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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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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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작가 발레리 페랭이라는 사람이 있어. 이 분은 오랜 기간 시나리오 작가이자 사진작가로 일하다가 뒤늦게 작가로 데뷔했다는구나. 그리고 두 번째 작품 <비올레트, 묘지지기>가 여러 문학상도 수상하고, 세계적인 흥행을 거두었대. 그래서 그의 첫 번째 작품이 재조명되면서 크게 유행했다고 하는데, 그 책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이라는 책이란다. 그야말로 역주행 신화를 쓴 작품이구나. 아빠는 발레리 페랭을 유명하게 만든 <비올레트, 묘지지기>라는 책은 읽지 않았고,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을 신간 코너에게 알게 되어 읽게 된 것이란다. 아빠의 문학 스펙트럼이 넓지 않아서, 데뷔작부터 읽게 되는 행운이 있구나.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은 약간의 문화적 이질감이 있었지만, 대체로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이 정도 필력이라면 페랭을 널리 알려게 된 <비올레트, 묘지지기>도 재미있을 것 같구나. 그 책도 리스트에 올려두어야겠구나.

1.

, 그럼 곧바로 책 이야기를 해볼게. 주인공 쥐스틴은 21살로 집 근처 오르탕시아 요양원에서 요양 보호사로 일하고 있어. 쥐스틴은 사촌 쥘과 함께 조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단다. 그들이 조부모님과 살고 있는 것은 아픈 이유가 있었어. 쥐스틴의 아버지와 쥘의 아버지는 쌍둥이 형제였는데 부부동반으로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모두 돌아가셨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 이후로 쥐스틴과 쥘은 조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거야. 두 아들을 잃은 할머니는 자살 시도도 여러 번 하셨는데.. 이제는 손주들을 위해서 자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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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틴이 일하는 요양소에는 나이 많은 분들이 많았어. 쥐스틴은 조부모님들과 자라서 그런지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과 친하게 지냈단다. 특히 19호실에 계신 엘렌 엘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어. 엘렌은 딸 로즈가 주기적으로 방문을 했어. 그런데 어느 날 젊은 남자가 엘렌을 방문했는데 순간적으로 엘렌이 늘 이야기하던 뤼시앵인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엘렌의 손자 로망이었단다. 쥘스틴이 첫눈에 반한 것 같았어.

, 그러면 엘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엘렌은 1917년에 태어나 1933년 뤼시앵을 처음 만난 바닷가를 늘 그리워하고 있었어. 요양원에서는 엘렌을 바닷가의 연인이라고 불렀어. 1926년 엘렌이 9살일 때도, 엘렌은 글씨 읽기를 어려워했어. 너무 속상해서 어린 마음에 자살하려고 학교 교실의 분필가루를 먹었어. 그것도 모자라 잉크도 먹으려고 했는데 그 순간, 창문에 무엇인가 부딪히는 소리에 놀라 멈추고 밖에 나가보니 갈매기가 다친 채 떨어져 있었어. 갈매기가 쥘스틴을 구하기 위해 방해를 한 것 아닐까?.

물론 분필과 잉크를 먹는다고 죽는 것은 아니지만.. 쥘스틴은 다친 갈매기를 집에 데리고 와 치료해주고 보살펴서 날려보내주었단다. 그 이후 쥘스틴의 주변에는 늘 갈매기가 있었대. 세월이 흘러 엘렌이 십대 소녀가 되어도 여전히 글을 읽지 못했어. 엘렌은 부모님의 의상실에서 재봉일을 했어. 그런데 어떤 결혼식 당일날 뜯어진 신부의 드레스를 수선해주게 되었는데, 신부 드레스를 들어주면서 그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그곳에서 뤼시앵을 처음 만났어.

뤼시앵 집안의 남자들은 성인이 되기 전에 모두 시력을 잃어버리는 유전병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뤼시앵이 어렸을 때 엄마는 도망가고 뤼시앵은 시력 잃은 아버지와 둘이 지냈단다. 아버지가 어린 뤼시앵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뤼시앵의 눈은 정상이라는 거야. 하지만 뤼시앵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시력 잃을 것을 대비하여 미리 연습했단다. 눈을 감고 지내거나 밤이 되어도 집에 불을 켜지 않고 점자책 읽는 것도 공부했어.

결혼식에서 처음 만난 엘렌과 뤼시앵은 함께 바닷가로 산책을 갔는데 뤼시앵이 손으로 글을 읽는 것을 보고 엘렌은 자신도 손으로 글 읽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어. 얼마 후 엘렌은 손으로이긴 하지만 드디어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엘렌과 뤼시앵은 루이 할아버지의 카페를 인수하여 운영했단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서 1939년에서1940년까지 뤼시앵은 군대를 다녀오기도 했어. 그런데 뤼시앵이 유대인 시몽을 지하실에 숨겨주었다가 발각이 되어 시몽은 그 자리에서 사형당하고 뤼시앵은 어디론가 끌려갔단다.

이렇듯 어떤 할머니의 옛사랑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영화 <노트북>이 생각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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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서 얼마 전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일요일 저녁에 누군가 환자의 가족에 전화를 걸어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한 거야. 월요일에 그 환자들의 가족들이 깜짝 놀라 찾아와서 살아있는 환자들을 보고는 다시 돌아갔어. 그런데 그 전화의 주인공들은 한번도 면회오지 않은 환자들이었단다. 일요일은 가족들의 공식적인 면회가 있는 날인데 그날 저녁 그런 전화를 한다는 것은 요양소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 같았어. 소설의 제목처럼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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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틴은 엘렌이 해주는 이야기를 글로 남기기로 하고 다 쓰게 되면 엘렌의 손자 로망에게 주려고 했어. 쥐스틴은 로망에게 마음을 빼앗겼지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어. 그러면서도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서 이름도 모르는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단다. 일요일 전화사건 때문에 쥐스틴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부모님들의 교통사고가 난 이후 수사가 진행되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어. 단순 교통사고라고 생각했는데 수사를 했었다니... 궁금해서 집에 돌아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확답을 주시지 않았어. 아무래도 아픈 기억이다 보니 그러신 것 같았어. 그래서 쥐스틴은 직접 알아보기로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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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엘렌의 이야기를 이어서 해줄게. 엘렌은 뤼시앵이 체포된 이후 뤼시앵을 찾으려고 온갖 노력을 했단다. 그러다가 수용소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 엘렌은 그 말을 믿지 않고 계속 찾아 다녔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초상화까지 그려서 전단지를 만들어 돌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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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에드나라는 간호사가 있었는데, 머리가 으깨지고 얼굴에 자상을 입은 중상 환자를 한 명 치료해주었단다. 의식이 돌아왔을 때 자신의 이름도 모르는 기억상실증에 걸렸어. 그러다가 이름이 생각났는지 자신을 시몽이라고 했어. 애드나는 시몽을 치료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그런데 어느날 뤼시앵이라는 남자를 찾는 전단지를 보게 되었는데 그 뤼시앵이라는 남자는 다름 아닌 시몽이었어. 에드나는 시몽을 빼앗길까 봐 그 전단지를 태워버렸단다. 그래도 시몽을 찾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전단지에 적혀 있는 카페까지 찾아갔다가 아무 말도 안하고 다시 돌아왔단다. 얼마 후 에드나는 임신을 하고 딸을 낳았어. 이름은 로즈로 지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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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나는 로즈를 낳고도 계속 괴로워했어. 자신이 뤼시앵을 빼앗은 기분이었어. 결국 에드나는 다시 엘렌을 찾아가 뤼시앵과 자신의 이야기를 했단다. 엘렌도 충격을 받았을 것 같구나. 그래서 바로 뤼시앵을 찾아가지 못하고, 6개월이 지난 뒤 뤼시앵를 찾아가 만났단다. 엘렌이 어떻게 행동을 했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구나. 그래도 평생 찾던 사랑인데 한번쯤은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야. 뤼시앵은 여전히 기억상실증에 걸려 있어서 자신이 무슨 일들을 했었는지 기억을 못했어. 그래도 엘렌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어.

엘렌은 챙겨온 뤼시앵의 물건들을 건네주고 다시 돌아왔단다. 그리고 카페를 그만 두려고 카페를 판다고 표지판을 세웠어. 카페를 계속 유지하고 있던 것은 뤼시앵이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했던 것인데, 이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카페의 단골 손님들이 작전을 펼쳤단다. 그 카페를 사러 오는 사람들을 못 오게 막아서 카페를 계속 운영하도록 했어.

