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인간의 시대
최평순.EBS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팀 지음 / 해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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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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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을 것을 본단다. 이번에도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알게 된, <인류세: 인간의 시대>라는 책을 읽었어. 인류세. 이것은 최근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란다. 왜 이런 용어가 생겨난 것일까.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크게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이렇게 구분하고, 그 아래 세분하여 ‘~~이렇게 끝나는 것으로 구분한단다. 쥐라기, 백악기 등여기까지는 많이 익숙하구나. 학교에서도 배우고 그랬으니 말이야. ‘~~아래 더 세분하여 구분하는 것이 있는데, ’~~라는 말을 이용한단다. 한자어로 세상 세()를 사용해. 예를 들어, 1만년전부터 현재까지는 홀로세라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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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인류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식 지질시대인 홀로세(Holocene)를 우선 알아야 한다. 홀로세는 빙하기 이후 지금까지의 비교적 따뜻한 시기를 말하며, 1만 년 가량의 시간에 해당한다. 홀로세는 전부를 뜻하는 그리스어 ‘Holos’에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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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몇 학자들이 홀로세는 이제 마치고, 인류세라는 말을 사용하자고 주장했어. 아빠가 인류세라는 단어를 최근에 많이 봤다고 했잖아.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해보면 책도 여러 권 검색이 된단다. 아빠는 이 인류세라는 말을 지구 환경을 망쳐 놓은 인간들의 세상을 비유해서 쓰는 말인 줄 알았어. 그런데 실제 지실 시대의 한 구분으로 사용하려고 한다는구나. 그렇다고 좋은 뜻으로 붙여진 이름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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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는 2000년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 지권-생물권 프로그램(IGBP)’ 회의에서 처음 인류세 개념을 제안했다. 당시 회의에서 자꾸 홀로세가 언급되는 것에 굉장히 언짢아하던 파울 크뤼천이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홀로세를 살고 있지 않아요.” 놀란 동료들이 그럼 무슨 시대냐고 물어보자 크뤼천은 알맞은 단어를 찾으려 했다. 그리고 잠시 뒤 그의 입에서 ‘Anthropocene’, 인류세가 튀어나왔다. 인류세가 공식 석상에서 처음 쓰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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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1. 인류세가 지질학, 층서학적으로 실재하는가?

2. 1950년대를 인류세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가?

두 안건 모두 위원 34명 중 29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인류세가 정식 지질시대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소식이었다.

인류세실무그룹은 인류세를 정식 지질시대로 인정하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2021년까지 국제층서위원회에 전달하기로 결의했다. 이 제안서가 국제층서위원회와 국제지질학연합에서 통과되면 인류세가 공식화된다. 우리의 이름 인류가 지질연대표에 새겨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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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류가 멸망하고, 먼 미래에 외계인이 지구를 들렀다면, 그들은 아마 다르게 이 시대를 해석할 것 같구나. 외계인들이 지구를 와서 오늘날의 지층을 분석한다면 인간이 아닌 다른 뼈를 잔뜩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것은 바로 닭뼈. 그래서, 외계인들은 이 시대를 닭의 시대로 기록할 것이라고 하는구나. 우리도 닭을 좋아하는데, 아마 닭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지금도 230억마리의 닭들이 살고 있다고 하는구나. 살고 있는 닭들만 그렇고, 일년에 죽는 닭들이 그것보다 두세 배 많다고 하는구나. 모두 인간들이 먹기 위해서 말이야. 고생대의 대표적인 화석은 삼엽충, 중생대는 암모나이트. 홀로세의 대표적인 화석은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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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고생대의 대표적 화석은 삼엽충, 중생대는 암모나이트다. 멀지 않은 미래에 우주의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지금 시대의 어떤 화석을 발견할까?

현재로서는 닭 뼈가 유력한 후보다. 동 시간대에 77억 인구가 약 230억 마리의 닭과 함께 살아간다. 사람 한 명당 닭 세 마리꼴이다. 2008년에는 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해 약 1000만 마리의 식용 닭이 살처분돼 매립되기도 했다. 그럼 그 뼈들은 어떻게 될까? 썩거나 화석이 된다. 닭 뼈는 산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보통은 잘 썩지만, 매립지 환경은 산소가 별로 없기 때문에 화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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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 인류세는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몇몇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콘크리트, 플라스틱, 치킨, 미세먼지, 도시, 기후변화, 대멸종, 그리고 신종 전염병. 고개가 끄덕여지더구나. 그런데 행복함을 느끼는 단어가 하나도 없구나. 모든 것들이 생명체들을 죽이는 것들뿐이니 말이야.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되었어. 그 어느 때보다 사라지는 생명체의 종수가 많다고 하는구나. 아빠가 예전에 다른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금은 여섯 번째 대멸종 시대를 살고 있단다. 대멸종의 원인은 인간그렇게 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인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빠는 솔직히 부정적으로 생각한단다. 단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부디 가능한 오래 버티면 좋겠다, 바라고 있을 뿐이야.

….

앞서 이야기한 인류세를 나타내는 단어들 중에 플라스틱에 대한 내용이 슬프더구나. 오래 전 인류가 사용한 기구로 시대를 구분하기도 했어.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이렇게 말이야. 그러면 오늘날은? 오늘날은 바로 플라스틱기 시대라고 이야기하는데, 부정할 수가 없구나. 하루에도 플라스틱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없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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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147)

인류의 운명을 바꾼 돌, 청동, 철처럼 플라스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생산되며 현대 문명을 접수했다. 현 시대는 지질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류세, 문명사적으로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이은 플라스틱기() 시대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며 누르는 자판, 노트북 본체, 마우스, 전원선, 스탠드 조명, 의자 바퀴까지 모두 플라스틱 소재가 포함돼 있다. 현대인이라면 하루 최소 한 번 이상은 플라스틱을 쓰게 되고, 둘러보면 어디에나 하나쯤은 보일 정도로 생활 반경 안에 널려 있다. 플라스틱은 공기 같은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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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유해성은 이제 많이 알려져 있단다. 하지만 그보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버릴 수 없으니, 유해성을 알지만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사용할 수밖에 없구나. 그 많은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는가? 대부분이 바다로 흘러간다고 하는구나. 플라스틱이 완전히 썩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그것을 태우려고 해도 좋지 않은 물질들이 나오고, 재활용을 해야겠지만, 생각만큼 재활용되는 양이 극히 적다고 하는구나. 사람들이 많이 분리 수거를 하지만 분리해서 버리는 것이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은 정말 적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많은 플라스틱은 바다로 모이게 된단다. 해류에 의해서 한 곳에 모이게 되어 거대한 쓰레기 섬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그 섬들이 여기저기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플라스틱을 먹이인줄 알고 죽은 바다 생물체들의 이야기그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이 눈에 보이지 않게 분해되어,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바다에 떠 다니고, 그것을 바다 생물이 먹고, 먹이사슬을 거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의 몸 속에 들어가게 된단다. 우리들 몸 속에도 많이 들어 있을 것 같구나. 그것이 우리 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 채모르고 사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구나. 알면 알수록 불편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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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가장 섬뜩한 점은 미세플라스틱이 어류, 야생동물, 그리고 인체에 머물면서 해당 종에 미치는 유해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처드 톰슨 교수가 미세플라스틱의 존재를 밝혀낸 지 겨우 15년 정도. 플라스틱을 먹으면 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알아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따져보면 플라스틱이 발명된 지 대략 150, 본격적으로 사용된 지는 60~70년 남짓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아직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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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류세의 또 다른 특징 기후 변화. 아빠가 이건 여러 번 이야기해서 자세히는 하지 않을게. 다만 이런 기후 위기를 다들 알고 있지만, 그 위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는 것에 안타깝구나. 정말 답은 없는 것인지. 미세 먼지가 잔뜩 낀 날 세상을 보면 세상이 망할 것 같은 풍경이란다. 디스토피아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을 요즘은 실제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고 있단다. 지구가 금성처럼 변해가고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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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인류세는 생물권, 수권, 암석권, 대기권 등 지구를 구성하는 여러 권역에서 인간의 활동이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다. 그중 대기오염처럼 도시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대도시에 살면 생물다양성이 감소해도 잘 모르고, 정수된 물을 사용하며, 여름 휴가 기간에나 산성화된 바다로 놀러 간다. 변하고 있는 지구 현장을 외면하기 쉬운 생활 방식 속에서 어떻게 해도 차단되지 않는 것이 공기다. 지금의 국가 정책과 생활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미세먼지 재앙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마스크를 쓰거나,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틀어놓는 정도다. 금성에 간 우주인도 비슷할 것이다. 선체 안에서만 편하게 숨 쉴 뿐 밖으로 나갈 때는 기능성 헬멧을 착용해야만 한다. 더 나아질 길이 있음에도 우리는 점점 금성 같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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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아빠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데, <, , >로 유명한 재레드 다이어몬드 교수는 희망을 이야기하더구나. 그의 말을 믿어보고 싶더구나. 이 아름다운 지구를 후손들에게 전해주어야 하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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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이 질문은 2020년의 현대 문명을 살아가는 77억 지구촌 사회에도 적용된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기후 변화를 일으키거나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우리는 어떤 일들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불러와요. 우리는 의도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지구를 더 바꾸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강력하고 우리의 행동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낳는 것이죠. 인간은 오늘날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종이에요. 역사상 존재했던 그 어떤 종보다 강력한 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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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다큐멘터리가 2019년에 3부작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구나. 그 때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던 시절이었어. 2021년에 다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포함하여 방송횟수가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 싶구나. 이 다큐멘터리는 국내외에서 많은 상도 탔다고 하는구나. 아빠도 한번 찾아서 봐야겠구나. 슬프겠지만 말이야. 인류세 싫다.


