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연대기 - 지구와 그 주변의 잊혀진 역사를 찾아서
원종우 지음 / 유리창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원종우님이 쓰신 <태양계 연대기>란 책을 읽었단다. 태양계에 관한 교양과학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어. 태양계에 관한 책은 맞아. 교양 과학의 범주에 넣을 수도 있어. 그런데 지은이의 상상력이 상당부분 들어가 있단다. 왜 책 표지에 다큐멘터테인먼트라는 코멘트가 붙어 있는지 이해가 되었단다. 과학과 역사, 그리고 지은이의 상상력지은이 원종우님은 이 책을 다큐멘터리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인 다큐멘터테인먼트라고 정의 내렸단다.

원종우님이 딴지일보에 연재했다가 히트를 치고, 그 연재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태양계 연대기>란다. 과거와 현대에 공개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 사실을 근거를 두고 우주적 상상력을 더해서 합리적 추론으로 태양계의 역사에 대해 설명한 책이라고 아빠는 한마디로 정리해 보았단다. 딴지 총수 김어준님은 이 책을 읽고, 이 정도 설득력이라면 외계인은 존재해야 한다고 칭찬을 했어.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였단다. 인류 역사에 있어서 발견되었던 UFO와 외계인그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아빠도 초등학교 때 UFO와 외계인에 관한 책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구나. 당시는 인터넷도 없었으니 UFO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그 책을 보고 약간의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 그러니 아직도 기억이 나지과연 외계인은 있을까. 아빠는 기본적으로 외계인은 있다고 생각해.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있다면 기분이 이상하잖아. 그리고 생명체가 생길 확률이 극히 낮다고 해도 이 우주의 수많은 별들과 행성에서 그 확률에 맞는 별이 없을라고칼 세이건이 말한 것처럼 이 광대한 우주 속에 만약 우리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라는 것에 아빠도 백퍼 공감을 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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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야기는 UFO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단다. 아주 오래 전 벽화나 이름난 화가의 그림 속에서 볼 수 있는 UFO의 모습들. 그냥 상상 속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오늘날 UFO를 봤다고 하는 사람들의 UFO와 모양이 비슷했어. 실제로 그런 UFO가 지구에 등장해서 보고 그린 것이라면, UFO들은 아주 먼 우주로부터 왔을까? 태양계에는 생명체가 없다고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지은이는 따져봤어.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다고 했으니, 가장 가까운 우주에서 온다고 해서 이건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 걸려. 그럼 영화 속의 장면들처럼 웜홀이나 워프 같은 것이 현실 속에 있을까. 그것 또한 현실에서 있다고 하기에는 과장이 지나쳐 보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는 끊임없이 UFO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바로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이야. 가까운 곳 어디냐고? 바로 화성이지 뭐.. 영어로 금성인, 수성인, 목성인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화성인, Martian이라는 단어가 있었어. 그것부터가 인간 무의식 속에, 그러니까 인류 오래 전 역사 속에 실제 화성인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거지이런 약간은 괴변 같은 논리도 펴고 있지만,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로 추론을 해 나가기도 한단다. 우주선이 화성이 도착해서 화성 표면을 관측한 사진들을 보면 신기한 것들이 있대. 인공구조물이라고밖에 볼 수 있는 구조물, 기계 장치로 보이는 것들. 그리고 고대 유적지와 같은 곳들이 보인다고 했어. 그래서 추론하게 된 것이 과거 화성은 아주 풍요로운 행성이었다는 것이야. 그러나 화성은 생명체를 한 번에 쓸어갈 어떤 큰 일이 발생한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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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티티우스 보데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대. a=2^n x 0.3 +4. 태양과 행성들간의 거리를 가지고 식을 찾아낸 것이라고 했어. 그런데 이 공식을 가지고 n 1부터 대입을 하면 그 위치에 수성, 금성, 지구 등이 차례대로 위치를 하고 있다고 했어. 그런데, 위 수식이 맞아 떨어지기 위해서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하나의 행성이 더 존재해야 한다고 했어. 그런데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행성이 없지. 그런데 말이야.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바로 소행성대가 있단다. 이 소행성대는 공전하고 했어. 소름 돋지 않니? 이 소행성대는 정체는 무엇일까. 이 소행성대는 바로 행성Z가 파괴되고 난 후의 잔해라고 지은이는 주장하고 있어. 그리고 그 때 파괴된 파편이 화성까지 날아가서 화성에 충돌했다는 가설도 세웠어.

그럼 행성Z는 왜 파괴되었을까. 파괴되기 전 행성Z는 마찬가지로 아주 풍요로운 행성이었을 것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란다. 행성 Z는 파괴되었다. 화성은 생명체가 거의 사라질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이 두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는 전쟁뿐이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했어.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에 화성과 행성Z는 전쟁을 벌였던 것이지. 이것이 사실이라면,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면서 흥미로운 사실이란다. 그리고 또 그 사실을 뒷받침해줄 또 하나의 열쇠는, 놀랍게도 바로 달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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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달이 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단다. 달의 지진파를 분석해보면 달의 표면은 금속 성분으로 되어 있다고 하는구나. 지진파가 지구보다 훨씬 빠르대. 그리고 역사 속에서 보면 15,000년 이전의 기록을 보면 달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구나. 15,000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전 세계적으로 대홍수가 있었대. 유명한 노아의 방주 이야기도 이 시기이고, 모든 문명권의 기록에 그 즈음에 대홍수가 일어났다고 하는구나. 왜 그 때 지구 전체에 대홍수가 일어났을까?

지구라는 행성의 크기에 비해 너무 큰 위성 달.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들은 아주 작은 위성을 가지고 있지, 달처럼 이렇게 큰 위성을 가진 행성은 없대. 그리고 NASA가 달에서 관측한 사진을 보면 탑형 구조물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대. 그리고 어떤 사진은 뿌옇게 처리를 해서 사람들이 알아 볼 수 없게 한 것도 있대. 사람들이 보면 안 되는 비밀이 있다는 것이야. 달에 옥토끼가 진짜 있냐고? 달이 자연적으로 생겨난 위성이 아니고, 인공 위성이라는 것이지. 그 비밀을 NASA에서 알고 있는 거야. 그럼 누구의 위성일까?

그것은 바로 행성Z의 전진기지이자 데쓰스타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했어. 화성과 전쟁을 위한 전진기지 말이야. 그것으로 유추할 수 있은 것은 행성 Z와 지구는 동맹을 맺고 있던 사이라는 거야. ,, 이거 지은이가 너무 나가시는 것 아닌가 싶구나. 아빠가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 바로는 지구의 나이를 달의 운석으로 45억년으로 구했다고 했는데, ,, 15,000년 전에 생겼다고 하면달에 있는 운석은 무엇을 뜻하는가. 행성Z의 운석이나 다른 위성들을 운석을 갖다 놓았을까? 아니면, 비밀을 알고 있는 NASA의 조작설? 아무튼, 달 내부에 기지를 만들어 행성Z인들이 있었다는 것이지그럼, 화성은 그런 데쓰스타가 없었냐고. 있지.. 토성의 위성 이아페투스가 화성의 전진기지이자 데쓰스타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했어. 이아페투스의 사진을 보면 한눈에 봐도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 같지 않은, 인공미 풀풀 넘치는 그런 형태를 띠고 있단다.

