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나무 아래의 죽음 캐드펠 수사 시리즈 13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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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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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어느덧 13 <장미나무 아래의 죽음>을 이야기해줄게. 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올해 안에 21권까지 마무리하려면 열심히 달려야겠구나. 이전 12권은 1141 12 1일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이번 13 <장미나무 아래의 죽음> 1142 4월에 시작하여 본격적인 이야기는 1142 6월부터란다. 공간적 배경이야 늘 그렇듯 슈롭셔 지역의 슈루즈베리 성 바오로 수도원이란다.

수도원의 인근 베스티어 집안의 주디스 펄이라는 20대 초반의 젊은 미망인이 있었어. 주디스는 많은 재산을 상속받은 부자였단다. 그리고 남편이 죽기 전에 살던 집과 땅을 주님께 기부해서 지금은 수도원이 그 집과 땅을 소유하고 있었어. 수도원에서는 주디스에게 원하는 것이 있는지 물어보자, 기부한 집의 정원에 있는 장미나무에서 피는 백장미를 일 년에 한번씩 보내달라고 했어. 그 내용은 집을 기부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포함되어 있었어. 수도원에서는 고마운 마음에 주디스의 부탁을 들어주었어. 성 위니프리드 축일이 되면 백장미 한 송이를 주디스에게 보내주었단다. 그 백장미를 전달하는 일은 엘루릭 수사가 하고 있는데 올해가 3년째란다.

엘루릭 수사는 세 살 때 수도원에 들어와 지금은 십대 후반의 청년이 된 수사로 지금은 제단관리를 담당하고 있었어. 주디스는 대미사가 있어 수도원에 와서 참석했다가 캐드펠 수사를 만나 연고를 받고, 고장난 허리띠를 수리하기 위해서 청동세공업자인 닐을 만나 허리띠를 맡기고 집으로 돌아갔단다. 그런데 엘루릭 수사가 라둘푸스 수도원장을 찾아와 면담을 신청했단다. 주디스 펄에게 장미를 갖다 주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시켜달라고 부탁했단다. 엘루릭 수사가 수사이기 전에 이제 막 청춘에 들어선 남자이잖니. 어쩌다 주디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서 괴롭다고 했어. 라둘푸스 원장은 이 일에 대해 엔젤름 수사와 캐드펠 수사와 의견을 나누었어. 자신이 미처 그 생각을 못했다면서 말이야. 그들은 주디스에게 장미를 전달하는 일은 수사가 아닌 닐에게 부탁하기로 했어. 닐은 펄이 기부한 집에 세들어 살고 있으니 닐이 장미를 전달하는 것이 의미도 있다고 생각했어. 닐도 흔쾌히 동의했단다. 닐은 아내와 사별한 40대 초반의 홀아비로 어린 딸이 있었어. 어린 딸은 닐의 여동생 부부가 키워주고 있었단다. 닐도 속으로 주디스를 짝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단다.

 

1.

주디스 펄은 이모 애거사와 이종사촌인 마일스와 함께 지내고 있었어. 마일스는 주디스보다 두 살 많았고 주디스의 사업체들을 관리하고 있었어. 주디스 펄은 미망인이 되고 난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구애를 받고 있었는데 모두 거절했어. 본인은 수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 그래서 캐드펠 수사에게 매그덜린 수녀와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부탁했어. 매그덜린 수녀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 여러 번 나온 사람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할게. 매그덜린 수녀는 여자 캐드펠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구나. 매그덜린 수녀는 주디스를 만나 이야기했는데 주디스가 수녀가 되는 것을 반대하며 주디스를 설득했단다.

닐은 가끔씩 딸을 만나기 위해 여동생의 집에 가는데 자고 올 때도 있었어. 그날도 여동생의 집에서 하룻밤 지내고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왔는데 정원에 있는 장미 나무 아래 죽어 있는 시신을 발견했단다. 안타깝게도 엘루릭 수사였단다. 곧바로 수도원장님께 이야기를 드렸고, 수도원장은 캐드펠 수사와 엔젤름 수사한테 조사를 해보라고 했어. 캐드펠은 사건 현장에 가보았어. 엘루릭 수사가 죽은 것은 안타깝지만 범인을 잡아야 하니 캐드펠은 사건 현장을 조사했어.

누군가와 다툰 흔적이 있었고, 장미나무에 도끼 흔적이 있었어. 범인이 도끼로 장미나무를 베려고 했는데 그것을 우연히 엘루릭 수사가 보게 되어 막으려고 했고, 그래서 둘은 다투게 되었고 우발적으로 엘루릭 수사를 죽인 것 같았어. 그렇다면 범인은 그 이후에 도망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가 도망가는 동선을 추측을 해보았어. 북쪽 담벼락에서 범인의 신발자국을 발견했단다. 신발자국이 확실하게 찍혀 있어서 캐드펠은 그 신발자국을 밀납으로 본을 떴단다. 그때 수선을 맡긴 허리띠를 찾으러 주디스가 와서 그들을 보았어. 그래서 주디스에게 있었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해주었어. 엘루릭 수사가 주디스에게 연정을 품었다는 이야기도 했어. 주디스도 마음이 아팠겠구나.

며칠 후 주디스의 사촌인 마일스가 수도원에 찾아와 주디스가 실종되었다고 했어. 이건 또 무슨 일인가. 마일스가 이야기하는 내막은 이랬어. 엘루릭 수사가 죽은 사건은 자신이 장미를 받기 때문에 생긴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장미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계약서를 수정하려고 수도원으로 간다며 집을 나왔대. 그런데 그 이후 사라진 거야. 엘루릭 살인 사건과 주디스의 실종 사건은 서로 관련이 있어 보였어. 그렇다면 왜 장미 나무를 베고, 주디스를 납치하려고 했던 것일까? 목적이 무엇일까? 장미 나무를 베어 버리면 장미를 주디스에게 줄 수 없게 되고, 그렇다면 이것은 계약 위반이 되기 때문에 기부했던 집과 땅은 다시 주디스에게 돌아가게 되는 거야. 그리고 누군가 주디스와 결혼을 하게 되면 주디스의 더 많은 재산을 공유할 수 있게 되지. 정말 이런 걸 노렸던 것일까?

….

주디스의 실종 사건은 이제 시간을 다투는 사건이 되었어. 시간이 늘어지게 되면 주디스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어. 캐드펠 수사는 휴 베링어에게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함께 주디스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어. 주디스가 사라지고 나서 사촌 마일스는 엄청 걱정을 많이 했단다. 마일스도 다른 일 다 제쳐 두고 주디스를 찾는데 온 힘을 쏟았어. 과할 정도로 보였어. 가족이라서 찾는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주디스의 실종은 마일스에게 위기가 될 수 있었어. 주디스가 결혼하게 되면 마일스가 관리하던 주디스의 사업체는 주디스의 남편의 손에 넘어가게 되니까 말이야. 마일스 입장에서는 재산을 빼앗기는 일이었어. 그래서 주디스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것 같더구나.

 

2.

주디스의 집과 수도원 사이에 있는 강가에서 주디스의 허리띠에 있던 장식품이 발견되었단다. 그리고 강의 하류에는 훔친 배가 발견되었어. 이제 대충 그림이 그려지는구나. 주디스를 납치해서 배에 태우고 강의 하류로 내려가서 어딘가에 가둔 것으로 의심되었어. 그렇다면 용의자는 누구일까. 주디스 집에서 일하는 하녀 앨리슨의 아들이자 직공장인 버트레드라는 사람이 있었어. 버트레드가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어. 그 사건이 있던 날 저녁 버트레드는 뭔가 알고 있는 듯한 이야기를 엄마에게 이야기했어.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디스를 감금한 것이 아닌, 누군가 주디스를 감금하는 것을 목격한 것 같은 이야기들을 했단다.

그날 밤 버트레드는 연장들을 들고 주디스가 갇혀 있던 창고로 갔어. 지붕에 올라가서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 창고에서 두 명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몰래 엿듣다가 미끌어져서 땅으로 떨어져 넘어졌어. 개가 짖고 문지기가 쫓아와서 버트레드는 도망가야 했단다. 강물까지 달려가서 강물로 점프해서 다이빙을 했는데, 하필 강물 아래 바로 바위가 있는 곳으로 다이빙을 한 거야. 바위에 부딪혀 기절을 하고 말았단다. 그런데 한참 뒤 누군가 자신을 안아주면서 조금씩 의식이 돌아왔어. 그 사람이 자신을 구해주는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은 그를 강 한가운데로 끌고 나서 놓아버렸어. 아직 제대로 정신이 돌아오지 못한 베트레드는 그냥 그렇게 강에 빠져 죽고 말았단다.