PS:

책의 첫 문장 :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사실 우리는 21퍼센트의 산소와 78퍼센트의 질소로 구성된 대기 안에서 살아간다.

책의 끝 문장 :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우리는 인류세를 살고 있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돌, 청동, 철처럼 플라스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생산되며 현대 문명을 접수했다. 현 시대는 지질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류세, 문명사적으로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이은 플라스틱기(器) 시대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며 누르는 자판, 노트북 본체, 마우스, 전원선, 스탠드 조명, 의자 바퀴까지 모두 플라스틱 소재가 포함돼 있다. 현대인이라면 하루 최소 한 번 이상은 플라스틱을 쓰게 되고, 둘러보면 어디에나 하나쯤은 보일 정도로 생활 반경 안에 널려 있다. 플라스틱은 공기 같은 존재가 됐다.-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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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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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유명한 가즈오 이시구로 님의 책을 읽었단다. 2017년 당시 노벨 문학상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아빠는 들어보지 못한 일본 사람이 노벨 문학상을 탔네, 이런 생각을 하고 기사를 읽어본 기억이 있구나. 기사를 읽어보니 어렸을 때 영국으로 이민 간 영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노벨 문학상 수상을 하게 되면, 출판계에서는 그 작가에 대한 노벨상 특수로 매출이 올라가곤 하는데, 가즈오 이시구로 님의 책들도 그렇게 한 동안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었던 기억도 있구나. 당시 아빠는 딱히 끌리지 않아서 읽지는 않았어.

그런데 얼마 전에 아빠가 자주 보는 북플이라는 알라딘 책 어플에서, 가즈오 이시구로 님의 <나를 보내지 마>라는 책이 자주 언급이 되었고, 좋은 평이 있어서 뒤늦게 읽어보게 되었단다. 평이 좋고, 재미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서 리뷰나 책 소개는 거의 읽지 않았단다. 지금 생각해보니 리뷰나 책 내용을 아마 읽었을 수도 있겠다 싶더구나. 다만 아빠의 순삭 기억력으로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다 지워져서 기억을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아무튼 무엇이든, 아빠가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책의 내용을 전혀 몰랐어. 그래서 책 중간 정도에서 나오는 반전의 재미가 더했던 것 같구나.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 조금 있다가 알려줄게.


1.

주인공이자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이는 캐시 H라는 서른 한 살 여자였어. 11년 넘게 간병사라는 직업으로 일하고 있었고, 혜일셤 출신으로 다른 사람들이 좀 다른 시선으로 캐시를 바라보기도 했어. 캐시는 혜일셤 시절을 떠올릴 때가 많았는데, 소설은 캐시가 13살 학창 시절로 돌아가 이야기를 해주는 것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한단다.

토미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학습능력과 체력이 다소 떨어져서 왕따를 당하곤 했는데, 캐시는 그에게 동정을 표시하면서 친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얼마 뒤 다른 애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모습으로 보였어. 그래서 캐시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자, 토미는 루시 선생님과 면담을 하고 나서 괜찮았다는 거야. 루시 선생님이 이야기하시기를, 창의적으로 되려고 애쓰지 말라는 거였어. 루시 선생님의 조언이 좀 이상하긴 하지? 그것뿐만 아니라, 캐시가 다니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들 중에는 낯선 말들이 있고, 아이들의 행동도 조금 이상하고 평범한 학교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혜일셤에 있는 아이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 함께 생활하면서 지내는 것이라는 깨닫게 되는데, 조금 더 읽다 보면 그 목적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더구나. 그것이 아빠가 앞서 이야기했던, 책의 내용을 모르고 읽으면 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이야.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헤일셤에 다니는 아이들은 평범한 아이들이 아니고, 모두 유전 기술로 태어난 복제 인간들이었단다. 그들은 혜일셤을 졸업하게 되면, '기증'이라는 일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들의 장기를 보통 사람들에게 이식해 주는 것이야. 그들은 그것을 당연히 여기고 있었어. 그렇게 교육을 받은 것이지. 이쯤 되니 아빠가 예전에 본 영화 <아일랜드>가 생각이 나는구나. 아빠가 좋아는 배우들인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이 나와서 봤던 영화인데, 자신들이 복제인간인 것으로 모르고 집단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영화였어. 영화 <아일랜드>처럼 소설 <나를 보내지 마>도 그런 복제인간들이 겪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단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말이야. 아무튼, 헤일셤의 아이들은 나중에 '기증'을 목표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지.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단다. 그래서 아이들의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심적 갈등을 겪으면서 힘들어하는 선생님도 있었단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선생님이 루시였어. 루시 선생님은 안타까움에 그들에게 그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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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119)

"다른 누군가가 너희한테 얘기해 주지 않는다면, 내가 말해 주마. 전에 말한 것처럼 문제는 너희가 들었으되 듣지 못했다는 거야. 너희는 사태가 어떻게 될 건지 듣긴 했지만, 아무도 진짜 분명하게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감히 말하건대 사태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데 무척 만족하는 이들도 있지.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아. 너희가 앞으로 삶을 제대로 살아 내려면, 당연히 필요한 사항을 알고 있어야 해. 너희 중 아무도 미국에 갈 수 없고, 너희 중 아무도 영화배우가 될 수 없다. 또 일전에 누군가가 슈퍼마켓에서 일하겠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너희 중 아무도 그럴 수 없어. 너희 삶은 이미 정해져 있단다. 성인이 되면, 심지어는 중년이 되기 전에 장기 기증을 시작하게 된다. 그거야말로 너희 각자가 태어난 이유지. 너희는 비디오에 나오는 배우들과 같은 인간이 아니야. 나랑도 다른 존재들이다. 너희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미래가 정해져 있지. 그러니까 더 이상 그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 너희는 얼마 안 있어 헤일셤을 떠나야 하고 머지않아 첫 기증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해. 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너희가 앞으로 삶을 제대로 살아 내려면, 너희 자신이 누구인지 각자 앞에 어떤 삶이 놓여 있는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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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아이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어. 그들은 그런 목적을 위해 사는 것을 당연시 하는 것 같았고, 그런 삶에 맞춰 교육을 받았고, 몸도 그렇게 관리되어 있었단다.


2.

16살까지만 헤일셤에서 지냈고, 그 이후에는 다른 곳에 가게 되었단다. 헤일셤에서 여러 친구들을 만났지만, 캐시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루스와 토미 둘뿐이었단다. 그리고 루스와 토미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였어. 헤일셤에서 공부를 마치고, 코티지라는 곳에 갔단다. 코티지라는 곳은 '기증'을 할 때까지 대기하면서 생활하는 곳이야. 그곳에는 먼저 졸업한 선임들도 있었어. 헤일셤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어. 가까운 곳으로 외출을 다녀올 수도 있었는데, 선임들이 외출을 다녀오더니, 루스의 근원자를 본 것 같다고 했어.

근원자... 그러니까 루스를 만들어낸 세포의 주인.... 기분이 이상할 것 같으면서 궁금할 것 같구나. 자신을 만들어낸 사람. 어떤 사람일까. 캐시, 루스, 토미는 그 사람을 보기 위해 외출을 했어. 루스의 근원자라고 한 사람은 평범한 50대 회사원이었단다. 그런 사실에 약간 충격을 받았단다. 그들이 알기로는 근원자들은 부랑자나 하층민이라고 생각했거든. 생활이 어려운 자들이 복제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평범한 사랑이라니... 하나하나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되어도 그들은 바뀌는 것이 없었어.

...

헤일셤을 졸업하고 기증을 하기 전에 코티지에 대기한다고 했는데, 기증을 하기 전에 또 하나 거치는 것이 있는데 간병사란다. 기증자를 보살피는 일이었어. 먼저 기증자를 보살피다가 자신의 차례가 오면, 기증을 하고 기증을 하고 나서는 한동안 회복 센터에서 몸을 회복하고, 다시 기증을 하고 다시 회복 센터에서 회복을 하고... 그런 기증은 많아야 두세 번이었단다. 그런 기증을 마치고 나면 그들은 죽게 되는데, 그들은 이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어.

...

그런데 캐시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간병사 일을 남들보다 길게 하고 있었단다. 간병사 일을 잘 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캐시의 근원자가 아직 그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싶더구나. 캐시는 간병사 일을 잘 해서, 자신이 간병할 기증자를 직접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두 번 기증을 마친 루스를 간병하기로 했단다. 코티지에 머물고 있으면서 마지막에 루스와 말다툼을 하고 헤어진 이후에 그들은 제대로 된 화해를 하지 못했단다.

