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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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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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라는 짧은 소설을 이야기해줄게. 아빠가 읽은 클레어 키건 책은 이번이 세 번째로구나. 책이 너무 얇은 것에 비해 책 가격은 마음에 들지 않는 가격이라 관심 두지 않았던 책인데, 아빠 친구가 추천을 해주어 읽어보기로 했단다.

클레어 키건은 아일랜드 작가로 이 소설 또한 아일랜드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단다. 제목으로만 봐서도 어떤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어. 책의 앞부분을 읽어도 너무 평범한 일상이라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책도 얇은데 어떤 서사가 등장할지, 걱정까지 되면서 읽었는데, 후반에 가면서 이 짧은 소설에 많은 사람들이 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아빠의 친구가 왜 추천을 하고, 왜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는지 알겠더구나. 사실을 바탕으로 한 고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일랜드의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인간 본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를 그런 소설로 이해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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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배경이 되는 1985년 아일랜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하는구나. 주인공 펄롱은 석탄야적장에서 석탄을 판매하고 배달하는 평범한 노동자란다. 펄롱의 엄마는 미혼모로, 16살 때 펄롱을 낳았어. 펄롱의 엄마는 미시즈 윌슨의 집에서 가사 일꾼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임신을 하게 되면 보통 내쫓기 마련인데, 미시즈 윌슨은 엄마를 내쫓지 않고 계속 일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펄롱도 보살펴주어 큰 어려움 없이 자라날 수 있었단다. 그런데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셔서 아버지가 누구인지 몰랐단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하다가 결국 물어보지 못한 거야.

성인이 된 후 펄롱은 아일린과 결혼하여 딸 다섯(캐슬린, 조앤, 실라, 그레이스, 로레타)을 낳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어. 펄롱은 자신도 그리 넉넉하지 않았지만, 윌슨 씨에게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잘 베풀어 주는 사람이란다. 그에 반에 아내 아일린은 현실주의자로 펄롱을 사랑하지만 남들에게 베푸는 것은 좀 못마땅하게 생각했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어 펄롱과 아일린은 케익과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어. 펄롱은 석탄을 판매하고 배달하다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바빴단다.

…

강 건너 언덕 위에 있는 수녀원이 하나 있었는데 이 수녀원은 직업여학교를 운영하고 세탁소를 같이 운영했는데, 세탁소는 세탁 품질이 좋아서 평판이 좋았단다. 하지만 직업여학교와 세탁소에서 십대 소녀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어린 아이들을 입양 보내고 받은 돈을 수녀들이 챙긴다는 안 좋은 소문들이 돌기도 했어.

어느 날, 펄롱은 수녀원에 석탄 배달을 갔는데, 어떤 소녀가 죽고 싶다면서 도와 달라고 했어. 펄롱이 아이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려고 했으나 수녀가 곧바로 와서 대화가 중단되고 펄롱은 집으로 돌아왔어.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어. 아내 아일린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현실주의자 아일린은 우리 집과 관련이 없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펄롱은 마음 한편에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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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날은 석탄 창고 문이 성에 때문에 못 열고 있었는데 창고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서 열었더니, 한 여자 아이가 벌벌 떨고 있었어. 하룻밤 꼬박 그곳에서 머물 것 같았어. 펄롱은 그 소녀를 데리고 수녀원에 갔더니 수녀원장은 형식적인 투로 고맙다고 했어. 그리고 수녀원장은 그 소녀에게 석탄 창고에 간 이유를 물어보니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숨겨서 그곳에 있었다고 했어. 수녀원장은 펄롱이 옆에 있어서 의식적으로 친절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소녀는 겁에 질려 있는 듯했어. 펄롱은 소녀에게 자신이 도와줄 일이 있는지 물어보았어. 그러면서 소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수녀가 펄롱에게 눈치를 주어 더 이상 물어보지 못하고, 도움이 필요하거나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자신을 찾아오라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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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롱이 수녀원에서 소녀 때문에 수녀원장과 실랑이를 벌인 것이 소문이 났는지 펄롱의 지인 미시즈 케호는 괜히 수녀원에 관여하지 말고 조심하라고 조언을 했단다. 하지만 펄롱은 그냥 마음에 담아둘 수 없었어. 펄롱은 수녀원에 가서 주위를 배회하면서 생각에 잠겼어. 그런데 석탄 창고에 가 보니 그 소녀가 또 그곳에 있었어. 펄롱은 더 이상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없었어. 앞으로 어떤 고통이 있고 어려움이 있어도 미시즈 윌슨으로부터 배운 양심에 따라 행동하기로 했어. 그 소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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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펄롱은 알았다. 벌써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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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배경이 된 것은 아일랜드의 막달레나 세탁소라고 하는구나. 이 세탁소는 1996년이 되어서야 문을 닫았는데 이 시설에서 은폐, 감금, 강제 노역을 당한 여성과 아이가 얼마나 많은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어. 적게 잡으면 만 명이지만 삼만 명이 정확한 수치일 것이라고 덧붙이는 말에게 이야기하고 있단다. 뿐만 아니라 많은 여자들이 아이를 잃고 자신의 목숨을 잃은 이들도 있대. 이 시설이 가톨릭교회와 국가가 함께 운영하고 자금을 지원하던 곳이었는데 더 충격적이구나. 아일랜드 정부는 막달레나 세탁소에 대해 아무런 사죄도 하지 않고 있다가 2013년이 되어서 사과문을 발표했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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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이런 부조리한 일을 고발하려는 목적보다 주인공 펄롱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싶구나. 보통 우리와 관련 없는 부조리한 일에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단다. 하지만 펄롱은 자신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양심에 따라 행동을 했단다. 펄롱이 한 행동은 결코 사소한 것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소설의 제목을 역설적으로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단다. 아빠는 과연 펄롱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도 했는데, 속으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겠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더구나. 도울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을 것 같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10월에 나무가 누래졌다.,

책의 끝 문장: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다.


늘 이렇지, 펄롱은 생각했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버터와 설탕을 섞어 크림을 만들면서도 펄롱의 생각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일요일, 아내와 딸들과 함께 있는 지금 여기가 아니라 내일, 그리고 누구한테 받을 돈이 얼마인지, 주문받은 물건을 언제 어떻게 배달할지, 누구한테 무슨 일을 맡길지, 받을 돈을 어디에서 어떻게 받을지에 닿아 있었다. 내일이 저물 때도 생각이 비슷하게 흘러가면서 또다시 다음 날 일에 골몰하리란 걸 펄롱은 알았다. - P29

이게 다 무엇 때문일까? 펄롱은 생각했다. 일 그리고 끝 없는 걱정. 캄캄할 때 일어나서 작업장으로 출근해 날마다 하루 종일 배달하고 캄캄할 때 집에 돌아와서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가 어둠 속에서 잠에서 깨어 똑 같은 것을 또다시 마주하는 것. 아무것도 달라지지도 바뀌지도 새로워지지도 않는 걸까? 요즘 펄롱은 뭐가 중요한 걸까, 아일린과 딸들 말고 또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때로 이 나날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 P43

두 사람은 계속 걸었고 펄롱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더 마주쳤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세상에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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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3 -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뽀르투 편 ㅣ 유럽 도시 기행 3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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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유시민 님의 유럽 도시 기행 시리즈인 <유럽 도시 기행> 세 번째 책을 이야기하려고 해. 이번 3권에는 이베리아 반도의 대표적인 도시 네 곳을 이야기해줄게. 이베리아 반도의 대표적인 도시 네 곳을 말하라고 하면, 이곳을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대부분 이 책에서 소개한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뽀르투라고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구나. 스페인 도시 두 군데, 포르투갈 도시 두 군데. 지난 <유럽 도시 기행>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 책에서도 유시민의 인문학적 지식과 솔직한 관광지에 대한 평가로 이 곳들을 여행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구나.

