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시절 박완서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였다. 어찌나 맛깔스러운 문체로 이야기를 해나가는지.
그 문체와 솔직함에 반해 그의 문장을 노트에 배껴쓰곤 했다. 무척 닮고 싶었다.
그 많던 싱아...보다 그 산이...를 먼저 읽었고 그래서인지 그 책이 더 좋았다.
순서로 보자면 싱아가 더 앞 이야기인데.
특히, 그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에서 묘사한 밥도둑, 게장에 대한 묘사가 침이 나올만큼
실감났다.
엄마와의 갈등 같은 것들이 얼마나 섬세한지 공감백배다.
참 많은 사람에게 '선물' 한 '새의 선물'이다.
처음 은희경을 알았을 때 그 신선함이란.
나처럼 단순솔직한 사람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바라보는 나' 라는 또다른 자아를 가진
성숙한 주인공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을걸.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읽었던 책.
서머셋(싯) 모옴(몸) 이라는 이상한(?) 작가 이름도 단번에 기억나는 책.
몇번을 읽어도 좋다.
스무살 때, 그리고 연애할 때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놀랐던 어찌보면 환각같은 소설이다.
청춘이 그런 것 같다. 환각같은, 어질어질한 마음.
술에, 끓는 객기에 취해 온통 부옇고 알록달록한 마음으로 뒤죽박죽한 기분. 이 아주 잘 드러난다.
은희경,「그것은 꿈이었을까」와 비슷한 환각을 느낀다. 초록과 우물.
성장소설 하면 떠오르는 책. 「인간의 굴레」 랑 비슷한 느낌이다.
읽은 지 오래돼서 회전목마만 기억에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