루스와 다시 만난 캐시는 화해를 했고, 근처 회복센터에 있는 토미를 만나러 가기도 했어. 화해를 하긴 했는데, 루스는 기증을 두 번이 해서 그런지 기력도 없고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어. 루스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자신이 죽으면, 캐시와 토미에게 집행 연기를 신청하라고 했단다. 집행 연기 신청이 뭐냐고? 그들은 그런 게 있다고 들었어. 두 사람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것이 확인이 되면, 기증이라는 집행을 연기할 수 있다고 말이야. 루스와 토미가 연인 관계라고 했지만, 오래 전부터 캐시와 토미가 속으로만 서로 좋아하고 있었어. 그것을 루스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죽기 전에 그렇게 이야기를 한 거야. 그렇게 루스는 두 번째 기증의 후유증으로 그만 죽고 말았단다.


3.

캐시는 이제 토미의 간병사가 되기로 했어. 그리고 그들은 집행 연기를 신청하기로 했어. 그렇기 위해서는 '마담'이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 했지. 마담은 그들이 헤일셤에 있을 때부터 그들을 관리하는 사람이었어. 캐시와 토미는 마담이 살고 있는 곳을 알아내어 그를 찾아갔는데, 마담은 그들의 방문을 당황했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집행 연기라는 것은 없다고 했단다. 그러면서 같이 살고 있는 한 분을 데리고 왔는데, 그 사람은 다름 아닌 헤일셤의 교장 선생님이었던 에밀리 선생님이었단다. 에밀리 선생님은 헤일셤과 그곳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든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어.

헤일셤이 있기 전까지 복제인간들은 가축들과 마찬가지로 '사육'되었다고 했어. 비인간적으로 다루고 그랬다고 했어. 복제인간들이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최소한이라도 인간적인 대우를 받게 하고자 만든 것이 바로 헤일셤이었다고 했어. 하지만 그런 곳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문제였지... 캐시가 졸업하고 나서 얼마 뒤 헤일셤에 대한 후원이 줄어들면서, 문을 닫았다고 했어. 다시 비인간적인 기관들에서 복제인간이 사육되는 것이었어. 캐시와 토미의 희망이었던 집행 연기는 하지 못했어. 사실, 그런 것은 전혀 없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토미는 네 번째 기증을 하고,(정말 드물게 많이 기증을 한 것임) 그만 죽고 말았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현대의 기술로 복제 인간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단다. 다만, 윤리적인 문제로 실현될 수 없는 것이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욕망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복제인간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을 것 같구나. 그리고 먼 미래에는 그 윤리적인 문제를 회피해가면서, 그러니까 적당한 핑계를 만들어 복제인간을 합법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렇다면 이 소설이나 영화 <아일랜드>에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 법이 없을 것 같아. 아참, 이 소설 <나를 보내지 마>를 원제로 한 영화도 있다고 하더구나. 아빠도 기회가 되면 보고 싶긴 하구나. 소설 속의 암울한 세상을 어떻게 영상으로 담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가즈오 이시구로라는 작가가 어떤 소설들을 썼는지 아빠는 잘 모른단다. 이런 SF를 주로 쓰신 것인가? 다른 장르의 소설도 썼나? 썼겠지? 최근에 출간한 <클라라와 태양>도 인공 지능을 가진 로봇에 관한 SF리고 하던데, 그 책도 기회 되면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내 이름은 캐시 H. 서른한 살이고 11년 이상 간병사 일을 해 왔다.

책의 끝 문장: 다만 잠시 그렇게 서 있다가 차로 돌아가 가야 할 곳을 향해 출발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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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5 06: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 읽고 너무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문장은 정말 담담한데 뭉클함이 잘 느껴지는. 읽다보면 하얀색의 배경이 펼쳐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bookholic 2021-06-15 08:59   좋아요 6 | URL
가즈오 이시구로 님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문체가 수채화 느낌이었어요.. 그 분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scott 2021-06-15 15: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가즈오 이시구로의 문장에 담긴 서늘함 아련함 쓸쓸함을 좋아 합니다.
영화 네버 렛미고 시나리오 작업에도 가즈오 이시구로가 참여 해서인지
원작 만큼 영화도 좋아합니다.
책의 첫문장은 외울정도인데
끝문장은 북홀릭 님 때문에
암기 中ㅎㅎ
영화 추천 합니다 ◜◡◝

bookholic 2021-06-16 08:15   좋아요 1 | URL
영화를 찾아보고, 예고편도 함 봤습니다~~
낯 익은 배우들도 나오고 분위기도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딱 그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영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꼭 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전영애.박광자 옮김 / 청미래 / 200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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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에 아빠가 프랑스 대혁명에 관한 책을 읽고 이야기해 주었잖아. 그 책을 읽고 나서 문득 예전에 사 두고 읽지 않은 책 한 권이 생각났단다. 마리 앙투아네트에 관한 책.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책이란다. 슈테판 츠바이크라고 하면, 아빠가 아주 오래 전에 재미있게 읽은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는 책의 지은이란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1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에게 오스트리아가 합병된 뒤 망명생활을 전전긍긍하다 안타깝게도 1942년 우울증으로 부인과 함께 동반자살을 했다고 하는구나. 그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지만, 그는 많은 책들을 남겨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단다. 그가 산 시기를 보면 세계 대전으로 온 세계가 혼란에 빠져 있던 시기였을 텐데, 그리 많은 작품을 남긴 것을 보면 천재가 아니었나 싶구나. 그가 쓴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를 읽으면서, 프랑스 대혁명 책 읽기의 에필로그를 대신하였단다.


1.

막스 갈로의 <프랑스 대혁명>을 이야기하면서 마리 앙투아네트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했으니까 마리 앙투아네트가 어떤 사람이란 건 대충 알고 있지? 오스트리아 황녀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서 살았다면 장수하면서 좀더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오히려 오스트리아 황녀라는 자리 때문에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한 마리 앙투아네트. 남의 삶을 살다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것을 보니,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리 앙투아네트에 감정이입을 해서 책을 읽다 보니, 짠해더구나. 특히 아이들을 남겨두고 단두대를 향할 때 적은 편지를 볼 때는 더욱 그랬어. , 그럼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오스트리아 여왕이었던 마리아 테레지아의 막내딸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막내딸답게 약간은 철부지였다고 하는구나. 영리하기는 하지만, 공부보다 노는 것을 좋아했대. 귀여운 막내딸이니 하고 싶은 것 하게 두지 않았을까 싶구나. 그런 마리는 15살 어린 나이에 정략결혼으로 프랑스 루이 16세와 결혼하여 프랑스로 오게 된단다. 15살이면 무척 어린 나이인데 가족과 떨어져 프랑스와 왔으니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것도 남들의 시선을 잔뜩 받는 왕세자비였으니 말이야. 남편인 루이 16세는 한 살 많은 16살이었으니 마음이 잘 맞는 친구가 될 수도 있었으나, 루이 16세는 마리와 함께 하는 것보다 사냥 등 자신의 놀거리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결혼하고 나서도 한참 동안 아이가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루이 16세의 신체적 문제가 좀 있었다고 하는구나. 결혼하고 나서 7년이 지난 다음, 외과 시술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아이 낳는 것에 성공했단다.

아무튼 그것은 나중 이야기이고, 결혼 직후 신혼 시절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생활을 잠시 이야기를 해줄게.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겉으로는 금슬 좋은 부부로 보였지만, 금슬이 좋다기보다 서로 맞는 것이 없어서 각자 놀다 보니 부부싸움 같은 것이 없었다고 해야 맞지 않을까 싶구나. 지은이 슈테판 츠바이크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의 다른 점을 이야기하면서 그 어떤 소설가도 이런 설정이 어렵다고 이야기했단다. 그러니까 소설 속에서도 이런 부부를 이야기하면 독자들이 억지 설정이라고 했을 것이라는 거지. 그들이 정략결혼이 아니라면 절대 같이 살 수 없는 그런 부부였던 거야. 좀 내용이 길지만, 이 글을 읽어보면 이들 부부를 이해하는데 좀더 도움이 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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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극단적일 정도로 서로 다른 이 부부보다 성격학적으로 더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는 부부를 만들기란 어떤 소설가라도 불가능할 것이다. 신경의 맨 끝, 피의 리듬, 기질의 말초적 진동에 이르기까지 함스부르크가의 마리 앙투아네트와 부르봉가의 루이 16세는 성격과 특징 모두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안티테제를 보여준다. 한쪽은 무거운데 다른 한쪽은 가볍고, 한쪽은 비둔한데 다른 한쪽은 나긋나긋하고, 한쪽은 곰팡내가 나는데 다른 한쪽은 거품처럼 끓어오르고, 한쪽은 무신경한데 다른 한쪽은 파르르 떨도록 신경이 예민했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남편은 우유부단한데 아내는 너무 성급하게 결단을 내리고, 남편은 신앙심이 투철하고 독신자인 체했으나 아내는 쾌활하고 세속적이고, 남편은 겸손하고 겸허하되 아내는 애교 만점에 오만하고, 남편은 현학적이나 아내는 경박하고, 남편은 검약하나 아내는 낭비벽이 심하고, 남편은 지나치게 근엄한 반면 아내는 절도 없이 놀기를 좋아하고, 남편은 묵직한 바도 속에 깊은 흐름이라면 아내는 물거품이요 춤추는 파도였다. 남편은 혼자 있을 때가 제일 편한데 아내는 언제나 시끌벅적한 무리들의 한가운데 있었다. 남편은 동물적으로 둔감함으로써 안락하게 많이 먹고 독한 술을 마시기를 좋아했으나 아내는 술에는 손도 대지 않고 음식은 아주 조금, 얼른 먹어치웠다. 남편의 본령은 잠에 있었고, 아내의 본령은 춤에 있었다. 남편의 세계는 낮이고, 아내의 세계는 밤이었다. 따라서 이 부부의 생활 시계 바늘은 해와 달처럼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돌고 있었다. 루이 16세가 잠자리에 드는 밤 11시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제대로 타오르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오락실로 내일은 무도회로 모레는 또 다른 곳으로, 남편이 아침에 일어나 몇 시간이고 사냥을 하며 돌아다닐 때 그녀는 겨우 침상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습관, 취향, 하루 일과 어느 한 가지도 공통되는 것이 없었다. 실제로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는 그들 생의 대부분을 따로 살았다. 거의 언제가 잠자리를 따로 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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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가 결혼했을 때는 루이 16세의 할아버지 루이 15세가 왕이었단다. 루이 16세의 아버지도 있었지만, 얼마 안 있다가 돌아가시고, 루이 16세는 왕위 상속 1순위가 되었단다. 루이 15세에게는 애첩 마담 뒤바리가 있었는데, 우리 15세의 세 딸들과 사이가 안 좋았어. 아버지의 젊은 애첩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 루이 15세의 세 딸들은 조카 며느리인 마리를 이용하여 마담 뒤바리를 공격했어. 어린 마리는 고모들의 계략이 넘어가서 마담 뒤바리를 헐뜯는데 활약하게 된단다. 이 일은 문제가 크게 났었나 봐. 오스트리아에 있는 마리의 엄마 마리아 테레지아의 귀에까지 들어가고, 마리아 테리지아가 손을 써서 이 사태를 수습하게 되었으니 말이야.


