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치료자들 얘기인데 나도 아주 조금은 그 일을 하는 셈이다. 물론 정성스레 약초를 채집하고 말려서 달여쓰는 등 민간치료자 일을 하지 않지만 치료행위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다. 몸을 움직여 아프지 않게 하고 아픈 부위를 짚어서 그 부위를 본래 상태로 되돌리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고자 한다. 몸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해부학을 공부하고 더 나아가 고대 인도 치료법인 아유르베다 요법도 공부해보고 싶다.


옛 방식을 고수한 목조 창고에서는 약초를 건조대에서 건조시켰다. 식물의 성숙도와 달과 별의 운행주기에 맞추어 가장 알맞은 때에거둔 것들이다. 차곡차곡 쌓아 몇 시간, 며칠, 몇 주씩 말린다. 식물마다 나름의 시간표가 있고, 나름의 제철이 있다. 숲은 자연치유법을 고스란히 지키도록 해주는 지칠 줄 모르는 신성한 원천이다. 약초는 한 가지만 쓰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섞어 쓰기도 한다. 
환자의 손과 발을 담그는 용도의 찜질약도 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아버지한테서 배웠다. 다윈과 괴테 •파라켈수스처럼 곤충과 새 벌· 동물을 관찰하며 비밀을 깨쳤던 그의 아버지는, 곧잘 땅에 누워 수백 년 전부터 내려온 옛 책의 내용과 자기 나름의 결론을 비교하며 시행착오와 인내와 노력을 거듭했다. 노력은 약초를 활용한 임상 치료로 이어진다. 전국을 도는 약초 채집 여행을 떠날 때는 아들을 동반하곤 했다. 새벽의 여명과 달의 희미한 빛을 벗 삼는 고된 여행이었다. 아버지의 도움을 찾아 수백 리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왔다. 물약을 받아 가는 사람도 있고, 욕조에 처방 약초를 넣고 열탕욕 치료를 받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환자는 아버지의 부엌 안 욕조에 누워 자신의 시름과 고통을 녹여내곤 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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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건 희미해지고 옅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몸도 마음도 연해져 내가 풍경인지, 풍경이 나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배경에 서서히 녹아드는 것은 아닐까. 꼿꼿한 욕망만이 빳빳이 고개들지 않게 마음을 단련해야겠다. 눈을 어지럽혀 마음을 홀리는 것들이 헛되고 헛되다.

눈동자가 물에 헹구어낸 듯 희끄무레했고, 얼굴은 시든 사과를 떠올리게 했다. 깡마른 등 위로 숱이 거의 다 빠진, 반백의 땋은 머리가 축 늘어져 있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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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때로 눈을 감아야 더 잘 보인다.

사물에서 풍겨 나오는 그럴듯한 외형에 속지 않기 위해 두 눈을 감은 채로 사물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리고 계속해서 호기심을 거두지 않는다면, 비록 잠시지만 사물의 진정한 실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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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칸다라사나-어깨자세-를 하게 했더니 건강하다고만 여겼던 분들이 허벅지와 엉덩이에 지나치게 힘을 준다. 허벅지와 엉덩이, 배와 골반 모두에서 힘을 푸는 게 그 자세를 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허벅지를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다가 연민이 솟아났다. 인간이 인간을 짠하게 여기는 마음이란 좋은 거구나. 내 스승님도 덜덜덜 떠는 내 다리를 보고 그렇게 느끼신 걸까. 새로운 깨달음을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넌 이미 연민이 너무 많잖아.˝ ˝아니야, 나 못 돼서 안 그래. 이제 그 마음으로 살거야.˝ 잠시 길을 잃거나 지쳤을 때 측은지심이 힘이 되기도 한다. 그건 내 자신을 가엾게 여겨 다독여주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니까. 우리는 같은 생명체니까.




이것은 천사들에게 허락된 오직 하나뿐인 감정이다. 창조자는 천사들에게 본능도, 정서도, 욕구도 부여하지 않았다.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아마도 그들은 영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천사들이 가진 단 하나의 본능은 바로 연민이다. 창공처럼 무겁고, 무한한 연민・・・・・・. 이것은 천사들이 가진 유일무이한 감정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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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호방하다. 개의치 않는 태도. 나도나도 그거 할래.




니시고리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아직도 그 일을 계속한다는 건가? 넌 내가 한 말 잊었나?"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는 기억하고 있었는데, 해는 지고또다시 떠오르지."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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