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과 타이거즈팬들의 오랜 염원인 새구장이 드디어 완공됐다. 그랬는데 이름이 챔피언스 필드란다. 에이, 설마. 개장하면 바꾸겠지 싶었다. 그런데 떡 하니 그 이름을 그대로 쓴다. 아니, 여기가 아메리까냐고. 그럴거면 그 이름 지은 애들이랑 전부 미쿡 가라고. 도대체 누구 머릿속에서 나온 짜잔한 생각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프로팀이 쓰는 야구장에는 모두 그 지역 이름이 붙는다. 당연하다. 야구는 지역감정이 아닌 지역색을 띤다. 그런데 다른 지역 기업이 구단을 인수하면서 그 지역색을 지우려고 안달인 모양이다. 그래서 다른 지역을 차마 붙이지는 못하겠고 차라리 모두가 미치게 좋아하는 미쿡식 이름으로 자기들 딴에는 "세련되고, 있어보이고, 그럴싸하고, 멋지고. 영어라서 이러하고 영어라서 저러하고. 더욱 좋다." 이런 깜냥인가 본데 정말 없어보인다. 타이거즈팬인게 부끄러울 정도다. 이럴거면 차라리 광주기업인 금호에서 구단을 인수했으면 좋겠다.
종전의 무등구장이라는 이름이 가장 좋다. 광주를 대표하는 무등산을 지운다면 별명이 무등메시인 선빈이가 설워할 일이다. (어제도 키가 160Cm 얼마인 선빈이가 190Cm가 넘는 장신에, 작년 평균자책 1위를 차지한 NC의 용병을 울렸다. 하하하.) 최소한 대전의 한밭구장처럼 빛고을 구장 이라고 하든가. 얼마나 예쁜 말이냐. 그 기업이 만든 구장이 아니다. 광주시민이, 온 국민이 꼬박꼬박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구장이라고. 우리나라 구장엔 우리말로 이름 짓자. 요리블로거들이 우리말 맞춤법은 틀리면서 마늘을 "저미지" 않고, "슬라이스" 하고, 보도나 시사, 정치 종사자들 또는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사실, 진짜, 진실"을 "F" 발음을 강조하여 "퐥트"라고 하는 것도 꼴사나운데. (일어를 잘 모르지만) 일본에서 "선물" 이라는 말도 잘 안되는 발음으로 "프레젠또" 라고 하는 둥 걔네들 말에 영어가 더 많이 들어간다는 거 보고 쯧쯧 했었는데 우리가 더 심할 수도 있겠다. 더 웃긴 건 요즘 우리나라애들이 우스꽝스런 일본식 영어발음을 따라한다는 거다. 데이또니 파이또니. 일제강점기, 해방 후 미군정이 정말 뼈아프다. 언제쯤 이 "숭미" "숭영어" 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타이거즈 구단아, 그리고 광주구장 책임자야 이름 바꿔라 제발, 미쳐날뛰기 전에. <창(猖 : 미쳐날뛸 창)피하니까.>
뉴시스 사진 무단(?)으로 가져다 쓴 거 문제 될까 좀 겁나네^^ 문제되면 삭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