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자서전 - 조선의 눈으로 걷다
신병주 지음 / 글항아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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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많이 하지 않고 잡은 책인데 의외로 재미나게 읽었다.

서울과 관련되 책은 꽤 읽었다 생각하는데, 이 책의 차이점은 장소를 메인에 두고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으로 접근하는게 아니라, 연대기적으로 인물과 사건을 늘어세우면서 서울 이야기 - 주로 지리적 면모 - 를 병치시키는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보통 답사기 구성으로 흘러가는 서울 관련 책들이 다루지 못하는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가 간간이 나오는데 그게 새로운 느낌을 주는 편이다. 장소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니, 다루는 이야기도 눈에 선 것들도 좀 있다. 덕택에 독서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갔다.

다만, 그렇다보니, 이야기들이 좀 분절적이다. 옴니버스를 엮은 느낌? 내러티브 없는 독서이다보니, 아무래도 이런 류의 책을 주로 돌아다니는데(!) 사용하는 나로서는 쓰임새는 많잖아 보인다. 그래도 재미나게 읽었으면 그것으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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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데이터는 가공됨으로써 가치를 갖기 시작한다.

22쪽, 구글 설문지를 만들어서 일부 특정 사용자만 접근 가능한 커뮤니티나 플랫폼에 이를 게시하여 설문을 수합한 후, 이를 절차적 공정함을 갖추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가공하여, 마치 이것이 집단을 대표하는 의견인 양 공표하는 행위가, 사회과학자도, 컴퓨터과학자도 아닌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고, 그런 데이터를 보고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이는 불행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데이터‘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데이터 중심의 알고리즘에 기반한 의사결정 시스템의 축약어이다. - P10

"어느 컴퓨터과학자나 엔지니어도 천문학자의 도움 없이 천문학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모형이나 도구를 개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사회과학자들의 참여 없이 사회적 데이터 분석을 위한 많은 기법들을 개발하고 있습니까?"
왈라크는 기계학습 개발자들이 창조한 모형에 편향이 스며드는 방식들을 더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동시에 단지 이용 가능하다는 이유로 데이터 세트를 연구에 포함해서 생기는 내재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예를 들어 트위터 사용자들의 정보를 얻어서 분석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이 데이터는 미국 인구 전체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한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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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좋으면 과정도 좋다, 는 실제 통용되기 어려운 관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과정을 들여다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엘리트 주의적인 능력주의에 기대는 듯 싶다. 부모의 유전자가… 같은 이야기가 등장하는 까닭인데… 이를 옳다고 할 수 있는가?

엘리자베스 앤더슨의 말처럼 "천부적 재능이 떨어지는 사람들 때문에 자본주의 경제에서 소득 불평등이 초래된다는 것은 의심스럽다"고 할 수 있다. "소득 격차 대부분은 사회가 일부 사람들의 재능 계발에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이 투자하며, 그들의 성과물에도 큰 차등을 둔 보상을 하는 데서 비롯된다. 생산성은 주로 직무 역할에 따르지, 개인을 문제로 보지 않는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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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기복신앙. 신을 자꾸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려는 지독한 독신瀆神.

신에 대한 믿음은 창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신이 각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에 따라 합당한 상이나 벌을 내리리라고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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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스콧 허쇼비츠 지음, 안진이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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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학에서 법학 및 철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다채로운 관점에서 철학거리를 풀어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법철학, 이라는 표현이 몇 번 등장하지만, 법철학적 관점으로 철학거리를 풀어내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법의 필터를 철학 프레임 안에 넣어 보는 일도 심심찮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은 철학사의 흐름에 기댄 여타의 철학 교양서와는 다른 방식을 띄고 있다. 어린 자녀들과의 일화 속에서 철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유거리들을 이리저리 짚어내다보니, 일견 정리된 방식의 흐름을 꿰어내기가 쉽잖다. 그러나… 이미 단정한 류의 철학 교양서들이 너무 많은 탓에 이 책의 이리저리는 오히려 신선한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지점은, 동시대의 동료 학자들을 꽤나 많이 불러세운다는 점이다. 고전 철학자들의 사유가 철학 교양서의 주된 흐름을 이루는 것이 보통인 상황에서, 저자가 불러낸 동시대 철학자의 사유는 그만큼 지금 시대의 철학거리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저자는, 논란이 되는 현재적 이슈에 대해 무지갯빛 색채를 기저에 두고 있는데, 일견 이는 저자의 현재적 상황과도 맞닿아 있는 듯하다. 저자는 유태인으로 무신론을 견지하고 있다. 자신에게 문화적 배경을 제공하는 민족적 정체성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이를 가능케한 종교적 신념에는 가 닿지 않는 모양새이다. 게다가 유태인은 미국의 청교도 기반 사회애서도 그리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저자의 전반적인 관점이 그러할 수 밖에 없다는 부분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아무튼.

오랜만에 꽤나 재미나게 읽은 책이기도 하고, 생각할 거리도 이리저리 많이 얻어내었다. 출퇴근길 혼잡스러운 대중교통 이동 중에 읽기에는 볼륨이 약간 있지만, 여하튼 즐거운 독서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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