2.

세월은 나이 든 루이 15세를 데리고 갔고, 루이 16세가 드디어 왕위에 올랐단다. 루이 15세가 정치를 잘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가 죽고 나서 많은 백성들이 그의 죽음을 기뻐했고, 새로운, 거기에 젊기까지 한 왕에 대한 기대감으로 루이 16세를 환호했단다. 오래 가지 못했지만 말이야. 그것에는 마리 앙투아네트도 한몫을 했단다. 이제 왕비가 된 마리는 왕비에 걸맞는 품격을 지켰으면 좋았겠지만, 결혼 전부터, 왕세자비부터 해오던 생활 그대로 노는 것 좋아하고 사치가 잘못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는 듯 생활했단다. 옷에 꾸미기에 정성을 다하고, 머리 치장에 정성을 다하고, 장신구에 정성을 다하는 생활이었지궁전 밖에 백성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관심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어. 그런 마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이 은신할 수 있는, 정확히 이야기하면 숨어서 마음껏 놀 수 있는 성을 달라고 루이 16세에게 요청을 했어. 그래서 루이 16세는 크리아농 성을 마리에게 주었고, 마리는 그곳에서 가장무도회를 여는 등 신나게 놀았어. 마리는 트리아농 성에는 밤 늦게까지 놀다가 새벽에 궁전으로 돌아가고 했다는구나. 결혼한지 오래되었는데 제대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해서 더욱 놀이와 사치에 빠져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단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결혼 생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오스트리아에서 마리의 오빠 요제프2세가 찾아왔단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우호를 다지기 위한 방문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들이 있었어. 루이 16세의 결혼생활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첫 번째였고, 엄마 마리아 테레지아의 지시에 따라 마리 앙투아네트를 훈육하려는 것이 두 번째였어. 루이 16세와 남자 대 남자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의 문제점을 알게 되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외과적 시술로 루이 16세의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도와주었단다. 그리고 드디어 마리와 결혼 7년만에 사랑을 나누게 되고, 아이도 갖게 되었단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멀리 있는 엄마로부터 조언과 충고를 받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사교 모임을 그만둘 수 없었어. 심지어 연극 배우로 연극도 참여했단다. 평범한 연극이라면 모르겠는데, 루이 16세를 조롱하는 희극 <세빌리아의 이발사>라는 연극에서 하녀 역할을 했어. 마리 앙투아네트는 점점 백성들의 눈밖에 났단다. 그리고 그들의 어려운 삶이 모두 오스트리아에서 온 마리 앙투아네트의 탓으로 돌렸어. 국민밉상이 되어 버렸어.

..

국민밉상에 되는데 더 불을 붙인 사건이 있었으니, 일명 목걸이 사건이었단다. 라모트 백작 부인의 사기극으로 판명이 나서, 마리 앙투아네트 피해자였지만, 백성들은 마리 편을 들지 않았어. 그 사건의 내막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렇단다. 라모트 백작 부인은 로앙 추기경을 속여 자신이 왕비 마리 앙투어네트의 심부름을 한다고 하면서, 로앙 추기경에게 목걸이를 원한다고 이야기했어. 로앙 추기경이 값비싼 목걸이를 라모트 백작 부인에게 건네주었는데, 그것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뇌물로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마리 앙투아네트는 전혀 모르고 있는 일이었지. 중간에서 라모트 백작 부인이 꿀꺽 한 것이었어. 나중에 이 사건이 드러나면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게 밝혀졌고, 라모트 백작 부인은 종신형을 받게 되었단다. 그런데 라모트 백작 부인은 감옥을 탈출하게 되고, 왕비를 중상모략 하였고, 민중들은 이 말을 믿게 되었단다. 그래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더욱 미움을 받는 사람이 되었단다.

이때 프랑스는 나라 빚이 엄청나게 많았고, 그로 인해 백성들이 내야 하는 세금은 계속 오르고 있었고, 물가도 가파르게 올라 빵조차 사먹지 못해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았단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을 사먹지 못하면 케이크를 사먹으면 된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구나. 아무튼 당시 프랑스 국민들은 이 모든 것들이 왕비의 낭비 탓이라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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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245)

민중이라는 불가해한 존재는 사물을 의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사물을 단지 인간으로 환원해서 생각하는 사고력만을 가진 것이다. 민중의 이해력으로서는 결코 개념을 파악할 수 없다. 다만 인간의 모습을 확실히 알 수 있을 뿐이다. 프랑스 백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어디에선가 자기들에게 부정을 저지르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들은 오랫동안 복종하고 굴종하면서 보다 좋은 시대가 오리라는 것을 믿으며 기다렸다. 새로운 루이가 왕위에 오를 때마다 깃발을 흔들었고, 영주와 교회에 공손히 세금을 바치며 부역을 해왔다. 그러나 허리를 낮게 구부리면 구부릴수록 압박은 가혹해졌고, 세금은 더욱 더 탐욕스럽게 그들의 피를 빨았다. 프랑스는 넉넉한 땅이었으나 곡물창고는 텅텅 비었고 소작인은 가난의 밑바닥에서 허덕였다. 유럽에서 가장 비옥한 땅과 아름다운 하늘을 누리면서도 끼니를 거르는 판이었다.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만 했다. 빵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진탕 먹는 자가 있기 때문이며, 의무에 목이 졸리는 사람이 있는 것은 권리를 독차지하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명철한 사고와 탐구에 앞서 나타나기 마련인 어렴풋한 불안이 점차 온 나라를 휩쓸기 시작했다. 볼테르, 루소와 같은 인물에 의해서 잠을 깬 시민계급은 스스로의 힘으로 판단하고, 비판하고, 독서하고, 저작하고, 의지와 소통을 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무서운 폭풍에 앞서 번갯불이 번쩍였다. 부농의 집은 약탈을 당했고, 영주는 압력을 받았다. 거대한 불만이 오래 전부터 먹구름처럼 온 나라를 뒤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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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리도 나라의 사태가 엉망이라는 것을 인식을 했는지, 유능하다고 하는 네케르를 재무부 장관으로 고용했어. 한번 고용을 했다면 그를 믿었어야 했지만, 오래 가지 못해서 그를 다시 해임시켰단다. 네케르가 그나마 백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던 사람인데, 그마저 다시 자르니,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격이었지. 민중은 더 이상 참지 않고, 행동을 보여주었단다.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여 프랑스 대혁명의 불꽃을 일으켰단다.