도대체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이렇게 베트레드가 창고 밖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을 때 창고 안에는 누가 있었을까? 창고 안에는 주디스와 주디스를 납치한 비비언 하인드라는 사람이 있었어. 비비언 하인드는 주디스에게 구애했던 사람의 한 사람이었어. 주디스를 납치한 것은 약간 우발적인 것 같았어. 주디스를 납치한 것을 후회하면서 주디스에게 용서를 구했어. 자신이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주디스에게 도와달라고 했어. 주디스도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을 싫어했고 이런 상황이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소문이 나는 것도 싫다고 했어. 그러면서 한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자신을 아무도 모르게 고드릭 포드에 있는 베네딕토 수녀원에 계신 매그덜린 수녀원에게 데려가 달라고 했어. 그러면 자신은 납치당한 사실은 이야기하지 않고 수녀원에서 며칠 있다가 돌아온 것으로 위장할 수 있다고 했어. 그들은 다음날 밤에 함께 베네딕토 수녀원에 가기로 했단다.

….

한편 다음날 날이 밝고 캐드펠 수사는 강가에서 버트레드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었단다. 이마에 멍이 들고 익사한 것처럼 보였어. 그런데 그의 구두를 보니 많이 익숙해 보였어. 장미나무에서 범인의 신발을 본뜬 것과 같은 구두와 비슷해 보여서 둘을 맞춰 보니 똑같았어. 그렇다면 엘루릭 수사를 죽인 범인이 바로 베트레드인 것인가? 그런데 그는 왜 강에서 익사한 것일까? 캐드펠 수사는 버트레드의 엄마 앨리슨 부인에게 버트레드가 죽었다고 알렸어. 앨리슨 부인을 충격을 받았어. 그러면서 어제 버트레드가 했던 말들을 캐드펠 수사에게 이야기해주었어. 버트레드가 자신을 호강시켜주겠다고 했고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다음날 알려주겠다면서 나갔다는 거야. 버트레드의 익사 사건을 조사하다 보니, 비비언 하인드의 집의 문지기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

어젯밤에 비비언 하인드의 창고에 누군가 들어와서 자신과 개가 그 사람을 쫓다가 놓쳤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어. 보통 이맘때 양털 도둑들이 가끔씩 창고에 오기 때문에 이번에도 양털 도둑이라고 생각했대. 베트레드는 왜 그 창고에 갔던 것일까. 캐드펠은 그 창고에 가보았는데 그 창고에는 비밀의 방이 있었어. 하지만 아무런 흔적도 없었단다. 비비언 하인드의 집에 방문했더니 비비언의 어머니가 이야기하기를 비비언은 아침 일찍 아버지와 함께 양떼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고 했어.

….

그날 밤, 비비언과 주디스는 몰래 말을 타고 베네딕토 수녀원으로 향했어. 그런데 그걸 우연히 닐이 보았는데 남자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주디스는 알아봤어. 주디스가 납치당한 것인 줄 알고 닐은 그들을 몰래 쫓아갔단다. 한참을 가던 그들 중 남자는 말 타고 다시 오던 길로 돌아갔고 주디스는 혼자 걸어가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주디스를 공격했단다. 닐은 바로 달려가 그 남자를 공격하여 싸움이 붙었고 그 남자는 도망을 가버렸단다. 닐도 부상을 입었어. 주디스는 닐을 알아보았어. 주디스는 그곳에 왜 닐이 있었는지 깜짝 놀랐는데 닐은 자신이 어떻게 주디스를 따라오게 되었는지 이야기했어.

주디스는 닐과 함께 베네딕토 수녀원에 갔단다. 주디스는 매그덜린 수녀를 만나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하고 자신이 수녀원에 온 이야기도 이야기하면서 도와달라고 했어. 매그덜린 수녀는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단다. 닐도 주디스의 비밀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단다. 하룻밤을 베네딕토 수녀원에서 지낸 주디스는 매그덜린 수녀와 함께 수도원에 도착했단다. 그날은 성 위니프리드 성녀 축일의 전날이었어.

다들 깜짝 놀랬어. 납치당한 줄만 알았던 주디스가 멀쩡히 나타났으니 말이야. 주디스와 매그덜린 수녀는 사전에 약속한 각본대로 이야기했어. 주디스는 베네딕토 수녀원에서 며칠 머물고 있었는데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깜짝 놀래서 돌아온 것이라고 했어. 자신 때문에 걱정을 끼쳐드려서 미안하다고도 했단다. 매그덜린 수녀까지 함께 와서 그렇게 이야기하니 그 말을 안 믿을 수가 없었지.

주디스는 매그덜린 수녀에게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 묵고 가시라고 했어. 매그덜린 수녀가 주디스의 집에 가는 길에 캐드펠 수사도 동행했단다. 캐드펠 수사는 버트레드가 죽었다는 소식을 주디스에게 이야기해주었어. 그리고 엘루릭 수사를 죽인 범인도 베트레드로 밝혀졌다고 했어. 주디스는 두 가지 모두 믿을 수 없다고 했어. 버트레드는 수영을 잘 해서 익사했을 리 없다고 했고, 평상시 버트레드를 아는 사람이라면 사람을 죽일 사람이 아니라고 했어. 하지만 모두 팩트인 걸 어쩌겠니. 버트레드는 죽고 없으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어볼 수도 없고 말이야.

캐드펠은 주디스의 이 발언이 마음에 걸렸단다. 그래서 다시 수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주디스 일행이 집에 도착하니 이모 애거사와 사촌 마일스가 반갑게 맞이해주었어. 주디스와 매그덜린 수녀와 캐드펠 수사는 휴 베링어를 만났어. 휴 베링어가 이야기하기를 납치범 비비언을 성에 가두었다는 거야. 휴 베링어는 자체적으로 수사를 하고 비비언을 납치범이라 확신하고 체포한 것이었어. 주디스는 그 동안 있었던 것을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자신은 소문에 엮이고 싶지 않다면서 비비언을 용서해주었으니 풀어달라고 부탁했단다. 그리고 자신이 한 이야기는 비밀로 해달라고 했단다. 당사자가 용서를 해주어 풀어달라고 하니 휴 베링어도 비비언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주디스의 이야기를 듣고 캐드펠은 다시 수사를 하기 시작했어. 매그덜린 수녀에게 부탁해서 주디스의 집에 있는 구두들의 왼쪽 구두들을 몰래 빼달라고 했어. 캐드펠은 그 구두들과 버트레드가 신고 있었던 구두와 비교해 보았어. 그런데 구두의 닳은 모양이 이상했어. 버트레드가 신고 있던 구두와 매그덜린 수녀가 가지고 온 버트레드의 구두의 닮은 모양이 달랐어. 버트레드가 신고 있던 구두는 마일스의 구두와 닳은 모양이 똑같았어. 범인이 드디어 밝혀지는구나.

왜 마일스는 장미나무를 베려고 했을까. 장미나무를 베면 장미를 주디스에게 못 주게 되니 계약 위반이고 기부했던 주디스의 집과 땅은 다시 주디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주디스는 희망대로 수녀가 된다면 주디스의 재산은 모두 누구 것이 되겠니. 이모인 애거사와 사촌 마일스의 것이 된단다. 마일스는 최대한 재산을 더 차지하기 위해 일을 벌이려던 거였어. 그러나 그 일을 실패했잖니. 그렇다면 마일스는 또 일을 꾸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캐드펠 수사는 다급히 정원에 있는 장미나무로 갔단다. 하지만 한발 늦었어. 장미나무는 기름을 머금고 활활 타고 있었어. 다음날 캐드펠 수사와 휴 베링어는 주디스의 집에 가서 마일스를 체포했단다. 그렇게 진범을 잡게 되었단다. 닐은 딸과 함께 주디스를 찾아와 장미 한 송이를 전해주었단다. 그렇게 올해도 계약을 지킬 수 있었단다. 닐이 딸에게 주려고 어제 장미 한 송이를 꺾어 두었다고 했어. 마일스가 장미나무를 태우기 전에 말이야. 주디스는 닐에게 자신의 곁에 머물러 달라고 했단다. 닐의 진실한 사랑을 주디스가 알아봐주어 다행이구나. 그렇게 이번에도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면서 소설은 끝났단다.

….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늘 흥미진진하구나. 이제 여덟 권 남았는데, 계속 기대가 되는구나. 나중에 너희들도 여유가 생기면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래. 이미 독서편지를 읽었다면 스포일러가 되어 책 읽는 재미의 반감이 서려나? 그렇다면 이 독서편지를 나중에 알려주어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1142년 봄, 4월 내내 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더니 5월이 되었는데도 봄기운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책의 끝 문장: “제 곁을 떠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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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3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김영희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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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전에 이야기했듯이 제인 오스틴의 장편 여섯 편을 모두 읽겠다고 했잖아. 오늘은 그 네 번째로 <에마>를 읽고 이야기해줄게. <에마>는 책 두께가 장난이 아니구나.  700페이지가 넘으니 벽돌책의 반열에 들겠다고 하겠구나.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제인 오스틴의 짧은 삶이 안타깝기 그지없구나. 더 오래 살았다면 더 많은 작품을 남겼을 텐데이번 <에마>도 당시 영국의 사회상을 여성의 시각을 통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단다. 아빠의 상상력이 부족해서 머릿속에서 당시 풍경을 제대로 그릴 수 없어서 안타깝지만 말이야. 혹시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있나 싶어 찾아보니, 예전에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영화가 있고, 최근에는 안야 테일러 조이 주연의 영화가 있더구나. 아빠의 부족한 상상력을 영화가 채워 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나중에 기회 되면 영화로도 봐야겠다. 책 두께가 두꺼운 만큼 할 이야기가 많으니 바로 책 이야기를 시작할게. 아참,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은 1815년이라고 하는구나.

