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 - 십대가 알고 싶은 사랑과 성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2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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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참 진하게(?) 해 본 내게는 아주 익숙하고 어찌보면 뻔한 얘기들이었다. 우리 부부가 연애하며 부부로 지내면서 늘 나누었고 지금도 주고받는 이야기들이다.

 

연애 한번 못 해봐서 인지 내가 발정기(?)라고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길 가다가 눈에 띈 아무(녀석은 아니라고 뭔가 느낌이 통했다며) 여자만 보면 사귀는 사람 있어요 묻고 거절당하기를 여러 차례인 사랑에 서툰 조카녀석에게

얼마 전 빚없이 34평(이렇게 구체적인 평수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고 새로 지은 브랜드 아파트여야 한단다) 아파트를 구해줘야 혼례를 올려주겠다는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이 혼례 반댈세!) 남편 회사 동료에게

뜨거운 연애를 하였으나 부부생활은 최악으로 치달아 1촌 관계를 끝낼까 고민하는, 아는 사람에게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정 따위 없이 오직 의리로 살아가는 숱한, 우리와 가까운 부부에게......

들려주는 우리의 사랑론이 이 책에 나왔다고 할 법하다. 저번달 독서모임 책이었는데 망설이다 이제야 서평을 적어본다.

 

하지만 10대에게는 꼭 필요한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10대시절엔 뭐가 그리 답답했는지 세상일이 온통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도 누구하나 속 시원히 얘기해 준 적이 없다.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는 고1 생물 선생님에게 처음으로 솔직한 얘기를 들었다. 그 전까지 받은 성교육은 막연하고 뭔가 확실히 말해주지 않아 정말이지 몸만 닿아도 아기가 생기는 줄 알았다. 중 1때 시작한 달거리가 중 2때 6개월 정도 멈췄는데 남자 손 한번 못 잡아본 내게 친구들이 임신했다고 놀려댔다. 정말일까 불안해했을 정도이니 내가 10대 시절 성교육이 얼마나 엉망이었나 새삼스럽다. 요즘처럼 지식인에 물어볼 수도 없었다. 대학 때 선배들이 새내기들을 데리고 문화비디오라는 것을 보여줬다 들었는데(그 새내기들도 나보다 한참 윗선배들이었고 우리 땐 그런 게 없었다.) 우린 그나마 고등학교 때 빨간비디오를 접했으니 선배들보다는 나아진 거지만.

 

10대에는 워낙 성에 관심이 많고 무지하기도 하니까 얘기가 길어졌지만 성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사랑의 본질에 대해 말한다.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고 다시 써도 되는' 사랑이라는 얘기다. 책, 영화, 드라마... 온갖 매체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말하고 고민하는 고것. "사랑이 변하니?" 라고 했던 광고 카피처럼 사랑은 변해야 제대로라는 얘기를 한다. 자꾸만 고여있고 똑같은 사랑만 바라다 보니 서로를 할퀴고 오해하고 힘겨워하는 것임을. 인간의 성장과 더불어 사랑도 똑같이 커가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사람들이 잊고 지낸다고 일깨운다.

 

우리 부부가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다른 부부나 연인에게 하는 말이 그거다. 언젠가 죽을 때가 되어서 "수십억 인구가 사는 지구에서 우리보다 더 사랑한 사람들이 있을까?" 하고 말할 수 있게 죽도록(?) 정말로 혼신을(?) 다해 사랑하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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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어찌 지내셨습니까. 내일 모래인가요? 엘지랑 가을 야구 하죠 ? ㅎㅎㅎ.
재미있게 관람합시다요... 오늘 다저스 대 워싱턴 경기 있는 거 아시나요..
저 이거 보려고 대기중입니다....

samadhi(眞我) 2016-10-09 05:17   좋아요 0 | URL
네 월요일 화요일인데요. 기아 사랑을 배신한(?) 엘지에게 기아가 한방에 나가떨어질 듯합니다. 5위로 올라간 것도 운빨이죠. 결정적일 때 쪼그라드는 애증의 호랭이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는 이 팬심.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바 !!!!!!!!!!!!!!!!!


