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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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프로야구에는 2년차 징크스라는 것이 있단다. 잘 나가던 신인이 2년차에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경우를 이야기하는 거야. 그런 2년차 징크스 비슷한 것이 작가들에게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 책을 읽었단다. 김혼비님의 <아무튼, >. 김혼비님의 첫 번째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읽고 아빠가 얼마나 극찬을 했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구나. 지인들에게도 선물을 했던 책. 그런 김혼비님이 두 번째로 내 놓은 책이니 얼마나 기대를 했겠니? 책의 이야깃거리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술에 대한 이야기였어. 평범한 축구 이야기도 그렇게 환상적인 양념을 곁들여 이야기해 주었으니, 이미 많은 작가들이 술에 관한 책을 썼지만, 김혼비님은 어떻게 술에 환상적인 양념을 곁들일까 기대를 했단다.

아빠가 너무 기대를 했나? 아니면 술에 대해 아빠가 공감을 잘 못할 정도로 멀리해서일까. 실망을 했단다. 20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에 책의 편집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어. 마치 약속한 출간일을 맞추기 위해 작가와 편집자가 급하게 책을 만들어낸 듯한 기분마저 들었단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아빠의 높은 기준에 의한 평가라는 점을 감안해 주길 바래. 많은 이들이 여전히 이 책에 주고 높은 평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에 대한 아빠의 박한 평가가 아빠의 편견에 의한 평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프로야구 선수의 2년차 징크스로 인해 그 선수를 미워하지 않는 것처럼 아빠 또한 두 번째 책에 아빠가 실망을 했다고 해서 김혼비님의 책을 외면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다음 책들을 기대해 봐야지.


1.

술 없이는 못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단다. 아빠도 유리와 같은 20대에는 고주망태가 될 정도를 마신 적도 있어.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그런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언젠가부터 술을 먹고 난 다음날 술병으로 고생을 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게 되어 술을 줄였단다. 특히 소주는 조금만 먹어도 다음날 두통으로 하루 종일 고생을 해서, 아예 입을 대지 않게 되었고, 시원함으로 마시던 맥주도 요즘에는 평일에는 거의 먹질 않는단다. 물론 회사 회식 때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게 되면 한 잔 가볍게 걸치긴 하지.

책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아빠의 술 이야기를 했구나.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다 보면, 다들 자신의 술에 관한 이야기를 쓰지 않을까 싶구나. 그만큼 술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의 경험담이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비록 책 한 권을 쓸 정도는 아니더라도 말이야. 아빠도 사실 찬찬히 술에 관한 에피소드를 기억해 내서 다 이야기하자면, 꽤 한참을 이야기하겠지만, 썩 좋은 기억만 있은 것은 아니라서…. 그리고 또 하다 보면 영웅담처럼 미화될 수도 있으니

지은이 김혼비님이 이 책에 쓴 내용이 모두 자신의 경험담이라면, 건강에 걱정이 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더구나. 그리고 약간은 영웅담 이야기하듯이 술 마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직 성인이 안된 독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음주가 약간은 미화된 듯한 느낌도 들었거든. 과음이 내는 사고는 정말 무서운 사건 사고들이 많은데 말이야.

김혼비님의 첫 번째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는 읽고 나서 다른 이들에게 선물도 하곤 했는데, 이 책은 위와 같은 이유로 선물이나 추천은 하지 못하겠더구나. 부디 세 번째 책은 다른 이들에게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책을 써주길 바란다. 비록 비주류 책이라도 말이야.

책의 두께가 얇은 만큼 독서편지도 짧게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대체 어디서 듣고 입에 딱 붙여왔는지 언젠가부터 엄마가 마이너-메이저’, ‘비주류-주류같은 말을 쓰기 시작했다.

책의 끝 문장: , 이제 술 마시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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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비극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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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예전에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다 보면, X의 비극이니 Y의 비극이니가끔 이런 책을 보곤 했었어.  제목이 독특하네, 이러면서 책 소개를 대충 보니, 책제목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이 추리 소설이었단다. 나중에 기회 되면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러다가 이번에 보게 되었어. 아빠가 위에서 이야기한 2권의 책을 예전에 사두었거든. 아무래도 X가 알파벳 순서상 먼저니까 <X의 비극>을 먼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

소설을 읽기 전에 이번에는 책에 대한 소개와 이 책을 쓴 지은이에 대해 자세히 읽어봤어. 아빠는 엘러리 퀸이라는 분의 소설은 처음이거든. 그런데, 놀랍게도 엘러리 퀸은 두 사람이더구나. 그러니까, 엘러리 퀸은 필명인데,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라는 두 사촌 형제가 공동 집필한 소설의 필명이야. , 놀랍구나. 그들 둘이 쓴 첫 번째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엘러리 퀸이었는데, 그 주인공을 필명으로 해서 소설을 출간했다고 하는구나. 독특하면서 기발하신 분들이구나.

이번에 아빠가 읽은 <X의 비극>은 드루리 레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4부작 중에 첫 번째 소설이란다. X의 비극, Y의 비극 말고 Z의 비극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마지막 4부는 <드루리 레인 최후의 사건>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4부작이 처음 출간될 당시에는 엘러리 퀸이 아닌 바너비 로스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대.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는 또 다른 필명으로 출간한 것이야. 엘리리 퀸이라는 필명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는데, 그 필명을 숨기고 새로운 필명으로 소설을 내다니… X의 비극이 출간(1932)이 된 지 8년 뒤 재출간할 때 지은이는 엘러리 퀸이라고 정체를 밝혔다고 하는구나.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들이구나. 그런데 한 소설을 두 사람이 같이 집필하면 어떤 식으로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사촌 지간이더라도 사이가 좋지 않으면 같이 한 소설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말이야. 정말 놀라운 분들이구나. , 그럼 이제 X의 비극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게.


