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박물관을 다 읽었다. <하얀성>, <내이름은 빨강>, <이스탄불>, <검은책>, <소설과 소설가>에 이은 6번째 파묵의 작품이다. 소생이 뭐 오르한 파묵을 사사하거나 존경하거나 특별히 애호하는 것은 아니다. 근자에 들어 이러저러한 개인적인 사유로 터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엄밀히 말하자면 터키보다는 이스탄불이라고 해야겠다.) 이러한 관심의 표현이 독서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은(여행이 첨부되면 더할 나위 없겠다.) 글하는 선비로서는 당근지사. 그래저래서 이스탄불이니 비잔티움이니 이슬람이니 하는 책들을 나름 집중적으로 읽고 있다.

 

 

아! 장려했느니, 그 낙일이여! 눈물과 탄식없이는 차마 읽을 수 없는 스티븐 런치만의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학술적인 역사서이지만 그럼에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진짜 재미있다.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에게 함락되기까지의 수십일간의 피 말리는 상황이 날짜별 시간별로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기록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베네치아인 군의, 비자틴제국 황제 최측근 관료, 제노바인 등등이 모두 각자의 시각에서 본 기록을 남겼다. 관심있는 분의 일독을 권한다. 이보다 쉽게 읽히는 것은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콘스탄티노플 함락> 되겠다. 시오노 할머니의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제노바인 용병대장 주스티니아니 롱고의 영웅적인 항전과 그 급격한 몰락의 모습.

 

 

오르한 파묵의 <이스탄불 – 도시 그리고 추억>는 파묵의 자서전이자 파묵이 태어나고 성장한 도시 이스탄불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소설 대부분의 무대는 이스탄불이다. <검은책>과 <순수박물관>의 무대 역시 이스탄불이다. 존 프릴리의 <이스탄불-유럽과 아시아를 품은 제국의 도시>는 영화 <노팅힐>에서 서점 주인인 휴그랜트가 줄리아 로버츠에게 추천한 책으로 등장하면서 낙양의 지가를 올렸다. 이게 펭귄출판사의 travel/history 시리즈 중 한 권이라고 한다. 현재는 절판이다. 소생은 중고로 25,000원에 구입했다.

 

 

<비잔티움의 첩자>는 대체 역사소설이다. 마호메트가 이슬람교를 창시하지 않고 기독교로 개종하였다는 가정하에 쓰여진 소설이다. 이슬람교가 없으니 당연히 오스만 제국도 없고 오스만이 없으니 비잔틴 제국은 14세기에도 번영을 누리고 있다. 비잔틴제국의 정보국 요원의 모험담이다. 여러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현재 절판이다. 중고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다 못읽고 반납했다.

 

 

줄리어스 노리치 <비잔티움 연대기>는 3권이다. 무려 2196쪽이다.(맞나?) 작년에 다 읽었다. 장하다. 짝짝짝 자찬의 박수. 그러나 뭘 읽었는지는 기억이 거의 안난다. 아니다. 테오도라 황후 관련해서 몇몇 흥미로운 장면은 조금 기억이 난다. 역사서이지만 그리 딱딱하지 않아 그런대로 쉽게 읽힌다.

 

그 유명한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전6권)>는 읽기 시작한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언제부터 읽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도 하루에 10~30쪽 정도씩 꾸준히 읽고 있다. 현재 스코어는 4권 312쪽. 이 유장하고 장중한 저술을 언제 다 읽을지 역시 아득하다. 기번은 수다스러워서 주석을 또 엄청나게 달았다. 주석은 읽다가 포기했다. 본문과 별 연관 없는 것도 많아서. 완역이라고 주장하는 민음사판도 기번의 주석을 다 옮긴 것은 아니다.

 

 

이슬람 관련해서도 <캠브리지 이슬람사>, <신의 정원에 핀 꽃들처럼> 등의 책도 일단 사놓고는 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박민규의 말마따나 진짜 멋진 것들은 삼천포에 있는 지도 모른다.