 

1.

첫 번째 도시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편이란다. 마드리드는 이베리아 반도 내륙에 위치하고 있어서 대항해시대까지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도시라고 했어. 18세기 이후 발전이 이루어진 곳이라서 다른 유럽의 도시에 비해 오래된 역사 유물은 없다고 하는구나. 스페인이 대항해 시대를 거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였으나 대항해 시대가 지나고 나서는 독재자 프랑코의 오랜 독재 시기로 인해 다른 유럽에 뒤쳐지게 되었대. 세계 대전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어서 전쟁에 피해가 적었지만, 유럽 주류 세계에서 멀어지게 되었어. 그러다가 1970년대 총리인 아돌프 수아레즈의 개혁으로 스페인 민주주의 기틀을 마련하여 오늘날의 스페인의 모습을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마드리드에 있는 국립고고박물관( MAN)을 방문하고 스페인의 오랜 역사를 이야기해주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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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에서 파악한 스페인의 역사를 요약해 본다. 역사를 몰라도 마드리드를 즐기는 데 큰 지장은 없지만 알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베리아’라는 지명과 관련이 있는 최초의 인간 집단 ‘이베로’ 부족은 3,600여 년 전 아프리카에서 바다를 건너거나 해변을 걸어서 들어왔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철기를 들고 남하한 셀따(켈트) 족이 이베로 부족과 결합해 오늘의 스페인 사람과 관련이 있는 셀띠베로(celtibero) 부족을 형성했다. 페니키아와 그리스 상인들이 찾아와 기술과 문화를 전해주었으며, 로마와 아프리카의 카르타고가 처절한 싸움을 벌인 끝에 로마 군대가 주요 지역을 점령했다. 라틴어로 이스빠니아라고 했던 이베리아반도는 기독교 세계에 포섭되었고 가스띠까, 까달루냐, 갈라시아 등 상이한 언어를 쓰는 열러 문화권이 무너진 5세기 이후에는 게르만의 일파인 서고트족이 토착민과 손잡고 똘레도에 왕국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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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고고학 박물관을 비롯하여 역사 박물관, 프라도 미술관, 소피아 미술관과 소로야 박물관 등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에 방문한 느낌을 이야기해주었단다. 박물관과 미술관이라…. 너희들과 아빠가 좋아하는 동선은 아닌 것 같구나. 스페인을 대표하는 여러 화가들이 있는데 그 중에 고야라는 화가의 작품들이 프라도 미술관에 많이 있어서 그의 작품에 대해 여러 편 소개해 주었는데, 그림은 잘 그리는 것 같지만, 말년에 그린 그림들은 좀 기괴해 보여서 아빠 취향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림들은 스페인 독립전쟁을 거치면서 전쟁의 야만성과 민중의 고통을 알리기 위해서 그렸다고 하는구나.

예술가들은 이렇듯 시대상을 반영할 줄 알아야 하지. 고야보다 더 유명한 스페인의 화가 피카소도 1937년 스페인 내전 중 독일 공군이 프랑코를 지원하려고 게르니카를 무차별 폭격해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을 기리기 위한 <게르니카>도 마드리드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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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유시민은 마드리드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마드리드에 대한 단상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주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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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9)

마드리드가 어떤 도시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스페인의 수도이지만 제일 잘사는 도시도 아니고 가장 아름다운 도시 또한 아니다. 하지만 이 도시가 무엇을 바라면서 어디로 나아가려 하는지는 분명했다. 총칼 앞에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수호했던 정치인의 이름을 국제공항에 걸었다. 폭력이 난무한 시대에 인간의 이성을 깨웠던 예술가를 잊지 않았다. 실패했지만 옳은 길을 가려 했던 지도자를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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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두 번째 도시 바르셀로나는 까딸루냐의 주도(州都)란다. 까딸루냐는 예전에는 독립된 나라였으나, 이사벨-페르난도 공동왕의 스페인 왕국 창설 이후 스페인에 복속되어 마드리드에 억눌리고 때로는 짓밟혔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까딸루냐 사람들은 오늘날까지도 독립을 하려고 한단다. 2017년에는 까딸루냐 자치정부가 주도한 주민투표에서 43퍼센트 투표율에 90퍼센트 독립에 찬성표가 나와서 독립을 시도했으나 스페인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과 중앙정부의 강경진압으로 무산되었단다.

그런 역사를 가지고 있는 까딸루냐의 주도 바르셀로나이니,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는 얼마나 앙숙인지 잘 알겠지? 그런데 무력을 사용하면 불법이 되잖아. 그래서 그걸 대신하는 것이 축구란다. 프랑코 독재 시절 언어와 깃발과 자유를 빼앗긴 까탈루냐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축구였단다. 독재 정권의 근거지였던 마드리드의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만은 기필코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아. 그래서 오늘날까지 강팀으로 남아 있는 것 같구나. 예전에 바르셀로나 소속의 포르투갈 출신 축구 선수인 피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레일 마드리드로 이적을 해서 배신을 느낀 바르셀로나 사람들이 피구 선수에게 강한 적대감을 보였다고 하는구나. 그들의 역사를 알면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구나. 바르셀로나 사람들에게 축구는 축구 그 이상일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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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면 가우디가 있단다.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건축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들이 있다. 1882년에 착공한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 얼마 전에 드디어 완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 건물 또한 가우디의 작품이란다. 사후 100년이 지나서야 완공이 되다니 정말 대단하구나.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봐도 압도적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에 실려 있단다. 동화 같은 장식으로 꾸민 구엘 공원에도 가우디의 작품들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하는구나.

바르셀로나에는 피카소 미술관이 있는데, 피카소는 젊은 시절 바르셀로나에서 지내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구나. 입체파 화가가 되기 전에 정교한 그림을 이 시절 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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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 번째 도시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이란다. 리스본은 영화나 소설에서도 많이 등장한단다. 그러고 보니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포르투갈 출신인 주제 사라마구도 <리스본 쟁탈전>이라는 소설을 썼단다. 아빠는 이 책을 읽으려고 오래 전에 사두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구나. 유시민 님의 <유럽 도시 기행 3>에서 이 소설을 잠깐 소개해주었는데 포르투갈 12세기 무어인에게 빼앗긴 리스본을 탈환하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하더구나. 이왕 주제 사라마구 이야기를 했으니 포르투갈의 또 다른 유명한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도 이야기했구나. 페르난두 페소아는 <불안의 책>으로 유명해서 아빠도 읽어보긴 했는데 읽기 쉽지 않은 책이었단다. 유시민 님도 페르난두 페소아는 자신의 취향은 아니라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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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아의 정신은 외모보다 더 특이했다. 연금술, 신비주의, 마법, 비밀결사, 점성술에 심취했고, 셰익스피어와 나폴레옹 같은 역사 인물의 별자리 운세 모음집을 만들었으며, 바이런 스타일의 영국 낭만주의부터 보들레르가 대표하는 프랑스 상징주의와 엘리어트의 모더니즘까지 온갖 문예사조를 섭렵했다. 1935년 가을 복통과 고열 증세에 시달리다가 사망한 그는 영어로 된 책 네 권과 포르투갈어책 한 권밖에 출간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양의 원고와 스케치를 남겼다. 포르투갈 국립국서관은 나무 트렁크에 들어 있었던 원고를 시민들에게 공개했고, 정부는 페소아의 관을 제로니무스 수도원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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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은 1755년 엄청나게 큰 지진과 쓰나미로 도시 전체가 거의 파괴되었다고 하더구나. 그 때 도시 재건에 있어 큰 공을 세운 사람이 폼발 후작이라는 사람이야. 폼발 후작은 전결권으로 받아서 도시 재건을 하는데, 그가 설계한 바이샤 지구는 현대적인 격자형 도로망과 내진 설계를 적용한 건축물로 만들었고, 완전히 새로운 리스본을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까르무 성당은 지진으로 무너진 성당을 완전히 복원하지 않고 남겨두어 자연의 무서움과 비극의 역사를 잊지 않는 상징물이 되었대.