1.

이 소설의 주인공은 60살의 원로 연극 배우 드루리 레인이라는 사람이란다. 추리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니, 이 사람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탐정 같은 사람이야. 단지 직업이 은퇴한 원로배우라는 것이지. 이 사람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나이 먹은 셜록 홈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드루리 레인이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이제 한 권 읽었지만, 이 소설에 드루리 레인이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이 셜록 홈즈와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소설 속 셜록 홈즈가 나이 먹게 되면 드루리 레인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브루노라고 하는 지방 검사와 섬 경감은 햄릿 저택에 살고 있는 드루리 레인을 찾아왔어. 예전에도 드루리 레인이 사건에 도움을 준 적이 있었거든. 최근에 발생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도움을 청하려고 왔어. 아참, 드루리 레인은 나이를 먹으면서 귀머거리가 되어서 사람들의 입술 모양을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는구나. 아무래도 오랫동안 연극을 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 입 모양을 보지 못하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멀리서 이야기하는 것이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입 모양만 보인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단다.

그럼 다시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게. 할리 롱스트리트라는 주식 중개인이자 사업가가 체리 브라운이라고 하는 젊은 여배우와 약혼 발표를 위한 파티를 열었어. 동업자인 존 드위트를 비롯하여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였는데, 호텔에서 파티를 열던 그들은 롱스트리트의 집에 가서 만찬을 하자면서 집으로 이동을 했단다. 오늘날 같으면 고급승용차를 타고 이동을 했겠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1930년대 초반이란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 전차를 타고 이동했어. 그런데 전차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지. 할리 롱스크리트는 무심 결에 자켓의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무엇인가에 찔린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었고 2~3분만에 죽고 말았어. 이 전차에 경위 한 명이 타고 있어서 단순한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빨리 수습하였고, 승객들을 내리지 못하게 하고 차고로 이동했어. 섬 경감에게 연락을 해서 섬 경감이 이 사건을 맡게 된 거야.

섬 경감과 경찰들은 전차 내부를 조사하고, 손님들을 일대일 조사를 했어. 특히 롱 스트리트의 일행들은 별도 조사를 했단다. 하지만 특이점이나 단서를 찾지 못했단다. 롱스트리트의 주머니에는 누가 넣었는지 모른 밤송이 같이 생긴 물건이 있었는데, 그 물건에 독이 묻어 있었고 그 독에 찔려 죽은 것은 보였어.


2.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섬 경감은 조사를 하기 시작했어. 롱스트리트의 동업자인 존 드위트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존 드위트가 용의자 선상에 오르게 되었지. 사건 당시 같은 전차 안에 있었고, 접근하기도 가장 쉬웠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사이가 좋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거액의 돈을 빌려주기도 했어. 그리고 롱스트리트가 존 드위트의 부인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어. 여러모로 존 드위트가 의심스러웠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단다. 며칠 뒤 익명의 투서가 날아왔어. 전차 안에서 일어난 사건의 범인에 대해 알고 있고, 그가 한 짓도 봤다는 내용이야. 며칠 뒤 선착장에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어. 이런 일련의 내용을 섬 경감은 드루리 레인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리고 며칠 뒤 선착장에서 경찰들은 몰래 대기를 했어. 드루리 레인도 그곳에 있었단다. 약속 시간이 살짝 지난 즈음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배가 하나 있었는데, 갑자기 그 배의 상판에서 한 사람이 바다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어. 그런데 그 사고는 사고가 아니고 살인 사건이었단다. 떨어진 사람을 건져 올렸더니, 얼굴에 흉측하게 공격을 당하여 죽은 이였어. 그리고 그는 다름 아닌 롱스트리트가 죽었을 당시 전차를 몰았던 운전사 찰스 우드라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배에 존 드위트도 타고 있었단다. 강력한 용의자 존 드위트 말이야.

, 이제 그럼이 그려지니? 찰스 우드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다고 편지를 익명으로 보냈고, 찰스 우드는 경찰을 만나러 가는 배 안에서 살해를 당했어. 그리고 그 배에는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의 용의자 존 드위트가 타고 있었고 말이야. 찰스 우드의 주머니에서는 존 드위트의 담배 종이였나? (아빠의 기억 가물가물) 아무튼 존 드위트의 것이 있었어. 이런 정황으로 존 드위트는 범인으로 기소했어. 물론 드루리 레인은 성급한 판단을 하지 말라고 섬 경감에게 조언을 했지.. 존 드위트는 범인이 아니고, 자신이 조사하고 있는데, 확신이 설 때 이야기해준다고그런데도 존 드위트는 그대로 기소가 되었단다.

존 드위트의 변호사 라이먼이 레인을 찾아왔어. 아무래도 존 드위트는 불리한 상황이었어. 레인은 그 불리한 상황을 한방에 뒤집어 엎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단다. 존 드위트가 범인이 아닌 명백한 증거. 그 도움은 재판장에서 변호사 라이먼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었고, 검사 측에서 시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그렇게 존 드위트는 무죄로 풀려 나게 되었어.