경기 할 때가 되었는데 안하길래 메저리그 홈피 갔더니 허리케인으로 경기가 취소됬다고....
아...

samadhi(眞我) 2016-10-09 05:0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얼른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 수마에 붙들리시길 바라나이다.

samadhi(眞我) 2016-10-09 05:04   좋아요 0 | URL
아까 여기도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대더니 미쿡도 그렇군요. 바람이 너무나 씨게 불어서 현관 밖 복도 창문을 열고 얼굴에 바람을 쐬었습니다. 기분 째지게 좋더라구요. 이렇게 바람부는 뭔가 일어날 듯한 어두운 날이 좋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5:1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뚜껑 열리네요. 2시일 줄 알았더니 5시였고, 5시까지 기다렸더니 느닷없이 태풍 불어서 경기 취소라니... 무지 서운하네요.. 개 데리고 산책이나 다녀와야겠습니다..

samadhi(眞我) 2016-10-09 05:16   좋아요 0 | URL
아니, 그 녀석까지 덩달아 잠 못 자게 하는 겁니까? 아님 개들은 늘 주인의 생리대로 움직이는 건지. 개를 안 키워봐서 잘 모르겠네요. ㅋㅋ 언제든 함께 산책할 수 있는 곰발님 절친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6:10   좋아요 0 | URL
새벽에도 개 데리고 나가면 든든합니다. 덩치가 소만해서 사람들이 무서워합니다..
방금 갔다 왔는데 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가을이 아닌가 싶네요.

samadhi(眞我) 2016-10-09 06:21   좋아요 0 | URL
거의 한 시간을 다녀오셨네요. 그 개 한번 안아보고 싶어요. ㅋㅋㅋ 꽉 찬 느낌, 포근한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윗녘이라 더 춥겠네요. 여기도 추워서 슬리퍼 신은 맨발이 시렵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가 사나워서 아마 진아 님 물거임.. ㅋㅋ

samadhi(眞我) 2016-10-09 06:28   좋아요 0 | URL
뜨허. 근데 제가 개를 안 무서워해요. 아기들이나 짐승들은 저 알아보는데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물어뜯을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

samadhi(眞我) 2016-10-09 07:03   좋아요 0 | URL
무서븐 놈이네요, 거 참. 방금 남편이랑 컵라면 먹고 남편은 식후땡 하러 갔어요. 목발 짚고. 발목 인대 끊어지면 재활 참 오래 걸리네요. 뜻하지 않게 환자, 보호자 둘이 폐인생활을 아주 길게 하고 있답니다. 둘 다 백수가 체질이라 잘 지내 탈이지만.

2016-10-09 0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10-09 08:11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덴마크인가? 거긴 음란물이라 부르는 영상을 보는게 불법이 아니라더군요. 그래서 성범죄가 줄었다고 해요.
그런게 차라리 나은 듯해요. 못 보게 하고 안 알려주니까 더 궁금해하고 이상하고 나쁘게 생각하지요.
그렇죠. 주고 받는 거지만 주고도 주었는지 까먹는 마음.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4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이현경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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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세상이 있을까. 요즘같은 자본 만능 세상에서 옛 사람들이 꿈꾸었던 공산사회는 점점 더 요원해 보인다. 날마다 약자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오는데 같은 약자들만이 소리 높여 함께 살자 외치니 달라질 리 없지 않은가. 같이 좀 잘 살면 안 되겠어?

 

우리 현실과 너무나 닮은 포르투갈의 사회를 그려낸 소설이다. 처음엔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의 "머리"를 "거리"로 읽었다. 익숙지 않은 외국어 발음 때문이었는데 실제로 다마세누 몬테이루가 포르투갈에 있는 거리 이름이라고 한다. 외국문학이라고 하면 거의 미국이나 일본 것만 읽어대서 포르투갈의 지명이나 인명을 읽는 것이 어색하다. 그러다보니 책 속에 나온 이름들을 몇 번씩 되뇌며 읽었다.