 

 

‘이스탄불을 무대로 한 불멸의 사랑이야기’라는 <순수박물관>은 파묵이 노벨상 수상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선전 문구대로 “한 여자와 만나 44일 동안 사랑했고, 339일 동안 그녀를 찾아 헤맸으며, 2864일 동안 그녀를 바라본 한 남자의 30년에 걸친 지독한 사랑과 집착”에 대한 이야기다. 한 남자 ‘케말’은 그가 사랑했던 한 여자 ‘퓌순’과 관계된 모든 물건을 모아서 전시할 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박물관의 도록 또는 설명서로 이 책 <순수 박물관>의 집필을 오르한 파묵에게 의뢰한다. 책은 2008년에 출판되었고 순수박물관은 실재로 2012년에 이스탄불에서 개괸했다.

 

 

모든 사랑에는 당연히 집착이 내재되어 있지만 케말의 집착은 과하고 정상적은 아니다. 변태스럽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도 풍년이네.” 이런 소리를 들을 만 하다.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케말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고나 할까 그런 기분이 들고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 이제 케말이 퓌순과의 사랑을 거의 이룰려고 하는 찰나에 배치된 퓌순의 어이없는 죽음앞에서는 나도모르게 탄식이 터져나왔고, 소설의 마지막의 케말의 말 “모든 사람이 알아 주었으면 합니다, 내가 아주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을 읽었을 때는 안타까움과 쓸쓸함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진짜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이스탄불에 가면 순수박물관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상상이 현실이 된 곳. 퓌순이 피운 담배의 꽁초 4213개가 연도별 일자별로 정리되어 전시되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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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2-18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순수의 박물관이 실재로 있는 박물관이군요.
전 아직 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하얀성을 몇 년 전 돈 안 들이고 어떻게 입수하긴 했는데
아직도 잠자고 있는 중입니다.
파묵의 소설이 어렵다는 사람도 있고...ㅋ

붉은돼지 2015-02-18 20:10   좋아요 0 | URL
파묵은 소설쓰기 전에 벌써 박물관 부지를 매입해놓았다고 하더군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물건들을 박물관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건 특이한 경험이 될 것같아요

cyrus 2015-02-1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파묵의 소설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게 `순수 박물관` 입니다. 두 권짜리 책인데도 인상깊게 읽었어요. ^^

붉은돼지 2015-02-18 23:51   좋아요 0 | URL
처음에는 실망스러웠지만 읽을수록 빠져들게되는 것 같아요
소설속 허구의 인물에 대한 박물관을 만드는 것도 특이하구요
 

 

  

이 시대 지식인들이 직접 고르고 추천한 책들을 모아 책과 서재의 향기를 모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는 취지의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를 즐겨본다. 지식인으로 등장하시는 분들은 당연 한 분야에게 일가를 이루신 분들이다.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고 어둔 동굴 속의 수정처럼 빛나는 분들이다. 그야말로 기라성. 기암성이 아니다. 간혹 가다가 기암성 같은 분들도 계신다. 사실 기암성 같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에요.’ 라고 딱 꼬집어 따끔하게 말 할 수는 없지만.

 

지식인의 서재를 보는 재미가 솔솔랄라 솔솔미 솔미레미도해서(무슨 소린지...ㅉㅉ) 어떨 때는 이제나 저제나 은근히 기다려지고 또 이번에는 어떤 분이 등장하실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 이분은 이런 책들을 보시는구나’, ‘~ 이건 듣도보도 못한 책인데, 듣보잡일세...음...’ 적지않은 자극을 받기도 하고 좋은 정보를 많이 얻기도 한다.

 

여기서 잠깐 이야기가 약간 옆길로....

소생이 대학에 갈 때는 학력고사 점수 320점에 체력장 20점을 합한 점수로 대학을 가던 그런 시절이었는데,(소생의 점수를 묻지는 말아주세요..) 소생의 친한 친구 중 한 놈. 때가 되어 학력고사를 치르니 다른 과목은 그런대로 점수가 나왔는데 수학은 50점 만점에 16. 이 놈이 한 동안 두문불출하며 절치부심하다가 드디어 재수를 결심하고, 그야말로 여절여차 여탁여마하여 수학만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더랬다. 무심한 세월은 무심하게도 흘러 어느듯 거사를 치를 날이 되었던 것이었다. 학력고사를 치고 수학 점수를 받아보니.......12. 실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는고 하니, 자고로 친구란 유유상종. 본인도 수학은 완전 쾅. 수학이 안되니 물리 등 과학분야도 쾅. 경제분야도 당근 꽈광. 독서도 자연 편식. 순수과학, 경제관련 서적은 아예 볼 생각을 안한다. 순수과학이 맹탕이니 철학을 접하기 곤란하고, 경제를 모르니 정치를 논하기 어렵다. 말이 맞나? 어쨌든 그렇다.