무죄로 풀려났으면 그냥 조용히 집에서 지내고 있지, 무죄로 풀려난 것을 기념한다고 존 드위트는 축하파티를 했어. 레인도 초대되어 갔는데일행이 다 같이 집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그만 존 드위트가 또 죽고 만 거야. 이번에 가슴에 총을 받고 죽었단다. 마지막으로 존 드위트와 일대일로 대면한 사람이 마이클 콜린스라는 사람이었어. 마이클 콜린스는 롱스트리트와 사업을 하고 손해를 본 사람인데, 롱스트리트가 죽자 동업자인 존 드위트에게 손해 배상을 요청했건 거야. 마이클 콜린스와 마지막 만남을 갖고 죽었으니 이번에는 마이클 롤린스가 용의자로 몰리는 것은 당연했단다.


3.

다음날 집에 머물고 있다가 마이클 콜린스는 경찰에 잡히게 된다. 마이클 콜린스는 당연히 무죄를 주장했단다. 읽은 이들도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을 거야. 추리 소설에서 당연히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은 범인이 아니거든. (그걸 역이용해서 당연히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이 결국 범인으로 결론 짓는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단다.)

, 그럼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일 텐데.. 그 범인을 찾으려면, 먼 과거를 뒤져야 한단다. 롱스트리트와 존 드위트가 사업을 하기 전부터 캐야 하는 거야. 그들이 우루과이에 있었을 때부터 말이야. 이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면 완전 스포일러가 되는데나중에 아빠의 기억력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해서 스포일러지만 짧게 이야기해볼게.

스토프스라는 사람이 있었어. 그가 망간 광산을 발견되어, 크로켓, 롱스트리트, 드위드와 동업을 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동업자 중에 크로켓이라는 사람이 스토프스의 아내를 죽이고 스토프스에게 누명을 씌웠어. 그래서 스토프스라는 감옥에 가게 되었지. 후에 감옥을 탈옥한 스토프스는 복수를 위해 미국에 오게 되었단다. 롱스트리트와 드위트의 죽음은 이런 스토프스의 복수극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거야. 스토프스가 미국에서 본명으로 돌아다니지 않았겠지.. 얼굴도 변장하고 이름도 가짜 이름으로 다녔겠지. 그렇겠지? 아빠가 오늘 이야기를 하면서 소설 속 등장 인물은 많이 소개하지 않았지만, 오늘 소개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 바로 범인이란다. 오늘 이야기한 사람들 중에 가장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 좀더 큰 힌트를 주면 범인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바로 범인이란다..^^

….

X의 비극생각보다 괜찮았단다. 아참, 왜 제목이 X의 비극이냐? 존 드위크가 죽으면서 손가락을 x모양으로 하고 죽었기 때문이야. 그것은 죽으면서도 범인을 가리키는 단서를 남기고 싶었던 거지.. 나중에 Y의 비극을 비롯하여 드루리 레인 4부작을 모두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눈 아래 저 멀리서 우울한 안개에 싸인 허드슨 강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섬 경감과 본인이 내일 아침 10 30분 심심한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비공식적으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관한 귀하의 의견을 묻고자 방문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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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3 - 중원을 장악한 남방의 군주 춘추전국이야기 3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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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공원국이 쓴 <춘추전국이야기> 3권을 읽었단다. 1권에서는 제나라 환공과 관중에 관한 이야기였고, 2권에서는 진나라 문공에 관한 이야기였어. 아빠가 이 책들도 읽고 너희들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를 읽어보면 대략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거야. 아빠의 졸필로 인해 이해를 하지 못하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제 환공과 관중, 진 문공에 관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야. 물론 책을 통해서 얻으면 더욱 좋고

그렇게 1권과 2권을 일년에 한 권씩 읽고, 시간은 또 일년이 훌쩍 가서 3권을 읽었단다. 아빠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일 년에 한 권씩 읽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약속했거든.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일 년을 참지 못할 경우가 오면, 바로 다음 책을 집어 들겠지. 그런데 아빠에게는 그 정도의 재미는 주지 못하고 있단다. 더욱이 이번에 3권을 읽을 때는 회사에서 골치 아픈 일과 엮여 있어서 책에 집중을 하지 못했거든.. 그래서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려고 메모해 놓은 내용도 별로 적지 못하고일단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1.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번 3권에서 이야기할 사람은 초나라 장왕이라는 사람이란다. 초나라는 남쪽에 치우쳐 있던 나라야. 아직까지는 크게 주목을 맞지 못한 작은 나라였다고 보면 돼. 초나라는 큰 강들에 둘러 쌓여 있어 물이 풍부하고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단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한수, 남북을 연결하는 상강, 남쪽에 길게 굽이치는 장강. 거기에 커다란 호수들도 있었어. 동정호화 파양호. 이런 강과 호수들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 형주라는 곳이 초나라의 중심지였단다. 초나라 장왕이 왕 위에 오르기 전에 국내외 정세는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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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초 장왕이 출현하기 이전의 국내외 정세는 대체로 이러했다. 초 목왕은 성복대전 패전의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국내의 거대 씨족들은 누르는 정책을 썼다. ()은 조돈이 정권을 잡아 법치를 내세우는 동시에 패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고, ()은 여전히 진()을 상대로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한편 화북에서 산동까지 항상 중원세력들의 버거운 상대였던 적족의 한 일파는 멸망했다. 이는 춘추전국의 무대가 점점 중원국가들 위주로 돌아가게 하는 신호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쪽의 초나라에서 새로 군주가 될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춘추 세 번때 패자 장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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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 장왕은 당시의 국내외 정세를 잘 이용해서 세력을 키워갔단다. 정나라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는데, 晉나라가 정나라를 못살게 구는 반면, 초나라는 정나라에게 친교를 해와서, 정나라는 초나라의 그늘로 들어가게 되었어, 초나라는 정나라를 이용하여 송나라를 쳤어. 이에 晉나라가 정나라를 공격했는데, 이때 초나라가 도와주어 진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어. 초는 그 외에 약점이 있는 주변의 국가들을 하나씩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세력을 키워나갔단다.