그리고 포르투갈의 역사에서 알아두어야 할 한 가지 중에 카네이션 혁명이란 것이 있단다. 카네이션 혁명은 1974년에 일어난 것으로 긴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혁명인데 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군인들의 총구에 카네이션을 꽂아주어서 카네이션 혁명이라고 한다. 카네이션 혁명은 피를 흘리지 않고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점에 큰 의의가 있어. 어느 나라든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시민들의 힘이 있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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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마지막으로 뽀르뚜를 알아보자. 보통 포르투라고 하는데, 원어에 좀더 가까운 발음은 뽀르뚜라고 하는구나. 유시민 님은 뽀르뚜를 ‘걸음을 멈추게 하는 도시‘라고 했는데, 그 어떤 표현보다 좋은 평가를 해준 것 같구나. 현대 사회 어디를 가든 바쁘고 정신 없는 것이 일상인데, 강변에서 여유를 누리고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삶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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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365)

한 가지 더, 중세와 근대 역사의 영향도 있었을 수 있다. 정복 전쟁을 일삼았던 포르투갈 왕국은 대항해 시대의 짧은 전성기를 지나 유럽의 변방 국가로 되돌아왔다. 공화주의 혁명을 이룬 뒤에는 살라자르의 장기독재를 겪었다. 그런 역사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힘을 다해 이웃과 싸우면서 남을 정복했지만, 승리는 오래가지 않았고 남은 것도 없다. 이기는 것보다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좋다. 이웃을 적으로 삼기보다는 서로 기댈 수 있는 친구로 만드는 게 낫지 않겠는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붐비는 거리에서도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는다. 친구나 사업 파트너를 만나면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충분히 들으면서 오래 이야기를 나눈다. 이방인에게도 경계하고 의심하는 표정이 아니라 여유롭게 환대하는 미소를 선사한다. 리스본과 뽀르투 사람들한테서 나는 그런 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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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르뚜의 대표명소로 상벤투 역과 렐루 서점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특히 렐루 서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에 하나라고 소개했어. 아빠도 꼭 한번 가보고 싶더구나. 뽀르뚜에는 도루강이라는 유명한 강이 있는데 그 강가에 파스텔 톤의 건물들과 노천 카페가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좋고, 도루강 건너편 가이아 지구에서는 와인 저장고들이 있는데 이곳도 소개해 주었단다. 그 외에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뽀르뚜에 있는 국립 미술관에 들러서 뽀르뚜 출신 여성 화가 아우렐리아 드 수자의 작품들에 대해 소개해 주었어.

.....

대략 이 정도 책 이야기를 하면 될 것 같구나. 여행은 아무래도 이런 책을 통한 간접 여행보다 직접 여행을 해야겠구나. 여행을 다녀오면 한 단계 더 성숙한다고들 하잖니.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 경험한 것들이 자신의 세포에 새겨지면서 내적 외적 성장을 만드는 것 같구나. 그런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핑계인 것 같지만 바쁜 일상이 발목을 잡는구나. 짧든 길든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느낌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그것 또한 쉽지 않은 실천인 것 같아. 사진으로나마 많이 남기는 것으로 대신해야 할 듯 하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 이베리아 반도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뽀르투를 다녀왔다.

책의 끝 문장: ‘잘 있어. 또 올게!’



스페인 내전은 제2차 세계대전과 뒤이은 냉전의 예고편이었다. 20세기의 모든 이념이 충돌해 참혹한 비극을 일으켰다. 독일 히틀러와 이탈리아 무솔리니는 프랑코에게 병력과 물자를 지원했고, 소련 스탈린은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결성한 반파시즘 ‘국제여단’에 무기와 자금을 제공했다. 프랑코는 1939년 3월 마드리드와 발렌시아를 점령해 공화정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3만여 명의 정치적 반대자를 처형했다. 수십만 명의 공화주의자들이 가족과 함께 페레네산맥을 넘어 프랑스를 탈출했다. 내전에서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의 수가 50만 명이 넘었다. - P18

나는 MAN에서 이런 충고를 들었다. ‘스페인이 무엇인지 묻지 마.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의 모든 도시에서 네가 보고 겪고 마주치는 것을 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스페인 땅에 있는 모든 것, 스페인 사람이 가진 모든 것, 그게 스페인이거든.’ - P40

바르셀로나 사람들한테 1714년은 우리의 1592년이나 1910년에 해당한다. 마드리드 편에서 펠리페 5세가 전쟁을 벌인 끝에 스페인 왕위 계승권을 지켰다고 했다. 전쟁의 발단은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군주였던 카를로스 2세한테 자식이 없다는 것이었다. 영토가 갈가리 찢어질지 모른다고 걱정한 그는 스페인 왕국의 통합을 유지한다는 조건을 걸고 프랑스 루이 14세의 손자 필리프 공작을 왕위 계승자로 지명해 스페인 왕 펠리페 5세로 옹립했다. 그러자 빈의 합스부르크 왕실과 독일 바이에른 왕실이 저마다의 연고를 내세워 스페인의 왕위가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했다. 1701년 전쟁이 터지자, 해외 식민지 소유권과 노예무역 해상권을 두고 스페인과 대립하던 잉글랜드와 네덜란드가 끼어들었다. 중세 내내 벌어졌던 유럽 왕족과 귀족들의 영토쟁탈권이 스페인 땅에서 벌어진 것이다. - P128

‘리스본 대성당’은 작고 소박했다. 초라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낡았다. 대주교가 있어서 간단히 ‘대성당’이라고 하는 그 집은 12세기 중반 레콩스키스타 직후 지었으니 리스본에서 제일 오래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건축 기술이나 국력으로는 그보다 크고 화려한 성당은 세울 수 없었을 것이다. 지진이 잦은 곳이라 자주 수리했고 수리할 때마다 유행하는 교회 건축양식을 덧붙였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이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건물은 로마네스크, 예배당 회랑은 고딕, 실내장식은 로코코 스타일이었다는데 대지진에 다 부서져 불타버렸다. 대성당은 두 가지가 특이했다. 첫째, 군사요새 같은 외관은 레콩키스타 시대의 전투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둘째, 중앙 설교대 위 넓은 공간에 성가대 나무 의자를 놓았다. 특별히 볼만한 게 없다는 걸 알았지만 가톨릭 국가의 수도를 방문한 여행자로서 예의를 지키려고 들렀다. - P229