주인공은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에마라는 스물한 살의 아가씨야. 에마 우드하우스. 엄마는 일찍 돌아가시고, 언니 이저벨라는 존 나이틀리와 결혼해서 출가하고, 에마는 아버지와 함께 하트필드에서 살고 있었어. 에마의 어린 시절부터 16년 동안 에마를 가르친 가정교사이자 친구인 테일러가 얼마 전에 웨스턴 씨와 결혼했단다. 웨스턴 씨는 첫째 아내와 사별하고 지내다가 테일러와 결혼한 거야. 웨스턴 씨는 아들 프랭크가 있었는데 아내가 죽은 다음 어린 아들을 혼자 키우기 어려워 프랭크는 외삼촌 부부가 키워주셨단다. 프랭크는 어느덧 스물세 살이 되었어.

에마는 늘 테일러와 함께 지내서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 테일러가 결혼하고 나서 아버지와 둘이 지내다 보니, 자주 외로움을 느끼고 무료함을 느꼈단다. 사실 테일러와 웨스턴 씨의 결혼을 주선한 것은 에마였단다. 에마는 다른 사람들의 짝을 지어주는 것을 좋아했어. 테일러와 웨스턴 씨의 짝을 지어주고 그 다음은 엘튼 씨의 짝을 찾아주려고 했어. 그러면서 자신은 결혼할 생각은 하지 않았단다. 이 정도면 에마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대충 알겠지?

 

1.

테일러는 결혼 후에도 가끔씩 에마의 집에 찾아와 놀다가 갔단다. 하트필드에서는 자주 사교 모임을 가져서 저녁이면 이웃들이 모였단다. 당시 영국 사회는 사교 모임은 일상이었던 것 같은데, I성향의 사람들은 좀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에마는 그 사교모임에서 해리엇 스미스라는 사생아와 친하게 되었어. 해리엇이 사생아이다 보니 에마는 은근히 자신보다 낮은 신분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에마는 해리엇을 더 챙겨주려고 하고 이것저것 알려주려고 했어. 앞서 이야기했던 엘튼 씨가 해리엇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에마는 엘튼 씨와 해리엇을 짝지어 주려고 했단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로버트 마틴이라는 사람이 해리엇에게 청혼 편지를 보낸 거야. 해리엇은 그 편지를 에마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구하려고 했어. 에마는 이미 해리엇의 짝은 엘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틴의 청혼 편지라니.. 자신을 방해하는 것처럼 생각되어, 에마는 해리엇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거절하도록 유도했단다. 그래서 해리엇은 마틴에게 청혼에 거절하는 편지를 썼어.

이쯤에서 조지 나이틀리라는 사람을 소개해야겠구나. 조지 나이틀리는 에마의 언니 이저벨라의 남편의 형이란다. 그러니까 에마에게는 아주버님이 되겠구나. 그렇지만 에마의 집안과도 친분이 있어 자주 집에 방분했단다. 그 조지 나이틀리가 에마가 해리엇에게 조언한 사실을 알게 되어 에마에게 화를 내며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단다. 에마의 속마음도 꿰뚫었는지 혹시 해리엇과 엘튼을 짝지어 주려고 하는 것이라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단다. 엘튼은 결혼 상대로 해리엇을 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어. 조지 나이틀리가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엘튼을 다시 만나 그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엘튼이 해리엇을 좋아한다고 에마는 확신했단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언니 식구들이 하트필드에 방문했단다. 또 사교모임이 열렸는데 해리엇이 심한 감기가 걸려 모임에 오지 못해서 에마는 병문안을 다녀 왔단다. 사교 모임에서 에마는 엘튼을 만났는데, 엘튼은 해리엇이 감기 걸린 것을 알면서도 걱정을 별로 안 하는 것을 보고 에마는 남자들은 원래 다 그런가? 하고 생각했어. 그날 사교 모임을 지켜보던 에마의 형부 존은 에마에게 이야기하기를 엘튼이 에마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에마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에마는 엘튼이 해리엇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웨스턴 씨 부부의 집에서 모임이 있었어. 웨스턴 씨의 아들 프랭크가 조만간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가 취소를 했는데, 에마는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 한편, 조지 나이틀리는 프랭크가 핑계를 대고 안 온 것이라고 했어. 별 거 아닌 것으로 에마와 조지는 의견 충돌로 말싸움을 하기도 했어.

어느 날 사교모임 후, 엘튼은 에마를 찾아와 구애를 했단다. 형부 존의 생각이 맞았던 거야. 남자는 남자가 더 잘 보는 것 같구나. 아니면 엘튼이 에마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에마의 편견 때문에 에마만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에마는 해리엇을 좋아하다가 어떻게 다시 자신을 좋아할 수 있냐면서 엘튼에게 화를 냈어. 하지만 엘튼은 해리엇을 좋아한 적 없고, 처음부터 에마를 좋아했다고 했어. 조지의 말대로 에마가 헛다리를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구나. 에마는 엘튼의 구애를 거절하고 엘튼도 화를 내며 가버렸단다. 이를 어쩐다. 해리엇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지? 엘튼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마틴의 청혼을 거절하도록 부추긴 것도 마음에 걸렸어. 에마는 고민 끝에 해리엇을 만나 이야기를 했단다. 해리엇은 에마를 탓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담담히 받아들였단다. 에마는 그동안 괜히 해리엇에게 바람만 넣은 것 같아 미안했단다.

 

2.

또 한 사람을 소개해야겠구나. 제인 페어팩스라는 아가씨인데 에마와 동갑이었어. 에마는 제인 페어팩스를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안 좋아했어. 제인은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일찍 돌아가셨어. 아버지가 은혜를 베풀어준 캠벨 씨가 어린 제인을 친자식처럼 키워주셨단다. 교육도 잘 받아서 자랐는데, 최근에는 베이츠 양 집에 머물고 있었어. 조지는 에마가 제인을 안 좋아하는 것은 열등감 때문이라고 팩폭을 날렸단다.

….

웨스턴 씨의 아들 프랭크가 마을에 방문했단다. 에마도 프랭크와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 에마는 선입견을 많이 갖는 편인데, 첫인상이 좋았던 프랭크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단다. 그런데 프랭크는 앞서 이야기했던 제인과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대. 에마는 속이 아프겠는데? 프랭크는 2주간 머물다가 돌아갔는데, 에마는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생각해 보았어. 프랭크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자신은 결혼할 생각은 여전히 없기 때문에 그 감정은 사랑은 아니라고 단정했어.

그런 와중에 약간은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어. 에마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엘튼이 결혼했다는 소식이야. 그것도 외모도 괜찮고 경제력도 좋은 호킨스 양과 결혼했다는 소식이야. 에마가 생각하기에 엘튼이 자신에 비해 좀 과분한 여자와 결혼한 거야. 에마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신분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 같았어. 얼마 후 엘튼 부부가 사교 모임에 등장했어. 에마는 엘튼 부인인 호킨스 양을 처음 만났는데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좋지 않았어. 그렇게 첫인상이 좋지 않아서 그 이후 계속 안 좋은 면만 보게 되었어.

어느 날, 해리엇이 집시들에게 곤경에 빠진 적이 있는데, 프랭크가 도와주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어. 그 일이 있고 나서 해리엇은 에마에게 이야기하기를 독신으로 살겠다고 했어. 에마가 생각하기를 해리엇이 집시 일을 겪고 프랭크에게 빠지게 되었으나 신분 차이가 나서 그와는 결혼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독신으로 살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생각했어.

에마는 인성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람인 것 같았어.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비꼬면서 이야기하기도 했단다. 그런 모습을 본 조지는 따끔하게 에마에게 충고를 하기고 하고, 그 일로 에마가 상심해서 울기도 했단다. 이 소설에서 에마에게 따끔하게 충고하고 지적하는 사람은 조지 나이틀리뿐인데, 그것에 사랑의 다른 형태가 아닌가 싶구나. 비록 둘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에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들이 여럿 있었잖니

….

어느날 웨스턴 부인, 그러니까 테일러가 에마를 찾았어. 에마가 테일러를 찾아가보니 테일러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어. 프랭크가 제인과 작년 10월에 비밀 약혼한 사이라고 이야기했어. 테일러는 에마와 프랭크가 서로 좋아하는 줄 알았기 때문에 이 소식을 에마에게 알려주는 것이 고통이라고 했어. 하지만 에마는 이미 몇 달 전부터 프랭크에게 관심이 없어졌다면서 괜찮다고 했어. 오히려 속으로는 해리엇에게 또 상처 줄 말을 전할 생각이 고통스러웠지. 에마가 해리엇을 찾아가니 해리엇은 그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어. 그러면서 아무렇게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 에마는 의아해했어. 해리엇이 말하길 자신이 좋아한 사람은 프랭크가 아니고 조지 나이틀리 씨라고 했어. 에마는 또 헛다리를 짚었구나. 해리엇이 이야기하기를 이번에는 조지 나이틀리 씨와 자신이 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어. 에마는 약간 충격을 받았어. 자신이 독신주의자이긴 하지만, 조지 나이틀리 씨에게 일순위는 자신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해리엇이 조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니사실 해리엇이 조지를 마음 속에 둔 것도 어떻게 보면 자신이 해리엇을 사교 모임에 함께 해서였을 거야.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마틴의 청혼을 거절하게 만든 데서부터인가? 이제서야 가볍게 내뱉었던 자신의 언사에 대한 후회감도 들었어

..