때는 1789 7 14. 이 일이 있고 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왕과 왕비의 곁을 떠났단다. 그 중에 남은 이가 파르센이라는 사람인데, 그가 남은 이유는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때문이었단다. 파르센은 스웨덴 귀족이었는데, 오래 전 가장무도회에서 마리 앙투아네트가 왕세자비 시절에 처음 만났었는데, 사실 그 때 둘은 첫눈에 반했었단다. 서로의 직위 때문에 사랑을 하지 못했지만 말이야. 파르센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잊지 위해 프랑스를 떠났지만, 세 번이나 다시 돌아왔고, 이번에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지키기 위해 다시 프랑스에 왔다고 하는구나.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민중은 베르사유 궁전으로 가서 시위를 했어. 마음 약해빠진 왕을 노리면서 시위대 대부분을 여자들 또는 여자로 위장한 남자들로 했어. 루이 16세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단다. 그런 와중에 반대 진영에 있던 미라보라는 사람이 접근을 해왔어. 자신이 다시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면서 말이야. 구체적인 계획도 있었어. 하지만, 그가 갑자기 죽는 바람에 무위로 돌아갔단다. 이제 더욱 선택지는 줄어들고, 마리 앙투아네트는 몰래 탈출 계획을 세웠단다. 이 일은 가장 믿을만한 사람 파르센을 시켰어. 하지만, 국경을 넘기 직전인 바렌이라는 지역에서 그만 발각이 되어, 다시 파리로 강제소환 되었단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나서야 마리 앙투아네트는 드디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왕비 같은 모습을 보였어. 그녀 몸 속에 숨어 있던 엄마 마리아 테레지아의 피가 흐르는 듯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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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321)

불행과 함께 이 특별한 여자의 내부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불행이 성격을 바꾸어놓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불행 때문에 새로운 성격이 생기지는 않는다. 오래 전부터 있어온 싹을 불행이 꽃피우게 한 것일 뿐이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현명해지고, 활동이 왕성해지고, 활발해진 것은 마지막 고통스런 해에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해이다. 모든 것이 이미 싹으로 영혼의 은밀한 한구석에 숨어 있었고, 감각의 유치한 도박성 한구석에는 전혀 다른 반쪽이 그 대가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지금껏 인생을 가지고 장난 전혀 애쓸 필요가 없었다 만 해왔다. 인생과 맞서서 싸울 필요도 전혀 없었다. 그러다가 강한 자극을 받자 모든 에너지가 총동원된 것이다. 생각해야 할 때가 오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처음으로 생각하고 숙고하게 되었다. 또 일을 해야만 할 때는 일을 했다. 우월한 위치에서 비참해 보이지 않으려면 운명적으로 커지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녀는 점점 더 성숙해졌다. 내적, 외적 생활에서의 완전한 변모가 튈르리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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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많이 늦었단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왕비로서 품격을 찾으려고 할 때 더 이상 왕비가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루이 16세마저 죽음을 앞두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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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

일생 동안 왕을 뒤따라다녔던 완전한 무감각이 이 절박한 최후의 순간에는 시련을 겪는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 견디기 어려운 무신경이 결정적인 순간에 루이 16세에게 어떤 도덕적인 위대함을 부여했다. 그는 공포감도 흥분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옆 방에 있던 4명의 시 위원은 단 한번도 그가 소리 높여 흐느끼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듣지 못했다. 가엾고 연약한 남자에 불과한 위엄 없는 왕은 가족들과의 이별 장면에서는 그의 온 생애를 통해서 보여주지 못했던 힘과 위엄을 보여주었다. 사형 선고를 받은 그는 10시에 여느 날처럼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나 가족에게 이젠 올라가라는 손짓을 했다. 꺾을 수 없는 그의 의사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감히 싫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아침 7시에 그녀에게 가겠노라고 그가 거짓말까지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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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도 드디어 마리 앙투아네트의 심판일. 여러 가지 혐의가 있었는데, 루이 16세를 타락시켰다거나 백성을 기만했다는 등 입증하기 어려운 것이었고, 국고 낭비, 오스트리아와 결탁 등에 대한 내용도 있었지만, 이런 것들도 그 당시까지만 해도 증거가 없고 심증만 있었다고 하는구나. 다른 사람이 된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변호를 직접 했다는구나. 검찰 측에서도 제대로 된 증거를 내놓지 못했지만, 결국 마리 앙투아네트는 유죄 선고를 받고 처형을 당하게 된단다. 마리가 죽기 전 시누이에게 남긴 편지가 있는데, 이 편지를 읽다 보면 남긴 자식들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더구나. 부모의 마음은 시대와 장소를 따지지 않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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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는 사람은 모두 그렇겠지만, 나는 극히 평온합니다. 불쌍한 아이들을 남기고 가는 것이 정말이지 마음에 걸리는군요.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아이들만을 위해서 살아왔습니다. 심지가 곧고 마음씨가 좋은 시누, 당신을 위해서도 나는 살아왔습니다. 우리와 함께 지내려는 다정한 마음씨로 모든 것을 희생해온 당신을 남겨두고 떠나게 되나니! 재판의 변론을 통해서 나는 내 딸이 당신과 떨어져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 불쌍한 어린 것! 그 아이한테는 편지를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쓰더라도 전해주지 않을 테니까요. 이 편지가 당신에게 전해질지조차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나의 이 편지에 의한 축복을 전해주세요. 아이들이 자란 뒤에 당신을 만나 당신의 착한 마음씨를 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자기 주장을 지키고 의무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 곧은 심지를 가지고 신뢰하고 화합하면 행복해지리라는 것을 가르쳐주세요. 딸은 연상이므로 누나로서 풍부한 경험과 아름다움 마음씨로 동생에게 충고를 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들은 누나에게 우정에서 우러나오는 염려와 봉사의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두 아이가 어떤 처지에 놓이더라도 서로 도우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음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괴로움 가운데에서도 우리들의 우정은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행복이란 친구와 함께 그것을 나누어 가질 때 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족 말고 어디에서 아름답고 내적인 친구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 아들이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절대로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훗날을 경계하기 위해서 되풀이하면, 우리들이 죽음에 복수할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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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슈테판 츠바이크의 <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이야기를 마치련다. 읽기 전에 책이 두껍고 해서,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을 좀 했는데, 지은이 슈테판 츠바이크의 글솜씨가 좋아서인지, 옮긴이님들이 번역을 잘 해주셔서인지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그리고 먼저 읽은 <프랑스 대혁명> <이야기 프랑스사>도 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단다. 관련된 책들을 같이 읽는 것이 역시 도움이 되는구나. 연관된 책들이 있다면 같이 읽어봐야겠구나. 아참, 그리고 슈테판 츠바이크의 다른 책들도 찾아서 또 읽어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마치 검사와 변호사가 서로 상반되는 주장으로 팽팽하게 맞서 싸우며 100년이나 끌어온 소송을 속개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책의 끝 문장 : 반쯤 썩은 스타킹 대님을 보고 사람들은 무서움에 떨며 젖은 흙 속에서 찾아낸 한 줌의 그 하얀 먼지가 그들의 시대에 우아와 세련의 여신이었으며, 이후에는 모든 고뇌에 괴로워하도록 선택되었던 왕비의 최후의 흔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맨 처음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마리 앙투아네트 내부의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인간성은 결혼으로 인해서 접하게 된 주위 세계의 부자연스러움에 항거했다. 무거운 스커트 버팀쇠와 답답한 코르셋으로 대표되는 부자연스러운 장중함에 항거하여 싸웠다. 마음이 가볍고 매인 곳 없는 빈 여인은 수천 개의 창문이 달린 장엄한 베르사유 궁전에서 언제까지나 자신을 이방인으로 느끼고 있었다.- P59

이제 먹구름이 갈라졌다. 팸플릿이나 논쟁서가 비처럼, 우박처럼 쏟아지고 문서와 청원이 홍수처럼 넘쳐흘렀다. 프랑스에서 이처럼 시끄럽게 거론되고, 쓰이고, 입에 오른 사건은 일찍이 그 예가 없었다. 인민은 눈을 뜨기 시작했다. 미국 독립전쟁에서 돌아온 지원병들은 궁정도, 국왕도, 귀족도 없고 시민만이 있는 나라, 완전한 평등과 자유가 지배하는 민주주의적인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무지몽매한 마을에까지 돌아다니며 퍼뜨렸다. 그리고 루소의 <사회계약론> 속에는 이미 뚜렷이, 볼테르나 디드로의 저작 속에는 보다 미묘하고 은밀한 필치로, 왕정이 결코 신의 뜻에 의한 한 한의 정치 체제도 아니며, 현존하는 최상의 것도 아니라고 쓰여 있었다.246- P248

그뒤의 나날은 불멸의 문자로 세계사에 새겨져 있었다. 단 한 권의 책만은 그렇지 않은데, 그것은 불행하게도 둔감하기 짝이 없는 루이 16세, 그가 썼던 일기장이다. 그 일기장의 7월 11일의 대목에는 "아무 일도 없음. 네케르 씨 출발"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이며, 국왕의 권력을 결정적으로 때려부순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이 일어났던 7월 14일 역시 똑 같은 비극적인 언어, "아무 일도 없음"이라고만 적혀 있다.- P261

그러나 혁명은 자꾸 앞으로만 달려가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혁명이란 밀려오는 흐름과도 같은 것이므로 정체는 재앙이며, 후퇴는 종말이기 때문이다. 혁명은 자기 주장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더 많이 자꾸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공격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휴식 없는 행군의 북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는 것이 신문이었다. 혁명의 아이들, 혁명의 골목대장들은 주저 없이 대열의 앞에 섰다. 펜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자유라는 말을 휘둘렀고 난폭하고 무절제했다.- P298

"우리는 지금 고통을 당하고 괴로워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만이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것이 유일한 소망입니다." 아이들과 관련된 생각만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행복’이라는 단어와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다리였다.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두 아이들을 통해서일 뿐입니다."라고 그녀는 한탄했다. 그러고 또다른 편지에는 "너무나 슬플 때면 나는 작은 아이를 불러옵니다."라고 썼다. "하루 종일 혼자였습니다. 아이들만이 유일한 위안거리입니다. 아이들을 될 수 있는 대로 오래 내 곁에 두고 싶습니다."-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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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1 09: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다섯개군요 ㅎㅎ 두께 때문에 안샀는데, 가야겠군요 ^^ (우주점에 찜해놓음)

bookholic 2021-06-11 14:25   좋아요 3 | URL
제가 좀 후한 편인데요.. 이 책은 후하게 안 줘도 별 다섯..
그리고, 새파랑님도 좋아하시는 츠바이크 님 아닙니까..^^

그레이스 2021-06-11 11: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콩시에르쥬리에서 가이드하시는 분은 프랑스인들이 마리 앙투와네트를 좋아한다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그 가이드 분도 좋아하시는 것 같았어요.

bookholic 2021-06-11 14:28   좋아요 4 | URL
그렇군요~~ 이 책을 읽다 보니, 불쌍하고 안쓰러운 면만 가득 있지, 미워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죽고 나서 다음 생을 살았다면 행복한 삶이었길...