그리고 15,000년 전 지구의 대홍수는 화성과 행성Z의 전쟁에 의한 여파였다는 거지. 화성과 행성Z의 전쟁으로 행성Z는 파괴되었고, 화성은 생명체가 사라질 만큼 피해가 컸고, 지구는 대홍수로 많은 생명들이 죽었던 것이라고

4.

화성의 생명체가 사라지고, 행성Z가 파괴되었지만, 데쓰스타에 머물고 있던 이들이 있었어. 그들은 지구로 와서 지구인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구나. 고대 암각화를 보면 우주인과 UFO 모양이 그려져 있는 것은 괜히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니었어.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이집트의 대피라미드의 건축 비법모세가 이집트를 탈출하여 시나이 산에서 화성인과 관여를 했고, 이에 반해 예수는 행성Z인들과 관계를 맺었다고 추측을 했단다. 비밀 단체로 알려져 있는 프리메이슨도 화성적 세계관에 맞서 싸우는 등 지구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했어.

지은이의 상상력은 날개 돋친 듯 했단다. 가끔 너무 갔다는 생각도 했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그럴 듯 했어. 그리고 태양계에 지구뿐만 아니라 화성, 그리고 사라진 행성Z에 생명체가 있었고, 각기 풍요로운 문명으로 발전했었다면 얼마나 멋졌겠니. 비록 전쟁으로 멸망을 했을지라도, 말이야. 화성은 앞으로 더 많은 탐사가 이루어질 것이야. 그러면 지은이 원종우님의 추측이 어긋나는 증거가 나타날 수도 있고, 아니면 추측이 사실이었다는 놀라운 증거가 나타날 수도 있는 거야. 기대되는구나.

문득 아빠는 금성을 생각해 보았어. 혹시 금성에도 문명이 발달한 생명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말이야. 지나친 산업의 발전으로 금성 곳곳에 공장이 세워지고, 온난화가 심해져서 금성의 온도를 끊임없이 올라가고, 금성에 살던 이들은 다른 인근 행성으로 도망가고, 도망가지 못한 이들은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말이야. 그렇게 극심한 온실효과로 높은 온도를 가진 행성이 되었고,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되어버렸다고 말이야. 아빠도 너무 나갔나? ^^

, 오늘은 이만 마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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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면, 저곳엔 무엇이 있으며, 어떤 존재들이 살고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책의 끝 문장: 태양계 차원의 대서사시, 세 개의 행성을 거느리던 꿈결같이 아련한 고대 대제국의 이야기, 지저분하고 피곤한 현실 속에 살아가는 우리, 언젠가 그런 세상이 있었다고 꿈꿔보고 싶지 않은가.


이 괴물 화산들이 갑작스레 폭발하여 생성된 상황은 한때 물이 많고 대기가 짙었던 이 행성이 지금 같은 모습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 광경을 한번 상상해보자. 땅과 하늘이 뒤집어지며 흙과 바위들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대기가 흩어지면서 한때 파랗던 하늘은 검게, 이어서 붉게 변하고 바다와 강은 증발하거나 얼어붙는다. 이 모든 경천동지(驚天動地)의 대참사가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가 접해온 각종 재난 영화의 종말 광경 정도는 우스워진다.- P81

남아프리카 부시맨족의 신화는 홍수 이전에는 밤하늘에 달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스 남서부 펠로폰네소스에 있었다는 전설상의 나라 아르카디아의 구전에 따르면 홍수 이전에는 걱정과 슬픔을 모르는 천국 같은 세상이 있었으며 달은 홍수 후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감독관이었던 아폴로니우스는 BC. 3세기에 ‘과거에는 지구의 하늘에서 달을 볼 수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핀란드의 서사시 칼레왈라와 남아메리카 전설은 대홍수 등 우주 대격변의 원인이 달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P127

생각해보자. 태양계에 있던 9개의 행성 중 네 번째인 화성과 다섯 번째인 행성 Z, 이웃한 두 개의 행성이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이 사건들에 공통분모는 분명히 존재할 거라고 여겨지지만, 한쪽이 파괴됐다고 해서 다른 한쪽도 저렇듯 대기와 물이 증발하고 지표가 처참하게 찢겨나갈 정도로 괴멸될 개연성은 없다. 어디선가 거대한 천체가 날아와서 행성 Z를 부수고 튕겨나가 다시 화성에 부딪쳤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어떤 가능성이 남을까. 서로 떨어진 ‘두’ 세계의 괴멸로 귀결되는 ‘하나’의 사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그런 예를 잘 알고 있다. 바로 전쟁이다.- P114

이 태양계 제국의 비밀을 전수받은 사람들은 아직도 이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힘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앞선 지식과 정보, 기술 등을 통해 고대 이집트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엘리트로서 드러나지 않는 막후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P283

이렇게, 고대 태양계 제국의 그림자 속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의 잔존 세력들이 암암리에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5000년 인류 문명의 역사인 것이다. 화성의 모세와는 상반된 가치관을 지녔던 예수가 나타나 행성 Z의 세계관을 전파하고, 그의 사후 1000년이 지나 다시 모세적 도그마로 굳어져간 세상에 도전한 성당기사단의 가치는 18세기 이후 프리메이슨으로 이어져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의 실현을 통해 근대정신의 산파 역할을 하게 된다.-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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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Mr. Know 세계문학 34
브램 스토커 지음, 이세욱 엮음 / 열린책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얼마 전에 <프랑켄슈타인>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읽었잖아. 그 책들을 읽으면서 예전에 사두었던 <드라큘라>도 같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프랑켄슈타인, 지킬박사와 하이드, 드라큘라. 묘하게 엮여 있어 보이는 책들이잖아. 문득 허버트 조지 웰즈의 <투명인간>도 읽어야 하는 의무감마저 들었단다.

드라큘라. 말이 필요 없는 소설이지. 워낙 많은 매체를 통해서 재생산되었고, 이 소설의 영향을 받은 다른 소설들도 많고 말이야. 아빠도 예전에 본 영화로만 두어 편 기억이 있구나. 그런 만큼 <드라큘라> 원작을 출간한 출판사들도 많단다. 아빠가 읽은 것은열린책들 세계문학 걸작선이란다. 출판사를 잘 골랐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단다. 책에 글씨가 빽빽해서 읽기도 전에 질릴 법한데, 가독성 있게 잘 번역한 것 같았어. 그리고 모르고 있던 우리말들이 참 많이 나왔단다. 어디서 이런 우리말들을 찾아내어 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드는 이가 누구인가 봤더니, 이세욱님이더구나. 예전에 베르나르베르베르 소설을 한참 읽을 때 이세욱님이 번역의 매끄러움을 알게 되었는데, 이번 책에도 책 읽는 도중에 번역가의 이름을 확인하게 할 정도로 잘 되어 있는 것 같았단다.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말들은 편지 끝에 따로 설명을 해줄게. , 그럼 본격적으로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해줄게.

