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들은 떨어지고 있다. 다만, 마치 지구 위의 모든
것이 지구와 함께 움직이므로 움직이지 않듯이, 그들의 우주선과 함께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

우리가 알아야 할 중력의 신비는 사실, 자연을 ‘쓰려는’ 생각 때문에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면과 나란한 방향으로 포탄을 쏘았다고 생각해보자. 잠시 앞으로 날아간 포탄은 결국 땅으로 떨어질 것이다. 포탄을 쏘는 대포가 클수록 포탄이 날아가는 속력은 빨라지고 더 먼 곳까지 간다. 그렇다면 시속 2만8,080킬로미터의 속력으로 포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거대한 대포가 있다고 해보자. 이때는 지면의 곡률이 아주 중요해진다. 지면을 향해 떨어지는 포탄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포탄 아래에 있는 땅은 그만큼 빠르게 멀어져가기 때문이다. 이 포탄은 영원히 지면을 향해 다가가지만 결코 지면에 닿지는 못한다. 그저 지구 주위를 돌고 돌면서 영원히 원
을 그리며 지구를 향해 떨어져 내릴 뿐이다. 더글러스 애덤스*가 정확하게 묘사했듯 "하늘을 나는 요령은 일단 땅으로 떨어진뒤에 땅을 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중략) 아이들은 이 세상에는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물체는 단 한 개도 없음을 알지 못한다. 하늘에 있는 물체는 사실상 모두 떨어지고 있다.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우주에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우주로 나간 우주비행사들의 몸무게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 우주정거장 높이의 고도에서도 중력은 지면의 89퍼센트 가량 존재한다. 우주비행사들의 몸무게가 0이 되는 이유는 중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계속 지면을 향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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