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2차전지 이야기 - 탄생부터 전망, 원리부터 활용까지 전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시라이시 다쿠 지음, 이인호 옮김, 한치환 감수 / 플루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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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에 대한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다만, 전지의 화학 반응식이 잘 몰입되지 않는다. 기대하기에는 전지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 제목이 ‘이야기’잖은가 - 아주 자세한 산화-환원 반응이 좀 벅차게 다가왔다. 어쨌든, 현존하는 모든 전지에 대한 산화-환원 반응식은 도해와 함께 다 소개한 듯.

어쨌든 과유불급이다. 주요한 산화-환원 반응식 정도만 소개했으면 어땠을까… 일본 저자의 책이 좀 이런 식인 듯 싶다. ‘비커 군과 실험기구 선배들’도 그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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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여러가지 현상들은, 실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보자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스코프의 범위에 따라 현상을 그저 당연하게 여길 수도, 혹은 현상의 변화 양상을 통찰할 수도 있다. 웃기잖은가. 우리가 당위로 여기는 것이 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

지구는 우리를 잡아당기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지구 쪽으로 굽어있는 장 위에 서 있는 것일 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가면서 태양 원반을 가려 지구의 한낮을 한밤처럼 깜깜하게만들어버리는 현상이다. 태양은 달보다 400배나 크지만 달과 지구의 거리가 태양과 지구의 거리보다 400배나 가깝기 때문에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크기는 400배 작지만 거리가 400배 가까워 하늘에서 보이는 달의 크기는 태양의 크기와 같다. 태양과 같은크기의 달이 있다는 점은 지구인이 누리는 행운이다. (중략) 우리가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는 이유는 적절한 장소에 살고 있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달은 지금보다 크게 보였을 테고 미래의 달은 지금보다 작게 보일 것이다. 이는 1억 5,000년 전에는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없었고, 1억 5,000년뒤에도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구의 전체 역사에서 극히 일부 기간에만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 - P109

우리는 3차원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3차원 세상이 묻혀 있는 4차원이라는 전체 실재는 인지하지 못한다. 볼링공이 2차원 트램펄린 표면 위에 움푹 꺼진 곳을 만드는 것처럼 태양은 4차원 시공간에 움푹 꺼진 곳을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볼수 없기 때문에 지구가 원 궤도 -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타원 궤도 - 를 그리며 태양 주위를 도는 이유를 태양에서 어떤 ‘힘’이 뻗어 나와 지구를 움켜잡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힘은 존재하지 않는다. 트램펄린 위에 있는 볼링공이 힘을 발산하지 않듯 지구와 태양을 이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무줄은 없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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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들은 떨어지고 있다. 다만, 마치 지구 위의 모든
것이 지구와 함께 움직이므로 움직이지 않듯이, 그들의 우주선과 함께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

우리가 알아야 할 중력의 신비는 사실, 자연을 ‘쓰려는’ 생각 때문에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면과 나란한 방향으로 포탄을 쏘았다고 생각해보자. 잠시 앞으로 날아간 포탄은 결국 땅으로 떨어질 것이다. 포탄을 쏘는 대포가 클수록 포탄이 날아가는 속력은 빨라지고 더 먼 곳까지 간다. 그렇다면 시속 2만8,080킬로미터의 속력으로 포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거대한 대포가 있다고 해보자. 이때는 지면의 곡률이 아주 중요해진다. 지면을 향해 떨어지는 포탄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포탄 아래에 있는 땅은 그만큼 빠르게 멀어져가기 때문이다. 이 포탄은 영원히 지면을 향해 다가가지만 결코 지면에 닿지는 못한다. 그저 지구 주위를 돌고 돌면서 영원히 원
을 그리며 지구를 향해 떨어져 내릴 뿐이다. 더글러스 애덤스*가 정확하게 묘사했듯 "하늘을 나는 요령은 일단 땅으로 떨어진뒤에 땅을 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중략) 아이들은 이 세상에는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물체는 단 한 개도 없음을 알지 못한다. 하늘에 있는 물체는 사실상 모두 떨어지고 있다.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우주에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우주로 나간 우주비행사들의 몸무게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 우주정거장 높이의 고도에서도 중력은 지면의 89퍼센트 가량 존재한다. 우주비행사들의 몸무게가 0이 되는 이유는 중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계속 지면을 향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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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수학 - 수학에 미치는 6가지 이유
나가노 히로유키 지음, 김찬현 옮김 / 동아시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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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마음으로 수학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번뜩이는 지점이 몇 부분 있는데 - 합리적, 에 대한 설명, 네이피어 상수 등 -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라기보다는 이런저런 수학 교양서에서 보이는 이야기를 잘 변주했다는 느낌이다.