아참, 지은이 소개를 빼먹었구나. 브램 스토커라는 사람인데, 소설이 유명한 것과 달리 지은이의 이름은 무척 낯설구나. 그의 생전에는 <드라큘라>의 작가보다 당대 유명한 영화배우인 헨리 어빙의 매니저이자 동료이자 친구로 더 유명했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지금은 헨리 어빙보다 더 유명해졌지. 드라큘라 때문에 말이야

  

1.

너희들이 아빠가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재미있냐고 여러 번 물었잖아. 그리고 책도 두껍고 글씨도 빽빽한데 어떻게 읽냐고? 아빠는 재미있으면 두께와 글씨 크기는 상관없다고 이야기해주었지.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이야기해줄게. 그런데 드라큘라 원작을 읽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줄거리를 알고 있는 것처럼, 너희들이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너희들도 드라큘라의 내용을 알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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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하커라는 런던의 변호사 서기가 있었어. 얼마 전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을 했으니 이젠 변호사라고 이야기해도 되겠지만, 아직은 변호사 서기의 신분으로, 호킨스 변호사의 심부름으로 트란실바니아로 떠났단다. 트란실바니아는 루마니아의 한 지역이야. 런던에서 그 먼 곳까지 간 이유는 그곳에 있는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사람이 런던 근처의 영지를 구입하려고 한다면서 초청을 했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트란실바니아에 가는 길목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곳에 가는 것을 만류했다는 것이야. 조너선은 자신의 일인데 안 갈 수 없지. 특별한 이유도 없고..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의 백작의 성에 도착했을 때부터 분위기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었어. 차갑고, 스산한 분위기.. 그리고 드라큘라의 예사롭지 않은 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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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그의 얼굴은 억센 독수리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콧날이 날카롭고 콧마루가 오똑하며, 코끝이 삐죽하게 아래로 숙어져 있다. 이마는 됫박을 얹어 놓은 것처럼 불거져 있고, 살쩍에는 털이 버성기지만 머리숱이 많고 곱슬곱슬해 조인다. 눈썹도 숱이 많으며, 콧마루 위쪽에서 거의 맞닿아 있다. 두툼한 콧수염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입매는 딱딱하고 조금 잔인한 느낌을 주었고, 기이하게 날카로운 하얀 이가 입술 위로 비죽 나와 있는데, 그 입술이 유난히 붉어서 그의 나이에 걸맞지 않은 싱싱함을 느끼게 한다. , 귓바퀴는 파리하고 끝이 매우 뾰족하다. 턱은 넓고 억세며, 뺨은 여위었으나 단단해 보인다. 그의 얼굴이 주는 전체적인 인상은 대단히 창백해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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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은 드라큘라 백작과 런던 주변 영지 구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 업무 이야기뿐만 아니라 드라큘라 백작은 자신의 집안인 세케이족 가문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런던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어. 런던에 가본적이 없다고 하는데 드라큘라는 런던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어. 그런데 이상한 것들이 몇몇 있었어. 드라큘라와 이야기는 늘 밤에 했다는 거야. 어떤 날은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어. 그리고 드라큘라가 식사를 하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어. 뿐만 아니라 송곳니가 이상하게 많이 나와 있는 점도 이상하고, 거울에 비치지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어. 그 이유를 읽는 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정작 조너선은 모르고 있었지.

드라큘라 백작은 한달 간 더 머물러 달라고 조너선에 이야기하면서 그의 침실과 서재 이외에는 가지 말라고 했어. 그러던 어느날 조너선은 창문을 통해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어. 드라큘라 백작이 창문을 통해 벽을 타고 성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봤어. 그리고 조너선이 머무르고 있는 곳을 제외하고 모든 문이 잠겨 있었어. 슬슬 겁이 나는 조너선. 자신이 갇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 어떤 날은 잠든 그에게 세 명의 여자가 나타나 그에게 접근을 했었는데, 드라큘라 백작이 나타나 그녀들을 쫓아낸 적도 있었어.

더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드라큘라 백작이 외출하고 돌아온 날이었어. 어떤 여자가 성에 찾아와 울부짖으며 자신의 아이를 달라고 했어. 하지만 그 여자는 이리의 공격을 받아 그만 죽고 말았단다.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미스터리하고 무서운 일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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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한 달이 지나고 나서도 여전히 조너선은 그곳을 떠나지 못했어. 갇혀 있는 것이지.. 그는 도망갈 생각에 성의 벽을 타고 드라큘라 백작의 방에 몰래 들어갔다가 그의 방이 지하 납골당으로 이어져 있을 것을 알게 되었어. 그 지하 납골당까지 가 보았는데, 그곳에서 드라큘라 백작을 볼 수 있었어. 관에 누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말이야.

  

2.

조너선의 약혼녀 미나. 조너선의 편지를 받았어. 잘 지낸다고... 사실은 백작이 시켜서 쓴 편지였단다. 조너선은 도대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아무도 몰라. 미나의 친구 루시가 있었어. 루시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세 명의 남자에 청혼을 받기도 했어. 그 중에 자신이 사랑하는 아서 홈후드라는 사람의 청혼을 받아들였단다. 청혼을 거절당한 불쌍한 사람 중에 수어드라는 정신과 의사도 있었어. 수어드 최근에 진료하는 하는 환자 중에 이상한 환자가 한 명 있었어. 이름인 렌필드라는 환자였어. 파리를 모았다가 파리를 먹이로 거미를 모으고 거미를 먹이로 참새를 모았어. 그리고 수어드에게 고양이를 달라고 했는데 이를 거절하자 어느날 자신들이 모은 참새들을 산 채로 모두 먹은 엽기적인 환자란다.

루시는 한가지 병이 있었어. 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서 걸어 다니는 몽유병. 그래서 친구인 미나가 루시와 함께 잠을 자면서 루시를 감시하곤 했는데, 어느날 미나가 사라졌어. 미나는 동네를 다 돌아다닌 후에야 루시를 찾을 수 있었어. 다행히 몸은 다친 곳이 없어 보였어. , 미나는 자신이 실수를 해서인지 루시의 목 두 군데에 옷핀에 찔린 것 같은 상처가 있었단다. 읽는 이들은 이 상처의 정체를 알고 있는데 말이야..