바람돌이 2021-06-11 14: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집에 사놓고 안 읽은 책 중 하나! 책에 먼지 좀 털어내고 읽어야겠습니다. ^^

bookholic 2021-06-11 14:30   좋아요 4 | URL
저도 이번에 먼지 털고 읽었어요.^^
즐거운 독서 되시길....

mini74 2021-06-11 1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큰아이는 5살에 한글 못 떼면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고 막내는 8살에 한글 몰라도 그것마저 귀엽다던데요. 그런 막내를 적국으로 시집보내는 부모마음도 안타까움과 걱정이 많았을 것같아요. 억울한 면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래도 많이 밝혀져서 다행인거 같아요 *^^*

bookholic 2021-06-12 07:3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라면 절대 못 보내죠~~^^
마리 앙투아네트의 엄마가 그리 냉정한 엄마였으니 왕까지 했겠죠?
문득 마리 앙투아네트의 엄마 마리아 테레지아에 관한 책도 있다면 읽어보고 싶네요..^^

꼬마요정 2021-06-15 0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아해요!! 츠바이크의 메리 스튜어트도 재미있어요. 북홀릭님 리뷰 좋아서 아는 책 나오면 신나고 모르는 책에는 관심 가고 그러네요^^

bookholic 2021-06-15 12:07   좋아요 1 | URL
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꼬마요정 님 덕분에 좋은 책들 많이 추천받고 있습니다. 감사~~
츠바이크 님의 <메리 스튜어트>도 검색해 보았어요..
지금은 절판이지만, 언젠가는 기필코 꼭 읽어보겠습니다~~^^
 
녹색평론 통권 178호 - 2021년 5월~6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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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몇 번씩 이야기했지만, 이제 기후위기,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는 미래가 아니고 현재가 되어버렸단다. 이런 위기가 올 것을 이미 수십 년에 다들 알고 있었고, 나름 심각하다는 것들도 알고 있어서, 국가 정상들이 모여서 몇 번씩 회의도 하고 그랬는데, 회의에서 나온 약속들이 잘 안 지켜졌기 때문에 그 위기가 생각보다 더 빨리 찾아온 것이라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2050년까지 우리나라도 탄소중립국가가 되어야 한단다. 탄소 중립이라는 말은 탄소 순배출량 ‘0’이 되어야 하는 거야.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단다. 지금으로는 불가능할 것처럼 생각이 드는구나. 난방비와 온수, 자동차 등 우리 일상에서 생각하는 것만 해도 엄청 많은데 말이야. 2050년 탄소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래 전부터 시작해서, 지금쯤이면 서서히 줄여나가야 있었어야 하는데, 계속 나중으로 미루다가 오늘날까지 왔고, 이제 30년도 안 남았는데 우리나라는 그 어려운 것을 해야 하는 직면에 놓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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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우리나라는 1차 에너지의 80%를 화석에너지를 태워서 쓰고 있다. 2017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 석탄 소비 세계 4, 석탄 해외투자 3, OECD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나라가 30년 이내에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한국사회는 지난 30년간 하는 체만 해왔던 기후위기 대응을 끝까지 버티다가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그동안 정부와 산업계는 기후위기를 방관해왔다. 특히 전경련을 중심으로 한 산업계는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규제를 강화하면 해외로 산업체를 이전하겠다고 정부를 압박했고, 정부는 그런 산업계에 끌려다녔다.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행동하지 않음으로 인해, 한국사회 전체가 3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탄소중립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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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를 줄이기 위한 시도를 못한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경제였단다. 경제 성장과 탈탄소를 병행하기는 무척 어렵다 보니,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전경련이 정부에 계속 압박을 주었던 거야. 그리고 국민들도 내용을 잘 모르다 보니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모르고 있었을 거야. 오히려 지구 온난화가 되면 겨울이 좀 따뜻해지겠다면서 좋다고 하는 이들도 있으니까 말이야.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2050 탄소 중립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단다. 그 정책이 옳고 그른 것을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050 탄소 중립을 해야 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계속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국민들이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공감을 갖게 되고, 그런 정책을 지지해 줄 있다고 생각한단다.

왜 이런 것이 중요하냐면, 탄소 중립을 위한 정책들이 어떤 것은 우리 삶을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것도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또 경제적으로 불이득을 받을 수도 있고 말이야. 그래서 공감대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탈탄소 정책을 해 나가면, 반감만 사고 정부 지지도만 떨어지고,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선거로 이용되고, 그러다 보면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그런 중요한 정책들이 다시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무엇보다 아빠는 국민들이 현 상황의 위기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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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어쩌다, 지금, 지구에서, 사는 우리는 한정된 지구에서 인간의 무한한 소비와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하는 세대이다. 지구의 생태적 한계 내에서 살 만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탄소중립산회는 정부와 기업, 시민이 각자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합의해야 실현할 수 있는 사회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무엇이 지금의 위기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뼛속 깊이 인식하지 않고서는 변화도 합의도 만들어내기 어렵다. 탄소중립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탄소중립사회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지 등 우리가 바라는 사회에 대한 그림을 공유하는 시간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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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럼 왜 지금까지 못하고 있었는가. 현재 경제 시스템은 부채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이란다. 가지고 있는 돈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게 되는 것이란다. 그러면 그 이자를 갚기 위해서는 늘 이익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사업은 망하기 때문이란다. 이런 것은 일개 개인의 사업이야기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제 시스템도 그렇게 되어 있어. 그래서 늘 경제 성장이 이루어져 하는 거는 거야. 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공장을 돌리고, 물건들을 전 세계로 날라야 하고그렇다 보니 화석에너지를 필수적이었던 것이지.

이제 와서 생존의 위협까지 느낄 상황이 되었지만, 정작 그렇게 만들어 놓은 이들은 영향을 적게 받을 거야. 물론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면 화석 에너지의 가격이 급증할 거야. 하지만 부자들은 이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아. 가난한 자들만 더 피해를 입게 될 거야.. 하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구나. 결국 모든 인간은 하나의 공동체이니까 말이야. 그런 사회가 왔을 때 얼마나 슬기롭게 이 위기를 풀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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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우리가 현재 향유하고있는 시장경제에 대해서, 호주 출신의 작가인 테드 트레이너는 물자가 부족해지면 부자만 그것들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기발한 장치라고 정의한 적이 있다. 우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화석연료가 점차 부족해지면서 이 말은 진실로 밝혀질 것이다. 부유층은 어떤 식으로든 에너지를 충분히 갖고 사용하면서 부와 정치적 권력을 유지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과거의 문명들이 그랬던 것처럼, 한 사회가 붕괴할 때 부유층 역시 가난한 이웃들과 운명을 같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좀더 오래 연명할 뿐이다. 이번에는 개발도상국에서도 선진국에서도 빈곤층은 조용히 사멸해가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화된 통신수단이 그럴 가능성을 없애버렸다. 가장 부유하고 가장 잘 방비를 한 엘리트일지라도 장단기적으로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사회적 정의(正義)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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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탄소 중립 사회로 가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을 거야. 지금까지 편리한 방향으로 이 사회가 발전을 했다면, 이젠 불편한 방향으로 발전을 해야 하거든.. 불편한 방향인데 발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냐고 하겠지만, 지구와 우리 미래로 봤을 때는 그것이 진정한 발전인 것 같아.

어떤 정책들이 필요할까? 이 책에 제시한 정책들 중에 시민탄소할당제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단다. 점점 우리 사회가 사용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은 줄어들고, 그 탄소의 양을 온 국민들에게 똑같이 할당을 하고, 탄소를 적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탄소를 판매할 수 있게 한다는 거야. 그것에 대한 수입이 많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가계에 수입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소득이 되어 마치 기본 소득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 자세히 생각해보면, 쉽지 않은 일들이겠지만, 나름 독창적인 생각이다 싶었단다. 이번 녹색평론을 읽으면서, 아빠도 작은 일부터 스스로 탄소 줄이는 운동에 동참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전기 아껴 쓰기, 대중 교통 이용하기, 각종 에너지 아껴 쓰기, 또 뭐가 있을까?


2.

녹색평론에는 매달 여러 편의 시들을 소개해 주고 있단다. 이번 달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를 해주었으면 하는 시가 두 편 있었단다. 이병철이라는 시인께서 쓰신 <그 죽임의 삽질을 내려 놓아라>라는 시와 지리산 버들치 시인으로 유명한 박남준 시인의 <지리산은 지리산의 자리에서 노래하네>라는 시야.