초 장왕의 능력도 물론 있지만, 그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관료가 있어서 가능했단다. 아빠에게는 생소한 손숙오라는 사람이야. 하기야 사실 초나라 장왕도 낯선 인물이니까… (아빠의 역사 상식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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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장왕 개인은 대범하면서도 과감하다. 대국의 군주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패자가 되는 것은 개인의 차질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정이란 복잡해서 전체를 조정하고, 여러 인재들을 이끌어갈 조력자가 필요하다. 제 환공의 관중이나 진 문공의 호언 등이 바로 그런 인재들이다. 초나라에는 손숙오가 있었다. 그러나 손숙오는 장왕과는 판이하게 다른 인물이었다. 장왕이 보기에 손숙오는 재미를 모르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왕은 손숙오와 같이 했다. 손숙오를 등용한 일 자체가 바로 장왕의 능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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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오의 신분이 역사서마다 다르게 기록되어 있지만, 그가 귀족이 아닌 농민출신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하는구나. 평범한 신분을 가진 이를 중히 쓴 장왕의 안목을 높게 평가하려고 그렇게 기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사람을 잘 쓴 것은 사실이니까...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관료를 찾아내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 같구나.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신의 능력만 믿고 사람 쓸 줄 모르는 리더들이 꽤 있음에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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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관료는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무 능력과 더불어 최소한 두 가지 미덕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관료는 청렴해야 한다. 공직을 수행할 때 청렴하지 않으면 훈령을 강제할 수 없다. 그다음은 자신을 왕 위에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관료와 권력자의 차이다. 권력자는 인민에게 자신을 부각시켜야 한다. 그러나 관료는묵묵히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권력자()는 그 관료를 신임한다. 아래와 위에서 동시에 신임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훌륭한 관료가 되려면 아래와 위의 압박을 모두 견뎌야 한다. 손숙오가 그런 관료식 재상의 원형이었다. 그런 원형이 이어지고 이어져 청나라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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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손숙오는 땅을 개간하고 수로를 정비하는 등 내정도 잘하였고, 전쟁에 있어서도 작전 능력, 특히 장기전의 능숙해서 많은 승리를 이끌었다고 하는구나.


2.

.. 아빠가 초나라 장왕을 잘 모르지만, 노자와 비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인가? 지은이 공원국님은 초나라 장왕을 노자에 비유했더구나. 노자가 실존하는 인물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노자는 속세와 멀리하고 도를 깨우치는 사람 아닌가. 몇몇 공통점이 있을지는 몰라도 노자와 거의 동일시할 수 있는 인물인지는 아빠는 잘 모르겠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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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노자>의 성인을 장왕으로 바꾸어서 읽어보라. 장왕이 보기에 어렵사리 얻은 것이라 해도 자신이 갖지 못한다면 버리는 것이 더 낫다. 정나라 군주가 항복을 청하자 장왕은 한계를 인정했다. 남의 아래에 처할 수 있는 군주라면 아직 민심을 잃지 않았다. 그런 나라는 아직 삼킬 수 없다. 장왕이재물을 얻기 위해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정나라를 얻고서 땅을 취하지 않는 것을 모티브로 <노자>성인은 귀한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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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전쟁에게 진 상대 나라에게 잔인함을 보이지 않고 관용을 베풀었다는 점에서, 로마의 카이사르를 아빠는 연상이 되었단다. 지은이는 그 점도 노자에 빗대어 이야기했단다. 아빠가 노자에 대해서 잘 몰라서 고개만 살짝 갸우뚱했단다. 노자에 대한 책 좀 읽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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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물론 장왕이 평화를 사랑한 군주는 아니었다. 그는 중원을 대신하여 동쪽으로 무자비하게 국토를 확장했다. 그는 현실의 군주일 뿐노자와 같은 심오한 사상가는 아니었다. 그는 북쪽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사실은 동쪽으로 이익을 챙겼다. 그러나 그가 동쪽으로 진출하면서 잔혹한 방법만 썼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소나라는 장왕의 포로들은 풀어주지 않았다가 망하고 말았다. 비록 침략자지만 그는 자신의 사람과 남의 사람을 최대한 살린다는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 그래서 장왕은 무()라는 이름을 가진 형이며 노자는 문()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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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권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요약해서 이야기하면, 초나라 장왕이 손숙오라는 신하와 함께 세력을 키워 초나라를 강력한 나라로 만들었다. 이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

그런데 그런 초나라의 강력함도 오래가지 못했어. 초나라 장왕 사후 다시 그저 그런 나라가 되었어. 이 책에는 초나라 장왕이 죽은 후의 판세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빠는 생략할게. 이해바람..^^


PS:

책의 첫 문장: 왕과 신하들이 질펀한 잔치를 벌이던 날, 날이 어두워지고 술이 한참 올랐을 때 갑자기 촛불이 꺼졌다.