.. 드라큘라가 런던에 이미 들어왔냐고? 맞아! 그 일이 있기 며칠 전에 폭풍우가 심하게 치던 날이 있었어. 러시아로부터 배 한 척이 런던에 입항을 했어. 이 배에는 시신 하나만 있고 사람이 없었어. 항해 일지를 보니 며칠 전부터 선원들이 의문의 죽음이나 실종으로 사라졌다고 했어. 짐들은 흙이 잔뜩 들어 있는 상자들뿐이었는데, 이 상자들은 사전에 계약이 되어 배송업체가 다 배송을 했단다. 이 배가 들어온 이후, 앞서 아빠가 이야기했던 수어드 박사의 환자 렌필드는 주인님이 가까이 오셨다는 둥 이상한 이야기를 했어.

  

3.

미나는 한 달 넘게 소식이 끊겨 걱정을 했던 조너선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 뇌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해서 미나는 곧바로 런던을 떠났고 얼마 뒤에 조너선을 만났단다. 뇌막염 때문인지 횡설수설을 했어.

한편 루시는 점점 창백해지고 빈혈 증상이 있는 등 몸이 좋지 않아 수어드 박사가 진료를 하게 되었고, 스승인 반 헬싱 박사에게 도움을 청했어. 반 헬싱은 루시를 처음 보자마자 특이한 사례라고 하면서 도움을 주겠다고 했어. 그러면서 루시가 왜 이런 증세를 아는 것 같았어. 다만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아서, 수어드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았어. 반 헬싱 박사는 루시의 방에 마늘을 가득 넣어 두었어. 그리고 번갈아 가면서 루시의 곁을 지켰단다. 이상하게 루시가 혼자 있게 되면 증세가 악화되었어. 루시의 약혼남인 아서 홈우드, 수어드 박사, 반 헬싱, 아서의 친구 코리스 등이 루시를 위해 헌혈을 잇달아 하면서 루시에게 수혈을 했지만, 루시는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죽고 말았단다. 누구 짓이겠니바로 드라큘라겠지. 소설 속에 잘 등장하지 않으면서 존재감은 놀랍구나.

 

4.

미나와 조너선은 결혼을 했단다. 조너선은 이제 변호사로 호킨스와 동업을 시작했는데, 호킨스가 급서를 해서 모든 일을 조너선이 혼자 처리하게 되었어. 조너선이 완전히 회복을 한 것은 아니라서, 가끔씩 발작을 하곤 했단다. 미나는 루시가 죽은 줄 모르고 편지를 보냈어. 이 편지는 나중에 반 헬싱 박사가 보게 되었고, 반 헬싱 박사는 미나에게 연락을 했어. 반 헬싱 박사는 미나뿐만 아니라 드라큘라 성에 머물렀던 조너선에게도 관심이 있었어. 미나와 조너선이 쓴 일기를 읽고 나서 반 헬싱 박사는 자신이 추측했던 것이 확신에 차게 되었단다. 이 모든 것의 소행은 흡혈귀의 소행이고, 그 흡혈귀는 다름아닌 드라큘라라는 것을 말이야.

루시가 죽고 나서 소년들이 실종되었다가 돌아오는 사건들이 이어졌어. 그 아이들은 루시와 똑같이 목에 상처가 있었어. 반 헬싱 박사는 그것이 다름 아닌 루시의 짓이라고 확신했어. 반 헬싱 박사는 어느 밤에 수어드와 함께 루시의 묘지에 가서 루시의 관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어. 그리고 다음날 낮에 가보니 루시는 다시 관에 있었어. 죽기 전보다 더 혈색이 좋은 모습으로 말이야.

이제 어쩔 수 없었어. 흡혈귀가 된 루시를 처단하는 수밖에반 헬싱 박사는 루시의 심장에 대못을 박고 목을 잘랐단다. 잔인하긴 하지만 그것만이 흡혈귀를 영원히 없애는 방법이었어. 반 헬싱은 이제 드라큘라 백작을 처치하기 위해 사람들의 모았어. 수어드, 아서, 퀸시, 그리고 미나와 조너선 미나와 조너선은 그 동안 있었던 일을 타자기로 쳐서 잘 정리를 했어. 드라큘라가 런던으로 온 방법은 배를 이용한 것이 확실해졌고, 흙이 잔뜩 들어 있던 상자들이 바로 관이었던 거야. 조사를 해 보니 관은 50개였고, 그들은 관의 행방을 찾기로 했어. 그동안 자료 정리를 하는 등 쉬지도 못하고 일했던 미나에게 잠시 쉬라고 하고 관의 행방을 찾는 것은 나머지 남자들이 맡기로 했어.

그런데 그게 실수였지. 혼자 쉬고 있던 미나에게 드라큘라가 찾아와 공격을 했단다. 드라큘라는 박쥐, 검은 안개 등 다양한 모습을 바꿀 수도 있었거든. 미나에게도 이젠 목에 두 개의 구멍을 갖게 되었어. 미나가 공격을 받은 안 반 헬싱 박사는 미나의 방에 십자가, 성체, 마늘을 갖고 놓았어. 그리고 드디어 미나의 방에서 드라큘라와 만나게 되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십자가와 성체를 보여주니 도망을 갔단다. 이제 드라큘라의 약점을 알게 된 거야. 드라큘라의 관들을 하나씩 찾아내어 없애게 되자, 드라큘라도 위기감을 느꼈는지 배를 타고 다시 런던으로 떠나려고 했단다. , 과연 반 헬싱 박사와 그의 일행들은 과연 드라큘라를 없앨 수 있을까. 그 뒷이야기는 반 헬싱 박사 일행과 드라큘라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란다. 그리고 결말은…..

  

5.

이 소설을 읽다가 조선이라는 말이 나와 신기했단다. 19세기 서양 소설에 우리나라가 등장을 하다니 말이야. 작가는 어디서 코리아라는 나라를 들었고, 그 코리아라는 나라를 소설 속에 어떤 생각으로 넣으려고 했던 것일까. 이야기 흐름상 상관이 없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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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어떤 숙녀에게 오늘 저녁 어떤 파티에 초대를 받고 거기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자네가 한가하다는 것을 내 알고 있지. 그래서 이렇게 주저 없이 자네를 부르는 것일세. 자네 말고 한 사람만 더 오기로 했네. 자네 알잖나, 우리가 오래 전에 조선(Korea)이라는 나라에서 사귀었던 잭 수어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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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낯선 말들이 많이 나온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 말들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찾아보았단다. 아빠가 얼마 전에 모르는 말이 나오면 찾아보겠다고 다짐을 했고, 그것에 대한 실천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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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쩍 : 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

버성기다 : 벌어져서 틈이 있다.

삽상하다 : (마음이나 바람 따위가) 상쾌하고 시원하다.

시시풍덩하다 : (이야기 따위가) 시시하고 참되지 않다.

남실바람 : 풍력 계급 2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1.6~3.3미터이며, 나뭇잎이 흔들리고 풍향계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결곡하다 : 깨끗하고 야무져서 빈틈이 없다

더께 : 몹시 오래된 물건에 겹겹이 앉은 거친 때.