여행지에서 무엇을 하는 게 좋은지는 각자의 취향에 달렸다.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객관적으로 더 고상하다든가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다. 책을 서점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책이 총포와 같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총포처럼 위력 있는 것은 새롭고 유용한 지식과 정보이지 문자 텍스트를 인쇄한 종이책이 아니다. 세상은 인터넷과 검색엔진의 시대를 지나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섰다. 책은 지성의 상징이 아니며 숭배할 대상 또한 아니다. 책을 쓰는 일로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살아온 나는 책을 전성기가 지난 전통 미디어로 여긴다. 서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낯선 도시를 여행할 때는 통념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 좋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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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드
프리다 맥파든 지음, 김은영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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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에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하우스메이드>라는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런데 그 영화 제목이 무척 익숙했단다. 인터넷 서점에서 자주 눈에 띄던 책이었거든. 그 책이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재미가 있었나 보구나 하고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인 경우, 아빠는 영화보다는 원작 소설을 먼저 보려고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 소설을 먼저 찾아 읽었단다. 책 소개를 보니 소설<하우스메이드>는3편까지 나와 있더구나. 그런데2권과3권은 평점이 그리 좋지 않더구나.

너희들도 알고 있는 것처럼 아빠 귀가 얇은 편이니 그냥1권만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소설은 스피드 있고, 예상이 되긴 했지만 반전도 있고 스릴러 소설이 갖춰야 할 것들을 충실하게 갖추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지은이는 프리다 맥파든이라는 사람인데, 우리나라에도 그의 많은 책들이 번역 출간되었더구나. 그런데 아빠는<하우스메이드>가 처음이구나.


1.

밀리는10년간 감옥에서 지낸 전과 이력이 있는 사람이었어. 현재는 가석방 상태로 주리고 보호감찰관을 만나야 하고, 잘못을 하게 되면 다시 감옥에 가야 했기 때문에 모든 행동을 조심했단다. 그리고 전과 이력 때문에 취직이 쉽지 않았어. 그래서 이력서를 거짓으로 써서 지원을 했는데 어떤 호화주택의 입주 가사도우미의 면접까지 보게 되었어. 그 주인이 신원조회만 해도 떨어질 것이라 생각해서 기대를 했는데, 합격 전화를 받게 되었어. 니나 윈체스터와 앤드루 윈체스터라는 젊은 부부의 집이었고, 그들에게는 아홉 살 딸 세실리아가 있었어. 그리고 그 집에는 가끔씩 스페인 출신의 정원사 엔조가 와서 정원을 가꾸었단다.

밀리는 창고로 쓰던 다락방에서 지냈지만, 그 동안 차에서만 지내던 것에 비하면 아주 좋은 방이었어. 다만 창고로 사용하던 곳이라 문이 밖에서 잠기는 것만 불편했어. 얼마 안 할 것 같은데 고쳐주지. 면접 때의 좋은 분위기와 달리 일하는 첫날부터 밀리는 니나에게 밉보였어. 세실리아가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데, 땅콩 버터를 주었다면서 혼냈어. 심지어 니나는 세실리아가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고 미리 말해주었다는 거야. 밀리는 전혀 기억이 없는데 말이야. 그리고 상식적으로 아이가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면 땅콩 버터를 아예 부엌에 두지 않았을 것 같은데, 버젓이 수납장 맨 앞에 놓여 있었던 것이 밀리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았어. 하지만 밀리는 잘리지 않으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단다.

알고 보니 니나는 신경이 무척 예민한 사람이었어. 니나는 늘 흰색 옷만 입고 다녔어. 그리고 사라진 노트를 찾는다고 신경질을 내면서 온 부엌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식자재도 다 쏟아냈어. 그리고 사라진 노트를 밀리가 버렸을 것이라고 또 밀리를 혼냈단다. 밀리는 또 참을 수밖에 없었어. 이런 일은 계속되었어. 니나의 심부름으로 세실리아를 픽업하러 갔더니, 세실리아의 친구의 엄마가 세실리아도 같이 데려오기로 했다는 거야. 니나에게 전화로 확인해 보니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냐고 했어. 아무리 보수가 좋고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 그런데 이런 사람의 성향은 친절할 때는 또 엄청 친절하다는 거야. 그러다 보니 밀리는 갈피를 잡지 못했어.

세실리아도 엄청 까다로운 아이였단다. 밀리가 하는 것에 모든 것을 불만을 가진 아이라고 생각하면 돼. 이 집에는 남편 앤드루만 정상처럼 보였어. 앤드루는 밀리를 설레게 할 정도로 잘 생겼을 뿐만 아니라, 예의 바르고 솔선수범하는 하는 사람으로 밀리가 어려운 일에 처하면 도와주기도 했단다.

…

밀리는 욕실 청소를 하다가 니나의 항정신병 치료제가 잔뜩 있는 것을 보고, 니나의 행동이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어. 밀리는 밤에 다락방에 있다가 무료해서 거실에 내려와TV를 보고 있었는데, 물 마시러 나왔던 앤드루와 함께TV를 보게 되었어. 우연히 세실리아의 땅콩 알레르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앤드루가 말하길 세실리아는 땅콩 알레르기가 없다는 거야. 도대체 니나는 왜 밀리에게 그러는 걸까? 그렇게 대할 거면서 왜 밀리를 하우스메이드로 고용했을까? 밀리와 앤드루가 함께TV를 보고 있는 장면을 니나가 보게 되고 크게 화를 냈어. 하루 업무가 끝나면 다락방에서 내려오지 말라고 지시했어.

….

더 놀라운 소식. 세실리아는 앤드루의 친딸이 아니라는 거야. 세실리아는 니나의 전 남편의 아이라고 했어. 도대체 니나와 앤드루는 어떻게 결혼을 했고 앤드루는 이런 결혼 생활을 어떻게 계속 할 수 있는 거지?

…

앞서 이야기했던 스페인 출신 정원사 엔조라는 사람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데 그 엔조가 밀리에게 와서 서툰 영어로 이곳은 위험하다고 했단다. 니나의 돌발 행동을 봐서는 위험하기 그지 없는 곳으로 보였어. 하지만 밀리에게는 그런 것은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보수가 괜찮아서 그만 둘 생각은 하지 않았어. 밀리가 마을 사람들에게 들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충격적인 내용이었어. 니나가 세실리아를 욕조에 빠뜨려 죽이려고 했었대. 앤드루가 경찰에 전화를 해서 극적으로 세실리아가 살 수 있다고 했어. 니나가 말을 바꾸는 일은 이제 예사가 되었어. 밀리가 니나에게 브로드웨이 쇼를 예약하라고 해서 예약을 했는데, 자신이 말한 날짜가 다르다면서 또 크게 혼냈어. 그 쇼는 환불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야. 다행히 앤드루가 환불했다면서 니나를 진정시켰단다.