 

고등학교 때 에스빠냐어를 배워서 스페인에 대한 갈망(?) 같은 게 있어서 언젠가 알람브라(에스빠냐어로 H는 소리가 안 나니까. 영어로는 알함브라지만.) 궁전도 가보고 해바라기 가득하다는 곳도 가 보고 싶었지만 이웃나라 포르투갈은 언어도 다르고 스페인과 비슷하다는 느낌 때문인지 관심이 없었다. 포르투갈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축구선수 호날두(이 이름조차 정확한 발음인지 잘 모르겠다) 뿐이었는데 이렇게 낯선 나라의 소설은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 공간적 배경인 포르투의 이국적인 풍경을 상상해 보고 그 곳에 무척 가보고 싶어졌다. 소 내장 요리가 유명하다는데 우리 정서랑 비슷한 면도 있나 보다.

 

제목만 봤을 땐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출 줄 알았는데 피해자와 가해자의 사회적 처지에 대한 얘기이다. 달걀로 바위 치는 일 쯤 될 만한 일을, 그래도 옳기 때문에 하는 독특한-자라난 환경을 보면-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이야기 한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사람은 그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진짜 주인공은 그 변호사다. 단순한 추리소설이었다면 재미있는가 아닌가만 신경 쓰고 금방 잊혀지고 말 텐데 이 소설은 잔잔한 수면에 돌멩이 하나를 던져놓은 듯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부와 결탁한 공권력을 그려낸 것이 한국사회를 거울로 비춰본 듯하다. 백남기씨 사건만 보아도 그렇다. 국가권력과 싸워 한번이라도 이겨낸 경험을 지닌 사회가 성숙하고 온전한 세상이 아닐까. 끝내 지고 말더라도 우리가 그 세상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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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 먼가 기똥차게 재미있을 것 같네요. 제목 읽다가 문득 영화한편 생각나는데요...
샘파킨파의 <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 > 인가. 하튼 그런 영화가 있었습니다...현상금 타기 위해 죽은 가르시아 목을 가방에 넣고 두목에게 가는 과정... 이 과정에서 양아치들이 현상금 노리고 그 목을 노리죠..

samadhi(眞我) 2016-10-09 05:01   좋아요 0 | URL
그 영화 재미나겠네요. 찾아봐야지.

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5:03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컬트 영화인데.. 일반적으로는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만 재미있슴.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거든요. 파킨파 감독을워낙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ㅎㅎ

samadhi(眞我) 2016-10-09 05:0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B급 영화도 즐기시는 곰발님 취향이 제게 맞을 지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10-09 05:12   좋아요 0 | URL
안 맞을겁니다...ㅎㅎㅎ.. 보지 마세요..

samadhi(眞我) 2016-10-09 05:14   좋아요 0 | URL
특수(?) 잔인물이 제 취향이긴 하지만. 볼 자신은 없네요^^ 참 이 소설 엄청 재미난 건 아니고 오래 남더라구요. 참 좋다는 느낌.
 
10대를 위한 빨간책 목수정 셀렉션 2
소렌 한센 외 지음, 목수정 옮김, 공현 해설 / 레디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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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거리에 나섰을 거다. 요즘은 1인 시위도 보편적인 일상으로 자리잡았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 했다. 늘 가슴 속 가득 분노만 켜켜이 쌓아두고 부글부글 끓는 것을 어디에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몰라 답답하기만 했다. 고 3때 같은 반 친구가 내게 그랬다. 너는 어떻게 아직도 날을 세우고 사냐고. 이제 무뎌질 때도 되지 않았니? 하고. 그 친구는 자연계열 대학을 거쳐 재수해서 의대를 갔으니 지금쯤 어디선가 잘 나가는(?) 의사 노릇을 하고 있을테지. 나는 여전히 주위사람들이 못 미더워하는 찌질한 인생을 살고 언제든 싸울 준비를 하고. 그래도 신영복 선생님 말씀이 위로가 된다.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 밤이 깊을 수록 별이 빛난다는 것. 그냥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꼴통 인생인 걸.