뤼시앵도 엘렌을 만나고 당황해 하면서 삶의 의미에 대해 잃은 듯 했어. 로즈만이 자신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했어. 그런 뤼시앵을 바라보고 있는 에드나도 괴로웠어. 결국 에드나는 뤼시앵과 로즈를 엘렌에게 보냈단다. .. 에드나도 불쌍한 사람이구나. 그런데 아빠 생각으로는 로즈는 에드나와 함께 있는 것이 낫지 않나 싶구나. 엘렌을 만난 뤼시앵은 옛 기억을 되살려보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어. 엘렌은 뤼시앵과 함께 온 로즈를 딸로 받아들이고 잘 대해주었단다. 그들은 나중에 더 나이 먹어 뤼시앵이 갑자기 쓰러져 죽을 때까지 함께 지냈단다.

뤼시앵이 죽고 나서 엘렌은 카페를 그만 두고, 로즈는 결혼하여 따로 살았어. 로즈는 엘렌뿐만 아니라 에드나도 가끔 만났단다. 뤼시앵이 쓰러져 죽을 때까지 아빠는 어디선가 살아 있어서 마지막 부분에 엘렌과 재회할 줄 알았는데, 이 소설이 현실적인 면도 있구나.

2.

쥐스틴은 부모님의 교통사고를 알아본다고 했잖아. 쥐스틴은 경찰서에 몰래 들어가서 부모님의 교통사고 조사기록을 보고 조사서에 적혀있는 목격자도 찾아가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었어. 빙판길에 미끌어지기 전부터 자동차가 엄청 빠른 속도로 달렸다고 했어. 왜 그랬을까?

앞으로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쥐스틴의 가족 관계를 먼저 이야기해야겠구나. 할아버지 아르망. 할머니 외제니. 두 분 사이에서 낳은 쌍둥이 형이 크리스티앙, 동생이 알랭. 크리스티앙은 상드린과 결혼하여 딸 쥐스틴을 낳았고, 알랭은 아네트와 결혼하여 쥘을 낳았단다. 아네트는 스웨덴 사람으로 상드린과 펜팔 친구였어. 그래서 프랑스에 상드린을 만나러 왔다가 쌍둥이 형제들을 만나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 거야. 아네트의 부모님은 아직 스웨덴에서 지내고 있어. 관계가 좀 정리되니?

..

이쯤에서 쥐스틴의 할아버지 아르망의 시점을 통해 비밀 이야기 하나를 독자들에게 알려준단다. 오래 전에 쌍둥이들이 약혼녀들을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아르망은 그만 알랭의 약혼녀 아네트를 보고 첫눈에 빠지고 말았어. 아들의 약혼녀에게 그럼 감정을 갖게 된 것에 아르망 자신도 당황해 했어.

....

쥐스틴의 사촌 쥘은 언젠가부터 스웨덴에 계신 외조부모를 무시하고 싫어하곤 했어. 쥐스틴이 쥘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자, 자기가 아버지의 친아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거야? 뭐라고? 그게 사실이라도 손주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야? 쥐스틴은 쥘 몰래 스웨덴에 계신 쥘의 외조부모님을 찾아갔단다. 그리고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듣고 돌아왔어. 그 내용이 할아버지와 관련된 내용인 듯 했어. 할아버지와 아네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설마 할아버지가 쥘의 친아버지? 그렇다고 쥘의 외조부모도 그런 걸 다 이야기해다니... 입이 너무 가벼우신 거 아냐?

....

쥐스틴이 스웨덴에서 돌아왔을 때, 엘렌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서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했어. 쥐스틴은 엘렌을 만나러 병원에 방문했는데, 그곳에는 로즈와 로망이 있었어. 그리고 처음 보는 여자가 있었는데 로망이 소개하기를 자신의 아내라고 했어. 충격당연히 총각인줄 알았는데쥐스틴은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속으로는 좌절감을 느꼈어. 그런데 그 병원에서 또 다른 지인을 만났단다. 아빠가 앞서 이야기했던 쥐스틴의 욕망의 파트너,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을 만났어. 인사를 했는데, 그 남자는 그 병원의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어. 그런데 느낌으로 보면 그 남자는 쥐스틴과 달리 쥐스틴을 진짜 사랑하는 것 같았어. 얼마 후 엘렌은 결국 돌아가시고 말았어. 그제서야 뤼시앵을 다시 만났을 것 같구나.

….

이제 다시 쥐스틴의 가족들 이야기를 해줄게. 다시 할아버지 아르망의 시점. 알랭과 아네트가 결혼식을 앞두고 아르망은 늘 괴로운 날이었어. 아네트를 볼 때마다 외면해보려 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마음만 아팠어. 방법도 없었어.

스웨덴에서 돌아온 쥐스틴은 할아버지에게 돌직구를 날려 아네트 이야기를 했어. 그러자 할아버지도 거짓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셨단다. 할아버지는 결국 아네트와 몰래 사랑을 나누게 되었고, 아네트도 할아버지를 사랑하게 되어 서로 오랫동안 몰래 사랑했었다고 했어.

쥐스틴은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눠봤어. 할머니 외제니는 쥐스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어. 지금 와서 숨길 것도 없다고 생각했었나 봐. 할머니 외제니와 할아버지 아르망은 어쩌다 결혼한 사이라고 했어. 그래서 아르망이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했어. 그런데 어느 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아르망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건 사랑에 빠진 얼굴이었다는 거야. 아네트와 함께 있을 때 그런 얼굴이 되었다고 했어. 외제니는 한번에 아르망의 속마음을 알게 된 거야. 그리고 교통사고가 있기 전날, 오랜만에 식구들이 모두 아르망과 외제니의 집에 모였어. 그런데 늦은 밤 앨랭이 자신의 아버지와 아내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거야.

앨랭은 충격에 빠졌어. 그 모습을 엄마인 외제니가 바라보았단다. 한참 침대를 비웠다가 새벽에 돌아온 아르망에게서 외제니는 여자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어. 앨랭과 외제니가 하는 태도로 보아 그들이 다 알게 되었다는 것을 아르망도 알았어. 수치심에 몸 둘 바를 몰랐어. 그걸 알면서도 사랑을 막을 수 없었단 말인가. 아르망은 그날 오후에 식구들이 외출하였을 때 자살할 계획을 세웠단다. 한편, 외제니는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 외제니가 아버지로부터 온갖 기술을 배워 차에 대해 잘 알고 있었어. 아네트가 이곳에 올 때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차를 몰고 가서 조깅을 했었어.

그래서 어두운 새벽에 몰래 외제니는 아네트가 타고 갈 차의 브레이크를 고장을 냈단다. 그러나 그날 아네트는 조깅을 하러 가지 않았어. 그리고 이상하게도 쌍둥이들과 며느리들이 그 차를 타고 외출을 하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죽고 만 거야. 외제니는 충격을 받았어. 왜냐하면 그들이 타고 간 자동차는 자신이 브레이크를 고장낸 차가 아니었거든아니, 아닌 것 같았거든어두운 새벽에 비슷한 차종에, 비슷한 색깔의 차를 헛갈린 것인가그러니까 아들들이 그렇게 죽은 것은 모두 자신의 책임이었던 거야. 그래서 외제니 할머니가 몇 번을 자살 시도를 했던 것이란다.

그 사고로 아르망의 자살 계획도 취소할 수밖에 없었어. 일단 사고를 수습해야 하니까..사고를 수습하고 나서는 어린 손주 두 명을 보살펴야 했으니까영화 <노트북> 분위기의 잔잔하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라 생각하면서 읽다가 충격적인 결말에 말문이 막혔단다. 쥐스틴 식구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단다. 쥐스틴이 진실을 알고도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잘 살 수 있을까?

….

그리고 이 소설의 제목과 관련이 있는 일요일에 요양원의 환자 가족에게 거짓 전화를 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지면서 소설은 끝이 난단다.

쥐스틴이 한 이야기를 듣고 면회를 오지 않는 환자들의 식구들이 환자들을 만나러 오도록 전화했다는 것이래선의의 거짓말이었구나. 쥐스틴은 그제서야 이 남자를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했는지 이름을 물어보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이 소설은 쥐스틴의 가족의 비밀 이야기와, 엘렌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전해주고 있단다. 두 이야기가 나중에 가서는 하나로 합쳐지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렇지는 않고 독립적으로 끝맺음을 했단다. 그런데 소설 제목은 그 두 이야기와는 다른 별 개의 에피소드에서 따온 것 같더구나. 그래서 아빠에게는 좀 독특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도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은이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 <비올레트, 묘지지기>도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다.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프로스트 할아버지네 가게에 공책을 사러 갔다.