또 한번의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어. 어느 날 조지 나이틀리가 방문하여 에마에게 고백을 했단다. 예상된 결말이었지만 그래도 이제서야 퍼즐이 제대로 맞춰진 것 같구나. 에마는 조지의 고백을 받아들였지만, 한편으로 해리엇이 걱정되었단다. 해리엇에게 일단 편지로 자신과 조지의 소식을 알리고, 해리엇이 슬픔을 잊게 하려고 런던에서 이저벨라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기로 했어. 그리고 얼마 후 해리엇으로부터 소식이 왔어. 해리엇이 로버트 마틴과 결혼한다는 소식이었어. 멀리 돌아왔지만 해리엇과 마틴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에마는 이제서야 마지막 단추가 제대로 채워진 기분을 느꼈을 거야.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에마는 완벽하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이 더 친근해 보이더구나. 그리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들, 사랑하는 모습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 같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미인이지 총명하지 부유하지 거기에다 안락한 가정에 낙천적인 성격까지 갖춘 에마 우드하우스는 인생의 여러 복을 한 몸에 타고난 듯했고, 실제로 세상에 나와 스물한 해 가까이 살도록 걱정거리랄 것이 거의 없었다.

책의 끝 문장: 그러나 이런 결함들에도 혼례식을 지켜본 작은 무리의 진정한 친구들의 소망과 희망, 확신, 예언은 이 결혼의 완벽한 행복으로 완전히 실현되었다.


완전한 진실에 접하게 되는 것은 인간에게 드문, 아주 드문 일이다. 뭔가 약간의 위장이나 약간의 오해가 개입되지 않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행동에 대해서 오해했을지언정 감정에 대해서는 오해하지 않은 그런 경우라면, 오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이틀리 씨가 아무리 에마가 가슴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여긴들, 또 그의 마음을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고 여긴들 에마의 실제 마음보다 더하지는 않았다. - P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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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 범우 사르비아 총서 301
이미륵 지음, 전혜린 옮김 / 범우사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예전에 독립운동에 관한 책을 읽다가 이미륵이라는 분에 대한 짧은 내용을 읽었단다. 이미륵이라고 하면 <압록강은 흐른다>라는 소설의 지은이로만 알고 있어서 소설가인줄만 알았어. 그런데 그 분은 경성의학전문학교에 다니다가 3.1운동에 참가했다가 수배 명단에 오르게 되고 고향으로 도망갔다가 독일로 유학을 가셨고 결국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독일에서 삶을 마감하셨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었어. 짧은 이야기인데 너무 가슴 아프더구나. 이미륵이라는 분에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책을 살펴보았는데 오래 전에 출간된 <이미륵 평전>이 한 권 있었단다. 책이 오래되어 고민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이미륵 평전> 개정판이 나왔단다. 그래서 얼마 전에 그 책을 샀단다.

<이미륵 평전>을 읽으려고 펼쳤다가 그에 앞서 먼저 이미륵 님의 대표작 <압록강은 흐른다>를 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 아빠가 분명 몇 년 전에 <압록강은 흐른다>라는 책을 사둔 기억이 있는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더구나. 책더미를 한참 뒤지고 나서야 겨우 찾아내어 읽었단다. 범우사에서 출간한 책인데, 아빠가 살 때는 몰랐지만, 지은이 이미륵 뿐만 아니라 옮긴이도 유명하신 분이구나. 전혜린. 전혜린 님은 1950년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독일로 유학을 가서 뮌헨대학교에서 독문과를 전공했다는구나. 그 때 이미륵 님의 <압록강은 흐른다>라는 책을 번역하여 1959년 여원사라는 출판사에서 초판이 나왔다고 하는구나. 전혜린은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이미륵과 친분이 두터웠던 분들을 알게 되었고, <압록강은 흐른다>를 모르는 한국 사람들이 많아서 번역을 하셨다고 하더구나. 독일 유학을 마치고 국내에 돌아와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시고 여러 독일 문학작품을 번역하고, 자신의 작품도 쓰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31살 어린 나이에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등졌다고 하는구나. 안타깝구나. 지은이 이미륵 님에 대해서는 아빠가 조만간에 <이미륵 평전> 독서 편지에서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할게.

 

1.

이미륵 님의 <압록강은 흐른다>는 독일 망명 시절 독일어로 쓴 작품으로 우리나라를 독일 사람들에게 알려준 책으로 독일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는구나. <압록강은 흐른다>는 지은이 이미륵 님의 자전적 소설이란다. 오랜 시절부터 독일에 정착하기까지의 긴 여정이 따뜻한 동화 같은 문체로 이야기를 해준단다. 그래서 이 책은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읽을 수 있는 책이란다.

….

어린 시절 주인공 나(미륵)은 사촌이자 친구인 수암과 줄곧 함께 했단다. 수암은 숙부의 아들이었으나 숙부가 일찍 돌아가셔서 미륵의 집에서 함께 지냈어. 미륵과 수암은 함께 아버지에게 글을 배웠어. 미륵은 누이만 셋이고, 수암은 누이만 둘이어서 미륵과 수암은 더 친해질 수 있었단다. 미륵과 수암은 장난꾸러기여서 아버지가 숨겨 놓은 약을 몰래 먹었는데 알고 보니 독약이어서 수암이 거의 죽다 살아난 적도 있었어. 그리고 글씨 공부에 쓰는 종이로 연을 만들다가 걸려 회초리를 맞은 적도 있어. 그렇게 미륵과 수암은 어린 시절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개구쟁이 짓도 하면서 추억을 쌓아갔단다. 어느날 고모부가 돌아가시고 고모와 고종사촌 칠성이가 미륵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되었어. 그 때부터는 미륵, 수암, 칠성이 함께 놀았지만, 고모와 칠성은 얼마 안 있다가 이사를 가셨단다.

행복한 시간만 있을 줄 알았던 어린 시절,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중병에 걸리시고 말았어. 중병을 앓고 회복하신 아버지는 예전만큼의 기력이 없으셔서 서당을 그만 두셨단다. 문중회의를 했는데 수암은 계속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해서 수암의 가족들은 서당이 있는 마을로 이사를 갔단다. 수암과 헤어져 혼자된 미륵은 아버지에게 간간이 한시와 역사 공부를 했단다. 나이가 좀 더 먹고 나서는 술 교육도 받았단다.

 

2.

미륵은 얼마 후 근처 신식 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기 시작했어. 신식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기존에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과는 많이 달랐어. 수학, 의술, 천문학 등 처음 접하는 학문들이 많았어. 그러다 보니 무척 어려워했단다. 집에 오면 학교에서 배운 것에 대해 아버지가 질문을 하셨어. 그렇게 질문하시면서 아버지도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시는 것이었어. 특히 천문학에 관심이 많으셨어.

===================

(89)

“언제든 하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 조심스럽게 들어라. 그것은 아주 높은 학문이다.”

“제가 그걸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의 영혼은 언제나 맑아야 한다.”

===================

신식 학교에서 사귀기 된 친구로부터 <링컨>이라는 책을 빌려 읽었는데 이 책은 미륵보다 아버지가 더 열심히 읽으셨단다.

….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은 좋지 않았어. 경술국치로 인해 조선이라는 나라는 일본에 합병되고 말았어. 그리고 아버지는 다시 병에 걸리시고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그래도 미륵은 신식학교를 계속 다녔는데 내용이 점점 어려워졌어. 어머니한테 이런 고민을 이야기했더니 어머니는 그만 다니라고 해서 학업을 중단했단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부터는 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시곤 했단다. 학교를 그만 두고 4년 동안 송림 마을이라는 곳에서 지냈단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 유럽에 대한 동경이 점점 커져갔고 어느 날은 자신의 꿈을 실천에 옮겼단다. 무작정 유럽에 가려고 나섰다가 역무원에게 유럽에 가려면 여권 등 서류도 필요하고 돈도 많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단다.

유럽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다시 공부하기로 했어. 의학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가족과 헤어져 서울로 가야 했기 때문에 망설였는데 이번에도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지지를 해주셨단다. 그래서 의학 전문 학교를 가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단다. 미륵이 열심히 공부한 것도 있지만 신식 학교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 책을 빌려주고 자신들이 공부한 내용을 알려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었단다. 그렇게 서울에 있는 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

그 학교에서 새로 사귀게 된 약원이라는 친구와 함께 공부했어. 세상은 미륵을 얌전히 공부하게만 두지 않았단다. 미륵이 의학전문학교 3학년이던 1919 3 1일 만세 운동이 일어났어. 약원과 함께 만세 운동에 참가했다가 도망자 신세가 되었단다. 고향에 가서 어머니를 만났는데 어머니는 미륵이 어렸을 때부터 동경하던 유럽으로 가라고 하셨어. 세월이 빨리 흐르니, 곧 만날 수 있을 거라면서 걱정하지 말고 떠나라고 하셨어.