 

그리하여 소생은 역사나 문학이나 가벼운 에세이나 만화나 주로 요런 것들만 틈틈이 보고 있는데 그래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또 이런 저런 것들을 주워듣게도 되는데,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같은 것 말이다. 지식인의 서재를 자꾸 보다보니 당대의 지식인들이 직접 고르고 추천한 도서 목록에 스티븐 핑거의 <빈 서판>이 계속 눈에 띈다. 진화학자 장대익, 물리학자 정재승, 영화평론가 이동진, 외화번역가 이미도, 생물학자 최재천, 경제학박사 공병호 이렇게 7분이 추천을 하셨다.

 

알라딘에는 <빈 서판>을 뇌과학, 진화학, 인지심리학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연 소생 관심사는 아니다. 무슨 빈 노트도 아니고 빈 서판이라는 제목도 표지도 영~ 아니올시다다. 연이나 아국 지성계의 기라성 같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책을 못 본척 외면하는 것은 글하는 선비의 자세가 아닐 것인진저......더구나 oren님도 적극 추천하시는 마당에.

이런 전차로 일단 주문은 했다. 이제 읽는 일만.....남았나?

일단 주문 이단 독서. .

 

     

잠깐. <젊음의 노트>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문득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그려야 할까?~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써야만 하나~~”

 

아참참.. 펭귄클래식의 <이성과 감성>도 주문했다. 실물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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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0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 서판이 유미리씨 빈 노트에~ 노래와 결합될 줄이야ㅋㅋ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사면 <빈 서판> 추첨으로 준다 그래서 살까!? 하다가 지금 읽기로 작심한 책도 얼마나 많은가 싶고, 1000페이지 넘는 책을 언제 다 읽겠나 싶어 스르르 결제를 포기했습죠;
붉은 돼지님의 빈서판 리뷰 기대할께요. 언제 보여줄 겁니까!는 아니니 부담은 갖지 마시고요^^

붉은돼지 2015-02-04 13:48   좋아요 0 | URL
<빈 서판> 추첨으로 준다는 이야기에 ˝야..이거... 내가 그런 것도 모르고 잘못 주문했나...어쩌지....˝ 깜놀라서 언능 찾아보니 리뷰쓴 분 중에서 5분 추첨..ㅜㅜ.
언제 읽을지도 알 수 없는데...리뷰는 더더구나..ㅎㅎ

icaru 2015-02-04 15:13   좋아요 0 | URL
다섯 분 안에 드실 수 있습니다! 생각밖으로 그 책(우리 본성의~)의 리뷰라는 게, 잘 쓰기는 고사하고 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많이들 안 써요.. 쓰면 무조건 추첨된다고 보면 될 듯해요.. 주최측에서는 사보기나 해라, 그리고 기록을 남겨라 ...산만큼에 상응하는 선물을 줄게,,, 대놓고 포고하는 것과 같다고 보여져요~ (으째쓰까! 제가 주최측이나 되는 거 같네요 너무 단정적이랗ㅎ) 아무튼 화이팅!

붉은돼지 2015-02-04 15:59   좋아요 0 | URL
리뷰 쓰기 전에..<우리 본성의...> 읽다가 응모기간 끝나겠다는..ㅎㅎㅎ

icaru 2015-02-04 16:09   좋아요 0 | URL
네, 그러기 십상이에요 ㅎ 라고 하고서 ( 꼭 마지막장 땡 덮어야 리뷰 시작~ 하는거는 아닝게,,) 라고 말해 봅니다. 말꼬리 다는 거 재밌는데, Agalma 님께는 죄송하네요 ㅎ

