사진을 가지고 있다면서, 원본을 돌려줄 테니 그 대가로 5천불을 요구했다는 거야. 필립은 다시 가이거의 집으로 가 보았어. 그런데 그곳에 카멘이 다시 와 있었어. 어제 일을 기억하는 것도 같았어. 그러면서 범인은 조 브로디라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했어. 필립이 가이거의 집에 있을 때, 에디 마스라는 건달이 찾아왔단다. 자신이 집 주인이라고 하면서

에디 마스.. 이 사람은 또 누구지? 나중에 알고 보니 카지노를 운영하는 사람인데, 그 카지노에 비비언이 자주 출입을 했다는구나.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고 관계가 얽히고 설켜서 너희들에게 설명해주기 쉽지 않구나. 아무튼 필립은 조 브로디라는 사람을 찾아갔지. 이 사람은 예전에도 스턴우드의 집에 협박 편지를 보내서 돈을 뜯어낸 이력이 있는 사람이었어. 필립이 조 브로디를 추궁하자, 자신이 어제 가이거의 집에 가긴 했지만 집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고, 그 집에서 뛰쳐나오는 오웬을 보게 되었고, 그래서 그를 쫓아갔고, 경찰 행세로 하며 그를 협박해서 그에게서 필름을 빼앗고, 그 필름으로 스턴우드에 협박편지를 보내 돈을 뜯어내려고 한 것뿐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 앞뒤가 맞는 것 같긴 한데, 의심을 완전히 거둘 수는 없었지.

그 때 누군가 찾아왔어. 조 브로디가 문을 열어주는 순간 문 밖에 있던 이는 조 브로디를 총으로 쏘고 도망을 갔단다. 필립이 잽싸게 쫓아가 잡고 보니, 캐럴 런드그런이라는 사람이었어. 이 사람은 가이거의 동성 애인이었는데, 조 브로디가 가이거를 죽을 것이라 생각하고 복수한 것이야. 필립은 캐럴을 데리고 가이거의 집으로 갔어. 가이거의 집에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비밀의 방이 하나 있었는데, 그 비밀의 방 안에 사라졌던 가이거의 시신이 있었단다. 캐럴이 가이거의 시신을 그리로 옮겨 놓았던 거야. 그렇다면 오웬을 죽인 것도 캐럴의 짓이었나? 필립은 지검장 올즈에게 연락을 했고, 올즈는 살인 사건의 지역 지검장 크론재거에게 연락했어. 필립은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해주었단다. 그렇게 사건을 종결되었단다.


2.

그런데 필립의 마음 속에 찜찜함이 하나 있었단다. 처음 의뢰를 받았을 때부터 의식하게 된 비비언의 남편 러스티 리건의 실종. 담당했던 경찰을 찾아가니, 러스티는 에디 마스의 아내와 불륜에 빠지고 둘이 야반도주를 한 것으로 추정했어.

하지만 사건의 내막은 따로 있었단다. 비비안과 카멘의 그 내막의 주인공이었어. 그 내막을 알아낸 필립. 어떻게 했을까? 굳이 다들 잊혀져 있는 사건을 들출 필요는 없었지. 자신의 궁금증을 자신이 해결을 해냈으니 그걸로 만족한 것 같았어. 어쩌면 두 자매에 연정을 느꼈을 수도 있고 말이야.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그 영화를 보고 싶은데 1946년에 만들어진 영화를 어떻게 하면 볼 수 있나. 1978년에 다시 리메이크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빠는 1946년 작품을 보고 싶구나

이 소설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 마르셀 프루스트라는 작가가 등장했는데, 재미있어서 발췌해 보았단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대표작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유명한데, 유명한 이유는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를 받지만 그보다 너무 읽기 어려워서 유명하단다. 아빠도 우선 1권만 사두고 감히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책이야. 이 소설에서 마르셀 프루스트는 변태들이 잘 아는 작가라고 하더구나. ㅎㅎㅎ 이 소설이 1939년 작품인데, 그 시절부터 마르셀 프루스트의 평판이 대단했구나.^^ 아빠도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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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마르셀 프루스트처럼 침대에서 일하는 분인 줄 알았네요.”

그게 누구요?” 나는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그녀를 빤히 보았다. 조금 창백하게 긴장한 듯했지만 아무리 긴장해도 제 앞가림은 하는 여자 같았다.

프랑스 소설가예요. 변태들이 잘 아는 사람이죠. 당신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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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 10월 중순 어느 날 오전 열한시경, 태양은 보이지 않고 한결 뚜렷해진 언덕들이 폭우를 예고했다.

책의 끝 문장 : 술기운 때문에 은색 가발을 쓴 여자만 자꾸 떠올랐지만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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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19 08: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깨알같은 프루스트 언급 ㅋ 표현이 너무 재미있네요. 북홀릭님이시라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금방 읽으실듯~!! 저도 이책 보관함에 있는데 아직 못읽었어요 ㅜㅜ 리뷰를 보니 재미있어 보이네요😊

bookholic 2021-07-19 18:29   좋아요 3 | URL
전에 어떤 분께서 이야기한 것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자기 전에 10페이지씩 읽어보려고 합니다..^^

scott 2021-08-06 15: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이리뷰 명품이라 생각했는데 역쉬 알라딘 ^ㅅ^

bookholic 2021-08-07 06:05   좋아요 1 | URL
저는 늘 북플 친구님들이 졸필에 ˝좋아요˝를 눌러주셔서 당선 턱걸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mini74 2021-08-06 15: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변태들이 잘 아는 사람이란 구절에 빵 터졌었는데 ㅎㅎ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1-08-07 06:10   좋아요 0 | URL
변태에 합류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아요...
축하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1-08-06 16: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북홀릭님! 축하드려요. 이번달에도 역시 딸과 아들들에게는 비밀로^^

bookholic 2021-08-07 06:12   좋아요 1 | URL
ㅎㅎ 네 비밀로..^^
얼마 전에 열린책들 35주년 thanks to 한 것 중에 midnight만 주문했었는데요..
새로 생긴 비자금으로 35주년 noon 마저 주문해야겠어요.. ㅎ

페넬로페 2021-08-06 17: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근데 정말 북홀릭님의 글쓰기를 자제분들은 모르는 건가요?

scott 2021-08-06 18:25   좋아요 3 | URL
비밀로 ^.~

bookholic 2021-08-07 06:13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예전에는 애들이 어려서 알려준다는 것이 의미가 없었고...
지금은 제가 쑥쓰러워서 ㅎㅎ
애들이 좀더 커서 알라딘에서 책 검색하다가 알게 되기를~~^^

그레이스 2021-08-06 17: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bookholic 2021-08-07 06:14   좋아요 0 | URL
그레이스 님, 늘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초딩 2021-08-06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bookholic 2021-08-07 06:15   좋아요 0 | URL
초딩 님, 늘 고맙습니다...
제 절친 중에도 ‘초딩‘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어 늘 친근합니다 ㅎㅎ
시원한 주말 되십시오~~

이하라 2021-08-06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1-08-07 06:16   좋아요 0 | URL
이하라 님, 늘 고맙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8-06 1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1-08-07 06:1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늘 고맙습니다...
여유로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강나루 2021-08-06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bookholic 2021-08-07 06:17   좋아요 1 | URL
강나루 님, 늘 고맙습니다~~
웃음 가득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하나의책장 2021-08-14 0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1-08-14 21:43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즐거운 연휴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