책의 끝 문장: 그러나 사당 안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채 초사의 격하면서도 애잔한 분위기에 잠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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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2 (양장) - 네 사람의 서명 셜록 홈즈 시리즈 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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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전에 셜록 홈즈 전집 1 <주홍색 연구>를 읽고 이야기해준 것처럼 아빠가 초등학교 때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좋아했다고 했잖아. 그때의 추억을 기억하면서 오래 전에 사둔 황금가지의 셜록 홈즈 전집. 가끔씩 한 권씩 꺼내 읽겠다고 했는데, 그리 자주 뽑아 들지는 못했구나.

이번에 2권을 뽑아 들었단다. <네 사람의 서명>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어. 이야기의 시작은 사건이 없을 때 홈즈와 왓슨의 일상으로 시작되었단다. 충격적인 것은 셜록 홈즈가 코카인을 즐긴다는 것이야. 그에게는 나쁜 목적이 아니었어. 그가 코카인을 즐기는 이유가 있었어. 다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어. 셜록에게 두뇌활동은 생명과 같은 것이었어. 코카인이 몸에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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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니, 이제부터 코카인이나 해야지. 난 두뇌 활동 없이는 살 수 없네. 그게 없으면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살겠나? 여기 창가로 좀 와보게. 정말 어둡고 우울하고 공허한 세상 아닌가? 저지 누런 안개가 길에서 흘러다니는 걸 좀 보게. 안개는 어두컴컴한 집들을 넘어다니고 있네. 이보다 더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세상이 어디 있겠나? 여보게 왓슨, 나한테 능력이 있으면 뭘 하겠나? 그걸 발휘해 볼 기회가 없는데. 진부한 범죄, 진부한 삶, 지상에서 진부한 것을 빼면 아무것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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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료하던 그에게 사건 의뢰가 들어왔어. 메리 모스턴이라고 하는 27살의 숙녀였어. 10년 전 인도에서 군생활을 하던 아버지 모스턴 대위가 영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실종되었다고 했어. 그리고 6년 전부터 매년 값비싼 진주가 배달이 되고 있다고 했어. 정체 모를 사람으로부터 말이야. 그런데 올해는 그 진주를 보낸 사람이 만나자고 한 거야. 불안하면 친구를 데리고 오라고 했고, 메리 모스턴은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집주인의 추천으로 홈즈를 만나러 온 거야. 홈즈는 좋다고 해서, 함께 그 진주를 꼬박 보내주던 이를 만났어.

새디어스 숄토라는 사람이야. 새디어스의 아버지는 슐토 소령으로 메리의 아버지 모스턴 대위와 함께 인도에서 군생활을 한 동료였어. 메리는 새디어스로부터 아버지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어. 아버지 모스턴 대위는 영국에 와서 슐토 소령을 찾아왔고, 인도에서 얻게 된 보물의 분배로 말싸움을 하다가 흥분하여 심장마비로 그만 죽고 말았다는 거야. 슐토 소령은 살인죄로 누명을 쓸까 봐 모스턴 대위의 시신을 숨겼다고 했어. 그리고 4년 뒤, 그러니까 지금으로 6년 전 슐토 대령으로 병으로 죽게 되었는데 죽기 전에 모스턴 대위의 딸에게 보물을 나눠 주라고 유언을 남겼어. 하지만, 보물의 위치를 말하기도 전에 창문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어떤 사람을 보고 충격을 받고 죽고 말았어.

슐토 대령에게는 아들이 둘이 있었는데, 첫째는 바솔로뮤이고 둘째가 바로 새디어스였어. 바솔로뮤는 아버지의 유언을 무시하고 일단 숨겨진 보물을 찾는데 혈안이었고, 둘째 새디어스는 보물을 못 찾았지만, 모스턴 대위의 딸에게 해마다 값비싼 진주를 보내주었던 거야. 아버지의 유언도 지키고 죄책감도 덜기 위해서그런데 얼마 전에 결국 바솔로뮤가 보물을 찾게 되었고, 그것을 메리에게도 나눠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새디어스가 자신의 신분을 알리고 연락했던 거야.

그들은 바솔로뮤의 저택으로 향했어. 그런데. 집에 도착했을 때 바솔로뮤는 독침에 찔려 죽어 있었고, 보물은 사라져 버렸고, 바솔로뮤 시신 옆에 내 사람의 서명이라고 적힌 쪽지가 있었어.


2.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이 사건의 전말이란다. 이제부터 홈즈의 대활약이 시작된단다. 바솔로뮤가 죽은 방안의 아주 작은 흔적까지 그냥 보고 넘어가지 않았어. 그런 아주 흔적으로 홈즈는 숨어 있는 거대한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 나갔단다. 솔토 소령과 모스턴 대위가 인도에서 어떤 일을 벌이고, 어떻게 보물을 얻게 되었는지에 대해 밝혀낸단다. 그리고 그들을 쫓는 조너선 소몰이라는 인물까지 찾아낸단다. 조너선 소물은 상인을 죽이고 보물을 가로챘는데, 그 상인을 죽인 죄로 감옥에 수감하게 되고, 슐토 소령에게 보물 지도를 건네주고 자신의 탈옥을 도와주면 보물을 나눠 주겠다고 했어. 하지만, 슐토 소령은 조너선 소몰을 배신했어. 그래서 나중에 탈옥을 해서 복수를 위해 영국에 왔던 것이란다.