먼저 이병철 시인의 시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한 비판을 시로 쓰셨는데, 시의 일부를 소개해볼게. 아빠도 사실 이 공항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거든. 그저 정치적 논리 때문에 지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들은 이런 자연 파괴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탄소 중립 사회를 잘 꾸려나갈까 이런 걸 고민해야 하는데 말이야. 몹쓸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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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22)

온 나라, 온 세계가 코로나 역병의 비상사태로 코와 입을 막은 채

형제간의 만남조차 제지되는 자리에서

수백만 수천만의 가축들이 역병 방지라는 이름으로 무차별 살처분되고

미세먼지 하늘과 플라스틱 바다와

기후위기와 종의 대멸종으로 인류의 생존 자체가 절박한 이 엄중한 시기에

한때의 정권을 위해

한갓 선거의 매표행위를 위해

생명을 담보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만들고 통과시킨 자들

그들에게 다시 묻는다

그 파괴와 죽음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 신공항

누구를 위한 신공항인가.

무엇을 위한 신공항인가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이 죽어가야

얼마나 더 숱한 생령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야

그 삽질

그 탐욕

그 피 묻은 손 내려놓을 수 있을까

지금 우리 모두 죽어가고 있다

인제 그만두어라

그 죽임의 굿판 제발 걷어치워라

그렇게 모두가 죽어간 뒤에 남겨질 것이 무엇인가

- 이병철 <그 죽임의 삽질을 내려놓아라> 중에서

===============================

..

박남준 시인의 시는 시들을 소개해주는 꼭지에 나온 것은 아니고, 지리산 환경 파괴를 하는 하동 군수를 비판하는 글에 삽입된 시란다. 박남준 시인의 시는 일개 하동 군수가 추진하고 있는 지리산 모노레일, 케이블카, 산악열차 건설을 비판하는 시인데, 이런 일들이 왜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구나. 이 하동군수 참 나쁜 사람이로구나. 하동군수면 하동군이 너무 자신의 땅인 줄 아는가. 지리산은 명백히 국립공원이므로 국가 소속이고, 그 이야기는 전국민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산이란 말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아빠도 화가 치오르는구나. 지리산을 한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지리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멋지고, 고귀함마저 드는데, 거기에 철탑을 박고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간의 어떤 본성에 나오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로구나. 아빠도 지리산을 무척 사랑하는데 제발 지리산은 지리산 그대로 모습으로 지켜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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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바다가 바다인 것은 바닥으로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는

강물을 품어주기 때문이네

산이 산인 것은 지리산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네

변치 않는다는 것이지

돌 속에서 돌을 꺼내 돌의 자리에 세우고

나무속에 나무를 꺼내

나무로 자라게 했기 때문이네

제자리에 있어야 하네

사람은 사람의 자리에

반달가슴곰은 반달가슴곰의 자리에 있어야 하네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산자락마다 깨알처럼 모여 사는 마름과 마을을

능선과 능선 너머

푸르고 푸른 첩첩의 산능선을

그리하여 사람의 처음처럼 거기 서 있는 지리산을

그 곁을 따라 그대와 나의 마른 꿈을 적시며

골짜기마다 풀어놓은

논과 밭을 키우고 흐르는 섬진강을

정녕 그대를 보지 못하는가

    - 박남준 <지리산은 지리산의 자리에서 노래하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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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녹색평론에서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다뤄왔던, 기본 소득에 관한 이야기, 농촌 살리기에 관한 이야기,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이야기, 탈성장에 관한 이야기들은 생략할게.

아빠가 탄소중립사회라든가, 탈탄소 등에 관한 것을 자세히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녹색평론에서 좀더 자세히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단다. 탄소중립사회로 가는 정책들이 불편하더라도 우리 식구들 모두 지지를 해주자꾸나.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탄소 줄이는 생활을 몸에 익혀보자꾸나. 너희들의 미래를 위해지구를 위해


PS:

책의 첫 문장 : 오늘도 아침부터 온갖 매체를 통해서 알고 싶지 않은 뉴스가 전해진다.

책의 끝 문장 : 다만 그것이 마지막 이사라는 우리 부부의 다짐과, 그곳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산과 들이 있는 곳이라는 아이들과의 약속과, 그래야만 생명과 인간을 존중하는 삶에 가까울 수 있다는 믿음을 새기며 아름다운 상상력을 키워갈 것입니다.


석탄발전소, 자동차 등록대수, 주유소, 산업단지, 소 사육두수. 상징적인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이다. 지난해 정부는 ‘2050 탄소 중립’을 발표했는데, 순배출량 ‘0’를 탄소중립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도무지 감을 잡기 어렵다. ‘2050 탄소중립’은 간단히 말하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30년 안에 석탄발전소, 내연기관 차량, 주유소 같은 화석연료 기반 시설은 완전히 사라지고 산업단지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전환해야 하며, 소 사육두수는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1.5도 특별보고서를 계기를 본격 등장한 ‘탄소중립’은 지금껏 지구에서 인간이 구축해온 화석에너지 기반의 경제 사회 체제를 완전히 뒤흔드는 일이다.- P5

피크오일로 인해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좀더 지속가능하고 재생가능에너지로 동력을 얻는 경제로 옮겨 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간극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 사이에 디딤돌은 없다. 저편의 세상은 이쪽과 매우 다를 것이다. 또 달라야 한다. 그러므로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전면적인 개조 말고는 대안이 없다. 소심하게 조금씩 바꾸어나가려는 정책, 실패하고 있는 체제를 조금 개량하고자 하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P43

오늘날 우리는 인류세를 살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한편으로 인류가 자연자체를 바꾸는 환경적 힘이 되었다는 것을 가리키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간 행위의 결과로 인간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말하기도 한다. 다행히 이를 막기 위해 탈탄소화를 비롯해서 생태적 전환이 긴급하게 필요하며, 이는 정의로운 전환이어야 하고 또 정의로운 전환일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존재는 저마다의 의미와 존엄을 가지고 있다는 보편적 정의가 없다면 우리의 생태적 전환은 불가능하거나 인간의 파멸을 유예시키는 일에 불과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인류세까지 오게 된 것은 인간 존재를 자연과 분리하여 특권화시키고 분리된 자연을 격하시켰기 때문인데 이를 회복하지 않고는 생태적 전환이라는 말로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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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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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봄이면 찾아오는 책이 하나 있단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란다. 아빠도 몇 해 전부터 꼬박꼬박 챙겨 보고 있단다. 젊은 작가들과 봄이 어울리는 계절이라서, 젊은 작가상은 봄에 봄에 주는 것 같구나. 지구온난화로 봄이 자꾸 짧아져서 걱정인데, 젊음은 더욱 길어졌으면 좋겠구나. 올해도 출간 소식을 듣고 책을 읽었단다. 작년에 수상작 중에 한 작품이 잡음을 내기도 했지만, 올해는 별 탈이 없길

해마다 나오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젊은 작가들을 새로 알게 되는 좋은 기회라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책을 고를 때 아빠가 좋아하는 장르나 작가의 책을 읽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수상작품집의 경우, 때론 아빠와 성향이 전혀 다른 소설들을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단다. 그런 소설들 중에 대표적인 경우가 퀴어 문학이란다. 모든 사람들이 똑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모든 사랑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솔직히 보수적이란다. 그렇다 보니 퀴어 문학을 찾아 읽는 편은 아닌데,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는 몇 편씩 퀴어 문학이 있어서 읽어보게 되는구나.

젊은작가상에는 대상 작품이 있긴 한데, 상금은 모두 동일하게 준다고 들었어. 심사위원들이 뽑은 대상이 있긴 하겠지만, 아빠가 심사위원이라면 어떤 작품에 대상을 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어보기도 한단다. 그리고 아빠는 심사위원들과 달리 다른 작품에 대상을 주고 싶었단다. 그 작품은 조금 있다가 이야기해줄게.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일곱 명의 젊은 작가들이 수상을 했단다. 그런데 모두 여성 작가들이더구나. 젊은 작가상에 남녀 구별을 두는 것이 옳지 않지만, 남성 작가들도 힘 좀 내주길, 혼자 속으로 바랬단다..^^


1.

대상은 전하영 님의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라는 작품인데, 제목이 길어서 아빠는 기억하지 못하겠구나. 나중에 전하영 님이 자신의 단편들을 묶어 책으로 낼 때도, 이 작품이 비록 대상이지만, 책제목으로 뽑히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전하영 님의 작품은 처음 읽어보았단다. 소설의 내용은지금 회사에 잘 나가는 연구원이 있는데, 별거중인 유부남이 있었어. 그런 그가 20대 대학생을 만나는 것을 보고, 주인공은 옛 기억을 떠올렸어. 주인공이 대학생일 때 강사 초임으로 왔던 장 피에르라고 하는 교수. 장 피에르는 본명은 아니었고, 별명이었어. 강사 초임이다 보니 열정은 뛰어나나 조금은 서툰 그런 교수였어. 장 피에르는 학창 시절 소위 말하는 운동권 출신이었지. 그런 그가 제자이자 주인공의 친구인 연수에게 치근덕거렸어. 그리고 나중에 정교수가 된 다음에도 계속 들려오는 그의 성추문 소식. 하지만, 그의 명성으로 그를 오히려 옹호하는 말들이 그의 성추문을 덮곤 했단다. 미투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 같았으며, 얼마 전에 읽은 <밀크맨>도 떠오른 그런 소설이었단다.