책의 끝 문장: 이름이 뭐야.


조는 앙드레 부인의 손금에서 그 고기압을 읽어내지 못했다. 그녀에게는 재능이 하나 있다. 손금으로 미래를 읽는 것. 우리 요양원의 입소자들은 주기적으로 조에게 손금을 보인다. 조에 따르면 노인들의 손금을 읽는 건 불가능하다. 그들의 손은 낡은 LP판처럼 긁힌 자국투성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는 노인들의 미래를 지어낸다. - P62

노인들은 도망치지만 어디로 갈지 모른다. 그들은 예전으로 돌아가는 길을 잊었다. ‘그들의 집’은 다달이 오르탕시아 요양원의 거주비를 대느라 매물로 나왔다. 그들의 정원은 텅 비고, 그들의 고양이는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 이제 그들의 집은 그들의 기억 속에서만, 그들 각자의 서가에서만 존재한다. 나는 그 각각의 서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 P62

그동안 그녀는 이 순간을 수천 가지 상황으로 상상해왔다. 낮에, 잠에, 저녁에, 겨울에, 정오에, 일요일에, 여름에. 하지만 그녀가 카페 밖에 있고 그가 안에 있는 이런 상황은 결코 상상하지 못했다. 카페 문을 미는 것이 그가 아닌 그녀가 되리라는 것은. 그녀는 자신이 달려가 그의 품에 안기면 그가 그녀를 안아 올려 빙 돌리고, 그 순간 모든 것이 폭발하여 찬란한 광휘와 환희가 분출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왜 항상 우리가 기대하는 일들은 우리가 그것을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것일까? 왜 모든 것이 결국 타이밍의 문제일까? - P308

그녀가 명언을 남기고 떠났다. 세상엔 사람 수만큼의 새들이 있다. 그리고 사랑이란, 여러 사람이 같은 것을 나누는 것이다. - P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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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책
안나 마촐라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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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얼마 전에 신간 코너에서 알게 된 책, 안나 마촐라의 <비밀의 책>을 이야기해줄게. 책 제목에 이 있어서 책에 관한 소설인줄 알았는데, 책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책이란다. 이 책의 표지에 2025 CWA 골드대거상 수상작이라고 써 있어서 검색을 해보니 영국의 추리작가협회(CWA)가 매년 영어로 발표된 최고의 범죄 미스터리 소설에 수여하는 상이라고 하는구나. 1955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유래가 오래되었구나. 골드대거상이 좀 익숙해서 수상작을 검색해 보니, 아빠가 읽은 책들이 서너 권 있더구나.

아빠가 읽은 책들 중에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리틀 드리머 걸>, 헤닝 만켈의 <사이드트랙>이 골드대거상을 수상했더구나. 지은이 안나 마촐라는 영국의 작가이자 변호사라고 하는데, 그의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된 것은 <비밀의 책>이 첫 번째더구나. , 그러면 <비밀의 책>의 이야기를 해 보자.

 

1.

영국 작가이지만, 배경은 1659년 로마란다. 많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역병이 거의 다 사라지던 시기에 이야기는 시작된단다. 주인공 스테파노는 이제 막 판사가 된 하급판사로 의욕 넘치는 젊은이란다. 그의 가족을 소개하자면 큰 누나 루치아는 얼마 전 남편을 병으로 잃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지내고 있었고, 큰 형 빈센초는 추기경의 비서로 일하고, 둘째 형 브루노라는 사람이야. 두 형 모두 결혼을 했고, 형들은 스테파노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그리고 막내 동생 피오라그리사가 있었어. 막내 동생 피오라그라시의 결혼식 날 아버지의 친구인 주교이자 로마총독 바란초네도 참석했단다. 바란초네는 스테파노에게 어떤 사건을 조사하라는 임무를 주었어. 의욕 넘치는 스테파노는 자신의 명예를 높이고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

최근 젊은 남자들이 죽었는데 이상하게 시신이 썩지도 않고 얼굴은 발그레 홍조를 띠어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했어. 새로운 역병일 수 있으니 조심해서 조사하라고 했어. 물론 범죄사건일 가능성도 있으니 은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단다. 스테파노는 이 일을 젊은 의사 마르첼로와 함께 조사하게 되었어. 스테파노와 마르첼로는 시신을 조사해 보니 콜레라와 증상이 유사하다는 점 이외에 특이사항이 없었어.

최근에 죽은 염색쟁이의 아내 테레사를 찾아가 만났어. 남편인 염색쟁이는 죽기 전에 빚 때문에 감옥에 간 적이 있었는데 감옥에서 병에 걸려 회복하지 못하고 죽었다고 했어. 그가 투옥했던 감옥에도 가보았지만 특이사항이 없었어. 스테파노는 얼마 전에 같은 증상으로 죽은 여관주인의 아내 카밀라도 만나러 갔어. 그 여관주인의 증상을 물어보니 콜레라 증상과 비슷했어. 다만 염색쟁이도 그렇고 여관주인도 그렇고 모두 혼자만 죽고 주변 사람들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전염성은 없는 것 같았어. 스테파노가 사건을 조사하다 보니 1년 전 아버지의 지인이었던 체리 공작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죽은 것을 알게 되었어. 그 동안은 사망자들이 서민층 남자들이었는데 체리 공작은 귀족 가문이었어. 더욱 사망자들의 공통점을 찾기 쉽지 않았어. 스테파노와 마르첼로는 그들의 죽음이 병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독에 의한 죽음일수도 있겠다고 의심했단다. 그들은 모습을 위장하고 독을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어. 그러다가 플라비아라는 창녀가 그런 독을 파는 사람을 안다고 했어. 플라비아는 그들에게 자신이 거래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단다.

...

안나라는 여자가 있었어. 안나는 임신 중이었어. 그런데 안나의 남편 필리프는 안나를 싫어하고 폭행까지 하는 남편이야. 안나는 너무 힘들어서 하루는 고해소에서 신부님께 자신의 이야기를 했단다. 그러자 신부님은 라우라라는 여자를 소개시켜주며 만나보라고 했어. 안나는 고해소 신부가 소개시켜준 라우라를 만나 상담을 했어. 라우라는 안나의 이야기를 듣고 선수치지 않으면 안나와 뱃속아기가 죽을 수 있다면서 먼저 조치해야 한다고 설득했어. 하지만 그 일은 너무 무서운 일이라서 안나는 갈등했단다. 어느 날 남편은 술에 취해 또 안나를 폭행했어. 그런데 남편은 안나를 때리면서 자신이 안나의 아버지를 독살했다는 말을 했어. 남편이 한 말은 술 먹고 실수로 이야기한 것 같은데, 안나에게는 충격적인 말이었어. 안나는 그 말을 듣고 결심하고 라우라를 다시 찾아갔단다.

 

2.

이 소설은 범인이 누구인지 숨기지 않는단다. 하지만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이야기가 전개된단다. 범인 지롤라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지롤라마는 남편과 사별하고 다 큰 아들 둘은 외지에서 살고 있고 집에서는 열네 살 먹은 수양딸 안첼리카와 함께 지냈어. 지롤라마는 산파이자 점술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온갖 약 제조법을 알고 있었어. 물론 독약도 포함되어 있단다. ‘비밀의 책이라 부르는 책에 온갖 약 제조법이 적혀 있었어.

어느 날 라우라가 찾아와 안나의 사연을 이야기해주었어. 안나가 약을 살 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했어. 지롤라마는 안나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아쿠아를 제조하기 시작했단다. 아쿠아는 천천히 효과를 내는 독약이었어. ,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지 알겠지? 지롤라마가 아쿠아를 만들고 라우라가 그 약을 필요한 사람들, 대부분 여자들에게 파는 거야.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파는 것은 아니란다. 남자들의 폭력으로 죽을지도 모르는 여자들을 신중히 선정하여 대상을 고르는 거야.

지롤라마는 자신도 오래 전에 그런 폭력 남편으로부터 벗어나는데 이 약을 사용했단다. 그냥 법이나 경찰 같은 곳에 신고를 하면 되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중세시대에는 그런 일이 거의 불가능했어. 아내는 남편의 소유물로 여겨지던 시기였으니까. 그런데 판매책은 라우라 한 명은 아니고 여러 명이었단다. 스테파노는 플라비아라는 창녀를 이용하여 함정 수사를 통해 아쿠아 판매책 중에 한 명인 반나를 체포했어. 반나의 체포 소식은 지롤라마의 귀에도 들어갔단다.