===================

(210-211)

어머니는 오랫동안 잠자코 걷다가 말하였다.

“너는 자주 낙심하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충실히 너의 길을 걸어갔다. 나는 너를 무척 믿고 있단다. 용기를 내라! 너는 쉽사리 국경을 넘을 것이고, 또 결국에는 유럽에 갈 것이다. 이 에미 걱정은 말아라. 나는 네가 돌아오기를 조용히 기다리겠다. 세월은 그처럼 빨리 가니, 비록 우리가 다시 못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슬퍼 마라. 너는 나의 생활에 많고도 많은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 내 아들아, 이젠 너 혼자 가거라.”

===================

그 길로 고향을 떠나 미륵은 압록강 강변까지 가서 사공들의 도움을 받아 몰래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 도착하게 된단다. 그리고 심양과 베이징을 거쳐 상하이에 도착을 하고, 그곳에서 유럽에 유학 가려는 다른 학생들을 만나 준비했어. 그들 중에는 안중근의 사촌동생인 안봉근도 있었어. 안봉근은 이미 프랑스에 다녀왔는데 이번에 다시 간다고 했어. 안봉근은 미륵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단다. 유럽에 가는 유학생들은 상하이를 떠나 사이공, 싱가포르, 지부티에 들렀다가 홍해와 지중해를 거쳐 마르세유 항구에 도착을 했단다.

그곳에 도착한 후에 미륵은 안봉근의 도움으로 독일의 작은 도시에 있는 독일인의 집에 머물 수 있게 되었어. 독일에 도착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니 고향 생각이 많이 났어. 특히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지. 편지를 썼으나 회신은 없어서 답답했어. 그러다가 5개월 뒤 큰 누나로부터 편지가 왔는데 지난 가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도 담겨 있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세월이 빨리 흘러가니 곧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어머니의 말씀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구나.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결말인 것 같구나. 말도 잘 통하지 않고 아는 이도 별로 없고 무엇보다 보고 싶은 가족들을 볼 수 없는 낯선 타지에서 삶.. 상상만 해도 무척 힘든 생활일 것 같구나.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압록강은 흐른다>의 뒷이야기인 2부도 있었는데 지은이 이미륵의 타계 후 그의 서재에는 몇 장 남아있지 않았다고 하더구나.

전혜린 님이 이 책을 옮기고 난 이후 이미륵 님의 글들이 더 발굴되었는지,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해보면 이미륵 님의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 책이 있더구나. 지금은 품절이 되어 살 수가 없는데 중고책이라도 알아봐야겠구나.

….

아빠가 이 책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하면 좋겠는데, 독서편지는 늘 밀려 있고, 요즘에 바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구나. 지금도 잘 시간이 지나서 이 정도 마무리해야겠구나. 조만간에 <이미륵 평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압록강은 흐른다>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또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수암-이것은 나와 함께 자라난 내 사촌 형의이름이다.

책의 끝 문장: 지난 가을에 어머님이 며칠 동안 앓으시다가 갑자기 별세하셨다는 사연이었다.

 


우리는 산신령과 죽어버린 동무에게 술 대신 한잔씩의 물을 바쳐 죽은 짐승의 넋이 편히 쉬기를 빌고, 해질 무렵에 시체를 묻었다. 호박 크기만한 무덤이 다 만들어졌을 때, 나는 무척 슬픔을 느꼈다. 거북은 오랜 생명을 가지며 수천 년이나 산다고 한다. 그러나 희귀한 동물이 우리 집에서 죽었을 때에는 아마 좋은 것을 뜻하지는 않으리라. - P66

"그렇지, 원님께서 몸소 나와서 그렇게 무기도 없이 적에게 대했더라면 그야 옳았을 것이야말고. 아마 다른 원님 같았더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원님은 무척 겁쟁이였거든. 유감스럽게도 그건 원님이 아니라 그 손자였더란 말이야. 바로 김삿갓이란 거야. 그렇고말고.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지? 그렇지만 참으로 원님의 손자였다는 거야. ‘적군을 물리치자!’고 그는 조부에게 요구했으나 조부는 들은 체도 않고 적군에게 항복해버렸지 그만...... 그러므로 적군은 계속해서 딴 고을을 무찔렀고 김삿갓은 임금에게 충성하였으므로 조부와 적대하여 도모하지 않고 그만 걸인과 방랑의 시인이 되어버렸지." - P82

"과거를 너무 생각지 마라."
끝으로 어머니는 말하였다.
"네가 자주 말한 것처럼 시대가 변하였다. 과거는 새 문화에 앞서 갔다. 새 문화는 자주 분수를 모른다. 그러나 네가 그것에서 무엇을 배우려고 하든지 그것이 생소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아야 하며, 또 언제나 온화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 P178

그런 고귀한 한방 의원은 병자의 신체를 거의 만지지조차 않았다. 그들은 등을 두드리지도 않았고, 내부 기관을 청진하지도 않았다. 다만 병자의 얼굴을 보았고 병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스레 듣고는 맥을 짚었다. 그러고는 처방을 썼고 처방에 따라 조수가 약을 곧 준비하였다. 조제실에는 모든 필요한 약초며 뿌리며 구근이 보관되어 있었고, 거기에서 환약이며 고약이며 즙을 의원의 감시 아래 만들 수 있게 해 두었다. 병자에게는 그 외 아무 일도 없었다. X-레이는 물론, 수술, 주사도 한방 의원은 몰랐다. 다만 특정한 병에만 여러 곳에 침을 놓았다. 이런 곳은 생명선 위에 있어야 했고 그 방해가 병이 된다고 했다. - P195

"너는 너무 말이 없고 너무 많이 생각한다."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침묵은 오래된 동방에서는 아직도 미덕으로 인정되나, 서방에서는 그렇지가 않아. 여기선 그게 비사교성의 표시로, 심지어는 거만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언제나 이야기하는 데에 섞여 같이 대화를 나누어라. 무엇에 관한 이야기든 간에. 날씨나 기후나 또는 음식이나 옷에 이르기까지. 다른 사람과 사교하는 동안에는, 땅에서 살고 있는 이상엔 언제나 철학적인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는 없단다. 유럽 사람도 땅위에서 살고 있으며 즐겨 세상 이야기를 한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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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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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김애란 님의 <안녕이라 말했어>라는 책을 이야기 해주었잖니. 그 책을 읽고 김애란 님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잖아. 그래서 김애란 님의 또 다른 대표작 중에 하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란 책을 읽었단다. 이 책은 2년 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님 때문에 유명해지기도 한 책이란다. 한강 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인터뷰를 할 때 읽고 있는 책이라면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책을 이야기했었거든. 그리고 이 책은 2024년 동료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책이기도 하단다.

아빠는 <안녕이라 말했어>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단다. 제목을 잘 지으시는 것 같아.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제목은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의 담임 선생님이 학기초에 학생들에게 자기 소개를 시킬 때는 쓰는 방법이란다. 자신에 대해 다섯 가지를 이야기하라고 하면서 그 중에 하나는 거짓말을 하라고 하고 그걸 나머지 학생들이 맞춰보게 하는 거야. 이렇게 게임 식으로 자기 소개를 하면 다들 더 집중하게 되고 서로를 더 알게 될 것 같구나. 참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이 소설을 읽은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은 현장에서 써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1.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안지우, 김소리, 오채운이라고 하는 세 명의 고등학생이란다. Jiny도 고등학생이니 이 소설에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구나.

안지우. 지우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인데 아버지는 오래 전에 소식이 끊기고, 엄마와 단 둘이 살았는데 몇 년 전부터는 엄마의 애인인 선호 아저씨와도 함께 살았어. 그러다가 엄마가 뇌암에 걸리셔서 투병 중이었어. 그런데 친구들과 놀러 가셨다가 실족사로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실족사이긴 하지만 자살인 것 같기도 했단다. 그 이후로는 엄마의 애인인 선호 아저씨와 함께 지냈단다. 학교에서는 늘 투명인간처럼 지내 제대로 된 친구도 하나 없었어. 방학이 되고 나서 지우는 편지 한 장 남겨두고 돈 벌러 집을 떠났어. 숙식을 제공하는 노가다 현장에서 일하기로 했어.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지. 자신이 키우고 있던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라는 종의 도마뱀이야. 그 도마뱀의 이름은 용식이었어. 지우는 중학교 때부터 인터넷에서 용식이의 성장 일기를 용식 일기라는 만화를 그려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어. 그래서 지우는 그림 그리는데 소질도 있었고,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에 대한 독특한 소재 때문에 지우의 이 블로그는 방문객이 많았단다. 최근에는 <내가 본 것>이라는 만화 시리지를 그려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2회까지 올렸단다. 반응도 괜찮았단다. 그런데 노가다를 시작하면서 업로드를 거의 하지 못하게 되었어.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라는 것을 아빠는 처음 들어봐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음징그러우면서도 귀엽게 생겼더구나. 아빠한테 길러보라고 하면 거절하겠지만 말이랴^^ 지우가 집을 떠나 일을 하러 가면서 용식이를 누구한테 맡길까 고민하다가 엄마의 장례식장에 유일하게 찾아온 같은 반 친구 김소리한테 부탁해 보기로 했어.