…

세실리아가 캠핑을 가게 되었는데 니나가 세실리아를 데려다 주고 근처에서 하룻밤 묵고 온다고 했어. 니나가 떠나고 앤드루가 밀리에게 말하길 사실 브로드웨이 쇼의 티켓을 환불하지 못했다고 했어. 그러면서 그 동안 고생했다면서 그 티켓을 밀리에게 선물로 주겠다고 했단다. 밀리가 같이 갈 사람이 없다고 하자 앤드루는 같이 가자고 했단다. 쇼만 같이 보는 것인데 문제될 것이 없고, 자신이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좋다고 했단다. 하지만 늘 생각처럼 되진 않지. 쇼를 보고 나서는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술도 먹게 되고 호텔에서 함께 밤을 지내게 되었어. 이제 선을 넘어도 제대로 넘어섰구나. 다음날 아침 밀리와 앤드루는 이성을 되찾고 어젯밤의 일은 술 때문이라고 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로 했단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

어느 저녁 날, 여느 때처럼 밀리는 니나와 앤드루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어. 갑자기 니나가 밀리가 감옥에 다녀왔었다는 이야기를 했어. 그 이야기를 들은 밀리도 당황했고 앤드루도 당황했어. 밀리는 당황하여 다락방에 올라왔는데, 브로드웨이 쇼 팸플렛이 방에 나와 있는 등 누군가 방을 뒤진 흔적이 있었어. 니나가 그랬을 확률 99.99999% 니나가 밀리와 앤드루가 함께 쇼와 호텔에 다녀온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어. 밀리는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해야 했어.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데 경비원이 밀리를 잡았어. 밀리가 절도를 했다고 의심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거야. 영수증과 산 물건들을 대조하면서 확인해 본 결과 이상이 없어서 풀려났지만, 실수로 계산을 하지 않은 물건들이 있었다면 큰일 날  뻔 했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가석방 상태라서 다시 감옥에 갈 수 있던 일이야. 그 전화도 아마 니나가 했을 것 같구나. 니나는 밀리를 계속 못 살게 굴었어. 예전에 니나가 버리려던 옷들을 밀리에게 준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옷을 밀리가 훔쳤다고 소리쳤어. 결국 이번에도 앤드루가 나서서 정리를 하고 앤드루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니나에게 이혼 통보를 했어. 그리고는 집에서 바로 니나를 내쫓았단다.

....

이젠 이 집에는 밀리와 앤드루만 있었어. 자연스러운 상황은 아니어서 조심스러웠지만 밀리는 앤드루와 둘만 있어서 행복했단다. 그런데 정원사 엔조가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도망치라고 했어. 위험한 존재였던 니나가 사라졌는데도 여전히 엔조는 밀리에게 경고를 했어. 이쯤 되면 반신반의하던 독자들도 진짜 나쁜 놈은 앤드루일 거라고 확신할 것 같구나. 밀리에게 경고한 이는 엔조만이 아니었어. 니나가 밀리에게 전화해서는 도망치라고 했단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목소리와 진지하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2.

이제 2부 니나의 이야기를 해줄게. 니나는 미혼모가 된 이후 생계를 위해 대학원을 중퇴하고 회사에 취직을 했단다. 회사의 상사 앤드루가 미혼모인 니나에게 너무 잘 해주었고 그들은 알게 된지 3개월만에 결혼을 했어. 서너 달 꿈같은 신혼의 시간을 보냈는데 어느 날 니나의 머리뿌리가 나왔다면서 화를 내고 니나를 다락방에 감금하는 일이 있었어. 그러면서 머리카락 100개를 뽑으면 다락방에서 꺼내준다면서 앤드루는 그대로 출근했어.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는데 장난이 아니었어. 처음에는 머리카락 수가 부족하다면서 다시 100개를 뽑고 나서야 다락방에서 나올 수 있었어. 그제서야 니나는 앤드루가 사이코패스라는 걸 알게 되었어. 앤드루는 남들이 보기에 완벽한 남편이었지만, 사실은 사이코패스였던 거야.

니나는 이제부터 앤드루로부터 도망갈 생각뿐이었어. 어느날 앤드루가 몰래 먹인 약을 먹고 취했다가 깨어보니 세실리아도 약에 취해 욕조에서 익사하기 직전인 거야. 깜짝 놀랐는데 그때 앤드루가 신고한 경찰들이 들이닥쳐서 살아날 수 있었어. 이 사건 이후 니나는 정신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다락방에 있었던 일 등 자신이 경험한 일을 이야기하니, 병원에서는 우울증에 의한 망상이라고 했어. 니나는 자신이 진짜 망상을 한 것인가 생각하기도 했지만, 또 다락방에 감금되었는데, 이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어. 니나가 다락방에 감금될 때마다 세실리아는 시어머니한테 맡기는 것 같았어. 세실리아를 인질 삼아 도망도 못 가게 한 거야. 니나는 세실리아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살아야겠다 다짐했어. 그리고 그가 자신을 싫어하도록 행동했어. 살도 찌우고, 집안도 더럽히고 그랬지..

...

그런 생활을 7년이나 했어. 밖의 사람들 중에 니나의 말을 믿어주는 이가 나타났어. 정원사 엔조는 니나가 이야기하는 앤드루의 정체를 믿었어. 엔조는 영어가 서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주 능숙했단다. 주인들과 엮이지 않으려고 영어가 서툰 척 했던 거야. 엔조가 니나를 도와주려고 했으나 니나는 엔조까지 위험하게 할 수 없다면서 거절했단다. 니나는 자신의 계획이 있다면서 앤드루에게 이야기를 했어. 가사도우미로 자기보다 젊고 예쁘고 임신이 가능한 사람을 뽑은 후 그 사람을 앤드루가 사랑하게 하면 자신은 도망가도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했어.

그 계획에 부합되는 사람이 바로 밀리였단다. 밀리의 신원조회를 해보니 범죄이력도 있어 최적의 후보처럼 보였어. 밀리가 가사도우미로 들어온 이후 한 니나의 행동은 모두 고의적으로 한 행동이었던 것이란다. 그리고 결국 니나의 자신의 계획이 성공하여 앤드루와 니나를 내쫓았단다. 세실리아도 같이 데리고 나왔어. 그런데 엔조는 니나에게 밀리도 도와주어야 한다고 했어. 니나 대신 밀리가 대신 괴롭힘을 당하면 안 된다면서 말이야.

...

한편 밀리는 잠에서 깨어보니 다락방에 갇혀 있었어. 실수로 다락방 문에 닫힌 줄 알았는데, 앤드루는 밀리가 한 잘못을 이야기하면서 벌을 받아야 열어준다고 했어. 이제서야 밀리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게 되었어. 밀리는 혹독한 벌을 간신히 다 받고 나서야 앤드루가 문을 열어주었어. 밀리는 다락방 양동이에 있는 후추스프레이를 앤드루의 눈에 뿌렸어. 앤드루는 방심하고 있다가 크게 당한 거야. 앤드루가 후추 때문에 정신이 없을 때 밀리는 앤드루를 다락방에 가두고 문을 잠가 버렸단다. 앤드루가 밀리를 얕본 것 같구나.

니나가 밀리를 가사도우미로 선택한 이유는 예쁘고 젊은 것만이 아니었던 거야. 밀리의 전과기록을 보니 '살인'이었어. 17살 때 친구가 강간을 당하고 있었는데, 강간하는 같은 학교 남학생의 머리를 서진으로 쳤는데 두개골이 깨져서 죽었던 거야. 밀리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15년형을 받았고, 10년을 복역하고 가석방되었던 거란다. 밀리의 범죄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인 범죄였구나. 본성은 착했던 사람이구나.

....