...

스테파노는 반나를 심문했어. 반나는 화장수를 만들어 파는 것이라고 주장했어. 화장수도 자신이 직접 만든다고 했어. 스테파노는 반나의 집을 수색해서 또 다른 판매책인 그라치오와 마리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제서야 반나는 일정 부분 시인했단다. 하지만 지롤라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 지롤라마는 나머지 판매책인 마리아, 그라치오사, 라우라, 라소르를 소집했어.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책은 없었고, 반나가 이야기하지 않길 바라는 것뿐이었단다. 한편, 안나의 남편은 죽고 안나는 난산 끝에 아기를 낳았단다. 아기의 이름은 아우렐리아로 지었어. 지롤라마가 안나의 아기를 받아주었는데, 반나의 체포 소식과 지금 남편이 죽은 여자들을 체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어. 그러면서 몸조리가 어느 정도 끝나면 도망가야 한다고 말했어.

..

스테파노과 마르첼로는 독약 전문의사를 찾아갔다가 오래 전에 시칠리아에서 유사한 사건들이 발생하여 범인인 토파니아가 처형되었다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당시 연루된 여자들은 모두 처형당했고 토파니아가 가지고 있던 비밀의 책은 결국 못 찾았다고 했어. 그 책을 가진 자가 로마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단다.

스테파노는 이 사건이 독약에 의한 살인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다시 죽은 남자들의 아내들을 만나러 갔어. 다시 염색쟁이의 아내를 만나러 갔더니 그는 사라지고 없었단다. 스테파노는 다른 죽은 남자들의 아내들을 체포했단다. 조사를 해보나 여관주인의 아내 카밀라의 온몸에 상처투성이, 칼자국, 화상 자국까지 있었어.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였어. 그들은 남편이나 아버지, 남자형제들에게 학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 하지만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법적으로 여자들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어.

마르첼로는 그 여자들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고 했어. 하지만 스테파노는 범죄의 초점에 맞춰 수사할 수밖에 없었어. 스테파노는 심문을 해도 아쿠아의 판매자, 구매자 모두 침묵으로 일관했어. 도망갔던 안나도 어린 딸과 도망을 도와준 하녀 베네데타와 함께 체포되었단다. 안나는 자신 때문에 딸과 하녀도 같이 체포된 것에 죄책감이 심했어. 안나는 자신의 딸과 하녀를 석방해주면 아큐아에 대한 정보를 주겠다고 했어. 스테파노는 안나의 조건을 받아들이자, 안나는 자신에게 약을 판 라우라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비밀의 책의 존재도 이야기했고 백합문양의 집에서 약을 제조한다고 이야기했어. 그래서 라우라도 잡혀오게 되었지만 라우라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단다.

 

3.

스테파노는 며칠 전부터 가슴 통증이 생겼는데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았어. 혹시 스테파노도 독에 중독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지롤라마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이 잡혀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양딸 안젤리카에게 아쿠아 제조법을 전수하기 시작했단다.

한편, 처음 이 일을 시킨 로마 총독 바란초네는 수사가 지연된다면서 강제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10일 안에 해결하라고 지시했단다. 스테파노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고문을 사용하기로 했어. 하지만 마르첼로는 고문을 반대하면서 수사를 그만두고 집으로 가버렸단다. 반나는 고문에 이기지 못하고 지롤라마 집의 위치를 알려주어 경찰들이 출동해서 지롤라마를 체포했단다. 지롤라마는 그 전에 아쿠아 제조에 관련된 모든 것을 치우고 화장수와 화장품 재료들만 두고 결백을 주장했어.

감옥에 갇힌 지롤라마는 먼저 잡혀온 판매책들과 구매자들에게 지침을 내렸어. 무조건 결백을 주장하라고 했어. 자백하지 않으면 재판에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어. 그런데 지롤라마의 조수 체카가 배신을 했어. 체카는 지롤라마가 아쿠아를 만들었다는 증거물에 대해 다 제시했어. 스테파노는 바티칸에 방문하여 로마 총독과 교황을 만나 지금까지 진전 사항을 모두 이야기했어. 로마 총독과 교황은 빨리 재판에 넘겨 사건을 종결시키라고 했어.

스테파노는 반나와 약속한 것도 있어서 일부 사람들은 기소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더니 그렇게 하라고 답변을 받았단다. 그런데도 뭔가 찜찜함이 남아 있었어. 왜냐하면 그 여지들도 한편으로는 모두 피해자였거든. 그리고 총독과 교황청의 보호 아래 귀족 여자들은 모두 배제되어 있었거든. 귀족의 명예가 실추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거기에 이 사건에 악명 높은 검사가 할당되었단다.

...

스테파노는 앞서 이야기했던 가슴 통증이 더 심해져서 루치아 누나에게 가서 돌봐 달라고 할 정도야. 스테파노는 지롤라마의 저주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져서 혼수상태까지 빠졌어. 의사이자 함께 조사했던 마르첼로가 와서 스테파노를 진료해보니 지롤라마의 저주와는 무관한, 예전에 앓았던 결핵이 재발한 해서 치료해 주었어. 스테파노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치료를 받는 동안에 재판은 진행되었어.

체포된 사람들 중에 안나를 빼고 모두 교수형이 결정되었어. 사면해주기로 약속했던 하녀 베네데타도 포함되어 있었어. 스테파노는 몸이 회복된 뒤 로마 총독 바란초네를 찾아갔어. 이 사건에 연루된 귀족 여인들은 모두 수사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면서 사면 대상을 늘려달라고 요청했어. 로마 총독은 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스테파노의 제안을 받아들였단다. 결국 스스로 자백한 사람과 증거불충분한 사람들은 사형은 면하고 추방령이 내려졌단다.

스테파노는 교수형 집행 전 지롤라마를 면회할 수 있었는데 지롤라마가 말하길, 루치아도 자신을 찾아와 아쿠아를 사갔다는 거야. 자신을 살려주지 않으면 그 증거를 폭로하겠다고 했어. 스테파노는 큰 충격을 받았단다. 결국 스테파노도 로마 총독 바란초네와 똑 같은 사람이었어. 스테파노도 자신의 누나와 집안의 명예를 보호해야 했어. 결국 뇌물을 써서 교수형 직전에 바꿔치기로 했단다. 누구랑 했냐고? 지롤라마를 배신한 체카. 체카를 약물에 취하게 한 다음 재갈을 물리고 두건을 씌운 후 교수형장으로 데리고 갔어. 사람들은 두건을 쓰고 있는 그를 지롤라마라고 생각했어. 약물에 취하고 재갈까지 물려서 체카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교수형에 처해졌단다. 시신 처리하는 사람한테도 뇌물로 입막음을 했단다. 스테파노도 그렇게 범죄자가 되었구나. 약간은 충격적인 결말이구나. 스테파노를 주인공으로 시리즈물로 만들어도 괜찮은 캐릭터로 생각했는데, 결말을 이렇게 끝내면 스리즈물로 만들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아빠의 생각일 뿐이지…^^ 지롤라마는 수양딸 안젤리카와 함께 길을 떠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중세 시대 핍박 받는 여자들. 그 여자들을 뒤에서 몰래 보호해주려는 사람. 하지만 그 방법이 남편을 죽이는 방식. 법으로 보호할 수 없는 세상에서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던 안타까움. 그렇게 여성 피해자를 보호할 수 없는 법의 테두리에서 범인을 쫓아야 하는 주인공. 하지만 그도 결국 자신의 가족이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법 밖의 선택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이렇게 짧게 이야기하고 말 것을 너무 길게 이야기한 것 같구나^^

골드대거상의 다른 수상작들도 좀 살펴볼까?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돌처럼 단단한 눈매의 천사들이 관을 응시한다.

책의 끝 문장: 그렇게 그들은 계속 나아간다.