AgalmA 2015-02-04 16:31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래서 <우리 본성...> 안 샀잖아요. 이렇게 촉박한 시일이면 필시 이건 빈 미끼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어서ㅎ...주최측도 예상했겠죠. 1000페이지 읽고 리뷰쓸, 아주 잘 쓸, 사람 몇 명이나 되겠어..후훗..((( 아닛, 내가 도전해주마! 하기엔 1월달 경제학 공부로 기력을 소진하야;;그래서 수시로 안경 닦고 있어요. 저 속엔 뭐가 들었나...이러다 알라딘 파파라치 될까봐 조심할랬더니 북풀의 소환술에 자꾸 걸리네요ㅎㅎ
차라리 출판사 서평 모집을 잘 살피면 노력대비 좋은 책을 얻을 수 있죠.
님들, <우주, 일상을 만나다> 서평 모집에 도전하셨나요? 2/5일까지 모집이니 참고하세요^^
저도 신청했는데 누구든 당첨되면 좋은 일이죠~그러고보니 저보다 더 오래 알라딘 계셨으니 더 잘 아시겠군요; 혹 모르실 분을 위해 남겨둡니다~

icaru 2015-02-04 16:50   좋아요 0 | URL
<우주, 일상을 만나다> 서평 모집은 아무나 해도 되는건가요,,? 경쟁자 한 명 늘리러 가야겠네요. 여튼,, 좋은 정보라는 거,, (알라딘에 오래 있었으면 뭐하나요, 요런 시스템은 젬병)

AgalmA 2015-02-04 16:57   좋아요 0 | URL
서평모집은 서평만 올리면 되는 조건이니까 그것만 감안하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죠. 은근히 정보를 놓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것이 바로 풍요 속의 빈곤ㅎ... 경쟁에 연연 안합니다. 누구든 좋은 책 읽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면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자, 다들 go,go~~

icaru 2015-02-04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노래랑 결합을 시킬 주르,,
지식인의 서재를 보는 재미가, 학교종이 땡땡땡인 것도 웃겨요 ㅎ,ㅎ

저도 빈 서판을 읽기는 했는데, 밑줄긋기만 하다가 판이 끝난 경우이긴 하지만..
최근에 하향지향이라는 책과 쓰레기가 되는 삶들 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스티븐 핑거의 빈 서판 내용을 인용하는 부분이 있어서,, 참..대단한 빈 서판이구나 했던 체험이 있네요 ^^
아무튼, 읽으시고 리뷰 쓰시면 열독하겠습니다~

붉은돼지 2015-02-04 13:50   좋아요 0 | URL
여하튼 <빈 서판>이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천천히 읽어봐야 겠어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1000페이지가 넘더라는...ㅜㅜ

icaru 2015-02-04 15:11   좋아요 0 | URL
네네, 우리 본성의 는,, 책값도 장난이 장난이 아니구요...

엘리트 2015-02-04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굉장히 어려울것 같은 책이네요.

붉은돼지 2015-02-04 16:04   좋아요 0 | URL
의외로 평들은 쉽게 읽힌다는 이야기도 있고 나름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많은 것 같아요... 어쨋든 <빈 서판 >정도는 언제 읽든 함 읽어줘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 ㅋㅋ

cyrus 2015-02-04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때 지식인의 서재 도서목록을 따로 엑셀로 저장해서 한 권씩 사려는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신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겠더라고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목록을 확인하는 편인데 그 많은 책들을 다 사기에는 힘들 것 같고(추천도서 중에 절판본이나 국내 미번역본이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문득 읽고 싶은 생각이 나면 책을 살려고 합니다.

붉은돼지 2015-02-04 23:21   좋아요 0 | URL
추천 책을 다 구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목록을 엑셀로 작성해보는 것은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요 언제 한가할 때 한 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세계여행을 일생의 꿈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 풍광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인간들이 만든 놀랍고 경이로운 건축물들을 감상하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음식물의 독특한 풍미를 맛보고, 장정일의 싯구처럼 ‘출근에 가위 눌리지 않는 단잠의 베개‘를 벨 수 있는.... 아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누구나 세계여행을 꿈꾸고 동경한다. 반드시 일상이 힘들고 어려워서 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이란 종자는 어쩌면 항상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함성호 시의 한대목 “...사내의 발바닥에도 몇 천분의 일 지도 같은 미세한 길들이 사방으로 팔방으로 나 있었다 필시, 객사의 운명이려니...” 처럼 뭐 객사의 운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핏속에는 역마살의 유전인자가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장강처럼 도도하게 넘실넘실~ 출렁출렁~ 하고 있는지도.