요는, 이미 너무 많은 수학 교양서적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울 것은 없는 책이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책의 4장과 5장은 내용 전개 흐름이 부드럽다. 다만… 그런 까닭이 이미 이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접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저자의 역량인지 알기는 어려워 보인다.

책 제목도 어울리진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수학의 어마어마함을 발견하기는 쉽잖아 보인다. 물론, 수학은 우리 삶의 잘 느껴지지 않는 부분에서 이미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이 책이 그걸 보여주기에는 분량이 풍부하진 않다. 타겟도 불분명하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책인지도 잘 모르겠다. 어른이라고 보기에는 실생활 수학 쪽은 아니고, 중고등학생이라고 보기에는 좀 넓다. 통계와 수학을 너무 간단하게 등치시키는 것도 좀 불만이다.

어쨌든, 첫 수학 교양서로 만나기보다는 두 번째, 혹은 세 번째의 교양서로 만나면 좋을 듯 하다. 핵심은, 만나면, 이다. 여러 아쉬움을 늘어놓았지만,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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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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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지도, 에스에프도, 본질적으로는 현실에 가 닿아 있어야 한다. 적어도, 정말 가능해? 라는 의문은 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하나하나 꼬투리 잡을 거리가 넘쳐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모든 독자가 전문가는 아니니까.

독자에게 의문 없이 경탄만을 불러오는 작품의 양상은, 환타지와 에스에프가 각기 다를 것이다. 환타지는 좀 쉽다. 어쨌든, 겉모양새만 좀 ’틀릴’ 뿐, 본질적으로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반면 에스에프는 쉽잖다. 사이언티픽, 은 모든 독자가 염두에 두고 있는 지점도 아닐 뿐더러, 모든 작가가 잘 해 낼 수 있는 지점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션’은 굉장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마크니와 함께 화성에서 탈출한 느낌이다.

화성에 갔다가 일행과 헤어지게 된 마크니,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황량하고 거친 외계에서 살아가는 과정은 놀랍지만 어쨌든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이야기의 변곡점이 되는 순간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뛰어넘는 경이로움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마치 마크니가 화성에서 떠나는 것을 원치 않기라도 하듯, 오만가지 어려움을 다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의 순간은 그저 가진 과학적 지식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이 지점에서 픽션을 직조하는 역량이 중요할 것이고, 작가는 그저 이 이야기가 있음직한 것을 뛰어넘어 독자가 홀딱 빠져들 수 있도록 엮어 내었다. 솔직히, 손에 땀을 쥐었다. 뻔히 결말이 어떨지 생각하면서도.

빌런인 인물 없이, 화성 자체가 빌런의 역할을 하면서 이야기가 주는 매력도 더 좋아진 듯 싶다. 그렇잖은가. 어쨌든, 어려움에 처한 이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오히려 더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니까. 마크니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인물들이 헌신적으로 마크니를 격려하고 응원한 덕택에, 화성이 충분한 빌런의 역할을 수행해 준 덕택에, 이야기의 끝에 조금 더 편하게 도달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미덕이라면, 뻔한 결말에 너무 빠져있지 않게 적당히 마무리 해 준 것도 꼽고 싶다. 어쨌든, 마크니는 탁월했고, 모든 이들은 따뜻했으며, 작가는 화성이 얼마나 지독스러운지 최선을 다해서 이야깃 속에 묻혀 내었다. 오랜만에 경탄할만한 에스에프를 읽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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