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다양성 교실 -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통합교육의 시작
김명희 지음 / 새로온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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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이웃인 분들이 많이 추천하셔서 읽어보게 된 책입니다.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이 책을 구매했다는 이야기는, 독서의 시점에서 총론적 가치에 공감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은 독자의 공감대 이상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한 느낌입니다.


물론, 모든 독자가 총론에의 공감에서 시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이루어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통합교육의 시작'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라면,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통합교육에 관한 책이라면, 독자군은 이미 좁아진 상황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독자들이 가치의 확인 차원에서 독서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이상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내리 3년, 통합학급을 경험하며, 간혹 장애 아동은 아니지만 교실에서 확연히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해 보이는 어린이에 대해, 굉장히 무기력했던 제 교실 살이를 돌아보며, 저는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 실마리를 찾는 독서를 하고 싶었습니다. 부제도 그걸 도울 것이라는 기대를 주었습니다.


내심 기대했던 부분은, 요즘 새롭게 알게 된 ‘교수적 수정’에 대한 디테일한 적용 사례 혹은 설계 예시 등이었습니다. 언뜻 개별화 수업과 맞닿아있는 듯이 보이는 교수적 수정. 통합학급에서 학습목표를 위해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의 접근지를 다르게 두는 방식으로 수업을 수정·제공하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짧지만 이미 가치를 공감하고 있는 총론을 지나쳤는데... 각론에 들어가서는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교사가 장애아동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믿어준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 하기 보다는 잘 되는 부분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강점을 일깨운다, 선한 마음씨를 가진 또래 동료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중요하다, 등등등의 이야기가 반복, 또 반복.


좋은 마음씨를 가지는 것은 교사의 마땅한 몫입니다. 저도, 조금 더 세심하게 대하고 조금 더 주목하여 바라보며 교실의 배움에 대한 고민을 내내 가져 왔습니다. 도움반 아동을 3년 맡아서 통합 학급을 운영한 입장에서, 항상 잘 해 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교실의 배움에서 계속 소외되는 것이 못내 아쉽고, 무얼 어떻게 해 주어야 하는지 잘 몰라서 더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제대로 통합 학급을 운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책을 들었는데, 제가 해 온 방식 이상의 솔루션을 찾기는 어려워, 독서 내내 무기력감을 느꼈습니다.


통합교육은 개별화로 나아가야 하고, 개별화 교육은 일반적인 시스템으로 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겠지만, 교사에 따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통합교육 대상 아동의 수준과 상황을 고려하여 배움을 조금 더 챙겨 줄 여지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다음 통합 학급을 맡게 될 것을 고민하며, 혹은 통합 학급을 맡지 않더라도 교실에서는 이러한 개별화의 필요가 상존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이 아쉽습니다. 그저 강점을 부각시켜 이를 통해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 이상의 솔루션은 불가능 한 것일까요. 특수교육을 위한 성취기준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교사는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게 될 뿐만 아니라, 같은 평가 기준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알아야 할 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는 심적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동일한 방향 아래에서 적절한 성취 수준에의 도달을 목적으로 하는 교수적 수정이 아닌, 아예 다른 트랙 위에서 통합교육 대상 아동을 바라본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다른 책들을 조금 더 찾아보며 인사이트를 얻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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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삼백여쪽 넘는 분량에 켜켜이 서사를 쌓아올린 느낌이다. 다양한 사례의 중첩은 이 주장을 설득력있게 뒷받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년 세대들이 겪는 고통이 기성세대 탓이라는 세대 전쟁 담론이 수입되었다. 예를 들어 박종훈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인 기성세대가 에코붐 세대(1979~1992년생)인 미래 세대의 밥그릇을 훔쳤다고 주장한다. (중략)
일종의 세대 환원론인 세대 전쟁 담론은 선한 청년 세대가 악한 기성세대로부터 착취당하고 있는 것처럼 그린다. 그래서 악한 기성세대의 몫을 빼앗아 선한 청년 세대에게 나눠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은 착각을 심어준다. 분명 누군가 이 프레임을 활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고 있는 것 같다. 현실은 빈곤한 부모와 빈곤한 자녀의 ‘쌍봉형 가난‘ 이 두드러지고 있으니 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이러한 세대 전쟁 담론은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 사이의 ‘정치경제적‘ 갈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물론 어느 시대나 그러한 정치경제적 갈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지방대생 부모와 지방대생 졸업생을 연구하면서 세대 전쟁 담론이 서울 내지는 수도권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되었다. 내가 획득한 자료를 통해 볼 때, 지방에서는 정치경제적 차원의 세대 전쟁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문화적 차원의 세대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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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려운 이야기이다. 좁은 가족주의 언어… 가 지방이라서 더 좁다는 느낌이 드는 사례가 책에 가득하다.

결국 지방과 서울의 차이가, 지방대 졸업생들을 가족주의 언어 속에 가둔다는 혐의를 계속 가지게 된다.