 

 

꿈을 가꾸고 키우기 위해서 혹은 들썩이는 엉덩이를 잠시라도 주저 앉히기 위해서 우리는 여행관련 책들을 본다. 책을 읽으면서 잠시 숨을 고른다. 여행 도서를 읽다보면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 것이 지도다. 바람의 딸 한비야는 어릴 때부터 세계지도를 거실 벽면에 붙여두고 꿈을 키웠다고 한다. 아시다시피 한비야는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 책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소생도 꿈을 예쁘게 가꾸기 위해 세계지도책을 한 권 구입했다. 집에 있는 사회과부도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항상 느꼇던 터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이 지도책 <WORLD ATLAS FOR TOURIST>다. 미리보기 서비스가 안되어 있어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마침 중고가 있어서 일단 싼 맛에 구입했다. 결과는 실망이다. 국가별 혹은 지역별 상세지도도 사회과부도와 별 다를 바가 없다. 세계 30대 도시의 지도는 소생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또 이 지도책은 지명이 주요 관광지만 한글로 표시되어 있고 나머지는 모두 영어로 빽빽하게 표기되어 있어 보고 있자면 눈알이 피곤하다. 오히려 사회과부도가 낫다. 사회과부도의 지명은 모두 한글로 되어 있다. 역시 지도같은 물건은 오프서점에 친히 왕림해서 확인하고 사야한다. 오늘의 교훈이다. 깊이 새겨야겠다.

 

 

세계여행외에 혹은 세계여행과 다소 연계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 직장인들의 또 다른 소망은 개인 창업이다.(창업하기 전에 세계여행을 한 번 다녀와야 한다.) 청년창업, 노년창업 통털어 가장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 1위는 바로 커피전문점이다. 눈치빠른 독자들은 짐작하셨으리라. 사실 한 집 건너 커피전문점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고(물론 바리스타 자격증 정도는 있어야 한다.),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과중한 노동을 요구하는 것 같지도 않고, 말하자면 큰 고생하지 않고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얼마전 신문을 보니 커피전문점의 40%가 창업 3년이내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렇거나 말거나 그건 남의 이야기고 내가 하면 다르다. 폐업한 40%도 다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소생도 꿈을 꾼다. 과감하게 명퇴를 하고 펜션이나 북카페, 여행전문 서점을 할까 하는 멋진 장미빛 꿈을 꾼다. 매일. 마누라가 역시 콧방귀를 뀌어 주신다. “쓸데없는 소리 되우도 하고 자빠졌네...흥흥흥” 이루어진 꿈은 이미 꿈이 아니고 꿈은 꿈으로 있어야 꿈이런가. 무슨 소린지..

 

 

 

 

<AB-ROAD, 2015.1월호>를 보니 심장이 벌렁벌렁 뛰는 대목이 있다. <런던의 재미있는 여행 서점>코너다. 발췌해서 옮겨 본다.

 

 

<세상의 모든 지도 – 스탠퍼드 서점>

스탠퍼드 서점은 ‘Explore discover inspire!(여행은 영감을 준다!)’ 슬로건에 충실한 서점이다. 3개 층에 고지도와 현대 지도, 등산 지도, 교육용 지도, 액자용 맞춤 지도 등 세계의 모든 지도가 모여 있다. 필요한 지역을 지정하면 즉석에서 대형 프린터로 지도를 출력해주기도 한다. 통통 튀는 디자인과 다양한 사이즈의 지구본 섹션도 눈여겨볼 만하다. 바닥엔 커다란 지도가 깔려 있어 서점의 콘셉트와 잘 어우러진다. 1853년, 에드워드 스탠퍼드가 여행 전문 서점으로 오픈했는데 세계 최대의 지도 유통업체로 더 유명해졌다. 런던 코벤트가든과 레스터스퀘어 지하철역에서 2분 거리에 있다. 남극탐험가인 스콧이 단골 고객이었다.