 

요즘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내가 자꾸만 꼰대가 되어가는 것 같다. 아이들을 통제하려 들고 이른바 잡으려(?) 드는 자신이 무섭고 한심하다. 그렇지 않으면 교실이 엉망이 될 것 같은 두려움을 안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요즘 아이들이 다 그래. 라고들 한다. 사실 조금 심한 아이들이 많긴 하다. 자율성은 좋지만 예의없는 것들은 딱 질색인데, 예의를 모른다. 그렇다고 화를 내는 것도 문제일 텐데, 날마다 버럭버럭버럭버럭 거리고 있다. 그러고는 이 아이들을 어찌할꼬. 그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해 스텐(트)레스 폭발 직전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책은 교사의 할 일, 10명 중 8명이 아닌 2명의 다른(제대로 된)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것을 얘기한다. 학교와 달리(물론 사립은 비슷하겠지만) 자기가 주인인 원장이 있고, 여러가지 환경이나 여건을 조율할 수 없어서 뒤집어질 것 같은데 나더러 어쩌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머리를 쥐어 뜯어보지만 별 수가 없다. 당장 아쉬워서 버티고 있는데 그러자고 저 초롱초롱한 눈을 한 어린 생명들을 못 본 체 해야하는 것인지. 갈수록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 어느 일터이건 노동자가 감내해야 하는 일 투성이다. 고용주의 전횡(?)에 휘둘려 "예" 라고 할 수밖에 없고 더러우면 나가라는 것이고. 교사와 학생들 얘기를 하려는데 자꾸 울컥하고 마네.

 

꼰대 만큼은 되지 말자고 마음 먹었는데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그때 그 선생들처럼 행동하는 내 자신을 인식하고 잠시 멈추기도 한다. 애들이 "선생님, 얘가 이랬어요, 저랬어요." 라고 하면 일단 화부터 나기 시작한다. 함께 사는 세상 이라고 했잖아요! 이르는 짓. 하지 말라고. 어른들 세상이 어지럽다 보니 아이들이 배우기 쉬운 못 된 것부터 익히나 보다. 이 책에서 교사가 부당한 행동을 할 때,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70년대 유럽에서 금서가 되었다고 하니, 보수의 정점에 서 있는(?) 학교에서 난리가 났던게지. 너도 알고 나도 아는데 솔직하게 까발려보자고. 뭐 이런 얘기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란 말이야.

 

옹알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나 말을 전혀 하지 못 하는 아기들을 볼 때면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아니라 다 알면서 단지"미숙" 이라는 인간의 발달과정을 밟고 있을 뿐이고 능청을 떠는 게 아닐까.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기다리고 있는거야.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꼰대가 되어버린 우리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잊은 것 뿐인데. 자, 기억해 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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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7-1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꼰대가 되지 않으면 살기 힘든 구조를 꼰대가 만들어놯죠..
봐봐 너희들도 꼰대면서 꼰대 욕하니, 이런 구조를 꼰대가 만들어버린 사회가 아닐까. 한국 사회는..

samadhi(眞我) 2016-07-15 10:37   좋아요 0 | URL
끔찍하네요. 꼰대의 재생산. 학원을 박차고 나가라! 고 소리치고 싶지만. 악덕고용주에게 죽도록 당한 남편이 곧 실직자가 될 거라, 아이들을 볼모(?)로 얼마동안은 꼰대짓을 해야한다는 것이 서글프네요.

소망 2016-09-23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학생으로서 정말 감명깊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요즘 말하는 꼰대를 만들면서 선생님들은 정말 학생들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 아닌가 한 번 더 느꼈습니다.
그야말로 교사(분)들을 샅샅히 파헤치고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도 않던 것을 이 책에서 모두 알려줍니다. 블로그에 리뷰를 쓰면서 어른들도, 특히 10대는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번역가의 부연 설명으로 냉철하게 학교를 바라본 책인 것 같네요.

samadhi(眞我) 2016-09-23 17:45   좋아요 0 | URL
지하철 가는 길에 만난 대학생에게도 권해주었습니다. 지하철역 가는 길이 유난히 길어서 어쩌다보니 이런저런 얘기까지 하고 그 학생이 청소년복지쪽 일을 하고 싶대서 이 책 얘기도 들려주었지요.
학생 시절에 이 책을 읽었다니 부럽네요.
 