그러니 가족도 도와주지 않을 것이고, 법에 호소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안나는 경찰과 법정이 자신을 돕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남편이 하는 짓은 대부분 법적으로 정당하며, 정당하지 않은 일들? 그런 것들은 안나가 입에도 담을 수 없다. 주님 앞에서조차. 로마에서는 어떤 경우 남편은 아내를 죽여도 된다. 순간적인 격정에서 비롯된 행위라면 죄가 되지 않는다. 여자의 생명에는 그 정도의 가치밖에 없다. 아니, 법은 그녀를 돕지 않을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혼인 무효 청구를 할 수 있지만, 변호사를 고용할 돈도 없을뿐더러 그럴 돈이 있다 해도 서류가 도착하자마자 필리프는 그녀를 죽일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누가? 어떻게 빠져나갈 길을 찾을 수 있을까? - P27

"어째서지?" 지롤라마는 옆에서 몸을 말고 있는 고양이에게 묻는다. "로마의 총독은 아내를 죽도록 패거나 아예 죽이는 남자를 벌할 시간은 없으면서, 젊은 처녀의 명예를 짓밟는 남자를 벌할 시간은 없으면서, 어째서 남자 하나는 죽어 나자빠지면 이토록 어마어마한 수사를 벌이고 경찰을 잔뜩 동원해 감옥 하나를 용의자로 가득 채운단 말이냐? 어째서 남자의 목숨이 수레 가득한 여자들의 목숨보다 더 귀중한 것이냐?? - P234

뇌를 쉬게 하고 잠을 청하는 법:
빨간 장미 케이크 하나, 화이트와인 식초 한 숟가락, 달걀흰자 하나, 여성의 젖 세 숟가락을 섞여 가열 접시에 올려 숯불에 데운 뒤 장미 케이크를 접시 위헤 올리고 같이 데운다. 육두구 하나를 케이크 위에 올리고, 두 겹 천 사이에 놓은 뒤, 열기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뜨겁게 하여 이마에 얹는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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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매니저 2
존 르 카레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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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서 존 르 카레의 <나이트 매니저> 2권을 이야기 할게. 1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조너선 파인이 영국정보부의 타겟 로퍼의 신임을 얻게 되면서 마무리가 되었잖니. 오늘은 그 이후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게. 조너선은 로퍼의 손님 자격으로 크리스털 섬에서 지내게 된단다. 로퍼의 부하들 중에 일부는 조너선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는 이들도 있어. 그렇다 보니 조너선은 영국정보부의 레너드 버 요원에게 연락하기가 조심스럽고 어려웠어. 간신히 연락해서 짧은 정보가 주고 연락을 끊을 수밖에 없었어.

로퍼는 조너선을 완전히 신뢰하여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어. 그러면서 자신의 사업 이야기도 스스럼 없이 이야기했단다. 로퍼와 갖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로퍼의 젊은 애인 제드와도 만나게 되는데 좀 불편했단다. 그 불편함의 다른 감정은 사랑이었단다. 조너선이 부상이 어느 정도 낫고, 로퍼는 그를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에게 자신의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어. 그러면서 조너선에게 임무를 주었단다.

위험하긴 하지만 조너선은 로퍼의 비밀정보를 빼와야 했어. 로퍼가 자리를 비웠을 때 조너선은 로퍼의 침실을 통해 사무실에 들어갔어. 그런데 그 사무실에서 정보를 입수하고 다시 침실로 돌아왔을 때 조너선은 제드와 마주치고 말았어.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까? 조너선은 제드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단다. 제드가 다른 말은 하지도 못한 채 당황했단다. 조너선의 순발력일 수도 있었지만, 사실은 진심이기도 했단다.

며칠 뒤 제드는 조너선을 찾아왔어. 그러면서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했어. 제드는 로퍼의 정체를 모르고 그를 따라 이곳에 왔고, 지금은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고 했어. 조너선은 그 이야기를 듣고 승부수를 띄웠어. 조너선은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솔직히 이야기해주었단다. 그리고 소피를 로퍼에게 잃었다는 것도 이야기했어. 이젠 둘 만의 비밀이 생긴 거야. 조너선은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을 것 같구나.

 

1.

한편 영국정보부에서도 조너선의 잠입을 이용하여 바쁘게 움직였어. 1권에서 영국정보부는 로퍼의 변호사 아포스톨을 만났잖니. 그를 비밀리에 만나 로퍼의 정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설득했어. 결국 아포스톨은 로퍼의 범죄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영국정보부를 도와주기로 했단다. 아포스톨은 레너드 버에게 로퍼의 사업 정보를 넘겨주었어.

….

조너선은 이제 로퍼의 신임을 확실히 얻어서 함께 전용비행기를 타고 외국에도 갔어. 마약 거래 현장에도 동석하게 하고, 무기를 테스트하는 장소에도 함께 가서 무기 성능 시험을 하곤 했어.

그런데 어느날 영국정보부에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어. 아포스톨의 정체가 드러나서 살해당했다는 소식이야. 그런데 아포스톨이 죽기 전에 조너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어. 조너선에게도 상당히 위한 상황이구나. 하지만 조너선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어떤 조치를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야. 또 다른 하나의 정보도 입수했는데, 로퍼의 애인 제드가 조너선과 전화 통화량이 늘었다면서 서로 좋아하는 것 같다는 내용이야. 이것도 상당히 위험한 정보였단다.

무기 성능 시험을 마치고 돌아온 길에 조너선은 다른 때와 다른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었어. 몇몇 메모가 로퍼에게 전달되고 그 메모를 본 이후 로퍼는 안색이 변하고 조너선을 대하는 것도 좀 달라진 것 같았어. 로퍼의 최측근 코코란도 뭔가 아는 것 같았어. 조너선의 정체가 밝혀진 것 같은 분위기였단다.

영국 정보부의 레너드 버와 굿휴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함께 고민했어. 그리고 아포스톨의 정체가 발각된 것도 이해가 가질 않았어. 최근에 영국정보부의 활동이 로퍼가 감지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었는데, 아포스톨의 발각은 그것을 확신하게 하는 사건이었단다. 그들은 영국정보부 또는 협력하는 미국의 마약 단속국에 로퍼의 끄나풀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

버는 미국 마약단속국의 던햄을 만나서 한가지 제안을 했어. 로퍼의 무기밀거래 선박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고 있는데 이 선박을 억류하자고 제안을 했어.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선박을 억류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어. 언제 미국이 법적 근거를 따졌다고. 그저 돈만 된다면 트럼프는 그런 법적 근거를 없어도 가능했을 텐데

레너드 버는 함정 수사를 해서 영국정보부에서 활동하는 로퍼의 끄나풀을 찾아낸단다. 로퍼도 예상처럼 조너선이 첩자라는 것을 알게 되어 고문을 가했어. 하지만 조너선은 모진 고문에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면서 자신의 단독 행동이라고 했어. 제드와 관계도 발각된 것 같았어. 조너선은 제드와 관계도 부정했단다. 로퍼는 제드도 불러와 조너선과 관계를 추궁했지만 제드는 조너선을 보호하려는 듯한 발언을 했어. 사랑의 힘은 위대하구나.

한편 영국정보부의 레너드 버는 로퍼의 끄나풀을 조사하다 보니 영국정보부 내부의 부패세력이 엄청 났어. 로퍼를 체포하게 되면 영국 정부의 추악한 비밀과 고위층의 범죄 연루가 드러날 것 같았어. 그들은 비겁한 거래를 하게 된단다. 한편으로는 조너선을 구해주어야 하는 의무감도 있었어. 레너드 버는 로퍼와 협상을 했어. 로퍼가 국제 무기 거래망을 유지해 주는 조건을 걸고 영국정보부와 관계는 비밀로 하고, 조너선과 제드를 풀어달라고 했단다.

로퍼도 이 조건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여 받아들였단다. 그렇게 조너선과 제드는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 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소설을 끝이 났단다. 아빠가 뭔가 잘못 이해를 한 것인가 싶었어. 이 소설에서 주인공의 가장 큰 목적은 로퍼를 잡아들이는 것 아니었나? 로퍼를 그냥 풀어주면서 소설을 끝내다니

지은이 존 르 카레가 전직 첩보원 출신으로 혹시 실제 있었던 경험을 소설로 쓴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구나. 로퍼가 그냥 그렇게 풀려나는 것이 하도 이상해서 이 소설 <나이트 매니저>의 후속작이 있는지 검색해보니 없다고 하더구나. 그냥 이렇게 끝나는 것이구나. 독자들의 예상을 확 빗나가게 하는 결말. 지은이가 그것을 노렸을 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소설은 그렇게 끝.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나이트 매니저>도 한번 보고 싶구나. 그리고 검색을 하다 보니 드라마 <나이트 매니저> 10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왔다고 하는구나. 우리가 좋아하는 톰 히들스턴이 주인공이기도 하니, 더욱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섬은 크리스털쪽과 읍내쪽으로 나뉘어 있었다.

