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왜 사용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관계망의 유지, 발전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혹은 내 아젠다의 설파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요 근래에는 내 사유의 편린을 아카이빙하는 공간에 가까운 듯하다.
만약 페이스북 친구를 모두 떠나보낸다면? 그래도 계속 사용할까? 아마도 그렇다면 사용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전적으로 ‘일기장’을 위해 사용하지만은 않으니까… 그래도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는 여지를 원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것이 과연 의미를 가지는 걸까…?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는 지금은 금지된 살충제 DDT와 같다. DDT는 병을 옮기는 모기를 죽이지만(좋은 점) 새알의 껍데기를 약화시켜서 알 속의 새끼 새를 살아남지 못하게 했다.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제공하지만(좋은 점) 그 과정에서 우리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과 기꺼이 감정적 위험을 감수하려는 마음 등을 약화시킨다. 작가 카엘리 울프슨 위저는 전화를 통한 대화에서 점점 멀어진 자신에 대해 글을 썼다. "화면이나 글로 소통을 하면 감정적 위험이 적다. 그러니 이를 선호하는 것은 본능적 반응이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다." 반면에 공감은 상상력과 의지가 필요한 행위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공감은 물리적 신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움직임과 표정을 관찰해야 가능하다.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말했다. "다른 사람의 다리나 팔에 타격이 가해지려는순간을 포착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 자신의 다리나 팔을 뒤로 뺀다. 그리고 타격이 가해지면 타격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우리도 어느 정도 충격을 느끼고 고통을 겪는다." 다른 사람이 온라인에 올린 경험을 소비할 때와는 다르게 말이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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