역사와 책임 - 한홍구 역사논설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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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독서모임 선정도서이다. 오늘 모임이었고, 모임 전에 서평을 쓰려고 했는데 출근 전 책을 다 읽기도 버거울 만큼 요즘 생활이 꽤나 바쁘고 여유가 없다. 책을 다 읽었으면서도 내용이 다 들어오지 않아 대충 훑은 느낌이다. 한홍구의 글은 언제나 명쾌해서 읽고 있으면 울컥하면서 분기탱천하게 된다. 한홍구다운 비유와 화법이 시원해서 좋다. 이 책은 역사 연구자로서 애써 공부하고 사료들을 찾아다닌 흔적이 역력하다. 6편의 호흡이 긴 글이 실려 있는데 논문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대한민국사 이후 한홍구의 저작들이 대한민국사와 비슷한 내용이 겹쳐 읽는 데 애를 먹었지만 이 책은 전작들과 확실히 달라 읽는 맛이 새록새록하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경상권에서 보편적으로 유행한 말인 줄만 알았더니 그 출처가 김기춘이었다. 김기춘이라는 생명력 강한 내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았다. 한홍구가 앞으로 해 나갈 작업이 무척 기대된다. 독재체제를 강화하고 그 속에서 권력을 행사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열전을 만들겠다는 한 역사학자의 의지가 존경스럽다.

 

독립운동시기, 집에서 머슴살던 이들의 빨래를 하고 밥을 지었다던 대가집 마나님들의 모습에서 보수의 참모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눈발 날리는 매서운 겨울, 이국땅에서 꽁꽁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개울의 얼음을 깨뜨렸을 그늬들을 상상해본다. 이 땅에서 "보수"입네 떠드는 자들이 실상은 그저 이익단체에 지나지 않음을 자신들은 아는지, 진짜 보수는 무엇인지 한번쯤 고민해 보기는 한 것인지 묻고 싶다. 가짜 보수에게 반세기 넘게 휘둘려 사는 이 세계가 변화 가능한지. 지금까지대로라면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역사를 쭉 훑어보았을 때 그래도 옳은 가치관을 지키고 책임져 온 소수의 사람들 덕분에 꾸역꾸역(?) 이 나라가 버텨온 것이라고. 

 

해방전후사를 짧게 공부하며 스치듯 훑게 되는 것이 해방 후 남과북에서 내세운 강령들인데 공통목표가 거의 비슷하다. 한홍구는 그 중에서도 남한에서 발의한 제헌 헌법에 대해 상기한다. 노동3권도 아닌 4권을 만들어 노동자의 이익분배균점권을 인정했음을 기억하는 이가 있는가 하고. 그것도 좌익세력이 아닌 우파들만 모여 만든 법이 그들 스스로 획기적이었다 자부한 것에 왠지 으쓱하게 되고(내가 한 일도 아닌데) 대단하게 여겨진다. 지금의 보수꼴통들이라면 종북으로 몰아댔을 붉은 물 가득 든 사상이 무척 반갑다. 그때 그 숭고한(?) 법들은 어디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을까.

 

살기등등한 독재시대, 피눈물 나는 세월을 살아야했고, 너무나 억울하게 죽어갔던 우리 선배들 덕분에 그 전보다 덜 억울한 삶을 살고있는데, 여전히 억울한 사건사고들은 계속되고 있다.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배우지 못한 잘못이 반복되는 것이라던 서양사 교수님 말씀이 떠오른다. 역사를 책임지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몫임을 새기자고, 그것이 이 지리멸렬한 인생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임을 기억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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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6-30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교과서 바꾸고 집필진이 누군지도 모르는 역사서 배우면 앞으로가 더 깝깝합니다.벌써 그런 조짐들이 나오죠.

samadhi(眞我) 2016-06-30 07:53   좋아요 1 | URL
정권이 바뀌어서 다 뒤집어 엎어야죠. 그 희망 없이 우리가 당장 못 버티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3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보수들이 막말이라는 프레임으로 진보 진영을 옭매려고 하죠.