드레지다 : 사람의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점잖아서 무게가 있다.

음전하다 : 얌전하고 점잖다

뱀뱀이 : 예의범절이나 도덕에 대한 교양.

중동무이 : 하던 일이나 말을 끝맺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

실쭉하다 : 어떤 감정을 나타내면서 한쪽으로 비뚤어지거나 기울어지게 움직이다

여불비례 : 나머지는 예를 갖추지 못한다는 뜻으로, 편지 끝에 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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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찾아보았는데, 아빠가 추측하던 뜻이랑 맞는 게 별로 없구나. 우리나라에 숨어 있는 말들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는 너무 쓰는 말만 쓰는 것 같기도 하구나. 너희들이 좀더 많은 어휘를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것도 아빠의 욕심이려나?^^

PS:

책의 첫 문장: 뮌헨을 떠난 것이 5 1일 오후 8 35, 빈에 도착한 것은 다음날 이른 아침이었다.

책의 끝 문장: 나중에 이 아이는 어떤 남자들이 제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위험을 무릅썼는지 알게 될 걸세.


나는 그를 위로하기 위하여 성의를 다했다. 그런 경우에 남자에게는 많은 말이 필요가 없다. 손을 한번 꽉 잡아 준다든가. 어깨 위에 팔을 얹고 힘주어 눌러 준다든가, 함께 울어 준다든가 하는 것이 한마음의 표시가 되어 사나이의 가슴에 진하게 전해진다. 나는 그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나 나서 나는 부드럽게 말했다.- P231

“오, 부인, 내가 여기서 와서 알아내려는 것이 얼마나 해괴한 것인가를 알면 정작 웃으실 분은 부인일 거요. 나는 어떤 사람이 믿고 있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이상한 것이라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소. 나는 열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 왔소. 게다가 그 일은 그냥 덮어둘 수 있는 일상의 평범한 일이 아니라, 이상하고 특별한 일이며, 미친 사람이든 온전한 사람이든 의혹을 않을 수 없게 하는 일이오.”-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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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 - 정조의 이상정치, 그림으로 실현하다
이재원 지음 / 살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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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도 소질이 없고, 그림을 보는 것에도 소질이 없단다. 그림 전시회 같은 곳도 거의 다녀본 적이 없는 그런 사람이야. 하지만 좋아하는 화가 한두 명은 있단다. 그 중에 한 명이 너무나 유명한 김홍도란다. 너무 유명한 사람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이다 보니 김홍도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림 볼 줄 모르는 사람이 그냥 좋아하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래도 아빠는 김홍도가 좋더구나. 서양에 내노라는 화가들보다 더 훌륭한 그림들을 그린 화가라고 생각해. 예전에는 풍속화 대표작 몇 편과 이름만 알고 있었어. 하지만 오주석님의 <한국의 미 특강>을 비롯한 그의 책들을 통해서 김홍도의 다른 그림들을 알게 되었고, 대표작으로 분류된 작품들보다 더 많은 훌륭한 작품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리고 그림 하나하나의 작가의 의도를 숨겨 놓은 것들도 너무 좋았어. 오주석님의 책들을 통해서 김홍도의 작품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그의 삶에 대해서는 약간 알게 되었고, 아빠에게는 좋아하는 화가가 생겼단다. 그러다가 예전에 알라딘 헌책방에 갔다가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라는 책을 보고 바로 구입을 했던 것이란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읽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에서 회화 편에 김홍도의 그림들이 소개되어 이 참에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을 읽으면 제격이겠다 생각이 들어 책장에서 끄집어 내었단다.

지은이는 이재원이라는 분인데미술 전문가는 아니고 KBS에서 재직중인 분이라고 하는구나. , KBS의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홍도에 관한 책을 쓸 정도라니김홍도를 대단히 좋아하는 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1. 

일반적으로 김홍도는 해학 넘치는 풍속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김홍도가 그린 분야는 매우 다양했어. 아무래도 나라에 소속되어 있는 도화서에서 일하다 보니, 개인의 의지보다 나라의 의지가 그림 속에 더 들어가 있었던 것 같구나. 하지만주어진 소재 안에서 김홍도는 자신의 의지를 마음껏 펼쳤단다. 우리나라 최고의 화가이지만그의 삶에 대한 기록은 명확하지 않다고 했어. 지은이 이재원님은 김홍도의 흔적을 찾아 노력했고, 김홍도의 그림을 통해서 김홍도의 삶을 추리하기도 했단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체를 통해서 이야기를 끌어갔단다.

김홍도는 안산 출신인데어렸을 때 김홍도의 그림 실력을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강세황이라는 분이란다. 강세황은 나중에 벼슬을 하기도 했지만 화가로서도 유명한 사람이었어. 어린 시절 강세황으로부터 지도를 받기도 하고, 함께 어울려 그림도 그리곤 했단다. 그리고 스물한 살 때그의 노력과 그의 타고난 재능과 강세황의 지원으로 도화서 화원이 되었단다.

그림 실력이 출중했던 그의 주변에는 늘 선후배 화원들이 가까이 했어. 스승 강세황이 유명한 충신의 집안이었는데도 과거 시험을 볼 수가 없었어. 왜냐하면 강세황의 형님이 부정을 저질러서 연좌제로 가족이 모두 벼슬 진출을 할 수 없었거든.. 그런데 당시 왕이었던 영조는 강세황의 유능함을 알고 한양으로 불러들였단다. 그래서 벼슬을 하게 되었고김홍도는 스승과 해후했단다.

 

2. 

정조가 세손 시절부터 김홍도는 정조와 친분을 가지고 있었어. 정조가 즉위하고 나서 정조는 김홍도를 더 가까이 했단다. 정조는 김홍도에게 이런 저런 그림을 주문했어. 왕인 정조는 왕궁 밖을 벗어나기 쉽지 않았잖아. 그런데 한편으로는 민심을 파악해야 했단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김홍도에게 백성들의 그림을 그려오게 하는 것이었어. 그렇게 태어난 것이 바로 김홍도의 풍속화들이란다. 김홍도는 풍속도들을 책자로 만들어서 정조에게 드렸고, 정조는 그림 하나하나를 김홍도와 함께 보면서 민심을 파악했어. 그림 하나하나를 보면서 정조와 김홍도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것은 곧 김홍도의 그림에 대한 설명이기도 한 것이란다. 이렇듯 김홍도는 백성들의 삶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왕에게 보고를 하는, 눈과 귀의 역할을 했어. 그래서 지은이 이재원님은 김홍도를 ‘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라고 칭했던 것이다. 그런 민심뿐만 아니었어. 정조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금강산 구경도 하지 못했어. 그래서 이번에도 김홍도를 보내서 금강산을 그려오라고 했어. 그렇게 정조는 궁 안에서 그림을 통해서 금강산을 감상했단다.