그리고 슐토 소령이 보물의 위치를 알리지 않고 죽자, 어쩌지 못하고, 아들 바솔로뮤가 보물을 찾기만을 기다린 것이야. 그리고 바솔로뮤가 보물을 찾자마자 그를 죽이고 보물을 가로챈 것이지. 하지만, 셜록 홈즈로 인해 그 보물을 즐길 새도 없이 다시 감옥에 가게 된 거야. 결국 그 보물은 그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고, 오랜 감옥의 고난만을 연이어 주게 되었단다.

..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났단다. 셜록 홈즈가 코카인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즐겼다는 사실에 약간 충격을 먹었단다. 셜록 홈즈의 그런 점은 닮지 않기로 하자꾸나. 나중에 셜록 홈즈 전집 3권을 읽고 나서 또 셜록 홈즈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셜록 홈즈는 벽난로 선반 구석에 놓아둔 약병을 내리고 산뜻한 모로코 가죽 상자에서 피하 주사기를 꺼냈다.

책의 끝 문장: 그러면서 희고 긴 손을 그쪽으로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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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0
이원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독립운동가들은 그리 많지 않단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이 많아. 그런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조사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그의 업적을 인정해주는 사람들도 계시단다. 고맙게도 말이지그런데, 공산주의 깃발을 들고 있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로 인해 공산주의에 발을 조금이라도 들여놓았던 이들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단다. 이번에 읽은 김산이라는 독립운동가도 그런 축에 들었던 사람이야.

김산이라는 독립운동가는 어쩌면 헬렌 포스터 스노가 아니었다면 더욱 알려지지 않았을 거야. 헬렌 포스터 스노가 그와 인터뷰를 하고, 그에 관한 책을 출간해서 그의 존재가 잊혀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된 거니까 말이야. 헬렌 포스터 스노가 님 웨일즈라는 필명으로 남긴 <아리랑>. 아빠도 예전이 이 책을 읽어보았단다. 그 책 하나만으로도 매력적인 남자 김산에 대해 알 수 있지만, 그에 관한 책을 이번에 한 번 더 읽었단다. 아빠가 김산이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꼈던 이유도 있지만, 지은이가 이원규라는 분인 것도 한 몫 했단다.

이원규님의 책들을 몇 권 읽었는데, 다 재미있게 읽었거든. 소설도 쓰시고,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평전도 쓰시는 분인데, 평전을 마치 소설처럼 쓰신단다. 지은이의 상상력도 가미된 평전. 그래서 더욱 읽기도 편하고, 재미도 있었거든. 이번에 읽은 <김산 평전>도 그런 방식으로 쓰셨어. 제목에 평전을 달아 놓았지만, 김산의 삶에 대한 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해. 심지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김산과 인연을 맺은 어떤 여인에 대해서는 가상의 이름으로 정해서 이야기를 풀어갔단다. 누군가는 평전에 작가의 상상력을 추가하면 어쩌냐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아빠는 좋았단다.

….


1.

김산은 본명이 아니야. 김산은 그의 여러 가명 중에 하나였단다. 그의 호적에는 장지학이라는 이름이 올라가 있어서 그게 본명일 것 같지만, 그는 삶의 대부분은 장지락이라는 이름을 썼단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김산의 본명을 장지락으로 알고 있단다. 김산, 장지락 모두 이름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 책에는 그를 부를 때 장지락으로 주로 이야기해서 아빠도 너희들에게 이야기할 때 김산보다는 장지락으로 이야기할게.

장지락은 1905. 을사늑약이라는 아픈 역사를 간직한 해에 평안도 용천이라는 곳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났단다. 어린 시절부터 수재라는 소리를 들었대. (머리 좋은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와 큰형과는 사이가 좋지 않고, 둘째 형과 사이가 좋았대. 구둣방으로 성공한 둘째 형의 든든한 후원으로 숭실 중학에 입학할 수도 있었고, 3.1운동 후에는 둘째 형의 도움으로 도쿄로 유학을 가기도 했단다. 3.1운동이 1919년에 일어났으니, 당시 장지락의 나이 고작 15살이었는데, 홀로 일본 유학을 가다니

더 놀라운 것은 도쿄에서 모스크바 러시아 혁명에 대해 알게 되고, 모스크바행을 결심했다는 거야. 그래서 계획보다 일찍 일본 유학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몰래 모스크바로 향했단다. 그의 나의 아직 십대이던 시절이야. 그런데 그의 계획대로 편안하게 모스크바를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 그는 하얼빈에서 길이 막혔어. 하얼빈.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겼했던 곳. 어쩌면 그곳에서 장지락은 안중근 의사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의 뒤를 따르려고 하지 않았을까. 그는 신흥무관학교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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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장지락은 그곳을 떠나 하얼빈 역으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격살한 자리에 서 있었다. 러시아군 의장대원들 틈으로 의연히 걸어 들어가, 막 기차에서 내리는 조국 침략의 원흉을 향해 권총을 발사하는 안중근. 그는 그 순간의 광경을 상상하다가 온몸에 전율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유치장에서 숭실학교 고급 학년 선배들이 속삭인 말들이 고스란히 되살아왔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서간도에 있다는 신흥무관학교로 가자. 가서 일본과 싸울 방책을 배우자. 일단 그렇게 마음을 굳히자 그것은 오랫동안 염원해온 것처럼 강렬해졌다. 그는 그 학교가 서간도 통화현 합니하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는 150원쯤 남은 일본 돈을 중국 돈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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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얼빈에서 신흥무관학교가 있는 서간도 통화현까지의 700여리 길얼어 죽을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가는 길에 삼현보의 안동식 장로의 도움을 받았어. 안동식 장로의 집에서 머물면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어. 그곳에서 안동식 장로의 딸 미삼과 정이 들기도 했단다. 신흥무관학교에 도착한 장지락. 신흥무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나이는 18. 장지락은 15. 하지만 700여리 길을 홀로 걸어온 그의 의지를 들은 학교측은 그의 입학을 허락하였고, 그는 과정을 잘 마쳐서 최연소 졸업이라는 기록을 세웠단다.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안동식 장로의 교회에서 선생님을 잠시 하고 상해로 가서 임시정부 요원들과 인연을 맺었단다. 안창호와 만나 흥사단에 가입을 했어. 그리고 약산 김원봉과도 만나 의열단 비밀 요원이 되었어. 이때 평생의 동지가 되는 오성륜 등을 만났단다.