앞서 이야기했듯이 엔조가 니나에게 연락해서 밀리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했잖아. 니나도 그렇게 하기로 하고 다시 집으로 왔어. 다락방에 누군가 갇혀 있어서 당연히 밀리가 갇혀 있는 줄 알고 문을 열었더니 그곳에는 앤드루가 이빨 4개가 뽑힌 채 피칠갑이 되어 죽어 있었단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거지? 얼마 후 밀리가 와서 니나에게 이야기하기를 자신이 그렇게 했다면서 이젠 다시 감옥에 갇혀야 할 것 같다면서 좌절했어. 가석방 기간 동안 사람을 또다시 죽인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이야. 그러자 니나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면서 밀리에게 도망가라고 했어. 자신은 초범이고 감옥살이를 해도 얼마 안 할거라면서 걱정하지 말고 도망가라고 했단다. 그리고는 니나는 경찰에 신고했어.

니나는 자신이 세실리아의 캠프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이 보이지 않아서 남편 앤드루는 출장간 줄 알았다고 했어. 그리고 한참 뒤에 다락방에 물건을 가지러 왔다가 보니까 앤드루에 이런 상태로 있었다고 했어. 자신도 왜 앤드루가 이런 상태로 다락방에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 다락방에 갔다가 문이 밖에서 잠기면서 나오지 못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어. 이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 중에 앤드루의 전 약혼녀의 아버지가 있었어. 앤드루가 헤어진 자신의 딸이 폐인이 나타나서 앤드루가 자신의 딸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조사하려고 이곳으로 발령을 받았다는 거야. 그 경찰의 도움으로 앤드루의 죽음은 사고사로 마무리되었단다. 시원한 복수극이구나.

어느 날 밀리에게 가사도우미를 제안하는 전화를 받았어. 알고 보니 니나가 밀리를 적극 추천했다고 하더구나. 아내가 남편한테 폭행당한 사람이었어. 그렇게 속편을 암시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이 책을 읽는 내내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박진감이 넘쳤어. 장면 하나하나가 그대로 머릿속에 영상으로 재현되는 듯했어. 문득 굳이 영화를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단다. 이런 점 때문에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하우스메이드>의 속편들은 평이 안 좋으니 패스를 하더라도 지은이 프리다 맥파든의 다른 책들은 어떤지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이 집을 나가는 순간, 내 손목에 수갑이 채워질 게 분명했다.

책의 끝 문장: “네, 걱정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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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1 - 1910-1915 무단통치와 함께 시작된 저항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ㅣ 35년 시리즈 1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조선왕조실록을 만화책으로 엮어서 히트를 친 박시백 님이 일제 강점기를 만화로 엮은 <35년>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를 하려고 해. 너희들이 학교에서도 한국사를 공부를 해서, 함께 보려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과 <35년> 시리즈를 구입했었는데, 박시백 님의 만화 스타일이 너희들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더구나. 그래서 아빠만 읽게 생겼구나.^^

<35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일제강점기 35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모두 7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권은 35 나누기 7 해서 5년 동안의 일들이 담겨 있단다. 일제강점기의 이야기이다 보니 읽다 보면 억울하고 답답하고 열 받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겠지만, 또 독립운동가들의 통쾌한 성과들도 기대가 되는구나. 오늘 이야기할 <35년> 1권의 이야기는 1910년부터 1915년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단다. 책의 부제는 <무단통치와 함께 시작한 저항>으로 되어 있단다.

 

1.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은 짧은 역사를 뒤로 하고 일본에 강제로 병합되었어. 조선총독부가 설치되어 우리나라를 통치했단다. 초대 조선총독으로 데라우치 마사카케가 선임되었고, 그리고 데라우치의 측근 아카시 모토지로라는 사람이 초대헌병사령관이 되었어. 그들의 통치철학은 동화주의와 무단통치였단다. 동화주의라고 하면 말이 좋아 보이긴 하지만, 그것은 조선인 차별을 전제로 한 동화주의이고 그보다 무단통치가 핵심이라고 보면 되겠구나. 사상, 언론, 종교, 교육을 통제함으로써 신문사들이 폐지되었고, 종교는 탄압하였고, 교육은 일본어로 가르치는 것으로 변경되었고, 교육 내용도 산업계에서 바로 일할 수 있도록 실업교육을 중심으로 변했어. 그리고 고등교육은 억제를 했단다. 한반도 내에 토지조사사업, 임업령, 광업령을 내려서 조선인들의 땅, 산림, 탄광을 조선총독부가 약탈해 갔어. 일제는 문명화라는 이유로 철도와 전기 등 기관사업도 진행을 했단다. 그리고 이것들을 홍보하기 위해 조선물산공진회를 개최하기도 했어.

…

식민지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 고위관리직과 지주들을 빠르게 친일파가 되었고, 일본으로부터 후작, 백작, 자작, 남작이라는 직위를 받았어. 심지어 을사조약 때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온 백성에게 존경을 받았던 장지연도 친일 신문 <매일신보>의 주필이 되어 일본을 찬양했단다. 친일파로 변신한 지주들은 일본의 빽을 믿고 소작인들의 땅을 탈취하고 부와 땅을 쌓기 시작했어. 그리고 많은 쌀들이 일본으로 빼돌렸어. 그렇다 보니 일반 백성들은 점점 굶주리는 생활을 하게 되어, 농촌을 떠나 도시로 몰려들었고 도시 외곽에 빈민촌이 생겨났어. 그것도 힘들어서 아예 국외로 탈출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때 가장 많이 간 곳이 간도로 이곳을 개척하여 많은 조선 사람들이 간도에 정착을 했단다. 그 외에 연해주, 하와이, 일본으로도 떠났어.

…

그리고 국내에서 의병 활동에 대한 제약사항이 많아지다 보니 의병장들 중심으로 해외로 망명하기 시작했어. 유인석, 홍범도 등이 이때 해외로 망명을 했단다. 그리고 이상설, 이동녕, 정순만 등은 간도로 망명해서 서전서숙, 명동서숙 등 교육시절을 세우기도 했어.

…

이 시절의 독립운동은 신민회를 통해서 이루어졌단다. 안창호, 양기탁, 이동녕 등이 주도로 출범한 신민회는 당시 주요 인사들이 모두 모여서 만든 독립운동단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구나. 너희들도 이미 알고 있다고?^^ 신민회는 학교를 설립해서 계몽 운동도 하였고, 무력독립투쟁도 준비했단다. 신민회의 존재를 알게 된 일제는 1911년 105인 사건이라고도 부르는 신민회 사건을 조작하여 105명 신민회 회원을 체포하였단다. 1심에서 모두 유죄가 되자 여론의 반발이 심했는데 그러자 2심에서는 6명만 유죄가 되었단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신민회는 해체되었고, 회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단다. 계속해서 독립 운동에 투신한 사람들도 있지만, 윤치호처럼 친일로 변절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는구나.

…

신규식이라는 분은 상하이로 망명을 갔는데, 육군무관학교 출신으로 박은식, 김규식, 정인보, 여운형 등과 상하이에서 활동했어. 신규식은 아빠가 재작년에 자세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기억나는지 모르겠구나. 그리고 연해주, 만주, 하와이 등에서도 독립단체들이 생겨서 활동하였단다.

…

이 시절의 종교는 독립운동과 연계가 되었는데, 특히 대종교는 독립운동을 위해 만든 종교로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참여를 했다고 하는구나.

…

신민회가 해체된 이후에는 여러 비밀 조직들이 만들어져서 활동을 했단다. 그 중에 하나만 짧게 소개하자면 박상진 님의 대한광복회가 있었어. 이 조직은 친일파와 지주들을 처단하는 일을 주로 했어. 그러나 대한광복회 회원 중 한 명이 체포되면서 이 단체가 발각이 되어, 박상진도 1918년 체포된 뒤 1921년 교수대에서 순국하셨다고 하는구나. 향년 36세였어. 다른 독립운동가들에 비해 덜 알려지신 분인데 우리라도 잘 기억하자꾸나.