….

김소리. 지우와 같은 반 여학생으로 역시 고등학교 2학년이란다. 암에 걸린 엄마가 있었어. 엄마는 살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열심히 항암치료를 받으셨는데 2년 전 항암 치료를 받으러 가는 길에 그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그래서 소리는 아버지와 단 둘이 지냈단다. 소리는 미대를 준비하고 있었어. 그런데 소리는 중학교 때부터 자신이 이상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어. 자신이 손으로 만진 대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었어. 그런 대상은 얼마 후 죽게 되는 거야. 동물인 경우도 있었고, 사람인 경우도 있는데 세 번이나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매일 아침 일어나면 엄마의 손을 만져서 확인해보았단다. 엄마는 흐릿하게 보인 적이 없었는데 돌아가시고 말았단다. 그래서 더 충격이 컸었어.

어느 날 지우가 방안 동안 자신의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를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소리는 알겠다면서 용식을 보살펴주기 시작했단다. 또 어느 날 학교운동장에서 길 잃은 개 한 마리를 만났어. 아무 생각 없이 앞발을 만졌는데 그 개가 흐릿하게 보여서 깜짝 놀랐단다. 건강해 보이는 개였고 흐릿하게 보이는 경험을 너무나 오랜만에 해서 놀랬던 거야. 개의 목줄에 주인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서 전화를 했어. 주인이 학교운동장에 왔는데 알고 보니 같은 반 오채운이였어. 소리는 채운에게 그 개와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져주라는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단다.

오채운. 채운은 전학생이었어.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축구를 했는데 작년에 다리를 다쳐서 축구를 그만 두게 되었어. 채운도 그리 평범한 가정은 아니었단다. 채운의 아버지는 가정폭력범이었어. 술만 취하면 칼을 휘두르고 엄마를 위협하곤 했어. 그날도 아버지는 칼을 휘둘렀고, 잘못하면 엄마가 다치겠다는 생각에 채운은 아버지를 말리면서 몸싸움이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아버지가 칼에 찔려 있는 거야. 채운의 엄마는 채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이것은 엄마가 한 짓이라고 이야기를 했어. 절대로 진실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다짐을 시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단다.

그렇게 엄마는 채운 대신 3 6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아버지는 의식 불명 상태로 요양원에 있었어. 그래서 채운은 반려견 뭉치와 함께 이모의 집에서 지내게 되었단다. 그런데 이모의 집안 사정도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눈치가 보였단다. 자신 뿐만 아니라 개까지 데리고 왔으니 말이야. 채운의 사촌 선이는 뭉치를 좋아했고, 자주 산책도 시켜주었어. 그런데 어느 날 선이가 뭉치를 잃어버렸어. 정신 없이 찾다가 뭉치를 데리고 있다는 사람의 전화를 받고 갔더니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같은 반 친구 소리였단다. 그런데 소리가 울고 있었어. 채운은 소리에게 왜 우냐고 물어보니 보고 있는 만화 때문이라고 했단다. 사실은 뭉치의 발을 만졌다가 흐릿하게 보여서 울었던 것이거든. 채운은 그것도 모르고 소리의 말을 믿었단다.

어떤 만화를 보고 우나 궁금해서 소리가 보고 있는 만화를 얼핏 봤는데 <내가 본 것>이라는 만화였어. 채운은 나중에 집에 와서 <내가 본 것>을 검색해 봐서 확인해 보니 그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았어. 조금씩 각색은 되어 있지만 아버지가 칼에 찔린 그날 밤에 대한 이야기를 각색해서 만화로 그려져 있었어. 도대체 누가? 그날 경찰들이 와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었을 거야. 좀 더 읽어보니 만화를 그린 아이는 채운이 예전에 식구들과 자주 가던 갈비집에 있는 아이이고, 그 아이는 자신의 반에 있는 안지우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 채운은 지우가 진실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

 

2.

채운은 의식 불명인 아버지가 최근에 호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오히려 아버지가 깨어날까 봐 걱정했단다. 그런데 얼마 후 뭉치가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어. 뭉치를 찾아주었던 날 소리가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났어. 마치 뭉치가 죽을 것처럼 좋은 시간 많이 가져주라고 했던 말. 그때도 좀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뭉치가 죽고 나자. 소리가 했던 말이 더 이상하게 생각했던 거야. 채운은 소리를 찾아가 그날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물어보았어. 소리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단다. 자신에게 이상한 능력이 있다고 말이야. 그러자 채운은 소리에게 자신의 아버지의 손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어.

소리는 채운이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실까 봐 걱정이 되어 물어본 것이라고 생각했어. 소리는 채운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함께 채운의 아버지가 계신 요양원에 갔어. 소리는 채운의 아버지의 손을 잡아 보고 곧 회복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단다. 그런데 그 말이 채운이 듣기 좋으라고 한 따뜻한 거짓말인 것 같았단다. 채운은 사실은 반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을 텐데얼마 후 오채운의 아버지는 돌아가셨단다.

소리도 뜻밖에 사고를 맞이했단다. 보살피던 지우의 도마뱀 용식이가 죽고 만 거야. 레드아이 아머드 스킨크라는 종이 원래 관리하기 힘든 동물이긴 했지만 지우가 이야기한 대로 잘 보살피고 있었기 때문에 용식의 뜻밖의 죽음은 소리에게도 충격이었단다. 그리고 지우에게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할 지 몰랐어. 고민하다가 지우에게 연락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했단다. 지우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소리에게 급하게 돌아오려고 빨간 신호등인데 길을 건너려다가 지우를 피한 오토바이가 넘어졌어. 오토바이 주인과 시비가 붙은 지우는 파출소까지 갔다가 보호자에게 연락하라는 경찰에 말에 지우는 선호아저씨에게 연락을 했어. 그래서 파출소에 선호아저씨가 오시고 나서야 지우는 훈방 조치되었어.

선호아저씨의 화물차를 타고 집에 오면서 자신과 엄마 사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우와 선호 아저씨는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공통점이 있었던 거야. 그리고 그 아픔을 서로 감싸줄 수 있는 사이이기도 하고그 파출소 일로 둘은 좀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아픔으로 감싸주고 좀더 의지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리고 지우는 소리와 채운에게서도 연락을 받았는데, 그건 최근에 업로드한 <내가 본 것>를 보고 연락한 것일 거야. 그 마지막 회를 보고 채운은 위로를 받았기 때문인 것 같았어.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지금까지 지우와 소리와 채운은 자신의 아픔을 혼자 이겨내려고 했다면 이제부터는 서로 아픔을 위로해주는 진정한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싶구나.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소설을 맺어져서 좋았단다.

….

누구나 말하지 못할 상처들이 있을 것이야. 그 상처에 마음 아파하지만 남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 극복하려고 노력하곤 하지. 누군가 그 아픔을 알지만 아는 척하지 않으면서 에둘러 공감해주고 위로를 해준다면 그 상처는 많이 아물 것 같구나. 뒤늦게 김애란 님의 소설들을 알게 된 아빠는 김애란 님의 다른 소설들을 찾아 나서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지우는 K시 한 파출소의 의자에 보호자를 기다렸다.

책의 끝 문장: 평소에 연필을 쥐는 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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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 - 나를 이루는 원자들의 세계
댄 레빗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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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오랜만에 과학 교양 서적이란다. 댄 레빗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쓴 <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라는 책이란다.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지은이가 스토리텔링을 잘 구성하여 이야기해 주고 과학 이론들을 어렵지 않게 잘 이야기해준 것 같구나. 지은이 댄 레빗이 어떤 사람인지 지은이 소개를 보니 25년 넘게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사람이라고 하더구나. 그래서 책의 구성을 잘 했나 보구나. 책 제목 <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를 잘 살펴보면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눈치챌 수 있어.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은 엄청 많을 텐데 그 원자들의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책이란다.