책의 끝 문장: 그러니 행여 쓸데없는 소리 하고 다녀서 멀쩡한 사람 둘 잡기만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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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매니저 1
존 르 카레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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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첩보 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의 소설을 이야기할게. 아빠가 존 르 카레의 소설은 지금까지 네 권을 읽었고, 오늘 이야기할 <나이트 매니저>는 다섯 번째란다. <나이트 매니저>는 두 권으로 출간되었는데, 오늘은 1권을 이야기해줄게. 책 표지에 보면 우리들이 좋아하는 얼굴이 보이는구나. 톰 히들스턴. 이 소설 <나이트 매니저>는 오래 전에 드라마로 만들어졌는데, 톰 히들스턴이 주인공을 맡았다고 하는구나. 그 드라마도 보고 싶은데 우리나라 OTT에서는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더구나. 소설 <나이트 매니저>도 존 르 카레의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첩보에 관한 영화란다. 시대적 배경과 전문 첩보에 관한 상식이 부족해서 소설을 읽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었단다.

소설은 1991 1월 스위치 취리히 마이스터 팰리스 호텔이라는 곳에서 시작한단다. 그곳에 야간 지배인, 그러니까 나이트 매니저는 영국인 조너선 파인이란다. 이 조너선 파인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드라마에서 톰 히들스턴이 연기를 했단다. 조너선 파인은 육 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집트 카이로에서 선원으로 일했는데, 지금은 호텔의 야간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었어. 그날 마이스터 팰리스 호텔에는 거물급 손님이 도착 예정이라서 조너선 파인은 긴장한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단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날 스위스 취리히는 폭설이 내리고 있어서 예정대로 거물급 손님이 올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거물급들은 뭐가 달라도 다른지 그 폭설을 뚫고 호텔에 도착을 했단다. 영국인 사업가 로퍼와 그의 무리들이었는데 모두 열여섯 명이란다. 조너선은 로퍼를 알고 있었어. 카이로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단다. 조너선은 육 개월 전에 카이로에 있는 퀸 네페르티티 호텔에서 일하고 있었어. 그 호텔에 기거하고 있는 사람 중에 소피라는 여자가 있었어. 소피는 퀸 네페르티티 호텔의 주인이자 카이로의 갑부 프레디의 애인이기도 했어.

소피는 조너선에게 기밀서류를 복사해서 금고에 보관해달라고 부탁했단다. 소피는 혹시 자신이 사라지면 그 서류를 오길비에게 전해 달라고 했어. 조너선은 소피 몰래 한 부를 더 복사해서 오길비한테 전해 주었단다. 그 문서에는 카이로 갑부 프레디와 디키 온슬로 로퍼가 불법으로 무기를 거래하는 내용이 있었어. 소피가 오길비에게 정보를 주려고 했던 것 같아. 사실 오길비는 영국정보부 소속의 첩보원이었어. 그런데 프레디는 소피가 자신의 서류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었다고 의심하고 다그쳤단다. 소피에게 폭력까지 써가면서 진실을 말하라고 했어. 프레디는 그 일로 로퍼에게 신뢰를 잃었다면서 크게 화를 냈어.

소피는 얼굴에 피멍이 든 상태로 조너선을 찾아왔어. 조너선은 사실 소피를 마음에 품고 있었단다. 조너선는 소피를 데리고 룩소르에 숨겨 주었는데, 며칠 뒤 소피는 살해된 채 발견되었단다. 조너선은 오길비를 찾아가 정보원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고 크게 화를 냈지만, 죽은 소피는 다시 돌아올 수 없었어. 조너선은 소피가 죽고 나서 카이로를 떠나 취리히에 온 것인 것인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소피를 죽인 자들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았어.

 

1.

그 일이 있고 나서, 영국정보부 소속의 버와 굿휴는 조너선을 섭외하기로 했단다. 버는 취리히에서 호텔 지배인을 하고 있던 조너선을 찾아와 무기밀거래상인 로퍼를 잡는 작전인 림페트 작전을 설명하면서 자신과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했단다. 그렇게 조너선은 영국정보부의 스파이로 일하게 되었단다. 조너선은 잭 린덴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기로 했어. 조너선의 임무는 로퍼의 조직에 들어가는 것이었어. 쉽지 않은 임무로구나.

조너선은 로퍼가 의심하지 않게 하기 위해 좋지 않은 이력을 쌓기 시작했단다. 조너선, 아니 잭 린덴은 랜즈엔드 외곽에 선원인 척하면서 지냈어. 그것에서 호주인이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와 동시에 잭 린덴이 사라져서 경찰은 잭 린덴을 용의자에 올렸단다. 이것은 버의 지시로 일부러 수배자가 되기 위한 작전이었어. 조너선은 캐나다 퀘벡의 에스페랑스라는 작은 어촌으로 갔단다. 그는 그곳에서는 자크 보르가르라는 가명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좋지 않은 일들에 연루되어 확실히 신분 세탁을 했단다. 조너선은 호텔에서 일해서 그런지 요리를 잘 했단다. 그는 에스페랑스에서 지내면서 요리사로 일하기도 했어.

….

영국 정보부 소속의 버는 미국 마약 단속국 스트렐스키를 만났어. 스트렐스키는 로퍼를 불법마약거래 건으로 추격하고 있다고 했거든. 버와 스트렐스키는 함께 로퍼의 변호사 아포스톨를 만났어. 아포스톨은 로퍼를 사업가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이를 듣고 있던 스트렐스키는 화를 내면서 로퍼는 무기와 마약을 불법으로 거래하는 사랑이라고 큰소리 쳤단다.

조너선이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로퍼 일당이 주최하는 파티에 요리사로 일하게 되었어. 그런데 그 파티에서 소동이 하나 일어났단다. 불한당들이 로퍼의 어린 아들 다니엘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했어. 이때 조너선이 몰래 그들의 뒤로 다가가 잽싸게 제압하고 다니엘을 구출하는 일이 있었어. 조너선 자신도 부상을 입었지만 다니엘은 안전하게 구출했단다. 사실 이 일은 영국정보부가 꾸민 일이었단다. 이 소동으로 로퍼도 그 자리에 와서 조너선을 봤는데, 스위스 호텔에서 만났던 것을 기억해냈단다.

조너선은 이런 저런 일로 캐나다까지 도망 오게 되었다고 했어. 이 납치 사건으로 로퍼는 조너선에게 신뢰를 갖게 되었단다. 조너선은 부상을 입어서 며칠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가 로퍼의 초대로 로퍼의 섬에 와서 지내게 되었어. 로퍼는 자신의 측근인 코코란에게 조너선의 뒷조사를 하게 했고, 잭 린덴으로 신분 세탁을 제대로 해서 로퍼는 잭 린덴에 대해 의심할 부분을 찾지 못했어. 로퍼는 자신의 아들을 살려준 잭 린덴, 즉 조너선을 신뢰하고 자신의 섬에 머물면서 쉬라고 했단다. 조너선이 구출한 로퍼의 아들 다니엘도 조너선을 잘 따랐단다.

여기까지 대략적인 <나이트 매니저> 1권의 이야기란다. 더 많은 에피소드들도 있었지만, 아빠의 기억력이 좋지 않아 정확하지 않고, 몰라도 전체 흐름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뺐단다. 조만간 <나이트 매니저> 2권에 대한 이야기해도 해줄게.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1991 1월 어느 눈 덮인 저녁, 취리히에 있는 마이스터 팰리스 호텔의 영국인 야간 지배인 조너선 파인은 안내 데스크 뒤 사무실에서 나와 유명 인사의 때 늦은 도착을 환영하기 위해 전에 없던 기분에 사로잡혀 로비를 지키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너무 작게 속삭여서 굿휴도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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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륵 평전 - 105년 만의 귀환
박균.정규화 지음 / 이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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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아빠가 얼마 전에 이미륵 님의 <압록강은 흐른다> 독서편지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미륵 평전>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게. 이 책은 박균 님과 정규화 님 공저란다. 2010년에 초판이 나왔고, 2025년에 개간본이 나왔는데, 아빠는 2025년 개간본으로 읽었단다. 15년 사이에 공동저자이자 평생을 이미륵 님과 그의 작품들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하신 정규화 님께서 고인이 되셨고, 이미륵 님은 고국을 떠난 지 105년만인 2024년에 비록 유해이지만 우리나라로 돌아오셨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이 책의 부제를 <105년 만의 귀환>으로 하셨구나. 더욱 뜻 깊은 개간본이 된 것 같다.