가족주의 언어와 선호의 언어가 상호 침투할 때에는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때로는 가족주의 언어를 선호의 언어 안에 넣어 해석한다. 어떨 때는 선호의 언어를 가족주의 언어 안에 집어넣어 해석한다. 이런 과정에서 둘이 하나로 결합해 더 큰 공동체의 언어로 나아간다. 선호의 언어가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을 의미한다면, 가족주의 언어는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를 뜻한다. 지방대 졸업생은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이 좁은 가족주의 언어 안에서는 온전히 성취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더 큰 공동체를 꿈꾸게 된다.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이 공동체의 연대와 닮아가고, 공동체의 연대는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을 담보한다. 서로 보강한다. 이 경우 지방대 졸업생은 개인의 선호와 가족의 행복을 넘어선 더 큰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좋은 삶을 기획하게 된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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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랜선 독서 수업 - 특별한 온라인 수업을 만들어가는 물꼬방 교사 6인의 기록 배우는 사람, 교사
김병섭 외 지음 / 서해문집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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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년 동안 온라인 혹은 온-오프라인 연계 배움에 대한 많은 책과 글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그 이전의 수업 기록들과의 차이는 커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배움/수업에 관련된 책이나 글을 읽을 때에는 세 가지 정도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교사의 배움 철학이 드러나는가


이 책의 프롤로그와 첫 장의 글에서는 배움에 대한 교사의 철학에 오롯이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공정성이 학교의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것과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학교가 추구해야 할 것은 평가의 공정성을 넘어선 배움의 공공성이다. (104쪽)


결국 성취기준을 해석하고 이를 배움으로 설계하는 것은 교사의 철학이며, 이것이 드러나지 않는 배움이라면 특별할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특히 원격 등교가 교실 등교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던 당시의 많은 수업/배움 이야기들에서는 교사의 철학은 고사하고 테크니컬한 이야기만 잔뜩 드러나는 것을 본 바 있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구글 클래스룸 같은 것의 사용 후기는 별로 궁금하지 않다. 도구가 철학에 부속되어야지, 앞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2. 무엇을 배우는/배웠는지가 드러나는가


이 책에 마침 시 수업 이야기가 두 장이나 들어가 있어서 내심 기대하였다. 그러나 좀 아쉬움을 느꼈다.


교사가 활동을 목적한 까닭도, 활동에서 사용한 제재도, 활동의 얼개도 있지만, 결국 그 활동이 성취기준의 무엇과 연계된 것인지를 알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요 근래, 근무하는 학교에서 이런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교사의 담당 학년은 달라지는데 교실에서 하는 활동은 한결같다는. 결국 학년 간 계열성이 무너진다는 말이다. 예컨대, 근무하는 학교에서 5학년 외부강사 활동으로 배드민턴을 몇 년 동안 해 왔었다. 그런데 네트형 게임인 배드민턴은 6학년 과정에서 하도록 되어 있다. 5학년 때도 하고 6학년 때도 하면 되지 않는가. 물론 그래도 되지만, 5학년 때 해야 할 성취기준 상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지나가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책의 다양한 활동들이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의 어떤 배움에 근거한 것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의 전문성은, 국가 수준의 성취기준, 그 위계에 기반할 때 학생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3. 선남선녀들만 드러나지는 않는가


거칠게 말하자면, 교사가 엉망진창인 활동을 하여도, 누군가는 찰떡같이 배워가는 곳이 바로 교실이다. 그러다보니 교사들이 속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기가 막힌 결과물을 생산하면 그것이 배움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배움의 설계·운영 결과 드러나는 결과물을 총체적으로 되짚어보고 이를 토대로 배움의 결과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을 때, 다음 배움이 더 나은 것으로 화할 수 있다. 그러나, 사례 중 많은 것들이 좋은 부분만 드러난다.


온라인, 혹은 온-오프라인 수업은 그럴 수가 없다. 이 책에서도 그 일면이 드러나지만, 그저 일방항의 동영상 강의만 들었을 뿐, 배움에 오롯이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이 상당수 있는 것이 온라인 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것을 어떻게 고민하는가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배움으로 학생을 이끌지 않았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이 책은 여섯 분의 교사들이 2020년 한 햇 동안 온-오프라인에서 수업한 것을 기록한 옴니버스 식의 구성물이다. 어떤 분의 수업은 일개 독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내용으로 꽉 찼고, 어떤 분의 수업은 그 철학에 갸우뚱하지만 학생들의 배움이 잘 드러나는 것이기도 했다. 어떤 분의 수업은... 글쎄, 국어과 전공이 아닌 초등 교사의 눈에도 조금 많이 아쉽게 느껴졌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것은, 이런 책의 에필로그 정도로 저자들의 간단한 협업 결과물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저자들은 과연 서로의 수업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런 점이 교사 공저 혹은 교사 다수의 연수에서 느끼는 아쉬운 점이다. 한 권의 책에 같이 이름을 올렸는데,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짧디 짧은 저자 서문으로 갈음하는 책은 과연 일개 독자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일까.


어쨌든 서가에 두고 다시 읽을 요량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독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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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삶만 객체화되어 취급받는가. 우리 모두가 우리 각각을 한 울타리 안에 넣고 그저 한 덩어리로 보고 있진 않은가.

동물은 사람들의 이익에 의해 처참히 희생당하고 있어요. 동물 복지를 추구하는 농장이 있다고 하지만 그건 극소수잖아요. 사람들은 돼지를 보고 무슨 돼지, 무슨 돼지 분류해서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쟤는 돼지, 쟤는 소, 모두 고기. 이런 식이죠. 하나하나의 존재로 보지 않고 객체화시켜 버렸기 때문에 우리가 동물의 삶에 무감각하단 생각이 들어요. 그것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다른 독자들과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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