...

시험 공부하듯 연대별로 꼼꼼하게 정리해서 이야기해주면 좋을 텐데, 아빠가 그 정도의 부지런함은 갖추지 못했구나. 그래도 이 책의 뒤편에 연대별로 중요 사건들을 정리해 주었으니 그것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구나. 이 책이 만화이다 보니 책에서 소개한 인물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못하고 넘어갔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책 뒤편에 인명사전으로 자세히 기술되어 있단다.

<35년> 시리즈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곱 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번에 쭉 읽어도 좋겠지만, 아빠는 이 시리즈를 올해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는데 또 바뀔 수도 있단다.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메이지유신 후 일본 정계의 주도 세력은 조슈번과 사쓰마번 출신들이었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그 영향을 받으며 물밑에서 꿈틀대던 민중들의 분노에 찬 민족의식이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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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 쓰고 복수 좀 하고 오겠습니다 ㅣ 나비클럽 소설선
홍선주 지음 / 나비클럽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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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할 책은 얼마 전에 신간 코너에 본 책이란다. 홍선주 님의 <반차 쓰고 복수 좀 하고 오겠습니다>라는 책인데, 제목만 보고도 회사 생활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거기에 자신 있게 들어간 ‘복수’라는 말이 무조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가 회사원이다 보니, 이런 회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 눈이 가더구나. 제목과 잘 어울리는 책 표지도 마음에 들더구나. 읽기도 전에 도파민이 쏟아져 나오는 듯하고, 읽고 나니 도파민이 넘쳐 흐르는구나. 지은이 홍선주 님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이미 여러 권의 책들을 내신 분이더구나.

그럼 바로 책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1.

대동물산 6년차 대리 안성웅이라는 30대 초반의 MZ 세대 회사원이 있었어. 그는 효율성을 인생의 모토로 삼는 사람이란다. MBTI로 보자면 TJ 성향이 강할 것 같구나. 안성웅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한 일이 오히려 크고 작은 실수가 되기도 했어. 한 번은 중요한 비딩을 누락하는 일까지 일어났어. 다행히 최혜주 과장이 그 사실을 알게 되어 간신히 비딩에 참여할 수 있었어. 이 일로 팀장은 안성웅 대리를 심하게 질책했지만, 안성웅 대리는 실수는 했지만 결과는 잘 되었는데, 왜 그렇게 화를 내냐면서 대들었단다. 팀장은 더 열 받았어. 안성웅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오지? 한마디로 하자면 사무실 빌런.

안성웅은 구직 사이트에 자신의 이력을 올려 두었는데, 다른 스타트업으로부터 구직 메일을 받게 되어 지원하였고 1차 서류와 면접까지 보고 최종 합격하게 되었어. 자신의 능력에 대해 우쭐하게 되었지. 안성웅은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스타트업 회사로 첫 출근했어. 그 회사에서 알려준 건물에 갔더니 안내데스크에서 이야기하기를 그런 회사가 없다는 거야. 다시 확인해 보니 홈페이지 주소와 이메일 주소가 자신이 알고 있던 그 스타트업 회사의 스펠링이 조금씩 달랐던 거야.  인적 정보를 빼가려는 신종 사기가 있다는 것을 늦게서야 깨닫게 되었어. 안전 망했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최혜주 과장이 꾸민 일이었어. 회사에서 하는 짓이 괘씸한 안성웅 대리를 보고, 재미가 인생의 모토인 최혜주 과장이 미국에 있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벌인 일이었던 거야.

…

최혜주 과장이 대동물산에 다니기 전에 신라문구라는 문구회사에서 7년 간 일했단다. 당시 탕비실의 커피믹스가 사라지는 일이 있었는데, 총무팀장이 최혜주에게 그 범인을 잡아달라고 부탁을 했어. 그래서 최혜주는 몰래 그 일을 맡게 되었는데, 탕비실에서 일하는 청소부가 자신의 고등학교 친구 정성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최혜주는 좀 의아해했어. 왜냐하면 정성연은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맡고 전교 일등을 도맡아 하고 졸업 후에는 미국 유학을 갔던 친구인데 청소부로 일하고 있어서 말이야. 뭔가 반전이 일어날 것 같은 설정이라고 생각이 들더구나.

정성연과는 거의 십 년 만에 만난 것이고, 청소부로 일하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물어보는 것은 좀 실례라고 생각했어. 혜주는 커피믹스가 사라지는 것을 조사한다고 하니까 성연은 자신도 그게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했어. 탕비실의 경비 내역서를 확인해 보니 4월부터 없어졌어. 4월이면 신입사원들이 배치를 받은 시점이니까, 아무래도 범인은 신입사원들 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했어. 신입 사원 중에 별명이 대가리꽃밭, 줄여서 ‘대꽃’이라고 부르는 김민아라는 사람이 있었어. 김민아는 아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생각 없이 말하는 약간 푼수 스타일이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단다. 그 김민아가 혜주와 성연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와서 꼬치꼬치 물어봐서 커피믹스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 혜주가 생각하기에 김민아는 그럴 범행을 할 두뇌의 소유자는 아닐 거라 생각해서 민아에게는 이야기해도 될 것 같았거든. 민아는 재미있겠다면서 자신도 도와주겠다고 했어.

커피믹스를 다량 훔쳐갔다면 그걸 다시 판매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당근 같은 중고 거래 앱에서 커피믹스를 판매하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았어. 그 중에 회사 주변에서 거래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현장에 나가보았는데 그 사람은 나오지 않았단다. 그리고 계정도 곧 삭제되었어. 그렇다 보니 그 사람이 더욱 의심이 되었어. 단서를 잃어버렸다 싶었는데, 성연이 판매자의 아이디를 기억하고 있었어. 보통 사람들은 아이디를 하나로 사용한다는 생각에 회사에서 그 아이디로 임직원 조회를 해보았어. 있었어.. 강진한이라는 사람인데 알고 보니 김민아의 썸남이었던 거야. 거래 장소에 나오지 않았던 이유도 김민아가 알려주었기 때문이야. 이 일로 강진한과 김민아 모두 징계를 받았단다. 얼마 후 성연은 그만둔다고 했어. 사실 자신이 다닐 회사들을 몇몇 알아보고 있었는데, 회사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서 청소부로 먼저 취직해서 일했던 것이라고 했어. 그런데 이번에 다른 회사에 입사가 정해져서 그만 둔다고 했단다.

…

다른 회사에 입사했다는 성연이 사실은 신라문구에 입사를 한 것이란다. 성연은 신라문구 커뮤니케이션 팀에 입사했어. 그리고 김민아는 징계를 받은 후 비서실로 전배를 갔단다. 김민아는 비서실에서 들은 소문을 들고 혜주와 성연을 찾아왔어. 새로 오는 CEO의 아들이 입사했다면서 혜주와 성연에게 찾아달라고 했어. 예전에 커피믹스 훔쳐간 범인을 찾아낸 것처럼 CEO의 아들로 찾아달라는 거야. 그리고 혜주가 속한 광고기획팀의 새로운 마케팅 본부장으로 윤태빈이라는 사람이 왔어. 소문에 이 사람은 부회장의 낙하산이라고 했어. 한의학과 철학을 전공한 화가 출신이라는 특이한 경력이었어. 그런데 윤태빈은 고리타분한 오십대 남자로 고집이 세고 공감능력 제로인 그런 사람이야. 그가 오자마자 ‘존펜’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는데 다른 사람들이 반대를 했으나 고집 센 본부장의 뜻을 꺾기 쉽지 않았지. 그런데 시생산품부터 폐기하는 실패작이 되고 말았어. 그리고는 그 책임을 기획팀장인 한팀장에게 떠 넘겼어. 한팀장은 이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였단다.