그렇다면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은 어디서 왔을까? 칼 세이건은 우리 모두는 별의 물질로 만들어졌다고 했단다. 이 말이 무슨 소린가? 하다가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주 탄생 전에는 아무것도 없다가 빅뱅과 함께 우주가 탄생하고 멀리 퍼져 나가 오늘날 우주가 된 것이잖니. 우리 몸도 우주의 한 부분이다 보니, 우리 몸을 이루는 물질과 별을 이루는 물질이 다르지 않다고 칼 세이건은 이야기한 것이야. , 그렇다면 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의 시작은 어디부터 해야 할까. 그래, 바로 우주의 탄생인 빅뱅부터야. 1931 9월 과학진흥협의 창립 100주년 행사에서 벨기에의 르메르트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우주가 원시 원자로부터 폭발해서 생겨났다고 발표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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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물리학자이면서 수학자이자 가톨릭 성직자이기도 한 르메트르는 강연장에서 당시의 물리학자들이 고민하기 시작한 우주의 진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었다. 흰색 깃이 달린 검은 사제복을 입은 그는 고해성사를 받으려는 듯이 연단에 올라 신학에 위험할 정도로 다가서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우주 전체가 아주 작은원시 원자(primeval atom)”로부터 폭발하는 순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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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메트르가 이렇게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얼마 전부터 우주에 대한 관찰이 활발해졌기 때문이야. 르메트트는 1925년에는 먼 우주가 더 빨리 이동하고 있다는, 우주의 팽창을 발견했어. 자신이 발견한 것을 1927년 그 유명한 제5차 솔베이 물리학 회의에서 발표했단다. 5차 솔베이 회의는 양자역학만 이슈가 되었는지 알았는데, 르메트르의 우주 팽창론도 솔베이 회의에서 발표를 했었구나. 르메트르의 우주 팽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이들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어. 그 때까지 우주가 움직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거든. 르메트르는 솔베이 회의에서 아인슈타인을 만나 우주 팽창론을 이야기했는데 아인슈타인은 그런 이론을 혐오한다고 했다는구나. 우주는 정적이어야 한다면서 말이야. 르메트르의 우주 팽창론을 누군가 조롱하듯 백뱅이라고 이야기한 것이 나중에는 정식 용어가 된 것이라는 것은 유명한 일화란다. 아인슈타인은 1933년에 가서야 우주의 팽창을 인정했다고 하는구나.

….

 

1.

이렇게 빅뱅과 시작한 우주는 원자와 소립자를 만들어내게 되는데, 이 책에는 그런 원자들과 소립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 그 이야기들을 너희들에게 다 해주면 좋겠지만, 아빠의 기억력과 이해력은 너희들에게 설명할 수준은 되지 않는단다. 우주와 별들의 정체를 밝혀가는 이야기 속에 많은 과학자들과 과학계의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이야기해준단다. 과소평가되고 멸시된 여성 과학자들의 성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었어. 그 중에 세실리아 페인에 대해 책에 적힌 내용을 소개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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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8)

페인의 발견은 별이 어떻게 활동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별이 대체로 수소와 헬륨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연구자들은 별이 어떤 연료를 태우느냐는 또 하나의 오래된 수수께끼도 풀 수 있게 되었다. 연구자들은 압력이 높은 별의 내부에서는 양성자가 1개인 수소 원자가 융합해서 양성자가 2개인 헬륨이 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태양이 열과 빛을 내는 방법이다. 페인 덕분에 과학자들은 새로운 이해를 근거를 결국 더 무거운 원소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신비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답은 별의 내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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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광활한 우주에서 태양계와 지구로 범위를 좁혀 보자꾸나. 우리 몸은 태양계가 만들어지고 지구가 만들어진 다음 만들어졌을 테니까… 1950년대 말, 러시아의 사프로노프라는 사람은 행성의 발생원리를 밝혀냈다고 해. 그리고 1960~70년대에는 지구의 초창기의 물질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었다는구나. 하지만 지구의 역사가 45억년이니까, 지구의 초창기의 물질이라도 하면 약 35억년 이전의 물질이라고 하는데 그 물질을 얻을 수 없어서 진전이 없다가 인류가 달에 다녀오고 나서야 달의 암석으로 연구를 했다는구나. 달은 소행성들이 지구와 부딪혀 지구의 일부가 떨어져나가 생긴 것이니, 풍화를 겪지 않은 달의 암석은 곧 초기 지구의 물질이니 말이야.

지구가 생겨났다. 아직도 우리 몸까지 오려면 많은 여정이 많아 있단다. 지구에서 어떻게 물이 생겨났을까? 초기 지구에는 엄청나게 많은 물이 있었는데, 그 많은 물들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얼음을 가득 품고 있는 혜성과 충돌 때문이라고 생각한 이들도 있었는데, 1986년 지구 근처로 온 헬리혜성의 성분을 조사해 보니, 혜성의 물의 성분과 지구의 물 성분이 많이 달랐다고 하더구나. 얼음 덩어리의 소행성들과 충돌에 의해 지구에 물이 생겼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가설이라고 하더구나. 그 오래 전 지구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거니?

어찌 어찌하여 지구에 물까지 생겼다고 하자. 그러면 생명을 어떻게 생겨날 수 있을까.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은 생명의 탄생에 대한 연구를 했어. 1918년 러시아의 생화학자 알렉산드로 오파린은 무기물에서 생명이 생겨났다는 논문과 이를 바탕으로 <생명의 기원>라는 책을 썼대. 그가 그렇게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과 무기물로 이루어진 우주의 원소들이 비슷하기 때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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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우리 몸에 있는 지방과 탄수화물은 오로지 탄소, 수소, 산소로 만들어진 분자 사슬이다. 단백질은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으로 만들어지고 DNA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으로 만들어진다. 6종의 원소는 우리 몸에 있는 모든 것의 거의 99퍼센트를 차지한다. 몸무게가 150파운드(68킬로그램)인 사람의 몸에는 산소 94파운드, 탄소 35파운드, 수소 15파운드, 질소 4파운드, 인 거의 2파운드, 그리고 황 0.5파운드가 있다.

그 종의 원소는 또한 우연히도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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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시카고대학교의 스탠리 밀러는 오파린의 이론을 직접 실험해 보려고 했어. 원시 지구의 원소들인 메테인, 암모니아, 수소, 수증기 등에 불꽃과 번개를 고압 전기로 시뮬레이션해서 유기물을 만들어내려고 했어. 그렇게 해서 스탠리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리신을 생성하는데 성공했단다. 그는 계속해서 시험해서 유기 분자들을 추가적으로 만들어냈단다. 하지만 유기 분자로만으로는 생명을 만들어낼 수 없었어. 그는 계속 실험해서 DNA RNA의 기본 단위인 유클레오타이드를 만들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10년을 해도 진척 사항이 없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또 절망적이게도 스탠리 밀러가 실험에 사용했던 메테인, 암모니아, 수소 등의 기체들이 초기 지구의 대기에 없었다는 것이 밝혀졌다는구나.

그렇다면 이 유기물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우주의 분자들을 연구해 보니 수많은 유기 분자들이 있었다는구나. 그런 분자들 중에는 DNA RNA 기본 단위 분자인 유클레오타이드도 있었대. 이런 것으로 보아 지구의 유기분자는 소행성과 충돌하면서 지구로 온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구나. 물도 그렇고 소행성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니

 

2.

, 이제 유기분자가 지구에 온 것까지 알아 보았어. 그 다음에는 생명의 시작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준단다. RNA가 어떻게 생명을 촉발했는지 말이야. 그런데 연구를 하다 보니 도저히 초기 지구 환경에서 생명 탄생이 어렵다고 생각한 사람들 중에 화성에서 처음 생명이 탄생했다고 주장하는 하는 이들도 있다는데, 아직 주장에만 그치고 밝혀내지 못했다고 하는구나. 초기 지구나 초기 화성이나

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 우리가 먹은 것들은 식물성도 있고 동물성도 있는데, 동물성들도 결국 먹이연쇄를 따라가 보면 식물들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니 우리 몸의 구성을 알기 위해서는 식물들의 구성을 알아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광합성에 대해 알아봐야겠구나. 잉엔하우스라는 사람이 광합성을 처음 발견했대. 식물이 햇빛을 받을 때 녹색 잎에서 산소를 방출하고, 어두울 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을 처음 밝혀냈다고 하는구나. 그 이후 케이멘과 루빈이라는 사람들이 광학성의 원리에 대해 연구를 했대. 식물의 질량은 어디서 오는지 연구를 했대.

당시 식물의 질량은 흙에서 온다고 생각했는데, 케이벤과 루빈의 연구를 통해 식물의 질량은 공기에서 얻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대. 그들은 광합성 연구를 한참 하던 시기에 미국이 진주만 공습을 받고 그들은 화학무기 개발에 투입되었다고 하는구나. 루빈은 화학무기 실험 중 실수로 시약병이 깨져서 죽고 말았다고 하니 안타깝구나. 케이멘은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간첩으로 의심받고 쫓겨나고 말았대. 과학자들에게도 수난의 시대로구나. 케이멘과 루빈이 하던 광합성 연구는 멜빈 캘빈과 앤드루 벤슨이라는 사람이 이어서 했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당으로 변화하고 이것이 우리 몸을 만들고 우리 몸에서 열을 내는데 사용된다는 것을 밝혀냈다는구나. 그런데 멜빈 캘빈과 앤드루 벤슨은 결별하게 되고, 나중에 캘빈만 노벨상을 탔다고 하는구나.

….

