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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기반 수학 -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업 설계
제니퍼 창 워썰 지음, 신은정 옮김, 권오남.최태영 감수 / 경문사(경문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왜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 구매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수학에 관심이 많고 교실에서 수학을 배우도록 안내하는 입장에서, 특히 개념과 원리보다 방법과 적용 중심으로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가진 어려움을 줄곧 보아온 터라 -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은 그어려움을 여전히 방법과 적용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 과연 이 책은 어떤 인사이트를 줄 것인가 기대하며 방학 후 첫 책으로 골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개념 기반 수학 수업을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사 나름의 템플릿을 설명하며, 개념 기반 수학 수업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템플릿은 범용적이지 않아 보이며, 수학적 개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듯 합니다. 무엇보다 예시가, 우리나라의 사례로 적용하기 쉽잖습니다.
우리나라 수학 교육은 이미 사교육 안에서 어마어마어마한 문제풀이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거대도시 한 가운데 위치한 학교 어린이들이라, 이미 저희 6학년 교실에는 중 2, 중 3, 심지어는 고등학교 수학 커리큘럼을 진행하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특수한 상황 아래 적용하기 쉽잖은 템플릿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 터, 책은 생각보다 집중력 있게 접근하기 쉽잖습니다.
그럼에도, 수학 개념 기반 수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유와 궤는 조금 다르지만, 수학적 개념을 기반으로 배움이 이루어져야 개념을 확장하며 방법과 적용을 단단하게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개념 이해 없이 방법을 익힐 수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개념 이해 없이 이미 방법을 너무 능숙하게 적용 상황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덕택에 맞지 않는 방법을 적용 상황에 들이대는 경우가 많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더 많은 문제를 풀리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수학적 개념의 이해입니다.
그런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한 후, 결국 이런 류의 책은, 특히 수학 교육 관련 책은 우리나라 상황이나 여건과 거리가 떨어진 경우가 많아서 읽어도 큰 인사이트가 오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차라리, 이 책에서 계속 언급하는, 위긴스와 맥타이의 '백워드 설계' 같은 더 넓은 템플릿을 사용하는게, 개념 기반 교육에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아쉬움을 들자면, 번역되지 않고 원문 그대로 사용된 용어 - 마인드 세트 같은 - 중 의미가 무엇인지 모호한 것들이 꽤 많으며, 언뜻언뜻 보이는 오타들, 예컨대 맥티게 McTighe 같은 것은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드네요. 띄어쓰기 오류도 많고... 전문 교육 서적이라 가격도 만만찮은데, 이런 책을 '사서' 읽는 독자에게 대한 배려나 고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듯 싶어 아쉬움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