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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의 국회의원 사용법
정청래 지음 / 푸른숲 / 2016년 9월
평점 :
내일 있을 모여유 모임(독서모임) 이번 달 책이다. 백남기 농민의 딸인 백도라지씨가 책임편집했다는 얘기에 이 책을 채택했다. 백도라지씨가
김어준,『닥치고 정치』책 편집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정현민 극본의 [어셈블리] 라는 드라마가 생각나 책을 다 읽어갈 즈음에 예전에 봤던 그 드라마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20부작이나 돼서 다 보느라 꽤 시간이 걸렸다. 작가가 국회보좌관 출신이라 그런지 '입법기관', '국회'라는 뜻을 가진 어셈블리(assembly)라는 드라마 내용이 사실적이고 탄탄하다. 용접공을 하다 해고돼 복직투쟁을 하던 해고노동자 출신의 막가파(?) 국회의원과 국회의원을 꿈꾸던 천재(?)국회의원 보좌관이 좌충우돌하며 국회를 접수(?)하는 내용이다. 내 눈에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정청래를 모델로 한 게 아닌가 싶었다. 지나치게 솔직하게 내뱉는 말들로 모두에게 눈엣가시가 된 것도, 필리버스터에서 최장시간 버틴 열정과 투지도 많이 닮았다. 그 드라마를 보고 이 책을 쓴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만큼 비슷하다.
국민은 "이 나라가 나를 절대 버리지 않을 거라 믿는다"는 얘기에 세월호 희생자들이 떠올라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해고노동자가 크레인에 올라 떨어져 끝내 사망하고 만 이야기에는 이 땅의 많은 해고노동자들이 크레인에 올라갔던 일들이 생각났다. 극중 사망 노동자의 아들이 "내가 배달수다" 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할 때 폭력적인 공권력에 쓰러진 백남기씨의 죽음에 시민들이 "내가 백남기다" 라는 피켓을 든 일이 하나로 겹쳐 보여 눈 앞이 흐려졌다. 책 이야기보다 드라마 얘기를 더 하게 되는 것은 그 만큼 드라마 내용이 좋아서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작가가 국회의원 출신인 정청래보다 국회이야기를 더 잘 풀어나갔다. 이 드라마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음 대선 승리를 다지는 것이 김어준, 『닥치고 정치』와 이 책의 궁극적 집필의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국회의원이 되기를 꿈꿀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국회의원이 무능해 보였던 사람에게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괜찮은 국회의원도 꽤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정청래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10년 동안 했던 공부와 노력에 놀라고, 자기 전문 분야를 분단 극복과 통일 국가로 정하고 20년 넘게 공부해 오고 있다는 얘기에 뭉클해졌다. 대선에 대한 얘기에도 대선 승리의 목적에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았다.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음악교과서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라는 노래가 실려 있었을 정도로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늘 사회적 이슈였는데 어느 때부턴가 통일이라는 말조차 잊혀져 버렸다. 작년에 절 수련회에서 내가 자진해 사람들에게 민요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의미있는 노래를 알려주고 싶어서 [남누리북누리]를 가르쳤는데 남 등쳐먹고 사는 철없는 오빠가 그 노래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통일 대박' 이란 말도 순실이가 한 거라는 복장터지는 얘기에 치가 떨리지만 오래 잊고 지낸 우리의 소원은 여전히 통일이어야 하네.
안숙선이 부른 게 정말 좋은데 작년까지만 해도 유투브에 있던 영상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정권의 입김인가? 이 노래 부르는 안숙선 목소리에 반했는데 안타깝다. 그때 동영상을 mp3파일로 변환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삭제됐는지 찾기가 어렵네.
남누리 북누리
어느 누가 이을 건가 어느 누가 이을 건가
남누리 북누리 갈라진 우리 누리
그 누가 찾을 건가 그 누가 찾을 건가
남누리 북누리 빼앗긴 우리 누리
우리 뿐일세 우리 뿐일세
이 땅을 딛고 살 우리 뿐일세
함께 가세 함께 가세 해방의 큰 춤 추며
남누리 북누리 하나되는 그날까지
함께 가세 함께 가세 통일의 큰 춤 추며
남녘땅 북녘땅 통일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