마찬가지로 처음 알게 된 김멜라 님의 <나뭇잎이 흐르고>란 작품은 편견에 대한 소설로 이해했단다. 일부 사람들이 비뚤어진 시각으로 보는 장애와 동성애를 모두 가진 이가 주인공이란다. 대학 시절 체 게베라를 좋아해서 라는 별명을 가진 이가 바로 그런 사람이란다. 체와 함께 마음씨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앙헬. 앙헬은 스페인어로 천사라는 뜻이래. 둘 모두 여자란다. 체는 어렸을 때부터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말도 어눌하고, 몸도 불편한 사람이었어. 둘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하게 지냈어. 다른 이들은 체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앙헬은 체의 말을 모두 이해했어. 체가 앙헬을 사랑했지만, 앙헬은 체를 우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대학 시절부터 이어져 온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 속에서, 장애와 동성애에 대해 아빠는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단다.

김지연 님의 <사랑하는 일> 이 분도 처음 들어보는 분이란다. 아빠가 아는 젊은 작가들이 꽤 있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알고 있었구나. 한편으로 우리나라에 많은 작가들이 있는가 보구나, 이런 생각도 같이 들었단다. 주인공 은호는 어린 시절부터 화목한 가정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단다. 그런데 그런 은호가 어느날 커밍아웃을 했단다. 그렇게 사랑해주시던 할머니로부터 미친년이라는 소리를 들었어. 그리고 가족들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받게 되었단다. 그나마 은호의 엄마가 은호를 이해해 주는 듯 했지만, 동성 애인과 결혼은 하지 말고 친구처럼 같이 살면 안 되겠냐고 이야기하셨어. 그 정도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지. 은호의 아빠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고, 예전에 많이 친했다는 이야기를 하는구나. 커밍아웃을 한 여인이 가족들과 겪는 이야기를 잘 그려낸 것 같았어.

김혜진 님의 <목화맨션> 이 분은 그래도 이름은 알고 있는 분이로구나. 아빠만의 대상이 있다고 했잖아. 김혜진 님의 <목화맨션>은 아주 간만의 차이로 아빠의 대상이 안된 작품이란다. 주인공 만옥은 재건축이 된다고 소문이 자자한 작은 아파트 하나를 영혼까지 긁어 모아서 샀단다. 하지만, 들어가 살 형편은 안되고, 세를 주었어. 그 집에 세를 들어온 사람이 마흔다섯 살 독신 순미였어. 혼자 이사하는 순미의 이삿짐을 도와주다가 만옥은 친분을 쌓게 되었어. 집주인과 세입자로 만났지만,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어. 드문 관계이구나. 곧 재건축이 결정될 것 같은 아파트는 몇 해가 지나도 소식이 없구나. 그 사이 순미는 가난하지만, 착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만옥은 남편이 중병이 들어 계속 큰 돈 들어가는 일만 생겼단다. 돈을 조달할 수 있는 곳이 없는 만옥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집을 팔게 되고, 순미도 이사 갈 수밖에 없었단다. 순미는 만옥에게 실망을 했지만, 만옥의 입장도 이해를 해야겠구나. 예상했듯이 만옥이 집을 팔자마자 얼마 안 있어, 그 아파트는 재건축 소식이 날아왔단다. 인생이 뭐, 그런 거지

박서련 님의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이 작품이 아빠가 선정한 대상이란다. 대상의 기준이 뭐냐고? 아빠의 1번 기준은 무조건 재미란다. 이 소설은 일단 재미 있단다. 박서련 님은 <체공녀 강주룡>을 읽고 눈여겨(?) 보던 작가였는데, 이번 단편에서도 실망을 주지 않았단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어.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하는 지승 엄마.. 공부를 잘하기 위한 방법뿐만 아니라 키 커지라고 호르몬 주사까지하지만, 지승이 불만인 것이 하나 있었단다. 바로 반 친구 경헌이보다 게임을 못하는 거야. 지승 엄마는 그런 게임 조차도 과외를 시키면 되겠다는 생각에 선생님을 집으로 초대하는데, 첫 번째 온 선생님은 대학생 남자였는데, 이 녀석이 몹쓸 손을 가지고 있어서 바로 퇴짜를 놓고, 두 번째는 여자 과외 선생님이 왔는데, 지승이가 아닌 지승 엄마가 그 게임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유쾌하게 잘 그려냈단다. 지승 엄마가 지승인 척하고 지승의 경쟁자인 경헌을 눌러버리는 장면은 아빠마저 통쾌함이 느껴지더구나. 아빠도 젊었을 때 컴퓨터 게임을 열심히 하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게임을 멀리하게 되었구나. 나중에 너희들과 한판 겨루려면 다시 손목 좀 풀어봐야 하나?^^

서이제 님의 <0%를 향하여>라는 작품은 독립영화를 만드는 이들이 자신이 하고픈 것과 돈이 하고픈 것 사이에서 갈등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풀어나갔다고 아빠는 기억하고 있단다. 읽은 지 꽤 지났더니 자세한 줄거리가 생각이 나질 않아.. 밀린 독서편지를 빨리 써서, 읽고 나면 바로 독서편지를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빠의 게으름은 지병인지라

한정현 님의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이라는 작품 역시 줄거리가 잘 생각이 나질 않는구나. 일제 시대와 오늘날 두 개의 시간 공간에서 각기 다른 두 쌍의 동성애자들에 관한 이야기로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구나. 그러면서 우리나라 가부장제도에 대한 비판을 한 것처럼 느껴졌어. 앞서 <0%를 향하여>의 서이제 님과 한정현 님은 아빠가 처음 알게 된 작가들이란다.

이렇게 수상작품집 일곱 작품을 간단히 이야기해보았단다. 내년에는 남자 작가들도 수상작품집에서 만났으면 좋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정오가 가까워지면 세상은 자명하게 반으로 나뉜다.

책의 끝 문장 : ‘지금 여기가 아닌 세계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또한 사라져서도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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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04 08: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한분도 모르겠네요 ㅜㅜ 요새 국내작가 책을 잘 안읽어서 그런가보네요. 반성합니다. 이 책도 읽어봐야 겠어요.

bookholic 2021-06-04 18:24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그리고 그런 새로운 작가들이 계속 나와서 다행이에요~~ 미래의 먹거리, 아니 읽을거리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죠?^^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라고요~~^^

페크(pek0501) 2021-06-04 14: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2019년 것과 2020년 것을 가지고 있어요. 전자는 다 읽었고 후자는 아직...ㅋ
한 편씩 읽는 재미가 있지요.

bookholic 2021-06-04 18:25   좋아요 2 | URL
제가 2020년 것 읽고 쓴 리뷰를 보니, 저는 2020년 것이 더 낫다고 써 있네요..^^
2020년 것 읽으시고.. 2021년 것도...^^
즐거운 주말 되시길~~~^^

초딩 2021-06-04 17: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언제부턴가 젊은 작가 상에 여성 작가분들 위주로 선정된 것 같아요. 잘 보지는 않지만. 그런데 정말 올해는 다 여성 작가분이군요...
정말 남성 작가분은 한 분도 뽑을 분이 없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 네 1위의 선정 조건은 재미에 저도 동의합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맛있어야 먹는다에 동의하듯이요.
좋은 하루 되세요~
서간체 속 아빠는 언제나 정겹고 그립고 훈훈합니다~

bookholic 2021-06-04 18:29   좋아요 2 | URL
혹시 십대 남자 애들이 게임이 열중하다 보니 문학적 소양이 점점 떨어져서 그런 건 아닐까요?^^
그런 애들이 책에 관심을 가지려면 책이 더더욱 재미있어져야겠네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분리 수거도 잘 하시고요~~^^

scott 2021-06-09 12:02   좋아요 1 | URL
오 ! 저도 북홀릭님 말씀에 공감 합니다 ㅎㅎ
게임으로 가버려서 ㅎㅎ
문자 읽기ㄴ는
웹툰으로!

mini74 2021-06-04 19: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젊음 충전 ㅎㅎㅎ 저도 충전을 해야하는데 너무 오래 안했나봐요. 정말 새파랑님처럼 저도 아는 분이 ㅠㅠ 앗 한분 박서련님 ! 아 다행입니다 ㅎ

bookholic 2021-06-05 05:31   좋아요 1 | URL
내년 수상작에는 아는 작가들이 많도록, 올 한 해 젊은 작가들 책도 틈틈이 읽으면서 젊음도 충전해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라고요~~~

scott 2021-06-09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모르는 작가님들이여서
선뜻 읽어볼 생각을 못했는데 북홀릭님 리뷰 읽으니 급 관심이 ㅎㅎ
한국작가들 작품보다 해외 작가위주로 읽고 있는 1人
반성합니다 ^ㅅ^

bookholic 2021-06-10 08:22   좋아요 1 | URL
ㅎㅎ 재미있다면 국적을 가릴 필요가 있나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싼 가격에 새로운 작가들을 만나는 기대감으로 매년 읽어봅니다~~
시원한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