정조에게는 마음의 짐이 하나 있단다.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 사도세자가 늘 옳았던 것은 아니고 그가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그가 죽음까지 당해야 한 것은 당시 당파싸움의 영향도 컸단다. 사도세자가 죽고 나서 영조도 바로 후회를 했으니까 말이야. 그런 아버지가 죽는 장면을 옆에서 지켜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정조. 아버지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 복권하는 것이 효도이자, 정조 자신의 위치도 확고히 하는 것이었어. 여전히 조선은 당파싸움이 치열했던 시기이니까 말이야. 정조는 이런 일환으로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화성 현륭원으로 옮기기로 했어. 이때 행사를 그림으로 그리도록 했는데, 이 작업을 주도한 것이 바로 김홍도였단다. 너희들도 가 본 적이 있는융릉이 바로 현륭원이란다. 융름 옆에 정조가 묻혀 있는 건릉이 있잖아. 그래서 융건릉으로 더 유명하 그곳.. 날씨가 좋은 날 가면 참 좋은데또 가보도록 하자꾸나.

정조의 입장에서 보면 김홍도는 가장 아끼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었어. 그리고 여러 공들도 많이 세우고 말이야. 그래서 김홍도에게 현감이라는 벼슬을 내리게 된단다. 충청도 지역에서 연풍 현감을 하게 되는데, 잦은 가뭄으로 민심은 그리 좋지 못했어. 2년 정도 하고 다시 한양으로 복귀를 했단다. 그리고 정조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함께 하기로 했단다. 정조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죽지만 않았다면 김홍도도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구나. 정조가 죽고 어린 순조가 왕위에 오르고 정순왕후가 정권을 잡으면서 정조가 중용했던 신하들은 자리 보존이 어려웠단다. 정약용처럼 목숨 부지하고 유배길을 떠나는 것을 다행으로 알 정도였어. 김홍도도 궁을 떠나 지인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면서 지냈어.

.

이 책을 통해 김홍도의 삶과 그림에 다시 한번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단다. 알면 알수록 매력 넘치는 사람인 것 같구나.

 

PS:

책의 첫 문장: 여러 해 동안 글과 그림을 벗 삼아 초야에 묻힌 듯 살던 강세황은 어는 날부터인가 같은 꿈을 여러 날 꾸기 시작하였다.

책의 끝 문장: 이렇게 <단원유묵첩>은 양기가 스물일곱 살 되던 1818 3, 단원이 세상을 떠난 지 열두 해 만에 세상에 나온 것이다.

네, 그리하지요. 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을음입니다. 소나무를 태워 생긴 그을음으로 만든 먹을 송연묵(松煙墨)이라 하고, 참기름, 비자기름, 오동기름 등을 태워 생긴 그을음으로 만든 먹을 유연묵(油煙墨)이라 합니다. 아궁이에 소나무를 태우게 되면 굴뚝에 그을음이 붙게 되는데 위쪽에 모이는 것일수록 좋은 먹이 될 수 있습니다. 소나무의 송진 그을음으로 만든 송연묵은 먹색이 맑고 깊습니다. 예로부터 중국 황산에서 나는 소나무로 만든 먹을 최상품으로 칩니다. 그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송진이 진하고 많아 가늘고 고운 그을음 입자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탁하지 않고 맑은 먹을 얻어야 먹색이 깊어집니다.- P24

내가 보고 싶었던 그림들이 바로 이것이다. 놀라는 얼굴 표정을 곁에서 보는 듯하고 밥 한술과 한 사발 탁주에 만족해하는 너털웃음 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것 같구나. 길거리에서 송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어떤 판결이 내려지는지 한번 참견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이처럼 서로 부대끼며 백성들과 함께 살아가는 수령이 있으니 과인이 바라던 바다.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이토록 자세히 읽어내고 그려내다니, 마치 백성들이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 같구나. 더욱이 표암이 유려한 필치로 느낌까지 적었으니 그 강평이 날카롭게 풍자되어 읽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기만 하다.- P154

정조가 원대한 계획을 펼쳐나가는 데 의지하고자 했던 인물은 채제공과 정약용, 그리고 김홍도였다. 외형적으로 붕당을 없애고 고루 인재를 등용하면서 노비제도를 철폐하여 위아래 없이 모두 잘사는 평등사회를 건설하면서 조선의 발전을 가로막는 관행과 제도를 개혁하고 그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출판 사업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후대의 모범으로 남기를 바라며 문화 부흥의 꽃을 피워내고자 하였던 것이다. 또한 노년에 이르러서는 화성 행궁으로 물러나 여생을 예술과 더불어 노닐고자 하는 이상을 꿈꾸고 있었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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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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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2019년 봄과 함께 <2019 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출간되었단다. 어느덧 10년째인 젊은작가상. 수상의 의도도 좋고, 대상 작품이 있지만 수상한 모든 작가들에게 동일한 상금을 준다는 것도 마음에 들더구나. 아빠는 2017년부터 읽어보고 있어. 올해도 변함없이 착한 가격으로 출간되어 책 구매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어. 대상 수상자는 아빠가 생각하기에 퀴어 소설의 대표주자 박상영님이 대상을 수상했어. 이번에도 박상영님의 소설 제목은 외우기 어렵게 긴가?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는데, 제법 짧은 제목이었고, 다소 철학적이면서 다소 과학적이기도 한,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이 제목이더구나.

우럭이 우주의 한 일부분이니까, 우럭 한 점도 우주의 맛이라고 하는, 소설 속 주인공의 말을 따라 이야기하자면 '개떡' 같은 말씀의 제목. 박상영님의 지금까지의 대표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소설도 퀴어 소설인가 싶었는데 역시나 퀴어 소설이더구나. 박상영님의 소설뿐만 아니라 김봉곤님의 소설도 퀴어 소설이었어. 김봉곤님의 소설은 처음 읽어봤는데 그의 다른 소설도 박상영님처럼 퀴어 소설들이려나? 그런데 아빠가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이런 퀴어 소설을 편하게 읽어내기에는 아빠가 나이를 많이 먹은 것 같아. 솔직히 좀 불편하더구나.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을 비롯하여 두 작품이나 퀴어 소설인 것을 보면 한 흐름인 것 같은데, 아빠는 읽기 불편한 것을 보니 아빠가 늙었다는 방증인가. 아빠는 이번 책에서 김희선님의 <공의 기원>, 정영수의 <우리들>, 이미상의 <하긴>이 괜찮았어. 뭐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말이야. 아직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괜찮은 소설들이 있으니까 아빠가 아직은 젊었다는 방증이겠지?^^

1.

아빠가 앞서 이야기한 세 개의 소설에 대해 잠시 이야기할게. 김희선님의 <공의 기원> 어떤 심사의원은 이 소설이 개연성이 부족하고 허술한 부분이 많다고도 했지만, 그래도 축구공 하나 가지고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지은이 김희선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더구나. 우리나라 개화기의 제물포에 살고 있던 한 소년. 그 소년이 영국 사람에게 받은 축구공 하나. 거기서부터 시작한 이 소설은 현재의 축구공이 현재의 모양을 갖추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제물포와 런던은 넘나들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스케일을 보여주었단다. 좀더 살을 붙이고, 극적인 요소를 더욱 추가하여 장편 소설로 고쳐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단다.

