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랩에서 제일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 평판을 의식하며 살 이유가 없다. 나 스스로에게 값지므로.

원할 때마다 마실 수 있는 공기가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듯이, 원할 때마다 평판을 바꿀 능력이 있는 자는 평판에 신경 쓰지 않는 법이다.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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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박티팔 지음 / 웨일북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에세이 류의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 관심도 없다. 다른 사람의 내밀한, 주관적 이야기에 가 닿는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실은 소설도 그렇긴 하다. 그래서 요즘은 소설도 잘 못 읽는다. 공감의 지점이 있겠지만, 그것은 내가 가진 총체의 아주 작은 일부분인게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공감하는 이야기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에스에프나 환상 소설 같은 장르를 읽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저자를 알기 때문이다. 저자도 알고, 저자의 배우자도, 저자의 아이들도 알고 있다. 심지어는 저자의 부모님도 안다. 그럼에도 저자와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는 말하긴 어려울 듯 하다. 이 책에는 저자가 스무 살 이전에 시작한 관계, 그리고 비지니스로 만난 관계들만 나오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의 말마따나 사람을 귀찮아하고 관계를 피곤해하는, 저자는 ‘티팔’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저자의 남편과, 저자의 아이들과, 저자의 부모님이 오버랩되어서, 조금 색다른 독서가 되었다. 꼭, 다른 사람의 반(half) 공식적인 일기장을 읽는 느낌.

그리고는 뭐. 저자를 알기 때문에 저자와와 에피소드가 오버랩되는 독서 지점에서 실실 웃을 수 있었고, 그 다음은 뭐. 비록 조금 더 들여다보았지만, 결국 저자의 삶은 저자의 것이고, 나의 삶은 나의 것인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읽을지 모르겠다. 나와 마찬가지로 저자를 알고 있는 와이프가 읽겠다고 줄 서 있다. 와이프는 조금 다르게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는 이가 낸 에세이를 읽은 색다른 경험으로 만족해야겠다.


결론
1. 책은 재밌지만 에세이는 나랑 맞지 않는다.
2. 책이 재미있는 까닭이 그 자체인지, 저자의 주관적인 영역에 대한 앎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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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랩소디 1 (반양장) - 제국의 공적 제1호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폴라리스 랩소디]는 처음에는 스포츠조선에서 연재하던 환상소설이다. [드래곤 라자]와 [퓨처 워커]로 하이텔의 많은 유저들을 밤의 좀비처럼 만들었던 네크로멘서가 신문 연재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그 신문을 등교길마다 사서 연재를 따라가는 것은, 좀비떼의 일원이라면 마땅히 했어야하는 일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연재가 100화째에, <끝>이라는 표시와 함께 끝을 맺었을 때, 어안이 벙벙하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렇게 끝이라고?

물론 네크로멘서는 그 다음 이야기를 들고 하이텔로 돌아왔고, 신문 연재 길이의 일곱 배가 넘는 길이의 이야기로 독자 - 적어도 나는 - 를 만족시켰다.

1권은 딱, 스포츠 신문 연재분이다. 여러 차례 읽었던 처지에, 1권의 내용은 되짚어보면 다 뒷 이야기의 복선들이다. 누구누구누구가 왜 무슨무슨무슨 일을 하는지. 누구누구누구의 무엇무엇무엇을 왜 누구누구누구는 어쩌구저쩌구하는지. 좀비떼들 사이에서는 그래서, 5권쯤, 7권쯤, 8권의 말미에 ‘모닝스타를 뒤통수에 쎄게 후드려 맞았네’ 같은 체험 수기가 회자되곤 하였다. 뭐, 타자 님의 소설이 주는 백미는 바로, 이야기의 앞서 근사하게 깔아둔 복선이 하나하나 풀리는 것이니까. 요즘의 표현대로라면 떡밥 회수? 어쨌든.

1권을 읽은 상황에서 다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신앙하는 세 사람, 아직은 정확한 신앙의 모양새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편린은 넘겨짚을 수 있는, 하리야 선장과 파킨슨 신부, 그리고 퓨아리스 4세이다. 신앙하는 사람으로서, 이 세 사람의 이야기는, 무신론자 - 임에 분명해 보이는 - 인 작가가 던지는 신앙의 본질에 대한 얄궂은 도전이자, 그것의 깊이가 아주 깊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작금의 신앙인연하는 불신자들의 행태을 보자면 오히려 그네들보다 나아보인다는 개인적인 판단을 하고 있기도 하다.

1권은 어쨌든, 이야기를 벌리는 지점이라, 또 떡밥을 잔뜩 깔아두길 좋아하는 타자 님이 제대로 쓴 글이기도 한지라, 조금 넓고 따라서 이야기의 흐름도 좀 느릿한 편이다. 아마 스포츠 신문의 연재도 그래서 중간에 짤렸겠지 내심 추측하기도 한다.

진짜 재미는 누구누구누구가 어디어디어디의 무엇무엇무엇이 어쩌구저쩌구하는 순간부터라고 할 수 있다. 바로 2권을 꺼내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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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인민공화국. 민주적 의사 결정 없는 (유사)사회주의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뒤흔드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국민당이 집권했다고 중국 인민들의 삶은 나아졌을까? 그것도 참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다. 권위적 리더십을 가진 마오나 장졔스나, 결국 혼란과 피폐는 당연한 귀결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판단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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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사회과학에서의 개념이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개념들에는 경험 공간에 대한 재해석과 미래 기대에 대한 설계가 동시에 함축되어 있으며, 역사 만들기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미 획득의 투쟁에 나선다.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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