 

 

<런더너들이 가장 사랑한 여행서점 – 던트 서점>

많은 책을 진열할 수 있는 현대식 인테리어를 과감히 포기하고 20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에드워디안 양식으로 꾸몄다. 하늘이 보이는 높은 천장과 나무 향이 날 것 같은 적갈색 오크 책장이 특징이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서가는 웅장하고 아름답다. 영국 최고의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의 벽지까지 더해져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하층과 1층은 나라별로 분류된 신간 여행 서적을, 2층에서는 중고책도 만날 수 있다. 1990년에 문을 연 던트 서점의 이름은 조금 더 길었다. 바로 ‘여행자를 위한 던트 서점’. 지금은 ‘던트 서점’이란 단출한 이름으로 불린다. 셜록 홈스 거리로 유명한 베이커스트리트 근처에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곳이 있다. 서울 대학로의 여행전문서점 겸 북카페 “북트래블러”. 반도의 궁벽한 변두리에 거주하는 눈 어두운 서생에게 한양 구경은 쉽지 않다.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고 싶다. 

 

* 장정일의 시는 <햄버거에 대한 명상> 중에서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 함성호의 시는 <성 타즈마할> 중에서 “카필라바스투의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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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1-2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어머니 또래이신 분을 해외에서 뵌 적 있는데 한비야씨 책 보고 꿈을 키웠고 하나하나 실행중이시라고... 한국와서 그 댁 놀러갔다가 산더미같은 여행사진들과 마음 따뜻함에 정말 존경심이...나도 나이들어 저렇게 살아야지 했는데 음, 노력을 한참해야 할 듯;
지인이 드립집을 냈는데 딱해서...이후 사연은 생략합니다.

붉은돼지 2015-01-29 19:33   좋아요 0 | URL
나이 들어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돌아다니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그럴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ㅎㅎ 지인분의 건승을 빕니다...역시 만만치 않은 모양이죠..

붉은돼지 2015-01-29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헝가리에 추억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알라딘에는 잡지 과월호는 취급하지 않는 모양이에요....ㅜㅜ
얼마전부터 여행잡지 하나 구독하려고 장고 숙고 중인데 쉽게 결정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어라운드, 시리얼, 에이비로드 중에서요....
 

매년 새해 벽두에 지난 한해의 한국소설을 결산한다는 대단한 심정으로 읽었던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도 언제부터인가 대상수상작과 대상 수상자의 나의 문학적 자서전 부분만 읽고 나머지는 그냥 훌쩍 건너뛰게 되었다. 결산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책장에 꽂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주욱 훑어 보니 아마도 신경숙 이후부터는 거의 한국소설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김훈, 천명관, 박민규, 김연수 정도가 예외라면 예외다. 이상문학상 작품집도 사실 <나의 문학적 자서전> 부분을 더 흥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소설가 개인의 삶이 소설가 자신이 쓴 소설보다 더 소설적이어서가 아니고, 기라성 같은 분들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때문일 것이다.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가들의 빛나는 면면을 가만히 우러러 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황석영은 왜 없지? 43년생인 황석영이 약관 19세에 등단했으니, 이상문학상이 본 궤도에 올랐을 그 즈음에 황석영은 벌써 대가의 반열에 정좌하고 있어 말하자면 격에 맞지 않아 수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문학사상사와 별로 인연이 없어 그런 것인지...궁금한 생각이 든다.

 

 

당대의 천재 소년문사로 이름을 드날리던 최인호는 45년생으로 황석영보다 두 살 아래지만 고등학교 2학년때인 18세에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1982년 제6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깊고 푸른밤이라고. 영화도 있다. 장미희와 안성기가 나오는.

 