정영수님의 <우리들>. 정영수님이라는 지은이도 처음 알게 된 작가란다. 사랑의 실패라는 기억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옛 연인을 잊지 못하는 주인공 ’. 출판 경력이 있고 다른 이들의 책 출간을 돕고 있는 에게 정은과 현수라는 한 커플이 와서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고 싶다고 했어. 그러면서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우리들이라는 공동체가 만들어지나 싶었는데, 정은과 현수가 사실을 각자 가정을 가지고 있는 불륜의 관계라는 반전을 알게 된 ’. 그리고 정은과 현수도 현실과 타협하다 보니, 쉽게 깨어지는 그런 우리들’. 우리 세상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쉽게 우리들이 되지만 또 쉽게 그들이 되는 세상.

….

이미상님의 <하긴> 마찬가지로 이미상님의 소설도 처음이란다. 과거 대학 시절 학생운동권 출신이었던 주인공 인권 단체에서 일했던 아내둘은 만나 딸을 낳아 키우고 있었어. 그들의 젊음은 제도권 사회에 저항하던 이들이었지만 딸을 낳아 키우면서 현실에 부딪히게 된단다. 딸이 커가면서 그리 똑똑하지 못한 것을 알게 된 친구의 딸이 자신의 딸보다 공부를 잘하는 것에 열등감을 느끼는 딸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별 것을 다하는 결국은 딸에게도 에게도 좌절감과 큰 상처만 남기게 되었단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과거 운동을 위해 공장에 위장취업까지 했던 주인공의 그런 모습에 씁쓸함 마저그리고 주인공의 모습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학부모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어떻게 하면 일등이 최고라고 하는 사회관념을 없앨 수 있을까.

2.

이번에 실린 중단편 소설들의 모든 주인공은 이름이 없이 였던 것 같구나. 마치 단편소설의 주인공은 로 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처럼 말이야. 주인공 로 되어 있으면 읽는 이로 하여금 감정이입이 더 잘 되니까 짧은 소설인 경우 독자로 하여금 더 집중해달라는 의미에서 그렇게들 하는 것인가 싶더구나. 오히려 단편소설에서 삼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의 소설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애. 아빠가 소설을 읽으면서 너희들한테 줄거리를 이야기해주려고 주인공의 이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데 주인공이 이면 주인공의 이름을 놓치기가 쉬어서 잠시 투덜거려보았단다.

3.

이 책의 구성은 수상작과 그 수상작을 해설해 주는 글들을 같이 싣고 있단다. 평론도 젊은작가상의 이름에 걸맞게 젊은 평론가들이 하고 있단다. 그런 젊은작가상 취지도 마음에 들었어. 평론이라는 것도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늘 칭찬만 늘어놓을 수 없으니 냉정한 평도 해야 할 텐데, 그렇다 보면 지은이와 불편한 관계가 될 수 있고 말이야. 아빠가 별 걸 다 걱정하는 것인가? ^^ 이 책에 실린 평론 중에 인상 깊은 평론은 대상 박상영님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의 평을 쓴 김건형님의 평이었어. 소설의 문장들과 문구들을 이용해서 새로운 문단을 만들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면서 평을 했단다. 아빠가 소설의 평론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지만, 독창적인 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소설가든 평론가든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구나.

..

젊은작가상 10년이 되었고 앞으로도 착한 가격의 수상작품집과 함께 영원하길 기대해 보련다. 내년 봄에도 기대를 해보면서, 오늘 편지는 여기서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밤새 글을 쓰다 늦잠을 자버렸다. 대충 세수만 하고 가방을 들었다.

책의 끝 문장: 그렇다면 부디 의 뜻이 아니라. 네 뜻대로 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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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학고재 클래식 1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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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래 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 책읽기를 권장하고 도서관 설립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어. 아빠의 기억이 맞다면 그 프로그램의 이름은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이었고, 그 프로그램의 책책책을 읽읍시다라는 코너가 있었어. 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그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책들도 자연스레 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되었단다. 그 책들 중에 숨어있는 좋은 책들도 많아서,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가이드가 되기도 했었어. 그 때 소개되어 알게 된 책 중에 하나가 바로 아빠가 이번에 읽은 최순우님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였단다.

이 책을 알게 된 지 오래되었는데, 읽기까지 참 오래 걸렸구나.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 단지 세월이 빨리 흘러갔을 뿐이란다. 이 책을 구입해서 책장에 꽂아 놓은 지는 꽤 오래되었어.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얼마 전에 읽은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산사순례>에서 부석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단다. 그냥 부석사의 이야기를 읽기만 해도 최순우님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산사순례>의 부석사 편에서 최순우님에 대한 일화를 실으면서 이 책을 이야기하셔서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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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7 15일 오후 6, 국립중앙박물과 중앙홀에서는 <최순우 전집>(5) 출간기념회가 열렸다. 도서출판 학고재가 제작비 전액을 부담해준 미담이 남아 있는 이 전집의 출간은 당시 학예연구실장인 소불 정양모 선생이 맡으셨고 편집 자체는 내게 떨어진 일이었다. 행사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소불 선생이 급히 나에게 달려와 하시는 말씀이 식순에 선생의 글 하나를 낭독하여 고인의 정을 새기는 것이 좋겠으니 자네는 편집책임자로서 아무거나 하나 골라 읽게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거침없이 그러죠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소불 선생은 너무도 쉽게 대답하는 나에게 무얼 읽을 건가?”라며 되물었다. 나는 또 거침없이 그야 <무량수전>이죠라고 대답했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 산사순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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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의 편견.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제목만 보고서, 이 책 전체가 부석사에 관한 글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면서 읽기 전에 그런 생각을 했지. 참 대단하신 분이네, 부석사를 절 하나에 대해서 이렇게 두꺼운 책을 쓰시다니이 책을 읽고 나면 부석사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되려나 싶었어. , 그런데 이 책은 부석사에 관한 이야기만 적은 것은 아니었단다. 부석사에 대한 이야기는 한 꼭지에서만 다루었단다. 그렇다고 지은이 최순우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접은 것은 아니야. 오히려 더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단다. 왜냐하면 이 책 한 권에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평가가 가득 실려 있기 때문이야. 그제서야 이 책의 부제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의 의미가 확 다가왔단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문화재들아빠가 모르고 있던 문화재들이 절반이 넘었어. 그러면서 느낀 것은 우리 문화재에 너무 관심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한국의 미와 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조선 시대의 그림에 대한 소개, 전통 건축과 공예에 대한 이야기, 불상과 탑에 관한 이야기들, 마지막으로 토기와 도자기까지우리나라 문화재의 총집합이자 백과사전 같은 책이란다. 하나의 문화재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원하는 이도 있지만, 이런 다양한 방면에 짧은 설명으로 된 책도 나쁘지 않았단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아빠는 문화재를 볼 때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보아도 그 문화재에 숨어 있는 깊은 뜻을 모르겠는데, 지은이 최순우님은 우리 문화재 하나하나에 깃든 사연들을 이야기 주셨단다.