그렇다면 처음 광합성을 하는 생물체는 어떤 것이었을까? 30억년 전 남세균이라는 원핵생물이 있었는데 남세균은 광합성으로 산소를 배출하고 증식도 엄청 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남세균 때문에 바닷속에 산소 농도가 급증하고, 바닷속에 녹아 있는 철이 다 녹슬어서 퇴적되어 지층에 녹슨 철로 된 층이 있다고 하더구나. 철이 다 녹슬고 나서는 바닷속 산소가 더 이상 녹지 못하고 대기로 배출하게 되었대. 이 때부터 산소가 대기에 배출되기 시작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산소가 너무 많아지면 독성을 띠기 때문에 단세포 미생물들이 산소의 독으로 많이 죽었대. 남세균이 지구 표면을 지배하고 이것이 빙하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는구나. 그리고 미토콘드리아로 이루어진 세포가 등장하면서 생명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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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광합성은 20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구를 오로지 단세포 유기체만 서식하는 대륙과 바다를 가진 세계에서 온갖 종류의 활기찬 생명체로 가득한 녹색의 행성으로 변환시켰다. 광합성이 가져다준 변화의 규모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남세균이 배출하는 독성 산소가 지구를 녹슬게 하고, 남세균의 경쟁자를 죽이거나 쫓아냈다. 남세균은 널리 퍼졌고, 엄청난 양의 로켓 연료인 산소를 대기 중에 배출했다. 갑자기 미토콘드리아로 가득 채워진 새로운 고성능의 세포가 등장했다. 그런 세포는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었고, 더 많은 유전자와 단백질을 만들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생명은 폭발적으로 복잡해졌다. 그런 세포 중 일부는 광합성 공장인 엽록체의 도움으로 산소의 농도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후에는 바다에서 사나운 포식자와 눈부신 생태계가 등장했고, 광합성 식물이 대륙을 녹색으로 바꿔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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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식물의 출현까지 이야기해준 지은이는, 이제 녹색식물이 어떻게 우리 인간까지 왔는지 이야기를 해준단다. 이 부분부터는 예전에 읽은 <경계>라는 책이 떠오르기도 했단다.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진화를 거듭해 가는 이야기 5억년 전 단세포 조류가 이끼로 진화를 했는데, 이것은 생명체의 육지에서의 첫 도전이었단다. 하지만 토양이 부족하고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도 부족했어. 이것을 해결한 것이 곰팡이였다는구나. 곰팡이는 암석 속 미네랄을 채취하여 이끼에게 전달했대. 하지만 여전히 질소가 부족했는데, 이것을 해결해준 것은 박테리아였대. 박테리아는 공기 중에 있는 질소 분자(N)를 암모니아 형태로 바꾸고 이를 뿌리에서 흡수했다는구나. 이런 사실을 1886년 헬리겔 빌파르트가 발견하여 농업계 혁명을 이루었다는구나. 1908년 독일 프리츠 하버라는 사람은 암모니아 비료공장을 만들어 농산물 증식을 이루어 기아를 없애는데 큰 공을 세웠단다. 프리츠 하버는 벵하민 라바투트의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라는 책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런 위대한 업적을 낸 사람이 1차 세계 대전에서는 염소 가스를 개발하여 수많은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고 했잖니.

수억 년 전 곰팡이와 박테리아의 도움으로 이끼는 크게 번성하게 된단다. 그리고 진화를 통해 줄기, , 뿌리가 생기면서 지구의 육지 여기저기 퍼져 나간단다. 동물들을 구성하는 원자와 식물들이 구성하는 원자가 비슷한 것으로 보아 동물들도 결국 식물에서 진화해 왔을 거야.

그리고 동물들의 진화가 결국 인간까지 이어졌겠지. 이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아빠의 메모도 부실하고 기억력도 좋지 않아 건너뛰어야겠구나. 우리 몸을 온전한 몸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을 섭취해야 하고, 그렇게 섭취한 것들을 어떻게 세포로 만들어 우리 몸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나온단다. 그 핵심은 DNA인데 그 DNA에 대한 발견과 구조를 알아내기 위한 과학자들의 연구와 경쟁과 배신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단다. 그리고 우리 몸을 이룬 세포들은 어떻게 계속 유지를 하느냐에 대한 이야기와 늙고 죽게 되는 원리를 끝으로 책은 마무리가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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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세포가 지나치게 손상되어 더 이상 복구할 수 없게 되면 어떨까? 그런 경우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 있다. 세포 전체를 파괴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조작으로 잘게 쪼개 폐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세포를 만든다. 평균적으로 우리는 10년마다 세포를 교체한다. 하루에 3,300억 개의 세포를 갈아치우는 셈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세포가 더 자주 교체된다. 강한 산()에 노출되는 내장의 세포는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커서 계획적인 자살을 통해 이틀에서 나흘마다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긁히거나 자외선에 노출되는 피부 세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교체된다. 혈류를 따라 돌아다니는 적혈구는 120일마다 교체된다. 매초마다 거의 350만 개의 적혈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뼈와 같은 곳에 있는 다른 세포는 10년에 한 번 정도로 그 빈도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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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역사를 아는 것은 전 우주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역사 등 모든 과학을 총괄하는 그런 여정인 것 같구나. 그것을 너희들에게 아빠가 이야기해주려고 했으니 아빠의 욕심이 너무 과했구나. 나중에 너희들이 커서 한번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구나. 그리고 오늘 이야기해 준 것은 아빠가 책을 읽으면서 적은 메모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서,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하길 바란다.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이 책은 할아버지의 말씀에서 영감을 받아 쓴 것이다.

책의 끝 문장: 원자의 여정을 되짚어보는 것은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는 일이다.

 


일반 언론은 그의 이론을 좋아했다. <모던 메커닉스>는 "하나의 원자가 폭발하면서 우리 우주의 모든 태양과 행성이 등장했다"고 경탄했다. 그러나 물리학자에게는 그런 아이디어가 그저 터무니없고, 가증스러운 것이었다. 캐나다의 존 플라스켓은 그런 주장을 "어떤 근거도 없이 겆잡을 수 없게 되어버린 추론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르메트르의 옛 스승인 에딩턴도 그것을 "혐오스럽다"고 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그에게도 르메트르의 주장은 지나친 것이었다. 그는 언제나 존재했던 우주를 믿고 싶어했다. - P27

지금까지 과학의 역사에서 우리가 관찰을 통해서 알아낸 모든 사실에 따르면, 우리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질은 빈 공간 이외에 전자, 쿼크, 글루온이라는 단 세 가지 기본적인 입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질량이 없는 힘 입자인 글루온은 쿼크들을 서로 달라붙게 해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들도록 한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30,000,000,000,000,000,000,000,000,000(30옥틸리언)개의 전자와 더 많은 수의 쿼크, 그리고 쿼크들을 서로 달라붙도록 해주는 수많은 글루온의 집합이다. - P58

대체로 철로 되어 있는 우리 행성 중심부는 바깥 부분이 녹아 있었기 때문에 자전하는 지구와 함께 회전한다. 그 속에서 흐르는 전류가 지구 주위에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거대한 자기장을 만든다. 대기권 바깥까지 확장되는 거대한 힘 장이 강한 에너지를 가진 우주선(cosmic ray)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그런 힘 장이 없었다면 우리의 DNA는 작은 조작으로 부서졌을 것이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의 대기를 잘라내서 우주로 날려보낼 수 있는 또다른 위험 요소인 태양에서 오는 (주로 전자와 양성자로 구성된) 태양풍도 막아준다. 화성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 그러나 크기가 너무 작은 화성의 자기장은 태양풍 입자의 충돌을 막아줄 정도로 강하지 못하다. 그래서 화성의 대기는 우주 공간으로 날아갔다." 지구의 초기에 융용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지구는 자기 보호막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재앙이 역설적으로 우리에게는 행운이었다.
- P90

무엇보다도 물은 루이의 분자가 서로 만나고 뒤섞이는 우리 몸속의 바다에 해당하는 매질(媒質)이다. 역설적으로 그런 일은 물이 심한 약골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물 분자 사이의 결합은 아주 쉽게 끊어진다. 물 분자는 2개의 너그러운 수소 원자가 1개의 산소 원자에 불평등하게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더 무거운 산소는 가진 것을 너그럽게 나누지 않는다. 산소는 각각의 수소와 공유하는 전자를 자신에게 좀더 가까이 끌어당겨서 산소 쪽에는 약간의 음전하가 생기고, 수소 쪽에는 약간의 양전하가 생기게 만든다. 이웃한 음전하가 생기고, 수소 쪽에는 약간의 양전하가 생기게 만든다. 이웃한 분자의 산소와 수소 원자들이 가진 전하에서 내타나는 작은 차이가 수소결합이라고 부르는 약한 연합을 만들어서 액체의 물 분자가 서로 달라붙게 해준다. - P107

완전히 성장한 후에도 지친 몸은 쉴 수 없다. 우리의 DNA는 여전히 끊임없이 움직인다(그리고 DNA의 양은 대단히 많다. 수조 개의 세포에 들어 있는 모든 DNA 가닥을 한 줄로 늘어놓으면 태양계 지름의 두 배에 달한다). 그중 일부는 유전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풀어진다. 지금도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서는 수천 개의 유전자에 해당하는 RNA 복사본이 만들어지고 있다. 달리기를 하거나, 역기를 들거나, 음식을 먹거나, 병에 걸리거나,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마다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활성화된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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