48년생인 이문열은 나이 서른이 다 되어 지방일간지에 그것도 당선도 아닌 입선으로 등단하게 되는데, 이문열은 등단한지 얼마 안되어 어떤 문인 모임에 참석하여 말석에 겨우 끼여앉아 상석에 앉은 황석영이 그 대단한 구라로 모임을 좌지우지 하던 일을 선망과 질시가 뒤썩인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고 회고하고 있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이문열은 1987년 1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건 그렇고, 김숨의 작품은 처음이다. 부끄럽다. 본명이 ‘숨’인지 궁금하다. ‘숨’이라니 뭐랄까 약간 원초적 아니 원천적이랄까? 생명적이랄까? 뭐 하여튼 읽는 순간 헉! 하고 숨이 막히든지 후! 하고 깊은 심호흡을 한번쯤 해줘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이름이다. 이게 무슨 소린지. 소설 ‘뿌리를 찾아서’는 최일남 선생을 비롯 여러 심사위원님들께서 매우 훌륭하다고 평을 해 놓아서 소생이 뭐라 한 마디 거들 여지가 없다. 물론 능력도 안목도 없다. 뭔가 무겁고 진지하고 심각한 느낌. 소설적으로 잘 된 작품이라는 생각.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소생이 즐겨 읽는 <문학적 자서전> 부분으로, 그래도 명색이 자서전인데 개인적인 이야기도 조금 해줘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녀시절 어떻게 문학적 열정을 불태웠는지, 꽃다운 청춘이었을 때 연애는 어땠는지, 결혼은 했는지, 뭐 그런거. 맛보기라도 조금. 울산, 추부, 대전, 서울에 살았다는 거, 대전에서는 부모님이 구멍가게를 했다는 거, 그거 밖에 없는 거 같다. 실망이다. ‘숨’이라는 이름이 본명인지 필명인지 개명했는지 정도는 알려줘도 좋을 것 같은데, 물어볼 수도 없고. 이렇게 써 놓고 문득 생각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본명은 김수진이라고 한다. 참. 난 왜 이리 멍청한지.

 

 

덧붙여. 본 작품집 표지에 대하여 다소 불만이 있는 분들이 계시는데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뭐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틀리고 취향이 다르니 뭐라 할 수 없다. 다만 소생 개인적인 소견은 표지의 작가 얼굴사진 보다는 10쪽에 나오는 작가의 얼굴사진이 훨 좋은 것 같다. 뭐가 더 좋으냐고 누가 꼬치꼬치 따져 묻는다면 소생 대답은 “음....그건,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참 바보같은 대답이죠.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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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에 결혼식에 갔다가(요즘은 토요일 저녁에도 가끔 결혼식이 있다) 시간이 남아서 오랜만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렀다. 도서정가제 시행이후 우리 같은 도서 수집가에게는 중고서점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졌다. 도서정가제 이전에는 가끔씩 반값 할인이니 특별이벤트니 뭐니 해서 싸게 사기도 했는데 이제는 도리없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걱정은 없어졌다. 큰 맘 먹고 정가에 산 책이 반값으로 나와서 땅을 치며 통탄하던 그런 일 말이다.

 

일반적으로 책의 가격이 그렇게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오랜기간 자신의 피와 땀을 쥐어짜서 만들어낸 노작을 단돈 1~2만에 구입해서 그 액기스만 빨아 먹을 수 있다는 건 그렇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 간혹 가다가 그 액기스가 똥구정물로 밝혀져 꾸엑꾸엑 토악질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결국 본인의 안목을 탓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원효같은 대덕은 해골바가지 속 구정물에서도 깨달음을 이끌어내었으니 참고해야한다.

 

단국대에서 나온 한한대사전이 있다. 색인 포함 총 16권인데 2008년도에 완간되었다. 사업이 78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자그만치 30년이다. 한 세대가 가고 한 세대가 올 그런 세월이다. 권당 가격은 10만원이다. 색인도 한권인데 5만원이다. 본 사전은 3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연인원 20만명의 전문가가 동원되어 면수가 총 21,580쪽, 한자 55,000자, 25만 단어가 수록된 세계 최대의 한한사전이다. 300억원 상당의 보물을 단돈 16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300억원이 아니라 삼천억원이라도 활용도가 없다면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 사전 완간이후 작금에 이르기까지 소생은 색인 포함해서 4권을 구입했다. 활용도는 제로다. 관상용이다. 그렇지만 무던히도 완비하고 싶다. 짐작이나 할는지. 컬렉터의 심정이란 이런 것이거니,

 

각설하고, 중고서점에 갔다가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를 발견하고 바로 구입했다. 며칠전에 북플에서 꼼쥐님의 서평을 읽고 관심이 갔던 책인데 눈에 띈 것이다. 시공디스커버리 총서3권(본인의 시리즈 수집물 중 하나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2권, 험프리 보거트 등장하는 디비디 <카사블랑카>. 아~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를! 그리고 <몰타의 매>. 가격은 정가의 45% 정도. 상태는 거의 새책 수준.