책의 중간을 넘어가면서, 최순우님의 글을 보기 전에 책 속에 나와 있는 문화재의 사진을 한참 쳐다보고 나서, 아빠도 마음속으로 그 문화재의 감상을 생각해보았단다. 그리고 나서 최순우님의 글을 읽어 보았어. 아마추어인 아빠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감상문을 읽고 나서야 그 문화재의 진면목을 다시 보게 되었단다. 나중에 국내 여행을 가기 전에 그 지역 주변의 문화재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 보고 이 책에서 그 문화재에 대한 설명을 잘 읽어보고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2.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느낀 점은 모르고 있는 우리말이 참 많다는 것이란다. 문장의 앞뒤 문맥을 보면 그 뜻을 알겠는데, 그 단어는 처음 보는 말들이 많았어. “예를 들어… “ 이러면서 그 말들을 너희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는데, 적어 놓은 말이 없구나. 아빠가 책을 거의 덮을 즈음에 이것을 깨닫고 이 말들을 적어 놓았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말들을 찾기 위해 다시 책을 읽기는 좀 그렇고 말이야. 정작 너희들에게 책을 읽을 때 처음 보는 말이 나오면 적었다가 아빠나 엄마한테 물어보라고 하면서, 아빠는 그냥 넘겨버렸구나.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새로 알게 된 말에 대해 따로 공부한 적이 없는 것 같아. 모르는 우리말이 나와도 앞뒤 문맥으로 보아 유추하거나 몰라도 이야기 전개에 문제가 되지 않아서 그냥 넘겨버리곤 했어. 지금부터라도 아빠도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말이 나오면 꼭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앞으로는 아빠도 꼭 그럴게. 이 책에 나오는 모르는 말들은 너희들이 나중에 커서 읽고 나서 리스트업해 주길 바래…^^

PS:

책의 첫 문장: 간혹 비행기를 타고 조국의 강토를 하늘에서 굽어보면 그림같이 신기한 밭이랑 논이랑의 무늬진 아름다움과 순한 버섯처럼 산기슭에 오종종 돋아난 의좋은 초가지붕의 정다움이 가슴을 뭉클하게 해줄 때가 있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이것이 과연 어느 왕공자의 조촐한 숨소리건 지체 있는 어느 선비의 잠 못 이루는 사색의 소리건 여전히 흥겨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간혹 비행기를 타고 조국의 강토를 하늘에서 굽어보면 그림같이 신기한 밭이랑 논이랑의 무늬진 아름다움과 순한 버섯처럼 산기슭에 오종종 돋아난 의좋은 초가지붕의 정다움이 가슴을 뭉클하게 해줄 때가 있다. 그리 험하지도 연약하지도 않은 산과 산들이 그다지 메마르지도 기름지지도 못한 들을 가슴에 안고, 그리 슬플 것도 복될 것도 없는 덤덤한 살림살이를 이어가는 하늘이 맑은 고장. 우리 한국 사람들은 이 강산에서 먼 조상 때부터 내내 조국의 흙이 되어가면서 순박하게 살아왔다.

- P25

뒷동산의 잘 생긴 바위 한 덩어리, 등 넘어가는 오솔길 한 갈래, 축동의 노목 한 그루에도 정령과 생명이 스며 있다는 생각, 즉 자연도 인간 못지않은 존귀한 생명을 지니고 있다고 우리 민족은 믿고 있었다. 이것은 충분히 수긍이 가는 사고이다. 어떤 의미로는 현대의 뛰어난 경륜을 지닌 지성보다도 한 걸음 앞선, 자연 보존의 존귀한 가치관과 신념을 지녔던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P37

추한 것이 진정 아름다운 것들을 짓밟는 행패 속에 얼마 안 남은 우리 주택 건축사의 결정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하나 그 아름다운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 물론 세계의 각 지역 간에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오늘날 현대 한국인의 생활에서 오로지 주택문화만은 고격을 고수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판 없이 남의 것만을 새롭고 곱게 보려는 풍조는 우리 민족처럼 틀이 잡힌 문화전통을 가진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P79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은 청자 비색의 아름다움과 곡선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위에 또 하나 상감의 아름다움이 곁들여진다. 이 청자 상감의 기법은 오로지 고려 도공들만이 보인 창의였다. 벽옥같이 푸르고 갓맑은 살갗 위에 검고 희게 수놓인 상감의 아롱진 무늬들이 마치 흘러간 고려 문화의 꽃 그림자처럼 차가운 청자 살갗 위에서 파시시 숨을 쉬고 있다. 얼마나 많은 백학이, 그리고 얼마나 많은 흰 구름장이 고려 도공들의 망막을 스치고 지나갔을까. 학, 그리고 또 학, 학은 고려 사람들의 마음속 하늘을 나는 하나의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P97

한국미가 지니느 장점의 하나는 구수함이요 또 은근스러움이며 때로는 익살스러움일 수도 있다는 것은, 이러한 서민적인 대상 속에서 숨김도 과장도 없이 풍겨나는 일종의 흥겨움을 지칭하는 것이다. 고려자기나 조선자기 또는 불상조각이나 건축 등 각 분야의 작품에서 이러한 아름다움의 요소를 느낄 수 있는 대상이 발견된다면, 이것은 대부분이 서민 자신들을 위하여 자신들의 손으로 이루어진 작품에서 농후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왕실의 권위나 종교의 권위를 돋우기 위한 작품 같은 것에는 그 상대방의 주문에 따라 위엄과 기교가 앞서야 되고, 따라서 한국 사람들의 본바탕 생활문화나 생활감정을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서민감정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 못했던 것이다.- P186

명상적인 조용한 빛깔과 은은하고도 지체 있는 청자의 질감이 고려시대 상형청자의 아름다움에 고요와 신비의 생명감을 불어넣어주었다고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대개 공예 조각이란 예술의 경지에까지 미치지 어려운 경우가 많고, 따라서 지나친 잔재주와 아첨이 깃들인 속물이 되기 쉬운 법이다. 그러나 고려의 상형청자 작품들을 보면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모두 늣늣하게 때를 벗었다는 느낌을 깊게 받게 된다. 더구나 다루기 어려운 청자연적이나 문진 같은 작은 문방구들의 경우만 보더라도 조형이 자칫 복잡해질 듯싶지만 도리어 간명하고 순진하며 물체가 지닌 습성과 아름다움의 기미를 너무나 잘 살렸을 알 수 있다.-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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