요즘은 보수가 한홍구를 막말 지식인을 대표하는 인물로 뽑곤 하는 걸 보고 웃습니다.

참.. 보면 보수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긴해요. 엉뚱한 곳에 머리를 써서 그렇지만...

samadhi(眞我) 2016-06-30 17:1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밤새 일하고 공부한다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시비에 사로잡혀 니들은 잘못이야, 나빠. 라고만 해대고 정작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만날 집니다. 나중에 다시 각자 갈 일 가더라도 할 땐 해야지요. 똘똘 뭉쳐서 제발 다음 대선엔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서루조당 파효 서루조당 시리즈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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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교고쿠 나쓰히코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가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사는 것 같다. 순전히 내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추구하는 것이 마음에 쏙 든단 말이지. 늘 수행을 가슴에 품고 살지만 말로만 떠들고 마음만 앞설 뿐 행동화에는 이르지 못 하는 내게 용기를 준다. 그래, 그래도 괜찮다, 잊지 않으면. 하고서 다독여주는 듯하다.

 

서루조당(書樓弔堂)이라는 한자가 일본식이 아닐까 싶어 어색했는데 자꾸 보니 자연스럽기도 하다. 겉모습은 등대처럼 보이고 안으로 들어가면 책으로 가득한 여러 층의 누각같은 구조로 된 집. 굳이 조당(弔堂)이라 이름 붙인 것은 주인공이 추구하는 바 또는 스스로에게 부여한 사명 때문인데 읽어보니 그럴 법하다. 유래를 설명하면 책 줄거리를 얘기하게 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설명하지 않겠다. 그런 서루가 있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궁금해지고 한번쯤 마음 내킬 때 찾아가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그래서 또다른 주인공-나와 무서울 만큼 닮은 게으르고 무력한 백수 주인공. 그 사람이 나와 너무 비슷해 가깝게 여겨지면서도 거북하기도 하고 괜히 켕겨서 마음이 불편해진다.-이 방앗간처럼 그곳을 드나드는 것일테지.

 

메이지유신 즈음을 그리고 있는데 그 시대 작가들이 여럿 등장한다. 우리 옛 작가들조차 잘 알지 못 하고 관심도 두지 않는데 일본 작가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그래서도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다. 책 속 책 이야기는 나쁘지 않으나, 책 전체에 주석이 너무 많이 달려있다. 그 주석도 낯선 일본 문화, 작가들 생몰연대와 저작 같은 내용들이 주류라 집중력이 떨어진다. 작가 특성이 그렇긴 하지만 나처럼 주석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도(요즘 방송매체에서, 그냥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조차 영어식 어법인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남발한다.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일일이 쫓아다니며 그 말 좀 쓰지 말라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그런 것쯤 별 것 아니게 여길 수 있을 만큼 작가의 글이 좋다. 작가의 철학이라고 할까, 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무어라 이름 붙이든 작가가 툭 던지는 작가의 생각이 왜 그리 좋은지. 끼야아~ 하고, 눈을 게슴츠레 뜨고 혼자 감상에 빠지고는 행복해했다. 늘 수행과 삶, 성불 등 깨달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그 전에도 이 작가가 좋았지만 이 책을 읽고 더욱 좋아졌다. 몇 권은 조금 시시하게(?) 여겨진 책들도 있지만 이 책을 쓴 작가이니 그저 좋단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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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06-26 23:55   좋아요 1 | URL
불구하고 를 빼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이거나 그럼에도 만 쓰는 것이 우리식 어법에 맞지요. 영어 in spite of 를 번역해 그 말에 맞추다보니 그리 된 것일 텐데요.

시이소오 2016-06-27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코쿠 전작하고 싶은 작가죠
요 책도 읽고싶네요^^

samadhi(眞我) 2016-06-27 10:17   좋아요 0 | URL
네 제 스타일이예요. ㅎㅎ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교고쿠도 시리즈가 늘 인기겠죠. 이 책은 기존 책들과 내용도 분위기도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