 

걸어서 쏘다니면 발바닥도 아프고 하니까 말등에 올라앉아 편하게 나다니고 싶고, 말을 타게 되면 또 처음에는 ‘와’ 하던 것이 조금만 지나면 견마 잡히고 싶어 진다. 사람 마음이 다 그런 것이다. 책 좀 보고 책 좀 모은 사람은 궁극에서는 자기 책을 한번 써보고 싶은 것이다.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온갖 글쓰기 책과 갖은 책쓰기 책이 나와있다. 소생도 관련 도서 여러 권을 읽은 기억이 난다. 글쓰기와 관련해서는 이태준의 <문장강화>. 읽은 지 한 오백년은 된 것 같다. 당연히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난다. 안타깝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역시 내용은 기억이 안난다. 스티븐 킹!이니까 왕은 뭘 써 갈겨도 신민들은 어명을 거역할 수 없다. 우리같은 사람이야 양말에 빤스만 입고 봉이 다 구부러지게 신들린 봉춤을 춘다고 한들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 않는다. 혹 모른다. 마누라가 한 마디 거들지. ‘쓸데없는 짓도 되우 하네...흥’

 

또 누군가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유명한 책도 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뼛다귀에다 글을 쓰라는 이야기인지 역시 기억이 안난다. 각골이면 난망이라 했는데, 안타깝다. 읽은 활자들이 눈으로 들어와 콧구멍으로 샜는지 귀구멍으로 빠져나갔는지 어데로 날았는지 알 수가 없다. 뼈에 새겨야 하는 것을. 가장 최근에 읽은 <작가수업>이라는 책도 있다. 표지에 헤밍웨이 사진이 커다랗게 나와있다. 역시 어니 아저씨는 멋져. 멀리서 보면 숀 코네리를 좀 닮은 것 같다. 내용은? 묻지마라.

 

책쓰기와 관련해서는 역시 옛날옛적 한옛날에 읽은 명로진의 <인디라이터>가 있다. 여기서 산 좋아하고 와인 좋아하는 심산을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덕분에 이른바 산악문학에 대해서도 조금 주워 들었다. 나름의 소득이다. 송숙희의 <당신의 책을 가져라>는 책도 있었다. 이 책은 저자 특강도 들었다. 한 10년은 된 것 같다. 뭐 소생이 열일 제쳐 놓고 찾아가서 들은 것은 아니고 우리공장에서 주관하는 저자특강으로 직원들 다 와서 들어라고 해서 그냥 들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의 고무되었던 그 느낌은 남아있다. ‘그렇다면, 음...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지 몰라’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의 저자인 임승수는 초면 아니 초문이다. 금시에. 물론 소생의 견문이 일천한 까닭이다. 토요일 저녁에 구입해서 일요일날 우리 금지옥엽 혜림씨와 놀아주는 틈틈이 다 읽었다. 매우 유익했다. 기존의 글쓰기 책쓰기 책과 차별성이 있다. 일단, 저자의 솔직함이 돋 보인다. 이단, 중간 중간 나오는 책쓰기 선배들의 인터뷰가 많은 도움이 된다. 삼단, 글에 유머가 있다. 그래서 재미있다. 이 삼단 정도면 추천의 변으로 충분하지 않나. 관심있는 강호제현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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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19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예술편 위주로 많이 모으고, 그 다음에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을 고릅니다. 중고서점에 가면 디스커버리 총서가 꽂힌 서가를 항상 둘러봅니다. ^^

글쓰기 책이 너무 많아서 몇 권 읽어보고 싶어도 잘 안 읽게 됩니다. 읽어봤자 고작 한 두 권 정도입니다. 사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한 두 권도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겁니다. 요즘은허핑턴포스트, 인사이트 같은 곳에 글쓰기 책을 요약해서 정리한 글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그 정리된 내용을 참고합니다.

붉은돼지 2015-01-20 13:13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에는 시공디스커버리중에서 화가들만 샀었는데 요즘은 무조건 다 삽니다...수집 ㅎㅎ 책은 작고 예쁜데 내용은 좀 거시기 산만한 것 같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 2015-01-28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었던 좋은 책 많네요ㅎ

yureka01 2015-04-13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개 감사합니다..땡기는 책이 많아요.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