2.

잠시 고향에 돌아왔다가 둘째 형의 조언을 듣고 북경에 있는 협화의학원에 입학했단다. 그의 나이 18세였어. 장지락은 북경 협화의학원에서 의학을 공부했단다. 그것에서 김성숙을 만나면서 공산주의도 접했단다. 민족주의 기반을 둔 공산주의자라고나 할까. 북경에서 김성숙과 공산주의 활동을 했어. 조산공산당 북경 지부를 설립하기도 했단다.

..

김성숙이 광동으로 먼저 떠나고 장지락도 학업을 중단하고 광동으로 떠났단다. 그곳에서 국민당의 정부의 배려로 국립광동대학 의학과 본과로 다시 편입했어. 그러나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 장지락에게 계획이 있잖아. 독립. 독립을 위해서라면 그가 모든 것을 했어. 어떤 이는 사상이 맞지 않으면 함께 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지만, 장지락은 오직 조선 독립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사상도 그 어떤 분파도 가리지 않았고 누구든 만났단다.

놀라운 것은 그의 나이 아직 이십 대 초반이었어. 그는 의학을 포기하고 법학으로 전과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고, 중국 정부의 협조를 한 것도 조선 독립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던 거야. 중국의 국공합작이 장개석의 쿠데타로 끝난 이후에는 중국공산당의 봉기에 참가하기도 했는데, 상황이 좋지 않게 되었지. 광동을 떠나 해륙풍 소비에트에 도착하게 되었어. 그곳에서 중국공산당의 일원으로 전투에 참가하여 죽음의 위기도 넘겼지만, 그만 말라리아에 걸리고 말았단다. 상해로 돌아와서 말라리아 치료를 하면서 몸을 추스렸단다.

건강을 되찾고 나서는, 북경과 상해 등을 오가며 중국 공산당의 활동을 하다가 북경에서 공안에게 체포 당했고, 이후 일본 대사관에 인도되었고, 다시 신의주 경찰서로 압송되었단다. 그 곳에서 40여일 고문 취조를 당했는데, 그 고문이 얼마나 심했는지 그는 폐결핵이 걸리고 건강이 악화되었어. 결국 무혐의로 풀려났어. 고향에 와서 요양을 좀 하다가 다시 북경으로 돌아갔어.

공산당에서는 그가 일본 경찰에 붙잡혔다가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것을 들어 변절했을 것이라고 했어. 그런 모략을 한 이는 같은 동포 한위건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위건이 중국공산당에 가입하려고 할 때 비슷한 이유로 장지락이 거절 의사를 보인 적이 있는데 그가 똑같이 되갚음을 한 것이었어. 그때부터 한위건과 앙숙 관계가 이어졌는데, 한위건도 사실 일본의 프락치는 아니었다고 하는구나. 나중에는 병든 장지락에게 약을 몰래 전달해 주기도 했지만, 끝내 서로 오해를 풀지는 못했다고 했어. 한위건도 당시 일본경찰서에 풀려 나온 장지락을 의심하기는 했지만 후에 장지락을 평가할 때 나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어. 한위건 역시 조선 광복을 보지 못하고 이국 땅에서 안타깝게 삶을 마감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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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

그 뒤 만주에 중앙당 밀사로 파견되어 중국공산당과 조선인 공산당 조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탁월한 공적을 세웠소. 만주에서 온 동지들은 말해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파르티잔 투쟁이 장지락의 공작 덕분이라고. 우리 조국의 역사가 어찌 될지 모르지만 그의 공로는 아마 굵은 글자로 기록될 것이다.

그는 뛰어난 선동가이자 비밀조직의 명수이지만 명문대학을 다닌 공산주의 이론가이기도 해요. 정말 그는 그렇소. 많은 책을 읽은데다 일본에 한 해 동안 머물렀다는데 일본어도 능통해 사상서를 번역하기도 했소. 아무튼 그는 두 번이나 내 진정성을 의심하며 입당을 거부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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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병과 폐결핵 등 잇단 중병을 겪어서 장지락의 건강은 그리 좋지 않았단다. 한위건의 모략으로 중국공산당에 복귀하지 못하고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어. 그러다가 또 공안국에 체포되어 또 일본 측에 넘겨지고 또 고국으로 압송되었다가 석방되어 고향집에 머무르기도 했단다. 다시 출국 금지령을 어기고 북경으로 향했단다.