아빠가 이 책을 보고 유튜브로 이미륵 님을 검색해 보니, 옛날 영상이긴 하지만 몇몇 다큐멘터리가 있어서 찾아 보았단다. 그 영상에는 앞서 이야기했던 고 정규화 교수님이 등장하는데, 정말 이미륵 님을 세상에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신 것 같더구나. , 그럼 이미륵 님이 어떤 삶을 사셨는지 간단히 이야기해볼게.

 

1.

이미륵의 본명은 이의경으로 미륵이라는 이름은 아명으로 이미륵의 어머니가 딸만 셋만 낳고 절에 치공을 드린 후 낳은 아들이라서 아명을 이미륵으로 했다는구나. 이 책에서는 본명 이의경과 아명이자 필명인 이미륵을 모두 사용했지만 아빠는 이미륵으로 통일해서 이야기를 할게. 이미륵은 1899 3 8일 황해도 해주군에 태어나셨어. 그의 삶에 대한 읽다 보면 얼마 전에 읽은 그의 자전적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에 대한 내용과 겹치는 내용이 많단다.

이미륵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이동빈의 뜻에 따라 서당에서 한학 공부를 했단다. 하지만 나라 정세는 급격하게 기울고 있었어. 너희도 역사를 배웠으니 190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암울한 역사들을 알고 있겠지. 어느 날,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1910년부터는 신식 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었어. 이미륵의 아버지는 회복을 하시고 다시 안 좋아지기를 반복하다가 1913년에 돌아가시고 말았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결혼을 시키려고 했는지, 이미륵은 11살 나이에 결혼을 했단다. 결혼 후 7년 만에 딸을 얻었지만 세 살 때 그만 죽었다고 하는구나.

1917년에는 독학해서 경성의전에 합격하여 의학 공부를 시작했단다. 의대를 다니던 1919 3.1운동에 참가했다가 수배령이 내려져서 고향으로 피신했고,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망명하여 유럽에 가서 공부하라고 하셨어. 그렇게 그는 중국 상하이로 갔단다. 유럽 유학을 준비하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대한적십자사에서 간호사를 육성하는 일을 맡았단다. 그리고 1920 4월 여권을 발급받고, 1920 5월 상해를 출발하여 유럽에 도착하게 된단다. <압록강은 흐른다>에서 이야기했듯이 함께 유럽에 간 안봉근의 도움으로 그는 독일 남부 뷔르츠부르크에 있는 뮌스터슈바르차하 수도원에서 지냈어. 뮌스터슈바르차하 수도원을 검색해보았더니 아직 있더구나. 그곳에서 지내다가 1922년 뷔르크부르크 대학교에서 의학 공부를 시작했단다. 하지만 낯선 언어로 하는 의학 공부는 쉽지 않았어. 당시 독일 남부 지역에는 수십 명의 한국 유학생들이 있었다는구나. 생각보다 많은 숫자로구나. 그런데 친일파의 자식들이 많이 있었다고 하는구나. 이미륵은 한국에 이어 독일에서 공부했던 의학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뮌헨 대학교에서 생물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단다.

1927년 유덕학생회(옛날에 독일을 덕국이라고 불렀는데, 유덕 학생회는 덕국에 있는 학생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구나.) 소속의 이극로가 연락을 해왔단다. 세계 피압박 민족 결의 대회에 조선 독립을 의제로 제출하려고 한다고 했어. 이극로, 김법진, 이미륵은 함께 <한국의 문제>라는 글을 써서 세계 피압박 민족 결의 대회에 제출했지만, 안타깝게도 부결되어 안건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하는구나.

1927년 하반기, 이미륵은 알 수 없는 신열로 고생을 했다는구나. 오랜 타지 생활로 몸에 탈이 난 것이 아닐까 싶구나. 그는 스위스에서 세 달 동안 요양을 하고 치유가 되어 다시 뮌헨으로 돌아왔어. 다시 뮌헨으로 돌아와서 로자 마우러라는 여자와 만나 교제를 했다는구나. 그런데, 나중에 로자는 나치의 육군부대에 들어가 통역사로 일하면서 멀어졌다고 하는구나.

생물학을 전공하던 이미륵은 1928재생이라는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발표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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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의경은 강인한 생명력이란 결국 에 대한 항구적이고 독자적인 재생 의지에 달려 있음을 인식했다. 살아남은 개개의 객체들이 때로는 잘려나간 부위를 때로는 상처 입은 부위를 스스로 복원시켜 생명을 연장하였고, 자율적인 복원 능력을 상실한 것들은 결국 도태되고 소멸해버리고마는 진정한 생명의 원리를 의경은 오히려 생물학의 연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는 작고 보잘것없는 생명체의 놀라운 재생력에서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생의 신비에 감동했다. 그것은 단지 실증적 실험의 결과로써 뿐 아니라, 그 속에 깃든 생의 본질을 직접 볼 수 있게 하는 특별한 경험세계였고, 의경은 바로 그 본성에 포진해 있는 다양한 변화의 가능성과 그 실재를 재생의 의미로 정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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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이미륵은 직업을 바로 가질 수 없어서 가난하게 지냈단다.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면서 지냈단다. 그러다가 친구의 소개로 자일러 박사의 초대를 받았어. 자일러 박사와 식구들은 이미륵의 서예와 동양 철학에 매료되었단다. 특히 자일러 박사의 아내가 감동을 많이 받아 이미륵에게 잘해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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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07)

한국의 지성인들은 대부분은 아주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습자를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서체를 획득하게 됩니다. 그것은 개개인이 지향하는 정신적 이데아를 미적인 것으로 표상하는 하나의 도구였습니다. 사람들은 개성을 담은 서체로써 그때그때 강하게 혹은 유연하게 자기 사상을 표출하기도 하고, 동시대인과의 예술적 세계관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서예는 그 자체로 한국의 전통문화입니다. 그것은 나를 한국인으로서 살아가게 하는 생명의 원동력이면서, 동시에 언제 어디서든 나의 영혼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게 하는 예술혼의 원천이지요. 사람들은 가장 독특하면서도 난해한 글자체인 초서로 운()에 갇혀 있는 시 문학을 아주 자유분방하고 추상적인 회화예술로 바꾸어 놓지요. 붓은 나 자신을 아주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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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이미륵은 자일러 박사의 가족과 연을 이어가 그의 집에서 지냈단다. 자일러 박사 부부는 이미륵을 양아들이라 생각하고 지원해주었어. 이미륵도 이때부터 오랫동안 타지의 불안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해.

 

2.

이미륵은 1931년부터 단편 소설을 비롯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대.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를 소재로 한 소설 등을 썼어. 그리고 한국의 종교와 사상 등을 발표하여 우리나라를 독일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어. 독일에서는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에 대해 알게 된 사람들도 생기게 되었지. <압록강은 흐른다>의 첫 번째 이야기 <수암과 미륵> 1935년에 발표했어. 이때부터 필명을 이미륵이라고 했다고 하는구나. <수암과 미륵>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의 삶을 독일어로 소개를 했단다. 한국 역사뿐만 아니라 중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독일 사람들을 위해 중국어 사전도 편찬하려고 했는데 독일어를 잘하는 중국인을 찾기 어려웠다고 하는구나.

1942년에는 <어느 한국인의 유년에 대한 회상>을 발표했어. 그 즈음 이미륵은 1927년 뮌헨 대학에서 철학 강의를 가르쳤던 스승 쿠르트 후버 교수를 다시 만났어. 쿠르트 후버 교수는 동양 사상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이미륵과 교류를 하면서 동양 사상에 대한 공부를 했단다. 그런데 쿠르트 후버 교수가 나치에 저항하는 비폭력 저항 단체 백장미에 참여를 했다가 발각되어 잡혀간 뒤 처형당하고 말았단다. 이미륵은 그의 가족을 위로하고 그를 기리는 글을 쓰기도 했단다. 그런 행동은 나치에게 끌려갈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이었어.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와 나눈 정()이 아니겠니..

