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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용어의 탄생 - 역사의 행간에서 찾은 근대문명의 키워드
윤혜준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1월
평점 :
전빈적인 기대는 고 남경태 저자의 개념어 사전이었다. 처음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저자가 가진 박학다식함 덕택에 마지막을 너무 재미나게 마무리했고, 이 책도 그런 기대를 좀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영문학 교수인 저자는 주로, 영어 저작물을 토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었고, 아무래도 1차 레퍼런스가 중복되다보니 조금은 루즈한 감도 느껴졌다. 어원에서 시작하여 이런저런 이야기 흐름을 잡아가는 장면이 계속 기시감에 루즈함을 일으키는. 그래도 어쨌든 끝을 보았는데…
독서 말미에, ‘5.16 혁명’ 표현은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
‘[표준국어대사전]이 제시한 ’혁명‘의 첫번째 뜻은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 사회 제도, 경제 제도, 조직 따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이다. 헌법의 범위를 벗어났거나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낸 경우가 4.19혁명과 5.16혁명에는 확실히 해당된다.(p257-258)’
저자가 혁명의 뜻을 너무 나이브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16은, 아무리 관대하게 보아도 군사정변 이상으로 평가할 수 없다. 시민의 손으로 헌법 상의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수립된 정부를, 헌법 상 허용되지 않은 군대의 무력을 사용하여 전복한 것을 혁명이라고 한다면, 이는 혁명의 의미를 너무 나이브하게 여기고 있다는 판단 밖에는 서지 않는다. 혁명이 저항권 개념과 맞닿아 있다고 볼 때, 혁명의 반대항에는 민주적 의사결정체가 아닌 것이 놓여진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루즈하던 독서에, 이건…? 이라는 평가를 붙이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