혜주는 한팀장을 구명하기 위해 노력했단다. 새로 오는 CEO인 대니 리에게 연락해 보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대니 리의 아들로 추정되는 신입사원 에드윈 리(한국이름 이지용)도 만나보았어. 김민아는 CEO 아들로 추정되는 에드윈에게 푹 빠진 것은 당연한 일이고. 에드윈은 CEO 아들이라는 것에 대해 긍정도 안하고 부정도 안 했어. 성연은 해킹으로 대니 리의 이메일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 그래서 혜주는 한팀장을 구명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써서 성연에게 보냈어. 혜주는 성연에게 그 메일을 대니 리에게 재전송해달라고 부탁했단다.

며칠 뒤 이사회가 열렸어. 그 이사회의 중요 안건은 ‘존펜’의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와 원인과 담당자에 대한 해임 건이었어. 혜주는 자격이 안되었지만 한팀장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이사회에 들어가려다가 제지를 받았는데 그것 때문에 회의실 앞에서 작은 소동까지 벌어졌어. 그 때 중년의 한 여자가 왔는데 그가 다름 아닌 이번에 새로 온 CEO였어. 대니 리라는 이름 때문에 다들 남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여자였단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대니 리가 성연의 엄마였다는 것. 그러니까 김민아가 들은 소문은 CEO의 아들이 아니라 CEO의 딸이었던 것이란다. 그 이사회를 통해서 한팀장이 아닌 윤태빈 본부장이 사임하는 것으로 결정했단다. 성연은 그제서야 혜주에게 내막을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

최혜주는 신라문구에서 7년 동안 일하고, 대동물산으로 이직을 해서 10년을 일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단다. 한 스타트업에서 팀장의 제안을 받고 이직을 하게 되었지. 그 스타트업의 대표는 진건이라는 사람으로 다들 앨렉스라고 불렀단다. 최혜주는 그 스타트업에 온지 얼마 안 되어 대표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4차원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똘아이 기질이 있거나 오타투성이에, 단어도 잘못 사용하는 등 무능력자들이었어. 마치 다들 신라문구의 김민아 같은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최혜주는 왕피곤해졌어. 그래도 최혜주가 실력 발휘를 해서 회사는 성장해 갔단다. 그런데 이번에는 최혜주를 곤란에 빠뜨리는 사건이 있었어. 또 범인 찾기를 해야 하는가. 최혜주는 함정을 파서 범인을 찾아보니, 팀원들 중에 가장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종완이라는 사람이었단다. 알고 보니 최혜주가 이직하지 않았다면 종완이 팀장이 될 사람이었던 거야. 혜주 때문에 팀장이 되지 못해서 혜주를 곤란에 빠뜨린 거로구나. 혜주는 모른 척하고, 종완에게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복수를 했단다.

…

마지막 이야기는 최혜주가 20대 초반에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일하던 시절의 이야기란다. 당시 혜주는 교통사고로 언니를 잃고 그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호주에 온 거야. 아무 생각 없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 슬픔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혜주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조혜주의 카페에서 일했어. 조혜주 사장이 2주 동안 한국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 조혜주 사장의 조카 차대연을 도와 카페에서 일하게 되었어. 그런데 차대연은 카페 일에 거의 신경 쓰지 않아서 혜주가 대부분의 일을 전담해서 해야 했어. 그렇다 보니 혜주는 차대연을 곱게 볼 리가 없었단다. 그런데 우연히 대연의 일기장 속 버킷리스트를 보게 되었단다.

버킷리스트를 보고 혜주는 대연이 죽을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여 가슴 아파했단다. 그래서 대연을 지금까지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어. 대연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대연이 이야기하기를 자신의 집안의 남자들은 유전병이 있어서 마흔이 되기 전에 모두 죽는다고 했어. 대연이 엄청 친하고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사촌형이 있었는데 그 사촌형도 일찍 죽었다고 했어. 그런데 그날 대연은 혜주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사실이 있었어. 대연은 입양아였다는 거야. 혜주가 본 버킷리스트는 사실 대연의 사촌형의 버킷리스트야. 사촌형이 유언으로 대연에게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완성해 달라고 하면서 전해 준 거였지. 대연은 마흔이 넘은 7년 후, 자신이 당시 이야기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혜주에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안부도 전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소설을 읽는 내내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가 만약 회사 생활을 이야기로 쓴다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 내용이 무료하고 지루하고 짧은 것은 둘째치고 그 이야기를 쓰다가 아빠가 다시 스트레스를 받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괜히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단다. 지은이 홍선주 님의 다른 작품들도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오늘 독서편지를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벽시계의 시침이 7을 향해가는 붉은 노을로 가득 찬 사무실.

책의 끝 문장: 7년 후 대런은 남극 여행 중, 혜주에게 안부와 함께 사실을 고백하는 카톡을 보냈다.

 

 


"저는 딱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정도가 회사에서 월급 받은 만큼 일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신경을 더 쓰면 돈을 더 받아야 맞는 계산인데, 아니, 최소한 복지라도 더 받아내야 정당한 거래인데, 과연 제가 더 신경 쓴다고 회사에서 뭘 더 해주겠어요?" - P23

"홈페이지에 올릴 프로모션 캠페인 시안을 가져갔더니 ‘여기는 1밀리 자르고 저기는 1밀리 더하고’라더라. 근데 그건 인쇄 광고가 아니고 온라인 시안이란 말이야. 그걸 픽셀도 아니고 밀리미터로 수정하라는 게 웬 말이니? 거기에 색감은 뭐라는 줄 알아? ‘냉랭하면서도 온기가 느껴지게’ 하래. 무슨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야? 내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러면 원하시는 스타일의 레퍼런스라도 보여달라고 했더니 뭘 내밀었게? 패션잡지에 실린 나이키 화보였어. 아니, 캠페인 페이지 디자인을 패션 화보처럼 만들라는 거야? 메시지는? 설명은? 심지어 그 화보는 하얀 바탕에 모델들이 나란히 폴짝폴짝 뛰고만 있는 사진이었다고!" - P144

"대연아, 삶은 길이로 가치가 매겨지는 게 아니야. 네가 길거나 짧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중요하지. 막말로, 우린 병 때문이 아니더라도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어. 운이 없어서 무너지는 건물에 깔리거나 지나던 다리가 끊기거나. 정말 희귀한 확률로 타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벼락에 맞을 수도 있지. 희박하지만 누구에게나 가능한 죽음이야. 그렇게 보면 평등하지 않아? 우린 그중 하나를 운 나쁘게 만났을 뿐이야. 하지만 또 운이 좋게도 시기는 알 수 있어. 그러니까 그때까지 내가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하면 되는 거야. 내 마흔 해의 삶이 누군가의 여든 해보다 과연 가치가 없을까? 어쩌면 이미 난 그들보다 큰 행복을 누렸을지도 모르는데?"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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