이미륵은 유년 시절부터 독일에 정착할 때까지의 소재로 쓴 단편소설들을 모아서 1944 <압록강은 흐른다>라는 제목으로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된단다. 당시 세계 2차 대전의 말기로 세상이 어려운 시절이라서 그런지 바로 출간되지 못하고 전쟁이 끝난 뒤인 1946 5월 출간되었다고 하는구나. 책이 출간되고 독일 문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어. 인간성이 말살된 전쟁이 끝난 뒤 출간된 <압록강은 흐른다>는 인간미가 풍부하면서 신비한 동양의 이야기였단다. 책이 출간된 지 삼 일만에 한 매체에서 시작된 좋은 평가는 계속 이어졌단다. 그러면서 <압록강은 흐른다>는 독일 세계에서 유명해졌어. 책을 통해 그려진 고귀한 문화를 가진 한국을 알렸고, 일본의 야만성을 폭로했단다. 독일 여러 매체들에서 책에 대한 리뷰는 이어졌단다.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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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205)

독일에서 이름난 잡지와 지역신문에서 연이어 화려한 찬사의 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책은 매혹적인 삶으로 충만한 낯선 문화의 먼 나라 신비로운 이야기일 뿐 아니라, 마지막 행에 이르러 깊은 감동으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의 고국 땅에서 나온 큰 울림이다. 그곳에서 모든 것은 격정과 힘을 얻는다. 우리는 작가가 고향이라고 말하는 동양의 신비한 나라, 수천 년 동안 유지해온 심오한 정신과 본성 그대로의 순수성을 강탈했던 일본 군대의 포악성에 밤새도록 생각의 끈을 놓지 못했다. 이미륵의 어린 시절은 아버지의 유산으로 울쳐 있었고, 부유하게 태어난 그의 정신적 기질은 비슷한 성향을 지닌 중국의 문화를 섭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 그는 그때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어가게 된다.(…)

그는 자신의 이별이 그토록 오랜 세월 계속될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독일에서 학업을 계속했다. 그리고 이곳 독일에서 제2의 고향을 찾았다. 그러나 그의 가슴은 늘 연평도와 고요한 송림, 고향의 언덕, 그리고 한국에 두고 떠나온 사랑했던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너무도 섬세하고 순수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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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가 성공하면서 이미륵은 그 뒷이야기들을 준비했단다.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가 널리 유명해지면서 독일에서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제대로 된 전문가는 부족했어. 그래서 이미륵은 해니쉬 교수의 추천으로 1947년 뮌헨 대학에서 동양학과 교수로 일하기 시작했어. 한국에 대한 강의도 하고 한국어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어 문법>을 저술하기도 했단다. 동양 철학도 강의했는데 특히 <맹자>를 자세히 가르쳤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한시를 번역하여 소개했어. 그에게 배운 제자들 중에는 나중에 뮌헨대학의 동양학부 교수가 된 사람들도 있었어. 그가 계속 독일에서 우리나라를 알리는 일을 하면 좋았을 텐데, 하늘은 그를 가만 두지 않았단다.

1950 1월 갑자기 심한 발작과 통증이 찾아왔어. 병원에 갔더니 위암이라고 했단다. 수술을 하고 나서 요양소에서 지냈어. 양어머니 자일러 부인과 제자 애파가 병상을 지켰어. 하지만 그는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1950 3월 자택에서 세상을 등졌단다. 너무 갑작스런 죽음이구나. 그의 작품을 사랑했던 많은 독일인들이 이미륵을 추모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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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이미륵은 절대 자유의 신봉자였다. 그는 오늘날의 교육이 개성을 억압하고 획일화시킨다고 인식했다. 그는 부모가 원하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주입하고 있고, 아이들은 스스로 지식을 깨우치기보다는 부모가 숟가락으로 떠넘겨주는 것을 떠받아 먹고 있다고 보았다. 그는 아이들에겐 자유가 필요하고, 그 자유를 통해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충분히 쉬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론과 정치적 주제 포스터가 생을 구원하고 치유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오직 인간 영혼의 가장 내면적인 가치를 울리게 했을 때 삶을 구할 수 있게 되고, 치유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역설했다. ‘인간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내적인 것으로부터 일어나야 하고, 의사는 피딱지와 오물딱지를 씻겨줄 뿐, 진정한 치유는 자기 속으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 아물 때까지 내버려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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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독일 펜클럽 부회장인 리하르트 프리덴탈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어. 그 때 그는 시간을 내어 이미륵의 누나 이의정을 만나 이미륵의 독일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고 하는구나. 이 책의 지은이 정규화 교수 등은 이미륵을 한국에 알리기 시작했고, 그의 독립 운동과 한국을 독일 세계에 알리는 공로를 인정받아 1963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고, 1990년에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단다.

이미륵이 우리나라를 떠난 것은 1919, 우리나라 나이로 스물한 살. 고국에 돌아오고 싶은데 돌아오지 못한 채 인생의 절반 이상을 타국에서 지내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구나. 이미륵은 고향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글로 표출하신 것 같구나. <압록강은 흐른다>는 전쟁이 끝난 1946년 삭막한 독일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를 해주었단다. 어떤 평가는 1946년의 최고의 독일 문학은 한국 사람이 독일어로 쓴 작품이라는 극찬도 있었다는구나.

<이미륵 평전>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이미륵 님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읽었는데 그때마다 가슴에 콱 막히는 느낌이었단다. 그런 감정들이 쌓여 병이 생기신 것은 아닌가 싶구나. 얼마 전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의 500번째가 출간되었는데 바로 이미륵 님의 <압록강은 흐른다>라고 하는구나.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알아주고 <압록강은 흐른다>를 읽었으면 좋겠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2024 11 14일 이른 아침 시간, 독일 뮌헨 근교의 작고 조용한 도시 그래펠핑의 공원묘지.

책의 끝 문장: 1996년에 발간된 압록강은 흐른다의 서문을 이미륵의 애제자였고, 훗날 뮌헨대학교에 봉직하던 Wolfgang Bauer(1930~1997) 교수가 써줘서 더욱 돋보였다.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세례를 받았고, 오직 이 종교만을 추종했다. 그들은 다른 모든 가르침을 그릇된 교리라고 비난했다. 그들은 미신이니, 우상숭배이니 하는 말들을 했고, 사람들을 기독교와 이교도로 신앙인과 비신앙인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진리라는 것이 오직 하나의 가르침에만 주어져야만 한다고 했다. 정말 새로운 개념 "종교"가 나타났다! 이후 사람들은 구교인지 아니면 신교인지 둘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물었다. 기독교인들은 한국 땅에서 자신들의 선교 임무를 수행해나갔다. 그들은 기독교 학교를 설립했고, 시민들을 교육하였다. 그들은 이 땅의 모든 우상 숭배자들을 몰아냈고, 당목을 베어냈고, 미신적인 종이형상과 신모(神帽)를 불태워버렸다. 새로운 가르침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곳곳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 P125

늘 신을 향한 믿음 속에서 성장해온 한국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 개의 낯선 종교들을 받아들였다. 중국의 유교, 인도의 불교, 팔레스티나의 기독교가 그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이 모든 종교를 숭상했지만, 오히려 그 낯선 객들이 서로 화합하려 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서로 싸우고 또 서로를 무너뜨리려 했다. 그런데 그런 종교들마저 이젠 유물론에 위협을 받고 추방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 종교들이 언제 이 땅에서 유기될지, 또는 어느 하나가 다른 것들을 정복하게 될지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오늘날까지 한반도에서는 단 한 번도 종교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 다행스러울 뿐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 민족은 그들의 땅에 들어온 모든 가르침에 감사하지 않았던가. 유교에서는 도적적 질서를, 불교에서는 절제를, 기독교에서는 이웃사랑을 배웠다. 그런데 유물론을 통해서는 무엇을 배워야 한단 말인가?
- P127

"창공의 어두운 벨벳 속에 박혀있는 작은 은빛 점으로 빛나고 있는 허공의 별을 가리키며, 서양 사람들에게 저 별들은 아득히 먼 별 무리 어딘가에 있는 Altair와 Wega이지요. 두 별은 저기 하늘에서 서로를 바라보고는 있지만, 자존심이 강한 청년별과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소녀별은 서로를 찾을 수도 만날 수도 없지요. 그것은 두 성좌 사이에 바로 강물이 놓여 있기 때문이겠죠. 그 두 별 사이에 있는 너무도 광대한 은하수, 우리 고향에선 그 희뿌연 우윳빛 길을 은하수라고 부르지요." - P142

"그는 결코 우리 곁을 떠난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 같다. 한국인 이미륵의 내면 깊숙이 깃들어 있었던 그의 사상과 그의 유산들. 그것은 지혜의 단편이고, 동양의 질서이고, 조화이며, 신의 장소이다. 꽃잎의 그림자는 꽃잎 아래 드리우고, 강줄기는 강바닥 속에서 결코 넘치는 일이 없으며, 밤을 배회하는 사람의 길 위에 뜬 달과 저 멀리 떠난 친구를 기다리며 잠들지 못하는 책상 위의 갓등도 그대로이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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