3.

북경에 갔지만 이번에도 공산당으로부터 외면을 당했어. 그는 그곳에서 그 전부터 알고 지나면 동지 조아평과 결혼을 하고 가정교사와 번역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어. 얼마나 답답했겠니, 억울한 누명으로 독립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는 상해로 가서 김성숙과 재회하게 된단다. 그것에서 김성숙과 함께 소금을 비유한 선언문을 쓰는데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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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우리는 더는 물속에 녹아 있는 소금처럼 우리를 잃어버릴 처지가 못 된다. 우리는 쫓겨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다른 세력에 가담하는 하나의 세력으로서 중국에 가세해야만 한다. 일본 제국주의가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장래의 행동을 위하여 조선인의 운동을 건설하고 준비하는 방향으로 재빨리 우리의 정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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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김성숙과 함께 조선민족해방동맹을 결성했어. 김성숙과 함께 중국 공산당이 움직임 따라 같이 이동했어. 그렇게 연안까지 오게 되었단다. 연안에 있는 항일군정대학에서 선생님으로 일했어. 이곳에서 그는 도서관에 책을 많이 빌려 보았는데, 책의 대출증마다 그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본 헬렌 포스터 스노와 인연을 맺게 된단다.

헬렌 포스터 스노는 장지락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장지락도 조선에 대해 서양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응하게 되었단다. 2개월 간 22차례에 걸친 인터뷰.. 헬렌 포스터 스노는 장지락과의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중에 자신의 필명 님 웨일즈와 장지락의 필명 김산의 공동 저자로 책을 내게 된단다. 하지만, 장지락은 아쉽게 책이 출간된 것을 보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게 돼. 그것도 너무 억울하게 말이야. 중국 공산당이 트로츠키파를 제거하는 대숙청이 있었는데, 그 숙청의 여파로 장지락이 일본의 간첩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고 말았단다. 그의 나이 34, 1938년의 일이었어. 그가 꿈에 그리던 조선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정말 슬프구나.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중국공산당은 그를 복권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건국훈장 애국장이라는 훈장을 추서했다고 하는구나. 사람의 육신은 한 생으로 끝나더라도 영혼은 어딘가에서 이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그래야 장지락의 영혼도 끝내 조국은 광복되었고, 자신의 억울함도 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테니 말이야.


PS:

책의 첫 문장: 을사년(1905) 5 12, 음력으로는 3 12일로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과 여름의 중간쯤 되는 날이었다.

책의 끝 문장: 당적이 박탈되고 1975년의 추도대회와 거기서 공산당의 이름으로 낭독된 조사(弔辭)까지 취소되었다.


지락은 씹고 있던 비둘기 고기를 얼른 삼켰다.

“권력이나 권위는 인간 사회에 필요 없는 거다, 그런 게 없어도 인간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상이지요. 다시 말하면 국가라는 이름을 걸고 자행하는 모든 전쟁, 모든 억압을 규탄하는 거지요.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려면 개인이 자아를 확립해야 하며,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금욕과 자기 억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통치자는 민중을 법과 규율로 구속하고 그 질서 안에 가둬야 한다고 확신하지요. 그것에 반대해 아나키스트는 국가가 없고 법률이나 규율이 없어도 인간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고 그렇게 되어야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이 된다고 여기지요.”- P130

“그렇습니다. 희생의 철학은 제쳐놓고 톨스토이의 공산주의에 대해 말해보지요. <공산당선언>은 공산주의가 인간 영혼의 가장 고귀한 감정의 항거에서 태어난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장 천한 인간들이 갖게 마련인 가진 자들에 대한 질투의 산물이 아니라 정의의 산물, 가난한 자에 대한 동정의 산물이라고 했지요. 혁명의 목적에는 독재가 필요하지만 공산주의 출발 자체가 인도주의에 있다는 것이지요.”- P287

“그대가 아픈 상처를 안고 산다는 건 장소 동지한테서 들어서 알고 있어. 내가 그대 마음을 받아줄 수 없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혁명을 위하여, 내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결혼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야. 그대와 나는 오로지 당이 준 과업이나 혁명을 위해 만날 수 있어.”- P360

호송경관이 말했다.

“나는 사나이가 자기 조국을 위해 일신을 던진다는 사실을 존중합니다. 그래서 당신을 보통의 죄수처럼 다룰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조선인이라면 당신처럼 투쟁할 자신이 없으니까요. 나는 대사관에서 담당 주임에게 들었습니다. 당신은 의학 공부를 했으며, 시와 소설을 썼다고. 당신이 지은 시를 주면 영광으로 알고 받겠습니다. 그리고 중국 감옥에서 겪은 일도 이야기해주십시오.”- P414

“부드러운 곡선을 가진 산, 그 산을 닮은 초가집의 지붕, 맑은 물에 씻은 듯 싱싱한 나무들, 반짝이는 조약돌이 깔린 냇가에서 흰 옷을 빨아 너는 여인들, 남자들의 여유와 여인들의 수줍음, 그런 게 좋았습니다. 조선은 그렇게 순수하고 자연스러운데 일본은 인공의 흔적이 많았지요. 조선이 조용한 나라라면 일본은 소리의 나라이지요. 토막토막 끊어지는 일본어, 게다짝 소리, 과장된 겸손으로 몇 번이나 허리를 굽히는 인사법, 모든 게 인공적이지요.”

- 헬렌의 말 중에서..- P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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